31화
조회 : 1,069 추천 : 0 글자수 : 1,164 자 2022-12-31
그리고 제대로 샤워를 즐기시겠다며 욕실을 써도 되냐고 물으셨고(내 대답은 이미 알고 있으리라 본다) 난 그 사이에 손세탁이 아닌 세탁기를 이용해 오빠의 옷을 세탁하려 했다.
그러나 세탁기의 시작버튼을 누르고 1시간 반이 걸린다는 세탁기의 안내를 보고 나서야 예전처럼 오빠가 샤워를 하는 동안 빨래에 건조까지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챘다.
재빨리 정지 버튼을 누르고 일단 K오빠의 속옷만을 꺼냈다. 티와 바지는 내 옷 중에 큰 걸 입으면 된다 치지만 이 집에 남자 속옷을 대체할 것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빨간 체크무늬 속옷은 언제나처럼 손빨래를 해서 드라이기로 말렸다.
매일같이 보던 K오빠의 속옷이지만(물론 빨래할 때의 이야기다) 실제 사이즈로 보니 어쩐지 좀 부끄러워져서 최대한 안 보면서 빨고 말렸다. 그리고 옷장을 뒤져 큰 사이즈의 헐렁한 맨투맨 티와 트레이닝복 바지(사실 친오빠 건데 편해서 몰래 가져온 것이었다. 지금 생각하니 선견지명이 아닐 수 없다)를 함께 준비해서 욕실 앞에 놓아두었다.
“오빠, 문 앞에 갈아입을 옷 뒀어요.”
“응, 고마워!”
대답하는 목소리만 들어도 K오빠가 매우 신이 난 것을 알 수 있었다. 잠시 후 내 노란 맨투맨 티와 남색 트레이닝 바지를 입은 오빠가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밖으로 나왔다. 그 모습을 보니 저게 저렇게 예쁜 옷이었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후, 지금 몇 시야?”
“지금이...12시 조금 넘었어요.”
“아, 그럼 2시간 정도 후면 나 원래 한국 도착할 시간이네.”
“그래요?”
그러고 보니 K오빠는 지금 뉴질랜드에 있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아마 일요일에 드라마 미팅도 있었다.
“그래도 예정에 맞출 수 있게 돼서 정말 다행이네요.”
“그러게. 솔직히 어젯밤에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는데. 이제 슬슬 일상으로 돌아가야지.”
“...그렇죠.”
아까까지는 원래대로 돌아왔다는 사실에 기쁨과 안도감만이 가득했지만 K오빠의 말에 현실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자 그제야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K오빠에게는 절대적으로 기쁜 일임이 틀림없기에 그런 티를 낼 순 없었지만 난 속으론 약간 복잡한 기분이었다. K오빠와의 일은 잊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조금 쓸쓸하게 느껴졌다.
난 그런 마음을 숨기기 위해서 더 서둘러서 K오빠가 짐을 꾸리는 것을 도왔다. 그리고 가까운 역까지 K오빠를 배웅하기로 했다.
그러나 세탁기의 시작버튼을 누르고 1시간 반이 걸린다는 세탁기의 안내를 보고 나서야 예전처럼 오빠가 샤워를 하는 동안 빨래에 건조까지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챘다.
재빨리 정지 버튼을 누르고 일단 K오빠의 속옷만을 꺼냈다. 티와 바지는 내 옷 중에 큰 걸 입으면 된다 치지만 이 집에 남자 속옷을 대체할 것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빨간 체크무늬 속옷은 언제나처럼 손빨래를 해서 드라이기로 말렸다.
매일같이 보던 K오빠의 속옷이지만(물론 빨래할 때의 이야기다) 실제 사이즈로 보니 어쩐지 좀 부끄러워져서 최대한 안 보면서 빨고 말렸다. 그리고 옷장을 뒤져 큰 사이즈의 헐렁한 맨투맨 티와 트레이닝복 바지(사실 친오빠 건데 편해서 몰래 가져온 것이었다. 지금 생각하니 선견지명이 아닐 수 없다)를 함께 준비해서 욕실 앞에 놓아두었다.
“오빠, 문 앞에 갈아입을 옷 뒀어요.”
“응, 고마워!”
대답하는 목소리만 들어도 K오빠가 매우 신이 난 것을 알 수 있었다. 잠시 후 내 노란 맨투맨 티와 남색 트레이닝 바지를 입은 오빠가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밖으로 나왔다. 그 모습을 보니 저게 저렇게 예쁜 옷이었나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
“후, 지금 몇 시야?”
“지금이...12시 조금 넘었어요.”
“아, 그럼 2시간 정도 후면 나 원래 한국 도착할 시간이네.”
“그래요?”
그러고 보니 K오빠는 지금 뉴질랜드에 있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그리고 아마 일요일에 드라마 미팅도 있었다.
“그래도 예정에 맞출 수 있게 돼서 정말 다행이네요.”
“그러게. 솔직히 어젯밤에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는데. 이제 슬슬 일상으로 돌아가야지.”
“...그렇죠.”
아까까지는 원래대로 돌아왔다는 사실에 기쁨과 안도감만이 가득했지만 K오빠의 말에 현실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자 그제야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K오빠에게는 절대적으로 기쁜 일임이 틀림없기에 그런 티를 낼 순 없었지만 난 속으론 약간 복잡한 기분이었다. K오빠와의 일은 잊고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조금 쓸쓸하게 느껴졌다.
난 그런 마음을 숨기기 위해서 더 서둘러서 K오빠가 짐을 꾸리는 것을 도왔다. 그리고 가까운 역까지 K오빠를 배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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