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빈당 2020 97화
조회 : 477 추천 : 0 글자수 : 5,006 자 2024-06-18
97화
동백고등학교 옥상
진혁이는 너클을 양 손에 끼우며 우룡이를 노려본다.
자신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은 당연히 하지만 우룡이의 쌍절곤이 오늘따라 위협적으로 보인다.
“휘리릭 휘리릭”
우룡이의 쌍절곤이 요란하게 울리면서 진혁이 앞으로 다가오자 더 위협적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진혁이는 쌍절곤을 노려보면서 품 속에 무언가를 꺼낸다.
작은 돌멩이였다.
“받아라!”
진혁이는 자신의 주머니에 있는 돌들을 마구 던진다.
“티티티팅”
진혁이가 던진 돌들은 날아가다가 쌍절곤에 부딪히면서 이리저리 흩어진다.
우룡이의 쌍절곤을 돌리는 솜씨는 놀라웠다. 돌들은 그 충격으로 사방팔방으로 흩어지면서 옥상주변에 아이들을 덮쳤다.
“따악”
“아야야”
“웬 날벼락이냐!”
갑자기 튕겨져 날아온 돌에 선도부 일원들이 몇몇이 맞았으며 돌을 피하기 위해 우왕좌왕했다.
“전부 자중하라!”
부회장 혜령이 아이들에게 소란을 떨지 말라고 한다.
“진혁아 그만!”
보다 못한 한결이가 진혁이를 말린다. 더 이상 돌을 던지지 말라고 한다.
“제길”
진혁이 역시 유성찬과 싸우면서 몸이 회복이 덜 되었기 때문에, 웬만하면 꼼수로 제압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하지만 자신이 던진 돌들을 모조리 팅겨 내는 우룡이의 모습을 보자 더 이상 통할 공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래 제대로 붙어보자”
진혁이는 너클에 힘을 준 채 우룡이의 옆구리를 공격한다.
우룡이의 정면에는 쌍절곤이 춤을 추고 있기 때문에 정면공격은 위험부담이 컸던 것이다.
“퍼억”
“욱”
재빠르게 옆으로 치고 들어온 진혁이의 너클이 우룡이의 옆구리를 가격한다. 우룡이는 짧은 신음을 토한다.
순식간에 자세가 흐트러지자 진혁이는 너클을 낀 주먹으로 우룡이를 마구 공격하기 시작한다,
“퍼퍼퍼퍼퍽”
우룡이는 한 손으로 막으면서 쌍절곤으로 진혁이를 뒤로 보내기 위해 위협한다.
다행히 진혁이가 쌍절곤을 맞지 않으려고 뒤로 살짝 발을 뺀다.
우룡이는 방어 자세를 풀고 한숨을 돌린다.
“휴우”
“어떠냐? 내 주먹맛이”
“젠장”
우룡이는 옆구리와 팔 부위가 매우 아픈 것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진혁이의 주먹도 빨랐지만 너클의 금속이 매우 단단하여 우룡이에게 큰 고통을 주었기 때문이다.
너클의 금속 덩어리는 매우 단단했고 웬만한 돌보다도 강도가 더 세다. 마치 무거운 쇳덩어리로 후려 맞은 아픔이 전해졌다.
그래서 시합에서는 너클을 끼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자칫하면 살상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제 봐주지 않습니다. 선배”
“뭐라는 거냐! 건방진 자식이”
진혁이는 다시 우룡이에게 달려든다.
우룡이는 진혁이의 두 주먹을 막기 위해 쌍절곤을 호주머니에 넣고 두 손으로 막는다.
“퍼억”
너클을 낀 주먹이 우룡이의 얼굴에 닿을 듯 했으나, 우룡이는 재빨리 양 손으로 진혁이의 팔을 잡아 막은 것이다.
“제법인데”
“...”
우룡이는 진혁이의 팔을 양손으로 잡은 채 그대로 꺾어버린다.
진혁이는 자신의 팔이 뒤틀리자 비명을 지른다.
“아아악”
잠시 주춤거리는 틈을 주자 우룡이는 발차기로 진혁이의 얼굴을 냅다 차 버린다.
“퍼억”
놀랍게도 진혁이 역시 우룡이의 발을 자신의 발을 올려 막은 것이다.
“맞을 줄 알았냐? 이 애송이 녀석아”
진혁이는 우룡이의 발 공격을 막으면서 왼손으로 우룡이의 복부를 공격한다.
“퍼어억”
우룡이는 복부가 따끔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다행히 뒤로 물러났기 때문에 그렇게 큰 충격은 받지 않았다. 하지만 너클을 낀 주먹을 맞아서인지 그 단단한 금속은 우룡이를 사정없이 고통에 빠지게 만들었다.
“우욱”
우룡이는 짧은 신음을 하면서 비틀거린다.
“어디 2학년이 겁도 없이 3학년한테 덤빌 생각을 해!”
진혁이는 다시 발을 뻗어 우룡이의 얼굴을 세게 찬다.
합기도를 배운 진혁이의 발은 순식간에 올라가 우룡이의 얼굴을 제대로 공격한 것이다.
“쿠웅”
비틀거리다가 제대로 발차기를 맞자 우룡이는 옥상 바닥에 나뒹굴었다.
“이우룡! 일어나”
뒤에서 구경하고 있던 설화가 걱정이 되어 우룡이를 부른다.
경주 석굴암 암자
연산군은 제령이 꺼낸 수정구를 보았다.
자신이 예전에 보았던 그 노인이 틀림없었다.
자신처럼 이상한 구슬을 지닌 노인, 신진대사라 불리는 사람이 대련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 이 노인이 틀림없어. 이 녀석도 신단의 힘을 가지고 있는 게 살짝 느껴져. 그 때 이놈에게서도 빼았어야 했는데...’
연산군은 수정구를 확인하고 나서 특검대들에게 위로 올라가자고 명한다.
자세한 영문을 모르는 특검대들은 어리둥절하면서도 연산군을 따라 일제히 올라간다.
신진대사와 이 헌이 대결하는 넓은 공터로
이 헌은 쉬지 않고 계속 신진대사를 몰아붙인다. 확실히 풍백의 힘을 흡수한 이 헌은 예전과는 달랐다.
신진대사는 어린 이 헌이 놀랄 정도로 성장했음을 알고 감탄을 느꼈다.
예전에는 자신의 밭 밑에 미치지 못하던 실력이었다. 점점 수련을 하면서 자신에게 어느 정도 대련을 할 수준이었지만 오늘처럼 이렇게 강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실력도 늘었지만 무언가 악한 기운이 느껴져’
신진대사는 이 헌의 발차기를 피하면서 옆으로 몸을 굴린다.
“쾅!”
이 헌이 발차기를 하면서 신진대사가 있던 자리에 발을 찍자, 요란한 소리가 울리면서 땅이 한 움큼 팬 자국이 났다.
“헌아! 후우”
“아직입니다. 이제 제대로 공격을 ...”
“네 녀석에게서 살기가 살짝 느껴지는데 이게 기분 탓일까?”
신진대사의 물음에 이 헌은 잠시 망설인다.
“오랜만에 대련해서 느껴지는 기분 탓일 겁니다. 계속 하시지요.”
“음 확실히 실력이 늘었어. 이제 그만해도”
“아직 안 끝났습니다!”
이 헌은 만류하는 신진대사에게 계속 공격을 퍼붓는다.
이 헌의 파상공세에 신진대사는 자신의 기력을 짜내야 할 지경이었다.
“하압”
신진대사는 기를 모아 자신의 손에 작은 구체를 만들더니 공격해 오는 이 헌에게 펼친다.
“휘이잉”
그 작은 구체는 넓게 펼쳐지면서 바람 형태로 이 헌에게 다가간다.
공격해 오던 이 헌은 그 바람을 맞고 뒤로 벌렁 넘어져 버린다.
“이제 그만 하자꾸나”
“싫어요”
이 헌은 일어나자 마자 다시 신진대사를 향해 공격한다.
멀리서 수련하는 스님들이 일제히 신진대사와 이 헌의 대련을 흥미롭게 쳐다본다.
스님들의 책임자이면서 신진대사를 직속으로 모시는 영춘스님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대결을 보고 있었다.
예전에 어릴 때 이 헌을 보았는데 그의 무예 실력은 다른 스님들과 견줄 정도로 뛰어났음을 알고 있었다.
몸이 허약한 이 헌이 점점 수련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영춘 스님도 크게 될 인재라 생각하였다.
자신 역시 신진대사의 직속 제자답게 수련을 하였기 때문에 이 헌의 무예 실력이 일취월장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간혹 방학 때 와서 신진대사와 대련을 하는 모습을 몇 번 봐왔기에 대수롭지 않게 쳐다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찾아온 이 헌은 오늘따라 약간의 살기를 내뿜으면서 신진대사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느껴졌다.
‘갑자기 여길 찾아온 것도 그렇고, 대련에 너무 목숨을 거는 것처럼 하는 게 불길한데...’
영춘스님의 우려와 달리 다른 스님들은 모처럼의 대결에 흥미롭게 쳐다보고 있었다. 이들 역시 석굴암 암자에서 수련을 일삼았기 때문에 강자들의 대결에 큰 관심이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얼마 전에 혈사에게 공격을 받고 나서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겪었다. 혈사의 실력에 압도되어 자신들이 여럿이었지만 속수무책으로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혈사의 혈검에 옷자락이 베이고 불기운에 맞아서 쓰러지고 상처를 입고, 그 주위가 전부 불이 타서 나무와 숲이 온통 그을리는 등 너무 처참한 경험을 겪은 것이다.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그 이후 상처를 빨리 회복하려고 노력했고, 혈사가 다시 쳐들어올까봐 더욱 수련에 매진하는 중이었다.
그 나마 다행인 것은 자신들에게 정신적인 지주인 신진대사가 아직 건재하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세월 앞에 장사가 없어서인지 신진대사 역시 예전만큼 힘을 발휘하지는 못하였다.
그래도 여전히 여기에서는 최고로 무예가 깊은 분이라는 것은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이제는 자신들의 수련을 지켜보기만 할 뿐이지 직접 수련을 하지 않는 신진대사가 오랜만에 자신의 손자와 대결을 펼치니 이것은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나이가 지긋이 들어서 신진대사의 몸동작을 볼 기회가 많지 않았던 스님들은 오늘의 대련을 매우 흥미롭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역시 대단하셔”
“노장은 살아있다는 말이 틀림없습니다.”
“나무아미타불”
“대사님의 무예실력을 정말 오랜만에 볼 수 있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스님들은 신진대사의 무예동작에 감탄하고 그 감탄사를 연발하였다.
이 헌은 자신의 공격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자, 품속의 구슬을 만지작거리면서 힘을 더 증폭시킨다.
전에 흡수한 풍백의 기운까지 끌어 모아서 이 헌의 양 손에 강력한 기운이 일주천하기 시작한다.
“우웅”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느껴지자 신진대사는 자신의 힌 눈썹에 가려진 눈을 뜬다.
“헌아 너에게서 사악한 기운이 느껴...”
신진대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 헌은 자신의 양손에 구체덩어리를 만들어 쏘기 시작한다.
“?”
신진대사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구체덩어리를 양팔로 막았다.
“펑!”
설마하니 자신에게 장풍을 쏠 것이라는 것은 생각도 못하였다. 기를 모아서 한 곳으로 집중하여 그 덩어리를 일정한 방향으로 쏘는 것은 상당한 집중력과 수련이 필요한 기술이었다.
그런데 자신의 손자 이 헌이 자신에게 장풍을 쏘고 있는 것이다.
생각도 못한 공격에 신진대사는 양 팔로 막자 저릿함이 밀려왔다.
“헌아 언제 이런 것을 익혔단 말이냐!”
신진대사가 감탄하기도 전에 이 헌은 재빨리 신진대사에게 장풍을 한 번 더 날리고 옆으로 돌진하고 있었다.
“퍼어엉”
신진대사는 이번에는 양 손으로 장풍을 그대로 받아치면서 위로 튕겨 올려 보냈다.
이 헌이 쏜 장풍은 하늘 위로 솟구치면서 공중에서 그 힘이 흩어지자 사라지기 시작했다.
“놀랍구나 놀라워! 하지만 네 녀석에게 사악한 기운이 느껴진다. 헌아”
신진대사는 장풍을 쳐 내고 감탄을 하면서 이 헌에게 말을 하는 데 이 헌의 모습이 시야에 사라졌다.
이 헌이 풍백의 힘을 흡수하면서 구슬로 그의 기운을 끌어 모아 유속을 사용하여 신진대사의 눈에 사라진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응?”
신진대사가 양손으로 장풍을 막고 이 헌에게 말을 거는 사이, 이 헌은 유속을 사용하면서 신진대사의 등 뒤로 다가갔다.
순식간에 이루어진 동작이었다.
그리고 이 헌은 재빨리 주머니에서 노끈을 꺼냈다.
“?”
신진대사가 뒤를 쳐다보는 사이, 이 헌은 재빨리 노끈으로 신진대사의 양 손목을 묶기 시작했다.
“헌아 이게 무슨 짓이냐!!”
동백고등학교 옥상
진혁이는 너클을 양 손에 끼우며 우룡이를 노려본다.
자신이 이길 수 있다고 생각은 당연히 하지만 우룡이의 쌍절곤이 오늘따라 위협적으로 보인다.
“휘리릭 휘리릭”
우룡이의 쌍절곤이 요란하게 울리면서 진혁이 앞으로 다가오자 더 위협적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진혁이는 쌍절곤을 노려보면서 품 속에 무언가를 꺼낸다.
작은 돌멩이였다.
“받아라!”
진혁이는 자신의 주머니에 있는 돌들을 마구 던진다.
“티티티팅”
진혁이가 던진 돌들은 날아가다가 쌍절곤에 부딪히면서 이리저리 흩어진다.
우룡이의 쌍절곤을 돌리는 솜씨는 놀라웠다. 돌들은 그 충격으로 사방팔방으로 흩어지면서 옥상주변에 아이들을 덮쳤다.
“따악”
“아야야”
“웬 날벼락이냐!”
갑자기 튕겨져 날아온 돌에 선도부 일원들이 몇몇이 맞았으며 돌을 피하기 위해 우왕좌왕했다.
“전부 자중하라!”
부회장 혜령이 아이들에게 소란을 떨지 말라고 한다.
“진혁아 그만!”
보다 못한 한결이가 진혁이를 말린다. 더 이상 돌을 던지지 말라고 한다.
“제길”
진혁이 역시 유성찬과 싸우면서 몸이 회복이 덜 되었기 때문에, 웬만하면 꼼수로 제압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하지만 자신이 던진 돌들을 모조리 팅겨 내는 우룡이의 모습을 보자 더 이상 통할 공격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래 제대로 붙어보자”
진혁이는 너클에 힘을 준 채 우룡이의 옆구리를 공격한다.
우룡이의 정면에는 쌍절곤이 춤을 추고 있기 때문에 정면공격은 위험부담이 컸던 것이다.
“퍼억”
“욱”
재빠르게 옆으로 치고 들어온 진혁이의 너클이 우룡이의 옆구리를 가격한다. 우룡이는 짧은 신음을 토한다.
순식간에 자세가 흐트러지자 진혁이는 너클을 낀 주먹으로 우룡이를 마구 공격하기 시작한다,
“퍼퍼퍼퍼퍽”
우룡이는 한 손으로 막으면서 쌍절곤으로 진혁이를 뒤로 보내기 위해 위협한다.
다행히 진혁이가 쌍절곤을 맞지 않으려고 뒤로 살짝 발을 뺀다.
우룡이는 방어 자세를 풀고 한숨을 돌린다.
“휴우”
“어떠냐? 내 주먹맛이”
“젠장”
우룡이는 옆구리와 팔 부위가 매우 아픈 것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진혁이의 주먹도 빨랐지만 너클의 금속이 매우 단단하여 우룡이에게 큰 고통을 주었기 때문이다.
너클의 금속 덩어리는 매우 단단했고 웬만한 돌보다도 강도가 더 세다. 마치 무거운 쇳덩어리로 후려 맞은 아픔이 전해졌다.
그래서 시합에서는 너클을 끼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자칫하면 살상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제 봐주지 않습니다. 선배”
“뭐라는 거냐! 건방진 자식이”
진혁이는 다시 우룡이에게 달려든다.
우룡이는 진혁이의 두 주먹을 막기 위해 쌍절곤을 호주머니에 넣고 두 손으로 막는다.
“퍼억”
너클을 낀 주먹이 우룡이의 얼굴에 닿을 듯 했으나, 우룡이는 재빨리 양 손으로 진혁이의 팔을 잡아 막은 것이다.
“제법인데”
“...”
우룡이는 진혁이의 팔을 양손으로 잡은 채 그대로 꺾어버린다.
진혁이는 자신의 팔이 뒤틀리자 비명을 지른다.
“아아악”
잠시 주춤거리는 틈을 주자 우룡이는 발차기로 진혁이의 얼굴을 냅다 차 버린다.
“퍼억”
놀랍게도 진혁이 역시 우룡이의 발을 자신의 발을 올려 막은 것이다.
“맞을 줄 알았냐? 이 애송이 녀석아”
진혁이는 우룡이의 발 공격을 막으면서 왼손으로 우룡이의 복부를 공격한다.
“퍼어억”
우룡이는 복부가 따끔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다행히 뒤로 물러났기 때문에 그렇게 큰 충격은 받지 않았다. 하지만 너클을 낀 주먹을 맞아서인지 그 단단한 금속은 우룡이를 사정없이 고통에 빠지게 만들었다.
“우욱”
우룡이는 짧은 신음을 하면서 비틀거린다.
“어디 2학년이 겁도 없이 3학년한테 덤빌 생각을 해!”
진혁이는 다시 발을 뻗어 우룡이의 얼굴을 세게 찬다.
합기도를 배운 진혁이의 발은 순식간에 올라가 우룡이의 얼굴을 제대로 공격한 것이다.
“쿠웅”
비틀거리다가 제대로 발차기를 맞자 우룡이는 옥상 바닥에 나뒹굴었다.
“이우룡! 일어나”
뒤에서 구경하고 있던 설화가 걱정이 되어 우룡이를 부른다.
경주 석굴암 암자
연산군은 제령이 꺼낸 수정구를 보았다.
자신이 예전에 보았던 그 노인이 틀림없었다.
자신처럼 이상한 구슬을 지닌 노인, 신진대사라 불리는 사람이 대련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 이 노인이 틀림없어. 이 녀석도 신단의 힘을 가지고 있는 게 살짝 느껴져. 그 때 이놈에게서도 빼았어야 했는데...’
연산군은 수정구를 확인하고 나서 특검대들에게 위로 올라가자고 명한다.
자세한 영문을 모르는 특검대들은 어리둥절하면서도 연산군을 따라 일제히 올라간다.
신진대사와 이 헌이 대결하는 넓은 공터로
이 헌은 쉬지 않고 계속 신진대사를 몰아붙인다. 확실히 풍백의 힘을 흡수한 이 헌은 예전과는 달랐다.
신진대사는 어린 이 헌이 놀랄 정도로 성장했음을 알고 감탄을 느꼈다.
예전에는 자신의 밭 밑에 미치지 못하던 실력이었다. 점점 수련을 하면서 자신에게 어느 정도 대련을 할 수준이었지만 오늘처럼 이렇게 강하지는 않았던 것이다.
‘실력도 늘었지만 무언가 악한 기운이 느껴져’
신진대사는 이 헌의 발차기를 피하면서 옆으로 몸을 굴린다.
“쾅!”
이 헌이 발차기를 하면서 신진대사가 있던 자리에 발을 찍자, 요란한 소리가 울리면서 땅이 한 움큼 팬 자국이 났다.
“헌아! 후우”
“아직입니다. 이제 제대로 공격을 ...”
“네 녀석에게서 살기가 살짝 느껴지는데 이게 기분 탓일까?”
신진대사의 물음에 이 헌은 잠시 망설인다.
“오랜만에 대련해서 느껴지는 기분 탓일 겁니다. 계속 하시지요.”
“음 확실히 실력이 늘었어. 이제 그만해도”
“아직 안 끝났습니다!”
이 헌은 만류하는 신진대사에게 계속 공격을 퍼붓는다.
이 헌의 파상공세에 신진대사는 자신의 기력을 짜내야 할 지경이었다.
“하압”
신진대사는 기를 모아 자신의 손에 작은 구체를 만들더니 공격해 오는 이 헌에게 펼친다.
“휘이잉”
그 작은 구체는 넓게 펼쳐지면서 바람 형태로 이 헌에게 다가간다.
공격해 오던 이 헌은 그 바람을 맞고 뒤로 벌렁 넘어져 버린다.
“이제 그만 하자꾸나”
“싫어요”
이 헌은 일어나자 마자 다시 신진대사를 향해 공격한다.
멀리서 수련하는 스님들이 일제히 신진대사와 이 헌의 대련을 흥미롭게 쳐다본다.
스님들의 책임자이면서 신진대사를 직속으로 모시는 영춘스님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대결을 보고 있었다.
예전에 어릴 때 이 헌을 보았는데 그의 무예 실력은 다른 스님들과 견줄 정도로 뛰어났음을 알고 있었다.
몸이 허약한 이 헌이 점점 수련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영춘 스님도 크게 될 인재라 생각하였다.
자신 역시 신진대사의 직속 제자답게 수련을 하였기 때문에 이 헌의 무예 실력이 일취월장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간혹 방학 때 와서 신진대사와 대련을 하는 모습을 몇 번 봐왔기에 대수롭지 않게 쳐다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찾아온 이 헌은 오늘따라 약간의 살기를 내뿜으면서 신진대사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느껴졌다.
‘갑자기 여길 찾아온 것도 그렇고, 대련에 너무 목숨을 거는 것처럼 하는 게 불길한데...’
영춘스님의 우려와 달리 다른 스님들은 모처럼의 대결에 흥미롭게 쳐다보고 있었다. 이들 역시 석굴암 암자에서 수련을 일삼았기 때문에 강자들의 대결에 큰 관심이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얼마 전에 혈사에게 공격을 받고 나서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겪었다. 혈사의 실력에 압도되어 자신들이 여럿이었지만 속수무책으로 당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혈사의 혈검에 옷자락이 베이고 불기운에 맞아서 쓰러지고 상처를 입고, 그 주위가 전부 불이 타서 나무와 숲이 온통 그을리는 등 너무 처참한 경험을 겪은 것이다.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을 정도로...
그 이후 상처를 빨리 회복하려고 노력했고, 혈사가 다시 쳐들어올까봐 더욱 수련에 매진하는 중이었다.
그 나마 다행인 것은 자신들에게 정신적인 지주인 신진대사가 아직 건재하다는 사실이었다. 물론 세월 앞에 장사가 없어서인지 신진대사 역시 예전만큼 힘을 발휘하지는 못하였다.
그래도 여전히 여기에서는 최고로 무예가 깊은 분이라는 것은 그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이제는 자신들의 수련을 지켜보기만 할 뿐이지 직접 수련을 하지 않는 신진대사가 오랜만에 자신의 손자와 대결을 펼치니 이것은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나이가 지긋이 들어서 신진대사의 몸동작을 볼 기회가 많지 않았던 스님들은 오늘의 대련을 매우 흥미롭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역시 대단하셔”
“노장은 살아있다는 말이 틀림없습니다.”
“나무아미타불”
“대사님의 무예실력을 정말 오랜만에 볼 수 있게 되어 감회가 새롭습니다.”
스님들은 신진대사의 무예동작에 감탄하고 그 감탄사를 연발하였다.
이 헌은 자신의 공격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자, 품속의 구슬을 만지작거리면서 힘을 더 증폭시킨다.
전에 흡수한 풍백의 기운까지 끌어 모아서 이 헌의 양 손에 강력한 기운이 일주천하기 시작한다.
“우웅”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느껴지자 신진대사는 자신의 힌 눈썹에 가려진 눈을 뜬다.
“헌아 너에게서 사악한 기운이 느껴...”
신진대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 헌은 자신의 양손에 구체덩어리를 만들어 쏘기 시작한다.
“?”
신진대사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구체덩어리를 양팔로 막았다.
“펑!”
설마하니 자신에게 장풍을 쏠 것이라는 것은 생각도 못하였다. 기를 모아서 한 곳으로 집중하여 그 덩어리를 일정한 방향으로 쏘는 것은 상당한 집중력과 수련이 필요한 기술이었다.
그런데 자신의 손자 이 헌이 자신에게 장풍을 쏘고 있는 것이다.
생각도 못한 공격에 신진대사는 양 팔로 막자 저릿함이 밀려왔다.
“헌아 언제 이런 것을 익혔단 말이냐!”
신진대사가 감탄하기도 전에 이 헌은 재빨리 신진대사에게 장풍을 한 번 더 날리고 옆으로 돌진하고 있었다.
“퍼어엉”
신진대사는 이번에는 양 손으로 장풍을 그대로 받아치면서 위로 튕겨 올려 보냈다.
이 헌이 쏜 장풍은 하늘 위로 솟구치면서 공중에서 그 힘이 흩어지자 사라지기 시작했다.
“놀랍구나 놀라워! 하지만 네 녀석에게 사악한 기운이 느껴진다. 헌아”
신진대사는 장풍을 쳐 내고 감탄을 하면서 이 헌에게 말을 하는 데 이 헌의 모습이 시야에 사라졌다.
이 헌이 풍백의 힘을 흡수하면서 구슬로 그의 기운을 끌어 모아 유속을 사용하여 신진대사의 눈에 사라진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응?”
신진대사가 양손으로 장풍을 막고 이 헌에게 말을 거는 사이, 이 헌은 유속을 사용하면서 신진대사의 등 뒤로 다가갔다.
순식간에 이루어진 동작이었다.
그리고 이 헌은 재빨리 주머니에서 노끈을 꺼냈다.
“?”
신진대사가 뒤를 쳐다보는 사이, 이 헌은 재빨리 노끈으로 신진대사의 양 손목을 묶기 시작했다.
“헌아 이게 무슨 짓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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