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빈당 2020 104화
조회 : 83 추천 : 0 글자수 : 5,129 자 2024-08-20
104화
동백고등학교 옥상
“더 이상 덤빌 오랑캐가 또 있느냐!”
길동의 사자후가 섞인 음성이 옥상 전체를 쩌렁 쩌렁 울리고 있었다. 아이들은 그 소리에 놀라 귀를 막고 비틀거렸다.
어떻게 저 작은 덩치의 성태가 저렇게 우렁찬 소리를 낼 수 있는 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여력도 없이 귀 고막에서 피가 나려는 것 같았다.
혜령은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친위대 전원이 부상을 당하고 우룡이나 설화처럼 배신한 자들도 있는 상황이었다.
자신 역시 그렇게 온전한 상태가 아니었다.
회장도 없는 마당에 이걸 어쩐다!
혜령은 잠시 입술을 지그시 깨문다. 옆에서 한결이가 나선다.
“야 선도부 체면이 있지. 저 자식한테 항복하면 우리가 뭐가 되겠어?”
“방금 보고도 모르겠어? 저 녀석은 우리 한계를 뛰어넘었어. 인정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어.”
“흥 회장이 없다고 이렇게 쉽게 포기를 해?”
한결이는 어이없다는 듯이 따진다.
“그럼 어쩌겠다는 건가?”
“다 같이 덤벼서라도 활빈당을 죽여 놔야지”
한결이는 절대 질 수 없다고 혜령이에게 강하게 따진다.
“야 우리 선도부가 지금 저 녀석들에게 굴복해봐라. 평생 망신거리 당한다. 너희들 선도부에서 누린 특혜들 없애고 싶어?”
한결이가 으름장을 놓으면서 선도부원들에게 눈을 부라린다.
“그만해 이제!”
혜령은 그런 한결이가 못마땅한 듯 그를 제지한다.
“진혁이도 부상 중이고 지금 친위대들도 싸울 사람이 아무도 없어. 그만 고집부리라고”
“참나 야 부회장! 너 회장 없다고 네 마음대로 하면 되는 줄 알아?”
한결이가 버럭 부회장에게 소리를 지르자 혜령은 순간 움찔했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곤란한 상황에 한결이마저 자신한테 반기를 드니 고민이 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자신 역시 선도부가 활빈당에게 패배를 인정하는 것을 용납하기 싫었다. 하지만 성태는 아직 건재하고 선도부가 확실히 상대할 수 없음을 이미 깨달았다.
그 만큼 홍길동의 위력은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야 부회장! 회장이 없으면 네가 알아서 선도부를 이끌어야 할 거 아냐. 설마 꼬랑지 내리고 굴복하겠다는 거냐? 자존심도 없어?”
“어디서 큰 소리야. 부회장은 나고 결정은 내가 해! 네가 아무리 핵심요원이라 해도 이러라 저러라 하지 마!”
“뭐 이 이년이!”
“뭐 년이라고 했나. 이 ㅆ발놈아!”
순식간에 말싸움이 커지면서 혜령과 한결이는 서로 노려보았다.
“흥 그 동안 회장이 감싸 주었더만 기고만장해졌어.”
“그 입 함부로 놀리지 마라”
“그 그만 하시지요 선배님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친위대인 대한이가 말리기 시작한다.
“그래 부회장 네가 항복하면 넌 선도부 부회장자격 박탈이야.”
“누구 맘대로!”
한결이는 결심한 듯 몽둥이를 꺼내 들고 혜령이를 위협한다.
“가만히 있어.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야 보호장비 가져와!”
한결이의 말에 선도부원들이 보호복을 한결이에게 채워준다.
한결이는 무장을 한 채 홍길동에게 다가간다.
“야 홍성태 이 자식아! 나 아직 남았다고. 다른 겁쟁이 놈들과 달리 난 건재하다고”
한결이는 비록 상처를 입었지만, 잠시 회복을 해서인지 싸움을 하는 데는 큰 지장은 없어 보였다.
“그래? 저기 부회장님 말을 듣는 게 좋을 텐데”
“닥쳐! 네가 뭔데 부회장이라 마라 하는 거야. 저 년은 더 이상 부회장도 뭣도 아니야!”
한결이는 몽둥이를 든 채 홍길동을 노려보며 자세를 잡는다.
“하하하 어리석은 중생이 여기 또 있구나. 그래 맞아야 정신 차리겠다면 그렇게 해주지. 참고로 난 곱절이상으로 갚는 성격이라는 것을 명심해라!”
“성태 이 건방진 자식이!”
한결이는 흥분한 채 몽둥이를 들고 성태의 얼굴을 그대로 내리친다.
“죽어!”
“터억”
“???”
성태 아니 홍길동은 마치 예상이라도 한 듯이 한결이가 내리친 몽둥이를 가볍게 한 손으로 잡았다.
“어 어라 이거 안 놔?”
한결이는 자신이 힘껏 내리친 몽둥이가 성태의 손에 잡히자 당황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몽둥이를 회수하려고 해도 꽉 잡혀서인지 빠지지 않았다.
“흥”
길동은 몽둥이를 한 손으로 잡은 상태에서 그대로 위로 손을 들어올렸다.
“어어?”
그러자 몽둥이를 양 손에 쥔 한결이가 거꾸로 매달리는 형국이 되었다.
“휙~”
길동이 가볍게 몽둥이를 던지자 한결이는 매달린 채로 몽둥이와 함께 옥상바닥에 나뒹굴었다.
“쿠당탕탕탕”
“아악”
한결이는 몽둥이와 함께 바닥에 내팽개쳐진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운지 재빨리 일어선다.
“무슨 이상한 술수를 부린 거야?”
“네 녀석이 허약해서이다.”
“건방진 것! 넌 오늘 제삿날이다!”
꿈틀
한결이의 막돼먹은 발언에 홍길동은 이마가 꿈틀거렸다.
한결이가 다시 몽둥이로 이번에는 홍길동의 다리를 공격했다. 몽둥이를 손에 잡히지 않기 위해 하체를 공략한 것이다.
“휘잉”
홍길동은 뒷짐을 쥔 채 위로 훌쩍 뛰어 올랐다.
“어딜!”
한결이는 홍길동이 훌쩍 뛰어 오르자, 그 위를 향해 다시 공격한다.
“휘잉”
한결이가 휘두른 몽둥이는 홍길동을 맞추는 듯 했지만, 그건 허상이었다.
“뒤에 있다 애송아”
홍길동은 유속을 사용하면서 그대로 한결이의 등으로 다가가 손으로 공격을 한다.
“통배권!”
“터억”
한결이는 등을 얻어맞았다.
“뭐야 고작 이 정도 가지고”
한결이는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공격하려는 순간
“쿨럭!”
등에서 전달된 통배권은 그 내부에 있는 한결이의 오장육부를 마구 흔들기 시작했다.
“우욱 우우우욱”
한결이는 몽둥이를 놓은 채 두 손으로 구토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등 뒤에서 퍼진 파장은 한결이 몸 속 전체를 돌면서 신장 기관들을 마구 춤추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크으윽”
한결이는 이리 저리 비틀거리면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저런 저런 몸이 많이 아프냐?”
홍길동이 혀를 끌끌 차면서 한결이를 쳐다본다.
마치 선생님이 초등학생 아이를 가엽게 여기는 표정으로
모욕감을 느낀 한결이는 홍길동을 향해 주먹을 날린다.
“퍼어억”
홍길동 왼쪽 뺨에 한결이의 주먹이 꽂히자 홍길동의 얼굴은 살짝 돌아갔다.
“맛이 어떠냐!”
“이걸 주먹이라고 친 거냐?”
“뭐?”
홍길동은 한결이에게 천천히 다가가기 시작한다.
상대방은 자신의 공격에 아무렇지도 않았다. 비로소 한결이는 등에 식은땀이 흐르면서 공포가 내부에서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막상 직접 상대하니 성태가 이렇게 무서운 줄을 깨달은 것이다.
길동은 잠시 뒤로 물러가더니 그대로 공중에 휙 하고 뛰어 올랐다.
“어딜!”
한결이는 다시 몽둥이를 들고 길동이 뛰어 오른 곳에 그대로 몽둥이를 던져 버렸다.
“휘이잉”
길동은 부채를 꺼내 들더니 한번 휙 하고 흔들었다.
“위잉”
그러자 길동을 향해 날아오던 몽둥이는 부채의 바람을 타고 역풍을 맞아 한결이한테 날아가고 있었다.
“말도 안...”
“퍼어억”
한결이가 놀라는 순간 이미 몽둥이는 한결이의 가슴팍에 그대로 부딪히면서 한결이는 비틀거렸다.
그래도 넘어지지 않으려고 버둥거리고 있는 순간 홍길동이 다가온다.
“호 그래도 선도부 간부라고 쓰러지지 않고 버티는 정신 상태는 인정해 줄 만하구나!”
홍길동은 비웃음을 머금으면서 다리를 뻗는다.
“이제 편히 누워라!”
길동의 다리가 쭉 펴지면서 그대로 한결이의 오른쪽 관자놀이 부위를 정확히 가격한다.
“퍼억”
한결이는 피할 생각도 못하고 그대로 얻어맞으면서 앞으로 고꾸라졌다.
“쿠웅”
결국 제대로 된 반격도 못하고 쓰러져 버린 것이다. 아무리 친위대 서열 1위이고 강력했다지만 분노한 홍길동에게는 어림도 없었다.
“치워라!”
길동이 발로 차자 한결이는 그대로 날아가면서 선도부원들이 모인 곳으로 날아가 버렸다.
선도부원들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홍길동을 쳐다보았다.
저 마른 멸치 몸으로 어떻게 저렇게 강해질 수 있는지 놀란 표정들이었다.
길동은 손을 털면서 선도부원들에게 다가간다.
“이제 확실히 네 녀석들 중에 덤빌 놈은 없느냐?”
길동의 쩌렁쩌렁한 소리에 다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혜령은 결국 고개를 떨군 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성태 네 말대로 선도부에는 널 상대할 자가 없다. 이대로~”
“이대로?”
혜령은 입술을 꽉 깨물면서 말한다.
“선도부는 활빈당에게 싸움에서 패배했다. 너희들에게 졌다.”
“호 인정하는가?”
“그 그래. 앞으로 너희들에게 절대 건드릴 일도 간섭할 일도 없다.”
“그리고 빠진 게 있잖아!”
뒤에서 수아와 준석이가 성태 뒤로 온다.
“선도부에서 말하는 월권, 노예제도 그런 거 이제 그만 해요!”
수아가 혜령이에게 당당히 쳐다보면서 말한다.
혜령은 분하지만 승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내가 회장은 아니지만 생각해보지.”
“생각 말고 직접 말하세요. 여기서 공개적으로!”
수아와 준석이가 당당하게 따지고 홍길동이 눈을 부릅뜨자 선도부원들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그 동안 잘못했어. 앞으로 다신 그러지 않을 게.”
“그럼 각서를 써!”
준석이는 미리 준비한 듯이 A4용지를 볼펜과 함께 혜령이에게 준다.
혜령은 기가 찼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각서를 쓰고 건네준다.
“이로써 선도부에서 그 동안 했던 규칙들은 월권행위로 인정하고 .... 노예제도 .... 이상 폐지한다.”
준석이는 또박또박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읽으면서 옥상에서 공개적으로 선언한다.
마침내 활빈당이 선도부의 고질적인 시스템을 개혁한 것이다.
길동은 자신이 예전에 신분철폐에 대해 외친 것을 생각하면서 감회가 새로웠다.
‘내가 그래도 이 세계에 와서 이것 하나는 해내고 가는 구나’
길동이 흡족스럽게 생각하다가 문득 부채에서 이상한 감지가 오는 것을 느꼈다.
‘이 이게 뭐지’
길동은 부채를 손에 쥐고 기를 집중하였다.
[멀리서 상당한 힘을 가진 괴물의 힘이 느껴진다. 거기에 그들이 있다]
부채의 전음이 오랜 만에 들려왔다.
그렇다면 연산군 일당들이 결국 그리로 갔단 말인가. 자신의 감각을 세우자 그들이 경주에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그래, 회장이란 놈이 간 곳과 연산군 일당들이 그를 쫓아간 것이 다 이유가 있군. 신단의 반응이 느껴져’
홍길동은 눈을 지그시 감고 부채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자 자신의 머릿속에 예전 경주에서 격투한 흔적이 나타나고, 그 주변에 강한 기운들이 부딪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서두르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장담할 수 없다.’
길동은 부채를 손에 거두고 기를 모으기 시작한다.
“성태야 왜 그래?”
수아가 걱정되어서 묻는다. 이제 선도부들을 확실히 꺾었으니 한 숨 돌리려나 싶었는데 성태 아니 홍길동의 표정이 심각했다.
“설마 회장이 도망친 곳에 거기로 가는 거야?”
“응 가야겠다. 무언가 위험하고 불길한 기운이 느껴진다.”
“그래? 그럼 같이 가! 우리도 도울게”
“그래 혼자서는 무리야. 주변에 구할 사람들도 있다면서”
수아와 준석이가 홍길동에게 같이 가자하고 어느 새 기절하다 깨어난 혁진이와 유한이도 같이 있었다.
“이런 대책 없는 녀석들 같으니라고!”
“대장 우리도 돕고 싶어. 같이 가”
“그래!”
“다 같이 가보자고!!”
동백고등학교 옥상
“더 이상 덤빌 오랑캐가 또 있느냐!”
길동의 사자후가 섞인 음성이 옥상 전체를 쩌렁 쩌렁 울리고 있었다. 아이들은 그 소리에 놀라 귀를 막고 비틀거렸다.
어떻게 저 작은 덩치의 성태가 저렇게 우렁찬 소리를 낼 수 있는 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여력도 없이 귀 고막에서 피가 나려는 것 같았다.
혜령은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친위대 전원이 부상을 당하고 우룡이나 설화처럼 배신한 자들도 있는 상황이었다.
자신 역시 그렇게 온전한 상태가 아니었다.
회장도 없는 마당에 이걸 어쩐다!
혜령은 잠시 입술을 지그시 깨문다. 옆에서 한결이가 나선다.
“야 선도부 체면이 있지. 저 자식한테 항복하면 우리가 뭐가 되겠어?”
“방금 보고도 모르겠어? 저 녀석은 우리 한계를 뛰어넘었어. 인정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어.”
“흥 회장이 없다고 이렇게 쉽게 포기를 해?”
한결이는 어이없다는 듯이 따진다.
“그럼 어쩌겠다는 건가?”
“다 같이 덤벼서라도 활빈당을 죽여 놔야지”
한결이는 절대 질 수 없다고 혜령이에게 강하게 따진다.
“야 우리 선도부가 지금 저 녀석들에게 굴복해봐라. 평생 망신거리 당한다. 너희들 선도부에서 누린 특혜들 없애고 싶어?”
한결이가 으름장을 놓으면서 선도부원들에게 눈을 부라린다.
“그만해 이제!”
혜령은 그런 한결이가 못마땅한 듯 그를 제지한다.
“진혁이도 부상 중이고 지금 친위대들도 싸울 사람이 아무도 없어. 그만 고집부리라고”
“참나 야 부회장! 너 회장 없다고 네 마음대로 하면 되는 줄 알아?”
한결이가 버럭 부회장에게 소리를 지르자 혜령은 순간 움찔했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곤란한 상황에 한결이마저 자신한테 반기를 드니 고민이 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자신 역시 선도부가 활빈당에게 패배를 인정하는 것을 용납하기 싫었다. 하지만 성태는 아직 건재하고 선도부가 확실히 상대할 수 없음을 이미 깨달았다.
그 만큼 홍길동의 위력은 무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야 부회장! 회장이 없으면 네가 알아서 선도부를 이끌어야 할 거 아냐. 설마 꼬랑지 내리고 굴복하겠다는 거냐? 자존심도 없어?”
“어디서 큰 소리야. 부회장은 나고 결정은 내가 해! 네가 아무리 핵심요원이라 해도 이러라 저러라 하지 마!”
“뭐 이 이년이!”
“뭐 년이라고 했나. 이 ㅆ발놈아!”
순식간에 말싸움이 커지면서 혜령과 한결이는 서로 노려보았다.
“흥 그 동안 회장이 감싸 주었더만 기고만장해졌어.”
“그 입 함부로 놀리지 마라”
“그 그만 하시지요 선배님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친위대인 대한이가 말리기 시작한다.
“그래 부회장 네가 항복하면 넌 선도부 부회장자격 박탈이야.”
“누구 맘대로!”
한결이는 결심한 듯 몽둥이를 꺼내 들고 혜령이를 위협한다.
“가만히 있어.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야 보호장비 가져와!”
한결이의 말에 선도부원들이 보호복을 한결이에게 채워준다.
한결이는 무장을 한 채 홍길동에게 다가간다.
“야 홍성태 이 자식아! 나 아직 남았다고. 다른 겁쟁이 놈들과 달리 난 건재하다고”
한결이는 비록 상처를 입었지만, 잠시 회복을 해서인지 싸움을 하는 데는 큰 지장은 없어 보였다.
“그래? 저기 부회장님 말을 듣는 게 좋을 텐데”
“닥쳐! 네가 뭔데 부회장이라 마라 하는 거야. 저 년은 더 이상 부회장도 뭣도 아니야!”
한결이는 몽둥이를 든 채 홍길동을 노려보며 자세를 잡는다.
“하하하 어리석은 중생이 여기 또 있구나. 그래 맞아야 정신 차리겠다면 그렇게 해주지. 참고로 난 곱절이상으로 갚는 성격이라는 것을 명심해라!”
“성태 이 건방진 자식이!”
한결이는 흥분한 채 몽둥이를 들고 성태의 얼굴을 그대로 내리친다.
“죽어!”
“터억”
“???”
성태 아니 홍길동은 마치 예상이라도 한 듯이 한결이가 내리친 몽둥이를 가볍게 한 손으로 잡았다.
“어 어라 이거 안 놔?”
한결이는 자신이 힘껏 내리친 몽둥이가 성태의 손에 잡히자 당황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몽둥이를 회수하려고 해도 꽉 잡혀서인지 빠지지 않았다.
“흥”
길동은 몽둥이를 한 손으로 잡은 상태에서 그대로 위로 손을 들어올렸다.
“어어?”
그러자 몽둥이를 양 손에 쥔 한결이가 거꾸로 매달리는 형국이 되었다.
“휙~”
길동이 가볍게 몽둥이를 던지자 한결이는 매달린 채로 몽둥이와 함께 옥상바닥에 나뒹굴었다.
“쿠당탕탕탕”
“아악”
한결이는 몽둥이와 함께 바닥에 내팽개쳐진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운지 재빨리 일어선다.
“무슨 이상한 술수를 부린 거야?”
“네 녀석이 허약해서이다.”
“건방진 것! 넌 오늘 제삿날이다!”
꿈틀
한결이의 막돼먹은 발언에 홍길동은 이마가 꿈틀거렸다.
한결이가 다시 몽둥이로 이번에는 홍길동의 다리를 공격했다. 몽둥이를 손에 잡히지 않기 위해 하체를 공략한 것이다.
“휘잉”
홍길동은 뒷짐을 쥔 채 위로 훌쩍 뛰어 올랐다.
“어딜!”
한결이는 홍길동이 훌쩍 뛰어 오르자, 그 위를 향해 다시 공격한다.
“휘잉”
한결이가 휘두른 몽둥이는 홍길동을 맞추는 듯 했지만, 그건 허상이었다.
“뒤에 있다 애송아”
홍길동은 유속을 사용하면서 그대로 한결이의 등으로 다가가 손으로 공격을 한다.
“통배권!”
“터억”
한결이는 등을 얻어맞았다.
“뭐야 고작 이 정도 가지고”
한결이는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공격하려는 순간
“쿨럭!”
등에서 전달된 통배권은 그 내부에 있는 한결이의 오장육부를 마구 흔들기 시작했다.
“우욱 우우우욱”
한결이는 몽둥이를 놓은 채 두 손으로 구토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등 뒤에서 퍼진 파장은 한결이 몸 속 전체를 돌면서 신장 기관들을 마구 춤추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크으윽”
한결이는 이리 저리 비틀거리면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저런 저런 몸이 많이 아프냐?”
홍길동이 혀를 끌끌 차면서 한결이를 쳐다본다.
마치 선생님이 초등학생 아이를 가엽게 여기는 표정으로
모욕감을 느낀 한결이는 홍길동을 향해 주먹을 날린다.
“퍼어억”
홍길동 왼쪽 뺨에 한결이의 주먹이 꽂히자 홍길동의 얼굴은 살짝 돌아갔다.
“맛이 어떠냐!”
“이걸 주먹이라고 친 거냐?”
“뭐?”
홍길동은 한결이에게 천천히 다가가기 시작한다.
상대방은 자신의 공격에 아무렇지도 않았다. 비로소 한결이는 등에 식은땀이 흐르면서 공포가 내부에서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막상 직접 상대하니 성태가 이렇게 무서운 줄을 깨달은 것이다.
길동은 잠시 뒤로 물러가더니 그대로 공중에 휙 하고 뛰어 올랐다.
“어딜!”
한결이는 다시 몽둥이를 들고 길동이 뛰어 오른 곳에 그대로 몽둥이를 던져 버렸다.
“휘이잉”
길동은 부채를 꺼내 들더니 한번 휙 하고 흔들었다.
“위잉”
그러자 길동을 향해 날아오던 몽둥이는 부채의 바람을 타고 역풍을 맞아 한결이한테 날아가고 있었다.
“말도 안...”
“퍼어억”
한결이가 놀라는 순간 이미 몽둥이는 한결이의 가슴팍에 그대로 부딪히면서 한결이는 비틀거렸다.
그래도 넘어지지 않으려고 버둥거리고 있는 순간 홍길동이 다가온다.
“호 그래도 선도부 간부라고 쓰러지지 않고 버티는 정신 상태는 인정해 줄 만하구나!”
홍길동은 비웃음을 머금으면서 다리를 뻗는다.
“이제 편히 누워라!”
길동의 다리가 쭉 펴지면서 그대로 한결이의 오른쪽 관자놀이 부위를 정확히 가격한다.
“퍼억”
한결이는 피할 생각도 못하고 그대로 얻어맞으면서 앞으로 고꾸라졌다.
“쿠웅”
결국 제대로 된 반격도 못하고 쓰러져 버린 것이다. 아무리 친위대 서열 1위이고 강력했다지만 분노한 홍길동에게는 어림도 없었다.
“치워라!”
길동이 발로 차자 한결이는 그대로 날아가면서 선도부원들이 모인 곳으로 날아가 버렸다.
선도부원들은 도저히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홍길동을 쳐다보았다.
저 마른 멸치 몸으로 어떻게 저렇게 강해질 수 있는지 놀란 표정들이었다.
길동은 손을 털면서 선도부원들에게 다가간다.
“이제 확실히 네 녀석들 중에 덤빌 놈은 없느냐?”
길동의 쩌렁쩌렁한 소리에 다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혜령은 결국 고개를 떨군 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성태 네 말대로 선도부에는 널 상대할 자가 없다. 이대로~”
“이대로?”
혜령은 입술을 꽉 깨물면서 말한다.
“선도부는 활빈당에게 싸움에서 패배했다. 너희들에게 졌다.”
“호 인정하는가?”
“그 그래. 앞으로 너희들에게 절대 건드릴 일도 간섭할 일도 없다.”
“그리고 빠진 게 있잖아!”
뒤에서 수아와 준석이가 성태 뒤로 온다.
“선도부에서 말하는 월권, 노예제도 그런 거 이제 그만 해요!”
수아가 혜령이에게 당당히 쳐다보면서 말한다.
혜령은 분하지만 승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내가 회장은 아니지만 생각해보지.”
“생각 말고 직접 말하세요. 여기서 공개적으로!”
수아와 준석이가 당당하게 따지고 홍길동이 눈을 부릅뜨자 선도부원들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그 동안 잘못했어. 앞으로 다신 그러지 않을 게.”
“그럼 각서를 써!”
준석이는 미리 준비한 듯이 A4용지를 볼펜과 함께 혜령이에게 준다.
혜령은 기가 찼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각서를 쓰고 건네준다.
“이로써 선도부에서 그 동안 했던 규칙들은 월권행위로 인정하고 .... 노예제도 .... 이상 폐지한다.”
준석이는 또박또박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읽으면서 옥상에서 공개적으로 선언한다.
마침내 활빈당이 선도부의 고질적인 시스템을 개혁한 것이다.
길동은 자신이 예전에 신분철폐에 대해 외친 것을 생각하면서 감회가 새로웠다.
‘내가 그래도 이 세계에 와서 이것 하나는 해내고 가는 구나’
길동이 흡족스럽게 생각하다가 문득 부채에서 이상한 감지가 오는 것을 느꼈다.
‘이 이게 뭐지’
길동은 부채를 손에 쥐고 기를 집중하였다.
[멀리서 상당한 힘을 가진 괴물의 힘이 느껴진다. 거기에 그들이 있다]
부채의 전음이 오랜 만에 들려왔다.
그렇다면 연산군 일당들이 결국 그리로 갔단 말인가. 자신의 감각을 세우자 그들이 경주에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그래, 회장이란 놈이 간 곳과 연산군 일당들이 그를 쫓아간 것이 다 이유가 있군. 신단의 반응이 느껴져’
홍길동은 눈을 지그시 감고 부채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자 자신의 머릿속에 예전 경주에서 격투한 흔적이 나타나고, 그 주변에 강한 기운들이 부딪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서두르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장담할 수 없다.’
길동은 부채를 손에 거두고 기를 모으기 시작한다.
“성태야 왜 그래?”
수아가 걱정되어서 묻는다. 이제 선도부들을 확실히 꺾었으니 한 숨 돌리려나 싶었는데 성태 아니 홍길동의 표정이 심각했다.
“설마 회장이 도망친 곳에 거기로 가는 거야?”
“응 가야겠다. 무언가 위험하고 불길한 기운이 느껴진다.”
“그래? 그럼 같이 가! 우리도 도울게”
“그래 혼자서는 무리야. 주변에 구할 사람들도 있다면서”
수아와 준석이가 홍길동에게 같이 가자하고 어느 새 기절하다 깨어난 혁진이와 유한이도 같이 있었다.
“이런 대책 없는 녀석들 같으니라고!”
“대장 우리도 돕고 싶어. 같이 가”
“그래!”
“다 같이 가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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