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빈당 2020 107화
조회 : 20 추천 : 0 글자수 : 5,046 자 2024-09-10
107화
석굴암 암자 수련장
두 개의 신단이 부딪히자 요란한 소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우우웅 파지지지지직”
신단이 두 개가 맞닿게 되자 요란한 소리가 나면서 연산군과 이 헌의 내부에서 강렬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
아아아아아아
이 헌은 신단의 반응에 의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몸속에서 화끈한 기운이 용솟음치고 눈앞이 캄캄한 상황에서 내부에서 저음한 공명소리가 들렸다.
[강렬한 힘을 원하는가? 너의 욕망이 느껴진다. 그럼 순순히 합치거라]
이 헌이 가지고 있는 신단에서 강력한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연산군 역시 신단 2개가 맞부딪히자 요란한 소리와 함께 엄청난 빛을 내뿜는 것을 보고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역시 짝을 제대로 찾았군!”
연산군은 탄복을 하면서 신단에게 자신의 의지를 맡긴다.
[결합하겠느냐? 너의 의지가 중요하다]
연산군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신단을 합치기로 마음먹었다.
이 헌 역시 강력한 힘의 욕구가 올라와 도저히 신단의 유혹을 거절할 수 없었다.
“어서 신단의 뜻을 받들라”
연산군의 외침에 이 헌은 고개를 끄덕이고 신단을 합치기고 마음먹었다.
[신단을 가진 상태에서 서로 손을 맞잡아라!]
울림이 퍼지면서 연산군은 한 손에 신단을 들고 다른 한 손을 이 헌에게 내민다.
“너의 의지를 허락한 채 내 손을 잡으면 된다 흐흐흐”
연산군은 광활한 웃음과 함께 이 헌에게 재촉한다.
이 헌 역시 늘 구슬의 힘을 끄집어내려고 노력한 기억이 떠올랐다.
그 역시 아무 의심 없이 연산군의 손을 잡으려는 찰나
“그만 둬라!!”
멀리서 신진대사가 달려와 이 헌의 손을 뿌리친다.
“하 할아버지”
이 헌은 잠시 신단에 홀렸다가 이내 신진대사가 자신의 팔을 강하게 붙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
“헌아! 절대로 절대로 저 녀석에게 넘어가면 안 된다!”
“하 이 영감탱이가”
신진대사는 이 헌의 손을 잡고 연산군의 팔을 뿌리친다.
“터억”
“?”
“우리 손자는 구슬 따위에 영혼을 팔지 않을 걸세”
“네 영혼이라니요?”
이 헌이 묻자 신진대사는 간략하게 설명해준다.
자신이 젊은 시절에 유혹에 빠질 뻔한 경험과 신단이 합치게 되면 자신의 영혼을 빼앗기게 된다고
“늙은이 어디서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고 비켜!”
연산군은 신진대사를 옆으로 가볍게 쳤다.
“쿠당탕”
“대사님!”
뒤에서 영춘스님과 일행들이 달려온다.
“괜찮으십니까?”
“우리 대사님을”
스님들이 일제히 연산군을 노려본다.
하지만 연산군의 위력에 놀라서인지 함부로 나서지는 못하였다.
“대사 늙은이! 사실 자네를 찾으려 했는데 이미 저 괴물이 나왔고 이렇게 구슬이 반응하는 것을 보니 자네 말고 손자를 봐야겠네.”
“이 놈이 힘을 그리 취하고도 모자라서 내 손자까지 넘보느냐!!!”
신진대사는 땅바닥에서 박차고 일어서서 연산군을 향해 공격하려 하였다.
“하하하 대사 내가 왜 살려줬는지 모르는가? 손자 때문일세. 이제 그만 반항하고 합치자고”
연산군은 이 헌에게 신단을 들고 다시 다가간다.
[강력하다. 받아들여라. 늘 네가 염원하던 힘이 아니더냐]
다시 이 헌이 가진 구슬에서 전음이 들리고 이 헌 역시 그 말에 홀리기 시작했다.
‘그래 내가 강해질 수만 있다면 영혼 그게 문제겠는가! 드디어 바라던 힘을 알게 되었다!’
이 헌은 긴장과 흥분 속에 구슬을 꺼내 연산군의 신단과 맞닿게 한다.
“그래그래”
“이렇게 하면 됩니까?”
“파지지직”
연산군의 신단과 이 헌의 구슬이 맞닿자 공명현상을 일으키며 붉은 기운이 둥그렇게 감싸기 시작한다.
“그래 이제 마음속으로 간절히 빌면서 합치게 해달라고 기를 넣어라”
“좋아요.”
이 헌은 강력한 염원을 빌며 구슬과 신단을 맞닿게 하면서 기를 넣었다.
“안 된다 헌아! 헌아!”
신진대사가 울부짖으면서 이 헌에게 달려갔다.
“파지지지지지직”
하지만 이미 이 헌의 염원에 의해 신단과 구슬이 격한 반응을 일으키면서 연산군과 이 헌의 주변을 시뻘건 불길로 감싸기 시작했다.
신단이 자신의 합체를 방해하지 말라는 무언의 경고였던 것이다.
“쿠쿠쿠쿠쿠쿵”
지축이 흔들리고 연산군 주변으로 강한 모래바람이 일고 불길까지 활활 타올랐다.
“헌아!”
신진대사가 이 헌의 손을 잡으려고 다가갔지만 스님들이 말리기 시작했다.
그 주변에 폭풍과 불길이 너무 거세었기 때문이다.
“안 된다 놔라 내 손자다. 내 손자가 영혼이 뺏긴단 말이다!”
신진대사의 울부짖음에 이 헌은 고개를 돌렸다.
“끄아아아 할 할아버지 이건 내가 원하는 일! 숙명이라고!”
“뭐? 헌아 안 된다 안 돼!”
신진대사가 이 헌에게 뛰어들었지만 연산군이 한 손으로 바람을 일으켰다.
“휘이이잉”
신진대사는 연산군이 쏜 바람을 맞고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늙은이가 보채기는, 이제 거의 다 되었다!”
연산군은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이 헌과 마주보고 있었다.
신단끼리 부딪치면서 요란한 소리와 함께 합쳐지고 있었다.
경주 토함산
“번쩍!”
길동은 자신의 부채에서 이상한 기운이 감지됨을 느꼈다.
활빈당 아이들과 구름을 타고 이동 중이라 신경을 구름 운행하는 데 쓰고 있었다.
“수아야 부채 꺼내서 살펴 봐”
수아는 길동의 주머니에 있는 부채를 꺼내었다.
무언가 멀리서 번쩍하는 굉음이 들리고 부채에서도 파르르 떠는 기운이 맴돌았다.
“헉 성태야 저기 아주 강한 기운이 느껴져”
수아는 자신의 반지 역시 강한 기운을 느끼고 파르르 떨고 있음을 발견했다.
“연산군 그 놈이 무슨 짓을 꾸민 게 틀림없다.”
“저기 불덩어리가 보이는 데”
준석이가 멀리서 보니 무언가 번쩍 하는 빛이 사방으로 퍼지는 게 보였다. 그 빛이 얼마나 강렬했는지 토함산 위로 솟구쳐 올라오는 것을 본 것이다.
“세상에 얼마나 큰 싸움이길래 저렇게 불꽃이 튀어?”
혁진이가 궁금해서 묻자 다들 심각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무언가 안 좋은 일이 생긴 거야. 빨리 가자”
“다들 꽉 붙잡아라! 아영아 나에게 기운을 좀 더 넣어다오”
“네? 더 빨리 가시게요. 아이들이 위험할 수 있는데”
“괜찮다. 꽉 잡으면 되니”
“네”
아영이는 염주에 기운을 넣어 홍길동에게 기를 나누어 주었다.
“좋아 힘이 넘치는 군. 구름아 저기 빛이 번쩍 거리는 곳으로 단숨에 가자!”
길동의 명령에 따라 구름은 빠른 속도로 토함산을 향해 무섭게 쏟아져 나갔다.
“번쩍 번쩍”
신단이 두 개가 맞물리면서 융합이 일어나고 그 주변에 번개가 치듯이 번쩍거렸다. 불길도 거세지고 그 불꽃이 토함산 위로까지 치솟았다.
“다들 멀리 물러나라!”
신진대사는 자신의 몸을 돌보지도 않고 주변 스님들에게 일갈로 명한다.
공력이 섞인 목소리가 장엄하게 울리자, 일제히 스님들은 뒤로 피한다.
“대사님도 피하십시오!”
영춘스님이 신진대사를 모시고 뒤로 물러난다.
“허 헌아”
신진대사의 안타까운 외침은 이 헌의 귀에 닿지 못하고 얇게 흩어져갔다.
“쿠쿠쿵”
마침내 신단이 두 개가 합쳐지면서 강력한 기운을 뿜어내더니 이번엔 하얀 아지랑이가 연산군과 이 헌을 감싸기 시작한다.
[물체가 융합하였으니 사람도 융합하여라]
신단은 하나의 목소리로 연산군과 이 헌에게 전음으로 울려 퍼졌다.
‘뭐? 사람이 하나로 된다고?’
이 헌이 어리둥절하는 사이 이미 하얀 아지랑이는 연산군과 이 헌을 감싸면서 주변을 잠시 어둡게 만들었다.
“아아아악”
갑자기 비명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하얀 아지랑이가 이 헌의 몸을 감싸면서 조여 왔기 때문이다.
[그대로 받아들여라. 너는 충분히 강한 몸을 가질 것이다]
전언이 울려 퍼지면서 다시 환하게 밝아진다.
그리고 사방이 다시 고요해지면서 아지랑이는 흩어지기 시작한다.
“번쩍”
연산군이 눈을 떴을 때 자신의 몸속에 무언가의 영혼이 들어왔음을 느꼈다.
‘설마 신단이 합쳐지면서 몸 까지 같이 합쳐진 건가?’
연산군은 자신의 몸속에 앞에 있던 이 헌의 영혼이 들어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몸에 젊고 신선한 기가 새롭게 돌고 돌면서 순환하기 시작했다.
“하아아아압!”
연산군이 두 손을 쫙 펼치자 사방이 엄청난 폭발로 뒤덮이면서 먼지가 자욱했다.
“콰콰쾅”
신단 역시 합쳐지면서 연산군의 몸속에 흡수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 드디어 내 힘이 넘쳐나기 시작한다. 으하하하하하하”
연산군은 매우 흡족한 듯이 사방을 향해 웃음을 터트렸다.
그 웃음이 매우 강렬하여 스님들은 일제히 귀를 막았다.
화룡 역시 소음벽을 쳐서 그 음파를 막을 수밖에 없었다.
“크르르르르”
을동이 연산군을 보더니 갑자기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끄으으 신단을 신단을 삼켰구나. 이런 내 몸이...”
을동은 자신이 나온 구슬이 연산군의 몸에 흡수되자, 그 기운 때문에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래 너도 원래대로 나에게 몸을 바치거라. 크하하하”
“어딜”
을동이 앞발을 내밀며 달려들었다.
“휘잉”
연산군은 재빨리 몸을 솟구치며 위로 점프를 하였다.
순식간에 아파트 10층 높이를 넘게 훌쩍 뛰어 오른 것이다.
“허억”
을동이 위를 올려보자 연산군은 작은 점으로 보였다.
“슈아아아아”
연산군은 아래로 낙하하면서 손을 뻗었다.
손에서 하얀 연막이 뿜어지면서 을동의 시야를 가렸다.
“크르르”
을동이 눈살을 찌푸리면서 고개를 드는 순간, 연산군의 주먹이 을동의 머리를 내리친다.
“꽝!”
단 일격에 을동은 그대로 앞으로 주욱 뻗었다.
“흐흐흐 그럼 얌전해저야지. 안 그래도 내 몸속의 신단이 너를 흡수하라고 알려주고 있다”
연산군은 비열하게 웃으면서 양 손에 기운을 모은다.
“흡성대법”
연산군은 양 손에 검은 기운이 솟구치더니 을동의 몸에 손을 댄다.
“얌전히 내 몸속으로 들어오거라.”
놀랍게도 을동의 몸은 마치 공기처럼 연산군의 손에 조금씩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저 저런”
“요괴를 삼키다니”
스님들이 이를 보고 일제히 놀란다.
내심 요괴가 싫었지만 을동이 연산군과 싸워주기를 바랬던 스님들이었다.
하지만 이미 을동은 힘을 잃고 연산군의 손에 흡수되어 버렸다.
“하하하하하!”
을동을 흡수한 연산군은 몸속에 기운이 충만한 지 크게 심호흡을 했다.
“으하하하하”
연산군의 강력한 웃음소리가 파장을 일으키며 토함산을 들썩거린다.
일개 개인이 산천초목을 들썩이는 매우 강력한 파장이었다.
“전하! 괜찮으십니까?”
어느 새 몸을 회복한 섬천과 풍백이 연산군에게 읊조린다.
“하하하 이제 내 꿈은 이루었다. 아니지 홍길동 그 녀석만 찾으면 된다.”
연산군이 강력한 기운을 내뿜으며 수련장을 지나가자 일제히 스님들이 막아선다.
“사찰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그냥 간단 말이냐!”
영춘스님이 연산군에게 원상태로 복구하라고 말한다.
“어디서 전하께 망발이냐!”
풍백이 스님들에게 눈을 부릅뜬다.
이때 신진대사가 부축을 받고 연산군에게 다가간다.
“당신이 정말 우리 헌이를 헌이의 영혼을 가져갔는가?”
신진대사는 눈을 부릅뜨며 연산군의 멱살을 쥔다.
“우리 헌이를 다시 돌려놓으라고!”
대사의 처절한 외침이 암자에 구슬프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석굴암 암자 수련장
두 개의 신단이 부딪히자 요란한 소리가 울리기 시작한다
“우우웅 파지지지지직”
신단이 두 개가 맞닿게 되자 요란한 소리가 나면서 연산군과 이 헌의 내부에서 강렬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
아아아아아아
이 헌은 신단의 반응에 의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몸속에서 화끈한 기운이 용솟음치고 눈앞이 캄캄한 상황에서 내부에서 저음한 공명소리가 들렸다.
[강렬한 힘을 원하는가? 너의 욕망이 느껴진다. 그럼 순순히 합치거라]
이 헌이 가지고 있는 신단에서 강력한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연산군 역시 신단 2개가 맞부딪히자 요란한 소리와 함께 엄청난 빛을 내뿜는 것을 보고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역시 짝을 제대로 찾았군!”
연산군은 탄복을 하면서 신단에게 자신의 의지를 맡긴다.
[결합하겠느냐? 너의 의지가 중요하다]
연산군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신단을 합치기로 마음먹었다.
이 헌 역시 강력한 힘의 욕구가 올라와 도저히 신단의 유혹을 거절할 수 없었다.
“어서 신단의 뜻을 받들라”
연산군의 외침에 이 헌은 고개를 끄덕이고 신단을 합치기고 마음먹었다.
[신단을 가진 상태에서 서로 손을 맞잡아라!]
울림이 퍼지면서 연산군은 한 손에 신단을 들고 다른 한 손을 이 헌에게 내민다.
“너의 의지를 허락한 채 내 손을 잡으면 된다 흐흐흐”
연산군은 광활한 웃음과 함께 이 헌에게 재촉한다.
이 헌 역시 늘 구슬의 힘을 끄집어내려고 노력한 기억이 떠올랐다.
그 역시 아무 의심 없이 연산군의 손을 잡으려는 찰나
“그만 둬라!!”
멀리서 신진대사가 달려와 이 헌의 손을 뿌리친다.
“하 할아버지”
이 헌은 잠시 신단에 홀렸다가 이내 신진대사가 자신의 팔을 강하게 붙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
“헌아! 절대로 절대로 저 녀석에게 넘어가면 안 된다!”
“하 이 영감탱이가”
신진대사는 이 헌의 손을 잡고 연산군의 팔을 뿌리친다.
“터억”
“?”
“우리 손자는 구슬 따위에 영혼을 팔지 않을 걸세”
“네 영혼이라니요?”
이 헌이 묻자 신진대사는 간략하게 설명해준다.
자신이 젊은 시절에 유혹에 빠질 뻔한 경험과 신단이 합치게 되면 자신의 영혼을 빼앗기게 된다고
“늙은이 어디서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고 비켜!”
연산군은 신진대사를 옆으로 가볍게 쳤다.
“쿠당탕”
“대사님!”
뒤에서 영춘스님과 일행들이 달려온다.
“괜찮으십니까?”
“우리 대사님을”
스님들이 일제히 연산군을 노려본다.
하지만 연산군의 위력에 놀라서인지 함부로 나서지는 못하였다.
“대사 늙은이! 사실 자네를 찾으려 했는데 이미 저 괴물이 나왔고 이렇게 구슬이 반응하는 것을 보니 자네 말고 손자를 봐야겠네.”
“이 놈이 힘을 그리 취하고도 모자라서 내 손자까지 넘보느냐!!!”
신진대사는 땅바닥에서 박차고 일어서서 연산군을 향해 공격하려 하였다.
“하하하 대사 내가 왜 살려줬는지 모르는가? 손자 때문일세. 이제 그만 반항하고 합치자고”
연산군은 이 헌에게 신단을 들고 다시 다가간다.
[강력하다. 받아들여라. 늘 네가 염원하던 힘이 아니더냐]
다시 이 헌이 가진 구슬에서 전음이 들리고 이 헌 역시 그 말에 홀리기 시작했다.
‘그래 내가 강해질 수만 있다면 영혼 그게 문제겠는가! 드디어 바라던 힘을 알게 되었다!’
이 헌은 긴장과 흥분 속에 구슬을 꺼내 연산군의 신단과 맞닿게 한다.
“그래그래”
“이렇게 하면 됩니까?”
“파지지직”
연산군의 신단과 이 헌의 구슬이 맞닿자 공명현상을 일으키며 붉은 기운이 둥그렇게 감싸기 시작한다.
“그래 이제 마음속으로 간절히 빌면서 합치게 해달라고 기를 넣어라”
“좋아요.”
이 헌은 강력한 염원을 빌며 구슬과 신단을 맞닿게 하면서 기를 넣었다.
“안 된다 헌아! 헌아!”
신진대사가 울부짖으면서 이 헌에게 달려갔다.
“파지지지지지직”
하지만 이미 이 헌의 염원에 의해 신단과 구슬이 격한 반응을 일으키면서 연산군과 이 헌의 주변을 시뻘건 불길로 감싸기 시작했다.
신단이 자신의 합체를 방해하지 말라는 무언의 경고였던 것이다.
“쿠쿠쿠쿠쿠쿵”
지축이 흔들리고 연산군 주변으로 강한 모래바람이 일고 불길까지 활활 타올랐다.
“헌아!”
신진대사가 이 헌의 손을 잡으려고 다가갔지만 스님들이 말리기 시작했다.
그 주변에 폭풍과 불길이 너무 거세었기 때문이다.
“안 된다 놔라 내 손자다. 내 손자가 영혼이 뺏긴단 말이다!”
신진대사의 울부짖음에 이 헌은 고개를 돌렸다.
“끄아아아 할 할아버지 이건 내가 원하는 일! 숙명이라고!”
“뭐? 헌아 안 된다 안 돼!”
신진대사가 이 헌에게 뛰어들었지만 연산군이 한 손으로 바람을 일으켰다.
“휘이이잉”
신진대사는 연산군이 쏜 바람을 맞고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늙은이가 보채기는, 이제 거의 다 되었다!”
연산군은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이 헌과 마주보고 있었다.
신단끼리 부딪치면서 요란한 소리와 함께 합쳐지고 있었다.
경주 토함산
“번쩍!”
길동은 자신의 부채에서 이상한 기운이 감지됨을 느꼈다.
활빈당 아이들과 구름을 타고 이동 중이라 신경을 구름 운행하는 데 쓰고 있었다.
“수아야 부채 꺼내서 살펴 봐”
수아는 길동의 주머니에 있는 부채를 꺼내었다.
무언가 멀리서 번쩍하는 굉음이 들리고 부채에서도 파르르 떠는 기운이 맴돌았다.
“헉 성태야 저기 아주 강한 기운이 느껴져”
수아는 자신의 반지 역시 강한 기운을 느끼고 파르르 떨고 있음을 발견했다.
“연산군 그 놈이 무슨 짓을 꾸민 게 틀림없다.”
“저기 불덩어리가 보이는 데”
준석이가 멀리서 보니 무언가 번쩍 하는 빛이 사방으로 퍼지는 게 보였다. 그 빛이 얼마나 강렬했는지 토함산 위로 솟구쳐 올라오는 것을 본 것이다.
“세상에 얼마나 큰 싸움이길래 저렇게 불꽃이 튀어?”
혁진이가 궁금해서 묻자 다들 심각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무언가 안 좋은 일이 생긴 거야. 빨리 가자”
“다들 꽉 붙잡아라! 아영아 나에게 기운을 좀 더 넣어다오”
“네? 더 빨리 가시게요. 아이들이 위험할 수 있는데”
“괜찮다. 꽉 잡으면 되니”
“네”
아영이는 염주에 기운을 넣어 홍길동에게 기를 나누어 주었다.
“좋아 힘이 넘치는 군. 구름아 저기 빛이 번쩍 거리는 곳으로 단숨에 가자!”
길동의 명령에 따라 구름은 빠른 속도로 토함산을 향해 무섭게 쏟아져 나갔다.
“번쩍 번쩍”
신단이 두 개가 맞물리면서 융합이 일어나고 그 주변에 번개가 치듯이 번쩍거렸다. 불길도 거세지고 그 불꽃이 토함산 위로까지 치솟았다.
“다들 멀리 물러나라!”
신진대사는 자신의 몸을 돌보지도 않고 주변 스님들에게 일갈로 명한다.
공력이 섞인 목소리가 장엄하게 울리자, 일제히 스님들은 뒤로 피한다.
“대사님도 피하십시오!”
영춘스님이 신진대사를 모시고 뒤로 물러난다.
“허 헌아”
신진대사의 안타까운 외침은 이 헌의 귀에 닿지 못하고 얇게 흩어져갔다.
“쿠쿠쿵”
마침내 신단이 두 개가 합쳐지면서 강력한 기운을 뿜어내더니 이번엔 하얀 아지랑이가 연산군과 이 헌을 감싸기 시작한다.
[물체가 융합하였으니 사람도 융합하여라]
신단은 하나의 목소리로 연산군과 이 헌에게 전음으로 울려 퍼졌다.
‘뭐? 사람이 하나로 된다고?’
이 헌이 어리둥절하는 사이 이미 하얀 아지랑이는 연산군과 이 헌을 감싸면서 주변을 잠시 어둡게 만들었다.
“아아아악”
갑자기 비명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하얀 아지랑이가 이 헌의 몸을 감싸면서 조여 왔기 때문이다.
[그대로 받아들여라. 너는 충분히 강한 몸을 가질 것이다]
전언이 울려 퍼지면서 다시 환하게 밝아진다.
그리고 사방이 다시 고요해지면서 아지랑이는 흩어지기 시작한다.
“번쩍”
연산군이 눈을 떴을 때 자신의 몸속에 무언가의 영혼이 들어왔음을 느꼈다.
‘설마 신단이 합쳐지면서 몸 까지 같이 합쳐진 건가?’
연산군은 자신의 몸속에 앞에 있던 이 헌의 영혼이 들어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몸에 젊고 신선한 기가 새롭게 돌고 돌면서 순환하기 시작했다.
“하아아아압!”
연산군이 두 손을 쫙 펼치자 사방이 엄청난 폭발로 뒤덮이면서 먼지가 자욱했다.
“콰콰쾅”
신단 역시 합쳐지면서 연산군의 몸속에 흡수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 드디어 내 힘이 넘쳐나기 시작한다. 으하하하하하하”
연산군은 매우 흡족한 듯이 사방을 향해 웃음을 터트렸다.
그 웃음이 매우 강렬하여 스님들은 일제히 귀를 막았다.
화룡 역시 소음벽을 쳐서 그 음파를 막을 수밖에 없었다.
“크르르르르”
을동이 연산군을 보더니 갑자기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끄으으 신단을 신단을 삼켰구나. 이런 내 몸이...”
을동은 자신이 나온 구슬이 연산군의 몸에 흡수되자, 그 기운 때문에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래 너도 원래대로 나에게 몸을 바치거라. 크하하하”
“어딜”
을동이 앞발을 내밀며 달려들었다.
“휘잉”
연산군은 재빨리 몸을 솟구치며 위로 점프를 하였다.
순식간에 아파트 10층 높이를 넘게 훌쩍 뛰어 오른 것이다.
“허억”
을동이 위를 올려보자 연산군은 작은 점으로 보였다.
“슈아아아아”
연산군은 아래로 낙하하면서 손을 뻗었다.
손에서 하얀 연막이 뿜어지면서 을동의 시야를 가렸다.
“크르르”
을동이 눈살을 찌푸리면서 고개를 드는 순간, 연산군의 주먹이 을동의 머리를 내리친다.
“꽝!”
단 일격에 을동은 그대로 앞으로 주욱 뻗었다.
“흐흐흐 그럼 얌전해저야지. 안 그래도 내 몸속의 신단이 너를 흡수하라고 알려주고 있다”
연산군은 비열하게 웃으면서 양 손에 기운을 모은다.
“흡성대법”
연산군은 양 손에 검은 기운이 솟구치더니 을동의 몸에 손을 댄다.
“얌전히 내 몸속으로 들어오거라.”
놀랍게도 을동의 몸은 마치 공기처럼 연산군의 손에 조금씩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저 저런”
“요괴를 삼키다니”
스님들이 이를 보고 일제히 놀란다.
내심 요괴가 싫었지만 을동이 연산군과 싸워주기를 바랬던 스님들이었다.
하지만 이미 을동은 힘을 잃고 연산군의 손에 흡수되어 버렸다.
“하하하하하!”
을동을 흡수한 연산군은 몸속에 기운이 충만한 지 크게 심호흡을 했다.
“으하하하하”
연산군의 강력한 웃음소리가 파장을 일으키며 토함산을 들썩거린다.
일개 개인이 산천초목을 들썩이는 매우 강력한 파장이었다.
“전하! 괜찮으십니까?”
어느 새 몸을 회복한 섬천과 풍백이 연산군에게 읊조린다.
“하하하 이제 내 꿈은 이루었다. 아니지 홍길동 그 녀석만 찾으면 된다.”
연산군이 강력한 기운을 내뿜으며 수련장을 지나가자 일제히 스님들이 막아선다.
“사찰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그냥 간단 말이냐!”
영춘스님이 연산군에게 원상태로 복구하라고 말한다.
“어디서 전하께 망발이냐!”
풍백이 스님들에게 눈을 부릅뜬다.
이때 신진대사가 부축을 받고 연산군에게 다가간다.
“당신이 정말 우리 헌이를 헌이의 영혼을 가져갔는가?”
신진대사는 눈을 부릅뜨며 연산군의 멱살을 쥔다.
“우리 헌이를 다시 돌려놓으라고!”
대사의 처절한 외침이 암자에 구슬프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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