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빈당 2020 108화
조회 : 154 추천 : 0 글자수 : 5,035 자 2024-09-17
108화
석굴암 암자 수련장
결국 신단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연산군은 이 헌의 영혼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신단에 갇혀 있었던 을동의 힘까지 흡수한 것이다.
엄청난 기운이 솟구치고 있어서 연산군 자신도 주체하기 힘들었다.
신진대사는 눈앞에서 자신의 손자가 사라진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는 연산군 앞에 가로 막고 그의 멱살을 잡는다.
“어서 내 손자를 다시 내 놓아라!”
신진대사의 울부짖음에 스님들도 어쩔 줄 몰라 한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이 헌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연산군의 붉은 눈만 더 벌겋게 타오르고 있을 뿐이었다.
“늙은이 이제 네 놈도 쓸모없군. 흐흐흐흐”
연산군은 비열한 웃음을 지으면서 신진대사의 손을 뿌리쳤다.
“쿠당탕탕”
신진대사는 연산군의 강력한 손짓에 저 만치 나동그라지고 말았다.
“대사님!”
주변에 있던 스님들이 일제히 신진대사에게 달려간다. 그들의 정신적 지주인 신진대사였던 것이다.
“네 이놈 도저히 용서 못한다!”
영춘 스님은 연산군을 노려보며 화를 낸다.
뒤에 다른 스님들까지 목봉을 들고 연산군을 감싸기 시작한다.
연산군은 이들이 가소롭기 그지없었다.
그냥 신단의 힘이 없어도 상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은 자신의 능력을 최고로 올릴 수 있는 무소불위의 상태였다.
“감히 본좌에게 대들 생각을 해? 귀찮은 날파리들 같으니라고”
연산군이 왼 손을 들자 그 주변에 땅이 움푹 꺼지면서 그 안에서 강력한 모래바람이 회오리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슈우우우웅”
“피해라!”
연산군을 에워쌌던 스님들은 일제히 뒤로 물러나며 모래바람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
“전하 제가 잔당들을 처리하겠습니다.”
어느 새 몸을 조금이나마 회복한 풍백이 연산군 앞에 나선다.
이미 신단을 합쳐 자신의 몸에 강력한 기운을 얻은 연산군은 더 이상 흥미가 없느지 그러라고 명한다.
다시 몸 풀 기회를 얻은 풍백은 양 손에 강력한 기운을 모아 쫘악 펼친다.
“다들 당해봐라 하하하”
풍백의 양 손에서 뻗어 나온 강력한 바람은 그 옆에 있던 스님들 4명을 일제히 멀리 날아가게 만들었다.
“퍼억!”
스님 한 명이 날아가다 바위에 부딪혀 큰 부상을 입고 말았다.
“큰일이다.”
“어서 다친 사람은 별채로 데리고 가라!”
영춘 스님은 일사분란하게 스님들에게 명하고 신진대사와 다친 사람들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켰다.
풍백은 신이 나서 계속 바람을 일으킨다.
무술실력이 뛰어난 스님 10명이 풍백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그 때였다.
“슈우우우웅”
어디선가 강력한 화살이 풍백을 향해 쏟아졌다.
“콰쾅!”
풍백은 간신히 뛰어 올라 화살을 피하였지만 그 파편이 튀면서 순간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그 때 누군가가 뒤에서 풍백의 몸을 양 팔로 감싸기 시작했다.
“네 네놈은 탄금과 혈사?”
어느 새 석굴암 암자에 도착한 탄금과 혈사 유성찬은 기회를 보고 풍백을 공격한 것이다.
“놔 놔라!”
“흐흐흐 네 놈 힘을 흡수해야겠다.”
유성찬의 몸을 빌린 혈사는 풍백을 양 손으로 꽉 진 채로 그의 기운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으으윽 사매! 뭐하는 거야”
다급한 풍백이 화룡을 부른다.
화룡 역시 스님들에게 불덩어리를 날려 길을 터려고 하다가 풍백의 다급한 소리를 듣고 쳐다본다.
분명히 탄금과 유성찬 아니 혈사가 틀림없었다.
“우리를 정말 배신할 셈이냐?”
“천만에 그저 나의 길을 가고자 할 뿐이다.”
탄금은 무뚝뚝하게 대꾸했다.
화룡은 불덩어리 구체를 풍백을 감싸고 있는 혈사에게 날렸다.
“화르르르”
“하하하하하”
혈사는 기다렸다는 듯이 한 손을 내밀어 화룡의 불덩어리 구체를 흡수하였다. 불덩어리는 점차 작아지더니 혈사의 손에게 사라진 것이다.
“헉”
화룡은 자신의 불덩어리 기운이 흡수당하자 놀란다.
이윽고 혈사는 풍백의 기운을 계속 빼앗아 자신의 기운으로 흡수하고 있었다.
“크아아아악”
풍백은 고통 속에서 결국 기절하여 늘어지고 말았다.
“흐흐흐”
혈사는 자신의 몸에 풍백의 기운을 흡수하여 온 몸에 순환시키고 있었다.
“웬일이냐? 아니지 아무튼 잘 왔다. 안 그래도 대가를 치러 줄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연산군이 눈을 번득거리면서 탄금을 쳐다본다.
“그럴 줄 알고 있습니다.”
탄금은 기죽지 않고 연산군의 눈을 쳐다보면서 대꾸한다.
“고작 혈사 저 녀석 때문에 그 난리를 피웠단 말인가? 허락도 받지 않고 다른 차원으로 이탈한 것은 큰 잘못이다. 게다가 넌 나에게 뉘우치지도 않았다. 아직도 내가 두렵지 않은가 보구나!”
연산군은 노기 어린 목소리로 탄금을 꾸짖는다.
그의 목소리는 단순히 화를 내는 것만으로도 음파가 강하게 발생하여 위압이 되었다.
탄금은 자신도 모르게 후들거리는 다리를 지탱할 수밖에 없었다.
확실히 제대로 된 신단의 힘을 얻은 연산군은 그 위용이 너무도 강했다.
“지금이라도 무릎 꿇고 용서를 빈다면 내 특별히 정상참작은 해주겠다.”
마치 탄금의 마음을 들여 보기라도 한 듯 연산군이 말한다.
“제 아우의 허물도 덮어주신단 말입니까?”
탄금은 혈사를 쳐다 본 뒤 연산군에게 말한다.
“크크크 누이 믿을 사람을 믿어야지”
혈사가 비웃음을 흘리며 풍백을 발로 걷어찬다.
“네 전하는 믿을 수 없습니다.”
“뭐라?”
“늘 신단을 가지고 우리를 통제하려고 한 것 다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든지 필요 없으면 토사구팽을 한다는 것도 압니다.”
“하하하하”
연산군은 기가 찬 듯 웃으며 탄금을 노려본다.
“네 너를 어여삐 여기고 노래 가락 소리가 좋아 편의를 많이 봐주었건만 이제 와서 그런 소리를 한단 말인가?”
“그래 탄금사저 이제라도 전하께 용서를 빌어. 그게 옳은 선택이야!”
어느 새 섬천이 다가와 탄금 앞에 선다.
그 역시 탄금과의 정이 많이 들어서인지 그녀와 척을 두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살짝 흠모하는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다.
“사형! 정신 차리세요. 전하는 당신도 언젠가 버릴 것입니다.”
“건방지다!”
“쫘악”
연산군은 한 손으로 탄금의 뺨을 후려갈겼다.
얼마나 매섭던지 탄금은 연산군에게 뺨세례를 맞고 10장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쿠당탕탕탕”
“누이!!!”
혈사가 이 모습을 보고 걱정이 되어 탄금에게 달려간다.
탄금은 바닥에 넘어진 채 가쁜 숨을 쉬며 천천히 일어난다.
“괜찮아?”
“으 응”
탄금이 일어서는데 입가에 피가 흐르는 게 보였다.
혈사는 분노가 솟구치면서 바로 연산군 앞에 달려간다.
“전하라고 모시던 것도 한때 이제는 봐주지 않을 거요!”
“흥 건방진 놈 안 그래도 직접 손봐주려 했다.”
연산군은 혈사에게 미소를 지으며 자세를 취한다.
“하압”
혈사는 연산군에게 달려가면서 자신의 주먹을 휘두른다.
“휘이잉”
연산군은 가볍게 뛰어 오르면서 혈사 등을 발로 찬다.
“퍼어억”
“쿠당탕탕”
혈사는 앞으로 고꾸라지면서 땅바닥에 엎어졌다.
재빨리 일어서는 사이 연산군의 손가락에서 하얀 빛이 나오는 것이 보였다.
“탄지공!”
연산군의 손가락에서 미사일처럼 탄지공이 쏟아져 나왔다.
“콰콰콰쾅”
혈사는 자신의 양손으로 장풍을 쏘아 탄지공을 맞받아쳤다.
풍백의 기운을 흡수해서 장풍의 위력이 대단해졌건만 연산군의 탄지공을 겨우 막아낼 수준이었다.
그 만큼 연산군은 강하고 강한 존재였다.
“흐흐 제법인데”
연산군은 고개를 으쓱하면서 이번에는 양 손에서 탄지공을 준비한다.
“우우우우웅”
손가락 2개에서 탄지공이 2개가 교차하면서 쏟아져 나간다.
“에잇”
혈사는 순간적으로 기를 끌어올려 양 손으로 불덩어리를 쏜다.
“콰콰쾅”
탄지공과 불덩어리가 부딪히자 엄청난 폭발음을 낸다. 자욱히 연기가 쌓이고 혈사의 시야가 흐릿한 순간 무언가 둔탁한 소리가 났다.
어느 새 재빨리 다가온 아니 날아온 연산군의 발이 혈사의 관자놀이를 정확히 가격한 것이다.
“퍼어억”
혈사는 급소를 한 대 맞고 바로 넘어져버렸다.
연산군의 공격은 정확하고 빨랐던 것이다.
일어서려는데 다리가 풀리는 지 제대로 서는 게 쉽지 않았다.
“에이 젠장”
혈사는 결심한 듯 자신의 등짐에서 혈검을 꺼낸다.
지난 번 경주 석굴암에서 불난리를 피웠던 문제의 검이었다.
“하하 겨우 그 따위로 날 상대할 수 있을까?”
연산군이 가볍게 웃으면서 비열한 미소를 짓는다.
“닥쳐!”
혈사는 혈검에 기운을 집중시키자 우웅 소리와 함께 혈검이 불타오르기 시작한다.
“죽어라!”
혈사는 혈검을 휘두르면서 연산군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위잉 위잉”
혈사가 혈검을 휘두를 때마다 강력한 불길이 이글거리면서 연산군을 위협한다.
연산군은 뒤로 피하면서 혈사의 빈틈을 노렸다.
“검과 일체다!”
혈사는 불덩어리가 된 혈검을 자신의 몸과 함께 일렬로 세워 연산군을 향해 쏟아져 나갔다.
마치 검과 자신의 몸이 하나가 되어 연산군을 공겨하는 것이었다.
“콰콰쾅”
연산군은 양 손으로 혈사의 공격을 막았다.
요란한 굉음이 울리고 혈사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온 힘을 다한 공격이 연산군에게 타격을 주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허억”
하지만 연산군은 혈검의 불덩어리를 막으면서 양 손으로 혈검을 붙잡고 있었다.
“이런 놔라!”
혈사는 혈검이 연산군에게 붙잡히자 당황하여 몸을 흔들어댄다.
하지만 연산군은 양 손으로 혈검을 붙잡은 채 요지부동이었다.
혈검에 더욱 뜨거운 기운을 불어넣자 혈검이 불이 붙은 채 이글거리기 시작했다.
“흥 제법이구나!”
연산군은 혈검을 붙잡은 손이 뜨거웠지만 놓지 않았다.
“애석하구나!”
연산군이 양 손에 기를 모아 증폭시키자 강력한 힘은 결국 혈검은 부러뜨린다.
“쨍강!”
“헉!”
불타는 혈검이 자신의 최고 무기인 혈검이 연산군의 손에 부러지게 된 모습을 보자 혈사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 이런 말도 안 되는!”
혈사는 너무 놀라 전의를 상실할 수밖에 없었다.
“흥 애송이”
연산군은 혈검을 부러뜨린 채 그 조각을 혈사에게 던진다.
“콰콰콰쾅”
혈검은 폭발하면서 혈사를 저 멀리 날려 보내고 있었다.
“쿠웅”
혈사는 전신이 그을리면서 쓰러졌다.
“아우!”
탄금은 울부짖으면서 자신의 가야금에서 냉기를 뽑아낸다.
“.......”
차가운 냉기가 혈사의 몸이 타는 것을 겨우 막았다.
하지만 혈사는 충격을 받아서인지 일어설 생각을 못했다.
“아우 괜찮아?”
탄금은 시커멓게 그을린 혈사를 보면서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연산군을 향해 독기를 품으면서 가야금에 기운을 집중시킨다.
“더 이상 저도 가만있지 않겠습니다.”
“하하하 배신한 주제에 가당치 않구나. 그래 어디 재주 있게 해 보거라!”
탄금은 가야금에 최대의 기운을 집중시켜서 연주하기 시작한다.
평소보다 가야금이 우울한 빛을 띠면서 연주노래소리가 들린다.
“우우우~~ 우우웅”
마치 구슬프게 우는 원망과 한탄의 소리가 바람을 타고 연산군의 귀로 흘러 들어가기 시작한다.
“뭐냐 이 곡은?”
“죽음의 서막입니다.”
“무어라?”
탄금은 입에 피를 토하면서 천천히 가야금을 연주하고 있었다.
석굴암 암자 수련장
결국 신단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연산군은 이 헌의 영혼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신단에 갇혀 있었던 을동의 힘까지 흡수한 것이다.
엄청난 기운이 솟구치고 있어서 연산군 자신도 주체하기 힘들었다.
신진대사는 눈앞에서 자신의 손자가 사라진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는 연산군 앞에 가로 막고 그의 멱살을 잡는다.
“어서 내 손자를 다시 내 놓아라!”
신진대사의 울부짖음에 스님들도 어쩔 줄 몰라 한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이 헌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연산군의 붉은 눈만 더 벌겋게 타오르고 있을 뿐이었다.
“늙은이 이제 네 놈도 쓸모없군. 흐흐흐흐”
연산군은 비열한 웃음을 지으면서 신진대사의 손을 뿌리쳤다.
“쿠당탕탕”
신진대사는 연산군의 강력한 손짓에 저 만치 나동그라지고 말았다.
“대사님!”
주변에 있던 스님들이 일제히 신진대사에게 달려간다. 그들의 정신적 지주인 신진대사였던 것이다.
“네 이놈 도저히 용서 못한다!”
영춘 스님은 연산군을 노려보며 화를 낸다.
뒤에 다른 스님들까지 목봉을 들고 연산군을 감싸기 시작한다.
연산군은 이들이 가소롭기 그지없었다.
그냥 신단의 힘이 없어도 상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금은 자신의 능력을 최고로 올릴 수 있는 무소불위의 상태였다.
“감히 본좌에게 대들 생각을 해? 귀찮은 날파리들 같으니라고”
연산군이 왼 손을 들자 그 주변에 땅이 움푹 꺼지면서 그 안에서 강력한 모래바람이 회오리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슈우우우웅”
“피해라!”
연산군을 에워쌌던 스님들은 일제히 뒤로 물러나며 모래바람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
“전하 제가 잔당들을 처리하겠습니다.”
어느 새 몸을 조금이나마 회복한 풍백이 연산군 앞에 나선다.
이미 신단을 합쳐 자신의 몸에 강력한 기운을 얻은 연산군은 더 이상 흥미가 없느지 그러라고 명한다.
다시 몸 풀 기회를 얻은 풍백은 양 손에 강력한 기운을 모아 쫘악 펼친다.
“다들 당해봐라 하하하”
풍백의 양 손에서 뻗어 나온 강력한 바람은 그 옆에 있던 스님들 4명을 일제히 멀리 날아가게 만들었다.
“퍼억!”
스님 한 명이 날아가다 바위에 부딪혀 큰 부상을 입고 말았다.
“큰일이다.”
“어서 다친 사람은 별채로 데리고 가라!”
영춘 스님은 일사분란하게 스님들에게 명하고 신진대사와 다친 사람들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켰다.
풍백은 신이 나서 계속 바람을 일으킨다.
무술실력이 뛰어난 스님 10명이 풍백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그 때였다.
“슈우우우웅”
어디선가 강력한 화살이 풍백을 향해 쏟아졌다.
“콰쾅!”
풍백은 간신히 뛰어 올라 화살을 피하였지만 그 파편이 튀면서 순간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그 때 누군가가 뒤에서 풍백의 몸을 양 팔로 감싸기 시작했다.
“네 네놈은 탄금과 혈사?”
어느 새 석굴암 암자에 도착한 탄금과 혈사 유성찬은 기회를 보고 풍백을 공격한 것이다.
“놔 놔라!”
“흐흐흐 네 놈 힘을 흡수해야겠다.”
유성찬의 몸을 빌린 혈사는 풍백을 양 손으로 꽉 진 채로 그의 기운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으으윽 사매! 뭐하는 거야”
다급한 풍백이 화룡을 부른다.
화룡 역시 스님들에게 불덩어리를 날려 길을 터려고 하다가 풍백의 다급한 소리를 듣고 쳐다본다.
분명히 탄금과 유성찬 아니 혈사가 틀림없었다.
“우리를 정말 배신할 셈이냐?”
“천만에 그저 나의 길을 가고자 할 뿐이다.”
탄금은 무뚝뚝하게 대꾸했다.
화룡은 불덩어리 구체를 풍백을 감싸고 있는 혈사에게 날렸다.
“화르르르”
“하하하하하”
혈사는 기다렸다는 듯이 한 손을 내밀어 화룡의 불덩어리 구체를 흡수하였다. 불덩어리는 점차 작아지더니 혈사의 손에게 사라진 것이다.
“헉”
화룡은 자신의 불덩어리 기운이 흡수당하자 놀란다.
이윽고 혈사는 풍백의 기운을 계속 빼앗아 자신의 기운으로 흡수하고 있었다.
“크아아아악”
풍백은 고통 속에서 결국 기절하여 늘어지고 말았다.
“흐흐흐”
혈사는 자신의 몸에 풍백의 기운을 흡수하여 온 몸에 순환시키고 있었다.
“웬일이냐? 아니지 아무튼 잘 왔다. 안 그래도 대가를 치러 줄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연산군이 눈을 번득거리면서 탄금을 쳐다본다.
“그럴 줄 알고 있습니다.”
탄금은 기죽지 않고 연산군의 눈을 쳐다보면서 대꾸한다.
“고작 혈사 저 녀석 때문에 그 난리를 피웠단 말인가? 허락도 받지 않고 다른 차원으로 이탈한 것은 큰 잘못이다. 게다가 넌 나에게 뉘우치지도 않았다. 아직도 내가 두렵지 않은가 보구나!”
연산군은 노기 어린 목소리로 탄금을 꾸짖는다.
그의 목소리는 단순히 화를 내는 것만으로도 음파가 강하게 발생하여 위압이 되었다.
탄금은 자신도 모르게 후들거리는 다리를 지탱할 수밖에 없었다.
확실히 제대로 된 신단의 힘을 얻은 연산군은 그 위용이 너무도 강했다.
“지금이라도 무릎 꿇고 용서를 빈다면 내 특별히 정상참작은 해주겠다.”
마치 탄금의 마음을 들여 보기라도 한 듯 연산군이 말한다.
“제 아우의 허물도 덮어주신단 말입니까?”
탄금은 혈사를 쳐다 본 뒤 연산군에게 말한다.
“크크크 누이 믿을 사람을 믿어야지”
혈사가 비웃음을 흘리며 풍백을 발로 걷어찬다.
“네 전하는 믿을 수 없습니다.”
“뭐라?”
“늘 신단을 가지고 우리를 통제하려고 한 것 다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든지 필요 없으면 토사구팽을 한다는 것도 압니다.”
“하하하하”
연산군은 기가 찬 듯 웃으며 탄금을 노려본다.
“네 너를 어여삐 여기고 노래 가락 소리가 좋아 편의를 많이 봐주었건만 이제 와서 그런 소리를 한단 말인가?”
“그래 탄금사저 이제라도 전하께 용서를 빌어. 그게 옳은 선택이야!”
어느 새 섬천이 다가와 탄금 앞에 선다.
그 역시 탄금과의 정이 많이 들어서인지 그녀와 척을 두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살짝 흠모하는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다.
“사형! 정신 차리세요. 전하는 당신도 언젠가 버릴 것입니다.”
“건방지다!”
“쫘악”
연산군은 한 손으로 탄금의 뺨을 후려갈겼다.
얼마나 매섭던지 탄금은 연산군에게 뺨세례를 맞고 10장 밖으로 튕겨져 나갔다.
“쿠당탕탕탕”
“누이!!!”
혈사가 이 모습을 보고 걱정이 되어 탄금에게 달려간다.
탄금은 바닥에 넘어진 채 가쁜 숨을 쉬며 천천히 일어난다.
“괜찮아?”
“으 응”
탄금이 일어서는데 입가에 피가 흐르는 게 보였다.
혈사는 분노가 솟구치면서 바로 연산군 앞에 달려간다.
“전하라고 모시던 것도 한때 이제는 봐주지 않을 거요!”
“흥 건방진 놈 안 그래도 직접 손봐주려 했다.”
연산군은 혈사에게 미소를 지으며 자세를 취한다.
“하압”
혈사는 연산군에게 달려가면서 자신의 주먹을 휘두른다.
“휘이잉”
연산군은 가볍게 뛰어 오르면서 혈사 등을 발로 찬다.
“퍼어억”
“쿠당탕탕”
혈사는 앞으로 고꾸라지면서 땅바닥에 엎어졌다.
재빨리 일어서는 사이 연산군의 손가락에서 하얀 빛이 나오는 것이 보였다.
“탄지공!”
연산군의 손가락에서 미사일처럼 탄지공이 쏟아져 나왔다.
“콰콰콰쾅”
혈사는 자신의 양손으로 장풍을 쏘아 탄지공을 맞받아쳤다.
풍백의 기운을 흡수해서 장풍의 위력이 대단해졌건만 연산군의 탄지공을 겨우 막아낼 수준이었다.
그 만큼 연산군은 강하고 강한 존재였다.
“흐흐 제법인데”
연산군은 고개를 으쓱하면서 이번에는 양 손에서 탄지공을 준비한다.
“우우우우웅”
손가락 2개에서 탄지공이 2개가 교차하면서 쏟아져 나간다.
“에잇”
혈사는 순간적으로 기를 끌어올려 양 손으로 불덩어리를 쏜다.
“콰콰쾅”
탄지공과 불덩어리가 부딪히자 엄청난 폭발음을 낸다. 자욱히 연기가 쌓이고 혈사의 시야가 흐릿한 순간 무언가 둔탁한 소리가 났다.
어느 새 재빨리 다가온 아니 날아온 연산군의 발이 혈사의 관자놀이를 정확히 가격한 것이다.
“퍼어억”
혈사는 급소를 한 대 맞고 바로 넘어져버렸다.
연산군의 공격은 정확하고 빨랐던 것이다.
일어서려는데 다리가 풀리는 지 제대로 서는 게 쉽지 않았다.
“에이 젠장”
혈사는 결심한 듯 자신의 등짐에서 혈검을 꺼낸다.
지난 번 경주 석굴암에서 불난리를 피웠던 문제의 검이었다.
“하하 겨우 그 따위로 날 상대할 수 있을까?”
연산군이 가볍게 웃으면서 비열한 미소를 짓는다.
“닥쳐!”
혈사는 혈검에 기운을 집중시키자 우웅 소리와 함께 혈검이 불타오르기 시작한다.
“죽어라!”
혈사는 혈검을 휘두르면서 연산군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위잉 위잉”
혈사가 혈검을 휘두를 때마다 강력한 불길이 이글거리면서 연산군을 위협한다.
연산군은 뒤로 피하면서 혈사의 빈틈을 노렸다.
“검과 일체다!”
혈사는 불덩어리가 된 혈검을 자신의 몸과 함께 일렬로 세워 연산군을 향해 쏟아져 나갔다.
마치 검과 자신의 몸이 하나가 되어 연산군을 공겨하는 것이었다.
“콰콰쾅”
연산군은 양 손으로 혈사의 공격을 막았다.
요란한 굉음이 울리고 혈사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자신의 온 힘을 다한 공격이 연산군에게 타격을 주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허억”
하지만 연산군은 혈검의 불덩어리를 막으면서 양 손으로 혈검을 붙잡고 있었다.
“이런 놔라!”
혈사는 혈검이 연산군에게 붙잡히자 당황하여 몸을 흔들어댄다.
하지만 연산군은 양 손으로 혈검을 붙잡은 채 요지부동이었다.
혈검에 더욱 뜨거운 기운을 불어넣자 혈검이 불이 붙은 채 이글거리기 시작했다.
“흥 제법이구나!”
연산군은 혈검을 붙잡은 손이 뜨거웠지만 놓지 않았다.
“애석하구나!”
연산군이 양 손에 기를 모아 증폭시키자 강력한 힘은 결국 혈검은 부러뜨린다.
“쨍강!”
“헉!”
불타는 혈검이 자신의 최고 무기인 혈검이 연산군의 손에 부러지게 된 모습을 보자 혈사는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 이런 말도 안 되는!”
혈사는 너무 놀라 전의를 상실할 수밖에 없었다.
“흥 애송이”
연산군은 혈검을 부러뜨린 채 그 조각을 혈사에게 던진다.
“콰콰콰쾅”
혈검은 폭발하면서 혈사를 저 멀리 날려 보내고 있었다.
“쿠웅”
혈사는 전신이 그을리면서 쓰러졌다.
“아우!”
탄금은 울부짖으면서 자신의 가야금에서 냉기를 뽑아낸다.
“.......”
차가운 냉기가 혈사의 몸이 타는 것을 겨우 막았다.
하지만 혈사는 충격을 받아서인지 일어설 생각을 못했다.
“아우 괜찮아?”
탄금은 시커멓게 그을린 혈사를 보면서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연산군을 향해 독기를 품으면서 가야금에 기운을 집중시킨다.
“더 이상 저도 가만있지 않겠습니다.”
“하하하 배신한 주제에 가당치 않구나. 그래 어디 재주 있게 해 보거라!”
탄금은 가야금에 최대의 기운을 집중시켜서 연주하기 시작한다.
평소보다 가야금이 우울한 빛을 띠면서 연주노래소리가 들린다.
“우우우~~ 우우웅”
마치 구슬프게 우는 원망과 한탄의 소리가 바람을 타고 연산군의 귀로 흘러 들어가기 시작한다.
“뭐냐 이 곡은?”
“죽음의 서막입니다.”
“무어라?”
탄금은 입에 피를 토하면서 천천히 가야금을 연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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