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빈당 2020 94화
조회 : 602 추천 : 0 글자수 : 5,099 자 2024-05-28
94화
동백고등학교 옥상
혁진이와 대한이는 서로 노려보면서 공격할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확실히 대한이는 덩치도 컸고 체격도 좋았다.
물론 혁진이 역시 키가 큰 편이었지만 대한이랑 비교할 때는 작아보였던 것은 사실이다.
“어쩌다 구현이를 이겼는지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안 될걸”
“그야 두고 보면 알겠지”
“건방진 활빈당 잡종들 같으니”
대한이는 성큼성큼 큰 덩치를 이끌면서 혁진이에게 다가가 주먹을 휘두른다.
“휘잉”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무섭게 파공성을 울린다.
혁진이는 바로 옆으로 피하였고 대한이의 주먹은 벽에 부딪히면서 그 벽에 실금이 가는 것이 보였다.
“쿠웅”
‘정말 무식한 놈이군’
혁진이는 피하면서 등에 식은땀이 흐르는 게 느껴졌다.
확실히 대한이의 주먹은 벽에 충격을 줄 정도로 단단하고 무쇠처럼 보였다.
“어쭈 피했어?”
“흥 가만히 앉아서 네 무식한 주먹을 맞아주길 바랬냐?”
혁진이의 대꾸에 대한이는 다시 주먹을 휘두른다.
“휘잉 휘잉”
혁진이는 뒤로 물러나면서 대한이의 주먹 사정거리에 닿지 않기 위해 자꾸 피하였다.
그러다가 발에 힘을 주면서 갑자기 박차고 대한이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린다.
“퍼억”
대한이의 얼굴에 혁진이의 주먹이 꽂혔다. 그리고 혁진이는 대한이가 숨 돌릴 틈을 주지 않고 계속 속사포처럼 주먹을 날린다.
“퍼퍼퍼퍽”
대한이는 계속 맞으니 정신이 어지러워졌고 비틀거렸다.
“마무리다!”
혁진이는 발을 들어 대한이의 얼굴에 그대로 내리 찍는다.
“터억”
“?”
대한이는 그 와중에 혁진이가 공격한 발을 붙잡는다.
“놔라”
“걸렸다”
대한이는 혁진이의 발을 붙잡은 채 그대로 체중을 실어 혁진이의 다리를 깔아뭉갠다.
“뿌드드득”
“아아아악”
혁진이는 고통 속에서 비명을 질렀다.
대한이가 무식하게 자신의 다리를 부여잡고 그대로 몸 전체로 깔아뭉개 버렸기 때문이다.
다리에 뼈가 부러질 듯한 소리가 들렸다.
온 몸이 떨리고 다리는 퉁퉁 붓기 시작한다.
“어떡해”
멀리서 수아가 발을 동동 굴린다.
아무래도 혁진이에게 큰 상처가 난 모양임을 알 수 있었다.
대한이가 다시 일어서서 혁진이의 남은 다리마저 공격하려고 자세를 잡는다.
“크크크 네 한쪽 남은 다리마저 부러뜨려 주마!”
“잔인한 놈”
“죽어라”
대한이가 다시 체중을 싣고 혁진이의 반대쪽 다리를 잡고 깔아뭉개려는 순간, 혁진이는 재빨리 몸을 뒤튼다.
“어딜 빠져 나오려고”
대한이가 다시 혁진이의 다리를 잡으려는 순간, 혁진이는 넘어진 채로 그대로 부상당한 다리로 대한이의 관자놀이를 공격하였다.
“퍽”
둔탁한 소리가 나면서 대한이가 비틀거린다.
비록 방금 퉁퉁 부은 다리였지만 혁진이의 공격은 대한이의 급소를 정확하게 공격하였던 것이다.
“한 번 더”
혁진이는 부상을 무릎 쓰고 고통을 참아가면서 다시 아픈 다리의 무릎으로 대한이의 관자놀이를 재차 공격하였다.
“퍼퍽”
대한이는 자신의 맷집을 믿다가 관자놀이를 공격당하자 머리가 어지러워지면서 그대로 넘어진다.
“쿠웅”
혁진이는 아픈 다리를 부여잡고 고통에 힘겨워하면서 일어난다.
온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다리가 퉁퉁 부어서인지 제대로 서있기 조차 힘들었다.
그래도 쓰러지지 않겠다는 각오로 힘들게 서 있는 상태였다.
“이 이자식이”
대한이는 머리를 감싸면서 자신도 비틀거리면서 일어난다.
관자놀이를 맞아서 머리가 띵하였지만 자신도 일어서다가 다시 넘어진다.
“?”
“뭐냐 어떻게 된거야?”
“누가 이겼냐?”
선도부 아이들이 자세히 보러 몰려든다.
“그만 이 싸움은 무승부다.”
“대한이를 데려 와라”
부회장 혜령이가 선도부 아이들에게 명령하자 넘어진 대한이를 뒤로 데리고 간다.
“혁진아!”
준석이와 수아가 혁진이를 부축하면서 아영이에게 데리고 간다.
“잘 싸웠어”
“다리는 어때?”
“으으”
혁진이는 비틀거리면서 활빈당 아이들의 뒤에 앉아 아영이에게 치료를 받기 시작한다.
“일단 바지를 걷어 봐”
“내가 봐 주지”
뒤에 있던 송이가 혁진이의 바지 단을 걷어 올린다. 그러자 다리가 퉁퉁 부어 있었고, 상처가 있었는지 무릎 밑 부분에 피가 나오고 있었다.
“세상에 이렇게나 아픈 데 참고 있었어?”
“일단 피가 계속 흐르니 지혈부터 하자”
아영이가 놀라워하면서 붕대를 찾는다.
송이가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붕대를 꺼내 혁진이의 무릎 밑 부분을 둥글게 만다.
“야 제대로 하는 거 맞아?”
“시끄러 붕대 감는 법은 너보다 잘하니까”
송이는 자신도 아픈 몸이지만 아영이에게 치료를 받아서인지 한결 가벼워진 상태였다.
혁진이의 퉁퉁 부은 다리에 피가 더 이상 나지 않게 상처부위를 닦아내고 붕대로 감는다.
그러자 아영이는 염주에 기를 모으고 혁진이의 퉁퉁 부은 다리에 손을 얹는다.
“우우우웅”
염주에 푸른빛이 감돌면서 혁진이의 부은 다리에 모여들기 시작한다.
혁진이는 빛이 자신의 다리를 감싸자 포근한 기분을 느낀다.
언제나 접촉해도 좋은 느낌이었다.
혁진이는 편안하게 누워 조용히 눈을 감았다. 빨리 치유가 되길 바라면서
염주는 빛을 더 내면서 혁진이의 퉁퉁 부은 다리에 붓기가 가라앉게 하고 있었다.
유한이는 이를 지켜보다가 선도부에서 한 사람이 나서자 자신이 나서겠다고 한다.
“흥 너냐?”
2학년 친위대 중 한 명인 철한이가 나서고 있었던 것이다.
철한이는 자신의 머리를 단단히 만지면서 기세를 뽐냈다.
“야 배신자 1학년 넌 죽을 각오해라”
“흥”
“건방진”
철한이는 유한이가 콧방귀를 끼자 흥분하면서 달려든다. 처음부터 바로 각을 잡고 공격하려고 마음먹은 유한이는 바로 달려오는 시간차를 계산하면서 공중에 뛰어오른다.
“?”
“플라잉 킥”
유한이는 철한이가 달려와서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순간, 공중에 뛰어오르면서 그대로 오른발로 뻗어 철한이의 어깨를 찬다.
“콰쾅”
“윽”
철한이는 유한이의 다리 공격을 맞고 그대로 넘어져 버렸다.
처음부터 유한이가 공중에서 날아차기를 할 줄을 생각도 못하면서 그대로 당한 것이다.
옥상 바닥에 넘어지면서 하필이면 앞으로 넘어져 코가 깨졌다.
일어서니 코에서 코피가 줄줄 흐른다.
장미 옆에 있던 정보부원 하나가 손수건을 철한이에게 건넨다.
철한이는 얼굴이 시벌게진 채로 다시 유한이에게 달려든다.
유한이는 다시 발차기로 상대방을 공격한다.
“휘잉”
철한이는 이 번에는 유한이의 발을 피하였다. 그리고 손을 뻗어 유한이의 다리를 잡으려고 하였다.
“어딜”
유한이는 그대로 뒤를 돌면서 회축으로 철한이를 공격하였다.
“쾅!”
제법 요란한 소리가 나면서 유한이는 자신의 공격이 상대방의 머리에 적중했음을 느꼈다.
“?”
하지만 유한이의 발이 철한이의 머리를 찼지만 철한이는 별로 충격이 없었다.
“하하하 내 머리가 돌머리인지는 잊었냐?”
“아”
철한이는 박치기를 전문으로 하면서 자신의 머리를 쇠처럼 단련시켰다.
그래서인지 웬만해서는 머리를 맞아도 큰 충격이 없었다.
“크크크 잡았다.”
유한이가 잠시 당황하여 왼 발을 거두는 사이 철한이는 그것을 놓치지 않고 유한이의 다리를 잡았다.
그리고 자신의 발로 유한이의 오른발을 걷어찼다.
“퍼어억”
유한이는 한 발이 잡혀있고 나머지 서서 지탱하던 발이 공격을 당하자 그대로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쿠당탕”
넘어지면서 재빨리 일어서는 순간, 철한이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그대로 자신의 머리를 유한이의 머리에 밀어 넣었다.
“대가리 박치기다!!”
“오 철한이 특기 나왔다.”
“돌대가리 돌대가리!”
선도부에서 응원전이라도 하는 듯 철한이의 박치기 기술을 환호했다.
“쿠우웅”
옥상에 요란한 소리가 나더니 철한이의 머리와 유한이의 머리가 부딪혔다.
유한이는 순간 눈앞에 별들이 번쩍이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자신의 코에 붉은 피가 휘날리면서 자신 역시 중심을 잃고 다시 쓰러지고 있었다.
“크하하하 맛이 어떠냐!”
철한이는 자신의 머리를 어루만지면서 의기양양하게 웃고 있었다.
경주 석굴암
연산군과 특검대 일원들은 석굴암 주변 암자에서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운기조식을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첨성대에서 여기까지 무리하게 속도를 올리고 달려오면서 일정량의 기운을 소모했기 때문이다.
화룡이 전에 왔던 곳에서 조금 더 위로 올라가자고 제안할 때 연산군은 이 헌의 위치가 정확히 어디인지 제령에게 묻는다.
“제령 다시 확인해 보아라!”
“네 전하”
제령은 수정구를 꺼내어 이 헌의 위치를 확인하였다.
이 헌과의 위치가 가까워졌는지 붉은 점이 매우 선명해 보였고, 미세한 소리까지 감지할 수 있었다.
“거의 지척입니다.”
“어라? 암자 위로 계속 올라가는데?”
섬천이 수정구를 보니 이 헌이 위로 올라가는 모습이 제법 잘 보였다. 그리고 조금 더 위에 스님들이 수련하는 모습도 어렴풋이 나타났다.
“그리로 천천히 가지. 굳이 다른 이에게 들키진 말고”
이 헌은 석굴암 암자에서 계속 올라가고 있었다.
이 헌이 암자에서 중간 정도 올라가자 대나무 숲이 보였고 그 곳에서 스님들의 일행들이 있었다.
스님들은 수련을 하다가 왠 낯선 사람이 들어오자 경계의 눈빛을 띠면서 말한다.
“뉘시오? 여기는 손님들이 올 수 없는 금지구역이오만”
이 헌은 말없이 합장하였다.
“학생 같은데”
옆에 있는 다른 스님이 말한다.
이들은 예전에 혈사랑 큰 결투를 벌이고 부상을 당한 뒤 회복하면서 수련에 더 열심히 증진하는 중이었다.
“돌아가시오. 여긴 출입하는 곳이 아니오.”
“하하하 누굴 만나러 왔습니다.”
“누구를 만나러 여기 금지된 장소에 온다는 것인지?”
스님들은 자신의 수련에 방해가 되자 짐짓 불편한 기색을 보이면서 이 헌에게 돌아가라고 말한다.
“어쨌든 여기는 아니니 돌아가시오!”
“댁들과는 상관없고 전 신진대사를 만나러 왔습니다.”
“뭐라고?”
스님들은 일제히 놀랐다.
신진대사는 스님들 중에서도 최고의 지위에 계신 분이 아닌가! 그런데 일개 모르는 학생이 그 분을 찾으니 기가 찬 것이다.
“일개 연고도 없고 출입이 금지된 지역에 나와서 대뜸 최고로 존엄하신 분을 찾다니 무엄하도다!”
스님 중 한 명이 수련을 하는 타구봉을 이 헌에게 내밀면서 불쾌감을 보였다.
“학생 여기를 잘 못 들어온 것 같은데 이만 돌아가게”
스님이 타구봉으로 약간의 위협 아닌 위협을 보였지만, 이 헌은 코웃음만 칠뿐이었다.
“지금 물러나지 않는다면 타구봉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네. 학생”
스님 한 분이 다시 위협을 하지만 이 헌은 기다렸다는 듯이 자세를 잡는다.
“어디 해보시지요”
이 헌은 스님들의 실력이 궁금한 지 타구봉을 발로 차버렸다.
“퍼펑”
타구봉이 이 헌의 발을 맞고 저 멀리 굴러가자 스님이 노하여 이 헌을 공격하려 한다.
“그만!”
그 때 엄중한 소리가 들리면서 스님 중 지체가 있는 영륜 스님이 다른 스님에게 꾸짖는다.
때 마침 영륜 스님이 신진대사를 모시고 수련 장소에 걸어오는 중이었다.
스님들이 일제히 신진대사를 보자 고개를 숙인다.
“대사님을 뵈옵니다.”
신진대사가 손짓을 하며 응수하다 시선을 돌려 이 헌을 바라본다.
이 헌은 의기양양하게 신진대사에게 다가간다.
“오랜만입니다. 할아버지!”
동백고등학교 옥상
혁진이와 대한이는 서로 노려보면서 공격할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확실히 대한이는 덩치도 컸고 체격도 좋았다.
물론 혁진이 역시 키가 큰 편이었지만 대한이랑 비교할 때는 작아보였던 것은 사실이다.
“어쩌다 구현이를 이겼는지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안 될걸”
“그야 두고 보면 알겠지”
“건방진 활빈당 잡종들 같으니”
대한이는 성큼성큼 큰 덩치를 이끌면서 혁진이에게 다가가 주먹을 휘두른다.
“휘잉”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무섭게 파공성을 울린다.
혁진이는 바로 옆으로 피하였고 대한이의 주먹은 벽에 부딪히면서 그 벽에 실금이 가는 것이 보였다.
“쿠웅”
‘정말 무식한 놈이군’
혁진이는 피하면서 등에 식은땀이 흐르는 게 느껴졌다.
확실히 대한이의 주먹은 벽에 충격을 줄 정도로 단단하고 무쇠처럼 보였다.
“어쭈 피했어?”
“흥 가만히 앉아서 네 무식한 주먹을 맞아주길 바랬냐?”
혁진이의 대꾸에 대한이는 다시 주먹을 휘두른다.
“휘잉 휘잉”
혁진이는 뒤로 물러나면서 대한이의 주먹 사정거리에 닿지 않기 위해 자꾸 피하였다.
그러다가 발에 힘을 주면서 갑자기 박차고 대한이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린다.
“퍼억”
대한이의 얼굴에 혁진이의 주먹이 꽂혔다. 그리고 혁진이는 대한이가 숨 돌릴 틈을 주지 않고 계속 속사포처럼 주먹을 날린다.
“퍼퍼퍼퍽”
대한이는 계속 맞으니 정신이 어지러워졌고 비틀거렸다.
“마무리다!”
혁진이는 발을 들어 대한이의 얼굴에 그대로 내리 찍는다.
“터억”
“?”
대한이는 그 와중에 혁진이가 공격한 발을 붙잡는다.
“놔라”
“걸렸다”
대한이는 혁진이의 발을 붙잡은 채 그대로 체중을 실어 혁진이의 다리를 깔아뭉갠다.
“뿌드드득”
“아아아악”
혁진이는 고통 속에서 비명을 질렀다.
대한이가 무식하게 자신의 다리를 부여잡고 그대로 몸 전체로 깔아뭉개 버렸기 때문이다.
다리에 뼈가 부러질 듯한 소리가 들렸다.
온 몸이 떨리고 다리는 퉁퉁 붓기 시작한다.
“어떡해”
멀리서 수아가 발을 동동 굴린다.
아무래도 혁진이에게 큰 상처가 난 모양임을 알 수 있었다.
대한이가 다시 일어서서 혁진이의 남은 다리마저 공격하려고 자세를 잡는다.
“크크크 네 한쪽 남은 다리마저 부러뜨려 주마!”
“잔인한 놈”
“죽어라”
대한이가 다시 체중을 싣고 혁진이의 반대쪽 다리를 잡고 깔아뭉개려는 순간, 혁진이는 재빨리 몸을 뒤튼다.
“어딜 빠져 나오려고”
대한이가 다시 혁진이의 다리를 잡으려는 순간, 혁진이는 넘어진 채로 그대로 부상당한 다리로 대한이의 관자놀이를 공격하였다.
“퍽”
둔탁한 소리가 나면서 대한이가 비틀거린다.
비록 방금 퉁퉁 부은 다리였지만 혁진이의 공격은 대한이의 급소를 정확하게 공격하였던 것이다.
“한 번 더”
혁진이는 부상을 무릎 쓰고 고통을 참아가면서 다시 아픈 다리의 무릎으로 대한이의 관자놀이를 재차 공격하였다.
“퍼퍽”
대한이는 자신의 맷집을 믿다가 관자놀이를 공격당하자 머리가 어지러워지면서 그대로 넘어진다.
“쿠웅”
혁진이는 아픈 다리를 부여잡고 고통에 힘겨워하면서 일어난다.
온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다리가 퉁퉁 부어서인지 제대로 서있기 조차 힘들었다.
그래도 쓰러지지 않겠다는 각오로 힘들게 서 있는 상태였다.
“이 이자식이”
대한이는 머리를 감싸면서 자신도 비틀거리면서 일어난다.
관자놀이를 맞아서 머리가 띵하였지만 자신도 일어서다가 다시 넘어진다.
“?”
“뭐냐 어떻게 된거야?”
“누가 이겼냐?”
선도부 아이들이 자세히 보러 몰려든다.
“그만 이 싸움은 무승부다.”
“대한이를 데려 와라”
부회장 혜령이가 선도부 아이들에게 명령하자 넘어진 대한이를 뒤로 데리고 간다.
“혁진아!”
준석이와 수아가 혁진이를 부축하면서 아영이에게 데리고 간다.
“잘 싸웠어”
“다리는 어때?”
“으으”
혁진이는 비틀거리면서 활빈당 아이들의 뒤에 앉아 아영이에게 치료를 받기 시작한다.
“일단 바지를 걷어 봐”
“내가 봐 주지”
뒤에 있던 송이가 혁진이의 바지 단을 걷어 올린다. 그러자 다리가 퉁퉁 부어 있었고, 상처가 있었는지 무릎 밑 부분에 피가 나오고 있었다.
“세상에 이렇게나 아픈 데 참고 있었어?”
“일단 피가 계속 흐르니 지혈부터 하자”
아영이가 놀라워하면서 붕대를 찾는다.
송이가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붕대를 꺼내 혁진이의 무릎 밑 부분을 둥글게 만다.
“야 제대로 하는 거 맞아?”
“시끄러 붕대 감는 법은 너보다 잘하니까”
송이는 자신도 아픈 몸이지만 아영이에게 치료를 받아서인지 한결 가벼워진 상태였다.
혁진이의 퉁퉁 부은 다리에 피가 더 이상 나지 않게 상처부위를 닦아내고 붕대로 감는다.
그러자 아영이는 염주에 기를 모으고 혁진이의 퉁퉁 부은 다리에 손을 얹는다.
“우우우웅”
염주에 푸른빛이 감돌면서 혁진이의 부은 다리에 모여들기 시작한다.
혁진이는 빛이 자신의 다리를 감싸자 포근한 기분을 느낀다.
언제나 접촉해도 좋은 느낌이었다.
혁진이는 편안하게 누워 조용히 눈을 감았다. 빨리 치유가 되길 바라면서
염주는 빛을 더 내면서 혁진이의 퉁퉁 부은 다리에 붓기가 가라앉게 하고 있었다.
유한이는 이를 지켜보다가 선도부에서 한 사람이 나서자 자신이 나서겠다고 한다.
“흥 너냐?”
2학년 친위대 중 한 명인 철한이가 나서고 있었던 것이다.
철한이는 자신의 머리를 단단히 만지면서 기세를 뽐냈다.
“야 배신자 1학년 넌 죽을 각오해라”
“흥”
“건방진”
철한이는 유한이가 콧방귀를 끼자 흥분하면서 달려든다. 처음부터 바로 각을 잡고 공격하려고 마음먹은 유한이는 바로 달려오는 시간차를 계산하면서 공중에 뛰어오른다.
“?”
“플라잉 킥”
유한이는 철한이가 달려와서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순간, 공중에 뛰어오르면서 그대로 오른발로 뻗어 철한이의 어깨를 찬다.
“콰쾅”
“윽”
철한이는 유한이의 다리 공격을 맞고 그대로 넘어져 버렸다.
처음부터 유한이가 공중에서 날아차기를 할 줄을 생각도 못하면서 그대로 당한 것이다.
옥상 바닥에 넘어지면서 하필이면 앞으로 넘어져 코가 깨졌다.
일어서니 코에서 코피가 줄줄 흐른다.
장미 옆에 있던 정보부원 하나가 손수건을 철한이에게 건넨다.
철한이는 얼굴이 시벌게진 채로 다시 유한이에게 달려든다.
유한이는 다시 발차기로 상대방을 공격한다.
“휘잉”
철한이는 이 번에는 유한이의 발을 피하였다. 그리고 손을 뻗어 유한이의 다리를 잡으려고 하였다.
“어딜”
유한이는 그대로 뒤를 돌면서 회축으로 철한이를 공격하였다.
“쾅!”
제법 요란한 소리가 나면서 유한이는 자신의 공격이 상대방의 머리에 적중했음을 느꼈다.
“?”
하지만 유한이의 발이 철한이의 머리를 찼지만 철한이는 별로 충격이 없었다.
“하하하 내 머리가 돌머리인지는 잊었냐?”
“아”
철한이는 박치기를 전문으로 하면서 자신의 머리를 쇠처럼 단련시켰다.
그래서인지 웬만해서는 머리를 맞아도 큰 충격이 없었다.
“크크크 잡았다.”
유한이가 잠시 당황하여 왼 발을 거두는 사이 철한이는 그것을 놓치지 않고 유한이의 다리를 잡았다.
그리고 자신의 발로 유한이의 오른발을 걷어찼다.
“퍼어억”
유한이는 한 발이 잡혀있고 나머지 서서 지탱하던 발이 공격을 당하자 그대로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쿠당탕”
넘어지면서 재빨리 일어서는 순간, 철한이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그대로 자신의 머리를 유한이의 머리에 밀어 넣었다.
“대가리 박치기다!!”
“오 철한이 특기 나왔다.”
“돌대가리 돌대가리!”
선도부에서 응원전이라도 하는 듯 철한이의 박치기 기술을 환호했다.
“쿠우웅”
옥상에 요란한 소리가 나더니 철한이의 머리와 유한이의 머리가 부딪혔다.
유한이는 순간 눈앞에 별들이 번쩍이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자신의 코에 붉은 피가 휘날리면서 자신 역시 중심을 잃고 다시 쓰러지고 있었다.
“크하하하 맛이 어떠냐!”
철한이는 자신의 머리를 어루만지면서 의기양양하게 웃고 있었다.
경주 석굴암
연산군과 특검대 일원들은 석굴암 주변 암자에서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운기조식을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첨성대에서 여기까지 무리하게 속도를 올리고 달려오면서 일정량의 기운을 소모했기 때문이다.
화룡이 전에 왔던 곳에서 조금 더 위로 올라가자고 제안할 때 연산군은 이 헌의 위치가 정확히 어디인지 제령에게 묻는다.
“제령 다시 확인해 보아라!”
“네 전하”
제령은 수정구를 꺼내어 이 헌의 위치를 확인하였다.
이 헌과의 위치가 가까워졌는지 붉은 점이 매우 선명해 보였고, 미세한 소리까지 감지할 수 있었다.
“거의 지척입니다.”
“어라? 암자 위로 계속 올라가는데?”
섬천이 수정구를 보니 이 헌이 위로 올라가는 모습이 제법 잘 보였다. 그리고 조금 더 위에 스님들이 수련하는 모습도 어렴풋이 나타났다.
“그리로 천천히 가지. 굳이 다른 이에게 들키진 말고”
이 헌은 석굴암 암자에서 계속 올라가고 있었다.
이 헌이 암자에서 중간 정도 올라가자 대나무 숲이 보였고 그 곳에서 스님들의 일행들이 있었다.
스님들은 수련을 하다가 왠 낯선 사람이 들어오자 경계의 눈빛을 띠면서 말한다.
“뉘시오? 여기는 손님들이 올 수 없는 금지구역이오만”
이 헌은 말없이 합장하였다.
“학생 같은데”
옆에 있는 다른 스님이 말한다.
이들은 예전에 혈사랑 큰 결투를 벌이고 부상을 당한 뒤 회복하면서 수련에 더 열심히 증진하는 중이었다.
“돌아가시오. 여긴 출입하는 곳이 아니오.”
“하하하 누굴 만나러 왔습니다.”
“누구를 만나러 여기 금지된 장소에 온다는 것인지?”
스님들은 자신의 수련에 방해가 되자 짐짓 불편한 기색을 보이면서 이 헌에게 돌아가라고 말한다.
“어쨌든 여기는 아니니 돌아가시오!”
“댁들과는 상관없고 전 신진대사를 만나러 왔습니다.”
“뭐라고?”
스님들은 일제히 놀랐다.
신진대사는 스님들 중에서도 최고의 지위에 계신 분이 아닌가! 그런데 일개 모르는 학생이 그 분을 찾으니 기가 찬 것이다.
“일개 연고도 없고 출입이 금지된 지역에 나와서 대뜸 최고로 존엄하신 분을 찾다니 무엄하도다!”
스님 중 한 명이 수련을 하는 타구봉을 이 헌에게 내밀면서 불쾌감을 보였다.
“학생 여기를 잘 못 들어온 것 같은데 이만 돌아가게”
스님이 타구봉으로 약간의 위협 아닌 위협을 보였지만, 이 헌은 코웃음만 칠뿐이었다.
“지금 물러나지 않는다면 타구봉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네. 학생”
스님 한 분이 다시 위협을 하지만 이 헌은 기다렸다는 듯이 자세를 잡는다.
“어디 해보시지요”
이 헌은 스님들의 실력이 궁금한 지 타구봉을 발로 차버렸다.
“퍼펑”
타구봉이 이 헌의 발을 맞고 저 멀리 굴러가자 스님이 노하여 이 헌을 공격하려 한다.
“그만!”
그 때 엄중한 소리가 들리면서 스님 중 지체가 있는 영륜 스님이 다른 스님에게 꾸짖는다.
때 마침 영륜 스님이 신진대사를 모시고 수련 장소에 걸어오는 중이었다.
스님들이 일제히 신진대사를 보자 고개를 숙인다.
“대사님을 뵈옵니다.”
신진대사가 손짓을 하며 응수하다 시선을 돌려 이 헌을 바라본다.
이 헌은 의기양양하게 신진대사에게 다가간다.
“오랜만입니다.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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