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빈당 2020 99화
조회 : 362 추천 : 0 글자수 : 5,013 자 2024-07-02
99화
석굴암 암자 위 수련장
이 헌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신진대사와 결투를 하면서 그의 손을 묶고 그의 기를 흡수하면서 원하는 것을 얻어낸 것이다.
신진대사의 오래 축적한 내공에 갈무리된 하얀 결계덩어리는 이 헌의 사악한 흡성대법에 의해 드디어 밖으로 분출되어 나타났다.
이럴수가! 그토록 감춰왔던 결계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밖으로 나오다니!
신진대사는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자신도 모르게 한탄이 나오고 본인이 손자에 대한 생각이 안일했음을, 구슬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부분을 후회하였다.
“저 저건”
“대사님!”
어느 새 영춘스님과 다른 일행들이 신진대사에게 달려왔다.
그들은 신진대사가 고통 속에서 괴로워하는 것을 더 이상 바라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헌은 목적달성을 했는지 재빨리 그 하얀 결계덩어리를 손으로 잡고 품속에 있는 구슬과 마찰시킨다.
“우웅 우우우우웅”
구슬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면서 하얀 결계덩어리가 아지랑이가 되어 이 헌이 꺼낸 구슬을 감싸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결국 구슬이 빛을 발하면서 안에서 괴상한 소리가 들려온다.
“그래 이제 드디어 깨어날 수 있다!”
구슬 속에 오래 갇힌 ‘을동’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 헌은 구슬의 잠재된 힘을 더 얻기 위해 결국 을동을 꺼내는 위험한 선택을 한다.
“이제 구슬을 붙잡고 기를 주입하여 마음속으로 ‘부활’이라고 외쳐라!”
을동의 목소리가 들리고, 이 헌은 구슬에 기를 주입하려고 한다.
“헌아 안 된다 안되!”
신진대사는 영춘스님이 자신의 손목을 풀어주자 재빨리 이 헌에게 달려간다.
“아무리 힘을 얻기로서니 그런 욕심을 내면 안된다. 저 괴물을 깨우면 어찌 될지 모른다.”
“괴물이 아니라고요. 더 강력한 힘을 얻을 수 있다고요! 어째서 할아버지는 이런 좋은 기회를 마다하시냐고요!”
“헌아!”
이 헌은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의 구슬을 문지른다.
구슬은 점점 하얀 결계를 흡수하고 있었다.
“저게 무슨 상황이지?”
섬천이 이 헌과 신진대사의 대련을 보다가 갑자기 상황이 희한하게 돌아가는 것을 보았다.
여태까지 밀리던 이 헌이 대사의 손목을 묶고 나서는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거기다가 옥상에서 풍백에게 사용했던 흡성대법의 기술이 맞음을 짐작하였다.
“어서 가자!”
뒤에서 사태를 지켜보던 연산군이 이 헌의 손에 들려진 하얀 결계를 보고 재빨리 움직이기 시작한다.
“네 전하!”
특검대원들은 연산군을 따라 암자 위에 대련하는 곳으로 빠르게 올라간다.
지척 앞에 당도하니 신진대사를 말리는 스님들과 이 헌에게 대련을 그만하라는 스님, 그리고 신진대사가 이 헌에게 구슬을 사용하지 마라고 외치는 소리, 주변에 소란을 일으키지 말라는 영춘스님 등 주변이 소란스러운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이거 실례가 많소이다. 하하하하”
연산군은 대련장 앞에 나타나서 신진대사를 보고 비웃는다.
“너 너는!”
신진대사는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고 연산군을 쳐다보았다.
틀림없었다.
아주 오래 전에 자신에게 구슬을 빼앗으려고 한 정체불명의 남자였다. 그 당시에는 사방이 어두워서 자세히 보지 못했지만 목소리가 틀림없었다.
“하하하 네 놈이 맞군. 여기서는 대사라고 불리던데”
“무엄하다. 어디서 함부로 망발을 하느냐!”
영춘스님이 연산군을 향해 일갈로 꾸짖는다.
“무엄? 지금 감히 나에게 무엄하고 망발한다고 하였느냐!”
연산군은 어이없어서 피식 웃고 따진다.
“네 놈이 누구길래 대사님한테 함부로 한단 말이냐!”
“하하하하하 내 정체를 알면 전부 놀랄 걸”
이 헌은 연산군을 보자 놀라면서도 왠지 구슬이 요동치는 반응을 느끼고 올줄 알았다는 확신이 들었다.
“저 분은 ...”
“뭐 헌아 아는 사람이냐!”
영춘스님이 따지듯이 묻자 연산군은 직접 말한다.
“이 몸, 본좌는 조선시대의 임금 연산이라 한다. 다들 무릎을 꿇어라!!”
연산군이 일할의 공력을 실어 외치자 대련장 주위에 회오리가 몰아치면서 강한 바람을 일으켰다.
스님들은 일제히 놀라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
“어떻게 조선시대에 있는 사람이 여기를?”
“자세히 보니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이를 어떡하나. 전에 혈사라는 인물이 온 것도 재앙인데”
“아미타불”
스님들은 혼란에 빠져 어쩔 줄 몰라 하였다.
신진대사는 주변을 조용히 하라 하고 연산군 앞에 섰다.
“당신이 임금이었소? 그럼 여기를 어떻게 오게 된 것이오?”
“간단히 차원을 이동한다고 해 두지”
연산군은 제령을 슬쩍 가리키며 말한다.
“그럼 예전에 나에게 구슬을 훔치려고 왔을 때도 차원이동해서 온 것이군요”
“그렇다. 아직 구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이제 내 놓거라!”
“역시 탐욕이 넘치는 군요. 비록 조선의 임금이라 하나 절대 따를 수도 없고 그렇게 할 마음도 없소이다. 조용히 물러가시오”
“이런 건방진 게 어디서 전하에게 무슨 말버릇이냐!”
뒤에서 듣고 있던 풍백이 나서서 신진대사를 공격하려 한다.
“그만하세요!”
이 헌이 풍백의 공격을 막고 신진대사 옆에 선다.
“아 옥상에서 있던 놈! 다시 한번 붙어보자고!”
“그래요? 그 실력으로 되겠어요?”
“이 건방진!”
풍백은 재빨리 양 손에 기를 모아 이 헌에게 장풍을 날린다.
이 헌은 기다렸다는 듯이 한 손에 구슬을 내민다.
그러자 풍백의 장풍이 모조리 이 헌이 내민 구슬에 빨려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슈아아아앙”
“콰콰쾅”
놀랍게도 구슬이 강력한 힘을 받아들이자 그 주변에 있던 결계 덩어리가 요동치고 구슬 안에서 을동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강한 기운을 받아들이면 나는 깨어날 것이다!”
“그렇군. 역시 네 놈이 구슬을 이 아이한테 주었구나.”
연산군은 이 헌이 가진 구슬을 호기롭게 쳐다보면서 신진대사에게 말한다.
“그래 꼴을 보아하니 손자한테 넘겨준 것 같은데 이리 내 놓거라!”
“싫어요”
이 헌은 구슬을 뺏기기 싫어서 뒤로 물러선다.
“내 힘을 진정 보여줘야 믿겠나?”
“무슨 짓이오. 연산!”
“흐아아압”
연산군은 한 손에 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의 손가락에 동그란 구체덩어리가 맺히는 것이 보였다.
“탄!”
연산군의 입에서 소리가 떨어지자마자 손가락에서 발사된 구체는 총알보다 더 빠르게 대련장을 지나갔다.
구체가 나아가면서 대련장 뒤에 수놓아진 느티나무에 부딪혔다.
“콰콰콰쾅!”
커다란 아름드리 느티나무는 연산군의 탄자 결에 맞고 거대한 고목이 고꾸라지듯이 쓰러졌다.
“쿠웅”
큰 나무가 쓰러지자 전부 할 말을 잃었다.
적어도 500년 이상 된 나무라서 잘 보존하였는데 연산군의 손가락에 나온 구체 한 방에 쓰러진 것이다.
“저럴수가!”
“불을 끄라!”
“어서 서둘러라”
느티나무가 폭발음을 내면서 쓰러지고 그 주변에 불길이 일었던 것이다.
청소를 하거나 주변에 있던 스님들은 재빨리 우물가에 달려가서 물을 긷는다. 그리고 느티나무 주변에 불길이 번지지 않도록 물을 뿌린다.
“어떡합니까. 이 보호수를 애지중지 하였는데 이렇게 되다니”
“아미타불”
스님들 일부는 눈물을 흘리고 몇몇은 탄식하였으며 나머지는 불을 끄느라 여념이 없었다.
“하하하 맛이 어떠냐? 이것은 본보기다. 나에게 대들 경우 네 놈들의 머리통이 저렇게 될 것이다.”
연산군에 외침에 다들 몸이 얼어붙은 듯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러니 아이야 이제 그 구슬을 이리 다오. 내가 오랫동안 찾던 것이다.”
연산군은 탐욕스런 눈빛으로 구슬을 달라고 한다. 그 구슬은 분명 자신의 품속에 감춘 신단의 능력을 최고로 끌어내리라고 확신했다.
실제로 연산군의 품 속에 있는 신단이 구슬이 가까이 있자 마음속에 강력한 기운을 감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저 저는”
이 헌은 뒤로 잠시 물러났으며 신진대사가 연산군의 앞을 가로막는다.
“이제 늙은이는 빠지시지”
연산군은 한 손으로 신진대사를 치면서 옆으로 넘어뜨렸다.
“대사님!”
“전부 대사님을 보호하라!”
스님들은 신진대사가 연산군에게 얻어맞자, 방금 전의 공포는 잊고 분노에 휩싸여 연산군에게 달려든다.
“하하하 가소로운 것들”
연산군은 한 손에 무형의 기운을 만들어 내어 스님들의 공격을 가볍게 막기 시작했다.
영춘스님 역시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 일제히 연산군을 향해 무기를 들고 공격하기 시작한다.
그러자 특검대원들이 연산군 옆에서 같이 싸우기 시작한다.
방금 연산군의 무서운 실력을 보아서인지, 보호수로 지정한 느티나무가 쓰러진 것에 울분을 토해 석굴암에 있는 스님들이 일제히 소식을 듣고 대련장소로 몰려온다.
“너희들이 졸개들을 맡아라!”
연산군의 명령에 특검대원들은 몰려오는 스님들과 대척하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석굴암 주변은 아수라장이 되어 갔다.
그러는 사이 이 헌은 구슬에 기를 모아 결계를 이용해 을동을 깨우려고 하고 있었다.
‘어차피 이렇게 된 마당 을동을 깨워서 나의 힘으로 만들면 된다!’
이 헌은 스님들과 연산군이 싸우는 동안 기운을 집중해 구슬에서 을동을 깨우고 있었다.
‘꿈틀 꿈틀’
이 헌의 구슬은 마치 생명을 얻은 듯 마구 꿈틀대고 있었다.
“헌아 아무리 그래도 그 녀석을 깨워선 안 된다! 우리 모두에게 재앙이 될 것이야!”
기운이 빠진 신진대사는 이 헌에게 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이 헌을 말리기 위해 다가가지만 어느 새 화룡이 그를 공격한다.
“잘 지내고 있었소?”
“너 너는 그때 도망간!”
신진대사는 화룡의 얼굴을 잠시 쳐다보고 누군지 기억해냈다.
얼마 전에 혈사랑 같이 와서 자신을 공격한 인물이 아닌가!
“영감! 그 때 내가 발이 얼마나 아팠는지 알아!”
화룡은 자신의 발등이 세게 찍혀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신진대사를 공격한다.
“타타타탁”
신진대사는 한 손으로 막으면서 공격할 자세를 잡는다.
“이 자가 그리 강하다면 내가 상대해주지”
섬천이 화룡 앞에 나서면서 신진대사를 상대하려 한다.
“사형 저 자는 제가 직접 제압할 수 있어요.”
화룡은 그 날의 복수를 생각해서인지 섬천을 말리고 기를 모은다.
그녀의 양 손에서 불덩어리가 일더니 그것을 신진대사에게 날린다.
“받아라~!”
“전부 물러서라!”
신진대사는 위압적으로 주변 스님들에게 외치면서 피하라고 한다.
화룡이 만든 불덩어리는 두 개의 구체로 신진대사를 향해 화염을 내뿜으면서 달려든다.
신진대사는 불덩어리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가볍게 양 손을 내민다.
그러자 그의 손에서 파장이 일어나면서 날아드는 불덩어리 구체를 멈춰 세우고 있었다.
“대사님!”
주변에 스님들은 날아오르는 불덩어리가 공중에서 멈추자 놀라면서 신진대사를 걱정한다.
“가는 것이 있으면 오는 것이 있는 법! 노부의 선물을 받으시오!”
신진대사는 화룡이 날린 불덩어리 구체를 그대로 화룡에게 돌려 보낸다.
불덩어리는 더욱 커지고 빨라지면서 그대로 화룡을 덮치려고 달려든다. 당황한 화룡은 재빨리 피하려고 한다.
“아악!”
석굴암 암자 위 수련장
이 헌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신진대사와 결투를 하면서 그의 손을 묶고 그의 기를 흡수하면서 원하는 것을 얻어낸 것이다.
신진대사의 오래 축적한 내공에 갈무리된 하얀 결계덩어리는 이 헌의 사악한 흡성대법에 의해 드디어 밖으로 분출되어 나타났다.
이럴수가! 그토록 감춰왔던 결계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밖으로 나오다니!
신진대사는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자신도 모르게 한탄이 나오고 본인이 손자에 대한 생각이 안일했음을, 구슬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부분을 후회하였다.
“저 저건”
“대사님!”
어느 새 영춘스님과 다른 일행들이 신진대사에게 달려왔다.
그들은 신진대사가 고통 속에서 괴로워하는 것을 더 이상 바라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헌은 목적달성을 했는지 재빨리 그 하얀 결계덩어리를 손으로 잡고 품속에 있는 구슬과 마찰시킨다.
“우웅 우우우우웅”
구슬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면서 하얀 결계덩어리가 아지랑이가 되어 이 헌이 꺼낸 구슬을 감싸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결국 구슬이 빛을 발하면서 안에서 괴상한 소리가 들려온다.
“그래 이제 드디어 깨어날 수 있다!”
구슬 속에 오래 갇힌 ‘을동’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 헌은 구슬의 잠재된 힘을 더 얻기 위해 결국 을동을 꺼내는 위험한 선택을 한다.
“이제 구슬을 붙잡고 기를 주입하여 마음속으로 ‘부활’이라고 외쳐라!”
을동의 목소리가 들리고, 이 헌은 구슬에 기를 주입하려고 한다.
“헌아 안 된다 안되!”
신진대사는 영춘스님이 자신의 손목을 풀어주자 재빨리 이 헌에게 달려간다.
“아무리 힘을 얻기로서니 그런 욕심을 내면 안된다. 저 괴물을 깨우면 어찌 될지 모른다.”
“괴물이 아니라고요. 더 강력한 힘을 얻을 수 있다고요! 어째서 할아버지는 이런 좋은 기회를 마다하시냐고요!”
“헌아!”
이 헌은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의 구슬을 문지른다.
구슬은 점점 하얀 결계를 흡수하고 있었다.
“저게 무슨 상황이지?”
섬천이 이 헌과 신진대사의 대련을 보다가 갑자기 상황이 희한하게 돌아가는 것을 보았다.
여태까지 밀리던 이 헌이 대사의 손목을 묶고 나서는 상황이 역전된 것이다. 거기다가 옥상에서 풍백에게 사용했던 흡성대법의 기술이 맞음을 짐작하였다.
“어서 가자!”
뒤에서 사태를 지켜보던 연산군이 이 헌의 손에 들려진 하얀 결계를 보고 재빨리 움직이기 시작한다.
“네 전하!”
특검대원들은 연산군을 따라 암자 위에 대련하는 곳으로 빠르게 올라간다.
지척 앞에 당도하니 신진대사를 말리는 스님들과 이 헌에게 대련을 그만하라는 스님, 그리고 신진대사가 이 헌에게 구슬을 사용하지 마라고 외치는 소리, 주변에 소란을 일으키지 말라는 영춘스님 등 주변이 소란스러운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이거 실례가 많소이다. 하하하하”
연산군은 대련장 앞에 나타나서 신진대사를 보고 비웃는다.
“너 너는!”
신진대사는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리고 연산군을 쳐다보았다.
틀림없었다.
아주 오래 전에 자신에게 구슬을 빼앗으려고 한 정체불명의 남자였다. 그 당시에는 사방이 어두워서 자세히 보지 못했지만 목소리가 틀림없었다.
“하하하 네 놈이 맞군. 여기서는 대사라고 불리던데”
“무엄하다. 어디서 함부로 망발을 하느냐!”
영춘스님이 연산군을 향해 일갈로 꾸짖는다.
“무엄? 지금 감히 나에게 무엄하고 망발한다고 하였느냐!”
연산군은 어이없어서 피식 웃고 따진다.
“네 놈이 누구길래 대사님한테 함부로 한단 말이냐!”
“하하하하하 내 정체를 알면 전부 놀랄 걸”
이 헌은 연산군을 보자 놀라면서도 왠지 구슬이 요동치는 반응을 느끼고 올줄 알았다는 확신이 들었다.
“저 분은 ...”
“뭐 헌아 아는 사람이냐!”
영춘스님이 따지듯이 묻자 연산군은 직접 말한다.
“이 몸, 본좌는 조선시대의 임금 연산이라 한다. 다들 무릎을 꿇어라!!”
연산군이 일할의 공력을 실어 외치자 대련장 주위에 회오리가 몰아치면서 강한 바람을 일으켰다.
스님들은 일제히 놀라 어리둥절할 따름이었다.
“어떻게 조선시대에 있는 사람이 여기를?”
“자세히 보니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이를 어떡하나. 전에 혈사라는 인물이 온 것도 재앙인데”
“아미타불”
스님들은 혼란에 빠져 어쩔 줄 몰라 하였다.
신진대사는 주변을 조용히 하라 하고 연산군 앞에 섰다.
“당신이 임금이었소? 그럼 여기를 어떻게 오게 된 것이오?”
“간단히 차원을 이동한다고 해 두지”
연산군은 제령을 슬쩍 가리키며 말한다.
“그럼 예전에 나에게 구슬을 훔치려고 왔을 때도 차원이동해서 온 것이군요”
“그렇다. 아직 구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이제 내 놓거라!”
“역시 탐욕이 넘치는 군요. 비록 조선의 임금이라 하나 절대 따를 수도 없고 그렇게 할 마음도 없소이다. 조용히 물러가시오”
“이런 건방진 게 어디서 전하에게 무슨 말버릇이냐!”
뒤에서 듣고 있던 풍백이 나서서 신진대사를 공격하려 한다.
“그만하세요!”
이 헌이 풍백의 공격을 막고 신진대사 옆에 선다.
“아 옥상에서 있던 놈! 다시 한번 붙어보자고!”
“그래요? 그 실력으로 되겠어요?”
“이 건방진!”
풍백은 재빨리 양 손에 기를 모아 이 헌에게 장풍을 날린다.
이 헌은 기다렸다는 듯이 한 손에 구슬을 내민다.
그러자 풍백의 장풍이 모조리 이 헌이 내민 구슬에 빨려 들어가는 것이 보였다.
“슈아아아앙”
“콰콰쾅”
놀랍게도 구슬이 강력한 힘을 받아들이자 그 주변에 있던 결계 덩어리가 요동치고 구슬 안에서 을동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강한 기운을 받아들이면 나는 깨어날 것이다!”
“그렇군. 역시 네 놈이 구슬을 이 아이한테 주었구나.”
연산군은 이 헌이 가진 구슬을 호기롭게 쳐다보면서 신진대사에게 말한다.
“그래 꼴을 보아하니 손자한테 넘겨준 것 같은데 이리 내 놓거라!”
“싫어요”
이 헌은 구슬을 뺏기기 싫어서 뒤로 물러선다.
“내 힘을 진정 보여줘야 믿겠나?”
“무슨 짓이오. 연산!”
“흐아아압”
연산군은 한 손에 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의 손가락에 동그란 구체덩어리가 맺히는 것이 보였다.
“탄!”
연산군의 입에서 소리가 떨어지자마자 손가락에서 발사된 구체는 총알보다 더 빠르게 대련장을 지나갔다.
구체가 나아가면서 대련장 뒤에 수놓아진 느티나무에 부딪혔다.
“콰콰콰쾅!”
커다란 아름드리 느티나무는 연산군의 탄자 결에 맞고 거대한 고목이 고꾸라지듯이 쓰러졌다.
“쿠웅”
큰 나무가 쓰러지자 전부 할 말을 잃었다.
적어도 500년 이상 된 나무라서 잘 보존하였는데 연산군의 손가락에 나온 구체 한 방에 쓰러진 것이다.
“저럴수가!”
“불을 끄라!”
“어서 서둘러라”
느티나무가 폭발음을 내면서 쓰러지고 그 주변에 불길이 일었던 것이다.
청소를 하거나 주변에 있던 스님들은 재빨리 우물가에 달려가서 물을 긷는다. 그리고 느티나무 주변에 불길이 번지지 않도록 물을 뿌린다.
“어떡합니까. 이 보호수를 애지중지 하였는데 이렇게 되다니”
“아미타불”
스님들 일부는 눈물을 흘리고 몇몇은 탄식하였으며 나머지는 불을 끄느라 여념이 없었다.
“하하하 맛이 어떠냐? 이것은 본보기다. 나에게 대들 경우 네 놈들의 머리통이 저렇게 될 것이다.”
연산군에 외침에 다들 몸이 얼어붙은 듯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러니 아이야 이제 그 구슬을 이리 다오. 내가 오랫동안 찾던 것이다.”
연산군은 탐욕스런 눈빛으로 구슬을 달라고 한다. 그 구슬은 분명 자신의 품속에 감춘 신단의 능력을 최고로 끌어내리라고 확신했다.
실제로 연산군의 품 속에 있는 신단이 구슬이 가까이 있자 마음속에 강력한 기운을 감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저 저는”
이 헌은 뒤로 잠시 물러났으며 신진대사가 연산군의 앞을 가로막는다.
“이제 늙은이는 빠지시지”
연산군은 한 손으로 신진대사를 치면서 옆으로 넘어뜨렸다.
“대사님!”
“전부 대사님을 보호하라!”
스님들은 신진대사가 연산군에게 얻어맞자, 방금 전의 공포는 잊고 분노에 휩싸여 연산군에게 달려든다.
“하하하 가소로운 것들”
연산군은 한 손에 무형의 기운을 만들어 내어 스님들의 공격을 가볍게 막기 시작했다.
영춘스님 역시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 일제히 연산군을 향해 무기를 들고 공격하기 시작한다.
그러자 특검대원들이 연산군 옆에서 같이 싸우기 시작한다.
방금 연산군의 무서운 실력을 보아서인지, 보호수로 지정한 느티나무가 쓰러진 것에 울분을 토해 석굴암에 있는 스님들이 일제히 소식을 듣고 대련장소로 몰려온다.
“너희들이 졸개들을 맡아라!”
연산군의 명령에 특검대원들은 몰려오는 스님들과 대척하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석굴암 주변은 아수라장이 되어 갔다.
그러는 사이 이 헌은 구슬에 기를 모아 결계를 이용해 을동을 깨우려고 하고 있었다.
‘어차피 이렇게 된 마당 을동을 깨워서 나의 힘으로 만들면 된다!’
이 헌은 스님들과 연산군이 싸우는 동안 기운을 집중해 구슬에서 을동을 깨우고 있었다.
‘꿈틀 꿈틀’
이 헌의 구슬은 마치 생명을 얻은 듯 마구 꿈틀대고 있었다.
“헌아 아무리 그래도 그 녀석을 깨워선 안 된다! 우리 모두에게 재앙이 될 것이야!”
기운이 빠진 신진대사는 이 헌에게 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이 헌을 말리기 위해 다가가지만 어느 새 화룡이 그를 공격한다.
“잘 지내고 있었소?”
“너 너는 그때 도망간!”
신진대사는 화룡의 얼굴을 잠시 쳐다보고 누군지 기억해냈다.
얼마 전에 혈사랑 같이 와서 자신을 공격한 인물이 아닌가!
“영감! 그 때 내가 발이 얼마나 아팠는지 알아!”
화룡은 자신의 발등이 세게 찍혀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신진대사를 공격한다.
“타타타탁”
신진대사는 한 손으로 막으면서 공격할 자세를 잡는다.
“이 자가 그리 강하다면 내가 상대해주지”
섬천이 화룡 앞에 나서면서 신진대사를 상대하려 한다.
“사형 저 자는 제가 직접 제압할 수 있어요.”
화룡은 그 날의 복수를 생각해서인지 섬천을 말리고 기를 모은다.
그녀의 양 손에서 불덩어리가 일더니 그것을 신진대사에게 날린다.
“받아라~!”
“전부 물러서라!”
신진대사는 위압적으로 주변 스님들에게 외치면서 피하라고 한다.
화룡이 만든 불덩어리는 두 개의 구체로 신진대사를 향해 화염을 내뿜으면서 달려든다.
신진대사는 불덩어리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가볍게 양 손을 내민다.
그러자 그의 손에서 파장이 일어나면서 날아드는 불덩어리 구체를 멈춰 세우고 있었다.
“대사님!”
주변에 스님들은 날아오르는 불덩어리가 공중에서 멈추자 놀라면서 신진대사를 걱정한다.
“가는 것이 있으면 오는 것이 있는 법! 노부의 선물을 받으시오!”
신진대사는 화룡이 날린 불덩어리 구체를 그대로 화룡에게 돌려 보낸다.
불덩어리는 더욱 커지고 빨라지면서 그대로 화룡을 덮치려고 달려든다. 당황한 화룡은 재빨리 피하려고 한다.
“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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