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빈당 2020 120화(마지막)
조회 : 75 추천 : 0 글자수 : 5,014 자 2024-12-10
120화 – 마지막화
경주 석굴암
마침내 천벌의 심판으로 연산군은 새카맣게 탄 채 그대로 미동도 하지 못했다.
그가 든 사신의 낫은 벼락을 맞고 그대로 검게 그을린 채로 연산군 손에 붙들려 있었다.
특검대원들은 일제히 연산군의 모습을 보기 위해 가까이 다가간다.
“모든 것은 끝났으니 이제 저 세상에서 욕심 부리지 말고 착하게 사시오. 우리는 전하의 밑에서 호위무사로 길러졌지만 이제는 진정으로 자유를 찾아 떠나겠소. 잘 가시오!”
섬천은 연산군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절을 한다. 그러자 일제히 다른 특검대원들도 절을 한다. 두 번씩이나
한 때 자신들을 길러주었던 주군에 대한 마지막 예의였다.
아영이는 홍길동을 깨우기 위해 염주에 기운을 불어넣는다.
“우우우웅”
이윽고 부채가 빛을 발하면서 홍길동이 기절한 상태에서 눈을 차츰 뜨기 시작한다. 천벌을 시전하기 위해 공력소모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많이 피로해 보이는구나!”
길동이 아영이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할아버지 드디어 연산군이 쓰러졌어요. 이제 끝났어요.”
아영이가 울음을 터트리자, 옆에 쓰러져 있던 활빈당 아이들도 하나 둘씩 일어나기 시작한다.
“세상에 진짜로 죽었어.”
“와아 천벌이 이렇게 무서울 줄이야”
“그러니 죄 짓고 살면 천벌 받아”
“큭 너나 잘해”
아이들은 기운을 차렸는지 떠들기 시작한다.
“만세!”
“정말 당신들이 영웅이오!”
어느 새 스님들이 일제히 몰려와서 홍길동에게 인사한다.
“아니오. 그저 할 일을 했을 뿐이오.”
길동은 가볍게 목례한다.
어느 새 쭈글쭈글한 신진대사가 이 헌의 부축을 받고 길동에게 다가온다.
“은인이시여. 우리를 지켜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 저도 감사드립니다.”
이 헌은 삐죽거리며 길동에게 절을 한다.
자신의 잘못을 아는지 이 헌은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한다.
“흠 나한테 그러지 말고 나중에 이 아이에게 잘하면 될 듯한데.”
길동은 이 헌을 가볍게 툭 치고 활빈당 아이들을 부른다.
“그래 너희들이 고생 많았다. 이제는 회자정리를 하자꾸나!”
“회자정리라니? 이제 떠나는 거예요?”
수아가 재차 묻는다.
“그 동안 내가 여기 오면서 본의 아니게 너무 많은 피해를 주었구나! 각자 세계에서는 각자가 맡아야 할 일이 있는 법. 이제 내 나라 조선으로 돌아가서 질서를 바로 잡으려 한다.”
“할아버지 보고 싶을 거예요!”
활빈당 아이들은 그 동안 미운 정 고운 정이 들었는지 전부 홍길동과 작별인사를 한다.
“그래 나도 너희들이 많이 보고 싶을 거다. 그리고 나중에 이 아이가 깨어나면 옆에서 잘 챙겨주고 든든한 친구가 되어주렴.”
“당연한 소릴 하네요.”
“이 아이가 나이는 어려도 속에 깊은 한이 많이 느껴졌어. 지금이야 많이 해소되었지만 더 자유로워지길 바랄 뿐이야”
“할아버지!”
수아는 울먹이며 길동의 손을 놓지 않는다.
“이제 헤어지자꾸나.”
길동은 수아의 손을 놓으며 제령에게 다가간다.
“이제 나를 적으로 보지 않는 건가?”
“당연한 말을 당신은 이제 우리의 적이 아니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오.”
제령은 감사의 인사를 한다.
“그렇다면 마지막 부탁을 하나 들어 주게나!”
“조선으로 돌아가는 것을 말하는군요. 안 그래도 다 같이 돌아갈 생각이었습니다.”
“하나 더 있네”
“네?”
특검대원들이 홍길동을 보고 갸웃거린다.
“이제 연산군 밑에서 자유로워졌으니 조선에서 나랑 같이 활빈당을 이끌어볼 생각은 없는가? 자네들은 내 마음을 충분히 헤아렸으니 같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갑작스러운 길동의 제안에 다들 어안이 벙벙하다.
“어찌하실 겁니까 사형?”
풍백이 조심스레 묻자 섬천이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도 수하를 부릴 수 있고, 연산군처럼 우리를 소모품처럼 쓰고 버리지 않겠다는 약조를 하시오!”
“사 사형!”
다들 놀라지만 섬천이 이들을 설득한다.
“어차피 조선에 돌아가 봤자 우리는 연산군 밑에서 못된 짓만 그 동안 해오지 않았던가! 이제라도 새 마음 새 뜻으로 홍길동을 위해 일해보고 싶네. 자네들도 같은 생각 아닌가?”
“네 사형의 말을 따르겠습니다.”
특검대 전원 섬천을 따라 홍길동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래 자네들은 그럴 줄 알았어. 조선에 돌아가서 이제는 신분차별 없고 다들 서로를 위하는 새로운 제도를 세울 것이다!”
길동은 아주 흡족해하며 아영이를 부른다.
아영이는 이미 눈물바다가 되어 있었다.
“내 너를 만나서 너무 좋았구나!”
“할아버지!”
아영이는 길동의 손을 붙잡고 신신당부한다.
“제발 거기서도 싸우지 마시고 늘 건강하게 지내세요. 끼니는 거르지 않고 잘 챙겨드시고 항상 분노하지 마시고 욕도 하지 마시고...”
“녀석 잔소리가 더 늘었구나. 걱정마라 거기서도 어머니를 모시고 지낼 터이니”
길동은 아영이의 손을 꼭 쥐고 자신의 손에 있는 부채를 쥐어준다.
“이제 이 물건과 네가 차고 있는 염주가 제대로 힘을 발휘할 줄은 모르겠다. 내가 조선으로 가고 나면... 그래도 미약한 기운이 남아있을 터이니 부디 좋은 일에 힘쓰도록”
“네 그리 할게요.”
“잘 있거라 나의 후손아! 내 너를 만나게 되어 참으로 기쁘구나!”
길동은 얼굴에 살짝 눈물을 비치며 제령에게 돌아간다.
그 사이 제령은 주문을 외우며 조선으로 돌아갈 차원문을 만들고 있었다.
특검대원들은 제령이 차원문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그 사이 스님들은 신진대사를 모시고 일제히 주변정리를 하느라 바빴다. 부서진 건물과 주변의 파헤친 흔적 및 복구할 것들이 상당히 많았다.
“완성되었어요!”
제령이 차원문을 만들고 특검대원들과 홍길동을 앞에 세운다.
“자 이제 한 분씩 차례대로 들어가세요.”
“그러자꾸나! 본래 있던 조선에서 만나서 다들 내가 있는 집으로 찾아 오거라!”
길동은 먼저 말을 남기고 차원문에 몸을 숙여 넣는다.
“제령 이 아이의 몸은 남겨둘 수 있지?”
“네 가능합니다.”
제령은 자신의 비녀를 꺼내 길동의 등에 대고 주술을 외운다.
차원문은 파아란 빛을 내뿜으며 한 명 한명씩 다른 공간으로 보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허억”
“깨어났어?”
홍길동이 차원문 속으로 들어간 지 조금 지나자 이윽고 차원문에서 한 발 떨어진 곳에 성태가 누워있었다.
활빈당 아이들은 성태를 일으켜 세운다.
다행히 큰 상처는 없었다.
“어 어떻게 된 거야?”
성태는 순간 자신의 몸속에 있던 길동의 흔적이 없어졌음을 깨닫게 되었다.
“할 할아버지는”
“홍길동 할아버지는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갔어.”
수아가 자초지종을 설명해준다.
성태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연산군과 대적한 것 까진 기억났는데 그 후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도 학교로 가야지”
“그래 잠깐만!”
성태는 멀리 있는 이 헌에게로 다가간다.
“같이 가자!”
“...”
이 헌은 말없이 고개를 숙인다. 그 동안 지어 온 죄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옆에 있는 신진대사가 부탁한다.
“전설의 홍길동의 영을 품은 아이여! 우리 손자 잘 부탁하네. 헌 아 이제 할아비랑 약속한대로 살거라!”
“네 그리하겠습니다.”
이 헌은 신진대사에게 절을 하고 성태를 따라 나선다.
이제 힘에 집착하는 그의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진 듯하다.
동백고등학교
아이들이 돌아왔을 때 이미 사태는 정리되어 있었다.
이 헌은 공식적으로 선도부를 해체하겠노라고 선도부원들을 모아놓고 공개적으로 발표하였다.
그리고 자신 역시 그 동안의 잘못을 뉘우치고 학생들을 더 이상 차별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활빈당에 들어간다.
사태가 정리되면서 그 동안 성태를 괴롭혔던 애들은 일제히 성태앞에서 무릎을 꿇는다. 특히 동호일당들은 싹싹 두 손이 닳도록 빌었다.
성태는 활빈당에서 이 헌을 비롯한 핵심 멤버들을 영입하여 그 세력을 더 확장하였다. 활빈당 인원이 많아지자, 아영이는 동아리의 규모를 더 확장해 달라고 교무실에 건의한다.
교감은 못마땅하였지만 대세를 어길 수 없어 마지못해 허락한다.
비로소 동백고등학교는 평화가 찾아온 것이다.
“할아버지는 잘 살고 있겠지?”
수아의 말에 성태는 부채를 보면서 끄덕인다.
“그럼! 희미하지만 아직 느껴지는 걸!”
조선시대
길동은 자신이 어릴 때 살던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재회한다. 홍판서 대감과 그의 형 길현은 죽을 줄 알았던 길동이 살아 돌아오니 그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네가 정녕 내 아들이 맞느냐! 어찌 하늘이 무심하게 소식 한 번 없더냐?”
길동은 크게 읍하고 대감에게 절을 한다.
“대감님 소자 그 동안 피치 못할 사정으로 잠시 출가를 하였으나, 이제 한을 풀었습니다.”
“길동아 네 예전부터 마음을 짐작하고 있었다. 아버지라고 부르거라!”
길동은 눈물을 흘리며 홍판서 대감과 길현을 안아본다.
“아버지!, 형!”
“그래 길동아 잘 왔어. 정말 잘왔고 말고”
가족 간의 눈물겨운 상봉과 함께 길동이 그동안 호칭을 제대로 부르지 못한 한이 풀리는 날이기도 하였다.
“오늘 이렇게 기쁜 날 잔치가 없을쏘냐?”
홍판서 대감은 길동의 귀환을 축하하기 위해 큰 잔치를 열고 사람들을 초대한다.
“어머니!”
“길동아”
춘섬은 길동을 부둥켜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춘섬은 길동이 어디 다친 데 없는지 하나하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살피느라 여념이 없다.
“소자는 걱정 마십시오.”
길동은 이어 곡산모인 초란의 행방을 물었다. 다행히도 초란은 길동을 시해하려는 음모가 발각되어 마을에서 쫓겨나 행방을 알 수 없다고 들었다.
세월이 흐른 후
길동은 자신이 만든 활빈당의 소굴에 서 있었다.
“다들 모여라!”
길동은 몸 안에 공력을 넣어 사자후로 일갈한다.
산천지가 쩌렁쩌렁 울리면서 일제히 다들 길동 앞에 줄을 서서 정렬한다.
특검대들은 일제히 자신의 부하들을 일렬로 정렬시킨다.
“후후 이제 제법 빠르구나!”
“당연하죠. 누구 명인데 두목!”
섬천은 씨익 웃으며 길동 옆에서 중요한 안건을 보고한다.
“흠 임금 자리를 두고 또 권력다툼이 끊이지 않구나! 여전히 탐관오리들은 득실거리고. 아직 우리의 할 일은 많다만 우리 스스로 차별 없는 세상을 세우자. 하늘 아래 사람은 모두 평등하다. 다들 동의하느냐!”
“예 두목!”
다들 일제히 홍길동에게 부복한다.
“차별 없는 세상. 우리 활빈당이 새롭게 제도를 세우니 그 이름은 율도국이라 하겠다!”
길동의 명에 다들 일제히 짐을 꾸리고 새로운 곳을 향해 떠난다.
물론 길동은 자신의 소중한 가족들을 먼저 챙겼음은 두말 할 나위 없었다.
길동은 아련히 옛 생각이 떠오르는 것을 추억으로 삼을 것이다.
대개 하늘이 만물을 내시매, 오직 사람이 귀하오나,
소인에게 이르러는 귀한 것이 없으니, 어찌 사람이라고 하오리이까?”
“소인의 평생 서러운 바는 그 부친을 부친이라고 못 하옵고
그 형을 형이라 못하오니, 어찌 사람이라 하오리까?”
경주 석굴암
마침내 천벌의 심판으로 연산군은 새카맣게 탄 채 그대로 미동도 하지 못했다.
그가 든 사신의 낫은 벼락을 맞고 그대로 검게 그을린 채로 연산군 손에 붙들려 있었다.
특검대원들은 일제히 연산군의 모습을 보기 위해 가까이 다가간다.
“모든 것은 끝났으니 이제 저 세상에서 욕심 부리지 말고 착하게 사시오. 우리는 전하의 밑에서 호위무사로 길러졌지만 이제는 진정으로 자유를 찾아 떠나겠소. 잘 가시오!”
섬천은 연산군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절을 한다. 그러자 일제히 다른 특검대원들도 절을 한다. 두 번씩이나
한 때 자신들을 길러주었던 주군에 대한 마지막 예의였다.
아영이는 홍길동을 깨우기 위해 염주에 기운을 불어넣는다.
“우우우웅”
이윽고 부채가 빛을 발하면서 홍길동이 기절한 상태에서 눈을 차츰 뜨기 시작한다. 천벌을 시전하기 위해 공력소모가 너무 컸기 때문이다.
“많이 피로해 보이는구나!”
길동이 아영이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할아버지 드디어 연산군이 쓰러졌어요. 이제 끝났어요.”
아영이가 울음을 터트리자, 옆에 쓰러져 있던 활빈당 아이들도 하나 둘씩 일어나기 시작한다.
“세상에 진짜로 죽었어.”
“와아 천벌이 이렇게 무서울 줄이야”
“그러니 죄 짓고 살면 천벌 받아”
“큭 너나 잘해”
아이들은 기운을 차렸는지 떠들기 시작한다.
“만세!”
“정말 당신들이 영웅이오!”
어느 새 스님들이 일제히 몰려와서 홍길동에게 인사한다.
“아니오. 그저 할 일을 했을 뿐이오.”
길동은 가볍게 목례한다.
어느 새 쭈글쭈글한 신진대사가 이 헌의 부축을 받고 길동에게 다가온다.
“은인이시여. 우리를 지켜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 저도 감사드립니다.”
이 헌은 삐죽거리며 길동에게 절을 한다.
자신의 잘못을 아는지 이 헌은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한다.
“흠 나한테 그러지 말고 나중에 이 아이에게 잘하면 될 듯한데.”
길동은 이 헌을 가볍게 툭 치고 활빈당 아이들을 부른다.
“그래 너희들이 고생 많았다. 이제는 회자정리를 하자꾸나!”
“회자정리라니? 이제 떠나는 거예요?”
수아가 재차 묻는다.
“그 동안 내가 여기 오면서 본의 아니게 너무 많은 피해를 주었구나! 각자 세계에서는 각자가 맡아야 할 일이 있는 법. 이제 내 나라 조선으로 돌아가서 질서를 바로 잡으려 한다.”
“할아버지 보고 싶을 거예요!”
활빈당 아이들은 그 동안 미운 정 고운 정이 들었는지 전부 홍길동과 작별인사를 한다.
“그래 나도 너희들이 많이 보고 싶을 거다. 그리고 나중에 이 아이가 깨어나면 옆에서 잘 챙겨주고 든든한 친구가 되어주렴.”
“당연한 소릴 하네요.”
“이 아이가 나이는 어려도 속에 깊은 한이 많이 느껴졌어. 지금이야 많이 해소되었지만 더 자유로워지길 바랄 뿐이야”
“할아버지!”
수아는 울먹이며 길동의 손을 놓지 않는다.
“이제 헤어지자꾸나.”
길동은 수아의 손을 놓으며 제령에게 다가간다.
“이제 나를 적으로 보지 않는 건가?”
“당연한 말을 당신은 이제 우리의 적이 아니고 우리를 구해준 은인이오.”
제령은 감사의 인사를 한다.
“그렇다면 마지막 부탁을 하나 들어 주게나!”
“조선으로 돌아가는 것을 말하는군요. 안 그래도 다 같이 돌아갈 생각이었습니다.”
“하나 더 있네”
“네?”
특검대원들이 홍길동을 보고 갸웃거린다.
“이제 연산군 밑에서 자유로워졌으니 조선에서 나랑 같이 활빈당을 이끌어볼 생각은 없는가? 자네들은 내 마음을 충분히 헤아렸으니 같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갑작스러운 길동의 제안에 다들 어안이 벙벙하다.
“어찌하실 겁니까 사형?”
풍백이 조심스레 묻자 섬천이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도 수하를 부릴 수 있고, 연산군처럼 우리를 소모품처럼 쓰고 버리지 않겠다는 약조를 하시오!”
“사 사형!”
다들 놀라지만 섬천이 이들을 설득한다.
“어차피 조선에 돌아가 봤자 우리는 연산군 밑에서 못된 짓만 그 동안 해오지 않았던가! 이제라도 새 마음 새 뜻으로 홍길동을 위해 일해보고 싶네. 자네들도 같은 생각 아닌가?”
“네 사형의 말을 따르겠습니다.”
특검대 전원 섬천을 따라 홍길동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그래 자네들은 그럴 줄 알았어. 조선에 돌아가서 이제는 신분차별 없고 다들 서로를 위하는 새로운 제도를 세울 것이다!”
길동은 아주 흡족해하며 아영이를 부른다.
아영이는 이미 눈물바다가 되어 있었다.
“내 너를 만나서 너무 좋았구나!”
“할아버지!”
아영이는 길동의 손을 붙잡고 신신당부한다.
“제발 거기서도 싸우지 마시고 늘 건강하게 지내세요. 끼니는 거르지 않고 잘 챙겨드시고 항상 분노하지 마시고 욕도 하지 마시고...”
“녀석 잔소리가 더 늘었구나. 걱정마라 거기서도 어머니를 모시고 지낼 터이니”
길동은 아영이의 손을 꼭 쥐고 자신의 손에 있는 부채를 쥐어준다.
“이제 이 물건과 네가 차고 있는 염주가 제대로 힘을 발휘할 줄은 모르겠다. 내가 조선으로 가고 나면... 그래도 미약한 기운이 남아있을 터이니 부디 좋은 일에 힘쓰도록”
“네 그리 할게요.”
“잘 있거라 나의 후손아! 내 너를 만나게 되어 참으로 기쁘구나!”
길동은 얼굴에 살짝 눈물을 비치며 제령에게 돌아간다.
그 사이 제령은 주문을 외우며 조선으로 돌아갈 차원문을 만들고 있었다.
특검대원들은 제령이 차원문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그 사이 스님들은 신진대사를 모시고 일제히 주변정리를 하느라 바빴다. 부서진 건물과 주변의 파헤친 흔적 및 복구할 것들이 상당히 많았다.
“완성되었어요!”
제령이 차원문을 만들고 특검대원들과 홍길동을 앞에 세운다.
“자 이제 한 분씩 차례대로 들어가세요.”
“그러자꾸나! 본래 있던 조선에서 만나서 다들 내가 있는 집으로 찾아 오거라!”
길동은 먼저 말을 남기고 차원문에 몸을 숙여 넣는다.
“제령 이 아이의 몸은 남겨둘 수 있지?”
“네 가능합니다.”
제령은 자신의 비녀를 꺼내 길동의 등에 대고 주술을 외운다.
차원문은 파아란 빛을 내뿜으며 한 명 한명씩 다른 공간으로 보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허억”
“깨어났어?”
홍길동이 차원문 속으로 들어간 지 조금 지나자 이윽고 차원문에서 한 발 떨어진 곳에 성태가 누워있었다.
활빈당 아이들은 성태를 일으켜 세운다.
다행히 큰 상처는 없었다.
“어 어떻게 된 거야?”
성태는 순간 자신의 몸속에 있던 길동의 흔적이 없어졌음을 깨닫게 되었다.
“할 할아버지는”
“홍길동 할아버지는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갔어.”
수아가 자초지종을 설명해준다.
성태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연산군과 대적한 것 까진 기억났는데 그 후로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도 학교로 가야지”
“그래 잠깐만!”
성태는 멀리 있는 이 헌에게로 다가간다.
“같이 가자!”
“...”
이 헌은 말없이 고개를 숙인다. 그 동안 지어 온 죄가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옆에 있는 신진대사가 부탁한다.
“전설의 홍길동의 영을 품은 아이여! 우리 손자 잘 부탁하네. 헌 아 이제 할아비랑 약속한대로 살거라!”
“네 그리하겠습니다.”
이 헌은 신진대사에게 절을 하고 성태를 따라 나선다.
이제 힘에 집착하는 그의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진 듯하다.
동백고등학교
아이들이 돌아왔을 때 이미 사태는 정리되어 있었다.
이 헌은 공식적으로 선도부를 해체하겠노라고 선도부원들을 모아놓고 공개적으로 발표하였다.
그리고 자신 역시 그 동안의 잘못을 뉘우치고 학생들을 더 이상 차별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활빈당에 들어간다.
사태가 정리되면서 그 동안 성태를 괴롭혔던 애들은 일제히 성태앞에서 무릎을 꿇는다. 특히 동호일당들은 싹싹 두 손이 닳도록 빌었다.
성태는 활빈당에서 이 헌을 비롯한 핵심 멤버들을 영입하여 그 세력을 더 확장하였다. 활빈당 인원이 많아지자, 아영이는 동아리의 규모를 더 확장해 달라고 교무실에 건의한다.
교감은 못마땅하였지만 대세를 어길 수 없어 마지못해 허락한다.
비로소 동백고등학교는 평화가 찾아온 것이다.
“할아버지는 잘 살고 있겠지?”
수아의 말에 성태는 부채를 보면서 끄덕인다.
“그럼! 희미하지만 아직 느껴지는 걸!”
조선시대
길동은 자신이 어릴 때 살던 집으로 돌아가 가족들과 재회한다. 홍판서 대감과 그의 형 길현은 죽을 줄 알았던 길동이 살아 돌아오니 그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네가 정녕 내 아들이 맞느냐! 어찌 하늘이 무심하게 소식 한 번 없더냐?”
길동은 크게 읍하고 대감에게 절을 한다.
“대감님 소자 그 동안 피치 못할 사정으로 잠시 출가를 하였으나, 이제 한을 풀었습니다.”
“길동아 네 예전부터 마음을 짐작하고 있었다. 아버지라고 부르거라!”
길동은 눈물을 흘리며 홍판서 대감과 길현을 안아본다.
“아버지!, 형!”
“그래 길동아 잘 왔어. 정말 잘왔고 말고”
가족 간의 눈물겨운 상봉과 함께 길동이 그동안 호칭을 제대로 부르지 못한 한이 풀리는 날이기도 하였다.
“오늘 이렇게 기쁜 날 잔치가 없을쏘냐?”
홍판서 대감은 길동의 귀환을 축하하기 위해 큰 잔치를 열고 사람들을 초대한다.
“어머니!”
“길동아”
춘섬은 길동을 부둥켜안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춘섬은 길동이 어디 다친 데 없는지 하나하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살피느라 여념이 없다.
“소자는 걱정 마십시오.”
길동은 이어 곡산모인 초란의 행방을 물었다. 다행히도 초란은 길동을 시해하려는 음모가 발각되어 마을에서 쫓겨나 행방을 알 수 없다고 들었다.
세월이 흐른 후
길동은 자신이 만든 활빈당의 소굴에 서 있었다.
“다들 모여라!”
길동은 몸 안에 공력을 넣어 사자후로 일갈한다.
산천지가 쩌렁쩌렁 울리면서 일제히 다들 길동 앞에 줄을 서서 정렬한다.
특검대들은 일제히 자신의 부하들을 일렬로 정렬시킨다.
“후후 이제 제법 빠르구나!”
“당연하죠. 누구 명인데 두목!”
섬천은 씨익 웃으며 길동 옆에서 중요한 안건을 보고한다.
“흠 임금 자리를 두고 또 권력다툼이 끊이지 않구나! 여전히 탐관오리들은 득실거리고. 아직 우리의 할 일은 많다만 우리 스스로 차별 없는 세상을 세우자. 하늘 아래 사람은 모두 평등하다. 다들 동의하느냐!”
“예 두목!”
다들 일제히 홍길동에게 부복한다.
“차별 없는 세상. 우리 활빈당이 새롭게 제도를 세우니 그 이름은 율도국이라 하겠다!”
길동의 명에 다들 일제히 짐을 꾸리고 새로운 곳을 향해 떠난다.
물론 길동은 자신의 소중한 가족들을 먼저 챙겼음은 두말 할 나위 없었다.
길동은 아련히 옛 생각이 떠오르는 것을 추억으로 삼을 것이다.
대개 하늘이 만물을 내시매, 오직 사람이 귀하오나,
소인에게 이르러는 귀한 것이 없으니, 어찌 사람이라고 하오리이까?”
“소인의 평생 서러운 바는 그 부친을 부친이라고 못 하옵고
그 형을 형이라 못하오니, 어찌 사람이라 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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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활빈당 2020 - 에필로그조회 : 2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1,346 120.활빈당 2020 120화(마지막)조회 : 8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014 119.활빈당 2020 119화조회 : 8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055 118.활빈당 2020 118화조회 : 15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006 117.활빈당 2020 117화조회 : 12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124 116.활빈당 2020 116화조회 : 12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033 115.활빈당 2020 115화조회 : 17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024 114.활빈당 2020 114화조회 : 27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083 113.활빈당 2020 113화조회 : 22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026 112.활빈당 2020 112화조회 : 29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089 111.활빈당 2020 111화조회 : 28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058 110.활빈당 2020 110화조회 : 33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035 109.활빈당 2020 109화조회 : 28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107 108.활빈당 2020 108화조회 : 392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035 107.활빈당 2020 107화조회 : 34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046 106.활빈당 2020 106화조회 : 28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039 105.활빈당 2020 105화조회 : 30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026 104.활빈당 2020 104화조회 : 32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129 103.활빈당 2020 103화조회 : 42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058 102.활빈당 2020 102화조회 :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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