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빈당 2020 116화
조회 : 20 추천 : 0 글자수 : 5,033 자 2024-11-12
116화
경주 석굴암 수련장
연산군이 기절한 섬천을 향해 다가가 목을 칠 기세였다.
“멈춰라!”
이 때 홍길동이 나타나 그를 가로막는다.
“큭 그렇게 당하고도 내게 반격할 기운이 남아있더냐?”
연산군이 비웃다가 아영이를 보았다.
“그래 네 놈의 후손인 저 계집애가 골칫덩어리구나. 자꾸 부활시키니”
연산군은 손가락에 기운을 모아 응축시킨다.
“설마?”
홍길동이 연산군의 손가락 방향이 아영이를 가리키는 것을 보았다.
아영이는 혈사를 치료하느라 여념이 없어 연산군을 쳐다보지 못했다.
“크크크 이제 부활은 끝이다!”
“아영아 피해!”
홍길동이 사자후로 기합을 모아 큰 소리를 쩌렁쩌렁 울린다.
연산군의 손에서 발사된 탄지공은 아영이를 향해 쏟아져 가고 있었다.
“안 돼!”
아영이는 홍길동의 사자후를 멀리서 듣고 재빨리 쳐다보았다.
그 사이 이미 연산군의 손가락에서 발사된 탄지공은 아영이의 손목을 정확히 향하고 있었다.
“콰쾅!”
웅장한 폭발음과 함께 아영이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자신이 죽지 않았나 눈을 떠 보니 앞에서 탄금이 피를 흘리며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녀가 급하게 가야금으로 연산군의 탄지공을 막았던 것이다.
“피 피가!”
“난 괜찮으니 내 아우부터 치료해 줘 쿨럭”
탄금은 한 움큼의 피를 토하더니 가야금을 끌어안고 쓰러진다.
“...”
아영이는 방금 자신이 죽을 뻔한 상황을 탄금이 살려준 것에 고마워하면서도 너무 두려워서 몸이 저절로 떨렸다.
늘 뒤에서 구경하다가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식은땀이 절로 났던 것이다.
“선생님!”
활빈당 아이들이 걱정이 되어 달려왔다.
“괜찮으세요?”
“선생님 잘못되는 줄 알았어요.”
수아가 눈물을 글썽이며 아영이를 살펴본다.
탄지공의 충격으로 아영이 얼굴에도 상처가 드러났다.
“난 괜찮으니 멀리 피해있어”
아영이는 자신도 두려웠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내색 않기로 했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염주를 손에 쥔다.
홍길동은 이글거리는 눈으로 연산군을 쳐다본다.
탄금이 아니었다면 자신의 후손을 잃을 뻔한 상황이었다.
“너는 정말로 자비도 없고 어린 아녀자에게 공격을 하는 인간 말종이로다. 오늘 너를 심판하여 다시는 세상에 발을 붙일 수 없게 하겠다!”
“미친 놈”
홍길동은 분노하면서 자신의 공력을 최대한 끌어올린다.
부채를 통해서 그의 분노가 염원으로 전달되고 길동은 순간적으로 엄청난 기운을 폭발시킨다.
“허? 힘을 숨겨왔단 말인가?”
연산군이 잠시 놀라는 사이, 길동은 손에 기를 모아 연산군의 복부를 가격한다.
“통배권!”
연산군은 복부를 맞고 뒤로 물러난다.
“흥 이 까짓것은 내 신단으로 다시 밀어내주마!”
연산군은 통배권으로 인해 자신의 내장이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신단의 힘을 자신의 장기기관 속으로 집중하였다.
그 사이 홍길동은 어느 새 돌려차기로 연산군의 관자놀이를 가격한다.
“퍼억”
“쿠당탕탕탕”
연산군은 넘어지면서 코를 찧었다.
일어서자 코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꼴 좋구나!”
“이 이놈이 나에게 모욕을 줘?”
연산군은 자신의 코피를 훔치고 홍길동을 향해 손가락을 뻗는다.
“탄지공!”
연산군의 탄지공은 정확히 홍길동의 가슴팍으로 날아간다.
길동은 그 자리에서 피하지 않고 손을 뻗는다.
“타아악!”
길동이 손에 공력을 모아 연산군의 탄지공을 그대로 위로 올려쳐 버린다.
실로 놀라운 방어기술이었다.
“네 네놈이 나의 탄지공을 쳐내?”
연산군이 잠시 어이없어 하는 사이 이미 홍길동은 연산군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유속을 사용하면서 연산군의 뒤에서 공격을 한다.
“퍼퍼퍽”
하지만 동작이 빠른 연산군 역시 어느새 고개를 돌려 길동의 공격을 막는다.
“하하하 여전히 느려”
연산군의 비아냥거림에 길동은 잠시 숨을 돌린다.
그리고 부채를 살며시 꺼내 들고 주문을 외운다.
“각오해라 분신술이다!”
길동은 부채의 기운을 끌어내어 분신술을 펼쳤다.
길동과 똑같은 형체의 사람이 7명 넘게 쏟아져 나왔다.
“공격하라!”
분신 7명은 각자 다른 방향으로 흩어지면서 연산군을 포위하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어느 새 포위망을 좁히고 연산군을 향해 일제히 공격한다.
“퍼퍼퍼퍼퍼퍽”
수많은 주먹과 발길질이 연산군에게 쏟아진다.
연산군은 분신들이 많아서 피할 수 없었다.
수많은 주먹세례에도 연산군은 버티고 있었다.
“방어막?”
어느 새 연산군은 신단의 힘을 자신의 몸 외부로 둘러쌌는지 붉은 보호막이 가로 막고 있었다.
“어림없다. 뱀의 기운아 물어라!”
연산군은 보호막을 통해 분신들의 공격을 튕겨낸 후 자신의 양 손에서 뱀의 형체를 소환했다. 방금 전에 서섬천을 묶은 뱀의 기운이었던 것이다.
“숫자에 맞게 나도 보답해주지”
연산군은 신단의 힘을 끌어올려 뱀을 7마리 소환시켰다.
“물어라!”
“전부 조심하라!”
분신들은 연산군이 소환한 뱀을 각자 한 마리씩 상대하기 시작했다.
“네 놈이 가진 신단의 기운 확실히 없애주겠다.”
“크크크 나 역시 네 놈의 부채를 없애주마. 아니면 이리 내 놓아라!”
“어림없는 소리”
길동은 연산군을 향해 달려간다.
“윽 어찌 된 거야?”
혈사가 아영이의 치료를 받고 주위를 둘러본다.
자신 역시 연산군의 공격을 받고 혈검이 부러지고 기절한 사실을 떠 올렸다.
그리고 그 옆에 쓰러진 탄금이 눈에 들어왔다.
“누이!”
탄금이 가야금을 안고 쓰러진 모습을 보고 혈사가 흥분한다.
“어떻게 된 거야!”
혈사가 악을 쓰자 아영이는 겁에 질려 바들바들 떤다.
“혈사 재촉하지 말아.”
어느 새 제령이 다가와 자세한 상황을 설명해준다.
“그럼 전부 섬천 사형에게 공력을 몰아주었단 말이오?”
“그래 그런데도 전하는 너무 강해”
“제기랄 혈검도 부러지고. 그나저나 누이를 얼른 치료하란 말이야!”
혈사의 재촉에 아영이는 쉴 틈도 없이 다시 염주를 들고 기를 모으기 시작한다.
“재촉하지 말래도. 저 아이도 쉬어야 할 것 아닌가. 그래야 네 누이를 제대로 치료하지”
제령의 말에 혈사는 입술을 깨문다.
탄금의 가야금은 연산군의 탄지공에 의해 심하게 훼손되고 검게 그을려 있었다. 자신의 혈검과 같은 운명이이라고 생각했다.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는 혈사였다.
“큭 용서치 않겠다.”
“지금 네 몸으로는 무리다. 차라리 섬천 사형에게 기를 보태주는 게 모두를 위한 일이야”
혈사는 말없이 재빨리 연산군에게 달려간다.
“혈사!”
제령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혈사는 재빨리 달려가고 있었다.
연산군은 홍길동과 대적하면서 혈사가 달려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크 지겨운 놈이로구나! 죽고 싶다면 먼저 죽여주지”
연산군이 손에 탄지공의 기운을 모은다.
“죽어!”
연산군이 혈사에게 공격할 때 홍길동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재빨리 연산군 어깨 위로 올라가 그의 양쪽 어깨를 밟았다.
“?”
“천근추!”
홍길동의 특수기술인 천근추가 발동되고 순식간에 홍길동은 1톤 무게 이상의 쇳덩어리처럼 중력의 힘을 가했다.
“아아악”
연산군은 갑작스러운 무게에 버티지 못하고 앞으로 고꾸라진다.
그 사이 혈사는 기절한 섬천을 들쳐 업고 냅다 뛰기 시작한다.
“그래 잘했어 혈사!”
“흥 마무리나 잘하시오”
혈사는 섬천을 업어서 아영이에게 데려다 놓는다.
“누이 치료가 끝나면 여기 사형도 치료해”
“네...”
아영이는 한 바가지의 땀을 흘리면서도 위급한 상황이라 힘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네가 무모하게 전하에게 덤비는 줄 알고 걱정했다.”
“흥 나도 그렇게 대책 없지 않소. 자존심 상하지만 실력차이를 확실히 느꼈어. 인정할 수밖에... 우리 개인끼리 덤비다가는 각개 격파 당할 게 뻔하오.”
“혈사 많이 침착해졌구나!”
“그런 말 듣고 싶지 않소.”
“누이는 염려마라. 깨어날 것이다.”
제령의 말을 들은 척도 안하고 혈사는 누이에게로 간다.
“섬천 사형이 깨어나면 내 남은 기력도 모두 보태주리다.”
제령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자신의 비녀를 꺼내 섬천의 상태를 살펴본다. 혹시라도 연산군이 소환한 뱀의 기운이 남아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이다.
섬천의 복부에 꿈틀대는 것이 보이자, 제령은 그 기운을 물리치기 위해 주술력을 사용한다.
“언니 나도 도울게”
“괜찮아. 비록 사형에게 모든 기운을 주었지만 이 정도는 나 혼자 할 수 있어”
“못 말린다니까”
화룡은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 주변의 스님들을 살펴본다.
스님들 역시 자신들도 연산군의 상대가 되지 않음을 알았는지 조용히 홍길동이 이겨주기를 바라며 사태를 관망할 뿐이었다.
신진대사는 어느 정도 기운을 차리자 쓰러져 있는 이 헌에게 다가간다. 이 헌은 연산군의 몸에서 빠져나온 이후로 그 충격 때문인지 일어나지 못했다.
“신단의 힘에만 추구한 나머지 주화입마에 걸린 것 같군”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옆에서 영춘스님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신진대사를 쳐다본다.
“어찌 보면 내가 손자를 잘 못 가르친 일! 다 업보로다. 내가 책임져야지”
신진대사는 결심한 듯 주위를 물렸다.
그리고 자신의 남은 공력을 모두 끌어 모아 사랑하는 손자에게 끌어넣기 시작한다.
“우우우우웅”
신진대사의 몸에 푸른빛이 감돌면서 그 기운이 찬란하게 빛이 난다.
“대 대사님!”
스님들이 일제히 싸움을 구경하다가 빛을 보고 신진대사를 쳐다본다. 하지만 영춘스님이 더 이상 오지 못하도록 말렸다. 신진대사가 미리 부탁했기 때문이다.
대사는 이마에 연신 땀을 흘리면서 이 헌의 뒤틀린 혈을 풀기 시작했다. 마치 겨울의 차가운 눈이 따뜻한 햇살에 사르르 녹듯이 조금씩 조금씩 이 헌의 몸은 원래대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휴우”
신진대사는 남은 기력을 몽땅 소진했는지 털썩 주저 않는다. 옆에 영춘스님이 그를 부축하며 눈물을 흘린다.
“괜찮네. 나는 할 일을 다 했을 뿐이네”
“대사님!”
영춘스님은 신진대사가 자신의 손자에게 모든 공력을 쏟고 늙어가는 모습이 안타까워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안 그래도 나이가 든 신진대사는 공력이 빠지자 너무 초라한 늙은이로 비칠 뿐이었다.
“으윽”
이 헌은 밝은 빛에 의해 눈을 뜨면서 일어나기 시작한다.
“여 여기는?”
“헌아 깨어났구나!”
신진대사는 초라한 모습으로 이 헌을 감격스럽게 쳐다본다.
“하 할아버지. 제가 기절해 있었던 모양이군요.”
“그래 이제는 다시는 저 괴물에게 들어가지 말거라!”
신진대사는 살포시 이 헌을 안아준다.
이 헌은 정신을 차리자 자신이 신단의 힘에 빠져 연산군의 몸속에 들어간 것을 기억했다. 그 기억은 몹시 고통스럽고 지옥 같았다.
한 순간 강력한 힘에만 몰두한 나머지 자신이 어떻게 되는지도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바보 같은 행동에 자신이 너무 한심스러울 뿐이었다.
옆에서 영춘스님이 자초지총을 설명해준다. 이 헌은 자신이 죽을 뻔 한 것을 할아버지가 살려주고 초라한 모습으로 된 것에 슬픔이 북받쳐 온다.
“하 할아버지!”
이 헌은 신진대사를 쳐다보고 목 놓아 울기 시작한다.
경주 석굴암 수련장
연산군이 기절한 섬천을 향해 다가가 목을 칠 기세였다.
“멈춰라!”
이 때 홍길동이 나타나 그를 가로막는다.
“큭 그렇게 당하고도 내게 반격할 기운이 남아있더냐?”
연산군이 비웃다가 아영이를 보았다.
“그래 네 놈의 후손인 저 계집애가 골칫덩어리구나. 자꾸 부활시키니”
연산군은 손가락에 기운을 모아 응축시킨다.
“설마?”
홍길동이 연산군의 손가락 방향이 아영이를 가리키는 것을 보았다.
아영이는 혈사를 치료하느라 여념이 없어 연산군을 쳐다보지 못했다.
“크크크 이제 부활은 끝이다!”
“아영아 피해!”
홍길동이 사자후로 기합을 모아 큰 소리를 쩌렁쩌렁 울린다.
연산군의 손에서 발사된 탄지공은 아영이를 향해 쏟아져 가고 있었다.
“안 돼!”
아영이는 홍길동의 사자후를 멀리서 듣고 재빨리 쳐다보았다.
그 사이 이미 연산군의 손가락에서 발사된 탄지공은 아영이의 손목을 정확히 향하고 있었다.
“콰쾅!”
웅장한 폭발음과 함께 아영이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자신이 죽지 않았나 눈을 떠 보니 앞에서 탄금이 피를 흘리며 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녀가 급하게 가야금으로 연산군의 탄지공을 막았던 것이다.
“피 피가!”
“난 괜찮으니 내 아우부터 치료해 줘 쿨럭”
탄금은 한 움큼의 피를 토하더니 가야금을 끌어안고 쓰러진다.
“...”
아영이는 방금 자신이 죽을 뻔한 상황을 탄금이 살려준 것에 고마워하면서도 너무 두려워서 몸이 저절로 떨렸다.
늘 뒤에서 구경하다가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식은땀이 절로 났던 것이다.
“선생님!”
활빈당 아이들이 걱정이 되어 달려왔다.
“괜찮으세요?”
“선생님 잘못되는 줄 알았어요.”
수아가 눈물을 글썽이며 아영이를 살펴본다.
탄지공의 충격으로 아영이 얼굴에도 상처가 드러났다.
“난 괜찮으니 멀리 피해있어”
아영이는 자신도 두려웠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내색 않기로 했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염주를 손에 쥔다.
홍길동은 이글거리는 눈으로 연산군을 쳐다본다.
탄금이 아니었다면 자신의 후손을 잃을 뻔한 상황이었다.
“너는 정말로 자비도 없고 어린 아녀자에게 공격을 하는 인간 말종이로다. 오늘 너를 심판하여 다시는 세상에 발을 붙일 수 없게 하겠다!”
“미친 놈”
홍길동은 분노하면서 자신의 공력을 최대한 끌어올린다.
부채를 통해서 그의 분노가 염원으로 전달되고 길동은 순간적으로 엄청난 기운을 폭발시킨다.
“허? 힘을 숨겨왔단 말인가?”
연산군이 잠시 놀라는 사이, 길동은 손에 기를 모아 연산군의 복부를 가격한다.
“통배권!”
연산군은 복부를 맞고 뒤로 물러난다.
“흥 이 까짓것은 내 신단으로 다시 밀어내주마!”
연산군은 통배권으로 인해 자신의 내장이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신단의 힘을 자신의 장기기관 속으로 집중하였다.
그 사이 홍길동은 어느 새 돌려차기로 연산군의 관자놀이를 가격한다.
“퍼억”
“쿠당탕탕탕”
연산군은 넘어지면서 코를 찧었다.
일어서자 코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꼴 좋구나!”
“이 이놈이 나에게 모욕을 줘?”
연산군은 자신의 코피를 훔치고 홍길동을 향해 손가락을 뻗는다.
“탄지공!”
연산군의 탄지공은 정확히 홍길동의 가슴팍으로 날아간다.
길동은 그 자리에서 피하지 않고 손을 뻗는다.
“타아악!”
길동이 손에 공력을 모아 연산군의 탄지공을 그대로 위로 올려쳐 버린다.
실로 놀라운 방어기술이었다.
“네 네놈이 나의 탄지공을 쳐내?”
연산군이 잠시 어이없어 하는 사이 이미 홍길동은 연산군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유속을 사용하면서 연산군의 뒤에서 공격을 한다.
“퍼퍼퍽”
하지만 동작이 빠른 연산군 역시 어느새 고개를 돌려 길동의 공격을 막는다.
“하하하 여전히 느려”
연산군의 비아냥거림에 길동은 잠시 숨을 돌린다.
그리고 부채를 살며시 꺼내 들고 주문을 외운다.
“각오해라 분신술이다!”
길동은 부채의 기운을 끌어내어 분신술을 펼쳤다.
길동과 똑같은 형체의 사람이 7명 넘게 쏟아져 나왔다.
“공격하라!”
분신 7명은 각자 다른 방향으로 흩어지면서 연산군을 포위하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어느 새 포위망을 좁히고 연산군을 향해 일제히 공격한다.
“퍼퍼퍼퍼퍼퍽”
수많은 주먹과 발길질이 연산군에게 쏟아진다.
연산군은 분신들이 많아서 피할 수 없었다.
수많은 주먹세례에도 연산군은 버티고 있었다.
“방어막?”
어느 새 연산군은 신단의 힘을 자신의 몸 외부로 둘러쌌는지 붉은 보호막이 가로 막고 있었다.
“어림없다. 뱀의 기운아 물어라!”
연산군은 보호막을 통해 분신들의 공격을 튕겨낸 후 자신의 양 손에서 뱀의 형체를 소환했다. 방금 전에 서섬천을 묶은 뱀의 기운이었던 것이다.
“숫자에 맞게 나도 보답해주지”
연산군은 신단의 힘을 끌어올려 뱀을 7마리 소환시켰다.
“물어라!”
“전부 조심하라!”
분신들은 연산군이 소환한 뱀을 각자 한 마리씩 상대하기 시작했다.
“네 놈이 가진 신단의 기운 확실히 없애주겠다.”
“크크크 나 역시 네 놈의 부채를 없애주마. 아니면 이리 내 놓아라!”
“어림없는 소리”
길동은 연산군을 향해 달려간다.
“윽 어찌 된 거야?”
혈사가 아영이의 치료를 받고 주위를 둘러본다.
자신 역시 연산군의 공격을 받고 혈검이 부러지고 기절한 사실을 떠 올렸다.
그리고 그 옆에 쓰러진 탄금이 눈에 들어왔다.
“누이!”
탄금이 가야금을 안고 쓰러진 모습을 보고 혈사가 흥분한다.
“어떻게 된 거야!”
혈사가 악을 쓰자 아영이는 겁에 질려 바들바들 떤다.
“혈사 재촉하지 말아.”
어느 새 제령이 다가와 자세한 상황을 설명해준다.
“그럼 전부 섬천 사형에게 공력을 몰아주었단 말이오?”
“그래 그런데도 전하는 너무 강해”
“제기랄 혈검도 부러지고. 그나저나 누이를 얼른 치료하란 말이야!”
혈사의 재촉에 아영이는 쉴 틈도 없이 다시 염주를 들고 기를 모으기 시작한다.
“재촉하지 말래도. 저 아이도 쉬어야 할 것 아닌가. 그래야 네 누이를 제대로 치료하지”
제령의 말에 혈사는 입술을 깨문다.
탄금의 가야금은 연산군의 탄지공에 의해 심하게 훼손되고 검게 그을려 있었다. 자신의 혈검과 같은 운명이이라고 생각했다.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는 혈사였다.
“큭 용서치 않겠다.”
“지금 네 몸으로는 무리다. 차라리 섬천 사형에게 기를 보태주는 게 모두를 위한 일이야”
혈사는 말없이 재빨리 연산군에게 달려간다.
“혈사!”
제령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혈사는 재빨리 달려가고 있었다.
연산군은 홍길동과 대적하면서 혈사가 달려오고 있는 것을 보았다.
“크 지겨운 놈이로구나! 죽고 싶다면 먼저 죽여주지”
연산군이 손에 탄지공의 기운을 모은다.
“죽어!”
연산군이 혈사에게 공격할 때 홍길동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재빨리 연산군 어깨 위로 올라가 그의 양쪽 어깨를 밟았다.
“?”
“천근추!”
홍길동의 특수기술인 천근추가 발동되고 순식간에 홍길동은 1톤 무게 이상의 쇳덩어리처럼 중력의 힘을 가했다.
“아아악”
연산군은 갑작스러운 무게에 버티지 못하고 앞으로 고꾸라진다.
그 사이 혈사는 기절한 섬천을 들쳐 업고 냅다 뛰기 시작한다.
“그래 잘했어 혈사!”
“흥 마무리나 잘하시오”
혈사는 섬천을 업어서 아영이에게 데려다 놓는다.
“누이 치료가 끝나면 여기 사형도 치료해”
“네...”
아영이는 한 바가지의 땀을 흘리면서도 위급한 상황이라 힘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네가 무모하게 전하에게 덤비는 줄 알고 걱정했다.”
“흥 나도 그렇게 대책 없지 않소. 자존심 상하지만 실력차이를 확실히 느꼈어. 인정할 수밖에... 우리 개인끼리 덤비다가는 각개 격파 당할 게 뻔하오.”
“혈사 많이 침착해졌구나!”
“그런 말 듣고 싶지 않소.”
“누이는 염려마라. 깨어날 것이다.”
제령의 말을 들은 척도 안하고 혈사는 누이에게로 간다.
“섬천 사형이 깨어나면 내 남은 기력도 모두 보태주리다.”
제령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자신의 비녀를 꺼내 섬천의 상태를 살펴본다. 혹시라도 연산군이 소환한 뱀의 기운이 남아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이다.
섬천의 복부에 꿈틀대는 것이 보이자, 제령은 그 기운을 물리치기 위해 주술력을 사용한다.
“언니 나도 도울게”
“괜찮아. 비록 사형에게 모든 기운을 주었지만 이 정도는 나 혼자 할 수 있어”
“못 말린다니까”
화룡은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 주변의 스님들을 살펴본다.
스님들 역시 자신들도 연산군의 상대가 되지 않음을 알았는지 조용히 홍길동이 이겨주기를 바라며 사태를 관망할 뿐이었다.
신진대사는 어느 정도 기운을 차리자 쓰러져 있는 이 헌에게 다가간다. 이 헌은 연산군의 몸에서 빠져나온 이후로 그 충격 때문인지 일어나지 못했다.
“신단의 힘에만 추구한 나머지 주화입마에 걸린 것 같군”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옆에서 영춘스님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신진대사를 쳐다본다.
“어찌 보면 내가 손자를 잘 못 가르친 일! 다 업보로다. 내가 책임져야지”
신진대사는 결심한 듯 주위를 물렸다.
그리고 자신의 남은 공력을 모두 끌어 모아 사랑하는 손자에게 끌어넣기 시작한다.
“우우우우웅”
신진대사의 몸에 푸른빛이 감돌면서 그 기운이 찬란하게 빛이 난다.
“대 대사님!”
스님들이 일제히 싸움을 구경하다가 빛을 보고 신진대사를 쳐다본다. 하지만 영춘스님이 더 이상 오지 못하도록 말렸다. 신진대사가 미리 부탁했기 때문이다.
대사는 이마에 연신 땀을 흘리면서 이 헌의 뒤틀린 혈을 풀기 시작했다. 마치 겨울의 차가운 눈이 따뜻한 햇살에 사르르 녹듯이 조금씩 조금씩 이 헌의 몸은 원래대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휴우”
신진대사는 남은 기력을 몽땅 소진했는지 털썩 주저 않는다. 옆에 영춘스님이 그를 부축하며 눈물을 흘린다.
“괜찮네. 나는 할 일을 다 했을 뿐이네”
“대사님!”
영춘스님은 신진대사가 자신의 손자에게 모든 공력을 쏟고 늙어가는 모습이 안타까워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안 그래도 나이가 든 신진대사는 공력이 빠지자 너무 초라한 늙은이로 비칠 뿐이었다.
“으윽”
이 헌은 밝은 빛에 의해 눈을 뜨면서 일어나기 시작한다.
“여 여기는?”
“헌아 깨어났구나!”
신진대사는 초라한 모습으로 이 헌을 감격스럽게 쳐다본다.
“하 할아버지. 제가 기절해 있었던 모양이군요.”
“그래 이제는 다시는 저 괴물에게 들어가지 말거라!”
신진대사는 살포시 이 헌을 안아준다.
이 헌은 정신을 차리자 자신이 신단의 힘에 빠져 연산군의 몸속에 들어간 것을 기억했다. 그 기억은 몹시 고통스럽고 지옥 같았다.
한 순간 강력한 힘에만 몰두한 나머지 자신이 어떻게 되는지도 전혀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바보 같은 행동에 자신이 너무 한심스러울 뿐이었다.
옆에서 영춘스님이 자초지총을 설명해준다. 이 헌은 자신이 죽을 뻔 한 것을 할아버지가 살려주고 초라한 모습으로 된 것에 슬픔이 북받쳐 온다.
“하 할아버지!”
이 헌은 신진대사를 쳐다보고 목 놓아 울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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