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빈당 2020 117화
조회 : 6 추천 : 0 글자수 : 5,124 자 2024-11-19
117화
경주 석굴암 수련장
이 헌은 눈물이 쉴 새 없이 흐르는 것을 주체할 수 없었다.
“할아버지 내가 잘못했는데 왜 할아버지가 이렇게 희생을 합니까! 나 같은 게 뭐라고”
“아니다. 넌 충분히 잘하고 있다. 그 동안 그 유혹으로 잠시 흔들린 것뿐이지 지금부터 바로 잡으면 된다.”
“할아버지!”
이 헌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이 절로 나온다. 자신 앞에 선 신진대사는 한 때 모든 것을 통치하고 절대적으로 넘볼 수 없는 강한 사람이었다.
언제나 위풍당당하고 자신의 무공수련을 봐 주던 할아버지가 이제는 형체도 제대로 지키기 힘든 초라한 노인이 되어 있었다.
“쿨럭”
신진대사는 모든 공력을 소진했는지 피를 토하고 있었다.
“대사님을 모셔라. 위험하다.”
영춘스님의 말에 스님들이 신진대사를 부축하고 법당 안으로 들어가 치료를 전담하는 곳으로 옮기고 있었다.
“할아버지 흑”
“너무 염려 말거라. 곧 회복되실 게다.”
영춘스님이 이 헌을 위로하지만 자신 역시 북받쳐 오는 슬픔을 참기 힘들었다. 더 이상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제 자신이 이끌어야 한다. 막중한 책임감에 절로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었다.
“연산군!”
이 헌은 소리를 치며 멀리서 연산군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연산군은 홍길동을 마구 공격하기 시작했다. 잠시 방심하는 사이 자신의 어깨가 천근추에 의해 무지하게 짓밟혔기 때문이었다.
“무사할 것 같으냐?”
연산군은 두 손을 교차시켜 뱀을 소환시킨다. 두 개의 머리를 가진 뱀이 혀를 내밀며 길동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쌍 머리의 뱀이라! 정말 사악한 주술을 익혔구나!”
길동은 살짝 물러서면서 부채의 끝에 기를 모은다.
그러는 사이 분신들은 힘을 잃었는지 전부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분신들과 싸우던 뱀들 역시 힘을 잃었는지 방금 연산군이 소환한 쌍머리의 뱀에 모이기 시작한다.
“합쳐라!”
연산군의 명령에 일제히 뱀들이 합쳐지고 쌍 머리의 뱀은 더욱 더 몸집을 부풀렸다.
사람보다 2배 정도 커진 형태의 뱀은 매우 위협적이었다.
“저런 사악한 술수를 보았나?”
“다들 더 물러있게”
“으아악”
스님들이 일제히 두려움에 질린 표정으로 커다란 뱀을 쳐다본다.
뱀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홍길동을 향해 몸을 숙인다.
“스르륵”
마치 목표물을 정한 듯 몸에 땅을 대고 기어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처럼 꼬리를 다리로 삼아 서 있는 형국이었다. 그것도 흉악한 두 개의 머리를 지니며
“괴물이 따로 없군!”
홍길동은 두려워하지 않고 쌍머리의 뱀을 향해 부채를 휘두른다.
“휘이잉”
거대한 바람이 파장을 일으키면서 연산군과 그 주위를 휩쓸기 시작한다.
하지만 연산군과 뱀은 상처 없이 꼿꼿하게 서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잡기술로 나를 쓰러뜨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어리석구나.”
연산군이 손바닥을 치자 뱀은 바로 홍길동을 향해 공격하기 시작한다.
“휙”
뱀이 홍길동의 다리를 물으려는 순간, 길동은 재빨리 위로 뛰어 오른다.
그리고 날아차기를 해서 뱀의 머리를 찬다.
“퍼억”
뱀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서는 척 하더니 뒤에서 숨어 있던 하나의 머리가 잽싸게 홍길동의 다리를 문다.
“아아악”
길동은 한 마리는 피했지만 숨어 있는 머리를 피하지 못하고 그의 다리를 살짝 물린다.
다행히 크게 이빨이 들어가지 않아서 재빨리 뺄 수 있었다.
“뚝 뚝”
물린 자국에 어느 새 핏방울이 고여 쉴새없이 떨어지고 있었다.
“할아버지!”
멀리서 아영이가 달려와서 염주로 그의 상처를 치유하려고 한다.
“물러서라 위험해!”
안 그래도 쌍머리의 뱀이 아영이를 보자 흥분한 듯 그의 머리를 치켜세우며 덤비려한다.
“콰지지직”
뱀의 머리가 아영이를 물으려는 순간 갑자기 어디선간 한 인영이 나타나 뱀의 머리를 발로 찬 것이다.
덕분에 아영이는 피할 수 있었다.
“하하 네 놈이구나”
이 헌이 숨을 헐떡거리며 뱀의 머리를 찬 것이다.
“네가 나에게 영혼을 팔려고 마음먹었으면 끝까지 지킬 것이지. 어서 오너라!”
연산군이 신단의 힘을 증폭시키며 이 헌을 혼란에 빠뜨리려 한다.
연산군의 눈이 붉게 충혈되면서 그 빛이 이 헌의 머릿속에 무언가 흔들려는 것이 느껴졌다.
[어떤가? 아직도 기회는 있어. 나랑 합치면 이 모든 것을 지배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이 헌은 머리가 어지러웠지만 끝까지 버티고 있었다.
“저런 정신지배 기술이야!”
제령이 연산군의 표정을 보고 사악한 주술을 거는 것을 느꼈다.
“어떻게 해야 돼 언니? 또 흡수하려는 것은 아니겠지”
화룡이 안타까워하면서 발을 동동 굴린다.
“홍길동! 너의 기술 중 전하의 눈을 멀게 하는 것이 없는가!”
제령의 외침에 길동은 고개를 끄덕인다.
연산군의 붉은 눈은 충혈된 상태로 이 헌의 머릿속을 흔들며 그의 영혼을 흡수하여 신단의 힘을 더 증폭시키려 하고 있었다.
“멈춰라!”
길동은 연산군의 앞에 다가서면서 이 헌을 가로막는다.
“잘 봐라 연산군!”
“?”
“태양권!!!”
“번쩍!”
순식간에 길동의 주위는 매우 밝은 태양빛으로 환해지고 그 빛은 바로 앞에 있는 연산군에게 집중되어 몰렸다.
“끄아아아악”
이 헌을 정신으로 지배하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사술을 걸고 있었는데, 엄청나게 밝은 빛이 시야에 들어온 것이다.
연산군은 눈이 부셔서 비틀거리고 한동안 눈을 뜨지 못했다.
태양권의 빛은 너무도 강렬하여 연산군의 눈을 한참동안 뜰 수 없게 만든 것이었다.
“기회다 공격해!”
다들 눈이 부셔서 얼굴을 가린 사이, 길동은 천천히 걸어가 연산군을 향해 공격한다.
“퍼어억”
연산군이 눈을 감은 사이 길동의 주먹이 연산군의 턱을 친다.
“쿨럭”
“아직 멀었다.”
길동은 발을 올려 연산군의 목을 찍고 이윽고 팔꿈치로 그의 얼굴을 가격하였다.
“퍼어억”
연산군이 두 손으로 눈을 가리고 비틀거리자 홍길동은 심호흡을 하며 기를 모은다.
“통배권이다!”
길동은 자신의 특수기술 통배권을 정확히 연산군의 단전에 가격하였다.
“허어억”
잠시 후 정적이 흐르고 연산군은 속에서 무언가 뜨거운 것이 느껴지면서 비틀거렸다. 아무리 강철 같은 연산군이었지만 무방비로 통배권을 맞자 자신의 오장육부가 뒤집어지는 고통을 느낀 것이다.
“마무리다!”
길동은 뒤로 도움닫기를 하면서 날아가 연산군의 관자놀이를 향해 오른 발을 뻗었다.
“꽈아앙!”
연산군은 길동에게 치명타를 맞고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진다.
“쿠웅!”
연산군이 결국 쓰러지자 일제히 환호를 지른다.
“오 드디어 쓰러뜨렸다.”
“만세!”
스님들이 일제히 환호하지만 길동은 다들 물러나라고 말한다.
“아직 아니다. 이 정도로 연산군은 죽지 않아”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연산군은 비틀거리면서 일어서고 있었다.
그리고 태양권으로 비틀거리는 뱀을 다시 앞으로 내밀었다.
“무조건 죽여라!”
연산군의 말에 쌍머리의 뱀은 흥분하면서 길동을 공격한다.
“콰쾅!”
뱀이 이빨을 드러내면서 공격한 자리는 땅이 움푹 패었다.
길동이 피하지 못했으면 큰일 날 뻔하였다.
두 개의 머리가 긴 혀를 내두르며 위협을 가하자 스님들은 일제히 더 뒤로 물러난다.
길동은 뱀을 처치하려고 머리를 굴리는 사이 연산군이 주문을 외운다.
그러자 뱀의 혀 안에서 토사액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푸르스름한 액으로 주변의 땅을 적시기 시작한다.
“파스스스”
뱀이 뿜어낸 토사액은 금방 땅을 부패하게 만들고 있었다.
“치명적인 독이오. 피하시오!”
멀리서 영춘스님이 길동을 향해 외친다.
길동 역시 뱀에게 맞서려다가 독액을 보며 뒤로 물러난다.
“정말 사악하다 못해 별짓을 다하는구나!”
“크크크 그 독을 뒤집어써면 볼만하겠군.”
연산군은 뱀을 조종하여 길동을 계속 몰아붙이고 있었다.
이 때 몸을 회복한 섬천이 쌍머리의 뱀 머리위로 훌쩍 뛰어 오른다.
“네 놈이?”
연산군이 섬천을 쳐다보는 사이 섬천은 미리 준비한 듯 품속에 무언가를 꺼낸다.
“마지막 폭탄이다!”
섬천은 비상시에 숨겨둔 마지막 폭탄 2개를 쌍머리의 뱀에게 던졌다.
뱀은 그것을 무엇인지도 모르고 본능적으로 각자의 입안으로 삼켜버렸다.
“괴물 잘 가거라!”
섬천이 기합을 주면서 뱀의 머리에 충격파를 쏘자 폭탄이 반응하면서 폭발을 일으켰다.
“콰콰콰콰쾅!!”
요란한 울림소리와 함께 자욱이 먼지가 쌓이고 사방은 파편이 튀기 시작했다.
다행이 다들 물러서 있었기에 피해는 없었다.
“...”
폭탄을 집어삼킨 뱀은 형체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 뒤에서 분노한 연산군의 표정이 서려 있을 뿐이었다.
“어렵게 만든 뱀을 없애다니 용서치 않겠다!”
연산군은 축지법을 사용하면서 순식간에 섬천에게 다가갔다.
“어림없소.”
섬천은 주먹을 휘두르며 연산군의 얼굴을 공격한다.
“타악”
연산군은 섬천의 주먹을 한 손으로 잡으며 그대로 손에 장력을 가한다.
“뚜둑”
“아아아악”
연산군의 손에 잡힌 섬천의 주먹은 그의 압력을 못 이기고 뼈에서 소리가 났다.
섬천은 자신의 주먹을 쥐고 뒤로 물러난다. 그 사이 연산군은 틈을 주지 않고 발을 뻗어 섬천의 얼굴을 공격한다.
“퍼어억”
섬천은 연산군의 발을 맞고 그대로 뒤로 넘어진다.
“아직 멀었다.”
넘어진 섬천을 다시 공격하려는 찰나 길동이 연산군을 뒤에서 공격한다.
“휘잉”
연산군은 미리 동작을 감지한 듯 뒤로 물러난다.
“그래 둘이 덤벼도 나한테는 안 될 것이다!”
연산군은 잠시 긴 호흡을 하더니 하늘 위로 손을 뻗는다. 그러자 그의 손 위에서 노란 형태의 전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번개 맛을 보아라!”
손 위의 번개가 두 줄기로 되어 홍길동과 섬천에게 쏟아져 나갔다.
“피해!”
섬천은 재빨리 옆으로 구르고 홍길동은 높이 점프를 하였다.
“파지지직”
번개는 그들 사이를 빗겨나가더니 나무에 부딪혔다.
“쿠우웅”
마치 벼락 맞은 고목처럼 큰 나무가 두 개로 쪼개지더니 옆으로 쓰러졌다.
“젠장할 큰일 날 뻔했군!”
섬천은 온 몸이 긴장감에 압도되면서 쓰러진 고목을 보았다. 자칫하다간 자신도 저렇게 되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사형 힘내요!”
멀리서 특검대원들이 섬천을 응원한다. 이들은 섬천에게 모든 기운을 나누어주고 연산군을 쓰러뜨리고 속박에서 벗어나기를 갈망하였다.
섬천은 이에 보답하려는 듯 두 주먹에 모든 기운을 모은다.
연산군은 다시 번개를 쏘려고 양 손을 치켜든다. 번개의 위력을 실감한 섬천은 그 틈을 주지 않고 바로 달려 나간다.
“휘잉”
섬천의 주먹에 연산군은 두 손을 다시 내리고 옆으로 피한다. 그러면서 더 거리를 두어 뒤로 물러난다.
길동은 잠시 동안 시간을 벌어 자신의 기운을 회복하고 있었다. 그리고 연산군을 어떻게 쓰러뜨릴지 고민하는 찰나였다.
그냥 일반적인 공격으로는 절대로 그를 쓰러뜨릴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 이것밖에 없어. 힘들겠지만”
길동은 결심한 듯 활빈당 아이들에게 외친다.
“다들 나를 도와다오”
그러면서 섬천에게 연산군을 맡아 시간을 벌게 해달라고 말한다.
“무얼 하려고?”
섬천이 안 그래도 무서운 연산군을 혼자 맡으려 하니 못마땅하였다.
길동이 무겁게 입을 뗀다.
“천하의 오랑캐보다 못한 저 놈은 천벌로 다스릴 것이다!”
경주 석굴암 수련장
이 헌은 눈물이 쉴 새 없이 흐르는 것을 주체할 수 없었다.
“할아버지 내가 잘못했는데 왜 할아버지가 이렇게 희생을 합니까! 나 같은 게 뭐라고”
“아니다. 넌 충분히 잘하고 있다. 그 동안 그 유혹으로 잠시 흔들린 것뿐이지 지금부터 바로 잡으면 된다.”
“할아버지!”
이 헌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이 절로 나온다. 자신 앞에 선 신진대사는 한 때 모든 것을 통치하고 절대적으로 넘볼 수 없는 강한 사람이었다.
언제나 위풍당당하고 자신의 무공수련을 봐 주던 할아버지가 이제는 형체도 제대로 지키기 힘든 초라한 노인이 되어 있었다.
“쿨럭”
신진대사는 모든 공력을 소진했는지 피를 토하고 있었다.
“대사님을 모셔라. 위험하다.”
영춘스님의 말에 스님들이 신진대사를 부축하고 법당 안으로 들어가 치료를 전담하는 곳으로 옮기고 있었다.
“할아버지 흑”
“너무 염려 말거라. 곧 회복되실 게다.”
영춘스님이 이 헌을 위로하지만 자신 역시 북받쳐 오는 슬픔을 참기 힘들었다. 더 이상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제 자신이 이끌어야 한다. 막중한 책임감에 절로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었다.
“연산군!”
이 헌은 소리를 치며 멀리서 연산군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연산군은 홍길동을 마구 공격하기 시작했다. 잠시 방심하는 사이 자신의 어깨가 천근추에 의해 무지하게 짓밟혔기 때문이었다.
“무사할 것 같으냐?”
연산군은 두 손을 교차시켜 뱀을 소환시킨다. 두 개의 머리를 가진 뱀이 혀를 내밀며 길동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쌍 머리의 뱀이라! 정말 사악한 주술을 익혔구나!”
길동은 살짝 물러서면서 부채의 끝에 기를 모은다.
그러는 사이 분신들은 힘을 잃었는지 전부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분신들과 싸우던 뱀들 역시 힘을 잃었는지 방금 연산군이 소환한 쌍머리의 뱀에 모이기 시작한다.
“합쳐라!”
연산군의 명령에 일제히 뱀들이 합쳐지고 쌍 머리의 뱀은 더욱 더 몸집을 부풀렸다.
사람보다 2배 정도 커진 형태의 뱀은 매우 위협적이었다.
“저런 사악한 술수를 보았나?”
“다들 더 물러있게”
“으아악”
스님들이 일제히 두려움에 질린 표정으로 커다란 뱀을 쳐다본다.
뱀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홍길동을 향해 몸을 숙인다.
“스르륵”
마치 목표물을 정한 듯 몸에 땅을 대고 기어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처럼 꼬리를 다리로 삼아 서 있는 형국이었다. 그것도 흉악한 두 개의 머리를 지니며
“괴물이 따로 없군!”
홍길동은 두려워하지 않고 쌍머리의 뱀을 향해 부채를 휘두른다.
“휘이잉”
거대한 바람이 파장을 일으키면서 연산군과 그 주위를 휩쓸기 시작한다.
하지만 연산군과 뱀은 상처 없이 꼿꼿하게 서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잡기술로 나를 쓰러뜨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어리석구나.”
연산군이 손바닥을 치자 뱀은 바로 홍길동을 향해 공격하기 시작한다.
“휙”
뱀이 홍길동의 다리를 물으려는 순간, 길동은 재빨리 위로 뛰어 오른다.
그리고 날아차기를 해서 뱀의 머리를 찬다.
“퍼억”
뱀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서는 척 하더니 뒤에서 숨어 있던 하나의 머리가 잽싸게 홍길동의 다리를 문다.
“아아악”
길동은 한 마리는 피했지만 숨어 있는 머리를 피하지 못하고 그의 다리를 살짝 물린다.
다행히 크게 이빨이 들어가지 않아서 재빨리 뺄 수 있었다.
“뚝 뚝”
물린 자국에 어느 새 핏방울이 고여 쉴새없이 떨어지고 있었다.
“할아버지!”
멀리서 아영이가 달려와서 염주로 그의 상처를 치유하려고 한다.
“물러서라 위험해!”
안 그래도 쌍머리의 뱀이 아영이를 보자 흥분한 듯 그의 머리를 치켜세우며 덤비려한다.
“콰지지직”
뱀의 머리가 아영이를 물으려는 순간 갑자기 어디선간 한 인영이 나타나 뱀의 머리를 발로 찬 것이다.
덕분에 아영이는 피할 수 있었다.
“하하 네 놈이구나”
이 헌이 숨을 헐떡거리며 뱀의 머리를 찬 것이다.
“네가 나에게 영혼을 팔려고 마음먹었으면 끝까지 지킬 것이지. 어서 오너라!”
연산군이 신단의 힘을 증폭시키며 이 헌을 혼란에 빠뜨리려 한다.
연산군의 눈이 붉게 충혈되면서 그 빛이 이 헌의 머릿속에 무언가 흔들려는 것이 느껴졌다.
[어떤가? 아직도 기회는 있어. 나랑 합치면 이 모든 것을 지배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이 헌은 머리가 어지러웠지만 끝까지 버티고 있었다.
“저런 정신지배 기술이야!”
제령이 연산군의 표정을 보고 사악한 주술을 거는 것을 느꼈다.
“어떻게 해야 돼 언니? 또 흡수하려는 것은 아니겠지”
화룡이 안타까워하면서 발을 동동 굴린다.
“홍길동! 너의 기술 중 전하의 눈을 멀게 하는 것이 없는가!”
제령의 외침에 길동은 고개를 끄덕인다.
연산군의 붉은 눈은 충혈된 상태로 이 헌의 머릿속을 흔들며 그의 영혼을 흡수하여 신단의 힘을 더 증폭시키려 하고 있었다.
“멈춰라!”
길동은 연산군의 앞에 다가서면서 이 헌을 가로막는다.
“잘 봐라 연산군!”
“?”
“태양권!!!”
“번쩍!”
순식간에 길동의 주위는 매우 밝은 태양빛으로 환해지고 그 빛은 바로 앞에 있는 연산군에게 집중되어 몰렸다.
“끄아아아악”
이 헌을 정신으로 지배하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사술을 걸고 있었는데, 엄청나게 밝은 빛이 시야에 들어온 것이다.
연산군은 눈이 부셔서 비틀거리고 한동안 눈을 뜨지 못했다.
태양권의 빛은 너무도 강렬하여 연산군의 눈을 한참동안 뜰 수 없게 만든 것이었다.
“기회다 공격해!”
다들 눈이 부셔서 얼굴을 가린 사이, 길동은 천천히 걸어가 연산군을 향해 공격한다.
“퍼어억”
연산군이 눈을 감은 사이 길동의 주먹이 연산군의 턱을 친다.
“쿨럭”
“아직 멀었다.”
길동은 발을 올려 연산군의 목을 찍고 이윽고 팔꿈치로 그의 얼굴을 가격하였다.
“퍼어억”
연산군이 두 손으로 눈을 가리고 비틀거리자 홍길동은 심호흡을 하며 기를 모은다.
“통배권이다!”
길동은 자신의 특수기술 통배권을 정확히 연산군의 단전에 가격하였다.
“허어억”
잠시 후 정적이 흐르고 연산군은 속에서 무언가 뜨거운 것이 느껴지면서 비틀거렸다. 아무리 강철 같은 연산군이었지만 무방비로 통배권을 맞자 자신의 오장육부가 뒤집어지는 고통을 느낀 것이다.
“마무리다!”
길동은 뒤로 도움닫기를 하면서 날아가 연산군의 관자놀이를 향해 오른 발을 뻗었다.
“꽈아앙!”
연산군은 길동에게 치명타를 맞고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진다.
“쿠웅!”
연산군이 결국 쓰러지자 일제히 환호를 지른다.
“오 드디어 쓰러뜨렸다.”
“만세!”
스님들이 일제히 환호하지만 길동은 다들 물러나라고 말한다.
“아직 아니다. 이 정도로 연산군은 죽지 않아”
말이 끝나기 무섭게 연산군은 비틀거리면서 일어서고 있었다.
그리고 태양권으로 비틀거리는 뱀을 다시 앞으로 내밀었다.
“무조건 죽여라!”
연산군의 말에 쌍머리의 뱀은 흥분하면서 길동을 공격한다.
“콰쾅!”
뱀이 이빨을 드러내면서 공격한 자리는 땅이 움푹 패었다.
길동이 피하지 못했으면 큰일 날 뻔하였다.
두 개의 머리가 긴 혀를 내두르며 위협을 가하자 스님들은 일제히 더 뒤로 물러난다.
길동은 뱀을 처치하려고 머리를 굴리는 사이 연산군이 주문을 외운다.
그러자 뱀의 혀 안에서 토사액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푸르스름한 액으로 주변의 땅을 적시기 시작한다.
“파스스스”
뱀이 뿜어낸 토사액은 금방 땅을 부패하게 만들고 있었다.
“치명적인 독이오. 피하시오!”
멀리서 영춘스님이 길동을 향해 외친다.
길동 역시 뱀에게 맞서려다가 독액을 보며 뒤로 물러난다.
“정말 사악하다 못해 별짓을 다하는구나!”
“크크크 그 독을 뒤집어써면 볼만하겠군.”
연산군은 뱀을 조종하여 길동을 계속 몰아붙이고 있었다.
이 때 몸을 회복한 섬천이 쌍머리의 뱀 머리위로 훌쩍 뛰어 오른다.
“네 놈이?”
연산군이 섬천을 쳐다보는 사이 섬천은 미리 준비한 듯 품속에 무언가를 꺼낸다.
“마지막 폭탄이다!”
섬천은 비상시에 숨겨둔 마지막 폭탄 2개를 쌍머리의 뱀에게 던졌다.
뱀은 그것을 무엇인지도 모르고 본능적으로 각자의 입안으로 삼켜버렸다.
“괴물 잘 가거라!”
섬천이 기합을 주면서 뱀의 머리에 충격파를 쏘자 폭탄이 반응하면서 폭발을 일으켰다.
“콰콰콰콰쾅!!”
요란한 울림소리와 함께 자욱이 먼지가 쌓이고 사방은 파편이 튀기 시작했다.
다행이 다들 물러서 있었기에 피해는 없었다.
“...”
폭탄을 집어삼킨 뱀은 형체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 뒤에서 분노한 연산군의 표정이 서려 있을 뿐이었다.
“어렵게 만든 뱀을 없애다니 용서치 않겠다!”
연산군은 축지법을 사용하면서 순식간에 섬천에게 다가갔다.
“어림없소.”
섬천은 주먹을 휘두르며 연산군의 얼굴을 공격한다.
“타악”
연산군은 섬천의 주먹을 한 손으로 잡으며 그대로 손에 장력을 가한다.
“뚜둑”
“아아아악”
연산군의 손에 잡힌 섬천의 주먹은 그의 압력을 못 이기고 뼈에서 소리가 났다.
섬천은 자신의 주먹을 쥐고 뒤로 물러난다. 그 사이 연산군은 틈을 주지 않고 발을 뻗어 섬천의 얼굴을 공격한다.
“퍼어억”
섬천은 연산군의 발을 맞고 그대로 뒤로 넘어진다.
“아직 멀었다.”
넘어진 섬천을 다시 공격하려는 찰나 길동이 연산군을 뒤에서 공격한다.
“휘잉”
연산군은 미리 동작을 감지한 듯 뒤로 물러난다.
“그래 둘이 덤벼도 나한테는 안 될 것이다!”
연산군은 잠시 긴 호흡을 하더니 하늘 위로 손을 뻗는다. 그러자 그의 손 위에서 노란 형태의 전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번개 맛을 보아라!”
손 위의 번개가 두 줄기로 되어 홍길동과 섬천에게 쏟아져 나갔다.
“피해!”
섬천은 재빨리 옆으로 구르고 홍길동은 높이 점프를 하였다.
“파지지직”
번개는 그들 사이를 빗겨나가더니 나무에 부딪혔다.
“쿠우웅”
마치 벼락 맞은 고목처럼 큰 나무가 두 개로 쪼개지더니 옆으로 쓰러졌다.
“젠장할 큰일 날 뻔했군!”
섬천은 온 몸이 긴장감에 압도되면서 쓰러진 고목을 보았다. 자칫하다간 자신도 저렇게 되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사형 힘내요!”
멀리서 특검대원들이 섬천을 응원한다. 이들은 섬천에게 모든 기운을 나누어주고 연산군을 쓰러뜨리고 속박에서 벗어나기를 갈망하였다.
섬천은 이에 보답하려는 듯 두 주먹에 모든 기운을 모은다.
연산군은 다시 번개를 쏘려고 양 손을 치켜든다. 번개의 위력을 실감한 섬천은 그 틈을 주지 않고 바로 달려 나간다.
“휘잉”
섬천의 주먹에 연산군은 두 손을 다시 내리고 옆으로 피한다. 그러면서 더 거리를 두어 뒤로 물러난다.
길동은 잠시 동안 시간을 벌어 자신의 기운을 회복하고 있었다. 그리고 연산군을 어떻게 쓰러뜨릴지 고민하는 찰나였다.
그냥 일반적인 공격으로는 절대로 그를 쓰러뜨릴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 이것밖에 없어. 힘들겠지만”
길동은 결심한 듯 활빈당 아이들에게 외친다.
“다들 나를 도와다오”
그러면서 섬천에게 연산군을 맡아 시간을 벌게 해달라고 말한다.
“무얼 하려고?”
섬천이 안 그래도 무서운 연산군을 혼자 맡으려 하니 못마땅하였다.
길동이 무겁게 입을 뗀다.
“천하의 오랑캐보다 못한 저 놈은 천벌로 다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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