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마왕의 파편도 마왕일까?
조회 : 637 추천 : 0 글자수 : 4,200 자 2023-01-24
드레스 난리 이후 난 급식실, 도서실 그리고 기숙사 방만 왔다갔다 했다. 파트너를 빨리 구해서 이렇게 편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다. 그 이야기는 드레스 난리의 저녁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리아 어떡해... 아직도 파트너 못 구했어..."
축 쳐진 시금치가 된 재인은 입술을 내민 채 웅얼거렸다.
"혼자 가면 창피한데... 나 어떡해 진짜?"
"일어나."
난 재인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나 때문에 졸지에 벌떡 일어나게 된 재인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메리도 우걱우걱 밥 먹다가 우릴 올려다봤다.
"갑자기 왜 그래? 오늘 밥 맛있지 않아?"
"밥은 맛있어. 메리, 넌 테오를 파트너로 데리고 갈 거야?"
"어."
"그럼 됐어. 재인, 이리 와."
난 재인을 데리고 대회에 참여한 다른 학교 학생들이 앉은 테이블로 끌고 갔다.
"리아. 리아 멈춰. 빨리 멈춰!"
"재인, 날 따라와. 내 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겨."
"그런 거 필요없으니까 멈춰!"
재인의 간절한 애원을 무시하고 금발의 미남 앞까지 갔다. 성큼성큼 걷는 게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서 급식실 안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우리 앞의 장발 미남도 우리가 뒤에 있는 걸 아는지 휙 몸을 돌렸다.
"재인, 리아 안녕."
고개만 까닥이고 재인의 손을 놓았다. 그 후 재인이 말할 수 있게 뒤로 쓱 갔다.
"아.. 노아야 안녕? 할 말이 있어서 왔어."
멈추라고 했던 것도 무색하게 재인은 노아에게 파트너 신청을 하고 성공했다. 아기 오리에게 수영을 가르친 엄마 오리의 흐뭇함을 느끼던 순간이었다.
"저기.. 리아 바너빌?"
갑자기 나타난 이쁜 핑크머리의 남자가 나에게 말 걸었다.
"만나서 반갑네. 용건이 뭐지?"
"아..."
남자는 수줍은 듯 땅을 쳐다보았다. 빤히 바라보니 귀가 더 붉게 물들었다.
"그, 이번에 무도회에 같이 가줄 수 있냐고 부탁하고 싶어서!"
부끄러워서 그런지 큰 소리로 남자는 물었다. 그 때문에 이목이 우리에게 쏠렸다. 짜증이 살짝 나서 거절하려다가 더 이상 거절했다간 정말로 아인이랑 가야 한다는 사실이 기억났다.
"그래. 같이 가자. 당일 5시에 내 기숙사 앞으로 와."
통보한 후 재인의 손을 잡고 메리가 기다리는 테이블로 향했다. 우리가 자리로 돌아가려고 하니까 이목도 우수수 흩어졌다.
재인은 멍하게 앞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헉. 우리 방금 뭐한 거야..."
"뭘하긴. 파트너 문제를 해결했지. 봐, 내 말을 들으니 이렇게 좋은 일도 생기잖아."
"나 지금 온몸에서 기가 빨려나간 느낌이야..."
자리로 돌아온 후 메리는 국밥에서 파스타로 넘어온 상태였다.
"파트너 문제 잘 해결했네. 그렇게 갑자기 움직이길래 뭔가 했더니, 역시 너희 행동력 하나는 최고야."
"냅킨으로 입 주위 좀 닦으렴. 그리고 이건 전적으로 리아가 날 끌고 가서 일어났다."
자리로 돌아오니 기운을 차린 재인은 냅킨을 건넨 후, 포크로 파스타를 말아올렸다.
"다음부턴 종알거리지 말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아무나 잡아서 파트너로 만들면 그만인데, 아까는 왜 그렇게 걱정했어?"
파스타 한 입 먹은 후, 재인은 날 흘겨보며 쏘아붙였다.
"그렇게 갑자기 해야 했냐? 놀랐잖아!"
"원래 인생이 그래. 갑자기 튀어나온 장애물들에 대처해야 하는 거란다."
"아 진짜 노인처럼 말한다. 그나저나 옆의 핑크머리도 계획의 일환이었냐?"
"핑크머리? 뭔 핑크머리?"
메리는 난을 파스타에 찍어먹으며 물었다.
"못 봤어? 리아가 완전 느끼하고 블링블링하게 생긴 남자에게 파트너 신청 받는 거. 근육도 있고 되게 예쁘던데."
"너희가 비장하게 걸어가는 것만 보다가 다시 음식에 집중했어."
재인은 메리를 향해 눈을 찌푸렸다.
"음식 말고 우리에게 관심 좀 가져줘라!"
재인의 고난으로 인해 난 파트너 문제를 완벽히 해결했다.
그래서 지금 기숙사 방에서 편하게 누워 있다. 내 방은 아니지만.
"넌 왜 매일 여기 와?나가 줄래?"
사이가 나쁜 잭이 불법으로 점유한 방에서 날 몰아내려는 시도를 했다.
"잭. 그러지 마. 리아는 우리의 친구잖아."
"내 친구 아닌데."
"재애애애액~"
잭은 마음에 안 드는 듯 아무 말도 안 하는 날 하찮게 쳐다보았다. 활짝 웃어주니 휙 몸을 돌렸다.
잭 켄딩턴은 마왕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마왕의 파편이다.
마왕은 16년 전까진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로 여겨졌으나, 16년 전 발렌타인 데이에 갑자기 사라졌다. 아무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영생을 누리고 싶었던 마왕은 평행세계에서 여러 명의 자기 자신을 끌고 온 후 그들의 영혼을 섞어놓았다. 그렇게 한 후 뭔가를 더해서 영생을 누리는 방법이 있을 거라고 학자들은 모두 어림짐작할 뿐이다. 영혼을 섞는 과정만 부하들이 보았고 그 후의 과정은 모두에게 미스터리다.
잭은 그 중 하나의 영혼이 될 뻔하였으나 가까스로 도망쳤다. 믿을 만한 사람이 아닌 잭의 말에 의하면, 별안간 다른 세계로 끌려온 후 영혼이 섞일 뻔한 14살의 자신은 몹시 놀란 상태였다. 그뿐 아니라 마왕이 몸과 영혼을 분리시켜서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래서 가장 가까운 도시로 달려와 가장 먼저 보인 건물에 슈욱 들어간 후, 거기 보인 물건에 숨었다. 놀랍게도 잭은 재인이 3학년 전체 수석으로 학년을 마친 것과 4학년 올라가는 기념으로 받은 다이어리 안에 빙의한 거였다. 그렇게 잭은 재인과 함께 학교를 5년간 다니게 되었다.
메리는 이런 잭의 이야기를 듣고 '정말 멍청한 놈이다, 그 지능이니까 마왕이나 된 거겠지'라고 재인 몰래 나에게 뒷담했고 난 동의했다. 안타깝게도 재인은 잭을 세상에서 가장 가여운 존재로 여겼기에 나와 메리는 아직까지 이 놈을 쫓아내는 데에 성공하지 못했다.
"여긴 네 방도 아니거든?"
메리는 날 위해 지원사격을 하려고 시도했다.
"맞아, 여긴 내 방이지! 학생회장들만 갖는 방에 이렇게 들어올 수 있는 걸 영광으로 알아. 여기 계속 있고 싶으면 너희 셋은 여기서 사이좋게 지내야 해!"
"난 항상 조용히 있었어."
갑자기 강아지처럼 순한 표정을 짓는 잭을 본 나와 메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저 사악한 마귀의 연기에 재인이 넘어가지 않길 바랬으나, 재인은 너무나 착했다. 아이구 착하다 라는 표정을 지으며 잭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마왕인 잭이 이렇게 순진한 연기를 하는 게 처음이 아니었다. 2년 전, 메리와 난 머리를 맞대어 꼴도 보기 싫은 잭을 몇 주간 세심하게 관찰했다. 그 결과, 저 놈이 재인을 좋아한다는 끔찍한 결론에 이르렀다.
"놀랄 만한 일도 아니긴 해. 4학년 때부터 5년 동안 방학 때 빼고 같이 생활했는데 정 안 드는 게 더 이상하지."
그렇게 말하던 메리의 표정도 바퀴벌레를 본 듯 일그러져 있었다.
"정말 혐오스럽군."
"하... 어쩌겠냐? 어차피 재인은 학교 생활 끝나면 고국으로 돌아갈 거니까, 꽃뱀처럼 재인에게 매달려서 결혼까지 할 걱정은 안 해도 돼. 쟤가 재인이랑 한 그 맹세도 있잖아?"
맹세는 재인이 잭을 신뢰하는 것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재인이 처음 수첩을 열고 투명한 잭의 영혼이 튀어나왔을 때, 재인은 잭에게 자신과 같이 살기 위해선 자신이 제정신일 때 무조건적으로 호의적인 태도를 가져야 하고, 복종해야 하며 자신이 제정신이 아니거나 의식이 없을 때에도 도와야 한다는 다소 복잡한 맹세를 하게 시켰다. 나와 메리에게 어쩔 수 없이 말로만 친절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도 이 맹세가 불러온 효과 중 하나였다.
"좋아하는 게 아니라 맹세 때문에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는 거 아니야?"
"아니야. 쟤 처음에 눈빛 사나웠는데 지금은 재인 볼 때 순해져. 징그럽고 인정하기 싫지만 심술쟁이 마왕 파편이 사랑에 빠진 거 맞다."
"리아 어떡해... 아직도 파트너 못 구했어..."
축 쳐진 시금치가 된 재인은 입술을 내민 채 웅얼거렸다.
"혼자 가면 창피한데... 나 어떡해 진짜?"
"일어나."
난 재인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나 때문에 졸지에 벌떡 일어나게 된 재인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메리도 우걱우걱 밥 먹다가 우릴 올려다봤다.
"갑자기 왜 그래? 오늘 밥 맛있지 않아?"
"밥은 맛있어. 메리, 넌 테오를 파트너로 데리고 갈 거야?"
"어."
"그럼 됐어. 재인, 이리 와."
난 재인을 데리고 대회에 참여한 다른 학교 학생들이 앉은 테이블로 끌고 갔다.
"리아. 리아 멈춰. 빨리 멈춰!"
"재인, 날 따라와. 내 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겨."
"그런 거 필요없으니까 멈춰!"
재인의 간절한 애원을 무시하고 금발의 미남 앞까지 갔다. 성큼성큼 걷는 게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서 급식실 안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우리 앞의 장발 미남도 우리가 뒤에 있는 걸 아는지 휙 몸을 돌렸다.
"재인, 리아 안녕."
고개만 까닥이고 재인의 손을 놓았다. 그 후 재인이 말할 수 있게 뒤로 쓱 갔다.
"아.. 노아야 안녕? 할 말이 있어서 왔어."
멈추라고 했던 것도 무색하게 재인은 노아에게 파트너 신청을 하고 성공했다. 아기 오리에게 수영을 가르친 엄마 오리의 흐뭇함을 느끼던 순간이었다.
"저기.. 리아 바너빌?"
갑자기 나타난 이쁜 핑크머리의 남자가 나에게 말 걸었다.
"만나서 반갑네. 용건이 뭐지?"
"아..."
남자는 수줍은 듯 땅을 쳐다보았다. 빤히 바라보니 귀가 더 붉게 물들었다.
"그, 이번에 무도회에 같이 가줄 수 있냐고 부탁하고 싶어서!"
부끄러워서 그런지 큰 소리로 남자는 물었다. 그 때문에 이목이 우리에게 쏠렸다. 짜증이 살짝 나서 거절하려다가 더 이상 거절했다간 정말로 아인이랑 가야 한다는 사실이 기억났다.
"그래. 같이 가자. 당일 5시에 내 기숙사 앞으로 와."
통보한 후 재인의 손을 잡고 메리가 기다리는 테이블로 향했다. 우리가 자리로 돌아가려고 하니까 이목도 우수수 흩어졌다.
재인은 멍하게 앞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헉. 우리 방금 뭐한 거야..."
"뭘하긴. 파트너 문제를 해결했지. 봐, 내 말을 들으니 이렇게 좋은 일도 생기잖아."
"나 지금 온몸에서 기가 빨려나간 느낌이야..."
자리로 돌아온 후 메리는 국밥에서 파스타로 넘어온 상태였다.
"파트너 문제 잘 해결했네. 그렇게 갑자기 움직이길래 뭔가 했더니, 역시 너희 행동력 하나는 최고야."
"냅킨으로 입 주위 좀 닦으렴. 그리고 이건 전적으로 리아가 날 끌고 가서 일어났다."
자리로 돌아오니 기운을 차린 재인은 냅킨을 건넨 후, 포크로 파스타를 말아올렸다.
"다음부턴 종알거리지 말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아무나 잡아서 파트너로 만들면 그만인데, 아까는 왜 그렇게 걱정했어?"
파스타 한 입 먹은 후, 재인은 날 흘겨보며 쏘아붙였다.
"그렇게 갑자기 해야 했냐? 놀랐잖아!"
"원래 인생이 그래. 갑자기 튀어나온 장애물들에 대처해야 하는 거란다."
"아 진짜 노인처럼 말한다. 그나저나 옆의 핑크머리도 계획의 일환이었냐?"
"핑크머리? 뭔 핑크머리?"
메리는 난을 파스타에 찍어먹으며 물었다.
"못 봤어? 리아가 완전 느끼하고 블링블링하게 생긴 남자에게 파트너 신청 받는 거. 근육도 있고 되게 예쁘던데."
"너희가 비장하게 걸어가는 것만 보다가 다시 음식에 집중했어."
재인은 메리를 향해 눈을 찌푸렸다.
"음식 말고 우리에게 관심 좀 가져줘라!"
재인의 고난으로 인해 난 파트너 문제를 완벽히 해결했다.
그래서 지금 기숙사 방에서 편하게 누워 있다. 내 방은 아니지만.
"넌 왜 매일 여기 와?나가 줄래?"
사이가 나쁜 잭이 불법으로 점유한 방에서 날 몰아내려는 시도를 했다.
"잭. 그러지 마. 리아는 우리의 친구잖아."
"내 친구 아닌데."
"재애애애액~"
잭은 마음에 안 드는 듯 아무 말도 안 하는 날 하찮게 쳐다보았다. 활짝 웃어주니 휙 몸을 돌렸다.
잭 켄딩턴은 마왕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마왕의 파편이다.
마왕은 16년 전까진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로 여겨졌으나, 16년 전 발렌타인 데이에 갑자기 사라졌다. 아무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한다.
영생을 누리고 싶었던 마왕은 평행세계에서 여러 명의 자기 자신을 끌고 온 후 그들의 영혼을 섞어놓았다. 그렇게 한 후 뭔가를 더해서 영생을 누리는 방법이 있을 거라고 학자들은 모두 어림짐작할 뿐이다. 영혼을 섞는 과정만 부하들이 보았고 그 후의 과정은 모두에게 미스터리다.
잭은 그 중 하나의 영혼이 될 뻔하였으나 가까스로 도망쳤다. 믿을 만한 사람이 아닌 잭의 말에 의하면, 별안간 다른 세계로 끌려온 후 영혼이 섞일 뻔한 14살의 자신은 몹시 놀란 상태였다. 그뿐 아니라 마왕이 몸과 영혼을 분리시켜서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래서 가장 가까운 도시로 달려와 가장 먼저 보인 건물에 슈욱 들어간 후, 거기 보인 물건에 숨었다. 놀랍게도 잭은 재인이 3학년 전체 수석으로 학년을 마친 것과 4학년 올라가는 기념으로 받은 다이어리 안에 빙의한 거였다. 그렇게 잭은 재인과 함께 학교를 5년간 다니게 되었다.
메리는 이런 잭의 이야기를 듣고 '정말 멍청한 놈이다, 그 지능이니까 마왕이나 된 거겠지'라고 재인 몰래 나에게 뒷담했고 난 동의했다. 안타깝게도 재인은 잭을 세상에서 가장 가여운 존재로 여겼기에 나와 메리는 아직까지 이 놈을 쫓아내는 데에 성공하지 못했다.
"여긴 네 방도 아니거든?"
메리는 날 위해 지원사격을 하려고 시도했다.
"맞아, 여긴 내 방이지! 학생회장들만 갖는 방에 이렇게 들어올 수 있는 걸 영광으로 알아. 여기 계속 있고 싶으면 너희 셋은 여기서 사이좋게 지내야 해!"
"난 항상 조용히 있었어."
갑자기 강아지처럼 순한 표정을 짓는 잭을 본 나와 메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저 사악한 마귀의 연기에 재인이 넘어가지 않길 바랬으나, 재인은 너무나 착했다. 아이구 착하다 라는 표정을 지으며 잭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마왕인 잭이 이렇게 순진한 연기를 하는 게 처음이 아니었다. 2년 전, 메리와 난 머리를 맞대어 꼴도 보기 싫은 잭을 몇 주간 세심하게 관찰했다. 그 결과, 저 놈이 재인을 좋아한다는 끔찍한 결론에 이르렀다.
"놀랄 만한 일도 아니긴 해. 4학년 때부터 5년 동안 방학 때 빼고 같이 생활했는데 정 안 드는 게 더 이상하지."
그렇게 말하던 메리의 표정도 바퀴벌레를 본 듯 일그러져 있었다.
"정말 혐오스럽군."
"하... 어쩌겠냐? 어차피 재인은 학교 생활 끝나면 고국으로 돌아갈 거니까, 꽃뱀처럼 재인에게 매달려서 결혼까지 할 걱정은 안 해도 돼. 쟤가 재인이랑 한 그 맹세도 있잖아?"
맹세는 재인이 잭을 신뢰하는 것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재인이 처음 수첩을 열고 투명한 잭의 영혼이 튀어나왔을 때, 재인은 잭에게 자신과 같이 살기 위해선 자신이 제정신일 때 무조건적으로 호의적인 태도를 가져야 하고, 복종해야 하며 자신이 제정신이 아니거나 의식이 없을 때에도 도와야 한다는 다소 복잡한 맹세를 하게 시켰다. 나와 메리에게 어쩔 수 없이 말로만 친절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도 이 맹세가 불러온 효과 중 하나였다.
"좋아하는 게 아니라 맹세 때문에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는 거 아니야?"
"아니야. 쟤 처음에 눈빛 사나웠는데 지금은 재인 볼 때 순해져. 징그럽고 인정하기 싫지만 심술쟁이 마왕 파편이 사랑에 빠진 거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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