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 [2부] 소녀에겐 가시밭길
조회 : 272 추천 : 0 글자수 : 4,543 자 2025-02-22
율리어스에게 날아오는 질문은 대답을 빨리하지 않는 이상은 끊임없이 치고 들어올 것만 같았다.
마치 그녀는 이제 자기 신분을 망각한 모양인 새로 보였다.
웬만한 일이 아니고선 이 두 사람은 서로 먼저 말을 걸지 않는 타입이었다.
그런데 상황이 상황인 만큼, 그녀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냅다 먼저 말문을 연 셈이었었다.
그 부분만큼은 진 것 같지 않아 마음에 들었다.
그치만 그 이외인 것은 율리어스가 대답하지 않는 이상은 여전히 그녀의 눈빛은 날카롭게 그지없는 살쾡이 상태로 유지할 것만 같았다.
율리어스는 엘라가 절대 자신에게 호의적일 수 없다는 걸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기에 다시 벙찐 표정을 다듬으며 무표정으로 질문의 대답을 이어 나갔다.
“아버지께서는…. 곧 나오실 거야.
그런데 릴리스티아는 왜 나한테 묻지?
나보다 먼저 나온 걸로 아는데. 엘라?!”
그녀가 릴리스티아가 여기로 나오는 것을 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당연한 이치를 떠나서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드는 건 그의 대답을 듣고 전혀 침착지 못하게 변하는 그녀의 얼굴색이 심상치가 않았다.
“그, 그게 무슨…. 당신이 첫 번째로 나왔다고요!”
얼굴이 새파랗게 상기되든가 싶더니. 그를 도련님이라 부르는 것도 잊은 채, 본심이 나오며 씩씩거렸다.
한편 그 이유를 알고 있는 또 다른 한 사람은….
이윽고 정신이 들었다.
주위를 살짝 두리번거리더니.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의 얼굴엔 살짝 핏발이 서면서 불편해 보였다.
그 모습은 방금까지만 해도 정신줄을 놓았던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쯧.”
그는 릴리스티아가 열쇠를 뽑은 이후로 제법 지하실에서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 와중에서 드래곤 조각상을 보며 혀를 찼었다.
“이제 빈껍데기일 뿐이겠군.”
혼자서 무슨 말을 하는지 그 속내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역시 드래곤 조각상의 비밀에 대해 뭔가를 알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비밀을 풀기 위한 조건으로 릴리스티아와 율리어스를 꾀어내선 끝까지 연기를 하는 척하면서 홀로 이어진 결과에 만족하는 눈빛을 내비쳤다.
“다시 움직일 때가 됐나 보군.”
여유까지 넘치는 말투였다.
그는 아무래도 노리는 것이 드래곤 조각상에 있던 존재였던 것 같았다.
그도 사실 그 존재에 대해 뭐라 설명이나 표현을 하기 힘들지만, 그 존재 여부에 대한 흑심은 품고 있는 듯한 눈치였었다.
지하실을 역주행하며 급히 다 가던 아들, 딸과 달리 그는 아주 가벼운 걸음은 천천히 나가고 있었다.
재촉하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
그녀는 멈칫거렸다.
그녀, 자신이 목소리를 통해 마력을 싹 틔운 덕분에 가주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책장을 돌릴 수 있었다.
이런 생각한 순간까지는 무척이나 뿌듯한 느낌에 입꼬리가 실룩거리는 건 참을 수 없었다.
아.
딱 한 가지.
그녀는 실룩거림과 동시에 신경 쓰이는 게 있었다.
그 실룩거림은 얼굴이 상당히 헤벌쭉거리게 망가지기 때문에 목소리가 보지 않았으면 했는데….
언급조차 없는 것을 보면 얼굴을 붉힐 필요까지는 없어 보였다.
「 인간. 앞에 누군가 있다. 」
바로 달려 나갈 생각에 벅찬 것도 잠시였다.
문득 책장 뒤로 서재의 상황이 릴리스티아의 머릿속에 문득 스쳐 지나갔다.
「 또 다른 인간의 기척이 느껴진다. 」
‘에…. 엘라.’
그녀가 있었다.
그리고 릴리스티아는 그 자리에서 허둥지둥거리며, 제자리걸음의 신세에 놓이게 되었다.
「 인간. 저 여자 인간이 방해물이라면 그대로 죽여 버려라.
아직 모든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다. 」
목소리는 언제 또 릴리스티아의 생각을 훑어(?)보았…. 아니었다.
그렇다기보다는 아직 서투른 점이라던가 허점이 많았던 그녀는 목소리와 생각 자체가 공유되기 쉽다는 것을 뜻했다.
“아…. 안 돼요오옷!”
가차 없이 죽여도 된다는 단어가 난데없이 튀어나오자, 그녀는 냅다 놀라서는 언청이 올라가 버렸다.
‘허…헙.’
조바심을 내었다.
주위를 슬쩍 두리번거리며 혹시라도 엘라가 본인의 목소리를 듣고 들키지는 않았나 싶어서는 손바닥으로 입을 급히 막았다.
「 인간…? 」
다행히 서재 안은 여전히 조용했다.
들키지 않은 모양이었다.
다만 안심하는 릴리스티아와 달리 목소리는 그런 인간의 모습에 이해할 구석조차 찾지 못하고 그녀만을 주시하고 있었다.
“모, 목소리님. 당신은 모르시겠지만.
저는 원래 이 문을 열 수 없어요.
이 문은 밀레니엄 가(家)의 가문으로서 엔테리아의 마력을 깨우친 자만이 열 수 있어요.”
그랬다.
아직 릴리스티아는 엔테리아의 마력을 깨우지 못한 상태로 지하실의 입구 문을 여는 것은 불가능한 게 현실이었다.
엘라는 릴리스티아에게 호의적이었지만 가주만이 할 수 있는 부분적인 영역과는 별개의 일과는 공과 사의 부분이 명확할 것이 뻔했다.
그 뻔함에 의심을 사고 일이 이상하게 얽혀서 커지는 건 바라고 싶지 않았다.
「 인간. 나는 네 속사정엔 관심이 없다. 」
‘……….’
정작 중요할 땐 도움이 되지 않는 목소리였다.
「 허나.
인간. 네가 바라는 욕구 충족에 필요하다면 바래라.
그 바람 또한 내가 원하는 갈망이다. 」
그녀는 미간의 주름이 잡히며 생각에 잠겼다.
목소리는 아마도 욕구 충족에 한해서 잇따라 발생하는 갈망까지도 들어 줄 셈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끄응.
그녀의 머릿속에선 제법 쥐가 나고 있었다.
“아…. 아, 아!”
열심히 쥐고 짜는 동안 좋은 생각이 떠오른 모양이었다.
‘엘라가 이대로 날 볼 수만 없ㄷ……….’
「 인간. 그거면 되나? 」
사고력이 회전하며 생각하기 무섭게 목소리는 그녀의 의중을 파악해 버렸다.
하지만 릴리스티아는 그런 목소리의 한 박자 빠른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기보다는 전혀 익숙해지기 힘들었다.
누군가가 본인의 생각을 고스란히 공유된다는 건 그렇게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그치만 이 목소리의 존재 앞에서는 그녀는 그런 의중을 보일 수도 없었다.
어머니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까지는 목소리가 갑이었고. 그녀가 을로써 토씨를 단다는 건 함부로 생각하지도 못했다.
「 바로 죽이면 편하다.
진짜 그거면 되나. 인간? 」
목소리는 자기 고집이 더 깔끔(?)하고 편안한 방식이라 생각하는지 끝까지 미련은 버리지 못 하는 말투로 물어보고 있었다.
“그, 그거…. 그거면 돼요!”
약간 겁먹은 릴리스티아는 다급히 외쳤다.
빨리 대답하지 않는다면 목소리가 엘라를 소리소문없이 죽여 버릴 것만 같은 불안감이 드는걸 떨쳐 내 수가 없었다.
「 좋다. 인간.
네 갈망을 이루거라. 」
뭔가 그대로 꼭 사라질 듯이 말하는가 싶더니, 릴리스티아의 머릿속으로 어떤 엔테리아의 술식이 번뜩거렸다.
하나도 빠짐없이 하나의 엔테리아 술식을 이룬 마법은 그대로 각인이 되었다.
「 갈망을 펼쳐라. 인간. 」
릴리스티아는 은연중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 아티아라(Aclarar). 》
슈우우우웅,
펄럭.
파………앗!
그녀의 양어깨에 솟은 천사의 날개 같은 것이 활짝 펼쳐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그리고 그날개는 양쪽으로 처음 어깨에서 솟아난 것보다 더 커지며, 그녀의 몸 전체를 그대로 감싸버렸다.
‘아, 아. 따뜻해.’
아주 포근하면서 몸 구석구석에서는 따스한 마력이 뻗어 나감이 느껴졌다.
이 느낌이 오래간다면 그대로 꽃봉오리 속에서 잠을 청하는 요정처럼 깊은 숙면에 들고 싶은 느낌에 그만 잠들어 버릴지도 몰랐다.
「 인간. 」
포근하면서도 따스한 몽롱함(?)에 취할 뻔했지만, 그녀는 목소리가 자신을 부르자 심취해 감았던 눈을 다시 뜰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럴 때가 아님을 다시 깨우치는 덴 어렵지 않았다.
스윽.
톡.
릴리스티아는 조심히 발을 내디뎠다.
목소리가 그녀에게 부여해 준 엔테리아의 술식은 술사의 모습이 아무에게도 드러나지 않는 투명화 마법이 맞았다.
그런데도 그녀는 긴장감과 조바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 인간. 」
그 모습이 답답했던지 한 걸음도 채 떼기도 전에 목소리가 말을 걸었다.
‘……….’
하지만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너무 집중한 나머지 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았다.
릴리스티아는 신중을 기했다.
발을 내딛는 소리조차도 들리지 않게끔 해서 엘라에게 자기 존재가 여기 있다는 자체 조차부터 아예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한걸음…. 두 걸음….
나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지하실 입구 쪽의 책장이 아닌 서재를 드나드는 입구의 문에 반쯤 기대어 걸쳐 있는 엘라와 바로 눈앞에서 부딪혔다.
“하암.”
‘…힉!’
릴리스티아는 순간적으로 쭈뼛대며 놀라선 움찔거렸다.
반면에 엘라는 긴 기다림의 시간에 지루해진 탓에 하품이 자동반사적으로 나온 것뿐이었다.
하지만 그대로 그 옆을 지나가면 될 것을 간이 콩알만 했던 그녀는 그러지를 못 했다.
가슴이 방망이질을 해대듯 콩닥콩닥해선 엘라의 코앞에서 얼어붙어 버렸다.
「 인간. 」
목소리는 2번째 답답함이 찾아온 듯 슬슬 지루하기에까지 이르렀다.
“자, 자…. 자 잠깐 마………읏!”
그러는 순간, 하품하며 눈을 재 차례 깜빡거리던 그녀의 눈과 릴리스티아의 눈이 동시에 마주쳤다.
마치 그녀는 이제 자기 신분을 망각한 모양인 새로 보였다.
웬만한 일이 아니고선 이 두 사람은 서로 먼저 말을 걸지 않는 타입이었다.
그런데 상황이 상황인 만큼, 그녀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냅다 먼저 말문을 연 셈이었었다.
그 부분만큼은 진 것 같지 않아 마음에 들었다.
그치만 그 이외인 것은 율리어스가 대답하지 않는 이상은 여전히 그녀의 눈빛은 날카롭게 그지없는 살쾡이 상태로 유지할 것만 같았다.
율리어스는 엘라가 절대 자신에게 호의적일 수 없다는 걸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기에 다시 벙찐 표정을 다듬으며 무표정으로 질문의 대답을 이어 나갔다.
“아버지께서는…. 곧 나오실 거야.
그런데 릴리스티아는 왜 나한테 묻지?
나보다 먼저 나온 걸로 아는데. 엘라?!”
그녀가 릴리스티아가 여기로 나오는 것을 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당연한 이치를 떠나서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드는 건 그의 대답을 듣고 전혀 침착지 못하게 변하는 그녀의 얼굴색이 심상치가 않았다.
“그, 그게 무슨…. 당신이 첫 번째로 나왔다고요!”
얼굴이 새파랗게 상기되든가 싶더니. 그를 도련님이라 부르는 것도 잊은 채, 본심이 나오며 씩씩거렸다.
한편 그 이유를 알고 있는 또 다른 한 사람은….
이윽고 정신이 들었다.
주위를 살짝 두리번거리더니.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그의 얼굴엔 살짝 핏발이 서면서 불편해 보였다.
그 모습은 방금까지만 해도 정신줄을 놓았던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쯧.”
그는 릴리스티아가 열쇠를 뽑은 이후로 제법 지하실에서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 와중에서 드래곤 조각상을 보며 혀를 찼었다.
“이제 빈껍데기일 뿐이겠군.”
혼자서 무슨 말을 하는지 그 속내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역시 드래곤 조각상의 비밀에 대해 뭔가를 알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 비밀을 풀기 위한 조건으로 릴리스티아와 율리어스를 꾀어내선 끝까지 연기를 하는 척하면서 홀로 이어진 결과에 만족하는 눈빛을 내비쳤다.
“다시 움직일 때가 됐나 보군.”
여유까지 넘치는 말투였다.
그는 아무래도 노리는 것이 드래곤 조각상에 있던 존재였던 것 같았다.
그도 사실 그 존재에 대해 뭐라 설명이나 표현을 하기 힘들지만, 그 존재 여부에 대한 흑심은 품고 있는 듯한 눈치였었다.
지하실을 역주행하며 급히 다 가던 아들, 딸과 달리 그는 아주 가벼운 걸음은 천천히 나가고 있었다.
재촉하지 않아도 되는 것처럼….
#.
그녀는 멈칫거렸다.
그녀, 자신이 목소리를 통해 마력을 싹 틔운 덕분에 가주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책장을 돌릴 수 있었다.
이런 생각한 순간까지는 무척이나 뿌듯한 느낌에 입꼬리가 실룩거리는 건 참을 수 없었다.
아.
딱 한 가지.
그녀는 실룩거림과 동시에 신경 쓰이는 게 있었다.
그 실룩거림은 얼굴이 상당히 헤벌쭉거리게 망가지기 때문에 목소리가 보지 않았으면 했는데….
언급조차 없는 것을 보면 얼굴을 붉힐 필요까지는 없어 보였다.
「 인간. 앞에 누군가 있다. 」
바로 달려 나갈 생각에 벅찬 것도 잠시였다.
문득 책장 뒤로 서재의 상황이 릴리스티아의 머릿속에 문득 스쳐 지나갔다.
「 또 다른 인간의 기척이 느껴진다. 」
‘에…. 엘라.’
그녀가 있었다.
그리고 릴리스티아는 그 자리에서 허둥지둥거리며, 제자리걸음의 신세에 놓이게 되었다.
「 인간. 저 여자 인간이 방해물이라면 그대로 죽여 버려라.
아직 모든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다. 」
목소리는 언제 또 릴리스티아의 생각을 훑어(?)보았…. 아니었다.
그렇다기보다는 아직 서투른 점이라던가 허점이 많았던 그녀는 목소리와 생각 자체가 공유되기 쉽다는 것을 뜻했다.
“아…. 안 돼요오옷!”
가차 없이 죽여도 된다는 단어가 난데없이 튀어나오자, 그녀는 냅다 놀라서는 언청이 올라가 버렸다.
‘허…헙.’
조바심을 내었다.
주위를 슬쩍 두리번거리며 혹시라도 엘라가 본인의 목소리를 듣고 들키지는 않았나 싶어서는 손바닥으로 입을 급히 막았다.
「 인간…? 」
다행히 서재 안은 여전히 조용했다.
들키지 않은 모양이었다.
다만 안심하는 릴리스티아와 달리 목소리는 그런 인간의 모습에 이해할 구석조차 찾지 못하고 그녀만을 주시하고 있었다.
“모, 목소리님. 당신은 모르시겠지만.
저는 원래 이 문을 열 수 없어요.
이 문은 밀레니엄 가(家)의 가문으로서 엔테리아의 마력을 깨우친 자만이 열 수 있어요.”
그랬다.
아직 릴리스티아는 엔테리아의 마력을 깨우지 못한 상태로 지하실의 입구 문을 여는 것은 불가능한 게 현실이었다.
엘라는 릴리스티아에게 호의적이었지만 가주만이 할 수 있는 부분적인 영역과는 별개의 일과는 공과 사의 부분이 명확할 것이 뻔했다.
그 뻔함에 의심을 사고 일이 이상하게 얽혀서 커지는 건 바라고 싶지 않았다.
「 인간. 나는 네 속사정엔 관심이 없다. 」
‘……….’
정작 중요할 땐 도움이 되지 않는 목소리였다.
「 허나.
인간. 네가 바라는 욕구 충족에 필요하다면 바래라.
그 바람 또한 내가 원하는 갈망이다. 」
그녀는 미간의 주름이 잡히며 생각에 잠겼다.
목소리는 아마도 욕구 충족에 한해서 잇따라 발생하는 갈망까지도 들어 줄 셈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끄응.
그녀의 머릿속에선 제법 쥐가 나고 있었다.
“아…. 아, 아!”
열심히 쥐고 짜는 동안 좋은 생각이 떠오른 모양이었다.
‘엘라가 이대로 날 볼 수만 없ㄷ……….’
「 인간. 그거면 되나? 」
사고력이 회전하며 생각하기 무섭게 목소리는 그녀의 의중을 파악해 버렸다.
하지만 릴리스티아는 그런 목소리의 한 박자 빠른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기보다는 전혀 익숙해지기 힘들었다.
누군가가 본인의 생각을 고스란히 공유된다는 건 그렇게 유쾌한 일은 아니었다.
그치만 이 목소리의 존재 앞에서는 그녀는 그런 의중을 보일 수도 없었다.
어머니의 병을 고치기 위해서까지는 목소리가 갑이었고. 그녀가 을로써 토씨를 단다는 건 함부로 생각하지도 못했다.
「 바로 죽이면 편하다.
진짜 그거면 되나. 인간? 」
목소리는 자기 고집이 더 깔끔(?)하고 편안한 방식이라 생각하는지 끝까지 미련은 버리지 못 하는 말투로 물어보고 있었다.
“그, 그거…. 그거면 돼요!”
약간 겁먹은 릴리스티아는 다급히 외쳤다.
빨리 대답하지 않는다면 목소리가 엘라를 소리소문없이 죽여 버릴 것만 같은 불안감이 드는걸 떨쳐 내 수가 없었다.
「 좋다. 인간.
네 갈망을 이루거라. 」
뭔가 그대로 꼭 사라질 듯이 말하는가 싶더니, 릴리스티아의 머릿속으로 어떤 엔테리아의 술식이 번뜩거렸다.
하나도 빠짐없이 하나의 엔테리아 술식을 이룬 마법은 그대로 각인이 되었다.
「 갈망을 펼쳐라. 인간. 」
릴리스티아는 은연중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 아티아라(Aclarar). 》
슈우우우웅,
펄럭.
파………앗!
그녀의 양어깨에 솟은 천사의 날개 같은 것이 활짝 펼쳐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그리고 그날개는 양쪽으로 처음 어깨에서 솟아난 것보다 더 커지며, 그녀의 몸 전체를 그대로 감싸버렸다.
‘아, 아. 따뜻해.’
아주 포근하면서 몸 구석구석에서는 따스한 마력이 뻗어 나감이 느껴졌다.
이 느낌이 오래간다면 그대로 꽃봉오리 속에서 잠을 청하는 요정처럼 깊은 숙면에 들고 싶은 느낌에 그만 잠들어 버릴지도 몰랐다.
「 인간. 」
포근하면서도 따스한 몽롱함(?)에 취할 뻔했지만, 그녀는 목소리가 자신을 부르자 심취해 감았던 눈을 다시 뜰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럴 때가 아님을 다시 깨우치는 덴 어렵지 않았다.
스윽.
톡.
릴리스티아는 조심히 발을 내디뎠다.
목소리가 그녀에게 부여해 준 엔테리아의 술식은 술사의 모습이 아무에게도 드러나지 않는 투명화 마법이 맞았다.
그런데도 그녀는 긴장감과 조바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 인간. 」
그 모습이 답답했던지 한 걸음도 채 떼기도 전에 목소리가 말을 걸었다.
‘……….’
하지만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너무 집중한 나머지 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았다.
릴리스티아는 신중을 기했다.
발을 내딛는 소리조차도 들리지 않게끔 해서 엘라에게 자기 존재가 여기 있다는 자체 조차부터 아예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한걸음…. 두 걸음….
나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지하실 입구 쪽의 책장이 아닌 서재를 드나드는 입구의 문에 반쯤 기대어 걸쳐 있는 엘라와 바로 눈앞에서 부딪혔다.
“하암.”
‘…힉!’
릴리스티아는 순간적으로 쭈뼛대며 놀라선 움찔거렸다.
반면에 엘라는 긴 기다림의 시간에 지루해진 탓에 하품이 자동반사적으로 나온 것뿐이었다.
하지만 그대로 그 옆을 지나가면 될 것을 간이 콩알만 했던 그녀는 그러지를 못 했다.
가슴이 방망이질을 해대듯 콩닥콩닥해선 엘라의 코앞에서 얼어붙어 버렸다.
「 인간. 」
목소리는 2번째 답답함이 찾아온 듯 슬슬 지루하기에까지 이르렀다.
“자, 자…. 자 잠깐 마………읏!”
그러는 순간, 하품하며 눈을 재 차례 깜빡거리던 그녀의 눈과 릴리스티아의 눈이 동시에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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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 노력과 99% 운을 가진 무직 전생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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