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4. [2부] 산넘어 산
조회 : 126 추천 : 0 글자수 : 4,602 자 2025-03-22
릴리스티아가 가는 길엔 험난(?)함이나 방해하는 사람이 이제는 존재할 수가 없었다.
투명한 모습의 그녀는 어느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았다.
딱히 보여도 방해는 하지 않겠지만 많이 바뀐 그녀의 겉모습이 눈에 띄어도 좋을 것은 하나도 없어 보였다.
시선이 곱지 못했을 것이다.
현재 엔테리아 아카데미아에서 각성한 전생의 능력을 인정받아 율리어스 도련님에 대한 따가운 눈총들이 줄어든 편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그런 시선까지는 받지 않았지만, 아직 능력을 각성한 것도, 공식적으로 인정 받은 것도 아닌 상태였다.
그런 상태로 돌아다닌다면 이상한 오해 들만 커지면서 아직 지하실에 있는 가주의 귀에도 끝내 들어가고도 남았다.
실상으로 나빠졌으면 나빴지.
좋을 건 하나도 없어 보이는 게 딱 현재의 모습이라 말할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는 목소리가 그녀를 투명하게 보이게끔 만든 것이 꽤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
그렇게 그녀는 한참을 바삐 달렸다.
날개를 펼쳐 날면 더 빠르겠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날개 자체에 걸린 주문의 효과로 발생한 투명함인 까닭에 날개를 통해 2가지를 동시에 제어하는 건 불가능했다.
「 인간. 」
목적지의 방에 슬슬 다다르는 가운데 목소리가 릴리스티아를 불렀다.
목소리는 목적지까지의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기에 물어보는 눈치로 갑자기 그녀를 부른 것 같았다.
하지만 릴리스티아는 나아가는 것에만 열중한 나머지 들리지 않는 모양인 듯 빠른 걸음만 거듭했다.
타…. 타타 탁.
탁,
얼마 안 가 그녀의 발걸음이 멈췄다.
「 인간. 」
이제는 그녀의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다시 불렀다.
“다 왔어요. 목소리님.”
서재에서 엄청나게 멀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해서 가깝다고도 볼 수 없는 거리.
릴리스티아의 방보다 구석진 곳에 위치된 방.
하녀나 하인들이나 간혹 드나들지 싶을 정도로 구석진 방이었었다.
똑똑.
‘아…. 앗.’
습관성이란 참 무서운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투명 마법이 걸린 상태란 걸 잠시 잊을 정도로 이미 어머니의 방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 ………. 」
목소리도 그 모습에 속으로 혀를 내두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고요한 정적 같은 적막이 흘렀다.
“흐, 흐흠.”
그녀는 일부러 목에 힘을 주었다.
헛기침하는 것으로 어떻게든 이 본인만이 딱해(?) 보이는 분위기를 날려 버렸다.
그리고 목소리도 그런 그녀를 더 이상 관여하지 않으려는지 더는 부르지도 않았다.
스 – 윽.
이번에도 서재에서 나올 때와 마찬가지로 그녀는 투명 상태의 마법에 걸린 채로 쉽게 어머니의 방문을 통과했다.
방안은 시야가 눈에 들어올 정도로만 밝았다.
그 시야는 간단히 사람의 얼굴이 보이고, 평소 쓰는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만 알 수 있는 정도라고 할 수 있었다.
릴리스티아의 시야에는 침대에 누워 있는 어머니가 보였다.
그만큼이나 매일 이방을 찾고 있는 그녀였다.
자주 오지 않는 사람과는 달리 이제 어둠에 익숙한 어머니이기 때문에 굳이 자신하나 때문에 이방을 밝게 비추고 싶진 않았다.
그녀는 조심히 움직여 침대 옆에 섰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매우 초췌해 보였다.
얼굴이 반쪽이 되어선 눈 밑에 그늘져서 검게 퍼진 다크써클 또한 장난이 아니었다.
그 이유도, 이름도 알 수 없는 그녀의 병명은 사람의 목숨을 갑자기 거둬가지 않았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 병세가 깊어졌다는 것만은 눈으로 봐도 알 수 있었다.
“어, 어…. 어머니.”
그녀는 눈썹을 찡그리며 여윈 어머니의 얼굴을 어루만지고자 손을 뻗었다.
그런데 그 사이 그녀는 또 간과하고 있던 점을 무의식중에 깨닫지 못했다.
그녀가 뻗은 손은 투영하듯 어머니의 얼굴을 만질 수가 없었다.
‘…………….’
「 인간. 그만해제하라. 」
그렇다.
투명 스킬을 시전한순간부터, 정해진 해제시간을 기다릴 필요도 없이 반대로 주문해제시킬 시전도 가능했다.
《 어넬리(Annuner). 》
반대의 주문도 어렵지 않았다.
그 스폘은 투명 스킬을 시전했을 때처럼 릴리스티아의 머릿속에서 자연적으로 그려져 나가며 아무렇지 않게 펼쳐졌었다.
그리고 이내, 릴리스티아의 몸을 감싼 투명한 빛이 홀연히 날아가 버린 듯 사라져 버렸다.
이제 어머니를 향해 뻗던 손을 의심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다시 한번 어머니의 뺨을 어루만지고자 용기 내어 재차 시도했다.
사락.
머리카락이 그녀의 손가락에 흩날렸다.
그리고 많이 수척해져 들어가 버린 어머니 볼살의 감촉도 느껴졌다.
‘아…. 아.’
아직 목소리가 원하는바를 다 이룬 것은 아니었지만 왠지 모를 안도감에 들어선 그녀는 속으로 자신도 모르게 감정에 휩쓸려 탄성이 절로 나왔다.
「 인간. 시간이 얼마 없다. 」
“네…. 네? 시간이라고요…!?”
이건 또 무슨 소리인지 싶을 정도로 그녀는 목소리가 말하고자 하는 요지를 짚지 못했다.
목소리가 그녀에게 붙어 있을 때부터 시간이라는 제약이 붙는다는 사실도 처음 들었다.
릴리스티아는 눈가에 살짝 맺힌 물방울이 쏙 들어갈 정도로 당황해 버렸다.
「 인간. 내가 아니다. 」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어딜 가르친 건 아니었다.
그치만 목소리 본인이 아니라고 하는 순간부터 릴리스티아는 깨달아야 했다.
딱히 대상자를 지목하지 않아도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녀의 떨리는 두 눈동자는 어머니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어림짐작은 하고 있었던 사실이라고 할 수는 있었지만, 그래도 아무도 단도직입적으로는 말할 수 없었다.
그녀가 얼마나 버티고 남았는지 이 부분을 함부로 단언하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바르르….
어느새 어머니의 손을 꼭 잡은 그녀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어쩌면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랐다.
“목소리님.”
결심이 섰다.
바보같이 슬퍼하고 떨고만 있다고 해서 얼마 남지 않는 시간이 다 해결된다는 건 아니라는 걸 릴리스티아는 직시한 듯한목소리로 나지막이 그를 불렀다.
「 인간. 네 욕망을 이뤄라. 」
릴리스티아는 대답 대신 눈을 질끈 감았다.
어머니를 살린다는 생각 하나에서부터 비롯된 목소리와의 계약 같은 사항이었지만 여기까지 도착한 이상 모든 건 정해져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원하는 욕망을 이루는 순간 펼쳐지는 결과는 오로지 목소리만이 아는 것만 같아 떨쳐 버리기 힘든 불안감이같이 공존했지만, 그 부분은 어쩔 수 없었다.
어머니를 위해서라면 그녀가 감안해야 하는 점이었다.
‘…………….’
그런데 막상 그런 어머니를 앞에 두고 릴리스티아는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그녀가 목소리를 통해 화이트 드래곤의 마력을 깨닫고 스킬들이 자연히 머릿속에서 떠올랐지만, 지금은 머릿속이 뿌연 안개가 끼인 느낌이었다.
「 ………인간. 」
바로 실행에 옮길 것 같은 계약자가 갑자기 미동을 보이지 않자, 목소리는 언 듯 인간과도 같은 한숨을 내쉬며 다시 그녀를 불렀다.
이제 그녀, 계약자를 부를 일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유념한 채로 인간의 욕망 이외엔 솔직히 간섭이란 자체를 귀찮아하는 참는 걸지도 모르겠다.
저주의 마석에서 존재하는 형체도 없는 목소리와 같은 존재는 솔직히 자기 목적 이외엔 아무것도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웬일인지 이번만큼은 좀 달라 보이는 게 좀 흠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목소리는 이 여자 인간의 계약자에게 꽤 끌려가는 듯이 보였다.
그치만….
이제 그 인연인지, 악연인지 모를 사슬도 끊을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었다.
「 인간. 진ᄌ…. 아니. 집주……. 」
“네…?”
목소리가 그녀를 따라 긴장한다거나 머릿속이 복잡한 그런 경우가 아니었다.
이것은 의외의 변수.
전혀 목소리, 그답지 않은 단어들이 입에서 연이어 쏟아져 나올뻔했다.
그 단어들은 어느새 익숙해진 인간과 인간 사이에 오가는 친근함의 표현에 가까웠다.
그걸 목소리는 자신도 모르게 계약자인 그녀에게 뱉을 뻔했다는 게 참 아이러니하면서도 처음으로 당혹스럽게 만들 정도였다.
「 아무것도 아니다. 」
목소리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냉담하게 보일 정도로 뻣뻣하게 굴었다.
‘약은 면이 있으셨네.’
릴리스타아가 보아도 허점이 드러날 뻔한 것을 애써 숨기며 아무렇지 않게 구는 게 보였다.
하지만 굳이 그런 점을 트집 잡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에 더 이상 캐묻지도 않은 채, 넘겨 버렸다.
애초 지금 그녀의 입장은 목소리의 트집을 잡아 보았자 좋은 건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목소리에게 순응해야 하는 을의 관점이었기에 어떤 조건을 내어 건들, 그녀는 그것을 따라서 어머니를 살려야 한다는 게 논점이었다.
「 인간. 」
“네, 네. 목소리님.”
이제 목소리가 부르는 소리에 그녀는 경청할 때가 된 듯한 대답을 이어 나갔다.
나름 차분함을 찾았다.
엉뚱하게 들릴진 몰라도 아마 목소리의 새로운 면모에 빠져(?), 허우적거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 덕분에 정신이 팔려선 가다듬어 되돌아올 수 있었다고 보기에 가까웠다.
그리고 정신을 가다듬은 건 무엇보다도 어머니를 살리는 건 목소리에게 전적으로 달려 있었다.
「 인간. 너에겐 다른 인간의 생명을 간섭할 능력이 있다. 」
“네…?”
듣는 처지에서는 조금은 벅차 보이는 말 같았지만, 그녀의 엔테리아(전생)의 능력은 필살 전력은 아무래도 평범한 화이트 드래곤의 마력이 아닌 모양인 듯싶었다.
「 인간. 느껴라. 그리고 갈구하라. 」
투명한 모습의 그녀는 어느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았다.
딱히 보여도 방해는 하지 않겠지만 많이 바뀐 그녀의 겉모습이 눈에 띄어도 좋을 것은 하나도 없어 보였다.
시선이 곱지 못했을 것이다.
현재 엔테리아 아카데미아에서 각성한 전생의 능력을 인정받아 율리어스 도련님에 대한 따가운 눈총들이 줄어든 편이었다.
그런데 그녀는 그런 시선까지는 받지 않았지만, 아직 능력을 각성한 것도, 공식적으로 인정 받은 것도 아닌 상태였다.
그런 상태로 돌아다닌다면 이상한 오해 들만 커지면서 아직 지하실에 있는 가주의 귀에도 끝내 들어가고도 남았다.
실상으로 나빠졌으면 나빴지.
좋을 건 하나도 없어 보이는 게 딱 현재의 모습이라 말할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는 목소리가 그녀를 투명하게 보이게끔 만든 것이 꽤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
그렇게 그녀는 한참을 바삐 달렸다.
날개를 펼쳐 날면 더 빠르겠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날개 자체에 걸린 주문의 효과로 발생한 투명함인 까닭에 날개를 통해 2가지를 동시에 제어하는 건 불가능했다.
「 인간. 」
목적지의 방에 슬슬 다다르는 가운데 목소리가 릴리스티아를 불렀다.
목소리는 목적지까지의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모르기에 물어보는 눈치로 갑자기 그녀를 부른 것 같았다.
하지만 릴리스티아는 나아가는 것에만 열중한 나머지 들리지 않는 모양인 듯 빠른 걸음만 거듭했다.
타…. 타타 탁.
탁,
얼마 안 가 그녀의 발걸음이 멈췄다.
「 인간. 」
이제는 그녀의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다시 불렀다.
“다 왔어요. 목소리님.”
서재에서 엄청나게 멀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해서 가깝다고도 볼 수 없는 거리.
릴리스티아의 방보다 구석진 곳에 위치된 방.
하녀나 하인들이나 간혹 드나들지 싶을 정도로 구석진 방이었었다.
똑똑.
‘아…. 앗.’
습관성이란 참 무서운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투명 마법이 걸린 상태란 걸 잠시 잊을 정도로 이미 어머니의 방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 ………. 」
목소리도 그 모습에 속으로 혀를 내두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고요한 정적 같은 적막이 흘렀다.
“흐, 흐흠.”
그녀는 일부러 목에 힘을 주었다.
헛기침하는 것으로 어떻게든 이 본인만이 딱해(?) 보이는 분위기를 날려 버렸다.
그리고 목소리도 그런 그녀를 더 이상 관여하지 않으려는지 더는 부르지도 않았다.
스 – 윽.
이번에도 서재에서 나올 때와 마찬가지로 그녀는 투명 상태의 마법에 걸린 채로 쉽게 어머니의 방문을 통과했다.
방안은 시야가 눈에 들어올 정도로만 밝았다.
그 시야는 간단히 사람의 얼굴이 보이고, 평소 쓰는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만 알 수 있는 정도라고 할 수 있었다.
릴리스티아의 시야에는 침대에 누워 있는 어머니가 보였다.
그만큼이나 매일 이방을 찾고 있는 그녀였다.
자주 오지 않는 사람과는 달리 이제 어둠에 익숙한 어머니이기 때문에 굳이 자신하나 때문에 이방을 밝게 비추고 싶진 않았다.
그녀는 조심히 움직여 침대 옆에 섰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매우 초췌해 보였다.
얼굴이 반쪽이 되어선 눈 밑에 그늘져서 검게 퍼진 다크써클 또한 장난이 아니었다.
그 이유도, 이름도 알 수 없는 그녀의 병명은 사람의 목숨을 갑자기 거둬가지 않았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 병세가 깊어졌다는 것만은 눈으로 봐도 알 수 있었다.
“어, 어…. 어머니.”
그녀는 눈썹을 찡그리며 여윈 어머니의 얼굴을 어루만지고자 손을 뻗었다.
그런데 그 사이 그녀는 또 간과하고 있던 점을 무의식중에 깨닫지 못했다.
그녀가 뻗은 손은 투영하듯 어머니의 얼굴을 만질 수가 없었다.
‘…………….’
「 인간. 그만해제하라. 」
그렇다.
투명 스킬을 시전한순간부터, 정해진 해제시간을 기다릴 필요도 없이 반대로 주문해제시킬 시전도 가능했다.
《 어넬리(Annuner). 》
반대의 주문도 어렵지 않았다.
그 스폘은 투명 스킬을 시전했을 때처럼 릴리스티아의 머릿속에서 자연적으로 그려져 나가며 아무렇지 않게 펼쳐졌었다.
그리고 이내, 릴리스티아의 몸을 감싼 투명한 빛이 홀연히 날아가 버린 듯 사라져 버렸다.
이제 어머니를 향해 뻗던 손을 의심할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다시 한번 어머니의 뺨을 어루만지고자 용기 내어 재차 시도했다.
사락.
머리카락이 그녀의 손가락에 흩날렸다.
그리고 많이 수척해져 들어가 버린 어머니 볼살의 감촉도 느껴졌다.
‘아…. 아.’
아직 목소리가 원하는바를 다 이룬 것은 아니었지만 왠지 모를 안도감에 들어선 그녀는 속으로 자신도 모르게 감정에 휩쓸려 탄성이 절로 나왔다.
「 인간. 시간이 얼마 없다. 」
“네…. 네? 시간이라고요…!?”
이건 또 무슨 소리인지 싶을 정도로 그녀는 목소리가 말하고자 하는 요지를 짚지 못했다.
목소리가 그녀에게 붙어 있을 때부터 시간이라는 제약이 붙는다는 사실도 처음 들었다.
릴리스티아는 눈가에 살짝 맺힌 물방울이 쏙 들어갈 정도로 당황해 버렸다.
「 인간. 내가 아니다. 」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어딜 가르친 건 아니었다.
그치만 목소리 본인이 아니라고 하는 순간부터 릴리스티아는 깨달아야 했다.
딱히 대상자를 지목하지 않아도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녀의 떨리는 두 눈동자는 어머니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어림짐작은 하고 있었던 사실이라고 할 수는 있었지만, 그래도 아무도 단도직입적으로는 말할 수 없었다.
그녀가 얼마나 버티고 남았는지 이 부분을 함부로 단언하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바르르….
어느새 어머니의 손을 꼭 잡은 그녀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어쩌면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몰랐다.
“목소리님.”
결심이 섰다.
바보같이 슬퍼하고 떨고만 있다고 해서 얼마 남지 않는 시간이 다 해결된다는 건 아니라는 걸 릴리스티아는 직시한 듯한목소리로 나지막이 그를 불렀다.
「 인간. 네 욕망을 이뤄라. 」
릴리스티아는 대답 대신 눈을 질끈 감았다.
어머니를 살린다는 생각 하나에서부터 비롯된 목소리와의 계약 같은 사항이었지만 여기까지 도착한 이상 모든 건 정해져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원하는 욕망을 이루는 순간 펼쳐지는 결과는 오로지 목소리만이 아는 것만 같아 떨쳐 버리기 힘든 불안감이같이 공존했지만, 그 부분은 어쩔 수 없었다.
어머니를 위해서라면 그녀가 감안해야 하는 점이었다.
‘…………….’
그런데 막상 그런 어머니를 앞에 두고 릴리스티아는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그녀가 목소리를 통해 화이트 드래곤의 마력을 깨닫고 스킬들이 자연히 머릿속에서 떠올랐지만, 지금은 머릿속이 뿌연 안개가 끼인 느낌이었다.
「 ………인간. 」
바로 실행에 옮길 것 같은 계약자가 갑자기 미동을 보이지 않자, 목소리는 언 듯 인간과도 같은 한숨을 내쉬며 다시 그녀를 불렀다.
이제 그녀, 계약자를 부를 일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유념한 채로 인간의 욕망 이외엔 솔직히 간섭이란 자체를 귀찮아하는 참는 걸지도 모르겠다.
저주의 마석에서 존재하는 형체도 없는 목소리와 같은 존재는 솔직히 자기 목적 이외엔 아무것도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웬일인지 이번만큼은 좀 달라 보이는 게 좀 흠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목소리는 이 여자 인간의 계약자에게 꽤 끌려가는 듯이 보였다.
그치만….
이제 그 인연인지, 악연인지 모를 사슬도 끊을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었다.
「 인간. 진ᄌ…. 아니. 집주……. 」
“네…?”
목소리가 그녀를 따라 긴장한다거나 머릿속이 복잡한 그런 경우가 아니었다.
이것은 의외의 변수.
전혀 목소리, 그답지 않은 단어들이 입에서 연이어 쏟아져 나올뻔했다.
그 단어들은 어느새 익숙해진 인간과 인간 사이에 오가는 친근함의 표현에 가까웠다.
그걸 목소리는 자신도 모르게 계약자인 그녀에게 뱉을 뻔했다는 게 참 아이러니하면서도 처음으로 당혹스럽게 만들 정도였다.
「 아무것도 아니다. 」
목소리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냉담하게 보일 정도로 뻣뻣하게 굴었다.
‘약은 면이 있으셨네.’
릴리스타아가 보아도 허점이 드러날 뻔한 것을 애써 숨기며 아무렇지 않게 구는 게 보였다.
하지만 굳이 그런 점을 트집 잡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에 더 이상 캐묻지도 않은 채, 넘겨 버렸다.
애초 지금 그녀의 입장은 목소리의 트집을 잡아 보았자 좋은 건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목소리에게 순응해야 하는 을의 관점이었기에 어떤 조건을 내어 건들, 그녀는 그것을 따라서 어머니를 살려야 한다는 게 논점이었다.
「 인간. 」
“네, 네. 목소리님.”
이제 목소리가 부르는 소리에 그녀는 경청할 때가 된 듯한 대답을 이어 나갔다.
나름 차분함을 찾았다.
엉뚱하게 들릴진 몰라도 아마 목소리의 새로운 면모에 빠져(?), 허우적거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 덕분에 정신이 팔려선 가다듬어 되돌아올 수 있었다고 보기에 가까웠다.
그리고 정신을 가다듬은 건 무엇보다도 어머니를 살리는 건 목소리에게 전적으로 달려 있었다.
「 인간. 너에겐 다른 인간의 생명을 간섭할 능력이 있다. 」
“네…?”
듣는 처지에서는 조금은 벅차 보이는 말 같았지만, 그녀의 엔테리아(전생)의 능력은 필살 전력은 아무래도 평범한 화이트 드래곤의 마력이 아닌 모양인 듯싶었다.
「 인간. 느껴라. 그리고 갈구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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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 노력과 99% 운을 가진 무직 전생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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