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 [2부] 선 넘는 불장난(2)
조회 : 29 추천 : 0 글자수 : 4,586 자 2026-10-13
「 어디 받아 봐~
재주껏 받아 보라고. 킥킥킥, 」
뭐가 그리도 신나던지 홀로 간드러지고 있었다.
그리고 뜨겁게 불타오르는 화염 덩어리는 그의 손에서 금방이라도 터질 것같이 이글거렸다.
‘너…. 너무 비대해.’
그 크기는 어마어마한 수준을 이미 뛰어넘어선 미개한 파이어 볼의 수준을 농락하고 있었다.
그래서 더욱 아르휀은 놀란 입과 더불어 눈을 떼는 건 불가능했다.
‘크기가…. 무려 파이어 볼의 3ㅂ…아, 아니야.
저래선 5배?!’
가늠하기조차도 힘들어져 갔다.
3배라면 농구장 코트를 날려 먹을 정도의 위력이었지만….
5배라면 3배와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축구장 반을 가득 채우는 불덩어리의 위력으로 막강했다.
결국은 그만큼 가늠하기조차도 힘들 정도로 커다랗다는 것을 의미했다.
「 으히~ 킥킥킥.
슬슬 지겨우니까 던진다? 」
에 – 잇!
짧은 신호탄의 구령과 함께 그는 마치 갖고 놀던 장난감을 미련 없이 하늘 높이 내동댕이쳤다.
으…악?!!
“시스으으으….”
아르휀도 본인도 모르게 말소리가 마치 슬로우 모션화 되어서는 조급함을 참지 못했다.
슈오오오 -
슈아아아아….
그러는 사이 화염 덩어리는 높이 높이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 빠 – 앙! 」
그는 장난치는 의성어를 함께 오른손을 움켜쥐며 하늘로 뻗어 치켜들었다.
그런 그의 특별한 제스처가 보는 이의 눈에 두드러지기 무섭게 화염 덩어리는 자체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이잉 – 쿠구구궁.
쿠구구구구궁.
흔들거림이 점점 심해지면서 금방이라도 공중에서 터질 것만 같이 분노하고 있었다.
‘저런 걸 어떻게 막아?!’
아르휀의 삶으로써, 여기까지 오는데도 새삼 용하다고 생각하는 자기 자신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진짜 그의 삶에 급브레이크라도 걸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커지고 있었다.
‘젠장…!’
자칫 잘못했다간 자기 발로 직접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드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쉿 – 파팟!
크…윽.
화염 덩어리는 급속도로 변화를 일으켰다.
화염 덩어리는 불안정한 공기 마찰음의 비명(?)은 시작에 불과했었다.
그 사이 사방으로 조금씩 열기를 분출시키듯 불꽃들이 튀어져 나왔다.
‘위. 위험해 보이는데…윽.
진짜 이대로 괜찮은 거 맞는 거냐고. 시스?!’
튀어져 나간 불꽃만 해도 살벌하게 짝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진짜 저 화염 덩어리를 터뜨렸다가는 아르휀의 머릿속 공간은 하얀 재가 되고도 남을 것 같았다.
「 이제 이 몸의 맛있는(?) 불꽃을 맛볼 차례네?
다 터져버려! 」
그가 하늘 높이 뻗었던 손을 내리자. 화염 덩어리는 중심을 잃은 가속화가 진행되었다.
콰르르르… 쿠구구….
콰르르 쿠콰….
마구잡이로 요란할 정도로 이상한 소리를 내는가 싶더니…….
〔 쾅! 〕
순식간에 터져버렸다.
알 수 없는 소리 이외엔 별 일순간의 예고도 없이 마법이 공중에서 폭발을 일으켰다.
쉬이익 -
슈우우우 -
매우 큰 폭발로 인해 주위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건 문제도 아니었다.
그 이후에 발생하는 수많은 불꽃의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었다.
“시스!”
흥분이 전신으로 퍼져나갔다.
아르휀의 공간이 타오르는 건 불과 몇 초가 걸리지 않을지도 몰랐다.
【 시시하다는 단어밖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
전혀 흔들림 없는 고고한 말투.
거기서 오롯이 전해지는 건 우직함의 위풍당당 그 자체였다.
《 ᚢᚱᚲ᛬ᚱᛖᛞ : 우르크-레드(임팩트 리플렉션). 》
시스도 그와 마찬가지로 아르휀이 알아들을 수 없는 문자를 주문 시동어로 쓰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아르휀만이 예외적으로 알아들을 수 없는 것이 아니었었다.
그것은 룬 문자로 쓰고 불리면서 인간들이 하나같이 알아들을 수 없다는 건 차차 나중에 알게 되는 사실이었다.
시스가 발현한 룬 문자의 시동어는 그가 쓴 화염 계열과는 매우 달랐다.
대부분 화염 계열이면 수 속성의 주문을 외칠 만도 했지만 그건 아닌 것 같았다.
그 이유는 지금부터 일어나는 일에서 자연스레 알 수 있게 되었다.
시스의 전방 공중에 묵직한 청동빛을 띤 고대 룬 문자(아르휀은 읽을 수 없다.) 가 거대한 장막의 형태 빛 무늬로 순식간에 떠올랐다.
그 문자 자체에서 왠지 모르겠지만 아르휀조차도 단단한 물리적 질감과 진동이 느껴져 올 정도였었다.
그리고 얼마 안 가 거대한 5배짜리에 달하는 블레이즈 볼이 터지면서 사방으로 우수수 떨어지는 불꽃 세례에 부딪혔다.
아르휀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본 자신의 눈을 의심해야만 했다.
‘어…. 어……어어어?!’
그 찰나의 순간을 솔직히 말로도 설명하기도 힘들어 보였다.
시스의 펼친 빛 무늬와 그의 불꽃 세례가 부딪히면 그대로 폭발해서 사방으로 퍼질 줄 알았다.
그렇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의 일들이 일어남에 아르휀은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마치 보이지 않는 거대한 벽.
유리판에 짓눌릴 듯이 한 점으로 밀착되었다.
그렇게 짓눌리던 불꽃의 에너지가 부딪힘의 마찰로 사방을 터지는 대신, 룬 장막의 기점으로 공간이 미세하게 찌그러져 갔었다.
이어 그 찌그러짐에 빨려가듯이 회전으로 방향이 180도 뒤집혀 버렸다.
우수수 사방으로 떨어지는 불꽃 세례는 그렇게 하나같이 원본의 형태와 뜨거운 위압감을 고스란히 유지한 채, 크나큰 반전을 일으켰다.
유리 장막이 그대로 형태를 유지 중인 불꽃 세례를 흡수한 건 아니었다.
그래서 더더욱 기가 막혔다.
팅.
팅팅!
팅팅팅팅팅팅팅팅팅!!
수많은 불꽃 세례가 눈앞에서 한순간에 반사되듯이 튕겨 나가고 있었다.
…
……!?
오……와…아.
아르휀의 입 안에서 맴돌다 금치 못한 감탄사들이 저절로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그 광경은 아르휀의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들고도 남을 정도로 참으로 기이하게 짝이 없었다.
앞서 침입자인 그가 남발하는 불꽃에 머리에 나사가 빠진 것 맞았다.
하지만 그런 그가 펼친 화염 마법에 태연하게 착안하는 시스의 태도와 능력을 보면 오히려 턱없이 부족해 보이는 건 침입자인 그였다.
「 …으, 아……이이이…에엑? 」
그의 입에선 듣기 힘들 것 같았던 알아들을 수 없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여기 또 놀라움에 얼굴 낯빛이 변화는 건 그도 마찬가지인 듯싶었다.
하…. 하하.
‘나만 그렇게 느낀 건 아니었네.’
시스가 제대로 그에게 한 방 먹인 듯 그의 표정에선 ‘여유’라는 단어가 멀어져가고 있었다.
그 자리에 얼어붇은 마냥, 떨떠름함이 고스란히 묻어져 나왔다.
「 마…. 마, 마마마……말도 안 돼. 」
‘아니야. 말 돼.
반사된 네 화염에 맞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거든?’
아르휀은 혼란에 빠진 그의 모습이 꽤 흡족한 모양새로 연신 고개를 끄덕거렸다.
「 있을 수 없어. 있을 수 없어.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다고! 」
‘그것도 아니야.
얼마든지 있을 수 있거든.’
「 어, 어떻게 감히 이 몸의 화염을…. 으아 으아.
으아아아아아아악! 」
인정하기조차 힘든 그는 마치 정신이 나간 것처럼 허공에 대고 괴성을 마구 질러대었다.
전혀, 아니 예상조차도 하지 못한 결과라도 펼쳐진 반응이었다.
그는 승복하기는커녕, 결과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게 눈에 선했다.
‘저…. 저거. 내버려 둬도 되는 건가?’
승부엔 있어서 시스가 우선점을 가져갔다.
하지만 아직 그는 그대로 무너진 건 아니었다.
바락거리는 우격다짐으로 정신이 나간 개김을 안 우기면 그나마 다행일까…?
아르휀의 걱정은 그가 시스에게 무릎을 꿇을 때까지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퐁.
귀염뽀짝만한 바람이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 킥킥. 」
바로 몇 초 전만 해도 미친 듯이 웃더니, 그의 표정에서 특유의 짓궂음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 이 몸의 화염이 졌다고? 」
퐁. 퐁. 퐁,
연달아 그의 주위에서 바람의 기류를 타고 앞서 들리는 소리가 연달아 일어났다.
「 내…. 화염은…이 몸의 화염은 말이지…….
무적의 화염이라고! 」
활, 화르르르르
퍼 – 엉!
그의 손에서 다시 뜨거운 열기가 생성되면서 불꽃이 무서운 속도로 응집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작 그의 굳은 표정과 달리 입에서 튀어나온 단어가 참 아이러니했었다.
‘애새ᄁ…. 아니다. 코흘리개 수준이네.’
불안한 건 불안한 거였고, 유치함(?)이 따로 눈에 밟히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아르휀도 속으로 그런 그를 보면서 혀를 끌끌 차는데 시스는 어떨까?
그의 공격을 무난히 받아치고도 무표정을 유지하는 시스를 보면 여전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속으론 내심 아르휀보다 더 손발이 오그라들고 있을지도 몰랐다.
【 무적이라는 단어는 함부로 남용하다니 당신은 정말 어리석게도 짝이 없는 존재입니다. 】
‘와….’
시스가 뿜어내는 카리스마가 장난이 아니었다.
그가 새로운 공격을 이어 시도하든 말든 시스에게는 마치 시답잖아 보이는 느낌으로 말하는 그 자체였다.
「 아 진짜…!
내 화염은 이 몸이 무적이라고 하면 무조건 무적인 거라고! 」
시스가 자기 말에 토를 달자 그는 불을 응집시키는 중에도 짜증을 부렸다.
【 그렇습니까?
이번엔 제가 먼저 실험해 봐도 되겠습니까? 】
‘실험?!’
좀 난데없는 발언이 시스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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