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 [2부] 내 누나는 히스테리 마녀(2)
조회 : 1,261 추천 : 0 글자수 : 4,518 자 2024-02-17
등 뒤가 아주 불편했다.
처음에는 히스테리 마녀의 살벌한 기운이 소름이 끼칠 정도로 무서운 건 이해가 갔지만 갈수록 심해졌으면 심해졌지, 반대로 금방 나아질 기미가 없는 벤의 증세(?)에 난 좀 짜증이 났었다.
덜덜…. 덜덜덜.
내 뒤쪽 어깨에서 끊임없이 떨림의 전율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것은 이미 바들바들 수준을 넘어서 한창 공사 중인 공사장의 드릴질을 방불케 했다.
진동이 그 정도로 장난이 아니란 걸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여기에 그런 사정을 들어 줄 사람은 없어 보였다.
유일한 편의 입장 측의 벤이라는 녀석부터 이 모양 이 꼴로 날 곤란하게 만들다니….
오늘 이 녀석의 방에 오는 게 아니었는데. 쯧.
버텨 녀석의 방에 가지 않았더라도 히스테리 마녀가 쳐들어왔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겠지만, 귀찮은 혹이 되어 버린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그리고 릴리스티아, 일단은 나에게 볼일이 있는 듯한 반응에 날 계속 힐끔힐끔 쳐다보는 것 같단 말이지?
만약 그녀라도 히스테리 마녀와 나 사이에 개입한다면 그걸 기회로 삼아 이 상황을 벗어나기 쉬울 것 같은데….
이건 아무래도 언감생심인 거 같단 말이야?
릴리스티아는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그녀도 히스테리 마녀의 압도적이면서 살벌한 기운에 그대로 잡아먹혀 버린 듯싶었다.
하여간………어휴.
막상 도움이 되지 않는 조연에 가까운 그들을 보며 한숨이 절로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버텨 녀석은 그나마 과거엔 용기가 조금은 가상한 소년이었다.
아르휀과 붙어 다닐 수록 히스테리 마녀와 부딪치는 수가 빈번히 늘었고 그녀를 무서워했지만, 지금의 이 정도까진 아니었었다.
무슨 공포 영화에 나오는 한 장면이라도 본 사람처럼 저러니 내가 기가 막히지.
아무래도 과거처럼 이 녀석도 히스테리 마녀와 자주 부딪치게 만들어야 하는 건가?
과거와 달리 같이 빠르게 각성해 버린 나와 벤은 사실 좀처럼 그녀와 부딪치는 일이 없었다.
오히려 그 빈번했던 횟수가 엄청나게 줄어 버렸다.
과거처럼 그대로 각성하지 못했더라면 히스테리 마녀는 여전히 일부러 나를 찾아와 무시하고 깔보며 괴롭혔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그런 과거는 이미 현재의 영광으로 덮여 버린 지 오래다.
히스테리 마녀는 더 이상 나를 일부러 찾아와 괴롭힐 구실도 용건도 만들기 힘들어졌다.
그리고 그 몫을 톡톡히 한 건 과거에 없던 그녀들과의 접점이었다.
희성 네온 백작의 외동 자녀, 세아레스 힐 네온.
검성 듀클레온 벡작의 외동 자녀, 테미 S. W 듀클레온.
4대 귀족 가문에 속하는 이 두 가문의 두 소녀의 영향이 꽤 큰 걸지도 모른다.
지금 최근에도 테미…황소녀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났으니. 할 말이 없다.
흐. 흐흐흠!
반면에 릴리스티아는 과거 그대로 평범한 평민일 뿐, 그녀들과 달리 어딜 견줄 힘이나 세력조차도 없는걸로 기억한다.
내가 애꿎은 곳에서 괜한 기대한 걸지도.
난 조금이나마 기대한 부분의 씁쓸함을 달래듯 흩날리며 떨구기로 했다.
“……야.”
뭐지?
히스테리 마녀…?
그냥 말없이 계속 노려보고 있었던 거 아니었나?!
난 말없이 나와 히스테리 마녀 사이에 냉전이 여전히 흐르는 줄만 착각했다.
그녀는 그 사이 어느새 나의 이름을 불렀던 모양이었다.
“야. 감히 네 주제에 이제 보이는 게 없다 이거야, 뭐야?
고작 엔테리아로 각성한 반쪽짜리 주제에!”
반쪽…??
그건 또 무슨 비유야;;
오점일 땐 왜 오점이라 불렸는지 알겠는데.
오늘따라 이 누나가 나를 왜 반쪽이라 부르는지 도저히 모르겠단 말이야?
그동안 나를 괴롭히지 못해 안달이 난 심정(?)은 케케묵은 과거 때문에 알지도 못할 부분도 자연스레 알고도 남았기에 저러는 건 충분히 이해(?)되었다.
하지만 어디를 걸고넘어지고 싶길래 반쪽이라 부르는지 그건 갑작스레 내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
나는 이해할 수 없었던 만큼 당연히 합당한 대답을 찾을 수 없음에 뭐라 딱히 말이 나오지 않았다.
“감히 나에게 딴지를 걸겠다?”
내, 내가 언제!
이 누나가 이러다 사람 잡겠네? 하!
히스테리 마녀는 뭐가 그리도 마음에 들지 않는지 대답할 마음조차 들지 않는 부분에서 대답할 수 없는 나에게서 생트집마저 잡아들여 하고 있었다.
기가 막힘에 콧바람까지 새어 나왔다.
웬만하면 천천히 비위를 맞춰주는 척하며 돌발퀘스트를 클리어할 생각이었는데 그 생각은 온전히 마지막까지 작전처럼 가긴 글러버린 것 같다.
옛날의 아르휀이었다면 기가 죽어선 히스테리 마녀가 시키는 대로 다 따라 굴렀(?)겠지만, 이제는 딱히 뭐가 아쉬워서?
내가 저 시건방진 여자를 바로잡아줘야 할 시국이 온 거란 생각만이 뇌리에 또렷이 박혔다.
“누나. 레이첼 누ᄂ…….”
으…윽?
슈 – 욱!
읏.
이런 건 생각 못 했는데?!
언제 그녀가 주먹을 다짐했는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한 마디 채 끝내기 전에 핏줄이 울긋불긋 솟아서 불끈 쥔 주먹이 거의 바로 내 안면까지 주차했다.
그리고 난 놀란 나머지 그대로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아, 아.
실행에 옮긴다면서 하자마자 이게 무슨 꼴이람.
제대로 방심했네. 쯧.
히스테리 마녀를 약 올려 돌발퀘스트를 클리어할 겸, 겸사겸사 과거의 복수라도 대신할 수 있을 만큼이나 나름 청산의 쾌감을 젖고 싶었지만 보기 좋게 실패해 버렸다.
청산의 쾌감에 젖기는커녕, 아주 꼴사나운 처지와 광경으로 밖에 이어지지 않았다.
적당히 까불어 될 ᄀ…….
【 퍽 】
주먹이 안면에 직격타 했다.
끄아아 아…ᄋ?
아픔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저, 전혀 아프지 않은데…!?
정통으로 맞았다면 분명 코피가 나면서 코뼈가 가라앉을 거란 생각에 코부터 잡고 난 몸부림치는 게 정상이었다.
하지만 아픔은 고사하고 아무런 고통도 느낄 수 없었다.
툭.
내 앞으로 누군가가 몸이 기울며 내 가슴에 기대었다.
그리고 점점 육중한 몸무게가 느껴질 정도로 상대방은 힘없이 쓰러져 가고 있었다.
탁…!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엉겁결에 내 두 눈은 스스럼없이 떠졌었고, 그와 동시에 쓰러져 가는 그 사람을 황급히 두 손으로 받을 수 있었다.
“베…베, 에엔?!”
“여, 어…. 쿨럭쿨럭!”
나 대신 정면으로 히스테리 마녀의 주먹을 맞은 탓인지, 벤의 코에서 시작된 피는 얼굴을 피범벅으로 만들어 버렸다.
뭐가….‘여어’냐…. 이 망할 자식아?
뜻밖의 상황이 연출되어 버림에 나는 황당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할 말을 잃어 버렸다.
방금 전만 해도 내 뒤에 숨어 청승맞게 벌벌 떨기만 바빴던 인간이 왜 내 앞에 있는 건지도,
어디서 저런 용기가 생긴 건지 사고력이 잠시 제 기능을 잊은 채. 이해하는 데 제법 오래 걸렸다.
“풉.”
웃었어…?
마치 비웃는 것처럼 보임에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그녀는 썩은 미소를 지으며 아주 사람 정떨어질 정도로 노리치근하다는 표정과 함께 노골적으로 드러나 보였다.
“기가 막혀.
감히 어딜 나서? 한낱 개 쓰레기 주제에.”
지, 지금 내가 뭘 들은 거…지?
히스테리 마녀는 오만상을 찌푸리며 험상궂은 인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반면에 내 표정은 아연실색함으로 일그러져 갔었다.
나는 그녀의 입에서 인간답지 않은 대우와 사람을 비천하게 만드는 비하적인 단어가 쏟아진 들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나에게만 이라는 전제하에 내뱉었을 경우지.
이 누나가 선을 넘네?
가슴 한편이 욱신거리며 나는 치솟아 오르는 울컥함을 참기 힘들어졌다.
벤은 귀족이 보기에 보잘것 없는 평범한 평민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난 절대 아니다.
그는 아르휀의 하나밖에 없는 베프,
과거의 아르휀에게는 짧은 인생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그 아르휀에게 있어서는 제일 가까우면서 함께 해온 시간이 제일 긴 인물이었다.
지금은 괘씸한 점들이 한둘씩 눈에 띄어선 좀 버겁긴 하지만 벤은 과거도 현재도 미래까지도 같이 걸어 나갈 라이벌 같은 존재이기에 이런 감정들까지 무시하기 힘들어져 버렸다.
“쿨럭, 쿨럭쿨럭!”
그나마 다행인 건 히스테리 마녀의 잡소리를 벤이 제대로 듣지 못한 듯싶었다.
벤은 여전히 아픔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나에게 기대어 부축을 받기에 바빴다.
후…우.
그래. 더 이상은 나도 참을 필요가 없겠지.
저 기고만장한 여자도 이제 알 때가 된 거야.
그러라고 분명 저런 돌발 퀘스트까지 이런 박자에 나오는 거 아니냐고?
나는 이참에 과거의 몫까지 더불어 한꺼번에 분출하고 싶은 욕구가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이번을 기회로 삼아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는 시작의 버튼이라고 나는 정당화시키고 싶었다.
“레…….”
【 마나가 활성화 되었습니다. 】
히스테리 마녀의 이름을 채 다 부르기도 전에 나는 뒷말을 흐리며 재빨리 입을 닫아야만 했다.
그리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불안 함이 엄습했다.
활성화된 마나의 출저지라면 뻔했다.
어디 이걸 한두 번 당해봤어야지.
시시콜콜 따질 필요도 없었다.
【 화(火) 속성을 머금은 주먹이 초근접하고 있습니다.
대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
대단하네. 이 누나.
끝까지 변하질 않는구나?
아니지. 변했다면 돌발 퀘스트가 무슨 소용이겠어.
나는 어김없이 날아오는 주먹을 보며 감탄사밖에 나오지 않았다.
“넌 일단 맞고 보자?”
처음에는 히스테리 마녀의 살벌한 기운이 소름이 끼칠 정도로 무서운 건 이해가 갔지만 갈수록 심해졌으면 심해졌지, 반대로 금방 나아질 기미가 없는 벤의 증세(?)에 난 좀 짜증이 났었다.
덜덜…. 덜덜덜.
내 뒤쪽 어깨에서 끊임없이 떨림의 전율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것은 이미 바들바들 수준을 넘어서 한창 공사 중인 공사장의 드릴질을 방불케 했다.
진동이 그 정도로 장난이 아니란 걸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여기에 그런 사정을 들어 줄 사람은 없어 보였다.
유일한 편의 입장 측의 벤이라는 녀석부터 이 모양 이 꼴로 날 곤란하게 만들다니….
오늘 이 녀석의 방에 오는 게 아니었는데. 쯧.
버텨 녀석의 방에 가지 않았더라도 히스테리 마녀가 쳐들어왔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겠지만, 귀찮은 혹이 되어 버린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그리고 릴리스티아, 일단은 나에게 볼일이 있는 듯한 반응에 날 계속 힐끔힐끔 쳐다보는 것 같단 말이지?
만약 그녀라도 히스테리 마녀와 나 사이에 개입한다면 그걸 기회로 삼아 이 상황을 벗어나기 쉬울 것 같은데….
이건 아무래도 언감생심인 거 같단 말이야?
릴리스티아는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그녀도 히스테리 마녀의 압도적이면서 살벌한 기운에 그대로 잡아먹혀 버린 듯싶었다.
하여간………어휴.
막상 도움이 되지 않는 조연에 가까운 그들을 보며 한숨이 절로 나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버텨 녀석은 그나마 과거엔 용기가 조금은 가상한 소년이었다.
아르휀과 붙어 다닐 수록 히스테리 마녀와 부딪치는 수가 빈번히 늘었고 그녀를 무서워했지만, 지금의 이 정도까진 아니었었다.
무슨 공포 영화에 나오는 한 장면이라도 본 사람처럼 저러니 내가 기가 막히지.
아무래도 과거처럼 이 녀석도 히스테리 마녀와 자주 부딪치게 만들어야 하는 건가?
과거와 달리 같이 빠르게 각성해 버린 나와 벤은 사실 좀처럼 그녀와 부딪치는 일이 없었다.
오히려 그 빈번했던 횟수가 엄청나게 줄어 버렸다.
과거처럼 그대로 각성하지 못했더라면 히스테리 마녀는 여전히 일부러 나를 찾아와 무시하고 깔보며 괴롭혔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그런 과거는 이미 현재의 영광으로 덮여 버린 지 오래다.
히스테리 마녀는 더 이상 나를 일부러 찾아와 괴롭힐 구실도 용건도 만들기 힘들어졌다.
그리고 그 몫을 톡톡히 한 건 과거에 없던 그녀들과의 접점이었다.
희성 네온 백작의 외동 자녀, 세아레스 힐 네온.
검성 듀클레온 벡작의 외동 자녀, 테미 S. W 듀클레온.
4대 귀족 가문에 속하는 이 두 가문의 두 소녀의 영향이 꽤 큰 걸지도 모른다.
지금 최근에도 테미…황소녀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났으니. 할 말이 없다.
흐. 흐흐흠!
반면에 릴리스티아는 과거 그대로 평범한 평민일 뿐, 그녀들과 달리 어딜 견줄 힘이나 세력조차도 없는걸로 기억한다.
내가 애꿎은 곳에서 괜한 기대한 걸지도.
난 조금이나마 기대한 부분의 씁쓸함을 달래듯 흩날리며 떨구기로 했다.
“……야.”
뭐지?
히스테리 마녀…?
그냥 말없이 계속 노려보고 있었던 거 아니었나?!
난 말없이 나와 히스테리 마녀 사이에 냉전이 여전히 흐르는 줄만 착각했다.
그녀는 그 사이 어느새 나의 이름을 불렀던 모양이었다.
“야. 감히 네 주제에 이제 보이는 게 없다 이거야, 뭐야?
고작 엔테리아로 각성한 반쪽짜리 주제에!”
반쪽…??
그건 또 무슨 비유야;;
오점일 땐 왜 오점이라 불렸는지 알겠는데.
오늘따라 이 누나가 나를 왜 반쪽이라 부르는지 도저히 모르겠단 말이야?
그동안 나를 괴롭히지 못해 안달이 난 심정(?)은 케케묵은 과거 때문에 알지도 못할 부분도 자연스레 알고도 남았기에 저러는 건 충분히 이해(?)되었다.
하지만 어디를 걸고넘어지고 싶길래 반쪽이라 부르는지 그건 갑작스레 내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
나는 이해할 수 없었던 만큼 당연히 합당한 대답을 찾을 수 없음에 뭐라 딱히 말이 나오지 않았다.
“감히 나에게 딴지를 걸겠다?”
내, 내가 언제!
이 누나가 이러다 사람 잡겠네? 하!
히스테리 마녀는 뭐가 그리도 마음에 들지 않는지 대답할 마음조차 들지 않는 부분에서 대답할 수 없는 나에게서 생트집마저 잡아들여 하고 있었다.
기가 막힘에 콧바람까지 새어 나왔다.
웬만하면 천천히 비위를 맞춰주는 척하며 돌발퀘스트를 클리어할 생각이었는데 그 생각은 온전히 마지막까지 작전처럼 가긴 글러버린 것 같다.
옛날의 아르휀이었다면 기가 죽어선 히스테리 마녀가 시키는 대로 다 따라 굴렀(?)겠지만, 이제는 딱히 뭐가 아쉬워서?
내가 저 시건방진 여자를 바로잡아줘야 할 시국이 온 거란 생각만이 뇌리에 또렷이 박혔다.
“누나. 레이첼 누ᄂ…….”
으…윽?
슈 – 욱!
읏.
이런 건 생각 못 했는데?!
언제 그녀가 주먹을 다짐했는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한 마디 채 끝내기 전에 핏줄이 울긋불긋 솟아서 불끈 쥔 주먹이 거의 바로 내 안면까지 주차했다.
그리고 난 놀란 나머지 그대로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아, 아.
실행에 옮긴다면서 하자마자 이게 무슨 꼴이람.
제대로 방심했네. 쯧.
히스테리 마녀를 약 올려 돌발퀘스트를 클리어할 겸, 겸사겸사 과거의 복수라도 대신할 수 있을 만큼이나 나름 청산의 쾌감을 젖고 싶었지만 보기 좋게 실패해 버렸다.
청산의 쾌감에 젖기는커녕, 아주 꼴사나운 처지와 광경으로 밖에 이어지지 않았다.
적당히 까불어 될 ᄀ…….
【 퍽 】
주먹이 안면에 직격타 했다.
끄아아 아…ᄋ?
아픔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저, 전혀 아프지 않은데…!?
정통으로 맞았다면 분명 코피가 나면서 코뼈가 가라앉을 거란 생각에 코부터 잡고 난 몸부림치는 게 정상이었다.
하지만 아픔은 고사하고 아무런 고통도 느낄 수 없었다.
툭.
내 앞으로 누군가가 몸이 기울며 내 가슴에 기대었다.
그리고 점점 육중한 몸무게가 느껴질 정도로 상대방은 힘없이 쓰러져 가고 있었다.
탁…!
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엉겁결에 내 두 눈은 스스럼없이 떠졌었고, 그와 동시에 쓰러져 가는 그 사람을 황급히 두 손으로 받을 수 있었다.
“베…베, 에엔?!”
“여, 어…. 쿨럭쿨럭!”
나 대신 정면으로 히스테리 마녀의 주먹을 맞은 탓인지, 벤의 코에서 시작된 피는 얼굴을 피범벅으로 만들어 버렸다.
뭐가….‘여어’냐…. 이 망할 자식아?
뜻밖의 상황이 연출되어 버림에 나는 황당함이 가득한 표정으로 할 말을 잃어 버렸다.
방금 전만 해도 내 뒤에 숨어 청승맞게 벌벌 떨기만 바빴던 인간이 왜 내 앞에 있는 건지도,
어디서 저런 용기가 생긴 건지 사고력이 잠시 제 기능을 잊은 채. 이해하는 데 제법 오래 걸렸다.
“풉.”
웃었어…?
마치 비웃는 것처럼 보임에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그녀는 썩은 미소를 지으며 아주 사람 정떨어질 정도로 노리치근하다는 표정과 함께 노골적으로 드러나 보였다.
“기가 막혀.
감히 어딜 나서? 한낱 개 쓰레기 주제에.”
지, 지금 내가 뭘 들은 거…지?
히스테리 마녀는 오만상을 찌푸리며 험상궂은 인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반면에 내 표정은 아연실색함으로 일그러져 갔었다.
나는 그녀의 입에서 인간답지 않은 대우와 사람을 비천하게 만드는 비하적인 단어가 쏟아진 들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나에게만 이라는 전제하에 내뱉었을 경우지.
이 누나가 선을 넘네?
가슴 한편이 욱신거리며 나는 치솟아 오르는 울컥함을 참기 힘들어졌다.
벤은 귀족이 보기에 보잘것 없는 평범한 평민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난 절대 아니다.
그는 아르휀의 하나밖에 없는 베프,
과거의 아르휀에게는 짧은 인생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 그래도 그 아르휀에게 있어서는 제일 가까우면서 함께 해온 시간이 제일 긴 인물이었다.
지금은 괘씸한 점들이 한둘씩 눈에 띄어선 좀 버겁긴 하지만 벤은 과거도 현재도 미래까지도 같이 걸어 나갈 라이벌 같은 존재이기에 이런 감정들까지 무시하기 힘들어져 버렸다.
“쿨럭, 쿨럭쿨럭!”
그나마 다행인 건 히스테리 마녀의 잡소리를 벤이 제대로 듣지 못한 듯싶었다.
벤은 여전히 아픔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나에게 기대어 부축을 받기에 바빴다.
후…우.
그래. 더 이상은 나도 참을 필요가 없겠지.
저 기고만장한 여자도 이제 알 때가 된 거야.
그러라고 분명 저런 돌발 퀘스트까지 이런 박자에 나오는 거 아니냐고?
나는 이참에 과거의 몫까지 더불어 한꺼번에 분출하고 싶은 욕구가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이번을 기회로 삼아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는 시작의 버튼이라고 나는 정당화시키고 싶었다.
“레…….”
【 마나가 활성화 되었습니다. 】
히스테리 마녀의 이름을 채 다 부르기도 전에 나는 뒷말을 흐리며 재빨리 입을 닫아야만 했다.
그리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불안 함이 엄습했다.
활성화된 마나의 출저지라면 뻔했다.
어디 이걸 한두 번 당해봤어야지.
시시콜콜 따질 필요도 없었다.
【 화(火) 속성을 머금은 주먹이 초근접하고 있습니다.
대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
대단하네. 이 누나.
끝까지 변하질 않는구나?
아니지. 변했다면 돌발 퀘스트가 무슨 소용이겠어.
나는 어김없이 날아오는 주먹을 보며 감탄사밖에 나오지 않았다.
“넌 일단 맞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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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나는 1% 노력과 99% 운을 가진 무직 전생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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