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 [2부] 글러먹은 본심의 끝에는..........(by. 율리어스)
조회 : 348 추천 : 0 글자수 : 4,646 자 2024-07-13
삐걱.
그녀들의 근처에서 뭔가 부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소리가 났었다.
그녀들 이외엔 아무도 없을 시각의 도서실이라는 건 무엇보다 엘라가 잘 알고 있었다.
그 소리의 출저지는 책이 꽂힌 책장이 삐거덕거리는 소리라는 걸 그녀들이 살짝 놀라 뒤돌아보고서야 알았다.
타닥…!
그리고 소년은 그런 반응을 내심 기다렸다는 듯이 숨었던 장소에서 냅다 튀어나와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런데 막상 튀어나오고 보니, 그녀들 앞에서 율리어스는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시작부터 난감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엘라나 릴리스티아와 조금이라도 친분이 있었다면 손을 흔들면 그만이었지만 현실은 절대 소년에게 이롭지 못했다.
‘이런 것도 생각해 둘 걸 그랬나 보네….
하아. 인상들하고는. 너무하네.’
그녀들의 표정은 가관이었다.
릴리스티아는 마치 다시 보고 싶지 않은 것을 마주친 듯한 느낌으로 표정이 어두웠었다.
반면에 엘라는 소년이 갑자기 나타났을 때 흠칫거린 거 빼고는 여전히 무표정을 일관화시켰다.
언제나처럼 상황은 몹시 그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소년은 본인 자신도 긴장감에 숨었다가 훅 튀어나온 용기는 어디로 도망가 버렸던
지, 상황의 흐름은 좀처럼 매끈하게 이어지지 못했다.
“율리어스…도련님?”
그 난처한 흐름의 분위기를 깨고 먼저 입을 연 사람은 엘라였다.
그리고 소녀는 잽싸게 엘라의 뒤로 숨어버렸다.
‘끙.’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짐에도 불구하고 소년은 일이 벌써부터 얽혀버림을 직감했다.
‘엘라 녀석부터 얼른 쫓아버려야 하는데….’
소년이 모습을 드러내기 전의 흐름이라면 소녀는 혼자 있고 싶어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엘라한테 붙어버렸다.
이 장소에서 굳이 필요 없는 엘라를 문밖으로 내쫓을 생각으로 릴리스타아에게 합세할 생각은 무너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여기는 어쩐 일입ㄴ……아니, 무슨 용무로 여기까지 오신 겁니까. 율리어스 도련님?”
엘라는 어느새 침착함을 유지한 무표정의 포커페이스를 찾아선 갖추었다.
그리고 여전히…….
‘버겁네.’
소년을 보고 겁먹은 듯 움츠러드는 소녀의 모습에 그녀는 뭔가 눈치챈 듯싶었다.
그녀는 릴리스티아를 꽁꽁 싸매듯이 소년에게서 보호하려는 행동을 취했다.
‘그새 또 소문이 돌았나 보네….’
조금은 씁쓸한 기분이 들었지만, 저택 안에서 소악마에 대한 소문이 도는 건 순식간이었다.
바로 어제의 일이었건만……….
1층의 있었던 일이 와전되어 몹쓸 소문으로 돌고 돌은 듯싶었다.
‘내 행동 때문에 릴리스티아가 겁먹은 건 사실이니까.’
그저 릴리스티아만이 자신을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이루어졌으면 했었다.
그리고 율리어스는 굳이 이 본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엘라에겐 해명할 기분은 느끼지 못했다.
‘이제 어떻게 하지….’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뭔가 상황은 율리어스에겐 불리하게 돌아가는 듯싶었다.
엘라만 진작에 없었더라면 릴리스티아가 두려워할지언정, 최대한 어두운 기운을 죽이고 다가갈 용기는 있었다.
하지만 아예 방해물로 작용된 그녀 때문에 릴리스티아에게 다가가는 것조차 용납되지 못하고 있는 바람에 소년은 답답하게 짝이 없었다.
소년에게는 뭔가 화제를 돌릴만하게 필요할지도 몰랐다.
‘하아.’
소년은 답답함에 자신도 모르게 오른손이 불쑥 머리 위로 올라왔었다.
움찔!
예고도 없이 뻗쳐나온 소년의 손에 지레 반응을 보였다.
“무. 슨. 짓. 입니까?”
아가씨의 떨리는 반응에 엘라의 민감한 감지를 타고 무표정이 더욱 차갑게 돌변했었다.
평상시에도 그녀가 소년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만큼은 율리어스 본인도 잘 알고 있었지만, 이번은 더한 것 같았다.
마치 그녀의 눈앞에 당장이라도 차디찬 철장이 훅 내려와 다가오지 말라는 경고라도 하듯 더욱 견고하게 사이를 막아버린 느낌이 만연했다.
죽일 듯이 노려보는 경지는 아니었지만……….
쉽게 말하자면, 고슴도치가 등의 날카롭고 삐죽한 가시를 드러내는 방어 태세의 수준을 넘어선 분위기라 할 수 있었다.
소년은 엘라에게서 간담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으며, 그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긁적였다.
아차 하는 순간에 겁먹을 대로 겁먹은 릴리스티아에게 위해를 가하는 행동으로 오해를 받아버린 듯싶었다.
‘오해의 소지를 준 건 알겠는데…. 너무하네.’
조금은 서운했다.
소년이 이 손으로 갑자기 소녀를 때릴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일방적으로 그녀들은 그렇게까지 인지했던 모양새였다.
그리고 그런 까닭에 이제 팽팽한 경계의 분위기는 금방 풀리기는 틀린 것 같았다.
그렇게 소년은 다시 찾아온 어색함을 감추기 위해 할 수 없이 그녀들의 눈을 피해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
소년은 도서실에 남다른 애정(?)이 있었더라면 사색이라도 잠길 수도 있었겠지만…. 그건 또 아니었다.
하지만 여기가 도서실이기에 그런 애정은 그다지 필요 없었다.
소녀와의 접점만 찾으면 될 일이었다.
‘여기가 도서실이란 걸 간과할뻔했네!’
스윽.
저 – 벅.
“율리어스……도련님?”
순간적으로 소년의 머릿속에는 무언가 스친 듯. 냅다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했었다.
예고도 없이 갑작스레 움직이는 바람에 엘라의 무표정이 흔들렸다.
여기서 또 어떤 사고를 칠지 모르는 소악마 도련님의 급발진(?) 행동이 한사코 걱정되는 엘라였다.
“갑자기 어딜….”
덥석.
뒤에서 소녀가 소년을 따라 발을 뗄뻔한 엘라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가, 가지 먀. 혼쟈 듀거 가지 먀…….”
‘으…윽.’
엘라는 처치 곤란한 상황에 맞닿아 들이고 말았다.
#.
소년이 그녀들을 등지고 움직임을 보인 곳은 다름 아닌 여러 책장 중의 하나였다.
그리고 소년의 돌발적인 행동은 전혀 막힘없이 움직였었다.
소년은 바로 몇 걸음도 안 돼 그 자리에 멈췄다.
그가 멈춰 선 책장은 2세부터 6세까지의 유아들이 볼만한 아동용 전용 코너로 주로 모험에 관련된 소재로 이루어진 서적이었다.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이쪽이 맞을 건데….’
모험 서적의 책장에 젤 위 칸에 꽂혀있는 건 아니었는지, 소년은 아주 빠른 속도로 제목들을 훑어보며 스쳐 지나갔다.
‘으, 음. 이쯤 어디ㅇ……….’
< 드래곤과 용사의 모험 >
‘이거다!’
4~5살 때 한번 흥미로움과 재미 삼아 본 이후로, 이 책을 책장에서 뽑아 본 기억이 없었다.
율리어스는 그래서 이 책을 찾을 이유는 더 이상 없을 거라 생각했건만…….
드디어 유용하게 쓰일 이유가 생겨버렸다.
유아기 때의 기억을 더듬어 떠올려 보는 건 율리어스는 유익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꽤 좋은 쪽으로 작용이 되어가고 있었다.
‘쓸모는 있겠네.’
소년은 손을 뻗어 그 책을 책장에서 빼내어선 집어 들었다.
이제 이 책을 이용해 릴리스티아에게 자연스럽게 말을 걸면 끝이었다.
막상 코앞에서 책을 건네주며 말을 걸려니, 율리어스는 급작스러운 현타가 와버렸다.
이상하게도 책을 들고 있는 오른손이 부쩍 떨려오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율리어스의 자신의 손이 아닌 것만 같았다.
‘왜 이제 와서….’
이런 긴장감은 처음이었다.
가주의 앞에서 느끼는 압도적으로 짓눌리는 긴장감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받으며 자신감과 긴장감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했어야만 했었다.
소년의 오른손은 뭔가 의도를 파악하기 힘든 듯한 모양새로 책을 든 채, 여전히 릴리스티아의 앞에서 막고 있는 엘라의 앞에 꼿꼿이 서버렸다.
‘이게 아닌데….’
율리어스는 자신이 봐도 어색하기 짝이 없으면서도 모양새가 빠질 대로 빠져선 굳어버렸다.
생물학적으로 여성이란 존재와 말을 제대로 나눠 본 적이 없는 그였다.
뻣뻣이 굳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몰랐다.
“율리…어스 도련님!?”
마냥 책을 든 채로, 계속 서 있기만 한 소년을 보고 있자니, 엘라도 어색하기 짝이 없는 모양인 듯싶었다.
어디서 어디부터 어디까지 캐물어야 할지부터가 난감한 표정이 미간이 구겨지며 드러날 정도였다.
그녀는 잠시 고개를 슬쩍 돌려 좌우로 번갈아 절레절레거렸다.
“대체 무엇을 하고 싶으신 겁니까, 율리어스 도련님?”
그랬다.
아주 잠깐은 흔들릴뻔했지만, 그녀는 자신의 요령대로 요점만 파고들어 가면 그만이었다.
‘으, 윽.’
책을 권하기만 하면 되는데….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입을 제대로 떼기도 전에 엘라가 선수를 쳐버렸다.
아주 좋은 타이밍조차 놓쳐버린 기분이 들었다.
‘뭐라고 말하면 되는 거야…!’
소년의 머릿속도 돌아가지 않았다.
꼬여 버렸다.
“ㄱ………그”
“?!”
‘크흡.’
그녀들은 하나같이 소년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빤히 쳐다보고만 있었다.
아무래도 무슨 말을 하는지 나름 기다리고 있는 듯싶었다.
하지만 소년은 점점 더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져만 갔다.
살갑게 굴어보는 걸 한 적이 없었던 만큼이나 지금도 금방이라도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를
것만 같았다.
“볼일이 없으시다면 이만 도서실에서 나가주시는 ᄀ…….”
【 누가 없다고 했지? 】
그만 참지 못한 율리어스는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 되어 구겨져 버렸다.
칙칙한 어둠이 그대로 얼굴 표면에 묻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소년은 될 대로 되란 식으로 그녀들을 향해 책을 든 손을 뻗었다.
“무, 무슨…!”
그러자, 생각지도 못한 행동에 엘라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엘라가 긴장하자 덩달아 뒤에 소녀도 눈을 찔끔 감아버렸다.
【 이거. 딱 그쪽 취…. 취하…햐……윽.
딱 그쪽 수준이네? 】
본심은 글러 먹은 지 이미 오래였었다.
한 없이 현실과 멀어지고야 말았다.
그녀들의 근처에서 뭔가 부자연스럽게 움직이는 소리가 났었다.
그녀들 이외엔 아무도 없을 시각의 도서실이라는 건 무엇보다 엘라가 잘 알고 있었다.
그 소리의 출저지는 책이 꽂힌 책장이 삐거덕거리는 소리라는 걸 그녀들이 살짝 놀라 뒤돌아보고서야 알았다.
타닥…!
그리고 소년은 그런 반응을 내심 기다렸다는 듯이 숨었던 장소에서 냅다 튀어나와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런데 막상 튀어나오고 보니, 그녀들 앞에서 율리어스는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시작부터 난감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엘라나 릴리스티아와 조금이라도 친분이 있었다면 손을 흔들면 그만이었지만 현실은 절대 소년에게 이롭지 못했다.
‘이런 것도 생각해 둘 걸 그랬나 보네….
하아. 인상들하고는. 너무하네.’
그녀들의 표정은 가관이었다.
릴리스티아는 마치 다시 보고 싶지 않은 것을 마주친 듯한 느낌으로 표정이 어두웠었다.
반면에 엘라는 소년이 갑자기 나타났을 때 흠칫거린 거 빼고는 여전히 무표정을 일관화시켰다.
언제나처럼 상황은 몹시 그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소년은 본인 자신도 긴장감에 숨었다가 훅 튀어나온 용기는 어디로 도망가 버렸던
지, 상황의 흐름은 좀처럼 매끈하게 이어지지 못했다.
“율리어스…도련님?”
그 난처한 흐름의 분위기를 깨고 먼저 입을 연 사람은 엘라였다.
그리고 소녀는 잽싸게 엘라의 뒤로 숨어버렸다.
‘끙.’
두 번째 기회가 주어짐에도 불구하고 소년은 일이 벌써부터 얽혀버림을 직감했다.
‘엘라 녀석부터 얼른 쫓아버려야 하는데….’
소년이 모습을 드러내기 전의 흐름이라면 소녀는 혼자 있고 싶어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엘라한테 붙어버렸다.
이 장소에서 굳이 필요 없는 엘라를 문밖으로 내쫓을 생각으로 릴리스타아에게 합세할 생각은 무너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여기는 어쩐 일입ㄴ……아니, 무슨 용무로 여기까지 오신 겁니까. 율리어스 도련님?”
엘라는 어느새 침착함을 유지한 무표정의 포커페이스를 찾아선 갖추었다.
그리고 여전히…….
‘버겁네.’
소년을 보고 겁먹은 듯 움츠러드는 소녀의 모습에 그녀는 뭔가 눈치챈 듯싶었다.
그녀는 릴리스티아를 꽁꽁 싸매듯이 소년에게서 보호하려는 행동을 취했다.
‘그새 또 소문이 돌았나 보네….’
조금은 씁쓸한 기분이 들었지만, 저택 안에서 소악마에 대한 소문이 도는 건 순식간이었다.
바로 어제의 일이었건만……….
1층의 있었던 일이 와전되어 몹쓸 소문으로 돌고 돌은 듯싶었다.
‘내 행동 때문에 릴리스티아가 겁먹은 건 사실이니까.’
그저 릴리스티아만이 자신을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않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이루어졌으면 했었다.
그리고 율리어스는 굳이 이 본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엘라에겐 해명할 기분은 느끼지 못했다.
‘이제 어떻게 하지….’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뭔가 상황은 율리어스에겐 불리하게 돌아가는 듯싶었다.
엘라만 진작에 없었더라면 릴리스티아가 두려워할지언정, 최대한 어두운 기운을 죽이고 다가갈 용기는 있었다.
하지만 아예 방해물로 작용된 그녀 때문에 릴리스티아에게 다가가는 것조차 용납되지 못하고 있는 바람에 소년은 답답하게 짝이 없었다.
소년에게는 뭔가 화제를 돌릴만하게 필요할지도 몰랐다.
‘하아.’
소년은 답답함에 자신도 모르게 오른손이 불쑥 머리 위로 올라왔었다.
움찔!
예고도 없이 뻗쳐나온 소년의 손에 지레 반응을 보였다.
“무. 슨. 짓. 입니까?”
아가씨의 떨리는 반응에 엘라의 민감한 감지를 타고 무표정이 더욱 차갑게 돌변했었다.
평상시에도 그녀가 소년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만큼은 율리어스 본인도 잘 알고 있었지만, 이번은 더한 것 같았다.
마치 그녀의 눈앞에 당장이라도 차디찬 철장이 훅 내려와 다가오지 말라는 경고라도 하듯 더욱 견고하게 사이를 막아버린 느낌이 만연했다.
죽일 듯이 노려보는 경지는 아니었지만……….
쉽게 말하자면, 고슴도치가 등의 날카롭고 삐죽한 가시를 드러내는 방어 태세의 수준을 넘어선 분위기라 할 수 있었다.
소년은 엘라에게서 간담이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으며, 그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긁적였다.
아차 하는 순간에 겁먹을 대로 겁먹은 릴리스티아에게 위해를 가하는 행동으로 오해를 받아버린 듯싶었다.
‘오해의 소지를 준 건 알겠는데…. 너무하네.’
조금은 서운했다.
소년이 이 손으로 갑자기 소녀를 때릴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일방적으로 그녀들은 그렇게까지 인지했던 모양새였다.
그리고 그런 까닭에 이제 팽팽한 경계의 분위기는 금방 풀리기는 틀린 것 같았다.
그렇게 소년은 다시 찾아온 어색함을 감추기 위해 할 수 없이 그녀들의 눈을 피해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
소년은 도서실에 남다른 애정(?)이 있었더라면 사색이라도 잠길 수도 있었겠지만…. 그건 또 아니었다.
하지만 여기가 도서실이기에 그런 애정은 그다지 필요 없었다.
소녀와의 접점만 찾으면 될 일이었다.
‘여기가 도서실이란 걸 간과할뻔했네!’
스윽.
저 – 벅.
“율리어스……도련님?”
순간적으로 소년의 머릿속에는 무언가 스친 듯. 냅다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했었다.
예고도 없이 갑작스레 움직이는 바람에 엘라의 무표정이 흔들렸다.
여기서 또 어떤 사고를 칠지 모르는 소악마 도련님의 급발진(?) 행동이 한사코 걱정되는 엘라였다.
“갑자기 어딜….”
덥석.
뒤에서 소녀가 소년을 따라 발을 뗄뻔한 엘라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가, 가지 먀. 혼쟈 듀거 가지 먀…….”
‘으…윽.’
엘라는 처치 곤란한 상황에 맞닿아 들이고 말았다.
#.
소년이 그녀들을 등지고 움직임을 보인 곳은 다름 아닌 여러 책장 중의 하나였다.
그리고 소년의 돌발적인 행동은 전혀 막힘없이 움직였었다.
소년은 바로 몇 걸음도 안 돼 그 자리에 멈췄다.
그가 멈춰 선 책장은 2세부터 6세까지의 유아들이 볼만한 아동용 전용 코너로 주로 모험에 관련된 소재로 이루어진 서적이었다.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이쪽이 맞을 건데….’
모험 서적의 책장에 젤 위 칸에 꽂혀있는 건 아니었는지, 소년은 아주 빠른 속도로 제목들을 훑어보며 스쳐 지나갔다.
‘으, 음. 이쯤 어디ㅇ……….’
< 드래곤과 용사의 모험 >
‘이거다!’
4~5살 때 한번 흥미로움과 재미 삼아 본 이후로, 이 책을 책장에서 뽑아 본 기억이 없었다.
율리어스는 그래서 이 책을 찾을 이유는 더 이상 없을 거라 생각했건만…….
드디어 유용하게 쓰일 이유가 생겨버렸다.
유아기 때의 기억을 더듬어 떠올려 보는 건 율리어스는 유익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꽤 좋은 쪽으로 작용이 되어가고 있었다.
‘쓸모는 있겠네.’
소년은 손을 뻗어 그 책을 책장에서 빼내어선 집어 들었다.
이제 이 책을 이용해 릴리스티아에게 자연스럽게 말을 걸면 끝이었다.
막상 코앞에서 책을 건네주며 말을 걸려니, 율리어스는 급작스러운 현타가 와버렸다.
이상하게도 책을 들고 있는 오른손이 부쩍 떨려오는 느낌이 들었다.
마치 율리어스의 자신의 손이 아닌 것만 같았다.
‘왜 이제 와서….’
이런 긴장감은 처음이었다.
가주의 앞에서 느끼는 압도적으로 짓눌리는 긴장감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받으며 자신감과 긴장감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했어야만 했었다.
소년의 오른손은 뭔가 의도를 파악하기 힘든 듯한 모양새로 책을 든 채, 여전히 릴리스티아의 앞에서 막고 있는 엘라의 앞에 꼿꼿이 서버렸다.
‘이게 아닌데….’
율리어스는 자신이 봐도 어색하기 짝이 없으면서도 모양새가 빠질 대로 빠져선 굳어버렸다.
생물학적으로 여성이란 존재와 말을 제대로 나눠 본 적이 없는 그였다.
뻣뻣이 굳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몰랐다.
“율리…어스 도련님!?”
마냥 책을 든 채로, 계속 서 있기만 한 소년을 보고 있자니, 엘라도 어색하기 짝이 없는 모양인 듯싶었다.
어디서 어디부터 어디까지 캐물어야 할지부터가 난감한 표정이 미간이 구겨지며 드러날 정도였다.
그녀는 잠시 고개를 슬쩍 돌려 좌우로 번갈아 절레절레거렸다.
“대체 무엇을 하고 싶으신 겁니까, 율리어스 도련님?”
그랬다.
아주 잠깐은 흔들릴뻔했지만, 그녀는 자신의 요령대로 요점만 파고들어 가면 그만이었다.
‘으, 윽.’
책을 권하기만 하면 되는데….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입을 제대로 떼기도 전에 엘라가 선수를 쳐버렸다.
아주 좋은 타이밍조차 놓쳐버린 기분이 들었다.
‘뭐라고 말하면 되는 거야…!’
소년의 머릿속도 돌아가지 않았다.
꼬여 버렸다.
“ㄱ………그”
“?!”
‘크흡.’
그녀들은 하나같이 소년의 얼굴을 조심스럽게 빤히 쳐다보고만 있었다.
아무래도 무슨 말을 하는지 나름 기다리고 있는 듯싶었다.
하지만 소년은 점점 더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져만 갔다.
살갑게 굴어보는 걸 한 적이 없었던 만큼이나 지금도 금방이라도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를
것만 같았다.
“볼일이 없으시다면 이만 도서실에서 나가주시는 ᄀ…….”
【 누가 없다고 했지? 】
그만 참지 못한 율리어스는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 되어 구겨져 버렸다.
칙칙한 어둠이 그대로 얼굴 표면에 묻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소년은 될 대로 되란 식으로 그녀들을 향해 책을 든 손을 뻗었다.
“무, 무슨…!”
그러자, 생각지도 못한 행동에 엘라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엘라가 긴장하자 덩달아 뒤에 소녀도 눈을 찔끔 감아버렸다.
【 이거. 딱 그쪽 취…. 취하…햐……윽.
딱 그쪽 수준이네? 】
본심은 글러 먹은 지 이미 오래였었다.
한 없이 현실과 멀어지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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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나는 1% 노력과 99% 운을 가진 무직 전생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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