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2부] 패닉
조회 : 124 추천 : 0 글자수 : 4,628 자 2025-01-18
「 인간. 나를 실망시키지 마라. 」
번뜩.
그녀의 의식이 반쯤이나 없던 바람에 쭈욱 그럴 줄 알았더니, 그건 또 아니었었다.
안광에 다른 기운이 어리어 나타나듯 초점이 흐릴 정도로 생기가 없던 그녀의 눈빛이 초고속으로 바뀌어 버렸다.
밀레니엄 가(家)라는 걸 증명하듯 자랑스럽던 분홍빛을 머금은 눈동자는 잿빛처럼 새까맣게 물들고 말았다.
생각지도 못한 전개에 율리어스도 바로 옆 사람을 닮아가고 있었다.
릴리스티아의 변화에 아까부터 얼어붙어 버린 얼음 동상같이 서 있는 한 사람.
웬만해선 닮고 싶지 않은 구석이 점점 늘고 있는 경우 없는 사람이었지만, 원하지 않아도 그녀를 앞에 두고 감정이 밖으로 터지지 않는 건 감정이 메마르지 않고서야 불가능해 보였다.
‘아…. 어…은.’
꿀 먹은 벙어리보다 어버버 거리며 더듬거린다고 있다는 표현이 맞아떨어졌다.
그래서 더욱 율리어스는 정확히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진땀이 나기 시작했다.
첫 반응이 놀라서 눈을 떼지 못한다거나.
얼어붙어 버리고 기겁을 하는 건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반응을 의미했다.
하지만 그 이후는…?
언제까지고 그렇게까지 죽치고 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될 일도 되지 않을지도 몰랐다.
넋 놓고 있다가는 눈앞의 사람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부정적인 잡념까지 들었다.
찰싹!
그는 쓸데없는 잡념에 빠져드는걸 손바닥으로 양 뺨을 때려 막아 내었다.
‘정신 차리자. 율리어스!’
열쇠를 가지고 목표를 달성한 모양새로 그 이후에 릴리스티아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망할 아버지란 인간처럼 되는 것만은 극구 사양했다.
얼떨결에 세게 쳤던 모양이었다.
뺨이 제법 얼얼했다.
후끈함과 찌릿찌릿한 감각이 빨라 가시지 않았다.
그렇게 약간 빨갛게 상기된 뺨을 어루만지며 생각을 다시 정리했다.
릴리스티아가 느닷없이 저런 말도 안 되는 검은 마나에 지배가 된 이유가 어딘가에 있을 거라는 생각과 함께 그 이유를 떠올리는 데에는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버지가 이상하게 집착했던 부분을 되짚어 보았다.
그리고 딱 한 가지가 바로 걸렸다.
릴리스티아가 삼켜 버린 듯한 건 칙칙하게 생긴 돌.
그게 율리어스가 아주 잠깐 사이에 볼 수 있었던 부분적 요점이었다.
‘그렇다면 그다음은…….’
원인은 금방 추측해낼 수 있었지만, 방법은 딱히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
검은 돌에 대해 알것 같아 보이는 아버지란 사망은 저 모양에 저 꼬락서니.
도움을 받기엔 한참 전에 글렀기에 자동반사적으로 고개가 좌우로 흔들렸다.
뾰족한 수가 없었다.
겁 없이 검은 마나에 휘둘린 그녀에게 다가가기에도 좀 그랬다.
무작정 그녀를 막는다 하더라도 제정신이 아닌 탓에 금세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어 보였다.
‘막막하네.’
그는 그녀에게로 다가가려다가 이내 포기해 버렸다.
바로 앞에 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선 그는 애맨 발만 동돌 굴러대었다.
우지직…. 우두둑.
머리를 싸잡아 맨 듯이 끙끙거리고 있는 그때였다.
릴리스티아 쪽에서 수상하게 짝이 없는 소리가 크게 들려왔었다.
떠오르지 않는 방법에 막막한 채로 눈을 뜬 그 몇십 초 사이에 그녀에게서 또 다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그 변화는 검은 마나에 의한두 번째 변화로 보였다.
검은 마나가 그녀의 몸 전체를 두른 건 시작이란 두각에 불가한 듯싶었다.
그녀의 등에서는 뭔가 솟아오르기 시작하면서 부분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보였다.
으득…. 으득.
보기만 해도 아파 보이는 광경에 그는 두 눈을 찡그렸다.
「 율. 저 현상은 어디서 많이 본 거 같지 않아? 」
또 그렇게 이야기의 흐름을 끊은 건 사가스였다.
#.
‘……….’
틈만 나면 흐름을 끊는 바람에 그는 조금 언짢은 느낌이 들었다.
「 아니…율. 」
“그건 나도 알아.”
어릴 땐 들어 본 적도 없었다.
그리고 처음 보는 현상이었기에 몰라봤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최근의 기억이 떠올랐다.
새빨갛게 물든 두 안광.
등가죽을 뚫고 나온 검붉은색을 띠는 드래곤의 형상을 가진 날개.
반인반수의 괴물이 되어 간 모습을 거울로 본 기억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변한 그 인간의 모습이 흉측해서 눈살이 반사적으로 찌푸려질 정도였다.
「 그러면…. 저 괴…. 아니, 율의 여동생도 저렇게 ᄇ…….」
“아니.”
율리어스는 아주 간단명료한 답변을 생각할 필요도 없이 받아쳤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가스의 표정은 찌푸리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말투만으로도 어떤 생각하는지 금방 꿰뚫어 보고 있었다.
「 경기장 때처럼 변하지 않았다고? 」
율리어스가 이런 식의 집착(?)적인 확인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가스였다.
하지만 그를 물고 늘어지는 궁금증은 차마 이겨 내기 힘든 듯 또 도마뱀 꼬리처럼 물고 늘어지고 마는 패턴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율리어스는 언제나처럼 예상하는 눈치였다.
그다지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사가스. 빠른 단정은 일러.”
「 아, 아니. 단정했기보다는 그…그. 」
찔린 곳이 정곡이었던 모양새로 사가스는 우물쭈물했다.
“아니면 꼭 추하게 변해야 한다는 법이 있다고 보는 게 사가스의 생각?
내 여동생이 그렇게 변하면 참 좋게….”
「 뭐라는 거야! 」
도리어 사가스가 희번덕거릴 정도로 버럭 소리를 쳤다.
입장이 제대로 코너의 구석으로 몰린 모양인 듯싶었다.
풉…!
표정의 변화가 찾기 힘들다고 생각했던 율리어스는 사가스가 어처구니없이 흥분한 모습에 웃음이 새어 나와 버리고 말았다.
놀림거리로 당했다.
「 흠흠. 」
그걸 사가스도 이제야 눈치를 채었다.
“내 여동생은 거울을 통해 본 그 녀석과는 다른 분류의 저주받은 마석이니까.
그것과는 같은 취급은 하지 마. 사가스”
결론은 최근에 보았던 흉측하게 변화를 보이는 것과 전혀 다르다는 것이었다.
「 율. 그럼, 대체 넌 거기서 뭘 본 거야? 」
궁금증은 새로운 궁금증을 다시 떠안고 수레바퀴처럼 되돌아왔다.
“최초의 저주받은 마석.”
「 응? 」
사가스에게는 미간이 살짝 주름이 생길 정도의 느낌으로 율리어스가 미묘한 대답을 한 것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 뭐야…. 그게?
그건 디스토피아에서 계약적인 관계로 태어난 이쪽이 최초라고. 」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지극히 어디까지나 사가스의 개인적인 생각에 치우치고 있다는 걸 아는 건 지금은 율리어스 자신일 뿐이다.
“틀렸어.”
진실을 알 때가 되었다.
「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틀렸다니…. 누가? 내가? 디스토피아가?! 」
율리어스는 사가스의 질문에 그 어느 누구를 가려낼 필요도 없었다.
“둘 다.”
저주받은 마석이라 불리는 아이덴티티(디스토피아측에서 그렇게 부른다.)가 사실 언제, 어디에서 최초에 발견된 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엔테리아 아카데미 안에서도 봉인된 언급은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추측에 불과할 뿐.
율리어스도 정확히는 알 수 없는 사실로, 어릴 적에 보게 된 것과 디스토피아 측에서 본 것과 일치한순간 자연히 깨닫게 되었다.
몇십 년과 몇 대에 걸쳐 승계가 이어진 밀레니엄 가(家).
최초의 저주받은 마석은 밀레니엄 가의 언제 적부터일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의 지하실.
그리고 드래곤 조각상.
가주가 아닌 자녀들과의 관련성.
모든 퍼즐은 맞춰줬다고 보았다.
잠들어 있는 저주받은 마석은 밀레니엄 가의 혈통이면서 어떠한 마력에 반응을 보이는 거라 보는 게 제일 접근 이치에 맞아떨어졌다.
「 이거 황당한데, 율?
내가 아이텐티티에 의해 태어난 존재라고 할 수 있는데. 이건 아닌데?
차라리 엔테리아의 밀레니엄 가에서 훔ᄎ….」
“내가 훔쳐갔다?”
하필이면 연결고리가 꼬일 대로 꼬여서 그대로 내뱉으면 결국은 율리어스가 훔친 걸로 되어 버리는 꼴이었다.
「 아, 아니. 꼭 그렇다기보다는….」
구색을 갖춰 따지려다가 오히려 본전도 건지지 못한 꼴이 되어 버린 사가스였다.
‘뭐. 딱히 내 잘못도 사가스의 잘못도 아니긴 하지.’
율리어스는 가문에서 시작된 최초라는 타이틀을 꼭 인정하고 싶지 않은 모양새를 가져버렸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가스의 말은 곧이곧대로 인정하지도 않았다.
디스토피아 측은 반대로 생각하고 있을 게 뻔했다.
디스토피아에 성좌들의 탄생은 아이텐티티를 통해 대부분 이루어졌다.
새로운 성좌들이 깨어나지 못하면 마석에 잡아먹혀 인간이 괴물이 되어 버린다.
그리고 율리어스 자신 또한 그 과정을 거쳤고 아이텐티티의 공급을 디스토피아를 통해 받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며, 꼭 사가스에게 따질 필요도 없는 부분으로 보였다.
아이덴티티와 선택받은 주인을 통해 성좌가 태어났다고 해도 그 시초를 알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됐어.”
더 이상 왈부갈부 해 보았자 그는 사가스와 입씨름만 길어지면서 의미 없을 것 같음에 딱 잘라 자기 선에서 끊어 버렸다.
그러자 시초에 대해 가지고 있는 사가스의 지식도 확실에 이와 확정, 그리고 확답을 내긴 힘들었기에 율리어스의 눈치를 보며 그 이상 거론하는 것을 멈췄다.
「 좋아. 그럼…. 그 이후에 여동생은 어떻게 변했어, 율? 」
릴리스티아가 저주받은 마석에 선택받지 못했더라면 궁금증으로 이어질 수 없었던 사가스의 질문은 이야기로 다시 이어지는 이정표가 되었다.
“내 여동생…릴리스티아는…….”
번뜩.
그녀의 의식이 반쯤이나 없던 바람에 쭈욱 그럴 줄 알았더니, 그건 또 아니었었다.
안광에 다른 기운이 어리어 나타나듯 초점이 흐릴 정도로 생기가 없던 그녀의 눈빛이 초고속으로 바뀌어 버렸다.
밀레니엄 가(家)라는 걸 증명하듯 자랑스럽던 분홍빛을 머금은 눈동자는 잿빛처럼 새까맣게 물들고 말았다.
생각지도 못한 전개에 율리어스도 바로 옆 사람을 닮아가고 있었다.
릴리스티아의 변화에 아까부터 얼어붙어 버린 얼음 동상같이 서 있는 한 사람.
웬만해선 닮고 싶지 않은 구석이 점점 늘고 있는 경우 없는 사람이었지만, 원하지 않아도 그녀를 앞에 두고 감정이 밖으로 터지지 않는 건 감정이 메마르지 않고서야 불가능해 보였다.
‘아…. 어…은.’
꿀 먹은 벙어리보다 어버버 거리며 더듬거린다고 있다는 표현이 맞아떨어졌다.
그래서 더욱 율리어스는 정확히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진땀이 나기 시작했다.
첫 반응이 놀라서 눈을 떼지 못한다거나.
얼어붙어 버리고 기겁을 하는 건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반응을 의미했다.
하지만 그 이후는…?
언제까지고 그렇게까지 죽치고 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될 일도 되지 않을지도 몰랐다.
넋 놓고 있다가는 눈앞의 사람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부정적인 잡념까지 들었다.
찰싹!
그는 쓸데없는 잡념에 빠져드는걸 손바닥으로 양 뺨을 때려 막아 내었다.
‘정신 차리자. 율리어스!’
열쇠를 가지고 목표를 달성한 모양새로 그 이후에 릴리스티아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망할 아버지란 인간처럼 되는 것만은 극구 사양했다.
얼떨결에 세게 쳤던 모양이었다.
뺨이 제법 얼얼했다.
후끈함과 찌릿찌릿한 감각이 빨라 가시지 않았다.
그렇게 약간 빨갛게 상기된 뺨을 어루만지며 생각을 다시 정리했다.
릴리스티아가 느닷없이 저런 말도 안 되는 검은 마나에 지배가 된 이유가 어딘가에 있을 거라는 생각과 함께 그 이유를 떠올리는 데에는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버지가 이상하게 집착했던 부분을 되짚어 보았다.
그리고 딱 한 가지가 바로 걸렸다.
릴리스티아가 삼켜 버린 듯한 건 칙칙하게 생긴 돌.
그게 율리어스가 아주 잠깐 사이에 볼 수 있었던 부분적 요점이었다.
‘그렇다면 그다음은…….’
원인은 금방 추측해낼 수 있었지만, 방법은 딱히 바로 떠오르지 않았다.
검은 돌에 대해 알것 같아 보이는 아버지란 사망은 저 모양에 저 꼬락서니.
도움을 받기엔 한참 전에 글렀기에 자동반사적으로 고개가 좌우로 흔들렸다.
뾰족한 수가 없었다.
겁 없이 검은 마나에 휘둘린 그녀에게 다가가기에도 좀 그랬다.
무작정 그녀를 막는다 하더라도 제정신이 아닌 탓에 금세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어 보였다.
‘막막하네.’
그는 그녀에게로 다가가려다가 이내 포기해 버렸다.
바로 앞에 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선 그는 애맨 발만 동돌 굴러대었다.
우지직…. 우두둑.
머리를 싸잡아 맨 듯이 끙끙거리고 있는 그때였다.
릴리스티아 쪽에서 수상하게 짝이 없는 소리가 크게 들려왔었다.
떠오르지 않는 방법에 막막한 채로 눈을 뜬 그 몇십 초 사이에 그녀에게서 또 다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그 변화는 검은 마나에 의한두 번째 변화로 보였다.
검은 마나가 그녀의 몸 전체를 두른 건 시작이란 두각에 불가한 듯싶었다.
그녀의 등에서는 뭔가 솟아오르기 시작하면서 부분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보였다.
으득…. 으득.
보기만 해도 아파 보이는 광경에 그는 두 눈을 찡그렸다.
「 율. 저 현상은 어디서 많이 본 거 같지 않아? 」
또 그렇게 이야기의 흐름을 끊은 건 사가스였다.
#.
‘……….’
틈만 나면 흐름을 끊는 바람에 그는 조금 언짢은 느낌이 들었다.
「 아니…율. 」
“그건 나도 알아.”
어릴 땐 들어 본 적도 없었다.
그리고 처음 보는 현상이었기에 몰라봤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최근의 기억이 떠올랐다.
새빨갛게 물든 두 안광.
등가죽을 뚫고 나온 검붉은색을 띠는 드래곤의 형상을 가진 날개.
반인반수의 괴물이 되어 간 모습을 거울로 본 기억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변한 그 인간의 모습이 흉측해서 눈살이 반사적으로 찌푸려질 정도였다.
「 그러면…. 저 괴…. 아니, 율의 여동생도 저렇게 ᄇ…….」
“아니.”
율리어스는 아주 간단명료한 답변을 생각할 필요도 없이 받아쳤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가스의 표정은 찌푸리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말투만으로도 어떤 생각하는지 금방 꿰뚫어 보고 있었다.
「 경기장 때처럼 변하지 않았다고? 」
율리어스가 이런 식의 집착(?)적인 확인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가스였다.
하지만 그를 물고 늘어지는 궁금증은 차마 이겨 내기 힘든 듯 또 도마뱀 꼬리처럼 물고 늘어지고 마는 패턴이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율리어스는 언제나처럼 예상하는 눈치였다.
그다지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사가스. 빠른 단정은 일러.”
「 아, 아니. 단정했기보다는 그…그. 」
찔린 곳이 정곡이었던 모양새로 사가스는 우물쭈물했다.
“아니면 꼭 추하게 변해야 한다는 법이 있다고 보는 게 사가스의 생각?
내 여동생이 그렇게 변하면 참 좋게….”
「 뭐라는 거야! 」
도리어 사가스가 희번덕거릴 정도로 버럭 소리를 쳤다.
입장이 제대로 코너의 구석으로 몰린 모양인 듯싶었다.
풉…!
표정의 변화가 찾기 힘들다고 생각했던 율리어스는 사가스가 어처구니없이 흥분한 모습에 웃음이 새어 나와 버리고 말았다.
놀림거리로 당했다.
「 흠흠. 」
그걸 사가스도 이제야 눈치를 채었다.
“내 여동생은 거울을 통해 본 그 녀석과는 다른 분류의 저주받은 마석이니까.
그것과는 같은 취급은 하지 마. 사가스”
결론은 최근에 보았던 흉측하게 변화를 보이는 것과 전혀 다르다는 것이었다.
「 율. 그럼, 대체 넌 거기서 뭘 본 거야? 」
궁금증은 새로운 궁금증을 다시 떠안고 수레바퀴처럼 되돌아왔다.
“최초의 저주받은 마석.”
「 응? 」
사가스에게는 미간이 살짝 주름이 생길 정도의 느낌으로 율리어스가 미묘한 대답을 한 것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 뭐야…. 그게?
그건 디스토피아에서 계약적인 관계로 태어난 이쪽이 최초라고. 」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지극히 어디까지나 사가스의 개인적인 생각에 치우치고 있다는 걸 아는 건 지금은 율리어스 자신일 뿐이다.
“틀렸어.”
진실을 알 때가 되었다.
「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틀렸다니…. 누가? 내가? 디스토피아가?! 」
율리어스는 사가스의 질문에 그 어느 누구를 가려낼 필요도 없었다.
“둘 다.”
저주받은 마석이라 불리는 아이덴티티(디스토피아측에서 그렇게 부른다.)가 사실 언제, 어디에서 최초에 발견된 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엔테리아 아카데미 안에서도 봉인된 언급은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추측에 불과할 뿐.
율리어스도 정확히는 알 수 없는 사실로, 어릴 적에 보게 된 것과 디스토피아 측에서 본 것과 일치한순간 자연히 깨닫게 되었다.
몇십 년과 몇 대에 걸쳐 승계가 이어진 밀레니엄 가(家).
최초의 저주받은 마석은 밀레니엄 가의 언제 적부터일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의 지하실.
그리고 드래곤 조각상.
가주가 아닌 자녀들과의 관련성.
모든 퍼즐은 맞춰줬다고 보았다.
잠들어 있는 저주받은 마석은 밀레니엄 가의 혈통이면서 어떠한 마력에 반응을 보이는 거라 보는 게 제일 접근 이치에 맞아떨어졌다.
「 이거 황당한데, 율?
내가 아이텐티티에 의해 태어난 존재라고 할 수 있는데. 이건 아닌데?
차라리 엔테리아의 밀레니엄 가에서 훔ᄎ….」
“내가 훔쳐갔다?”
하필이면 연결고리가 꼬일 대로 꼬여서 그대로 내뱉으면 결국은 율리어스가 훔친 걸로 되어 버리는 꼴이었다.
「 아, 아니. 꼭 그렇다기보다는….」
구색을 갖춰 따지려다가 오히려 본전도 건지지 못한 꼴이 되어 버린 사가스였다.
‘뭐. 딱히 내 잘못도 사가스의 잘못도 아니긴 하지.’
율리어스는 가문에서 시작된 최초라는 타이틀을 꼭 인정하고 싶지 않은 모양새를 가져버렸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가스의 말은 곧이곧대로 인정하지도 않았다.
디스토피아 측은 반대로 생각하고 있을 게 뻔했다.
디스토피아에 성좌들의 탄생은 아이텐티티를 통해 대부분 이루어졌다.
새로운 성좌들이 깨어나지 못하면 마석에 잡아먹혀 인간이 괴물이 되어 버린다.
그리고 율리어스 자신 또한 그 과정을 거쳤고 아이텐티티의 공급을 디스토피아를 통해 받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며, 꼭 사가스에게 따질 필요도 없는 부분으로 보였다.
아이덴티티와 선택받은 주인을 통해 성좌가 태어났다고 해도 그 시초를 알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됐어.”
더 이상 왈부갈부 해 보았자 그는 사가스와 입씨름만 길어지면서 의미 없을 것 같음에 딱 잘라 자기 선에서 끊어 버렸다.
그러자 시초에 대해 가지고 있는 사가스의 지식도 확실에 이와 확정, 그리고 확답을 내긴 힘들었기에 율리어스의 눈치를 보며 그 이상 거론하는 것을 멈췄다.
「 좋아. 그럼…. 그 이후에 여동생은 어떻게 변했어, 율? 」
릴리스티아가 저주받은 마석에 선택받지 못했더라면 궁금증으로 이어질 수 없었던 사가스의 질문은 이야기로 다시 이어지는 이정표가 되었다.
“내 여동생…릴리스티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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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나는 1% 노력과 99% 운을 가진 무직 전생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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