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 [2부] 자격(2)
조회 : 26 추천 : 0 글자수 : 4,305 자 2025-07-10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 기회에 맞닥아들였다.
드디어 릴리스티아와 함께 새어머니한테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몰랐다.
먼저 눈치를 챈 율리어스는 새어머니에게 꽂힌 시선을 거두고 바삐 릴리스티아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릴리스티아는 그와 마찬가지의 형색으로 새어머니에게서 아예 시선이 고정되어 박힌 듯싶었다.
놀랍다기보다는 초조한 표정으로 안절부절거리지 못하면서 안색이 나빠 보이기까지 했었다.
그래서 그 와중에도 계속 릴리스티아를 부르는 가주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었던 것 같았다.
이대로는 소용이 없었다.
가주가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뜻밖의 기회를 아무런 의미도 없는 한 낱 종이 쪼가리처럼 갈기갈기 찢어져 날아가 버릴 것은 뻔했다.
“리……아.”
율리어스도 바로 옆에서 릴리스티아의 이름을 막상 부르려다 멈췄다.
순간 아버지가 하고 있는 행동을 곧이곧대로 따라 할뻔한 것을 수습했다.
떨리는 동공.
정신이 온전히 새어머니에게 빠져있었기에 누군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는 가능성은 버려야 했었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아직 위치 선점(?)이 좋았던 율리어스였기에 가능한 선택지가 남아있었다.
톡.
톡톡.
율리어스는 말을 접고 행동으로 보였다.
새어머니를 잡고 있던 손이 풀리자 더욱 가까이에 붙어 있을 수 있었다.
그래서 바로 옆이었던 만큼 행동으로 보여주기 편했다.
슬그머니 릴리스티아의 어깨를 가볍게 터치했었다.
이제 반응이 오면 그대로….
‘…응?!’
그런데 왜인지 몰라도 릴리스티아는 전혀 미동을 보이지 않았다.
무슨 영문인지 몰라 율리어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얼마나 정신이 빠져있으면….
이것도 저것도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조금은 난감해지는 율리어스였었다.
‘그렇다면….’
율리어스는 릴리스티아에게 손터치 하던 것을 멈추고 슬그머니 더 가까이 다가갔다.
꿀꺽.
긴장이 역력했다.
지금도 사실 얼떨결에 릴리스티아 옆에서 그녀의 눈치를 슬며시 보면서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런 느낌이 드는 반면에 그는 마냥 이 상황이 싫지는 않았다.
그 긴장감의 반은 두근거림이었다.
이럴 때 말고 언제 여동생에게 제대로 한 번 가까이 다가가 볼 수 있는 일이 있겠느냐란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긴장감과 두근거림이 반반 섞인 율리어스는 약간 자신감이 차오르면서 이제는 냅다 지르고 보는 거였다.
그가 너무 릴리스티아에게 너무 다가간다 싶을 때, 딱 멈춘 장소는 그녀의 귀였다.
여전히 정신이 한쪽으로만 쏠렸던 그녀는 율리어스가 단번에 가까이 다가와도 눈치 채지 못한 듯싶었다.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한(?) 그는 이제 거기서 단 한마디만 읊조리면 되었다.
그의 입술이 벌어지며 나지막한 소리가 튀어나왔다.
“릴리스티아.”
“……….”
처음엔 바로 반응이 오지 않았다.
안 되면 두 번이고 세 번이고 그만이었다.
“릴리스티ᄋ….”
“히익…!”
드디어 귀에 바짝 붙은 느낌이 전달된 듯 그녀는 움찔거리며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바로 고개를 돌리자 어느샌가 가까이 붙어 있는 그가 보였다.
“까아…ᄋ……”
많이 놀랐던지, 릴리스티아는 까무러칠 정도로 큰 비명을 지르는데 그도 동시에 같이 놀란 나머지 다급히 그녀의 입을 손으로 가려 막았다.
“아. 미안하다?”
그는 싱숭생숭한 기분 사이로 급히 사과의 말을 던지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러자 릴리스티아는 놀라 동그랗게 떴던 두 눈동자가 조금씩 사그라들며 상황을 인식하기 시작했었다.
아직 몇 분밖에는 흐르지 않았지만. 요지부동의 자세를 보이는 어머니와 더불어 쓸데없어 보이던 말싸움마저도 조용해짐에 따라 눈에 쏙 들어왔었다.
“으그 즈 츠으그…….”
다만 율리어스가 황급히 막았던 손을 치우지 않는 바람에 릴리스티아는 불쾌한 눈빛으로 그를 쏘아보며 따졌다.
“아…. 아아!”
그제야 그는 그녀가 말하지 않았다면, 언제까지고 그러고 있을지도 몰랐던 손을 잽싸게 치웠다.
“후….”
좀 편해진 그녀는 짧은 한숨을 내쉬면서도 그에 대해서 쌓인 좋지 않은 감정은 쉽사리 풀리지 않았다.
“대체 뭘 하고 싶었던 건지 말해 봐요.”
“크. 크흠흠. 아버지가 부르는 걸 못 들은 건 너잖아.”
율리어스는 그녀와 얼마 만에 대화를 해볼 기회가 생겨 내심 좋았지만. 그 츤데레 기질은 어디 가지 않은 모양이었다.
“가…. 아버지가요?”
릴리스티아는 엉겁결에 고개를 돌려 가주 쪽을 쳐다보았다.
“………!”
그 순간 서로 눈이 마주쳤다.
약간은 움찔거렸지만 아주 잠깐이었다.
그리고 릴리스티아는 바로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님을 직감했다.
한편으로는 여전히 풀이 죽은 어머니가 걱정은 되었다.
하지만 그 한편에 계속 몸을 맡기고 있다가는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았다.
릴리스티아는 애초에 어머니의 병을 호전시켜 살리는 게 목적이었는데, 지금 그 목적과는 거리가 점점 멀어져감에 차라리 한시바삐 라도 손을 떼는 게 급선무로 보였다.
일이 꼬이고 꼬여선 의미가 없어진 일에 몸을 빼는 것 또한 맞았다.
그런데 이 사실을 계약을 맺은 상태의 마석이 이미 다 듣고 있을 텐데….
아이텐티티는 오로지 계약이 된 인간의 욕망을 이뤄주고 그 욕망을 먹고 살아가는 존재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욕망이 이뤄지는 순간 인간에게서 그 욕망덩어리가 나와 그에게 흡수되면서 인간은 텅 빈 존재가 되어버린다.
대부분이 그 욕망에 이미 먹혀서는 정상이 아니었고 텅 빈 존재가 되면 자기 자신을 찾지 못하고 인간임을 상실한다고 보면 되었다.
반대로 잘 발생 하지 않는 경우가 릴리스티아에게서 발생하려고 하고 있었다.
어쭙잖은 경우였다.
욕망은 있되. 계약자가 욕망에 휘둘리면서 온전치 못한 게 정상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녀는 처음에 조금 흔들리는 것 같이 정신이 멍해 보였지만 그게 다였다.
그녀는 시간에 지남에 따라 반대로 정신이 맑아지는 듯했었고 욕망에 맞춰 자아 또한 정비례하고 있음에 좀처럼 볼 수 없는 경우는 분명했다.
덕분에 계약을 한 이후에도 내내. 아이덴티티는 릴리스티아을 통해 알게 되는 새로인 인간미(?) 때문에 처음으로 시시때때로 당혹감에 노출이 되었다.
인간을 믿지 않는 그의 성격상 꺼림칙할 수도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릴리스티아라는 소녀의 계약자는 기분이 나쁘지 않아 그에게 몹시 난감함을 가져다주었다.
그런데 그런 경험을 한 만큼에 비해 사실 이대로 현재의 계약자의 욕망을 이루지 못하고 허무맹랑하게 끝이 난다면 계약을 파기해야 했었다.
계약 파기를 종종하는 경우도 있었다.
비록 그 경우는 계약자가 너무 심하게 욕망에 얽매여 질척거린다거나 능력이 미달일 정도로 자기의 주제도 파악하지 못하여선 그가 버리는 게 허다했다.
그리고 그 인간들도 하나같이 마석에 대한 기억이 소거, 원래 생활로 돌아가지 못하는 인간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면 릴리스티아는…?
그건 어떻게 되려는지 지금의 계약자 상태로 있는 릴리스티아도 예상할 순 없었다.
그 예상을 함부로 할 수 없었던 만큼이나 불안감도 엄습했었다.
그가 릴리스티아를 통해 먹을 수 있는 욕망이 사실 코앞과 다름이 없었는데, 그 시간이 점점 지체되어 가고 있음을 모를 리는 없었다.
그래서 언제나 마음대로 계약을 그쪽에서 파기해 버릴 수 있었기에 덮쳐오는 두려움을 쉽게 떨쳐내기란 힘들었다.
그녀는 갈팡질팡했다.
확고한 마음을 정해서 선택하기란 어려운 현실이었다.
여기서 그대로 슬그머니 본인의 안전만을 위해 내빼버린다면, 그의 욕망 또한 채우지 못한 채로 어머니의 병을 영원히 고치지 못할지도 몰랐다.
어머니의 병을 고치기 위한 기회와 어머니에게 그를 빼앗긴다거나 그가 릴리스티아와 계약을 파기해 그대로 사라질지 모른다는 기회가 서로 맞물려 그녀의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다.
그 와중에 묵묵부답인 그.
‘하……아. 대체 나보고 어쩌라는….
솔직히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단 말이에요.’
어디 호소를 할 수 없었던 그녀의 호소력은 꽤 짙었다.
이런저런 기회가 하나의 선택으로 묶여 버린 만큼이나 그렇게 릴리스티아는 망설임은 빠른 선택을 내어놓지 못하고 있었다.
“리, 릴리스티아…?!”
율리어스는 그녀가 고민할 거리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에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하며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오히려 왜 바로 이 자리에서 떠나지 않는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러는 사이, 가주는 마냥 서서 발만 동동 굴러대었다.
‘미치겠네.’
이제 그 중간에 끼여서 난감해진 건 율리어스였다.
율리어스였다면 당장 이곳을 뜨고 말았을 것이다.
만약이라도 그녀가 같은 상황으로 친어머니가 자기 목을 졸라 죽이려고 든다면?
‘그런 개죽음은 내가 사양하지.’
운명이라고 받아들일 수 없는 건 물론이고, 결코 죽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건 다 자신의 경우에 빗댄 것이었을 뿐.
율리어스는 율리어스였고, 릴리스티아는 릴리스티아였다.
‘역시 새어머니 때문이려나…?’
어떻게든 이해를 해주려고 노력은 하고 싶었지만. 생각만큼이나 잘 되지 않아서인지 율리어스는 속으로 끙끙거렸다.
‘………에잇. 몰라. 몰라. 일단은 그래도 살고 봐야지!’
「 탁. 」
골치 아픈 오는 게 딱 질색이었던 그는 급하게 나가고자 릴리스티아의 손목을 잡았다.
그리고 억지로 당기려는 찰나였었다.
【 하, 하하하. 캬하하하. 】
드디어 릴리스티아와 함께 새어머니한테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몰랐다.
먼저 눈치를 챈 율리어스는 새어머니에게 꽂힌 시선을 거두고 바삐 릴리스티아를 쳐다보았다.
그런데…?
릴리스티아는 그와 마찬가지의 형색으로 새어머니에게서 아예 시선이 고정되어 박힌 듯싶었다.
놀랍다기보다는 초조한 표정으로 안절부절거리지 못하면서 안색이 나빠 보이기까지 했었다.
그래서 그 와중에도 계속 릴리스티아를 부르는 가주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었던 것 같았다.
이대로는 소용이 없었다.
가주가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뜻밖의 기회를 아무런 의미도 없는 한 낱 종이 쪼가리처럼 갈기갈기 찢어져 날아가 버릴 것은 뻔했다.
“리……아.”
율리어스도 바로 옆에서 릴리스티아의 이름을 막상 부르려다 멈췄다.
순간 아버지가 하고 있는 행동을 곧이곧대로 따라 할뻔한 것을 수습했다.
떨리는 동공.
정신이 온전히 새어머니에게 빠져있었기에 누군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는 가능성은 버려야 했었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아직 위치 선점(?)이 좋았던 율리어스였기에 가능한 선택지가 남아있었다.
톡.
톡톡.
율리어스는 말을 접고 행동으로 보였다.
새어머니를 잡고 있던 손이 풀리자 더욱 가까이에 붙어 있을 수 있었다.
그래서 바로 옆이었던 만큼 행동으로 보여주기 편했다.
슬그머니 릴리스티아의 어깨를 가볍게 터치했었다.
이제 반응이 오면 그대로….
‘…응?!’
그런데 왜인지 몰라도 릴리스티아는 전혀 미동을 보이지 않았다.
무슨 영문인지 몰라 율리어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얼마나 정신이 빠져있으면….
이것도 저것도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조금은 난감해지는 율리어스였었다.
‘그렇다면….’
율리어스는 릴리스티아에게 손터치 하던 것을 멈추고 슬그머니 더 가까이 다가갔다.
꿀꺽.
긴장이 역력했다.
지금도 사실 얼떨결에 릴리스티아 옆에서 그녀의 눈치를 슬며시 보면서 가시방석에 앉아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런 느낌이 드는 반면에 그는 마냥 이 상황이 싫지는 않았다.
그 긴장감의 반은 두근거림이었다.
이럴 때 말고 언제 여동생에게 제대로 한 번 가까이 다가가 볼 수 있는 일이 있겠느냐란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긴장감과 두근거림이 반반 섞인 율리어스는 약간 자신감이 차오르면서 이제는 냅다 지르고 보는 거였다.
그가 너무 릴리스티아에게 너무 다가간다 싶을 때, 딱 멈춘 장소는 그녀의 귀였다.
여전히 정신이 한쪽으로만 쏠렸던 그녀는 율리어스가 단번에 가까이 다가와도 눈치 채지 못한 듯싶었다.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한(?) 그는 이제 거기서 단 한마디만 읊조리면 되었다.
그의 입술이 벌어지며 나지막한 소리가 튀어나왔다.
“릴리스티아.”
“……….”
처음엔 바로 반응이 오지 않았다.
안 되면 두 번이고 세 번이고 그만이었다.
“릴리스티ᄋ….”
“히익…!”
드디어 귀에 바짝 붙은 느낌이 전달된 듯 그녀는 움찔거리며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바로 고개를 돌리자 어느샌가 가까이 붙어 있는 그가 보였다.
“까아…ᄋ……”
많이 놀랐던지, 릴리스티아는 까무러칠 정도로 큰 비명을 지르는데 그도 동시에 같이 놀란 나머지 다급히 그녀의 입을 손으로 가려 막았다.
“아. 미안하다?”
그는 싱숭생숭한 기분 사이로 급히 사과의 말을 던지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러자 릴리스티아는 놀라 동그랗게 떴던 두 눈동자가 조금씩 사그라들며 상황을 인식하기 시작했었다.
아직 몇 분밖에는 흐르지 않았지만. 요지부동의 자세를 보이는 어머니와 더불어 쓸데없어 보이던 말싸움마저도 조용해짐에 따라 눈에 쏙 들어왔었다.
“으그 즈 츠으그…….”
다만 율리어스가 황급히 막았던 손을 치우지 않는 바람에 릴리스티아는 불쾌한 눈빛으로 그를 쏘아보며 따졌다.
“아…. 아아!”
그제야 그는 그녀가 말하지 않았다면, 언제까지고 그러고 있을지도 몰랐던 손을 잽싸게 치웠다.
“후….”
좀 편해진 그녀는 짧은 한숨을 내쉬면서도 그에 대해서 쌓인 좋지 않은 감정은 쉽사리 풀리지 않았다.
“대체 뭘 하고 싶었던 건지 말해 봐요.”
“크. 크흠흠. 아버지가 부르는 걸 못 들은 건 너잖아.”
율리어스는 그녀와 얼마 만에 대화를 해볼 기회가 생겨 내심 좋았지만. 그 츤데레 기질은 어디 가지 않은 모양이었다.
“가…. 아버지가요?”
릴리스티아는 엉겁결에 고개를 돌려 가주 쪽을 쳐다보았다.
“………!”
그 순간 서로 눈이 마주쳤다.
약간은 움찔거렸지만 아주 잠깐이었다.
그리고 릴리스티아는 바로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님을 직감했다.
한편으로는 여전히 풀이 죽은 어머니가 걱정은 되었다.
하지만 그 한편에 계속 몸을 맡기고 있다가는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았다.
릴리스티아는 애초에 어머니의 병을 호전시켜 살리는 게 목적이었는데, 지금 그 목적과는 거리가 점점 멀어져감에 차라리 한시바삐 라도 손을 떼는 게 급선무로 보였다.
일이 꼬이고 꼬여선 의미가 없어진 일에 몸을 빼는 것 또한 맞았다.
그런데 이 사실을 계약을 맺은 상태의 마석이 이미 다 듣고 있을 텐데….
아이텐티티는 오로지 계약이 된 인간의 욕망을 이뤄주고 그 욕망을 먹고 살아가는 존재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욕망이 이뤄지는 순간 인간에게서 그 욕망덩어리가 나와 그에게 흡수되면서 인간은 텅 빈 존재가 되어버린다.
대부분이 그 욕망에 이미 먹혀서는 정상이 아니었고 텅 빈 존재가 되면 자기 자신을 찾지 못하고 인간임을 상실한다고 보면 되었다.
반대로 잘 발생 하지 않는 경우가 릴리스티아에게서 발생하려고 하고 있었다.
어쭙잖은 경우였다.
욕망은 있되. 계약자가 욕망에 휘둘리면서 온전치 못한 게 정상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녀는 처음에 조금 흔들리는 것 같이 정신이 멍해 보였지만 그게 다였다.
그녀는 시간에 지남에 따라 반대로 정신이 맑아지는 듯했었고 욕망에 맞춰 자아 또한 정비례하고 있음에 좀처럼 볼 수 없는 경우는 분명했다.
덕분에 계약을 한 이후에도 내내. 아이덴티티는 릴리스티아을 통해 알게 되는 새로인 인간미(?) 때문에 처음으로 시시때때로 당혹감에 노출이 되었다.
인간을 믿지 않는 그의 성격상 꺼림칙할 수도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릴리스티아라는 소녀의 계약자는 기분이 나쁘지 않아 그에게 몹시 난감함을 가져다주었다.
그런데 그런 경험을 한 만큼에 비해 사실 이대로 현재의 계약자의 욕망을 이루지 못하고 허무맹랑하게 끝이 난다면 계약을 파기해야 했었다.
계약 파기를 종종하는 경우도 있었다.
비록 그 경우는 계약자가 너무 심하게 욕망에 얽매여 질척거린다거나 능력이 미달일 정도로 자기의 주제도 파악하지 못하여선 그가 버리는 게 허다했다.
그리고 그 인간들도 하나같이 마석에 대한 기억이 소거, 원래 생활로 돌아가지 못하는 인간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면 릴리스티아는…?
그건 어떻게 되려는지 지금의 계약자 상태로 있는 릴리스티아도 예상할 순 없었다.
그 예상을 함부로 할 수 없었던 만큼이나 불안감도 엄습했었다.
그가 릴리스티아를 통해 먹을 수 있는 욕망이 사실 코앞과 다름이 없었는데, 그 시간이 점점 지체되어 가고 있음을 모를 리는 없었다.
그래서 언제나 마음대로 계약을 그쪽에서 파기해 버릴 수 있었기에 덮쳐오는 두려움을 쉽게 떨쳐내기란 힘들었다.
그녀는 갈팡질팡했다.
확고한 마음을 정해서 선택하기란 어려운 현실이었다.
여기서 그대로 슬그머니 본인의 안전만을 위해 내빼버린다면, 그의 욕망 또한 채우지 못한 채로 어머니의 병을 영원히 고치지 못할지도 몰랐다.
어머니의 병을 고치기 위한 기회와 어머니에게 그를 빼앗긴다거나 그가 릴리스티아와 계약을 파기해 그대로 사라질지 모른다는 기회가 서로 맞물려 그녀의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다.
그 와중에 묵묵부답인 그.
‘하……아. 대체 나보고 어쩌라는….
솔직히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단 말이에요.’
어디 호소를 할 수 없었던 그녀의 호소력은 꽤 짙었다.
이런저런 기회가 하나의 선택으로 묶여 버린 만큼이나 그렇게 릴리스티아는 망설임은 빠른 선택을 내어놓지 못하고 있었다.
“리, 릴리스티아…?!”
율리어스는 그녀가 고민할 거리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에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하며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
오히려 왜 바로 이 자리에서 떠나지 않는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러는 사이, 가주는 마냥 서서 발만 동동 굴러대었다.
‘미치겠네.’
이제 그 중간에 끼여서 난감해진 건 율리어스였다.
율리어스였다면 당장 이곳을 뜨고 말았을 것이다.
만약이라도 그녀가 같은 상황으로 친어머니가 자기 목을 졸라 죽이려고 든다면?
‘그런 개죽음은 내가 사양하지.’
운명이라고 받아들일 수 없는 건 물론이고, 결코 죽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건 다 자신의 경우에 빗댄 것이었을 뿐.
율리어스는 율리어스였고, 릴리스티아는 릴리스티아였다.
‘역시 새어머니 때문이려나…?’
어떻게든 이해를 해주려고 노력은 하고 싶었지만. 생각만큼이나 잘 되지 않아서인지 율리어스는 속으로 끙끙거렸다.
‘………에잇. 몰라. 몰라. 일단은 그래도 살고 봐야지!’
「 탁. 」
골치 아픈 오는 게 딱 질색이었던 그는 급하게 나가고자 릴리스티아의 손목을 잡았다.
그리고 억지로 당기려는 찰나였었다.
【 하, 하하하. 캬하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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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 노력과 99% 운을 가진 무직 전생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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