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 [2부] 시험대에 오르다
조회 : 164 추천 : 0 글자수 : 4,365 자 2026-03-23
아르휀은 할말을 잃어버렸다.
아니, 그전에 어감의 미묘한 차이라 할 수 있는 뉘앙스부터 기가 막힘에 말이 나오지 않음이 더 맞았다.
그의 초대는 애초부터 반갑지도 않았거니와, 아르휀은 그 초대에 응해준 것도 아니었다.
그가 제멋대로 이 아공간으로 납치(?)하듯이 데리고 온 것뿐.
아르휀 따라오라고 해도 굳이 따라가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데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하든 말든 제멋대로 해석하듯이 구는 그의 모습이 참 얼굴에 철면피를 두른 능구렁이와 사뭇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히스테리 마녀에게 대했던 그 무표정의 인간은 마치 다른 인격을 본 듯한 느낌마저 받았다.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딱히 그의 말에 대답을 해줄 필요도 없을 정도로 입이 뗴어지지 않았다.
“………….”
그러자 아르휀과와 율리어스 사이엔 묘한 적막감만이 흘러갔다.
「 으, 음. 이거 아무래도 율 치고는 너무 앞선 거 같은데. 아냐? 」
어색하기 짝이 없는 이런 분위기에 참기 힘들어졌던 사가스였었다.
이런 분위기일수록 끼어들고 싶지 않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율리어스가 저렇게까지 소년을 높이 사고 아공간까지 끌어들일 정도면 보통이 아니라는 걸 모른다면 거짓이었다.
모른 척 할 수 없었던 만큼이나 사가스는 율리어스의 눈치를 살피며 반응을 슬며시 살펴보았다.
“난감하네.”
「 율? 」
상대가 그의 여동생이었다면 저런 말이 나올법했지만. 그 이외에는 그의 입에서 던지듯이 말하자 사가스는 이해가 가지 않는 표정이 지어지고도 남았다.
도통 뭐가, 대체, 무엇이 난감하다는 건지 그 자체를 이해하기에 힘든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호의적인 느낌이 들지 않아.”
「 저기…. 율. 그건 당연한 거야…. 」
느닷없이 뚱딴짓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통에 사가스는 예기치 못한 뒤통수를 맞은 느낌으로 오히려 자신이 더 난감하게 짝이 없었다.
“날을 세우고 있어.”
뭔가 당연한 상대방의 반응에 그는 달갑지 않은 투로 말하고 있었다.
그는 아무래도 자신이 관심을 가진 상대에 한해서 이상한 집착마저 생긴 것만 같았다.
그 이유는 보나마나 릴리스티아에 대한 만족적인 관심의 결과를 얻지 못 한 게 한몫한 것도 있었겠지만 사가스는 그가 이런 면모까지 보이게 될 줄은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다.
「 지극히 당연한 거라고.
이런데 오게 되면 어떤 인간이라도 경계하고도 남아.
율. 내가 왜 그러는지는 알겠는데 말이야.
그런 이상한 집착증세(?) 같은 건 보이지 말자?
안 그러면… 아까 네 여동생 봤잖아.
뭐 걔가 널 싫어하는 이유는 오해에서 비롯된 거지만…. 아아….
그러니까. 내 말은…. 」
제대로 못 박고 싶은 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런 사가스의 의도와 달리 정리가 되지 않은 채로, 뒤범벅이 되어버린 느낌이었다.
제대로 전해지기는커녕, 싱생생숭거리게 들써 놓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런 일은 두 번 다시 없어.”
「 아아…. 그래 두 번 다시…으, 으음?! 」
애매모호했다.
율리어스가 말하고자 하는 두 번 다시는 어떤 뜻을 내포하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었다.
“내 눈에 들어온 사람은 더 이상 놓치지 않아.”
역시나였다.
“그러니까 그를 더 시험해 보고 싶어지는 거다. 사가스.”
「 하…. 전혀 내 말은 안 듣고 있는 거였네…. 율. 」
그럴수록 반대로 사가스는 골이 쑤셔오는 느낌이 들었다.
차라리 관심을 보이는 수준일 때가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사가스였다.
“다시 한번 네 아공간에 온 것을 환ㅇ…….”
“저기…. 율리어스……선배님?
여긴 저 같은 후배가 있을 장소가 아닌 것 같은데요?!”
율리어스는 다시금 아르휀을 환대하는 느낌으로 어색하면서도 적막적인 침묵을 깨고자 했다.
히스테리 마녀를 대할 때와 비교해 보면 나름 그는 상대방을 배려하고 있는 경우였다.
그리고 그에게서 배려란 배려가 걸맞은 대상자이면 충분했기에 어떤 의미로는 적으로 간주하지 않아서 다행일 수도 있었다.
물론, 그 배려의 대상자에 포함된다는 것도 무조건 좋은 사실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그 나름의 배려로 그가 먼저 다시 말을 걸었건만 그의 말을 끊어먹으면서까지 아르휀이 뱉은 말은 유쾌하기는커녕, 눈치에 밥 말아 먹은 느낌과 다를 바 없었다.
‘젠장. 진짜 말아먹어 버렸네.’
그제야 말을 다 뱉어놓고 보니 그 순간에 신중하지 못한 나는 후회를 하고야 말았다.
‘핵망’ 수준으로까지 이어지면 큰일 날 것만 같은 불안감마저 드리워지고 있었다.
아르휀의 이마에선 땀이 삐질삐질거렸다.
‘미치겠네. 저 인간이 진짜 저런 성격이었다고?!’
누가 어디 생각은 해보았겠는가?
생각을 좀처럼 읽기 힘든 저 무표정의 인간이 똑같은 말을 재차하면서 적막한 분위기를 깨어보려는 시도를 한다는 건….
시스에게 재차 율리어스에 대한 경고를 들으며 전혀 그런 생각 쪽의 길에는 들어서지도 않았다.
율리어스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는 것도 문제를 키운 이유의 하나였겠지만 지금은 그 이유보다 이 몸 아르휀의 새로운 사망 루트가 생겨날 것만 같아 내심 불안함이 들었다.
그 옛날의 비하면 현재의 아르휀이 많이 강해졌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아공간의 만들 수 있는 율리어스가 상대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얼마나 먹힐까? 아니, 버틸까?’
그를 이긴다는 상상은 바로 할 수 없었다.
어떻게든 좋지 않은 쪽으로 찍히지 않은 것도 피해 보고 봐야 하는 바였다.
【 바로 이곳을 벗어나길 권장하는 바이지만, 마스터가 그럴 수 없는 관계로 마스터의 자력으
로 버텨보시기를 바랍니다. 】
“내, 내 힘으로?!”
마치 시스는 더 이상은 자신이 도울 수 없다는 듯이 말하고 있었다.
그런데 뭐랄까 이 찜찜한 기분은.
시스가 도움이 되지 않는 부분이라는 건 하필 이런 공간이었기에 시스의 능력이 닿지 않는다는 것은 알겠지만 자칫 이렇게도 들리는 것만 같았다.
이번은 두손 두발 다 놓았으니, 알아서 하세요?
시스가 그렇게까지 대놓고 비꼬는 건 진짜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거운 율리어스를 혼자 감당해야 하니 드는 생각이 아르휀이 머릿속을 헤집어 놓은 듯싶었다.
그 덕분에 아무래도 아르휀이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진 모양새로 시스를 보는 눈빛이 날카롭게 그지없었다.
【 틈이 생기면 그때……. 】
“어, 어이. 야, 시스!”
목소리마저 흥분해 버렸다.
툭하면 말없이 사라지는 게 다반사인 시스였지만, 이번에는 빤히 보이게 달랐다.
차라리 말없이 사라졌으면 더 나을뻔했었다.
이렇게 되면 불러도 소용없다는 걸 잘 안다는 게 실감이 더 날 뿐.
짜증스러운 감정만이 일순간 솟구쳐 올랐다.
‘하…. 아. 하하하.’
괜스레 나오는 헛웃음만이 시스의 빈자리를 메꿨다.
그렇게 빠른 포기와 더불어 이제 혼자서 율리어스에게 맞서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남아 있지 않았다.
‘뭐 이래서…. 애초에 선택권도 없었던 것…같았지?’
다시 되돌아본다고 해도 율리어스에게 납치(?)되듯이 아공간에 온 이상부터 발을 빼기엔 틀려먹었다.
그에게 맞춰주는 식의 태도로 나와야 앞으로 나아가 빠져나갈 빈틈을 찾으며 추후를 도모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 빈틈 억지로라도 만들어 주마. 기다려라. 시스. 응!?’
아르휀은 그렇게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을 끝끝내 시스의 탓으로 돌리며 현실에 적응해 보기로 결심했다.
궁지에 몰린 이상 구태여 보인다고 할지라도 보는 사람이 아무도 아공간이기에 상관은 없었다.
그리고….
현실 적응(?)을 위해 힐끗거리는 시선으로 눈을 돌리자 여전히 말없이 아르휀을 쳐다보고만 있는 그의 눈동자와 마주쳤다.
‘……이거 내가 다시 무슨 말이라도 해야 되나?’
이제 와서 그에겐 변명거리로밖에 들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아까 던졌던 말을 어떻게라도 뜯어고치지 않는다면 여전히 막힌 상태로 아무런 진전도 없을 것 같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막막함에 아르휀은 또다시 어물쩍거리며 막막하게 짝이 없는 신세에 놓여 버렸다.
‘차라리 율리어스가 딱 한 마디만 먼저 해준다면…….’
아주 좋을 것 같았다.
내가 다시 말할 자신이 없었다.
“아르휀 폰 세이비어.”
그는 대뜸 아르휀을 풀네임으로 불렀다.
그러자 아르휀은 흠칫거리며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조금은 의외였다.
가능성이 없는 부분이었기에 바래었건만 그 의외성을 그가 뚫고 나왔다.
‘율리어스…. 너무 꽉 막힌 인간은 아니었던가?’
그에 대해선 조금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경위였다.
그가 마치 속마음을 읽은 것 같은 뜻밖의 행동을 보임에 씁쓸한 어색함을 어떻게든 무마시킬 수 있었음에 무난히 넘어갈 분위기가 조성되어져 갔었다.
「 굳이 그렇게까지 해줄 필요가 있다고? 율. 」
반면에 사가스는 그런 율리어스의 행동이 썩 내키지 않았다.
그가 관심이 없는 인간에 대해선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고 무시한다는 건 잘 아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관심을 넘어 흥미로운 인간에 저렇게까지 관대한 모습을 보이다니 사가스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상상은커녕, 지금 지켜보는 것조차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일지도 모르는 사가스의 고정관념이 부서지고 있었다.
“아직 기대가 커.
그에게도 한 번 이걸 시험해 보고 싶었어.”
짤그락.
그사이 어디서 또 끄집어냈는지 모르겠다.
어느샌가 그의 왼 손아귀에서 뭔가 쥐어진 채로, 아르휀을 바라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아니, 그전에 어감의 미묘한 차이라 할 수 있는 뉘앙스부터 기가 막힘에 말이 나오지 않음이 더 맞았다.
그의 초대는 애초부터 반갑지도 않았거니와, 아르휀은 그 초대에 응해준 것도 아니었다.
그가 제멋대로 이 아공간으로 납치(?)하듯이 데리고 온 것뿐.
아르휀 따라오라고 해도 굳이 따라가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데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하든 말든 제멋대로 해석하듯이 구는 그의 모습이 참 얼굴에 철면피를 두른 능구렁이와 사뭇 다를 바가 없어 보였다.
히스테리 마녀에게 대했던 그 무표정의 인간은 마치 다른 인격을 본 듯한 느낌마저 받았다.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딱히 그의 말에 대답을 해줄 필요도 없을 정도로 입이 뗴어지지 않았다.
“………….”
그러자 아르휀과와 율리어스 사이엔 묘한 적막감만이 흘러갔다.
「 으, 음. 이거 아무래도 율 치고는 너무 앞선 거 같은데. 아냐? 」
어색하기 짝이 없는 이런 분위기에 참기 힘들어졌던 사가스였었다.
이런 분위기일수록 끼어들고 싶지 않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율리어스가 저렇게까지 소년을 높이 사고 아공간까지 끌어들일 정도면 보통이 아니라는 걸 모른다면 거짓이었다.
모른 척 할 수 없었던 만큼이나 사가스는 율리어스의 눈치를 살피며 반응을 슬며시 살펴보았다.
“난감하네.”
「 율? 」
상대가 그의 여동생이었다면 저런 말이 나올법했지만. 그 이외에는 그의 입에서 던지듯이 말하자 사가스는 이해가 가지 않는 표정이 지어지고도 남았다.
도통 뭐가, 대체, 무엇이 난감하다는 건지 그 자체를 이해하기에 힘든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호의적인 느낌이 들지 않아.”
「 저기…. 율. 그건 당연한 거야…. 」
느닷없이 뚱딴짓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통에 사가스는 예기치 못한 뒤통수를 맞은 느낌으로 오히려 자신이 더 난감하게 짝이 없었다.
“날을 세우고 있어.”
뭔가 당연한 상대방의 반응에 그는 달갑지 않은 투로 말하고 있었다.
그는 아무래도 자신이 관심을 가진 상대에 한해서 이상한 집착마저 생긴 것만 같았다.
그 이유는 보나마나 릴리스티아에 대한 만족적인 관심의 결과를 얻지 못 한 게 한몫한 것도 있었겠지만 사가스는 그가 이런 면모까지 보이게 될 줄은 지금에서야 알게 되었다.
「 지극히 당연한 거라고.
이런데 오게 되면 어떤 인간이라도 경계하고도 남아.
율. 내가 왜 그러는지는 알겠는데 말이야.
그런 이상한 집착증세(?) 같은 건 보이지 말자?
안 그러면… 아까 네 여동생 봤잖아.
뭐 걔가 널 싫어하는 이유는 오해에서 비롯된 거지만…. 아아….
그러니까. 내 말은…. 」
제대로 못 박고 싶은 말을 하고 싶었지만 그런 사가스의 의도와 달리 정리가 되지 않은 채로, 뒤범벅이 되어버린 느낌이었다.
제대로 전해지기는커녕, 싱생생숭거리게 들써 놓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그런 일은 두 번 다시 없어.”
「 아아…. 그래 두 번 다시…으, 으음?! 」
애매모호했다.
율리어스가 말하고자 하는 두 번 다시는 어떤 뜻을 내포하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었다.
“내 눈에 들어온 사람은 더 이상 놓치지 않아.”
역시나였다.
“그러니까 그를 더 시험해 보고 싶어지는 거다. 사가스.”
「 하…. 전혀 내 말은 안 듣고 있는 거였네…. 율. 」
그럴수록 반대로 사가스는 골이 쑤셔오는 느낌이 들었다.
차라리 관심을 보이는 수준일 때가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사가스였다.
“다시 한번 네 아공간에 온 것을 환ㅇ…….”
“저기…. 율리어스……선배님?
여긴 저 같은 후배가 있을 장소가 아닌 것 같은데요?!”
율리어스는 다시금 아르휀을 환대하는 느낌으로 어색하면서도 적막적인 침묵을 깨고자 했다.
히스테리 마녀를 대할 때와 비교해 보면 나름 그는 상대방을 배려하고 있는 경우였다.
그리고 그에게서 배려란 배려가 걸맞은 대상자이면 충분했기에 어떤 의미로는 적으로 간주하지 않아서 다행일 수도 있었다.
물론, 그 배려의 대상자에 포함된다는 것도 무조건 좋은 사실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그 나름의 배려로 그가 먼저 다시 말을 걸었건만 그의 말을 끊어먹으면서까지 아르휀이 뱉은 말은 유쾌하기는커녕, 눈치에 밥 말아 먹은 느낌과 다를 바 없었다.
‘젠장. 진짜 말아먹어 버렸네.’
그제야 말을 다 뱉어놓고 보니 그 순간에 신중하지 못한 나는 후회를 하고야 말았다.
‘핵망’ 수준으로까지 이어지면 큰일 날 것만 같은 불안감마저 드리워지고 있었다.
아르휀의 이마에선 땀이 삐질삐질거렸다.
‘미치겠네. 저 인간이 진짜 저런 성격이었다고?!’
누가 어디 생각은 해보았겠는가?
생각을 좀처럼 읽기 힘든 저 무표정의 인간이 똑같은 말을 재차하면서 적막한 분위기를 깨어보려는 시도를 한다는 건….
시스에게 재차 율리어스에 대한 경고를 들으며 전혀 그런 생각 쪽의 길에는 들어서지도 않았다.
율리어스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는 것도 문제를 키운 이유의 하나였겠지만 지금은 그 이유보다 이 몸 아르휀의 새로운 사망 루트가 생겨날 것만 같아 내심 불안함이 들었다.
그 옛날의 비하면 현재의 아르휀이 많이 강해졌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아공간의 만들 수 있는 율리어스가 상대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얼마나 먹힐까? 아니, 버틸까?’
그를 이긴다는 상상은 바로 할 수 없었다.
어떻게든 좋지 않은 쪽으로 찍히지 않은 것도 피해 보고 봐야 하는 바였다.
【 바로 이곳을 벗어나길 권장하는 바이지만, 마스터가 그럴 수 없는 관계로 마스터의 자력으
로 버텨보시기를 바랍니다. 】
“내, 내 힘으로?!”
마치 시스는 더 이상은 자신이 도울 수 없다는 듯이 말하고 있었다.
그런데 뭐랄까 이 찜찜한 기분은.
시스가 도움이 되지 않는 부분이라는 건 하필 이런 공간이었기에 시스의 능력이 닿지 않는다는 것은 알겠지만 자칫 이렇게도 들리는 것만 같았다.
이번은 두손 두발 다 놓았으니, 알아서 하세요?
시스가 그렇게까지 대놓고 비꼬는 건 진짜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거운 율리어스를 혼자 감당해야 하니 드는 생각이 아르휀이 머릿속을 헤집어 놓은 듯싶었다.
그 덕분에 아무래도 아르휀이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진 모양새로 시스를 보는 눈빛이 날카롭게 그지없었다.
【 틈이 생기면 그때……. 】
“어, 어이. 야, 시스!”
목소리마저 흥분해 버렸다.
툭하면 말없이 사라지는 게 다반사인 시스였지만, 이번에는 빤히 보이게 달랐다.
차라리 말없이 사라졌으면 더 나을뻔했었다.
이렇게 되면 불러도 소용없다는 걸 잘 안다는 게 실감이 더 날 뿐.
짜증스러운 감정만이 일순간 솟구쳐 올랐다.
‘하…. 아. 하하하.’
괜스레 나오는 헛웃음만이 시스의 빈자리를 메꿨다.
그렇게 빠른 포기와 더불어 이제 혼자서 율리어스에게 맞서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남아 있지 않았다.
‘뭐 이래서…. 애초에 선택권도 없었던 것…같았지?’
다시 되돌아본다고 해도 율리어스에게 납치(?)되듯이 아공간에 온 이상부터 발을 빼기엔 틀려먹었다.
그에게 맞춰주는 식의 태도로 나와야 앞으로 나아가 빠져나갈 빈틈을 찾으며 추후를 도모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 빈틈 억지로라도 만들어 주마. 기다려라. 시스. 응!?’
아르휀은 그렇게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을 끝끝내 시스의 탓으로 돌리며 현실에 적응해 보기로 결심했다.
궁지에 몰린 이상 구태여 보인다고 할지라도 보는 사람이 아무도 아공간이기에 상관은 없었다.
그리고….
현실 적응(?)을 위해 힐끗거리는 시선으로 눈을 돌리자 여전히 말없이 아르휀을 쳐다보고만 있는 그의 눈동자와 마주쳤다.
‘……이거 내가 다시 무슨 말이라도 해야 되나?’
이제 와서 그에겐 변명거리로밖에 들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아까 던졌던 말을 어떻게라도 뜯어고치지 않는다면 여전히 막힌 상태로 아무런 진전도 없을 것 같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막막함에 아르휀은 또다시 어물쩍거리며 막막하게 짝이 없는 신세에 놓여 버렸다.
‘차라리 율리어스가 딱 한 마디만 먼저 해준다면…….’
아주 좋을 것 같았다.
내가 다시 말할 자신이 없었다.
“아르휀 폰 세이비어.”
그는 대뜸 아르휀을 풀네임으로 불렀다.
그러자 아르휀은 흠칫거리며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조금은 의외였다.
가능성이 없는 부분이었기에 바래었건만 그 의외성을 그가 뚫고 나왔다.
‘율리어스…. 너무 꽉 막힌 인간은 아니었던가?’
그에 대해선 조금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경위였다.
그가 마치 속마음을 읽은 것 같은 뜻밖의 행동을 보임에 씁쓸한 어색함을 어떻게든 무마시킬 수 있었음에 무난히 넘어갈 분위기가 조성되어져 갔었다.
「 굳이 그렇게까지 해줄 필요가 있다고? 율. 」
반면에 사가스는 그런 율리어스의 행동이 썩 내키지 않았다.
그가 관심이 없는 인간에 대해선 아예 눈길조차 주지 않고 무시한다는 건 잘 아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관심을 넘어 흥미로운 인간에 저렇게까지 관대한 모습을 보이다니 사가스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상상은커녕, 지금 지켜보는 것조차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일지도 모르는 사가스의 고정관념이 부서지고 있었다.
“아직 기대가 커.
그에게도 한 번 이걸 시험해 보고 싶었어.”
짤그락.
그사이 어디서 또 끄집어냈는지 모르겠다.
어느샌가 그의 왼 손아귀에서 뭔가 쥐어진 채로, 아르휀을 바라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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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 노력과 99% 운을 가진 무직 전생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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