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 [2부] 건방진 돌 VS 고고한 시스(2)
조회 : 116 추천 : 0 글자수 : 4,233 자 2026-03-27
살벌하기 짝이 없는 분위기.
둘은 완전히 다르면서도 개성이 강한 성향들을 각자 지녔었지만, 또 어떻게 보면 겹치는 부분도 있기에 비슷해 보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당연히 아르휀은 그런 부분을 말할 틈을 찾을 필요도 없었고 끼어드는 자체가 중간에서 꼬치구이나 샌드위치가 되는 각오를 다져야만 가능했다.
굳이 자신 희생정신(?)을 펼칠 필요도 느껴지지 않았다.
누가 이길지도 모르는 기세등등한 싸움.
그렇지만 개인적으론 시스를 응원(?)했다.
여성체의 목소리는 애초에 율리어스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아르휀에게 던졌던 선물로써, 시스가 그녀의 기세를 꺾는다면 어쩌면 저쪽에서 의도라는 바를 이루지 못할지도 몰랐다.
‘그전에 시스가 저쪽을 누를 수 있으려나?’
아르휀에게 하던 만큼 하면 가능하고도 남아 보였지만, 시스는 여성체의 목소리와 말을 섞는 것조차도 꺼리면서 피하고 급급했기에 휘어잡는 것부터 시도할지 알 수 없었다.
그만큼 시스는 좋고 싫음이 분명할 정도로 자유분방한 케이스의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었다.
「 야. 」
살벌한 분위기로 한참을 벼르고 있던 그녀(여성체의 목소리)가 다시 냅다 시스를 불렀다.
【 ……………. 】
하지만 여전히 시스는 그녀와 전혀 엮이고 싶지 않은 듯 대답하는 것을 거부했다.
「 야! 네가 뭔데 감히 날 무시해!? 」
마치 여자는 자신이 진짜 뭐라도 되는 마냥 눈을 부릅뜨는 느낌으로 강렬한 기세로 덤벼들 것만 같았다.
「 계속 그렇게 나오겠다?
뭐. 좋아. 그래봤자. 인간만큼이나 쓸모없는 쓰레기겠지. 」
아…. 아아.
간당간당하던 선 마저 여자 쪽에서 먼저 넘어버렸다.
빠 – 직.
‘이거…일 났네. 일 났어.’
실제로 들릴 리는 없지만 시스는 나에게 들리는 시스템만큼이나 한계를 참지 못하고 빡치는 느낌이 느껴지고도 남아…?
뭔가 이상했다.
왜 이제야 이상한 점이 보였던 건지….
‘어떻게 그녀는 시스의 목소리가 들리는 거지!?’
이건 분명히 그녀와 시스가 말을 섞는 그 지점에서부터 가져야 할 의문이었다.
그런데 아르휀이 그 부분을 지극히 당연하다는 듯이 넘어가 버렸다.
두 명의 흐름이 어색하기는커녕, 솔직히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짝이 없는 게 한몫을 거들어 버린 셈이었다.
시스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걸 아르휀 이외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아르휀의 머릿속에서 아무렇지 않게도 이어져가고 있었다.
‘하…. 하하.’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 커질수록 아르휀은 속으로 어이없는 웃음만이 나오며, 늦었지만 돌에서 시작된 그녀의 존재에 대해 깊은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혹시…….’
그러자 문득 다시 드는 생각이 있었다.
아르휀 본인이 아닌 시스와 그녀가 정말로 밀접한 관계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르휀 조차도 모르는 모종의 관계(?)
당장이라도 시스에게 묻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그 당장은 그 여느 때와 달리 사전에 시스가 차단해 버리는 바람에 불가능했었고, 나중에라도 캐묻는다 하더라도 쉽게 입을 열지 않을 것 같아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섣불리 움직일 수 없는 이상 둘의 싸움에서 뭔가 얻을 수밖에 없어 보였다.
‘기다리는 자에겐 복이 있나니.’
아르휀은 자연적으로 뭔가 밝혀지기만을 고대하듯이 기다림을 유지하는 게 최선책인 것 같았다.
직접 대화를 유도해서 들을 수 없다면 어떻게든 어부지리로 건지면 그만이었다.
【 여기서 당장 나가주세요.
이곳은 저와 마스터의 공간.
그 이외에는 침입자로 간주하겠습니다.
하지만 그쪽은 침입자 이전에 이물질로밖에 느껴지지 않습니다.
속히 꺼져주세요. 】
휘~유.
꽤 매서웠다.
이물질과 꺼져달라는 말은 제대로 시스의 성질은 건드려 상대편이 얻은 성과물(?)이었다.
그렇지만 그 결과물은 아르휀이 듣기에도 거북한 단어로 몹시 자기 자신을 높여 부르는 여자가 그런 소리를 듣고도 가만히 있을 자존심으로 절대 보이지 않았다.
‘엄청난 풍파가 불겠군.’
말릴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지는 이미 한참이나 지났기에 듣는 제삼자의 입장이란 위치에 있는 아르휀의 정신력이 갉아(?) 먹히며 상황을 지켜보는 건 팝콘각을 떠나 알아서 감수해야 할 일이었다.
드득.
쿵.
드드득.
쿵!
‘윽.’
순간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르휀 조차도 모를 정도로 머릿속이 흔들렸다.
엄청난 충격을 받을 수준으로 괴로운 것 아니었지만, 꽤 좋지 않은 경험이었다.
‘대체 무슨 짓을 한 거람….’
아주 짧은 간격의 울림이었지만 그 느낌은 잊을 수 없기에 불쾌하기도 했었다.
만약 계속 이런 식이라면 팝콘각의 두청(머리로 듣는 청각)도 오래 버틸 수 있을지 가늠이 가지 않았다.
풍파를 넘어 아르휀의 걱정은 첩첩산중이 되어버렸다.
‘처음부터 시스에게 넘기지 말았어야 했었나?’
머리의 받은 충격을 생각하면 본인의 선에서 해결을 봐야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 정도로 후회감이 밀려들기도 하는 아르휀이었다.
‘참 버티기 애매ᄒ….’
【 저와 마스터의 공간에서 물리력으로 행사하는 건 절대 용납하지 못합니다. 】
「 뭘 용납 못 해?
꼴에 데미지는 받는 모양인데 이 몸이 그 기회를 놓칠 것 같아?! 」
그녀의 말투는 마치 얼마든지 반복해서 불쾌한 충격으로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는 협박으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미치겠군.’
아르휀은 당연히 탐탁지 않았다.
본인의 선에서 그녀를 해결하지 않은 이상, 이젠 어떻게든 시스가 그녀를 막아줄 수밖에는 없었다.
처단(?)해 주면 더 좋겠지만….
【 기회?
저는 그런 걸 그쪽에 제공한 적이 없습니다. 】
시스는 어떻게든 단호박 작전으로 밀고 나갈 듯싶었다.
「 과연 그럴까? 」
그녀는 전혀 뒤지지 않았다.
단호박에 이어 막무가내였다.
시스를 어떻게든 굴복시키고 싶은 느낌이 물씬 풍기고도 남았다.
【 더 이상 저에게 쓸데없는 말은 삼갔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 공간은 그쪽이 함부로 머물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당장 여기서 나가주세요. 】
나가주기만 한다면 시스는 쓸데없어 보이는 말싸움도 할 필요를 못 느낄 정도였기에 쉽게 정리해 버릴 생각인 듯싶었다.
「 진짜 말이 하나도 안 통하네.
왜 그렇게까지 나를 여기서 쫓아내고 싶어 해?
그러니깐 더 수상하게 짝이 없는 거 같아서 안 되겠는데? 」
높은 위치에 있는 마냥 윽박지르는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어느샌가 깨달은 모양이었다.
그녀의 말투가 점점 약 올리듯이 기분 나쁘게 툭툭 건드려 간을 보고 있었다.
그 말투는 아르휀이 들어도 시스가 기분 나쁘고도 남았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녀를 통해 진짜 뭔가를 숨기고 있는 듯한 시스의 비밀(?)에 흥미진진함을 뿌리치기란 힘들었다.
캐내려는 자와 벗겨지지 않으려는 자.
시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 맞았지만, 궁금한 건 궁금한 거였다.
【 정정하세요.
수상하기 짝이 없는 걸 넘어서 남의 공간에 함부로 들어온 그쪽이 불순물과 다름이
없습니다.
계속 이렇게 불필요한 말들을 섞을 이유도 없는 관계로 마지막으로 경고하겠습니다. 】
시스의 말에서 마지막이란 단어까지 나왔다.
‘여기서 쫓아내기라도 할 셈…. 아니, 쫓아내는 자체가 가능했다고?’
그건 미처 생각해 보지 못한 부분에 많이 놀랐다.
그런 게 가능했다면 무단으로 침입한 그녀와 말을 섞기도 전에 시스가 손쉽게 그녀를 아르휀 머릿속 공간에서 강제로 쫓아내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현실은…?
시스는 상대하기도 싫기에 무시하면 알아서 나갈 줄 알았던 게 그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걸 빌미로 삼아 그녀가 시비 거는 것을 멈추지 않았고 그 덕분에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을 뿐.
해결은 좀처럼 나지도 않았다.
‘단순한 겁을 주기 위한 협박인가?’
으으….
그런데 그것도 아닌 것 같기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저 여자가 그런 거에 겁먹고 나갈 위인(?)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는ㄷ…….’
「 누구한테 감히 지적질이야?
마지막?!
그런 건 너한테나 해당한다는 걸 보여주는 수밖에. 」
그녀는 시스만큼이나 역시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그런데 뭘 보여주겠다는 거…지?
문득 다른 의문이 들었다.
그녀의 정체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모르는데 무슨 월권을 행사하겠다는 식으로 말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흐름으로 보면 시스의 말대로 그녀가 강제로 침입한 침입자와 다를 바 없었다.
율리어스가 환영을 의미로 던져준 선물은 맞았지만, 그것은 마치 하나의 생명체 같았고 점점 의구심이 드는 걸 배제할 수 없었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돌로 위장한 선물
이제는 그런 느낌이 물씬 베여 나오고도 남았다.
‘제삼자로만 방관하고 있을 때가 아닐지도….’
무슨 목적인지는 더 자세히는 파악하기 힘들었지만 이대로 그녀가 행하려는 월권을 그대로 내버려 두면 안 될 것 같았다.
깨달은 게 조금 늦은 감은 있었지만, 팝콘각으로 감상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시…ᄉ.”
【 무시할 수 없다면 전력으로 그쪽을 부수는 수밖에 없습니다.
각오하시기를 바랍니다. 】
에. 에…엑?
극단적으로 그런 걸 시스에게 바라고 있었던 건 아니었던 모양으로 놀라버린 아르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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