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 [2부] 타이밍
조회 : 26 추천 : 0 글자수 : 4,224 자 2025-05-12
가볍게 넘길 수 없었다.
릴리스티아는 진지하게 응하는 그의 대답에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확실히….
틀린 사실은 아닌 것 같았다.
릴리스티아가 화이트 드래곤의 엔테리아에 눈을 뜬 게 한몫을 한 것도 있겠지만, 그는 사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대부분 여태껏 만난 인간들은 어리석은 나머지 저주의 마석인 자신을 삼켰지만, 인간에게 흡수당했다는 개념보다는 반대로 그가 인간의 의지를 흡수했다는 게 알맞은 표현이었다.
그런데 릴리스타아, 그녀는 달랐다.
흡수는커녕, 그 반대로 적용되고 있는 점은 처음이었다.
욕망도 강렬했지만, 그녀가 이루려는 욕망에 따른 인간으로서 가진 의지력이 너무 강한 나머지 지금도 사실 그는 계약자에게 끌려다니는 느낌을 피할 수 없었다.
그리고 지금도 내내, 저주의 마석 본인도 소녀 인간에게 왜 이렇게 자석에 이 끌려다니다시피 끌려다니는 그 이유를 뚜렷이 추론하기 힘들었다.
만약…. 만일이지만 그는 이런 생각은 들긴 했다.
이 소녀가 어머니라는 인간의 병을 고쳐 욕망을 이룬다면 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해명하고자 매달릴 필요도 없지 않을까?
모든 인간이 욕망을 이루는 순간은 끝을 의미했다.
인간은 한 줌의 재가 되어 사라져 버리고, 저주의 마석은 다시 긴 잠에 빠져들거나 새로운 어리석은 인간과 재계약을 맺게 되는 것이었다.
「 저 인간 소녀도 재가 되어 사라질 운명. 」
그는 혼자 씁쓸한 느낌이 밴 말투로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네?”
그 와중에 뭐라고 말하는지 듣지는 못했지만, 그 중얼거림을 그녀는 들은 모양이었다.
「 아니다. 인간.
저 여자 인간은 은연중에 내재된 욕망이 폭발했다.
그 욕망이 인간을 지배하면 나의 존재가 발견된다고 보면 된다. 」
릴리스티아도 마침 궁금했던 부분의 해결이 풀린 듯 고개를 연신 끄덕거렸다.
“그럼…. 이제 앞으로 어머니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어머니의 병을 고치러 왔다가 도리어 손도 못 대어본 채로 아무것도 못 하게 될 상황에 직면한 것과 다름이 없었다.
“저…. 저는 아무것도…할 수 없는 거예요, 네? 목소리님?!”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몰렸음에도 릴리스티아는 여전히 어머니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 그건 그럴 필요 없다. 인간…. 아니 나의 계약자여. 」
그도 당연히 물러설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우선적으로 필요한 건 아무래도 지금 현 계약자의 욕망을 흡수.
고작 본인에게 홀린 채, 자아를 잃어버린 어리석은 욕망은 뒷전에 불과했다.
「 너는 너의 욕망을 이루어라. 계약자여. 」
“…………….”
그의 입장에서는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릴리스티아는 수긍하는 답안을 내놓기가 힘들었다.
릴리스티아의 욕망은 어머니의 병을 낫게 하는 것.
하지만 지금 놓인 상황으로써는 그 욕망을 바로 실행하기엔 어려워 보임에 그녀의 떨떠름한 반응은 당연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계약으로 맺어진 그와의 욕망을 접어버리며 무시할 노릇도 아니었다.
모든 것이 그와의 계약에 따라 욕망을 이루는 자체가 전제에 걸려있다는 건 을의 입장에서 누구보다도 그녀가 잘 숙지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그렇기에 그에게도 지금 놓인 불리한 상황에 도움을 청하는 건 더욱 있을 수 없다고 보았다.
물론, 그가 도와준 보장도 없었다.
여태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본 그는 직접적인 도움은 주지 않았다.
릴리스티아가 각성하게끔 도와준다거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부분만큼만 지도(?) 편달을 해준 기억이 있었다.
그래서 그녀가 다다른 생각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였다.
눈앞에 전혀 자신의 어머니 같지 않은 어머니를 본인이 감당하고 이겨내야 했었다.
‘제압을….’
정신이 없는 나머지 시도해 보지는 않았지만, 눈앞에 현실에 제일 필요한 일이었다.
남은 건 실행에 옮겨보기만 하면 된다는 건데….
지금 그럴 용기가 필요했었다.
눈 한번 찔끔 감고 어머니를 밀어내야만 했다.
「 인간. 」
계약자를 부르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는 그녀만 재차 불러댔다.
으…윽.
결심을 곱씹으며 오랫동안 한자리에 머물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어머니.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 릴리스티아를 용ᄉ…!”
퍽!
결심한 순간.
릴리스티아의 결심이 무색해지게 제정신이 아닌 그녀의 행동이 더 빨랐다.
반쯤 풀렸던 그녀의 압력이 다시 짓눌려 오는 육중한 무게가 덮쳐져 와버렸다.
하필이면 다시 그녀의 손을 통해 죄어오는 목의 압력으로 인해 릴리스티아는 기회를 놓쳐버렸다.
약간의 후회감도 들었다.
목소리님과 대화해보았자, 도달할 결론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었는데….
그 의미가 없어져 버린 대화 때문에 잠시 잠깐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스스로 걷어찬 꼴이 되어버린 것과 다름이 없었다.
저주의 마석고 대화할 시간에 차라리 어머니에게 빠져나와 다른 무언가를 시도했었더라면 양상은 달라졌을지도 몰랐다.
불리한 상황이 아닌 어떻게든 어머니보단 우위를 잡을 수 있도록 말이었다.
“후. 후 읍.”
원점이 되어버린 채, 다시 숨이 쉬기 힘들어져 갔었다.
「 인간. 」
반면에 그는 계약자가 이 상황을 어떻게든 했으면 하는 바람만으로 가득 찬 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가 그런 저주받은 마석의 존재가 아닌 정령이었더라면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도 남았겠지만, 그는 그렇게까지는 깊숙이 생각은 들지 않았다.
지금의 계약자인 그녀가 특이한 인간이라서 힘을 깨닫는 데 도움이 되었을 뿐이지.
일반 인간에게 있어서는 그 이상도 그 이하가 아님을 언제나 인지하고 있는 그런 감정 없는 존재가 바로 저주받은 마석 ‘아이덴티티’였다.
【 네년. 네년이 그것을 가지고 있다는 걸 내가 모를 줄 알았어?
당장 뱉어. 내놓아라.
안 그러면…. 네년을 죽여버리겠다! 】
이제는 절대 어머니의 입에서 나올 수 없는 서슬 퍼런 말까지 마구잡이로 튀어나왔다.
꾸우 우우 욱,
손의 악력은 그녀의 화기를 돋우면 돋울수록 거세게 목의 살을 파고들어 몸부림칠 경향도 주지 않았다.
「 뿌리쳐라. 인간. 」
릴리스티아도 그러고 싶은 마음만은 굴뚝같았다.
하지만 한 번의 기회를 놓친 이후로는 꽉 막힌 그녀 앞에서 빠져나오기란 식은 죽 먹기가 될 수 없었다.
“어…. 어…ㅇㅁ……ㄴ ㅣ……….”
이러다간 진짜 릴리스티아의 숨이 넘어갈지도 몰랐다.
그런데도 저주의 마석은 직접적으로 간섭을 하지 않았다.
간섭하지 못한다는 게 아니라 안 한다는 게 맞을 것으로 보였다.
그는 계약자 순서대로 욕망을 운운하며 인간을 많이 갈아치우며 살아왔던 그 세월만큼이나 습관이 바뀌는 건 어려웠다.
그녀가 좀 특이한 계약자이더라도 그가 가진 습관을 흔들리게끔 영향까지 준다는 걸로 쉽게 이어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틀, 틀린 걸지도 ᄆ…….’
쾅!
그렇게 온몸에 힘이 빠져나가며 눈이 금방이라도 감길 것만 같이 모든 걸 내려놓을 뻔한 그 순간에 방문이 부서질 듯이 세차게 열렸다.
“티아!”
#.
아무리 들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목소리.
애초에 처음부터 가까이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랄까?
거의 대화도 하지 않았던 터라, 불편하기 짝이 없는 게 맞았다.
그런 그에게 릴리스티아는 자신의 애칭을 부르라고 허락을 해준 사실도 없었는데….
난데없이 그런 그의 입에서 절대 나올 것 같지 않은 자신의 이름이 나옴에 릴리스티아는 힘겨운 상황에서도 당혹스러운 감정이 훅 들어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 이게 무슨….”
허겁지겁 문을 박차고 들어온 그는 황당함을 감출 수 없는 어이없는 표정을 표출하며 몇 초간 대치된 상황을 바라보는가 싶더니…. 그대로 가만히 있을 율리어스가 아니었다.
릴리스티아가 그를 싫어하든 싫어하지 않든 그건 여기서 이미 배제된 문제였다.
그는 순식간에 두 여자 앞에 앞뒤 가리지 않고 뛰어들었다.
“릴리스티아를 당장 놓지 못해!”
그는 극도의 흥분에 쌓인 듯한 표정으로 얼굴을 찌푸리며 릴리스 티와의 멱살을 쥐고 있는 그녀를 째려보았다.
【 저리 꺼져. 】
그녀는 율리어스의 말이 들릴 리가 없었다.
그리고 간섭은 역효과를 가져다주고 있었다.
목을 졸라도 원하는 것을 뱉지 않은 계집아이 때문에 그녀는 신경이 곤두섰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말투에서부터 귀찮아 보이는 웬 사내아이가 방해하자 그녀는 짜증이 더 치밀어올랐다.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릴리스티아가 삼킨 저주의 마석에 대한 탐욕으로 밖에 가득 찬 나머지 사실 눈에 뵈는 게 없었다.
“ᄁ…. ᄋ…….”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해버렸다.
그녀 손의 악력은 더욱 가증되어선 당장이라도 릴리스티아를 죽여서라도 억지로 저주의 마석을 손아귀에 넣을 것만 같았다.
“그, 그만 해! 그만 둬. 당신은 릴리스티아의 엄마잖아!?”
눈이 뒤집힌 그녀가 말을 듣지 않는 이상, 물리적인 방법이나 엔테리아의 스킬로 그녀에게 공격을 가해 릴리스티아에게서 떨어뜨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걸 릴리스티아가 보는 앞에서 행동으로 보여주기엔 용기가 필요했었다.
릴리스티아를 앞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등질 용기.
당연히 율리어스에겐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다른 방법을 택한 그였다.
릴리스티아는 진지하게 응하는 그의 대답에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확실히….
틀린 사실은 아닌 것 같았다.
릴리스티아가 화이트 드래곤의 엔테리아에 눈을 뜬 게 한몫을 한 것도 있겠지만, 그는 사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대부분 여태껏 만난 인간들은 어리석은 나머지 저주의 마석인 자신을 삼켰지만, 인간에게 흡수당했다는 개념보다는 반대로 그가 인간의 의지를 흡수했다는 게 알맞은 표현이었다.
그런데 릴리스타아, 그녀는 달랐다.
흡수는커녕, 그 반대로 적용되고 있는 점은 처음이었다.
욕망도 강렬했지만, 그녀가 이루려는 욕망에 따른 인간으로서 가진 의지력이 너무 강한 나머지 지금도 사실 그는 계약자에게 끌려다니는 느낌을 피할 수 없었다.
그리고 지금도 내내, 저주의 마석 본인도 소녀 인간에게 왜 이렇게 자석에 이 끌려다니다시피 끌려다니는 그 이유를 뚜렷이 추론하기 힘들었다.
만약…. 만일이지만 그는 이런 생각은 들긴 했다.
이 소녀가 어머니라는 인간의 병을 고쳐 욕망을 이룬다면 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해명하고자 매달릴 필요도 없지 않을까?
모든 인간이 욕망을 이루는 순간은 끝을 의미했다.
인간은 한 줌의 재가 되어 사라져 버리고, 저주의 마석은 다시 긴 잠에 빠져들거나 새로운 어리석은 인간과 재계약을 맺게 되는 것이었다.
「 저 인간 소녀도 재가 되어 사라질 운명. 」
그는 혼자 씁쓸한 느낌이 밴 말투로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네?”
그 와중에 뭐라고 말하는지 듣지는 못했지만, 그 중얼거림을 그녀는 들은 모양이었다.
「 아니다. 인간.
저 여자 인간은 은연중에 내재된 욕망이 폭발했다.
그 욕망이 인간을 지배하면 나의 존재가 발견된다고 보면 된다. 」
릴리스티아도 마침 궁금했던 부분의 해결이 풀린 듯 고개를 연신 끄덕거렸다.
“그럼…. 이제 앞으로 어머니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어머니의 병을 고치러 왔다가 도리어 손도 못 대어본 채로 아무것도 못 하게 될 상황에 직면한 것과 다름이 없었다.
“저…. 저는 아무것도…할 수 없는 거예요, 네? 목소리님?!”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 몰렸음에도 릴리스티아는 여전히 어머니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 그건 그럴 필요 없다. 인간…. 아니 나의 계약자여. 」
그도 당연히 물러설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우선적으로 필요한 건 아무래도 지금 현 계약자의 욕망을 흡수.
고작 본인에게 홀린 채, 자아를 잃어버린 어리석은 욕망은 뒷전에 불과했다.
「 너는 너의 욕망을 이루어라. 계약자여. 」
“…………….”
그의 입장에서는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릴리스티아는 수긍하는 답안을 내놓기가 힘들었다.
릴리스티아의 욕망은 어머니의 병을 낫게 하는 것.
하지만 지금 놓인 상황으로써는 그 욕망을 바로 실행하기엔 어려워 보임에 그녀의 떨떠름한 반응은 당연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계약으로 맺어진 그와의 욕망을 접어버리며 무시할 노릇도 아니었다.
모든 것이 그와의 계약에 따라 욕망을 이루는 자체가 전제에 걸려있다는 건 을의 입장에서 누구보다도 그녀가 잘 숙지하고 있는 부분이었다.
그렇기에 그에게도 지금 놓인 불리한 상황에 도움을 청하는 건 더욱 있을 수 없다고 보았다.
물론, 그가 도와준 보장도 없었다.
여태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본 그는 직접적인 도움은 주지 않았다.
릴리스티아가 각성하게끔 도와준다거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부분만큼만 지도(?) 편달을 해준 기억이 있었다.
그래서 그녀가 다다른 생각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였다.
눈앞에 전혀 자신의 어머니 같지 않은 어머니를 본인이 감당하고 이겨내야 했었다.
‘제압을….’
정신이 없는 나머지 시도해 보지는 않았지만, 눈앞에 현실에 제일 필요한 일이었다.
남은 건 실행에 옮겨보기만 하면 된다는 건데….
지금 그럴 용기가 필요했었다.
눈 한번 찔끔 감고 어머니를 밀어내야만 했다.
「 인간. 」
계약자를 부르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그는 그녀만 재차 불러댔다.
으…윽.
결심을 곱씹으며 오랫동안 한자리에 머물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어머니. 이렇게밖에 할 수 없는 릴리스티아를 용ᄉ…!”
퍽!
결심한 순간.
릴리스티아의 결심이 무색해지게 제정신이 아닌 그녀의 행동이 더 빨랐다.
반쯤 풀렸던 그녀의 압력이 다시 짓눌려 오는 육중한 무게가 덮쳐져 와버렸다.
하필이면 다시 그녀의 손을 통해 죄어오는 목의 압력으로 인해 릴리스티아는 기회를 놓쳐버렸다.
약간의 후회감도 들었다.
목소리님과 대화해보았자, 도달할 결론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었는데….
그 의미가 없어져 버린 대화 때문에 잠시 잠깐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스스로 걷어찬 꼴이 되어버린 것과 다름이 없었다.
저주의 마석고 대화할 시간에 차라리 어머니에게 빠져나와 다른 무언가를 시도했었더라면 양상은 달라졌을지도 몰랐다.
불리한 상황이 아닌 어떻게든 어머니보단 우위를 잡을 수 있도록 말이었다.
“후. 후 읍.”
원점이 되어버린 채, 다시 숨이 쉬기 힘들어져 갔었다.
「 인간. 」
반면에 그는 계약자가 이 상황을 어떻게든 했으면 하는 바람만으로 가득 찬 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가 그런 저주받은 마석의 존재가 아닌 정령이었더라면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도 남았겠지만, 그는 그렇게까지는 깊숙이 생각은 들지 않았다.
지금의 계약자인 그녀가 특이한 인간이라서 힘을 깨닫는 데 도움이 되었을 뿐이지.
일반 인간에게 있어서는 그 이상도 그 이하가 아님을 언제나 인지하고 있는 그런 감정 없는 존재가 바로 저주받은 마석 ‘아이덴티티’였다.
【 네년. 네년이 그것을 가지고 있다는 걸 내가 모를 줄 알았어?
당장 뱉어. 내놓아라.
안 그러면…. 네년을 죽여버리겠다! 】
이제는 절대 어머니의 입에서 나올 수 없는 서슬 퍼런 말까지 마구잡이로 튀어나왔다.
꾸우 우우 욱,
손의 악력은 그녀의 화기를 돋우면 돋울수록 거세게 목의 살을 파고들어 몸부림칠 경향도 주지 않았다.
「 뿌리쳐라. 인간. 」
릴리스티아도 그러고 싶은 마음만은 굴뚝같았다.
하지만 한 번의 기회를 놓친 이후로는 꽉 막힌 그녀 앞에서 빠져나오기란 식은 죽 먹기가 될 수 없었다.
“어…. 어…ㅇㅁ……ㄴ ㅣ……….”
이러다간 진짜 릴리스티아의 숨이 넘어갈지도 몰랐다.
그런데도 저주의 마석은 직접적으로 간섭을 하지 않았다.
간섭하지 못한다는 게 아니라 안 한다는 게 맞을 것으로 보였다.
그는 계약자 순서대로 욕망을 운운하며 인간을 많이 갈아치우며 살아왔던 그 세월만큼이나 습관이 바뀌는 건 어려웠다.
그녀가 좀 특이한 계약자이더라도 그가 가진 습관을 흔들리게끔 영향까지 준다는 걸로 쉽게 이어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틀, 틀린 걸지도 ᄆ…….’
쾅!
그렇게 온몸에 힘이 빠져나가며 눈이 금방이라도 감길 것만 같이 모든 걸 내려놓을 뻔한 그 순간에 방문이 부서질 듯이 세차게 열렸다.
“티아!”
#.
아무리 들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목소리.
애초에 처음부터 가까이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랄까?
거의 대화도 하지 않았던 터라, 불편하기 짝이 없는 게 맞았다.
그런 그에게 릴리스티아는 자신의 애칭을 부르라고 허락을 해준 사실도 없었는데….
난데없이 그런 그의 입에서 절대 나올 것 같지 않은 자신의 이름이 나옴에 릴리스티아는 힘겨운 상황에서도 당혹스러운 감정이 훅 들어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 이게 무슨….”
허겁지겁 문을 박차고 들어온 그는 황당함을 감출 수 없는 어이없는 표정을 표출하며 몇 초간 대치된 상황을 바라보는가 싶더니…. 그대로 가만히 있을 율리어스가 아니었다.
릴리스티아가 그를 싫어하든 싫어하지 않든 그건 여기서 이미 배제된 문제였다.
그는 순식간에 두 여자 앞에 앞뒤 가리지 않고 뛰어들었다.
“릴리스티아를 당장 놓지 못해!”
그는 극도의 흥분에 쌓인 듯한 표정으로 얼굴을 찌푸리며 릴리스 티와의 멱살을 쥐고 있는 그녀를 째려보았다.
【 저리 꺼져. 】
그녀는 율리어스의 말이 들릴 리가 없었다.
그리고 간섭은 역효과를 가져다주고 있었다.
목을 졸라도 원하는 것을 뱉지 않은 계집아이 때문에 그녀는 신경이 곤두섰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말투에서부터 귀찮아 보이는 웬 사내아이가 방해하자 그녀는 짜증이 더 치밀어올랐다.
그녀의 머릿속은 온통 릴리스티아가 삼킨 저주의 마석에 대한 탐욕으로 밖에 가득 찬 나머지 사실 눈에 뵈는 게 없었다.
“ᄁ…. ᄋ…….”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해버렸다.
그녀 손의 악력은 더욱 가증되어선 당장이라도 릴리스티아를 죽여서라도 억지로 저주의 마석을 손아귀에 넣을 것만 같았다.
“그, 그만 해! 그만 둬. 당신은 릴리스티아의 엄마잖아!?”
눈이 뒤집힌 그녀가 말을 듣지 않는 이상, 물리적인 방법이나 엔테리아의 스킬로 그녀에게 공격을 가해 릴리스티아에게서 떨어뜨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걸 릴리스티아가 보는 앞에서 행동으로 보여주기엔 용기가 필요했었다.
릴리스티아를 앞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등질 용기.
당연히 율리어스에겐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다른 방법을 택한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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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 노력과 99% 운을 가진 무직 전생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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