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 [2부] 새어머니가 제대로 미쳤다(?)
조회 : 9 추천 : 0 글자수 : 4,161 자 2025-05-14
왜인지 모르겠지만 그녀는 이상할 정도로 그 큰 소리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소리치는 율리어스를 처음 보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한 번 쳐다보는 거 같더니, 이내 열심히 그의 힘 싸움에서 몸부림치기에만 바빴다.
양손은 율리어스에게 잡혀있어도 고개와 시선 처리는 오로지 릴리스티아에게만 주시했었다.
‘무시…?’
관심이 있다거나 없는 걸 떠나서 여전히 새어머니의 목적은 릴리스티아 뿐이었고, 율리어스는 여기 없는 사람으로 치면 되는 수준급으로 보였다.
그녀가 아예 자신을 상대하려 하질 않자, 그는 은근히 짜증이 올라왔다.
릴리스티아만 아니었으면 이렇게까지 새어머니와 마주 보지도 않았을 것은 물론이고 최대한 참고 있었다.
그런데 은근히 새어머니는 율리어스의 신경을 건드리는 반응을 보였다.
【 그것은 내꺼야. 내꺼라고….
계집. 죽어라! 】
‘………!’
율리어스는 자신의 두 귀를 의심할 정도로 동공이 크게 확장되었다.
새어머니의 입에서 저런 치명적인 말이 나오다니 있을 수 없음에 이게 현실인지 아주 잠깐이지만 의심이 될 정도였다.
‘새…. 새어머니가 아닌 거 아냐?’
【 넌 저리 꺼져. 】
온 힘을 다해 릴리스티아를 죄이는 게 불편해지자. 율리어스를 뿌리치고자 안달이 나면서 그제야 율리어스를 쳐다보는 빈번의 횟수가 늘어나는 그녀였다.
그런 그녀를 보고 있자니 정말 새어머니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어, 어머니…. ᄌ 제발…그만 하세요. 제발.”
아앗.
죄어오는 악력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틈새가 생긴 그녀가 부탁하듯이 외치는 서글픈 목소리에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있던 율리어스의 정신이 퍼뜩 들었다.
릴리스티아를 앞에 놔두고 잡념에 빠져있으면 되지 않았다.
무슨 일이 벌어진들 그녀가 1순위가 돼야 했었다.
【 계집. 네년이 죽어야만 나는 그것을 취할 수 있단 말이야! 】
그 와중에도 두 모녀는 서로 동문서답을 하듯이 말이 통하지 않는 건 이제야 가까스로 이야기의 전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된 율리어스라도 알 것 같았다.
그런데 릴리스티아가 왜 꼭 죽어야 하는지 그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새어머니가 애칭을 지어주면서까지 아끼던 딸, 릴리스티아에게서 무엇을 원하는지
오로지 ‘그것’이라고 말하는 통에 율리어스만이 추측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만약에 ‘그것’이 뭔지를 이해했다면 달라졌을까?
무엇보다도 그녀는 릴리스티아가 자신의 딸인지 그 자체를 알아보지도 못하는 판국에 뭔가를 억지로 빼앗으려 든다는 것이었다.
그런 까닭이 존재하기에 이해한다 치더라도 섣불리 행동하기에도 어려울지도 몰랐다.
율리어스는 릴리스티아의 겉모습이 평소와 다르게 변했다 할지라도 외면할 생각은 없었다.
그녀가 위험하면 몸이 자동반사적으로 움직였기에 겉모습 자체부터 문제가 아니었다.
겉부터 따졌다면 그녀를 따라오지도 않았을뿐더러, 새어머니의 미친 듯한 만행을 옆에서 끼어들지 않았다.
‘일단….’
새어머니가 저렇게 정신이 나간 듯이 난리를 치는 모습을 보아하니. 릴리스티아가 원하는 것을 가지고 있었고 그걸 자신이 가지지 않는 한은 성미에 차지 않을 걸로 결론에 도달했다.
그렇다면…. 율리우스가 할 수 있는 개입한 이상, 단 한가밖에 없었다.
릴리스티아가 죽어야만 ‘그것’을 가질 수 있다면 그는 절대 그런 걸 용납할 수 없었다.
‘새어머니를 철저히 배제시킨다.’
릴리스티아를 어떻게든 새어머니에게서 빼내어야만 했었다.
그래서 계속 엉거주춤한 자세로 그녀의 양 손목을 힘으로 누르며 억압하려 들었지만 그건 생각만큼이나 쉽지 않았다.
그녀는 깡마른 몸으로 바둥거리며 10대의 힘을 버텨내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방심했다가는 그녀는 율리어스의 억압을 떨쳐내고 금방 다시 릴리스티아의 목을 조를 것만 같았다.
한시라도 그녀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 젠장. 젠장 젠장 젠장!
그것만 손에 넣으면 다 죽여 버릴 수 있는데…. 끄아아아악!! 】
그녀는 모든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자. 절규에 가까운 외마디 비명을 질러대었다.
‘크윽.’
그 소리도 여간 장난이 아니었다.
양쪽 귀를 틀어막고 싶어질 정도로 쇳소리 같으면서도 제법 높은 데시벨로 소음을 일으켰다.
율리어스는 당장이라도 양손을 회수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는 마당에다가 고막에 파고 도는 고통을 몸소 겪을 수밖에 없었다.
‘크.…. 견디자.’
오만상이 찌푸릴 정도로 괴로웠지만 바로 눈앞에 들어오는 릴리스티아를 보면서 그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녀는 자신의 화를 식히지 못하고 혼자 씩씩거렸다.
다행히도 오래 부르짖지(?) 않았다.
‘내 고막….’
아직도 귀가 멍멍거리는 게 그는 고막이 찢어버리는 줄 알았다.
‘또 저러지는 않겠…지?’
은근히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평소와도 너무나도 다르게 행동하는 그녀는 이미 릴리스티아의 어머니라고 마냥 보기에도 그렇고….
언제 또 저렇게 발작(?)을 일으킬지는 예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그녀는 그렇게 한참을 씩씩거리면서 율리어스를 노려보았다.
아무래도 그에게 억압당해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데 억울함과 짜증으로 호소하는 듯싶었다.
이런 반응을 보면 그녀의 저런 상태가 오래갈 듯 보였지만, 누그러뜨리지 못하고 있는 화기가 현재 그에게로 몰려있었다.
무시의 단계는 졸업했다.
‘하…. 하하.’
그녀의 관심사(?)를 받고 마냥 좋아서 나온 헛웃음 사이로 율리어스는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없을 거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릴리스티아!”
그는 냅다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그녀는 숨을 좀 돌리다 말고 반사적으로 그가 부르는 목소리에 반응했었다.
좋고 싫음을 떠나서 그 목소리는 돌아오는 호흡 사이로 흐릿한 정신도 돌아오게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맑아지고 있는 정신에 눈앞의 상황도 다시 보였다.
‘어, 어머니?!’
그녀의 시선이 이제 그에게 오로지 쏠려있는 것 같이 보임에 조금은 당황했다.
그녀는 그제야 자신이 살짝 필름이 끊길뻔했다는 걸 인지했었다.
그래서 그사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을 하지 못하는 듯 눈을 뜨고도 어리바리한 모양새로 상황을 인지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당장 거기서 빠져나와.
지금밖에 기회가 없다고!”
“으…으, 응?”
매번 그에게 차갑게만 대했던 그녀는 처음으로 흐트러진 말투로 대답이 튀어나왔다.
듣고는 있는 것 같았지만 정신이 덜 깨어난 듯싶었다.
“정신 차려!
그대로 네 어머니한테 죽고 싶은 거냐고?!”
‘내, 내가 어머니한테…주, 죽임을 당한……!’
그가 아득바득 외치는 소리에 릴리스티아는 정신이 번쩍 뜨이며 혼란했을 법한 기억이 한꺼번에 정리되었다.
여기는 어머니의 방이었다.
무슨 이유로 여기를 왔었고, 어머니한테 뭘 하고 있었는지가 기억의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을 스치듯 흘러 지나갔다.
하마터면 어머니의 기세에 짓눌러 그대로 아무것도 못 한 채, 릴리스티아는 주저앉을 뻔했었다.
“릴리스티아!”
그녀가 정신이 제대로 들었는지 알 리 없었던 그는 새어머니와 힘 싸움(?)을 벌이는 와중에도 그녀의 이름을 연신 불러대었다.
그러자 릴리스티아의 표정은 몹시 마땅치 못하다는 듯이 찡그렸다.
처음엔 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넘어갈 수 있었지만. 그 이상은 아니었다.
시간이 그동안 많이 지났음에도 그를 오라버니라고 인정하지 않았을뿐더러, 여전했다.
가까이하기도 싫었고 같은 공간에 있는 것조차 어색하기 짝이 없을 정도로 불편함이 그지없었다.
그리고 그에게 이름이 불릴 일은 거의 없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연신 불러대는 통에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
‘적당히 하지…좀.’
“릴리ᄉ….”
“적당히 하세요!”
듣다 보다 못해 멈추라는 신호를 눈치껏 보내지 않는 이상은 끝낼 기미가 보이지 않음에 폭발해 버렸다.
마치 그가 기회다 싶어 불러대는 것 같아 그녀는 더 언짢았다.
둘 사이는 그렇게 급 고요해질 정도로 적막감이 돌았다.
서로 할 말을 잃어버렸다.
율리어스는 조금은 인정받고 싶었던 마음이 일었었던지 표정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
【 당장 놓으란 소리 안 들리냐, 네놈! 】
그 적막감이 감도는 건 아주 잠시 잠깐이었다.
마치 훼방과 다름없는 그녀의 발버둥을 치는 소리는 이 싸한 분위기를 없애기엔 충분했다.
‘나이스.’
오히려 도움이 된 이 훼방 때문에 율리어스는 새어머니가 처음으로 마음에 드는 구석이 생겼다.
“릴…아.”
그는 그녀의 이름을 부르려다 허공을 맴도는 탄성의 소리와 함께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또 핀잔을 들을 게 뻔한데. 부르기가 참 애매할 정도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함에 난감했었다.
릴리스티아도 막상 이 순간까지 이름 운운하는 건 그런지, 내심 그의 어색함에 삐거덕거리는 모습을 보며 결심이 선 듯싶었다.
“조금만 더 버텨주세요. 오…오, 오라버니.”
더듬는 그녀는 얼굴마저 홍당무가 될 뻔했었다.
‘어…어어어……어어?!’
율리어스는 기쁘면서도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하기 힘든 표정이 교차되었다.
‘표정이 왜 저래….’
소리치는 율리어스를 처음 보았을 때와 마찬가지로 한 번 쳐다보는 거 같더니, 이내 열심히 그의 힘 싸움에서 몸부림치기에만 바빴다.
양손은 율리어스에게 잡혀있어도 고개와 시선 처리는 오로지 릴리스티아에게만 주시했었다.
‘무시…?’
관심이 있다거나 없는 걸 떠나서 여전히 새어머니의 목적은 릴리스티아 뿐이었고, 율리어스는 여기 없는 사람으로 치면 되는 수준급으로 보였다.
그녀가 아예 자신을 상대하려 하질 않자, 그는 은근히 짜증이 올라왔다.
릴리스티아만 아니었으면 이렇게까지 새어머니와 마주 보지도 않았을 것은 물론이고 최대한 참고 있었다.
그런데 은근히 새어머니는 율리어스의 신경을 건드리는 반응을 보였다.
【 그것은 내꺼야. 내꺼라고….
계집. 죽어라! 】
‘………!’
율리어스는 자신의 두 귀를 의심할 정도로 동공이 크게 확장되었다.
새어머니의 입에서 저런 치명적인 말이 나오다니 있을 수 없음에 이게 현실인지 아주 잠깐이지만 의심이 될 정도였다.
‘새…. 새어머니가 아닌 거 아냐?’
【 넌 저리 꺼져. 】
온 힘을 다해 릴리스티아를 죄이는 게 불편해지자. 율리어스를 뿌리치고자 안달이 나면서 그제야 율리어스를 쳐다보는 빈번의 횟수가 늘어나는 그녀였다.
그런 그녀를 보고 있자니 정말 새어머니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어, 어머니…. ᄌ 제발…그만 하세요. 제발.”
아앗.
죄어오는 악력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틈새가 생긴 그녀가 부탁하듯이 외치는 서글픈 목소리에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있던 율리어스의 정신이 퍼뜩 들었다.
릴리스티아를 앞에 놔두고 잡념에 빠져있으면 되지 않았다.
무슨 일이 벌어진들 그녀가 1순위가 돼야 했었다.
【 계집. 네년이 죽어야만 나는 그것을 취할 수 있단 말이야! 】
그 와중에도 두 모녀는 서로 동문서답을 하듯이 말이 통하지 않는 건 이제야 가까스로 이야기의 전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된 율리어스라도 알 것 같았다.
그런데 릴리스티아가 왜 꼭 죽어야 하는지 그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새어머니가 애칭을 지어주면서까지 아끼던 딸, 릴리스티아에게서 무엇을 원하는지
오로지 ‘그것’이라고 말하는 통에 율리어스만이 추측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만약에 ‘그것’이 뭔지를 이해했다면 달라졌을까?
무엇보다도 그녀는 릴리스티아가 자신의 딸인지 그 자체를 알아보지도 못하는 판국에 뭔가를 억지로 빼앗으려 든다는 것이었다.
그런 까닭이 존재하기에 이해한다 치더라도 섣불리 행동하기에도 어려울지도 몰랐다.
율리어스는 릴리스티아의 겉모습이 평소와 다르게 변했다 할지라도 외면할 생각은 없었다.
그녀가 위험하면 몸이 자동반사적으로 움직였기에 겉모습 자체부터 문제가 아니었다.
겉부터 따졌다면 그녀를 따라오지도 않았을뿐더러, 새어머니의 미친 듯한 만행을 옆에서 끼어들지 않았다.
‘일단….’
새어머니가 저렇게 정신이 나간 듯이 난리를 치는 모습을 보아하니. 릴리스티아가 원하는 것을 가지고 있었고 그걸 자신이 가지지 않는 한은 성미에 차지 않을 걸로 결론에 도달했다.
그렇다면…. 율리우스가 할 수 있는 개입한 이상, 단 한가밖에 없었다.
릴리스티아가 죽어야만 ‘그것’을 가질 수 있다면 그는 절대 그런 걸 용납할 수 없었다.
‘새어머니를 철저히 배제시킨다.’
릴리스티아를 어떻게든 새어머니에게서 빼내어야만 했었다.
그래서 계속 엉거주춤한 자세로 그녀의 양 손목을 힘으로 누르며 억압하려 들었지만 그건 생각만큼이나 쉽지 않았다.
그녀는 깡마른 몸으로 바둥거리며 10대의 힘을 버텨내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방심했다가는 그녀는 율리어스의 억압을 떨쳐내고 금방 다시 릴리스티아의 목을 조를 것만 같았다.
한시라도 그녀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 젠장. 젠장 젠장 젠장!
그것만 손에 넣으면 다 죽여 버릴 수 있는데…. 끄아아아악!! 】
그녀는 모든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자. 절규에 가까운 외마디 비명을 질러대었다.
‘크윽.’
그 소리도 여간 장난이 아니었다.
양쪽 귀를 틀어막고 싶어질 정도로 쇳소리 같으면서도 제법 높은 데시벨로 소음을 일으켰다.
율리어스는 당장이라도 양손을 회수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는 마당에다가 고막에 파고 도는 고통을 몸소 겪을 수밖에 없었다.
‘크.…. 견디자.’
오만상이 찌푸릴 정도로 괴로웠지만 바로 눈앞에 들어오는 릴리스티아를 보면서 그는 마음을 다잡았다.
그녀는 자신의 화를 식히지 못하고 혼자 씩씩거렸다.
다행히도 오래 부르짖지(?) 않았다.
‘내 고막….’
아직도 귀가 멍멍거리는 게 그는 고막이 찢어버리는 줄 알았다.
‘또 저러지는 않겠…지?’
은근히 걱정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평소와도 너무나도 다르게 행동하는 그녀는 이미 릴리스티아의 어머니라고 마냥 보기에도 그렇고….
언제 또 저렇게 발작(?)을 일으킬지는 예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그녀는 그렇게 한참을 씩씩거리면서 율리어스를 노려보았다.
아무래도 그에게 억압당해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데 억울함과 짜증으로 호소하는 듯싶었다.
이런 반응을 보면 그녀의 저런 상태가 오래갈 듯 보였지만, 누그러뜨리지 못하고 있는 화기가 현재 그에게로 몰려있었다.
무시의 단계는 졸업했다.
‘하…. 하하.’
그녀의 관심사(?)를 받고 마냥 좋아서 나온 헛웃음 사이로 율리어스는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없을 거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릴리스티아!”
그는 냅다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자 그녀는 숨을 좀 돌리다 말고 반사적으로 그가 부르는 목소리에 반응했었다.
좋고 싫음을 떠나서 그 목소리는 돌아오는 호흡 사이로 흐릿한 정신도 돌아오게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맑아지고 있는 정신에 눈앞의 상황도 다시 보였다.
‘어, 어머니?!’
그녀의 시선이 이제 그에게 오로지 쏠려있는 것 같이 보임에 조금은 당황했다.
그녀는 그제야 자신이 살짝 필름이 끊길뻔했다는 걸 인지했었다.
그래서 그사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을 하지 못하는 듯 눈을 뜨고도 어리바리한 모양새로 상황을 인지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당장 거기서 빠져나와.
지금밖에 기회가 없다고!”
“으…으, 응?”
매번 그에게 차갑게만 대했던 그녀는 처음으로 흐트러진 말투로 대답이 튀어나왔다.
듣고는 있는 것 같았지만 정신이 덜 깨어난 듯싶었다.
“정신 차려!
그대로 네 어머니한테 죽고 싶은 거냐고?!”
‘내, 내가 어머니한테…주, 죽임을 당한……!’
그가 아득바득 외치는 소리에 릴리스티아는 정신이 번쩍 뜨이며 혼란했을 법한 기억이 한꺼번에 정리되었다.
여기는 어머니의 방이었다.
무슨 이유로 여기를 왔었고, 어머니한테 뭘 하고 있었는지가 기억의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을 스치듯 흘러 지나갔다.
하마터면 어머니의 기세에 짓눌러 그대로 아무것도 못 한 채, 릴리스티아는 주저앉을 뻔했었다.
“릴리스티아!”
그녀가 정신이 제대로 들었는지 알 리 없었던 그는 새어머니와 힘 싸움(?)을 벌이는 와중에도 그녀의 이름을 연신 불러대었다.
그러자 릴리스티아의 표정은 몹시 마땅치 못하다는 듯이 찡그렸다.
처음엔 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넘어갈 수 있었지만. 그 이상은 아니었다.
시간이 그동안 많이 지났음에도 그를 오라버니라고 인정하지 않았을뿐더러, 여전했다.
가까이하기도 싫었고 같은 공간에 있는 것조차 어색하기 짝이 없을 정도로 불편함이 그지없었다.
그리고 그에게 이름이 불릴 일은 거의 없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연신 불러대는 통에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
‘적당히 하지…좀.’
“릴리ᄉ….”
“적당히 하세요!”
듣다 보다 못해 멈추라는 신호를 눈치껏 보내지 않는 이상은 끝낼 기미가 보이지 않음에 폭발해 버렸다.
마치 그가 기회다 싶어 불러대는 것 같아 그녀는 더 언짢았다.
둘 사이는 그렇게 급 고요해질 정도로 적막감이 돌았다.
서로 할 말을 잃어버렸다.
율리어스는 조금은 인정받고 싶었던 마음이 일었었던지 표정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
【 당장 놓으란 소리 안 들리냐, 네놈! 】
그 적막감이 감도는 건 아주 잠시 잠깐이었다.
마치 훼방과 다름없는 그녀의 발버둥을 치는 소리는 이 싸한 분위기를 없애기엔 충분했다.
‘나이스.’
오히려 도움이 된 이 훼방 때문에 율리어스는 새어머니가 처음으로 마음에 드는 구석이 생겼다.
“릴…아.”
그는 그녀의 이름을 부르려다 허공을 맴도는 탄성의 소리와 함께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또 핀잔을 들을 게 뻔한데. 부르기가 참 애매할 정도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함에 난감했었다.
릴리스티아도 막상 이 순간까지 이름 운운하는 건 그런지, 내심 그의 어색함에 삐거덕거리는 모습을 보며 결심이 선 듯싶었다.
“조금만 더 버텨주세요. 오…오, 오라버니.”
더듬는 그녀는 얼굴마저 홍당무가 될 뻔했었다.
‘어…어어어……어어?!’
율리어스는 기쁘면서도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하기 힘든 표정이 교차되었다.
‘표정이 왜 저래….’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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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 노력과 99% 운을 가진 무직 전생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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