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타오르는 집안
"어머니...아버지...다 어디 계신거에요..."
책상, 옷장은 물론이고, 집안 전체가 불의 감옥에
갇혀있었다
"빨리 불 진압해! 안에 사람이 있다!"
"제발, 신이시여... 아이를 구원해주세요..."
집밖에선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뜨겁다...이곳에서 죽게 되는걸까..."
내가 포기하고 서서히 눈을 감을때
바로 앞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 안에 아이가 있다!!"
"빨리 데리고 나와!"
누군지 얼굴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확실한건 나를 그 불길속에서 구해준 사람이었다
"으으..."
나는 번쩍이는 천장이 보이는 곳에서 눈을 떴다
"또 이런꿈이라니.."
연속되는 악몽, 그것은 그칠줄은 모른다
벌써 적응한거 같지만... 단지 불이라는
트라우마가 남아있다
"일어나야지.."
나는 옷을 갈아입고 밖으로 향했다
끝이보이지 않을정도로 긴 복도,
손을 뻗어도 닿지않을 만큼 높은 천장,
눈이 아플정도로 빛이나는 벽과 장신구들
나는...
"왕녀, 파트리시아 아이리네님이 오셨습니다"
이곳의 왕녀다
"일어났니? 아이리네"
"너무 일찍 일어나는 것도 건강에 해롭지"
이분들은 나의 부모님, 왕과 왕비이다
"왕녀, 아이리네, 어머님, 아버님을 뵙습니다"
하지만...
나는 이곳이 싫다, 왕족도, 이런 칭호도, 이런 번쩍임도
평화롭게 살고자 했을 뿐인데...
"아이리네, 오늘 너에게 결투를 신청한 사람이 있다"
항상 나에게 결투를 시키는 사람들
단지 힘만으로 사람을 지배하고 따른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네... 아버님..."
"너에게 결투를 신청한 사람은 라니아몬 백작의 아들
라니아몬 데슈아르 다"
사람들은 항상 부러워하지
이런곳에서 하루라도 지내고 싶다고
얼마나 행복할까, 항상 맛있는걸 먹겠지
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하루하루가 지옥같이 느껴진다
물론 밥은 고급요리사가 만들어 광태가 나고
항상 성은 깨끗이 관리해 먼지하나 쌓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도 물론 자기들이 직접하는건 아니잖아
다른 사람을 시켜 요리 하게하고, 청소시키고
지배하는 삶을 나는 도저히 볼수가 없었다
"뭐야! 이 하인은"
어디선가 낮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 하인 주제에 이몸의 옷에 물을 튀겨!!"
멀지 않은 곳에서 그 장면을 목격할수 있었다
"죄송합니다, 미처못보고..."
"뭐? 미처 못봐? 이 옷이 얼마인지는 알아?!"
하인은 계속 사과를 하고 있었다
"잠시만요, 그만하시죠"
나는 보다못해 그를 막아섰다
"아이리네 왕녀, 안녕하십니까, 오늘 대결을 신청한
라니아몬 데슈아르입니다"
"정말 귀족다운 품위는 어딜봐도 없군요"
이사람도 똑같구나, 사람을 비하하는건
"지금 당장, 결투 시작하죠"
나는 검집에서 검을 꺼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