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이렇게 바로 시작할줄은 몰랐네요"
나는 검집에서 검을 꺼냈다.
"오오,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군"
데슈아르는 놀란 듯이 보였다.
"전세계에 30자루 밖에 없다는 명검중 하나,
플로리아"
"당신도 검을 뽑으세요"
데슈아르는 허리줌에서 검을 뽑았다.
"당신의 검, 제가 이긴다면 가져도 되겠습니까?"
"마음대로 하세요"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평소 원소를 사용하며 결투를 벌이지만 이곳은
실내, 불을 쓰면 집전체에 불이 붙을 것이고,
물을 쓴다면 집전체가 물로 잠길 것이다.
그러면 또 밑계급 사람들이 다 처리해야겠지...
"저기 데슈아르"
"네? 무슨 일입니까"
"너
당신도 이 성이 멀쩡한게 낫겠죠?"
데슈아르는 의아했다.
"그게..무슨"
"보다시피 여긴 실내 입니다, 자칫 원소라도
썼다간 성이 멀쩡할리 없겠죠"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겁니까?"
"외야로 나가자는 말입니다"
우리는 서로 합의하에 밖으로 나갔다
"그럼, 시작하십쇼"
데슈아르는 내게 달려들었다
내가 연약한 소녀라고 다들 생각하는데, 틀렸다
매일 훈련하고, 대련하고, 피를 흘리며 살아왔다
칼은 정면으로 부딪혔다.
"이게 다에요?"
나는 도발했다, 실력이 이정도가 아닌거 같아서
"오...왕녀님이라 검술은 못할줄 알았는데,
제착각 이었나 보네요"
데슈아르는 잠시 뒤로 떨어졌다
"그럼 제 능력을 보여드리죠"
데슈아르의 말이 끝나자 주변 공기의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제가 쓰는 원소는 바람, 토네이도를 부를만한
실력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능력을 꺼내지 않으면 예의가 아니겠네요"
주변 공기의 흐름은 또다시 바뀌었다.
차갑고, 날카롭게
"제 원소는 얼음입니다"
"호오, 얼음이라.."
데슈아르는 나를 하찮은 눈으로 쳐다봤다
"그러고 보니 당신의 눈은 초록색이군요"
"그게 어쨌다는 거죠?"
데슈아르는 씨익 웃었다
"왕족인데도 머리가 갈색에 가까운 색깔
이건 뭐 거의 평민이 아닙니까"
"지금 그발언 저희 가족 전부 모욕하는 겁니다"
데슈아르는 조금씩 다가왔다.
"왕님께서도 머리는 금발, 왕비님도 금발인데,
당신은 어째 머리가 그렇습니까?"
"무례하군요, 당신은 제가 똑똑히 기억하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검에 온신경을 집중했다.
주변이 얼어붙고, 공기는 차가워졌다.
"그냥 보기만 하지 않겠죠?"
데슈아르는 또한번 달려 들었다.
데슈아르의 검이 먼저인지, 내 검이 먼저 인지
콰직
검이 부러지는 동시에 나는 얼굴에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검이 부러진쪽은 데슈아르, 그 검의 조각이
날아와 내얼굴에 스친것 이었다.
"아...아..."
"이걸로 정해졌네요, 왕족에게 도전한것,
무시한것, 제가 똑똑히 기억하겠습니다"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성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잠시 성안을 걷다 기사한명을 만났다.
"안녕하십니까, 왕녀 아이리네님, 왕호위 기사
플로렌스 할리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기사님"
기사는 내얼굴을 보곤 생각에 잠겼다.
"기사님도 제가 왕족에 걸맞지 않는 사람처럼
보이나요?"
"아뇨아뇨, 아이리네님은 왕족에 걸맞으십니다.
하인들,기사들에서도 왕녀님의 평이 높아요"
뭔가 기쁘진 않았다.
그런 소리를 들어도... 내가 왕족이 싫어서 일까..
"근데 얼굴에 상처는 왜 생기신 건가요?"
"오늘 결투 상대와 싸우다 이렇게 됐습니다"
"그럼 빨리 치료를.."
"괜찮아요"
나는 얼굴에 손을 갖다댔다. 그리고 상처는
어디간데 없이 사라졌다.
"맞다..왕녀님 회복능력이 있었지.."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나는 벽에 걸쳐진 시계를 보았다.
"벌써 시간이... 가봐야 겠네요"
"넵, 안녕히 가세요"
나는 급히 부모님께 향했다.
"어머님, 아버님!"
"좀 늦었네요, 아이리네"
나는 항상 결투소식을 전해야했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결과는?"
"이겼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은 표정이 좋지 못했다.
자신의 아이가 심지어 남자를 이겼는데,
부모님은 항상 나에겐 안좋은 표정이었다.
아마 내가 딸로 태어나서겠지..
부모님은 옛날부터 아들을 원했다.
하지만 내가 태어나 버린것..
내가 만약 남자였다면... 이런 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