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
조회 : 1,484 추천 : 0 글자수 : 4,299 자 2023-12-31
생소한 스펠을 읊는 게 들렸고 그 이후에 우리가 머물고 있는 장소에만 변화가 일어났었다.
[ 네. 그렇지만 버프 스킬에 화살을 모두 소진한 상태라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쪽에 소환수에게도 전해주세요.
이미 소환수 쪽에도 버프가 걸려있습니다.
앞으로 MP를 쓸데없이 낭비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모든 게 수아의 말 그대로였었다.
산성비는 여전히 레이드 안 전체에서 하늘에선 마치 구멍이 뚫린 마냥 쏟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쪽은 안전했다.
수아의 버프 스킬 여파로 토마랑의 스킬로 솟아오른 기둥에서 빠져나와도 산성비를 전혀 맞지 않았다.
“이, 이거 진짜진짜진짜 신기하다!”
마치 머리 위로 장막이라도 처져 있는 것 같이 따라다니며 우산 역할을 자처하고 있었다.
다다다….
저벅저벅.
기둥에서 나오자마자 봄이는 곧바로 한시도 가만히 있질 못했다.
처음엔 보이지 않는 장막이 자신을 따라옴에 위를 보며 엄청 부자연스럽게 걷는가 싶더니, 이내 그 시선을 거두고 이리저리 자리를 바꾸며 돌아다니기에 바빴다.
그 모습은 마치 현재 레이드 안에서 보스전을 치르고 있다는 것 자체를 잊어버린 어린아이 같았다.
“안 봄. 적당히 하지?”
그 모습을 보다보다 못해 리더의 표정이 못마땅함까지 끌어 올라선 눈치가 장난이 아니었다.
“에 ~ 이. 뭐라는 거야, 경태 오빠?!
이건 나만 신기하다고 생각하는 게 아닌데?”
봄이는 악동처럼 배시시 웃어 보이며 아무렇지 않게 넘겨버리는 태도만 보일 뿐, 경계심이라는 건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리더는 살포시 머리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럴 시간 있으면 헬이라도 챙길 것이지…….
안 그래, 하늬?”
“…………….”
그는 언제나 모든 상황에 냉정한 판단력을 가지고 있는 그녀라면 자신의 기분을 이해할 거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웬일이라는 말이 궁색할 정도로 긍정적인 답변이 들려오기는커녕, 그녀는 대답이 없었다.
“하늬……?”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 리더는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아…….”
가관이었다.
봄이가 유난히 철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상 그게 다가 아니었었다.
수아의 나름 신기한 버프 스킬에 너 나 할 것 없이 이미 매료된 상황이라고밖에 볼 수 없었다.
하늬 또한 마찬가지로 봄이처럼 촐싹맞은 행동까지는 아니었지만 이미 저만치 멀어져 그가 부르는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던 거였다.
흠흠.
그에게 미안했지만 나도 비슷한 처지에서 바로 벗어나지 못했다.
수아의 전혀 다른 클래스의 스킬에 살짝 넋이 나간 채였었기 때문이었다.
[ 저기……. 수아 양, ]
리더는 이런 희귀한 스킬을 시전해준 그녀의 덕을 본 건 사실임에 인정했지만, 기강이 흐트러진 사실은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 네. ]
[ 이 버프 스킬의 지속 시간은 얼마나 됩니까? ]
[ 15분가량입니다. ]
[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앞으로 길어봤자 12분 정도 남았ᄀ…….]
“뭐, 뭐? 고작 그 정도 남았다고오오오?!
너무 짧잖아. 안 그래, 하늬?!”
그런 와중에도 은근슬쩍 흘렸던 레이드 파티 보이스 채팅의 대화가 다 들렸던 모양이었다.
언제 버프 스킬에 심취했었다냐는 듯이 봄이는 갑자기 씩씩거렸다.
“그러게요.
봄이 언니가 그러고 있을 때가 아니네요.”
하늬가 어느덧 제자리에서 멈춰선 채 특유의 무표정으로 봄이를 비난했었다.
“뭐야…. 하늬? 그 말투는……. 나 혼자만 놀았다는 것 같이 들ᄅ…….”
“안 봄!”
알아차렸으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1차에 이어 2차까지 이어질 듯한 봄이의 늘어뜨리는 말투에 그가 소리를 지르며 대처해버렸다.
물론 하늬도 잘한 게 없었지만 그런 건 이미 뒷전이었다.
무엇보다도 레이드에 투입된 전력의 의미인 헬이 중요했다.
“아, 아 알았어. 알았다고…….”
봄이는 리더가 말리지 않았더라면 자칫 버프 스킬의 남은 지속 시간마저 허투르게 낭비할 뻔했었다.
삐 – 익!
봄이는 투덜거리면서도 엄지와 검지의 손끝이 닿은 채 입술로 가져다 놓고는 마치 휘파람 같으면서도 호루라기에 가까운 소리를 내었다.
그러자 저 먼치에서 하늘을 누비고 있는 코카트리스와 대치하고 있던 헬의 발소리가 점점 이쪽으로 가까워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타타 타다닥.
- 컹!
비안개 때문에 여전히 주위가 뿌옇게 흐려서 멀리 있는 것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 사이로 헬이 짖는 소리와 함께 주인의 앞에서 그 모습이 나타났다.
“헬 ~ !”
- 컹!
헬은 순식간에 봄이의 품안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정신없이 그녀의 얼굴을 핥았다.
“아앗. 간지러워. 간지럽단 말이야. 그만 그만. 헬!”
- 컹, 컹!
그만하라는 그녀의 지시에 따라 헬은 혀를 거두고 그녀의 앞에 앉은 채, 연신 꼬리를 살랑살랑 거리며 흔들어대었다.
으…….
쓰다듬고 싶다.
쓰다듬고 싶어.
욕구가 절로 차올라 손이 올라가는 걸 참아내었다.
댕댕이가 따로 없는데 진짜…. 저건……. 하하.
소환되었을 때만 해도 흡사 케로베로스와 비슷한 포스를 뿜었지만, 지금은 전혀 아니었다.
나도 모르게 손이 올라가 저 녀석을 쓰다듬고 싶을 정도였다.
잘 훈련된 댕댕이와 다른 바 없어 보였다.
“그런데 오빠.
치킨 녀석은 언제 내려와?”
“응…?”
응?!
느닷없는 봄이의 질문에 나도 리더와 비슷한 반응이 절로 나왔다.
아니.
설마 저 닭대가리 녀석이 내려올 거로 생각한 건가?
나는 코카트리스가 날기 시작한 순간부터 금방 내려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닭 녀석의 비행능력은 아무도 알 수 없었지만 내려오길 기다리는 것보다는 이대로 공략하는 게 맞지 않을까?
“잠시만요. 봄이 언니.
이대로 코카트리스가 내려오길 기다리게요?”
“음…응. 왜 안 돼?”
- 컹!
“봐. 헬도 그게 편하다잖아?”
두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며 새침한 표정까지 지어 보였다.
누구 그 주인에 그 댕댕이 아니랄까 봐 헬의 표정도 만만치 않았다.
끙.
퍽이라도 맞겠다.
“그게 아니잖아요. 봄이 언니.”
“그게 아니잖아. 안 봄!”
연속과 연타로 두 사람이 난리가 나버렸다.
하늬는 서늘한 무표정으로 봄이를 뚫어져라 직시하고 있는 반면, 리더는 듣다듣다 참지 못한게 터졌는지 씩씩거림이 장난 아니게 드러났었다.
“제발 생각이란 걸 하고 말하라고. 안 봄?
만약에 수아 양의 버프 스킬이 끝났는데도 코카트리스가 안 내려오면 넌 어쩔건데?”
“그…. 그 그 그거야…….”
제대로 된 대답도 내놓지 못하고 말을 더듬는 봄이의 표정은 난감스럽게 짝이 없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 같았다.
그녀의 복잡한 표정이 예상 밖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다는 걸 대신 말해주고 있었다라고 밖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
아아…….
사실 넋 놓고 있을 상황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봄이의 얕은 생각이 허공을 헤매며 잠시동안 제대로 안착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 띠 – 링.]
좀처럼 나아가지 못하고 시간을 허공에 헛뿌리고 있을 그때였었다.
전체알림이 울렸다.
【 액티브 버프 스킬(Activist buff skill), 리 블루 디 시오(Le Bleu du ciel)에 의해
애시드 레인(Acid rain)이 부분적으로 약화하였습니다.
리 블루 디 시오의 효과는 앞으로 11분 남았습니다. 】
이제야 비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석화의 비가 아니었다니…….
그렇다고 해서 좋은 소식은 아니다.
봄이가 손바닥에 조금 맞은 정도로 따가워할 정도라면 산성비는 엄청 빠르게 부식도를 일으킨다는 것을 뜻하고도 남았다.
이건 피스트 힐러의 스킬을 몰래 사용하더라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넓은 면적에 뿌려지는 액체와의 다툼이었다.
그리고 불필요한 언쟁으로 인해 산성비를 직접적으로 맞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이제 곧 10분도 채 남지 않게 되어버릴 것이다.
“지금 당장 움직여. 안 봄.”
“으, 응?”
원래 계획에 없던 터라 리더가 갑작스레 내뱉은 말에 봄이는 말의 요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현재 코카트리스에 최대한 가까이 붙어 공격이 가능한 건 헬 뿐이야.”
- 컹!
마스터와 달리 헬은 그의 말뜻을 알아듣기라도 한 듯 그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곧바로 그를 보며 짖었다.
“으…. 헤. 헬 할 수 있겠어?”
- 컹?
마스터의 자신감이 떨어지는 듯한 어투에 헬이 양쪽 귀를 움찔대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그만해…. 귀엽잖아…. 이 녀석아!
넌 댕댕이가 아니라고 좀!!
그럴 상황이 아닌데도 자꾸 헬이 의도치 않은 행동으로 부추기는 바람에 나는 헬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헬은 마스터의 감정에 흔들리는 것 같았다.
“안 봄. 마인드 컨트롤!”
“윽…….”
마치 몇 번이라도 시행착오를 거친 것처럼 리더는 봄이를 다그치듯 나무랐다.
“아, 알았어. 알았다고.”
봄이는 마음의 안정이 필요한 듯 눈을 슬며시 감더니 크게 심호흡을 하며 호흡을 통해 마음을 가다듬었다.
후유 우우.
“헬.”
- 컹.
헬은 마스터의 명령만 오직 기다리고 있었다.
눈빛은 이미 댕댕이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아직 마나는 남아있지? 가자!”
- 컹, 컹컹!
마스터와 소환수가 한마음으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녀석. 이제야 평소의 테이머답네.”
리더도 그제야 안심한 모양이었다.
그럼 이제….
우선 닭대가리 녀석을 추락시키면 되는 거려나……?
[ 네. 그렇지만 버프 스킬에 화살을 모두 소진한 상태라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쪽에 소환수에게도 전해주세요.
이미 소환수 쪽에도 버프가 걸려있습니다.
앞으로 MP를 쓸데없이 낭비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모든 게 수아의 말 그대로였었다.
산성비는 여전히 레이드 안 전체에서 하늘에선 마치 구멍이 뚫린 마냥 쏟아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쪽은 안전했다.
수아의 버프 스킬 여파로 토마랑의 스킬로 솟아오른 기둥에서 빠져나와도 산성비를 전혀 맞지 않았다.
“이, 이거 진짜진짜진짜 신기하다!”
마치 머리 위로 장막이라도 처져 있는 것 같이 따라다니며 우산 역할을 자처하고 있었다.
다다다….
저벅저벅.
기둥에서 나오자마자 봄이는 곧바로 한시도 가만히 있질 못했다.
처음엔 보이지 않는 장막이 자신을 따라옴에 위를 보며 엄청 부자연스럽게 걷는가 싶더니, 이내 그 시선을 거두고 이리저리 자리를 바꾸며 돌아다니기에 바빴다.
그 모습은 마치 현재 레이드 안에서 보스전을 치르고 있다는 것 자체를 잊어버린 어린아이 같았다.
“안 봄. 적당히 하지?”
그 모습을 보다보다 못해 리더의 표정이 못마땅함까지 끌어 올라선 눈치가 장난이 아니었다.
“에 ~ 이. 뭐라는 거야, 경태 오빠?!
이건 나만 신기하다고 생각하는 게 아닌데?”
봄이는 악동처럼 배시시 웃어 보이며 아무렇지 않게 넘겨버리는 태도만 보일 뿐, 경계심이라는 건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리더는 살포시 머리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럴 시간 있으면 헬이라도 챙길 것이지…….
안 그래, 하늬?”
“…………….”
그는 언제나 모든 상황에 냉정한 판단력을 가지고 있는 그녀라면 자신의 기분을 이해할 거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웬일이라는 말이 궁색할 정도로 긍정적인 답변이 들려오기는커녕, 그녀는 대답이 없었다.
“하늬……?”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 리더는 그녀의 이름을 부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하아…….”
가관이었다.
봄이가 유난히 철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상 그게 다가 아니었었다.
수아의 나름 신기한 버프 스킬에 너 나 할 것 없이 이미 매료된 상황이라고밖에 볼 수 없었다.
하늬 또한 마찬가지로 봄이처럼 촐싹맞은 행동까지는 아니었지만 이미 저만치 멀어져 그가 부르는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던 거였다.
흠흠.
그에게 미안했지만 나도 비슷한 처지에서 바로 벗어나지 못했다.
수아의 전혀 다른 클래스의 스킬에 살짝 넋이 나간 채였었기 때문이었다.
[ 저기……. 수아 양, ]
리더는 이런 희귀한 스킬을 시전해준 그녀의 덕을 본 건 사실임에 인정했지만, 기강이 흐트러진 사실은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 네. ]
[ 이 버프 스킬의 지속 시간은 얼마나 됩니까? ]
[ 15분가량입니다. ]
[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앞으로 길어봤자 12분 정도 남았ᄀ…….]
“뭐, 뭐? 고작 그 정도 남았다고오오오?!
너무 짧잖아. 안 그래, 하늬?!”
그런 와중에도 은근슬쩍 흘렸던 레이드 파티 보이스 채팅의 대화가 다 들렸던 모양이었다.
언제 버프 스킬에 심취했었다냐는 듯이 봄이는 갑자기 씩씩거렸다.
“그러게요.
봄이 언니가 그러고 있을 때가 아니네요.”
하늬가 어느덧 제자리에서 멈춰선 채 특유의 무표정으로 봄이를 비난했었다.
“뭐야…. 하늬? 그 말투는……. 나 혼자만 놀았다는 것 같이 들ᄅ…….”
“안 봄!”
알아차렸으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1차에 이어 2차까지 이어질 듯한 봄이의 늘어뜨리는 말투에 그가 소리를 지르며 대처해버렸다.
물론 하늬도 잘한 게 없었지만 그런 건 이미 뒷전이었다.
무엇보다도 레이드에 투입된 전력의 의미인 헬이 중요했다.
“아, 아 알았어. 알았다고…….”
봄이는 리더가 말리지 않았더라면 자칫 버프 스킬의 남은 지속 시간마저 허투르게 낭비할 뻔했었다.
삐 – 익!
봄이는 투덜거리면서도 엄지와 검지의 손끝이 닿은 채 입술로 가져다 놓고는 마치 휘파람 같으면서도 호루라기에 가까운 소리를 내었다.
그러자 저 먼치에서 하늘을 누비고 있는 코카트리스와 대치하고 있던 헬의 발소리가 점점 이쪽으로 가까워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타타 타다닥.
- 컹!
비안개 때문에 여전히 주위가 뿌옇게 흐려서 멀리 있는 것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 사이로 헬이 짖는 소리와 함께 주인의 앞에서 그 모습이 나타났다.
“헬 ~ !”
- 컹!
헬은 순식간에 봄이의 품안으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정신없이 그녀의 얼굴을 핥았다.
“아앗. 간지러워. 간지럽단 말이야. 그만 그만. 헬!”
- 컹, 컹!
그만하라는 그녀의 지시에 따라 헬은 혀를 거두고 그녀의 앞에 앉은 채, 연신 꼬리를 살랑살랑 거리며 흔들어대었다.
으…….
쓰다듬고 싶다.
쓰다듬고 싶어.
욕구가 절로 차올라 손이 올라가는 걸 참아내었다.
댕댕이가 따로 없는데 진짜…. 저건……. 하하.
소환되었을 때만 해도 흡사 케로베로스와 비슷한 포스를 뿜었지만, 지금은 전혀 아니었다.
나도 모르게 손이 올라가 저 녀석을 쓰다듬고 싶을 정도였다.
잘 훈련된 댕댕이와 다른 바 없어 보였다.
“그런데 오빠.
치킨 녀석은 언제 내려와?”
“응…?”
응?!
느닷없는 봄이의 질문에 나도 리더와 비슷한 반응이 절로 나왔다.
아니.
설마 저 닭대가리 녀석이 내려올 거로 생각한 건가?
나는 코카트리스가 날기 시작한 순간부터 금방 내려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닭 녀석의 비행능력은 아무도 알 수 없었지만 내려오길 기다리는 것보다는 이대로 공략하는 게 맞지 않을까?
“잠시만요. 봄이 언니.
이대로 코카트리스가 내려오길 기다리게요?”
“음…응. 왜 안 돼?”
- 컹!
“봐. 헬도 그게 편하다잖아?”
두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며 새침한 표정까지 지어 보였다.
누구 그 주인에 그 댕댕이 아니랄까 봐 헬의 표정도 만만치 않았다.
끙.
퍽이라도 맞겠다.
“그게 아니잖아요. 봄이 언니.”
“그게 아니잖아. 안 봄!”
연속과 연타로 두 사람이 난리가 나버렸다.
하늬는 서늘한 무표정으로 봄이를 뚫어져라 직시하고 있는 반면, 리더는 듣다듣다 참지 못한게 터졌는지 씩씩거림이 장난 아니게 드러났었다.
“제발 생각이란 걸 하고 말하라고. 안 봄?
만약에 수아 양의 버프 스킬이 끝났는데도 코카트리스가 안 내려오면 넌 어쩔건데?”
“그…. 그 그 그거야…….”
제대로 된 대답도 내놓지 못하고 말을 더듬는 봄이의 표정은 난감스럽게 짝이 없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 같았다.
그녀의 복잡한 표정이 예상 밖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다는 걸 대신 말해주고 있었다라고 밖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아…….
아아…….
사실 넋 놓고 있을 상황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봄이의 얕은 생각이 허공을 헤매며 잠시동안 제대로 안착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 띠 – 링.]
좀처럼 나아가지 못하고 시간을 허공에 헛뿌리고 있을 그때였었다.
전체알림이 울렸다.
【 액티브 버프 스킬(Activist buff skill), 리 블루 디 시오(Le Bleu du ciel)에 의해
애시드 레인(Acid rain)이 부분적으로 약화하였습니다.
리 블루 디 시오의 효과는 앞으로 11분 남았습니다. 】
이제야 비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석화의 비가 아니었다니…….
그렇다고 해서 좋은 소식은 아니다.
봄이가 손바닥에 조금 맞은 정도로 따가워할 정도라면 산성비는 엄청 빠르게 부식도를 일으킨다는 것을 뜻하고도 남았다.
이건 피스트 힐러의 스킬을 몰래 사용하더라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넓은 면적에 뿌려지는 액체와의 다툼이었다.
그리고 불필요한 언쟁으로 인해 산성비를 직접적으로 맞지 않고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이제 곧 10분도 채 남지 않게 되어버릴 것이다.
“지금 당장 움직여. 안 봄.”
“으, 응?”
원래 계획에 없던 터라 리더가 갑작스레 내뱉은 말에 봄이는 말의 요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현재 코카트리스에 최대한 가까이 붙어 공격이 가능한 건 헬 뿐이야.”
- 컹!
마스터와 달리 헬은 그의 말뜻을 알아듣기라도 한 듯 그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곧바로 그를 보며 짖었다.
“으…. 헤. 헬 할 수 있겠어?”
- 컹?
마스터의 자신감이 떨어지는 듯한 어투에 헬이 양쪽 귀를 움찔대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그만해…. 귀엽잖아…. 이 녀석아!
넌 댕댕이가 아니라고 좀!!
그럴 상황이 아닌데도 자꾸 헬이 의도치 않은 행동으로 부추기는 바람에 나는 헬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헬은 마스터의 감정에 흔들리는 것 같았다.
“안 봄. 마인드 컨트롤!”
“윽…….”
마치 몇 번이라도 시행착오를 거친 것처럼 리더는 봄이를 다그치듯 나무랐다.
“아, 알았어. 알았다고.”
봄이는 마음의 안정이 필요한 듯 눈을 슬며시 감더니 크게 심호흡을 하며 호흡을 통해 마음을 가다듬었다.
후유 우우.
“헬.”
- 컹.
헬은 마스터의 명령만 오직 기다리고 있었다.
눈빛은 이미 댕댕이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아직 마나는 남아있지? 가자!”
- 컹, 컹컹!
마스터와 소환수가 한마음으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녀석. 이제야 평소의 테이머답네.”
리더도 그제야 안심한 모양이었다.
그럼 이제….
우선 닭대가리 녀석을 추락시키면 되는 거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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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힐러 맞아?! 이건 너무 무식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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