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멀티 클래스(3)
조회 : 1,519 추천 : 0 글자수 : 4,284 자 2023-11-11
띡.
새로운 시도에 대한 결심이 섰던 나는 스킬을 시전하고자 고이 접어두고만 있던 파란 창을 클릭했다.
사실 중간중간에 파란 창이 계속 알림 메시지를 울리며 나를 불렀지만 나는 애써 무시하고 있었다.
지금은 그다지 필요 없다고 생각했었다.
【 ‘빡치는 감정’의 조건이 달성되었습니다.】
【 ‘사일런트 힐’의 부가효과의 발동이 가능합니다.】
사일런트 힐은 직접적으로 주먹을 통해 휘두르지 않았지만, 그 이전단계라고 할 수 있는 감정의 조건이 충족하고도 남아버렸다.
에나힐 레이션 레이드가 실패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격정스러움.
어떻게든 실행에 옮겨야 했던 세이커 피스트 스킬에 대한 조급함.
이런 감정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불다수 대상자로 인한 전투가 아니더라도 상황적인 전개로 인해 감정의 충족 조건이 달성된다는 걸 처음으로 알았다.
만약 이런 감정들이 쌓여서 발동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나는 도박 같은 가능성을 그대로 실행에 옮기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딱 알맞게도 써야 할 순간이 찾아 왔었다.
오케이.
【 부가효과가 발동되었습니다. 】
【 ‘암흑’이 깔렸습니다. 】
“뭐, 뭐야…. 꺅!”
“아무것도……보이지 않아요.”
“이게 대체….”
일행들은 하나같이 우왕좌왕거렸다.
주위는 순식간에 어둑한 밤과 안개가 서로 합쳐진 듯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거기다 무려 바로 옆에 보이던 사람까지 검은 안개에 먹혀 시야에 보이는 건 딱히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이런 경우는 그들에게 더러 없어 보였다.
“오빠, 오빠? 거기 있는 거 맞지. 응?!”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매우 불안해졌던 봄이는 겁먹은 소리로 아무거나 함부로 더듬거릴 수 는 없지만 연신 리더를 불러대었다.
“으, 응. 봄이 너도 괜찮은 거지?”
“난 괜찮은 거 같아.
그런데 이게 뭐야?
이런 스킬 같은 현상은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에나힐 레이션 레이드를 몇 번이나 반복해온 그들이었지만 이런 현상을 겪는 건 처음이 맞는 것 같았다.
레벨업을 위한 레이드인 만큼 몬스터들도 다양하고 보스몹도 리젠할때마다 달라지는 게 에나힐 레이션 레이드의 묘미라고도 할 수 있었지만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치킨 녀석이 두 가지 스킬을 동시에 쓸 수 있었어?
석화에 시야 차단이라니…….
오빠. 너무 말이 안 되지 않아?!”
“흠.”
“확실히 말은 안 돼요.
에힐레(에나힐 레이션 레이드)가 최근 밸붕(밸런스 붕괴)의 조짐들이 많았지만 이건 좀
심하네요.”
리더가 짧은 생각에 잠긴 사이 봄이의 질문에 하늬가 먼저 자신의 생각을 늘어놓았다.
“심했긴 하지…. 하긴?
슬라임부터 묘하게 업그레이드 한 느낌이었으니까.
그리고 보스전에서 이미 우린 두 명이나 떨어져 나갔고 말이야.
그런데 솔직히 아직 뭐가 뭔지까지는 나도 잘 모르겠네. 음.
저기…. 청 씨와 조연 씨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이런….
뭐가 저렇게도 궁금한 게 많은 거야?
미처 생각지도 못한 질문이 여기까지 넘어와 버렸다.
내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대답을 아예 안 하기엔 좀 그렇기도 한 분위기가 조성됨에 따라 나는 대답을 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아…. ᄀ…….”
“저도 잘은 모르겠지만 레이드의 몬스터도 변함에 따라 레이드의 본질도 바뀌는 게 아닐까라
고 추측해 볼 수도 있ᄌ…….”
“아……. 아아!”
“왜 그런 생각을 못 했지?”
조연은 개인적인 의견으로 추측 정도로 그칠 거라는 생각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는데 그 한마디에 일행들이 뜻밖의 탄성을 내질렀다.
“그렇다는 건 본질부터 바뀌었다고 생각해봐도 되겠군요?”
가만히 듣고 있는 하늬도 약간 일리가 있다는 표정으로 되씹어보고 있었다.
그러자 조연은 바로 대답을 하지 않는 게 석연치 않아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니....꼭 그렇다고 ᄂ…….”
“그럼 저 치킨 녀석이 두 가지 속성의 스킬을 쓸 수도 있다는 거네, 그치. 오빠?”
늦었던 듯싶다.
이미 아무도 조연의 뒷말을 귀담아듣고 있지 않았다.
그의 표정은 지금 알아볼 수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도 상상이 갔었다.
꽤 불편한 표정이 역력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덕분에 나는 리더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아도 되었다.
오히려 내가 꺼린 대답을 그가 대신해준 것 같아 도리어 고맙게 느껴졌다.
순서를 스틸당 한 게 득이었다.
“아니지. 안 봄,”
“응? 뭐가 아니야?”
“본질이 바뀐다는 변화라는 건 몬스터에게만 일어나라는 법이 없어.
난 레이드라는 자체의 본질이 변할 수도 있다고 보는데. 어떨까?”
“아 ~ 아.
듣고 보니 그것도 그렇구나.”
이제 와서 내가 어떻게 할 수…아니, 그냥 내버려 두는 게 상책일 듯싶다.
남조연의 한 마디에 내가 사용한 스킬의 영향은 여러 상상(?)을 거쳐 스케일이 커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었다.
떠들면 떠들라 하지.
나는 내 할 일만 하면 되니까.
【 시전자의 시야가 야행성을 띱니다. 】
【 스킬의 효과가 사라질 때까지 5분 남았습니다. 】
굳이 그들의 대화를 더 들을 필요도 없었다.
이제 바삐 움직일 일만 남았다.
으, 음.
막상 토벽의 위에서 석화의 땅을 내려다보니 제법 높아 보였다.
한……. 아파트 2층보다는 조금 더 높아 보인달까?
운 나쁘면 그대로 뼈 하나 나갈 수도 있겠지.
뼈 하나쯤이야.
내가 힐러인데 무슨 걱정이야.
눈 딱 한 번 감고 뛰어내리면 된다.
주먹이 먼저 닿으면 모든 게 해결될 것이다.
【 3분 후, 스킬의 효과가 해제됩니다. 】
그사이 길지도 않은 스킬의 시간이 잡아먹힌 듯 순삭하여 짧아져 버렸다.
안 되겠다.
일단 저지르고 보자…!
후….
후….
후욱.
다급히 심호흡을 가다듬으며 나는 어둠의 안개에 몸을 맡겨야만 했었다.
신성을 머금고 있는 주먹만을 믿은 채, 앞으로 내질렀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으….
으…아아아…….
으아아아아악!
따, 땅이 보인다.
어떻게든 상체에 힘을 온전히 실어 내 주먹이 먼저 아래도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이대로면 주먹이 먼저 땅에 닿을 수 있다.
…퍽!
우두둑.
끄아아아악 - !!
흐읍…. 끅.
아팠다.
뼈의 마디 마디가 다 부서지는 느낌에 순간적으로 미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곧 입술을 질끈 씹으며 나는 비명이 커지는 것을 막았다.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받으며 정신이 금방이라도 나갈 것 같은 고통은 엄청났지만, 지금은 어떻게든 참아야만 했었다.
정신을 급히 가다듬었다.
힐…. 힐을 이따가 힐을 받으면 괜찮아…. 하, 하아. 참자 조금만 더.
【 세이커 피스트가 무기체에 닿았습니다.
스킬의 효과가 발동합니다. 】
해, 해냈다.
제삼자가 객관적인 눈으로 본다면 무식한 방법이 따로 없다고 판단할 수 있겠지만 숨길 것이 많았던 내 입장에서는 무식한 방법을 쓰면서까지 레이드의 클리어와 레벨 업을 지키는 수밖에는 없었다.
【 세이커 피스트의 성스러운 기운이 석화를 해제시킵니다. 】
하…악. 하악.
조금만 늦었으면 나조차도 또 다른 동상이 되어버리고 남았을 것이다.
쨍그랑!
어, 어어어어?
그때였다.
내 위에서 뭔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까아아악!”
이어 엄청난 비명이 한꺼번에 아래로 몰려 내려오고 있었다.
#.
일행들이 위에서 엄청난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나는 약간 얼빠진 표정과 휘둥그레진 눈으로 그 모습을 올려다보면서 내 입꼬리가 올라가고 있었다.
나만 떨어진 게 아니라서 일행들이 쌤통이냐고?
아니다.
전혀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 석화가 정지됩니다.
코카트리스의 석화가 해제되었습니다.
필드가 원래의 상태로 복구됩니다. ]
자연스레 입가에 쾌재에 가까운 미소가 번졌다.
이건 뭐 진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다이나믹급의 나이스한 타이밍이라는 단어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자칫 나만 떨어진 채로, 마지막으로 남은 단 1장의 토벽이 깨지지 않았었다면 위험했었다.
밤안개가 걷히고 나면 일행들이 위에서 떨어져 있는 나를 발견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런데 모든 게 한꺼번에 하나로 이어진 것처럼 스스로 맞아 떨어져 버렸다.
사실 난 떨어지고 난 뒤까지는 생각해보고 있지 않았었다.
석화의 시간이 촉박한 만큼 약간을 넘어서 어느샌가 될 대로 되란 식의 생각이 머리를 점령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쩐지 피스트 힐러의 클래스를 키우게 된 이후로, 복불복의 상황과 사태들이 많았지만, 끝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운이 나를 돕고 있는 것만 기분이 들 정도다.
“사, 살려줘……. 까악!”
쾅!
콰직?!!
모두 하나같이 요란하게들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거만 귀의 예상과는 달리 리더가 먼저 두 발에 힘을 주며 안전하게 착지했다.
리더는 발에 미리 땅 속성의 마랑을 휘감아 충격을 대비한 듯싶었다.
그의 발밑에는 비교적 몇 kg를 견딜 수 있는 경량급의 토마랑이 버티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그대로 그녀들을 받을 자세를 취했다.
저걸 버틸 수 있나?
날씬한 그녀들은 그렇다고 하지만 포터 남자 한 명까지는 리더 혼자서 감당하기는 벅차 보이고도 남았다.
어쩔 수 없지.
일단 아무것도 들키지 않은 김에 나는 더 이상 널브러져 있는 걸 포기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톡.
가볍게 아직 신성이 어려있는 멀쩡한 왼 주먹으로 오른 주먹을 가볍게 부딪쳤다.
【 모든 상태가 회복되었습니다. 】
새로운 시도에 대한 결심이 섰던 나는 스킬을 시전하고자 고이 접어두고만 있던 파란 창을 클릭했다.
사실 중간중간에 파란 창이 계속 알림 메시지를 울리며 나를 불렀지만 나는 애써 무시하고 있었다.
지금은 그다지 필요 없다고 생각했었다.
【 ‘빡치는 감정’의 조건이 달성되었습니다.】
【 ‘사일런트 힐’의 부가효과의 발동이 가능합니다.】
사일런트 힐은 직접적으로 주먹을 통해 휘두르지 않았지만, 그 이전단계라고 할 수 있는 감정의 조건이 충족하고도 남아버렸다.
에나힐 레이션 레이드가 실패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격정스러움.
어떻게든 실행에 옮겨야 했던 세이커 피스트 스킬에 대한 조급함.
이런 감정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불다수 대상자로 인한 전투가 아니더라도 상황적인 전개로 인해 감정의 충족 조건이 달성된다는 걸 처음으로 알았다.
만약 이런 감정들이 쌓여서 발동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나는 도박 같은 가능성을 그대로 실행에 옮기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딱 알맞게도 써야 할 순간이 찾아 왔었다.
오케이.
【 부가효과가 발동되었습니다. 】
【 ‘암흑’이 깔렸습니다. 】
“뭐, 뭐야…. 꺅!”
“아무것도……보이지 않아요.”
“이게 대체….”
일행들은 하나같이 우왕좌왕거렸다.
주위는 순식간에 어둑한 밤과 안개가 서로 합쳐진 듯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거기다 무려 바로 옆에 보이던 사람까지 검은 안개에 먹혀 시야에 보이는 건 딱히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이런 경우는 그들에게 더러 없어 보였다.
“오빠, 오빠? 거기 있는 거 맞지. 응?!”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매우 불안해졌던 봄이는 겁먹은 소리로 아무거나 함부로 더듬거릴 수 는 없지만 연신 리더를 불러대었다.
“으, 응. 봄이 너도 괜찮은 거지?”
“난 괜찮은 거 같아.
그런데 이게 뭐야?
이런 스킬 같은 현상은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에나힐 레이션 레이드를 몇 번이나 반복해온 그들이었지만 이런 현상을 겪는 건 처음이 맞는 것 같았다.
레벨업을 위한 레이드인 만큼 몬스터들도 다양하고 보스몹도 리젠할때마다 달라지는 게 에나힐 레이션 레이드의 묘미라고도 할 수 있었지만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치킨 녀석이 두 가지 스킬을 동시에 쓸 수 있었어?
석화에 시야 차단이라니…….
오빠. 너무 말이 안 되지 않아?!”
“흠.”
“확실히 말은 안 돼요.
에힐레(에나힐 레이션 레이드)가 최근 밸붕(밸런스 붕괴)의 조짐들이 많았지만 이건 좀
심하네요.”
리더가 짧은 생각에 잠긴 사이 봄이의 질문에 하늬가 먼저 자신의 생각을 늘어놓았다.
“심했긴 하지…. 하긴?
슬라임부터 묘하게 업그레이드 한 느낌이었으니까.
그리고 보스전에서 이미 우린 두 명이나 떨어져 나갔고 말이야.
그런데 솔직히 아직 뭐가 뭔지까지는 나도 잘 모르겠네. 음.
저기…. 청 씨와 조연 씨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이런….
뭐가 저렇게도 궁금한 게 많은 거야?
미처 생각지도 못한 질문이 여기까지 넘어와 버렸다.
내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대답을 아예 안 하기엔 좀 그렇기도 한 분위기가 조성됨에 따라 나는 대답을 하지 않을 수도 없었다.
“아…. ᄀ…….”
“저도 잘은 모르겠지만 레이드의 몬스터도 변함에 따라 레이드의 본질도 바뀌는 게 아닐까라
고 추측해 볼 수도 있ᄌ…….”
“아……. 아아!”
“왜 그런 생각을 못 했지?”
조연은 개인적인 의견으로 추측 정도로 그칠 거라는 생각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는데 그 한마디에 일행들이 뜻밖의 탄성을 내질렀다.
“그렇다는 건 본질부터 바뀌었다고 생각해봐도 되겠군요?”
가만히 듣고 있는 하늬도 약간 일리가 있다는 표정으로 되씹어보고 있었다.
그러자 조연은 바로 대답을 하지 않는 게 석연치 않아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니....꼭 그렇다고 ᄂ…….”
“그럼 저 치킨 녀석이 두 가지 속성의 스킬을 쓸 수도 있다는 거네, 그치. 오빠?”
늦었던 듯싶다.
이미 아무도 조연의 뒷말을 귀담아듣고 있지 않았다.
그의 표정은 지금 알아볼 수 없었지만, 왠지 모르게도 상상이 갔었다.
꽤 불편한 표정이 역력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덕분에 나는 리더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아도 되었다.
오히려 내가 꺼린 대답을 그가 대신해준 것 같아 도리어 고맙게 느껴졌다.
순서를 스틸당 한 게 득이었다.
“아니지. 안 봄,”
“응? 뭐가 아니야?”
“본질이 바뀐다는 변화라는 건 몬스터에게만 일어나라는 법이 없어.
난 레이드라는 자체의 본질이 변할 수도 있다고 보는데. 어떨까?”
“아 ~ 아.
듣고 보니 그것도 그렇구나.”
이제 와서 내가 어떻게 할 수…아니, 그냥 내버려 두는 게 상책일 듯싶다.
남조연의 한 마디에 내가 사용한 스킬의 영향은 여러 상상(?)을 거쳐 스케일이 커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었다.
떠들면 떠들라 하지.
나는 내 할 일만 하면 되니까.
【 시전자의 시야가 야행성을 띱니다. 】
【 스킬의 효과가 사라질 때까지 5분 남았습니다. 】
굳이 그들의 대화를 더 들을 필요도 없었다.
이제 바삐 움직일 일만 남았다.
으, 음.
막상 토벽의 위에서 석화의 땅을 내려다보니 제법 높아 보였다.
한……. 아파트 2층보다는 조금 더 높아 보인달까?
운 나쁘면 그대로 뼈 하나 나갈 수도 있겠지.
뼈 하나쯤이야.
내가 힐러인데 무슨 걱정이야.
눈 딱 한 번 감고 뛰어내리면 된다.
주먹이 먼저 닿으면 모든 게 해결될 것이다.
【 3분 후, 스킬의 효과가 해제됩니다. 】
그사이 길지도 않은 스킬의 시간이 잡아먹힌 듯 순삭하여 짧아져 버렸다.
안 되겠다.
일단 저지르고 보자…!
후….
후….
후욱.
다급히 심호흡을 가다듬으며 나는 어둠의 안개에 몸을 맡겨야만 했었다.
신성을 머금고 있는 주먹만을 믿은 채, 앞으로 내질렀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으….
으…아아아…….
으아아아아악!
따, 땅이 보인다.
어떻게든 상체에 힘을 온전히 실어 내 주먹이 먼저 아래도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이대로면 주먹이 먼저 땅에 닿을 수 있다.
…퍽!
우두둑.
끄아아아악 - !!
흐읍…. 끅.
아팠다.
뼈의 마디 마디가 다 부서지는 느낌에 순간적으로 미치는 줄 알았다.
하지만 곧 입술을 질끈 씹으며 나는 비명이 커지는 것을 막았다.
그 충격을 고스란히 받으며 정신이 금방이라도 나갈 것 같은 고통은 엄청났지만, 지금은 어떻게든 참아야만 했었다.
정신을 급히 가다듬었다.
힐…. 힐을 이따가 힐을 받으면 괜찮아…. 하, 하아. 참자 조금만 더.
【 세이커 피스트가 무기체에 닿았습니다.
스킬의 효과가 발동합니다. 】
해, 해냈다.
제삼자가 객관적인 눈으로 본다면 무식한 방법이 따로 없다고 판단할 수 있겠지만 숨길 것이 많았던 내 입장에서는 무식한 방법을 쓰면서까지 레이드의 클리어와 레벨 업을 지키는 수밖에는 없었다.
【 세이커 피스트의 성스러운 기운이 석화를 해제시킵니다. 】
하…악. 하악.
조금만 늦었으면 나조차도 또 다른 동상이 되어버리고 남았을 것이다.
쨍그랑!
어, 어어어어?
그때였다.
내 위에서 뭔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까아아악!”
이어 엄청난 비명이 한꺼번에 아래로 몰려 내려오고 있었다.
#.
일행들이 위에서 엄청난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나는 약간 얼빠진 표정과 휘둥그레진 눈으로 그 모습을 올려다보면서 내 입꼬리가 올라가고 있었다.
나만 떨어진 게 아니라서 일행들이 쌤통이냐고?
아니다.
전혀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 석화가 정지됩니다.
코카트리스의 석화가 해제되었습니다.
필드가 원래의 상태로 복구됩니다. ]
자연스레 입가에 쾌재에 가까운 미소가 번졌다.
이건 뭐 진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다이나믹급의 나이스한 타이밍이라는 단어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자칫 나만 떨어진 채로, 마지막으로 남은 단 1장의 토벽이 깨지지 않았었다면 위험했었다.
밤안개가 걷히고 나면 일행들이 위에서 떨어져 있는 나를 발견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런데 모든 게 한꺼번에 하나로 이어진 것처럼 스스로 맞아 떨어져 버렸다.
사실 난 떨어지고 난 뒤까지는 생각해보고 있지 않았었다.
석화의 시간이 촉박한 만큼 약간을 넘어서 어느샌가 될 대로 되란 식의 생각이 머리를 점령하고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쩐지 피스트 힐러의 클래스를 키우게 된 이후로, 복불복의 상황과 사태들이 많았지만, 끝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운이 나를 돕고 있는 것만 기분이 들 정도다.
“사, 살려줘……. 까악!”
쾅!
콰직?!!
모두 하나같이 요란하게들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릴 거만 귀의 예상과는 달리 리더가 먼저 두 발에 힘을 주며 안전하게 착지했다.
리더는 발에 미리 땅 속성의 마랑을 휘감아 충격을 대비한 듯싶었다.
그의 발밑에는 비교적 몇 kg를 견딜 수 있는 경량급의 토마랑이 버티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그대로 그녀들을 받을 자세를 취했다.
저걸 버틸 수 있나?
날씬한 그녀들은 그렇다고 하지만 포터 남자 한 명까지는 리더 혼자서 감당하기는 벅차 보이고도 남았다.
어쩔 수 없지.
일단 아무것도 들키지 않은 김에 나는 더 이상 널브러져 있는 걸 포기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톡.
가볍게 아직 신성이 어려있는 멀쩡한 왼 주먹으로 오른 주먹을 가볍게 부딪쳤다.
【 모든 상태가 회복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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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힐러 맞아?! 이건 너무 무식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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