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의 화살
조회 : 1,357 추천 : 0 글자수 : 4,247 자 2023-12-16
비 한 방울이 손바닥을 적시자마자, 그녀는 반사적으로 입 밖으로 짧은 비명을 호소하며 그 손바닥을 살펴보기 바빴다.
“무슨 일이에요, 봄이 언니?”
“소…손이 아파.”
그녀의 표정을 보아하니. 잠깐 아픈 것도 아닌 듯했었다.
석화, 아니면 산성……비라도 되는 건가?
일반 비가 아니라는 추측까지 들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더욱 궁금증만 늘어났다.
어디…….
나도 은근슬쩍 손을 내밀어 보았다.
“하, 하지 마!”
움찔.
순간적으로 놀란 나는 봄이가 지른 소리에 놀라 행동을 멈추며 고개를 돌려보았다.
“손 내밀지 마. 하늬!”
나는 그녀가 나한테 소리친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그녀는 소리를 지르며 하늬의 행동을 막고 있었다.
“봄이……언니?”
“절대 만지지 마. 알겠어?
오빠! 오빠는 어서 우리 전체를 보호할 수 있는 방어 ᄇ……”
≪ 니들 어스(Needle earth). ≫
드드…. 득
쿠쿠쿠…….
몸이 균형이 흔들리며 발밑의 땅이 요란한 움직임을 보였다.
봄이가 한 번 더 닦달도 채 하기도 전에 리더의 토마랑의 스킬이 발동한 듯싶었다.
요란한 흔들림 사이로 각자의 앞에서는 산봉우리 모양의 기둥들이 솟아올랐다.
우리를 가두는 형태였지만 그 기둥들은 일종의 방어막인 셈이었다.
그 기둥들이 자리를 잡는 동안은 가만히 있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자칫 기둥에서 쫓겨나거나 운이 나쁘면 찔릴 수도 있었다.
미리 조심해서 나쁠 건 없었다.
드득……. 쿵!
그리고 1분도 채 되지 않아 기둥의 움직임은 멈췄다.
머리 높이 솟은 기둥들은 원처럼 주위를 삥 둘러선 진짜 보호막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
기둥과 기둥 사이의 아주 좁은 틈새도 있었지만, 그 좁은 틈새는 토마랑의 마랑이 흐르고 있는 듯 마나의 흐름이 느껴졌었다.
“휴. 좋아. 이제 웬만해선 지금 내리는 비조차도 이 안에 들어오지 못할 거야.
그건 그렇고. 아까부터 봄이 넌 또 왜 호들갑이야?”
방어선이 일단락지어지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시선은 봄이에게로 몰렸다.
그러자 그녀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한 손을 꼭 감싼 던 부분을 서서히 풀어봐 주었다.
스르르르.
“손에 무슨 짓을 한 거야. 안 봄?!”
“봄이…언니? 손이 왜 그런 거예요!?”
“이게 대체…….”
다들 그녀가 펼친 손을 보자마자 황당한 기색과 더불어 봇물이 터지듯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중 나도 할 말을 잇질 못했다.
“으, 으…. 사실 손이 접히지도 펴지지도 않아.”
봄이는 처음 빗방울을 맞은 자리가 살짝 따끔했지만, 그 따끔거림만 가라앉으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있어 인지, 그녀는 자신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했을 뻔한 하늬를 말림으로써 2차적인 확산을 막을 순 있었다.
봄이의 오른손바닥은 제대로 펴지지도 않은 채, 반쯤 웅크려 쥐어져 있었다.
마치 그대로 뻣뻣이 굳어버린 것만 같았다.
“저기…. 경태 오빠.
봄이 언니 손바닥을 자세히 한 번 보세요.”
하늬가 아주 작은 단서라도 발견한 듯 봄이의 손을 그의 눈 바로 앞에 가져다 대었다.
“대체 뭐가 어떻다는…………? 응?!
이건 서, 석화잖아!?”
석……화!
그렇다는 건…….
“오빠의 말이 맞아.
조금 전부터 빗방울이 떨어졌잖아.
비가 맞는지 궁금해서 확인하려고 손을 내밀었다가 만졌더니 이렇게 되어버렸어….
처음엔 손바닥만 따끔거려서 몰랐어.
하늬도 만지려고 했는데 말리길 잘한 거 같아…. 으으.”
봄이의 빠른 대처로 2차 확산까지 막을 수 있었던 건 그나마 다행이었다.
“고마워요. 봄이 언니.”
“아니야. 운이 좋았던 거지…. 히힛.”
콩!
“아얏!”
실실 웃는 봄이의 이마에 리더는 가볍게 딱밤을 때렸다.
“그게 웃을 일이야?
그렇다는 건 다시 석화가 비로 시작되었다는 건데…….”
그리고 맞은 부분만 석화로 굳어버릴 뿐. 몸 전체로 장악은 하지 않는 듯싶었다.
“헬도 하울링으로 석화 비를 경고해 주고 싶었던 거야, 그치. 오빠?”
“그래. 이 맹추야.
마스터인 넌 그러고도 석화 비도 처맞았고 말았지. 으이구. 잘한다 ~ ”
“…………….”
봄이는 일시적으로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렸다.
자신의 소환수가 미리 경고했지만, 마스터라는 사람만이 석화에 본보기로 당했으니 참 아이러니한 광경이었다.
“당분간 봄이는 헬에게 남은 마력만 잘 공급해주기만 해.
그것 말고는 움직이지 마. 알겠어?”
“으, 응. 그런데 오빠…. 나 이제 MP포션도 없어.”
“뭐…? 하늬는?!”
급작스럽지만 잔여의 포션들을 체크하는 그였다.
“저도 MP포션은 1개 남아있어요.”
그리고 나와 남조연에겐 물을 필요도 없었다.
포터는 짐꾼일 뿐이지.
HP포션은 소지했을지 몰라도 MP포션까지는 가지고 레이드에 임할 필요까지는 없었다.
하지만…….
난 예외란 말씀이야. 훗.
피스트 힐러의 스킬의 연동되고 있는 이상 당연히 MP포션까지 소지하고 있었다.
레이드 안에선 언젠가는 쓸 일이 생기고도 남을 일이다.
그리고 이번 에나힐 레이션을 뛰어보고 난 이후야 그들이 MP포션을 챙길만큼 챙겼어도 지금 모자란 현상을 알고도 남았다.
레이드 안의 기본의 틀은 언제 어디서부터 바뀔지 모른다.
그게 오늘이 될 수도 있고 내일이 될 수도 있다.
그들이 운이 나빴던 것도 한몫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번이 마지막 전투가 되겠네.
그럼 밖의 상황부터 살펴보ᄀ…….”
“오빠. 그건 나도 그러고 싶은데….
사실 석화 비가 그칠 생각을 안 하니까 안개까지 겹쳐서 그런지 틈 사이로 보려고 해도
뿌옇게 흐려서 밖이 잘 보이질 않아.”
한 마디로밖에 상황이 어떤지 알 수 없어서 답답했다.
어쩌면 코카트리스가 노린 노림수의 한 수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뾰족한 수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피슉.
슈아아악 - !
피슉.
화……화살 소리?!
≪ 리 블루 디 시오(Le Bleu du ciel). ≫
번 – 쩍!
기둥과 기둥 사이에서 출저를 다 알지 못한 푸른 섬광이 눈 깜작할 사이에 번뜩이며 지나갔다.
“무…. 무슨 일이…….”
“저도 모르겠어요.”
이 파티에서 남은 인원 중 눈치 빠르다고 생각한 하늬도 지레짐작조차 가지 않는 모양새로 여전히 무표정만이 감돌았다.
이 정도면 사실 비가 오면서 번개라도 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법했다.
“밖이 안 보이는데 뭐가 어떻게 돌아오는지 어떻게 알……. 어…. 어어어?!
헤…헤헤…. 헬이 보여!”
“헬이 보인다고?!”
봄이의 단 한마디에 모두 너 나 할 것 없이 틈새로 눈동자를 굴러대기에 연연했다.
보였다.
그녀의 말대로 헬의 모습이 확연히 눈동자에 담겼다.
헬은 온몸에 불을 두른 채, 필드를 뛰어다니고 있었다.
몸을 두른 불 덕분인지 석화의 빗방울들은 헬의 몸에 접촉하자마자 수증기가 되어 사라져버린 듯싶었다.
하지만 정작 코카트리스의 모습은 시야에서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헬은 왜 저리 뛰어다니는 거야….
금방 지치고 말겠어……. 힝.
오빠. 우린 비 때문에 여길 나갈 수도 없는 거야. 이젠?”
기둥의 방어벽에 둘러싸여 안에 있는 만큼은 안전했지만 헬에겐 직접적인 작전개입은 힘든 상태에 놓였던 봄이는 답답함을 호소했다.
“음…….”
무작정 그러니. 리더도 막연한 처지에 놓였다.
나 혼자라면….
성력을 몸에 두르고 이른 시간 안에 전투를 끝내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진짜 나 혼자만이었을 때의 해당 사항일 뿐이었다.
[ 띠링. ]
[ 레이드 파티 보이스 채팅이 활성화되었습니다. ]
……………?
[ 그만 밖으로 나오셔도 무방합니다. ]
수아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이상했다.
레이드 안에서 파티를 맺었긴 했었다.
반면, 근력이 사사건건 방해와 같잖은 짓으로 타협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지금 수아는 그런 방해 공작에도 아무렇지 않게 말을 걸어왔다.
[ 잠, 잠시만요. 그게 무슨 소립니까? ]
밑도 끝도 없이 나와도 된다니…….
리더도 쉽게 의심을 거두지 못하면서 함부로 나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 아……. 아. 저의 파티 원이었던 근력인가 뭔가 그 사람이라면 신경 쓰지 마세요.
그라면 이미 움직일 수 없는 상황입니다. ]
[ 그 말뜻은……!]
굳이 확인사살까지도 할 필요 없었다.
이미 앞에 있었던 석화의 제물이 되었다는 말투에 가까웠다.
[ 와…. 진짜 그 우락부락 아저씨도 유리 언니처럼 되었다고? 대박! ]
[ …………… . ]
[ 흠, 흠! ]
봄이의 쓸데없는 개입에 분위기의 흐름만 어색하게 되었다.
리더는 일부러 헛기침하며 다시 원래의 이야기의 흐름으로 돌아가고자 애를 썼다.
[ 왜…?! 내가 틀린 말도 한 게 아니잖아. ]
[ 하아…. 안 봄. ]
[ 봄이 언니. 낄낄빠빠도 할 줄 모르시는 건 아니지요? ]
[ ………. ]
봄이가 눈치 없을 때가 많은 편이었지만 아예 찍히고 싶은 건 사양하고 싶은 눈치였다.
[ 알았어…. 저는 빠져 줄게요. ]
[ 그럼 저흰 하던 이야기를 마저 할까요? 수아 님? ]
[ 네. 그대로 이제 밖으로 나오셔도 안전합니다.
그쪽 방어벽은 물론이고 필드 전체에 축복 이상의 버프 스킬을 걸었습니다. ]
[ 버프 스킬이라니….
설마 방금 번쩍이던 광채 말입니까? ]
아…. 아, 앗.
맞았구나.
“무슨 일이에요, 봄이 언니?”
“소…손이 아파.”
그녀의 표정을 보아하니. 잠깐 아픈 것도 아닌 듯했었다.
석화, 아니면 산성……비라도 되는 건가?
일반 비가 아니라는 추측까지 들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더욱 궁금증만 늘어났다.
어디…….
나도 은근슬쩍 손을 내밀어 보았다.
“하, 하지 마!”
움찔.
순간적으로 놀란 나는 봄이가 지른 소리에 놀라 행동을 멈추며 고개를 돌려보았다.
“손 내밀지 마. 하늬!”
나는 그녀가 나한테 소리친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그녀는 소리를 지르며 하늬의 행동을 막고 있었다.
“봄이……언니?”
“절대 만지지 마. 알겠어?
오빠! 오빠는 어서 우리 전체를 보호할 수 있는 방어 ᄇ……”
≪ 니들 어스(Needle earth). ≫
드드…. 득
쿠쿠쿠…….
몸이 균형이 흔들리며 발밑의 땅이 요란한 움직임을 보였다.
봄이가 한 번 더 닦달도 채 하기도 전에 리더의 토마랑의 스킬이 발동한 듯싶었다.
요란한 흔들림 사이로 각자의 앞에서는 산봉우리 모양의 기둥들이 솟아올랐다.
우리를 가두는 형태였지만 그 기둥들은 일종의 방어막인 셈이었다.
그 기둥들이 자리를 잡는 동안은 가만히 있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자칫 기둥에서 쫓겨나거나 운이 나쁘면 찔릴 수도 있었다.
미리 조심해서 나쁠 건 없었다.
드득……. 쿵!
그리고 1분도 채 되지 않아 기둥의 움직임은 멈췄다.
머리 높이 솟은 기둥들은 원처럼 주위를 삥 둘러선 진짜 보호막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
기둥과 기둥 사이의 아주 좁은 틈새도 있었지만, 그 좁은 틈새는 토마랑의 마랑이 흐르고 있는 듯 마나의 흐름이 느껴졌었다.
“휴. 좋아. 이제 웬만해선 지금 내리는 비조차도 이 안에 들어오지 못할 거야.
그건 그렇고. 아까부터 봄이 넌 또 왜 호들갑이야?”
방어선이 일단락지어지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시선은 봄이에게로 몰렸다.
그러자 그녀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한 손을 꼭 감싼 던 부분을 서서히 풀어봐 주었다.
스르르르.
“손에 무슨 짓을 한 거야. 안 봄?!”
“봄이…언니? 손이 왜 그런 거예요!?”
“이게 대체…….”
다들 그녀가 펼친 손을 보자마자 황당한 기색과 더불어 봇물이 터지듯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중 나도 할 말을 잇질 못했다.
“으, 으…. 사실 손이 접히지도 펴지지도 않아.”
봄이는 처음 빗방울을 맞은 자리가 살짝 따끔했지만, 그 따끔거림만 가라앉으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있어 인지, 그녀는 자신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했을 뻔한 하늬를 말림으로써 2차적인 확산을 막을 순 있었다.
봄이의 오른손바닥은 제대로 펴지지도 않은 채, 반쯤 웅크려 쥐어져 있었다.
마치 그대로 뻣뻣이 굳어버린 것만 같았다.
“저기…. 경태 오빠.
봄이 언니 손바닥을 자세히 한 번 보세요.”
하늬가 아주 작은 단서라도 발견한 듯 봄이의 손을 그의 눈 바로 앞에 가져다 대었다.
“대체 뭐가 어떻다는…………? 응?!
이건 서, 석화잖아!?”
석……화!
그렇다는 건…….
“오빠의 말이 맞아.
조금 전부터 빗방울이 떨어졌잖아.
비가 맞는지 궁금해서 확인하려고 손을 내밀었다가 만졌더니 이렇게 되어버렸어….
처음엔 손바닥만 따끔거려서 몰랐어.
하늬도 만지려고 했는데 말리길 잘한 거 같아…. 으으.”
봄이의 빠른 대처로 2차 확산까지 막을 수 있었던 건 그나마 다행이었다.
“고마워요. 봄이 언니.”
“아니야. 운이 좋았던 거지…. 히힛.”
콩!
“아얏!”
실실 웃는 봄이의 이마에 리더는 가볍게 딱밤을 때렸다.
“그게 웃을 일이야?
그렇다는 건 다시 석화가 비로 시작되었다는 건데…….”
그리고 맞은 부분만 석화로 굳어버릴 뿐. 몸 전체로 장악은 하지 않는 듯싶었다.
“헬도 하울링으로 석화 비를 경고해 주고 싶었던 거야, 그치. 오빠?”
“그래. 이 맹추야.
마스터인 넌 그러고도 석화 비도 처맞았고 말았지. 으이구. 잘한다 ~ ”
“…………….”
봄이는 일시적으로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렸다.
자신의 소환수가 미리 경고했지만, 마스터라는 사람만이 석화에 본보기로 당했으니 참 아이러니한 광경이었다.
“당분간 봄이는 헬에게 남은 마력만 잘 공급해주기만 해.
그것 말고는 움직이지 마. 알겠어?”
“으, 응. 그런데 오빠…. 나 이제 MP포션도 없어.”
“뭐…? 하늬는?!”
급작스럽지만 잔여의 포션들을 체크하는 그였다.
“저도 MP포션은 1개 남아있어요.”
그리고 나와 남조연에겐 물을 필요도 없었다.
포터는 짐꾼일 뿐이지.
HP포션은 소지했을지 몰라도 MP포션까지는 가지고 레이드에 임할 필요까지는 없었다.
하지만…….
난 예외란 말씀이야. 훗.
피스트 힐러의 스킬의 연동되고 있는 이상 당연히 MP포션까지 소지하고 있었다.
레이드 안에선 언젠가는 쓸 일이 생기고도 남을 일이다.
그리고 이번 에나힐 레이션을 뛰어보고 난 이후야 그들이 MP포션을 챙길만큼 챙겼어도 지금 모자란 현상을 알고도 남았다.
레이드 안의 기본의 틀은 언제 어디서부터 바뀔지 모른다.
그게 오늘이 될 수도 있고 내일이 될 수도 있다.
그들이 운이 나빴던 것도 한몫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번이 마지막 전투가 되겠네.
그럼 밖의 상황부터 살펴보ᄀ…….”
“오빠. 그건 나도 그러고 싶은데….
사실 석화 비가 그칠 생각을 안 하니까 안개까지 겹쳐서 그런지 틈 사이로 보려고 해도
뿌옇게 흐려서 밖이 잘 보이질 않아.”
한 마디로밖에 상황이 어떤지 알 수 없어서 답답했다.
어쩌면 코카트리스가 노린 노림수의 한 수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뾰족한 수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피슉.
슈아아악 - !
피슉.
화……화살 소리?!
≪ 리 블루 디 시오(Le Bleu du ciel). ≫
번 – 쩍!
기둥과 기둥 사이에서 출저를 다 알지 못한 푸른 섬광이 눈 깜작할 사이에 번뜩이며 지나갔다.
“무…. 무슨 일이…….”
“저도 모르겠어요.”
이 파티에서 남은 인원 중 눈치 빠르다고 생각한 하늬도 지레짐작조차 가지 않는 모양새로 여전히 무표정만이 감돌았다.
이 정도면 사실 비가 오면서 번개라도 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법했다.
“밖이 안 보이는데 뭐가 어떻게 돌아오는지 어떻게 알……. 어…. 어어어?!
헤…헤헤…. 헬이 보여!”
“헬이 보인다고?!”
봄이의 단 한마디에 모두 너 나 할 것 없이 틈새로 눈동자를 굴러대기에 연연했다.
보였다.
그녀의 말대로 헬의 모습이 확연히 눈동자에 담겼다.
헬은 온몸에 불을 두른 채, 필드를 뛰어다니고 있었다.
몸을 두른 불 덕분인지 석화의 빗방울들은 헬의 몸에 접촉하자마자 수증기가 되어 사라져버린 듯싶었다.
하지만 정작 코카트리스의 모습은 시야에서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헬은 왜 저리 뛰어다니는 거야….
금방 지치고 말겠어……. 힝.
오빠. 우린 비 때문에 여길 나갈 수도 없는 거야. 이젠?”
기둥의 방어벽에 둘러싸여 안에 있는 만큼은 안전했지만 헬에겐 직접적인 작전개입은 힘든 상태에 놓였던 봄이는 답답함을 호소했다.
“음…….”
무작정 그러니. 리더도 막연한 처지에 놓였다.
나 혼자라면….
성력을 몸에 두르고 이른 시간 안에 전투를 끝내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진짜 나 혼자만이었을 때의 해당 사항일 뿐이었다.
[ 띠링. ]
[ 레이드 파티 보이스 채팅이 활성화되었습니다. ]
……………?
[ 그만 밖으로 나오셔도 무방합니다. ]
수아의 목소리였다.
하지만 이상했다.
레이드 안에서 파티를 맺었긴 했었다.
반면, 근력이 사사건건 방해와 같잖은 짓으로 타협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지금 수아는 그런 방해 공작에도 아무렇지 않게 말을 걸어왔다.
[ 잠, 잠시만요. 그게 무슨 소립니까? ]
밑도 끝도 없이 나와도 된다니…….
리더도 쉽게 의심을 거두지 못하면서 함부로 나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 아……. 아. 저의 파티 원이었던 근력인가 뭔가 그 사람이라면 신경 쓰지 마세요.
그라면 이미 움직일 수 없는 상황입니다. ]
[ 그 말뜻은……!]
굳이 확인사살까지도 할 필요 없었다.
이미 앞에 있었던 석화의 제물이 되었다는 말투에 가까웠다.
[ 와…. 진짜 그 우락부락 아저씨도 유리 언니처럼 되었다고? 대박! ]
[ …………… . ]
[ 흠, 흠! ]
봄이의 쓸데없는 개입에 분위기의 흐름만 어색하게 되었다.
리더는 일부러 헛기침하며 다시 원래의 이야기의 흐름으로 돌아가고자 애를 썼다.
[ 왜…?! 내가 틀린 말도 한 게 아니잖아. ]
[ 하아…. 안 봄. ]
[ 봄이 언니. 낄낄빠빠도 할 줄 모르시는 건 아니지요? ]
[ ………. ]
봄이가 눈치 없을 때가 많은 편이었지만 아예 찍히고 싶은 건 사양하고 싶은 눈치였다.
[ 알았어…. 저는 빠져 줄게요. ]
[ 그럼 저흰 하던 이야기를 마저 할까요? 수아 님? ]
[ 네. 그대로 이제 밖으로 나오셔도 안전합니다.
그쪽 방어벽은 물론이고 필드 전체에 축복 이상의 버프 스킬을 걸었습니다. ]
[ 버프 스킬이라니….
설마 방금 번쩍이던 광채 말입니까? ]
아…. 아, 앗.
맞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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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기힐러 맞아?! 이건 너무 무식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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