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2)
조회 : 881 추천 : 0 글자수 : 4,269 자 2024-02-10
우리들은 주위를 연신 두리번거리기에 바빴다.
방법은 좋았지만, 막상 그대로 실행에 옮기려고 하니 첫 단추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하늬의 말대로 헬이 원하는 자리에 발판을 만들어 주면 그만인 것이 기정사실과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 까지나 말로만 나열하기 쉬울 뿐, 전달받을 대상자는 먼발치에서 정신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적당히 내 말 좀 들으라니까!”
- 컹. 컹. 컹!
말을 듣기는커녕, 봄이와 헬은 서로의 주관만 내세우며 아직도 옥신각신하는 소리가 우리와 점점 가까워질수록 닿고 있었다.
“아, 아직도 저러고 있었던 거야, 봄이 녀석…?”
“봄이 언니라면 그러고도 남을지도 모르겠네요.”
반면, 하늬는 이 정도는 예상했다는 듯한 역력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뭐. 은근히 알 것 같기도….
나는 엘리멘탈 리스트로 활동할 때가 문득 떠올랐다.
정령을 계약, 소환하고 감응하여 친화력을 키워 의사소통하며, 정령을 느낀다.
때론 의지되는 친구처럼. 나눌 수 있는 가족처럼, 생동감이 넘치는 한 생명처럼.
그리고 상급의 계약된 정령일수록 말을 잘 듣지 않았다.
그 녀석들 SP(정령의 마력)는 더럽게 빨아먹었지.
무슨 피(?)에 굶주린 모기들도 아니고 말이야?
꼭 매번 까지는, 아니었지만 종종 그랬다.
친화력이 무조건 높다고 해서 좋은 것도 아닌 게 실감이 날 정도로 각자의 개성이 뚜렷이 드러나면서 제멋대로 굴기 시작했었다.
한번은 짜놓은 작전을 엎어버리는 바람에 뒷수습에 진땀을 빼는가 하면은 심술 고약한 녀석도 있었다.
아…. 앗
기억난다.
그 녀석도 장난 아니었었지.
진짜….
소환에 일부러 응하지 않는 녀석 때문에 식겁한 적이 떠올랐다.
마스터의 입장에서보면 별것 같지 않은 일도 정령에겐 비수급은 아니더라도 바늘로 콕콕 찌르는 데미지를 주는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았다.
정령과 마스터 사이도 처음부터 잘 굴러가지 않았는데 저 둘의 사이는 오죽할까…?
헬과 의견이 맞지 않아 싸우는 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안 봄!”
타협이 되지 않는 둘을 보며 잠깐 회상에 빠져 있는 사이 리더가 그녀를 불렀다.
“아니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는 거야, 헬!
그게 아니라ᄂ…. 응? 오, 오빠?!”
자신과 헬에게 모든 걸 맡겼다고 생각하고 있던 봄이는 그의 느닷없는 부름에 마치 놀란 토끼 눈처럼 부릅떴었다.
눈치를 보고 있었다.
“반응이 왜 저래?”
이런 반응을 원한 게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는 마치 찔린다는 반응에 가까웠다.
헬을 통해 보스몬스터에 대한 공격권을 먼저 준 게 언제인데 아직도 제자리걸음인 게 봄이는 신경이 쓰여 안절부절거리지 못하는 것 같았다.
대답만 철석같이 잘한 거려나?
“오, 오 오 오빠. 조금만 기다려 봐.
이건 그러니까. 헬이…헬이…헬이……….”
제대로 설명하기는 글러버린 모양이다.
헬이라는 단어에서 좀처럼 말은 나아가기는커녕, 빠져나가지도 못했다.
- 컹!!
그러자 헬의 표정을 험악하게 일그러지며 마스터를 향해 사납게 울부짖었다.
억울하다는 듯이 으르렁거릴 때마다 날카로운 송곳니가 드러났었다.
“저러다 일이 커지겠는데요.”
그는 말을 붙이려다 되려 기름을 더 부은 꼴이 된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이게 아닌데….
안 봄. 그만 됐으니까. 헬이나 먼저 진정시켜 봐?”
일단은 말리고 봐야 했다.
언제 3~4차전까지 갈지 모를 일이기에 격조 된 흥분에 쌓인 감정을 다운시키는 게 시급했었다.
그사이 우리는 몇 걸음도 안 돼, 떨어져 있는 봄이와 헬의 옆에 무난히 올 수 있었다.
그리고 1분 남짓 지났을 정도였다.
헬은 흥분이 어느 정도 가라 앉았는 지, 엉덩이를 내려앉아 있었다.
“이제 됐어. 오빠.”
봄이는 헬과의 기 싸움으로 약간 기진맥진한 표정과 더불어 주눅마저 들어 보였다.
“이 바보야!”
콩.
“아야야. 아프잖아. 오빠!”
“하아. 그럼 아파야지.
아픈 걸 느껴야 정신 좀 차릴 거 아냐?”
하긴.
봄이가 정신을 차려야 헬에게 시도를 해볼 수 있었다.
“의외인데요. 리더 오빠.”
“응? 뭐, 뭐가?!”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늬는 그의 행동을 보고 예상이 빗나갔던지 무심결에 뱉은 말인 것 같았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계속 여동생에게 머문 터라. 하늬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던 건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
음. 뭐 때론 한 없이 부드러운 것보다야 저게 낫지 않겠어?
마냥 부드러워선 될 일도 망칠 수도 있었다.
“그래서 맡길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왜 부른 건데?”
봄이는 살짝 뾰로통해져서 볼살이 듬뿍 부어올라선 틱틱거렸다.
“정확히 너한테 볼일이 있는 건 아닌데?”
“응?!”
그는 보란 듯이 헬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 컹?
그 시선은 꽤 따가웠었던 모양이다.
다시 평온을 찾은 헬이 반사적으로 그를 빤히 보았다.
한 층 순해진 표정은 뭔가 아주 순수해 보일 정도였다.
“뭐, 뭐 뭐야아아앗. 그 표정은!”
평소의 평범하기 짝이 없는 오빠의 표정이 아니었다.
아주 꺼림칙한 기분이 들었다.
저런 표정은 음모(?)를 꾸미고 있는 의도적인 접근일 때만 나오는 특유의 표정과 흡사했다.
“기, 기분 나빠아아아아!!”
그 정도인가?
난 그렇게까지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가 좀 오묘한 표정을 지으며 헬을 향해 씩하고 웃고 있는 것 맞았지만 그건 다 작전을 위한 것이었다.
그는 헬과의 사이가 당연히 마스터인 여동생만큼이나 말이 통한다거나 가까운 사이가 아닌 만큼 호감을 심어 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 컹….
“그만 봐! 헬이 부담스러워하잖아.”
봄이는 다급히 헬의 앞을 막아섰다.
헬은 그에게서 위험을 감지하지 않았지만 봄이는 께름칙한 느낌에 어떻게든 지금의 오빠에게선 헬을 떨어뜨려 놓고 싶었다.
“아니. 내가 그렇게 수상하게 굴었나?
봄이 넌 왜 예민하게 왜 그래….”
오히려 그가 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었다.
“표정부터 좀 고치고 말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리더 오빠.”
“으, 응?”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둘 다 왜 저러는지 도통 모르겠는데…….
하니마저도 리더의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지적하는 것에 일절 망설임이 없는 아주 무미건조한 말투였다.
“하늬까지?
대체 내 표정이 뭐 어쨌다고 그러는 거야!”
그의 기막힘에 나도 덩달아 고개를 끄덕였다.
“꼭 듣고 싶으세요?”
“그, 그래. 한 번 마, 말해 봐.”
“능구렁이같이 능글스럽게 웃고 있어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번엔 봄이가 격하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 하하.”
그는 순간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작전 한 번 실천하려다가 이제 하다못해 이상한 사람으로 낙인까지 찍혀버릴 문턱에까지 와버렸으니 그럴 만도 했었다.
“아하하하…. 하여간 평소에 잘해줘도 다 부질없다니까.”
“오빠가 언제 나한테 잘해 줬는데?”
“…………아아. 언제라니. 정말 실망인데, 안 봄?
늘 제멋대로인 일 벌인 여동생의 뒤처리를 해준 게 누군데 그래?
지금도 네가 따질 입장이냐?”
“내가…. 뭐, 뭐, 뭐!”
조금 찔리는 면모가 보이는 말투도 흔들리는가 싶기도 하면서 봄이도 끝까지 질 생각이 없어 보였다.
한쪽이 말하면 그런가보다 싶기도 하고 또 다른 한쪽이 말하면 이쪽이 사실이 아니었느냐는 의문이 다시금 들었다.
신빙성이 점점 떨어져 가고 있었다.
결국, 남매가 제 말이 맞다고 밀어붙이는 통에 사실상 누구 말이 딱 맞다고는 신용이 가지 않았다.
“됐으니까.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나 잘 들어. 안 봄!
코카트리스를 저지하는 건 다 헬 한테 달려있으니까. 알겠어?!”
어떻게든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았던 공방전 흡사한 남매의 입씨름은 오빠인 경태가 어쩔 수 없이 한발 물러서며 일단락 지을 수 있었다.
#.
“헬.”
- 커엉?
몸과 마음이 모두 안정된 헬은 엎드려 앉은 채, 두 눈동자만 데굴데굴 굴려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사이로 마스터가 부르는 목소리가 들림에 두 귀를 쫑긋거렸다.
“이제부터 내가 하는 말에 집중해. 알았지?”
그러자 별 초점이 없던 헬의 눈동자는 마스터의 눈을 직시하듯이 시선을 떼지 못했다.
헬의 온정신이 마스터에게로 집중하며 준비가 된 듯싶었다.
“좋아. 헬.
이제부터 말이야.
넌 바로 공중을 도약으로 뛰어넘어 코카트리스가 있는 곳까지 올라갈 거야. 어때?”
어이, 어이.
너무 설명이 짧지 않아?
체계적이고 뭐고 간에 뭔가 그녀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들만 아주 간단히 늘어놓은 것만 같았다.
아무리 마스터라고 말이 통한다고는 하지만 부연 설명이 적은 그녀의 이야기를 헬이 알아들을 수 있을지 나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그 모습에 모두 눈을 떼지 못한 채, 헬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었다.
‘진짜 알아들을까?’
‘교감 능력이 높다면 척이면 척이지 않을까…?’
‘나라면 저렇게 설명하지 않겠네…….’
아마도겠지만 모두 비슷한 생각들이 교차하면서 헬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게 아닐까, 싶었다.
- 컹? 컹컹 컹컹.
저 반응은 또 뭐람…….
마치 헬은 겉보기엔 짖는 게 마스터에게 말대답을 해주고 있는 것 같았지만 어느 방향인지 파악하긴 힘들었다.
“오빠. 헬이 말이야.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데…….
어떤 건지 먼저 시험적으로 보여주는 게 빠르지 않을까? 응, 응?!”
방법은 좋았지만, 막상 그대로 실행에 옮기려고 하니 첫 단추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하늬의 말대로 헬이 원하는 자리에 발판을 만들어 주면 그만인 것이 기정사실과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 까지나 말로만 나열하기 쉬울 뿐, 전달받을 대상자는 먼발치에서 정신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적당히 내 말 좀 들으라니까!”
- 컹. 컹. 컹!
말을 듣기는커녕, 봄이와 헬은 서로의 주관만 내세우며 아직도 옥신각신하는 소리가 우리와 점점 가까워질수록 닿고 있었다.
“아, 아직도 저러고 있었던 거야, 봄이 녀석…?”
“봄이 언니라면 그러고도 남을지도 모르겠네요.”
반면, 하늬는 이 정도는 예상했다는 듯한 역력한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뭐. 은근히 알 것 같기도….
나는 엘리멘탈 리스트로 활동할 때가 문득 떠올랐다.
정령을 계약, 소환하고 감응하여 친화력을 키워 의사소통하며, 정령을 느낀다.
때론 의지되는 친구처럼. 나눌 수 있는 가족처럼, 생동감이 넘치는 한 생명처럼.
그리고 상급의 계약된 정령일수록 말을 잘 듣지 않았다.
그 녀석들 SP(정령의 마력)는 더럽게 빨아먹었지.
무슨 피(?)에 굶주린 모기들도 아니고 말이야?
꼭 매번 까지는, 아니었지만 종종 그랬다.
친화력이 무조건 높다고 해서 좋은 것도 아닌 게 실감이 날 정도로 각자의 개성이 뚜렷이 드러나면서 제멋대로 굴기 시작했었다.
한번은 짜놓은 작전을 엎어버리는 바람에 뒷수습에 진땀을 빼는가 하면은 심술 고약한 녀석도 있었다.
아…. 앗
기억난다.
그 녀석도 장난 아니었었지.
진짜….
소환에 일부러 응하지 않는 녀석 때문에 식겁한 적이 떠올랐다.
마스터의 입장에서보면 별것 같지 않은 일도 정령에겐 비수급은 아니더라도 바늘로 콕콕 찌르는 데미지를 주는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았다.
정령과 마스터 사이도 처음부터 잘 굴러가지 않았는데 저 둘의 사이는 오죽할까…?
헬과 의견이 맞지 않아 싸우는 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안 봄!”
타협이 되지 않는 둘을 보며 잠깐 회상에 빠져 있는 사이 리더가 그녀를 불렀다.
“아니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는 거야, 헬!
그게 아니라ᄂ…. 응? 오, 오빠?!”
자신과 헬에게 모든 걸 맡겼다고 생각하고 있던 봄이는 그의 느닷없는 부름에 마치 놀란 토끼 눈처럼 부릅떴었다.
눈치를 보고 있었다.
“반응이 왜 저래?”
이런 반응을 원한 게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는 마치 찔린다는 반응에 가까웠다.
헬을 통해 보스몬스터에 대한 공격권을 먼저 준 게 언제인데 아직도 제자리걸음인 게 봄이는 신경이 쓰여 안절부절거리지 못하는 것 같았다.
대답만 철석같이 잘한 거려나?
“오, 오 오 오빠. 조금만 기다려 봐.
이건 그러니까. 헬이…헬이…헬이……….”
제대로 설명하기는 글러버린 모양이다.
헬이라는 단어에서 좀처럼 말은 나아가기는커녕, 빠져나가지도 못했다.
- 컹!!
그러자 헬의 표정을 험악하게 일그러지며 마스터를 향해 사납게 울부짖었다.
억울하다는 듯이 으르렁거릴 때마다 날카로운 송곳니가 드러났었다.
“저러다 일이 커지겠는데요.”
그는 말을 붙이려다 되려 기름을 더 부은 꼴이 된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이게 아닌데….
안 봄. 그만 됐으니까. 헬이나 먼저 진정시켜 봐?”
일단은 말리고 봐야 했다.
언제 3~4차전까지 갈지 모를 일이기에 격조 된 흥분에 쌓인 감정을 다운시키는 게 시급했었다.
그사이 우리는 몇 걸음도 안 돼, 떨어져 있는 봄이와 헬의 옆에 무난히 올 수 있었다.
그리고 1분 남짓 지났을 정도였다.
헬은 흥분이 어느 정도 가라 앉았는 지, 엉덩이를 내려앉아 있었다.
“이제 됐어. 오빠.”
봄이는 헬과의 기 싸움으로 약간 기진맥진한 표정과 더불어 주눅마저 들어 보였다.
“이 바보야!”
콩.
“아야야. 아프잖아. 오빠!”
“하아. 그럼 아파야지.
아픈 걸 느껴야 정신 좀 차릴 거 아냐?”
하긴.
봄이가 정신을 차려야 헬에게 시도를 해볼 수 있었다.
“의외인데요. 리더 오빠.”
“응? 뭐, 뭐가?!”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늬는 그의 행동을 보고 예상이 빗나갔던지 무심결에 뱉은 말인 것 같았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계속 여동생에게 머문 터라. 하늬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던 건지 전혀 눈치를 채지 못했다.
음. 뭐 때론 한 없이 부드러운 것보다야 저게 낫지 않겠어?
마냥 부드러워선 될 일도 망칠 수도 있었다.
“그래서 맡길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왜 부른 건데?”
봄이는 살짝 뾰로통해져서 볼살이 듬뿍 부어올라선 틱틱거렸다.
“정확히 너한테 볼일이 있는 건 아닌데?”
“응?!”
그는 보란 듯이 헬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 컹?
그 시선은 꽤 따가웠었던 모양이다.
다시 평온을 찾은 헬이 반사적으로 그를 빤히 보았다.
한 층 순해진 표정은 뭔가 아주 순수해 보일 정도였다.
“뭐, 뭐 뭐야아아앗. 그 표정은!”
평소의 평범하기 짝이 없는 오빠의 표정이 아니었다.
아주 꺼림칙한 기분이 들었다.
저런 표정은 음모(?)를 꾸미고 있는 의도적인 접근일 때만 나오는 특유의 표정과 흡사했다.
“기, 기분 나빠아아아아!!”
그 정도인가?
난 그렇게까지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가 좀 오묘한 표정을 지으며 헬을 향해 씩하고 웃고 있는 것 맞았지만 그건 다 작전을 위한 것이었다.
그는 헬과의 사이가 당연히 마스터인 여동생만큼이나 말이 통한다거나 가까운 사이가 아닌 만큼 호감을 심어 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 컹….
“그만 봐! 헬이 부담스러워하잖아.”
봄이는 다급히 헬의 앞을 막아섰다.
헬은 그에게서 위험을 감지하지 않았지만 봄이는 께름칙한 느낌에 어떻게든 지금의 오빠에게선 헬을 떨어뜨려 놓고 싶었다.
“아니. 내가 그렇게 수상하게 굴었나?
봄이 넌 왜 예민하게 왜 그래….”
오히려 그가 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었다.
“표정부터 좀 고치고 말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리더 오빠.”
“으, 응?”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둘 다 왜 저러는지 도통 모르겠는데…….
하니마저도 리더의 표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지적하는 것에 일절 망설임이 없는 아주 무미건조한 말투였다.
“하늬까지?
대체 내 표정이 뭐 어쨌다고 그러는 거야!”
그의 기막힘에 나도 덩달아 고개를 끄덕였다.
“꼭 듣고 싶으세요?”
“그, 그래. 한 번 마, 말해 봐.”
“능구렁이같이 능글스럽게 웃고 있어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번엔 봄이가 격하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하…. 하하.”
그는 순간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작전 한 번 실천하려다가 이제 하다못해 이상한 사람으로 낙인까지 찍혀버릴 문턱에까지 와버렸으니 그럴 만도 했었다.
“아하하하…. 하여간 평소에 잘해줘도 다 부질없다니까.”
“오빠가 언제 나한테 잘해 줬는데?”
“…………아아. 언제라니. 정말 실망인데, 안 봄?
늘 제멋대로인 일 벌인 여동생의 뒤처리를 해준 게 누군데 그래?
지금도 네가 따질 입장이냐?”
“내가…. 뭐, 뭐, 뭐!”
조금 찔리는 면모가 보이는 말투도 흔들리는가 싶기도 하면서 봄이도 끝까지 질 생각이 없어 보였다.
한쪽이 말하면 그런가보다 싶기도 하고 또 다른 한쪽이 말하면 이쪽이 사실이 아니었느냐는 의문이 다시금 들었다.
신빙성이 점점 떨어져 가고 있었다.
결국, 남매가 제 말이 맞다고 밀어붙이는 통에 사실상 누구 말이 딱 맞다고는 신용이 가지 않았다.
“됐으니까.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나 잘 들어. 안 봄!
코카트리스를 저지하는 건 다 헬 한테 달려있으니까. 알겠어?!”
어떻게든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았던 공방전 흡사한 남매의 입씨름은 오빠인 경태가 어쩔 수 없이 한발 물러서며 일단락 지을 수 있었다.
#.
“헬.”
- 커엉?
몸과 마음이 모두 안정된 헬은 엎드려 앉은 채, 두 눈동자만 데굴데굴 굴려대고 있었다.
그런데 그 사이로 마스터가 부르는 목소리가 들림에 두 귀를 쫑긋거렸다.
“이제부터 내가 하는 말에 집중해. 알았지?”
그러자 별 초점이 없던 헬의 눈동자는 마스터의 눈을 직시하듯이 시선을 떼지 못했다.
헬의 온정신이 마스터에게로 집중하며 준비가 된 듯싶었다.
“좋아. 헬.
이제부터 말이야.
넌 바로 공중을 도약으로 뛰어넘어 코카트리스가 있는 곳까지 올라갈 거야. 어때?”
어이, 어이.
너무 설명이 짧지 않아?
체계적이고 뭐고 간에 뭔가 그녀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들만 아주 간단히 늘어놓은 것만 같았다.
아무리 마스터라고 말이 통한다고는 하지만 부연 설명이 적은 그녀의 이야기를 헬이 알아들을 수 있을지 나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그 모습에 모두 눈을 떼지 못한 채, 헬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었다.
‘진짜 알아들을까?’
‘교감 능력이 높다면 척이면 척이지 않을까…?’
‘나라면 저렇게 설명하지 않겠네…….’
아마도겠지만 모두 비슷한 생각들이 교차하면서 헬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게 아닐까, 싶었다.
- 컹? 컹컹 컹컹.
저 반응은 또 뭐람…….
마치 헬은 겉보기엔 짖는 게 마스터에게 말대답을 해주고 있는 것 같았지만 어느 방향인지 파악하긴 힘들었다.
“오빠. 헬이 말이야.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데…….
어떤 건지 먼저 시험적으로 보여주는 게 빠르지 않을까? 응,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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