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가 맞긴 맞나요?(1)
조회 : 2,424 추천 : 0 글자수 : 7,430 자 2023-04-19
2222년 MMORPG 네오스(Neos)가 새로운 시스템 업데이트를 기다리고 있었다.
헌터(Hunter)라는 클래스의 기본뿌리와 레이드 게이트(Raid Gate).
네오스는 지난 15년간 많은 악플과 선전을 거쳐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상당수의 유저를 그 과정에서 잃어 버렸다.
하지만 나는 그런 유저와 달리 기대에 부푼 마음에 지금, 이 순간을 기다린다.
2221년 12월 31일 23시 57분.
2222년까지는 앞으로 3분.
하읏...
심장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뛴다.
감각마저도 꽈배기처럼 배배 꼬인다.
23시 59분.
꿀 - 꺽.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앞으로 1분... 1분이면 새로운 길이 열린다.
3
2
1.....?
콰 - 콰쾅!!
깜짝이야!
무, 무슨 일이야?!
터져 버렸다.
1분을 남기고 서버 안에서도 폭발음 같은 소리가 났었다.
그런데 아니다.
업데이트 치고는 이렇게 화려한 이펙트가 펼쳐진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렇기에 더더욱 네오스가 고인물과 같은 취급을 당하는 것일 수도 있다.
쾅!
하지만 그 알 수 없는 폭발음은 한 번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나를 제외하고 패치 중 몇몇이 서버 안에서 기대를 하는지 모르겠다.
조금 불안하다.
계속 이렇게 기다려도 되는 것일까…….
띠링.
[ 서버가 다운되었습니다. ]
모든 것이 그대로 멈췄다.
나의 불안 함은 게임 안에서 현실이 되어 버렸다.
‘……’
어이가 없었다.
불안 함이 단숨에 날아가 버릴 정도로 짜증이 밀려왔다.
아 놔.
이미 난 네오스에서 정상을 찍었다.
시x.
이대로 접어 버릴까?
말리는 사람이 있다면 진짜 그 사람을 앞에 두고 벌러덩 드러누워 진상을 부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지금 내 주위엔 아무도 없다.
[ 서버가 다운…….]
쾅 - !!
또 한 번 전체 공지와 함께 꽤 큰 폭발음이 터졌다.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퓨즈가 나가 버린 것처럼 서버 전체가 맛이 가 버렸다.
“하……."
들리는 건 나의 한숨 소리 뿐이었다.
앞도 캄캄한 밤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남은 건 로그아웃뿐이다.
띡.
[ 강제 로그아웃을 합니다. ]
얼씨구.
누구마음대로?
흠칫.
‘윽.’
갑자기 눈이 부셨다.
눈을 제대로 뜰 수 없는 건 둘째치고 기척도 느낄 수 없는 여성의 목소리가 나를 붙잡았다.
“찾았다. 나만의 엑스트라 클래스(Extra class)...!"
나는 순간 깜짝 놀랐다.
그 여성의 목소리는 음흉하면서도 사악함이 물씬 느껴 질 정도다.
느낌이 여간 좋지 않다.
서버 다운과는 전혀 다른 불안감….
아니, 섬뜩함이 느껴졌다.
젠장!
뭐,뭐야....
가까이 오지 마!!
외치고 싶었지만 말이 밖으로 튀어나오질 않았다.
도망쳐야 한다.
뭔가 이대로 잡히면 안 될 것만 같았다.
“쿡쿡. 잘 먹을게.”
먹……어?
그녀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소리만 늘어놓았다.
그 단어조차도 능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나를 휩쓸고 있었다.
저리, 저리 꺼저!
이대론 진짜 잡아먹힐 것만 같았다.
시간이 없다.
《 엑스체인지(Exchange). 》
큭.
그녀가 처음 어둠 속에서 등장할 때 나온 빛이 한 번 더 번뜩했다.
무슨 주문인지 몰라도 눈이 부셔서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할 정도였다.
띠링.
[ 클래스가 강제 교환되었습니다.
Lv. Max 엘리멘탈리스트(Elementalist) ↔ Lv.1 피스트 힐러(Fist healer). ]
컥…?!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나와 그녀의 직업(클래스)가 뒤바뀌어 버렸다.
뭐, 뭐야. 이건……!
“good bye.”
너무 당황한 나머지 나는 따질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그녀는 현재도 앞으로도 나와는 볼일이 전혀 없어 보이는 듯 상쾌함이 가득한 미소로 마지막 인사를 남기며 다시 그 빛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
"끄…끄아아아아악!
내, 내 클래스가………….
이 도둑년을 그냥……!"
뒤늦게 말이 밖으로 트여져 나왔다.
하지만 이미 허수아비 꼴로 클래스를 스틸 당해 버린 뒤였다.
그리고…….
망연자실 한 채로, 며칠이 흘렀다.
나는 그 어두운 공간에서 계속 갇혀 있었다.
얼마나 시간을 흘려보냈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었다.
한마디로 포기했다.
현자 타임을 가져야만 했다.
그러는 게 정상자리를 한 번 찍은 사람에겐 정신적으로 편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나의 안일한 생각은 그녀에게 나만의 정상 클래스를 뺏긴 이후로 모든 게 뒤틀리고 말았다.
#1.
「 C급 레이드 헌터를 모집합니다.
- F ~ C 랭크의 클래릭, 바드 등의 힐러 클래스 - 」
「 B급 레이드 헌터를 모집합니다.
- C ~ B 랭크의 클래릭, 바드 등의 힐러 클래스 - 」
「 A급 레이드 헌터를 모집합니다.
- B ~ A 랭크의 클래릭, 바드 등의 힐러 클래스 - 」
「 S급 레이드 헌터를 모집합니다.
- 수인족과 휴먼족을 제외한 S랭크의 클래릭, 바드 등의 힐러 클래스 - 」
「 G급 레이드 헌터를 모집합니다.
- 수인족과 휴먼족을 제외한 G랭크의 클래릭, 바드 등의 힐러 클래스 - 」
게임 속에 존재하는 한 주점 안쪽 게시판에 붙어 있는 레이드 헌터 모집 광고문이다.
C급 레이드부터는 F 랭크의 유저부터 모집이 가능했다.
하지만 모든 레이드에 꼭 붙는 조건이 있었다.
힐러 클래스.
회복을 직업으로 삼는 유저를 꼭 필요하는 전제조건이라고밖에 볼 수 없었다.
그 이유는 힐러 클래스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고 레벨로 나아갈수록 키우기도 힘들고 힐러를 지향하는 이들도 적은 게 아주 적당한 이유라고 덧붙일 수 있었다.
그만큼 인기가 없다는 것도 물론 포함된다.
그런데 그렇게 되고 나서야 힐러 클래스 유저가 너무 적다는 것을 체감하고 지금, 이곳의 상황에는 썩 좋지 않게 돌아가고 있었다.
레이드를 제대로 클리어하기도 전에 힐러 클래스 유저를 제대로 레이드 파티에 초대하지 못해 난향을 겪고 있다.
그리고 등급이 높은 S급 레이드부터는 전제조건이 하나 더 늘어서 일부러 인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종족마저 가리며 제외하는바람에 딱히 들어맞는 레이드를 찾아보기란 힘들 수밖에 없었다.
웅성웅성.
한참을 서서 게시판을 보고 있던 유저들은 하나 같이 불만과 심드렁히 섞인 표정들이 역력했다.
“얼씨구 ~ 여전하네, 여전해.”
“내 말이. 저래서야 어느 세월에 F급 이상의 레이드를 깨 갰나. 하하.”
“이 아저씨들이 머리 아프게 왜 사서 고생이람.
기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귀찮게시리 일일이 왜 해요?”
“쯧쯧.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젊은 녀석이 저렇게 비협조적이어서야…….”
“아. 내가 뭐요! 애초에 S급이나 G급의 레이드에서 용인만 받으니까 그런 거라고요!!”
“하긴. 틀린 말도 아니지 암.
종족을 가려 받으면 쓰나 그러니까 턱없이 부족한 힐러의 마스터들이 괜히 텃세 부리는
거지. 말세야, 말세….”
주점, 소울 랜드(Soul land).
헌터스 협회 아래에는 3개의 길드가 존재한다.
휴먼족의 소울 헌트(Soul Hunt).
수인족의 문 래빗(Moon rabbit).
용인족의 드래시안(Dracian).
그리고 소울 랜드는 소울 헌트의 길드 마스터가 운영하며 주점 겸 헌터 등록, 의뢰나 퀘스트, 각성자 검증을 받았다.
휴먼과 수인은 사이가 나쁘지 않아 서로 공생 관계를 이루었지만 그들의 말대로 휴먼과 수인을 업신여기는 용인은 자기 수하를 시켜 가끔 필요할 때마다 소울 랜드의 헌터 모집 게시판을 이용했다.
나 또한 얼마든지 소울 랜드를 드나들 수 있다.
하지만 요즘 부쩍 눈치를 자꾸 보게 되었다.
지금의 난 예전의 클래스에 비한다면 완전 바닥이다.
아니, 거의 처음부터 새로 시작하는 걸음마 단계와 다를 바 없었다.
그들이 말하는 요지의 힐러의 마스터가 나라면 좋겠지만 세발의 피다.
좋아. 오늘이야 기필코 쓰러뜨려 주마!
그렇다고 해서 막상 언제까지나 기죽을 순 없다.
언제까지고 외면당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었다.
정점을 한 번 찍었던 나의 자존심이 지금 그렇게 말해주고 있다.
저벅. 저벅.
탁.
나의 자존심을 건 가상한 용기가 접수처의 안내 데스크에서 멈췄다.
접수처에는 검 형체의 그림에 양옆으로 날개가 그려진 독특한 마크가 눈에 띈다
그 마크가 새겨진 새하얀 유니폼을 입고 있는 30대 초반의 여성이 영업용 미소를 띠며 서 있었다.
그 여성은 내가 며칠째 지겹도록 보았던 사람이었다.
다른 유저의 눈에 미인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내 눈에는 그냥 얼굴값만 반반만 아줌마일 뿐이다.
그리고 그 옆에는 그 여성과 잠시 이야기 중이었던지 낯익은 나이 든 남성 유저도 눈에 살짝 밟혔다.
“어서 오세요. 손님. 무엇을 도와……."
접수처의 안내양은 고개를 드는 순간 뭔가 못 볼 것을 본 마냥 미소가 증발해 버렸다.
안내양의 시선에 들어온 것은 초보자가 입는 어두운 회색빛의 후드 로브를 걸친
검은 머리 색을 한 20대 초반으로, 보통 남성의 표준 키(173)를 못 미치듯이 보이는 아주 평범한 인상을 준 유저였다.
“무슨 일로 또 오셨나요, 류. 시. 후. 헌터님?!”
점점 더 어둡게 그늘지는 안내양의 얼굴빛이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
그랬다.
안내양의 표정을 아연실색하게 만든 유저의 정체는 나였다.
그리고 그녀의 눈살을 찌푸리는 표정에 움츠러든 나는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여기까지 다시 온 용기가 그녀 앞에서 무너지고 있다.
꿀 - 꺽.
와. 역시 이 아줌마 만만치 않은데?
하지만 결심한 이상 나는 물러설 수 없었다.
아니. 더는 물러날 곳도 없었다.
나는 지금 내가 제대로 뛸 수 있는 레이드가 필요하다.
그녀는 다시 날 보자마자 푸대접하는 느낌이 물씬 났지만 여기서 포기한 채 고개를 계속 고개를 푹 숙이고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까지 것 설마 죽기야 하겠어…….
결심이 선 나는 그녀의 눈빛만을 피한 채로 즉각 행동을 옮겼다.
다른 유저들이 한눈을 파는 사이 발걸음을 재촉해 게시판에서 퀘스트 종이를 한 장 뜯어왔다. 그리고 그것을 슬그머니 그녀에게 내밀었다.
“뭐 하자는 건가요, 류. 시. 후. 헌터 ~ 님?!”
윽.
겁나게 살벌하네.
이 아줌마 진짜 눈빛으로 사람 죽일 수 있는 거 아냐?
그녀의 눈빛은 금방이라도 이젠 사악한 악마로 변할 것만 같았다.
그 눈치를 살피며 나의 손이 떨려오기 시작했다.
동공이 제 갈 길을 잃고 여전히 그녀의 눈과 똑바로 마주칠 수가 없었다.
“그, 그러니까 제 말은…제가 하고 싶은 말은 F 랭크 일지라도 C급 레이드를 하, 할 수
있…….”
탕!
나는 깜짝 놀랐다.
그녀가 내 말이 채 끝내기도 전에 주먹을 꽉 쥔 손으로 테이블을 내리쳤었다.
그리고 그녀의 주먹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몹시 화가 난 모양이다.
내 말을 잘라먹을 정도로 씩씩거리는 열기가 장난이 아니다.
“적당히 하세요. 당신!
벌써 몇 번째인지 아세요. 네?”
“.............”
알아, 안다고
시작도 하기도 전에 사람 기 좀 그만 작작 죽이지. 아줌마?!
당연히 알고 있었다.
내 기억이 맞는다면 이미 열아홉 번째 정도?
그녀가 저렇게 화를 내며 길길이 날뛸 만도 한 숫자다.
그만큼 내가 그녀 앞에서 지레 겁을 먹으면서도 용기 내어 지겹도록 찾아온 결과가 이러니 말이다.
그러자 바로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50대 중반으로 보이며 나긋나긋한 흰 턱수염이 포인트인 한 아저씨가 끼어들었다.
“워 ~ 워. 진정하게나. 접수원 아가씨.
그리고 자네도 말이야.”
그리고 나는 그 아저씨를 다시 흘겨보게 되었다.
역시 그 아저씨는 저번에도 몇 번 보았던 매우 낯익은 유저들 중, 제일 기억에 남는 사람이었다.
이 자리에 있을 때 매번 듣고만 있던 그였다.
그런데 그는 한참 흰 수염을 어루만지며 골똘히 생각하더니, 뭔가 이제는 아닌 듯 수염을 만지던 동작을 이내 멈추었다.
이윽고 그는 나와 그녀를 유심히 지켜보던 입장을 버리며 중재에 나섰다.
“ 자네는 이제 좀 포기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싹수가 노란 애송이들은 게으른들 상관없지만 말이네.”
뭐냐. 이 수염 아저씬……?
빠직.
“뭐라는 거야. 이 망할 노친네가!”
“허허. 아직 거기 있었나? ”
큭.
괜히 옆에서 이 광경들을 은근히 즐기며 보고 있던 젊은 유저들에게 불똥이 튀었다.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는지 그들은 이내 아무런 변명조차 하지 못하고 입을 닫아야 했다.
하지만 난 그들의 사정과 달리 아직도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저는……저는 포기 못 합니다.”
“허. 인제 보니 저런 애송이보다 더한 녀석일세?
그 귀한 힐러면 뭐 하나?
F 랭크에 힐도 제대로 못 쓰지.
오기도 적당히 부려야지 원. 민폐라는 걸 모르겠나!”
여전히 내가 적당한 포기를 모르자 그도 살짝 인상을 구겼다.
인상 좋아 보이는 그도 저렇게 나올 정도면 물론 민폐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어제까지의 나에게만 통용된다.
“포기 못 합니다.”
“아니요. 포기하세요!”
단호한 그녀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저기요. 둘이서 합세하는 건 반칙아닙니까?
아저씨의 참견에 잠시 듣고만 있던 안내양이 다시 가세했다.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종이 한 장을 나에게 들이밀었다.
“레드 헌터 리…스트?!”
“이걸 보고도 할 말이 있다면 받도록 하겠어요.”
그녀의 입꼬리가 씰룩거리며 올라갔다.
그녀는 보란 듯이 나의 반응을 미리 내다보는 표정이 역력했다.
마치 미래를 예지하는 것처럼 자신만만이었다.
“레드 헌터 리스트라…….”
다시 또 수염을 만지작거리는 아저씨의 표정이 미심쩍다.
나는 왠지 모르게 불안해져갔다.
설마. 이딴 게 뭐라고……?
나는 억지로 그들의 표정을 무시하며 레드 헌터 리스트를 접수했다.
하지만 이내 나의 표정은 일그러져 갔다.
「 * 레드 헌터 리스트 *
1위 류 시후 (F 랭크의 힐러) 」
여기까진 참을 수 있었다.
문제는 그 아래에 적나라하게 펼쳐진 악플들이 나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읽어 내려갈수록 나는 제대로 그녀에게 한 방을 먹고 말았다.
「 - 개 어이없네. 힐도 못 쓰는 게 무슨 힐러야?
- X발. F 랭크 맞아?!
- 처음으로 귀한 힐러 님과 C급의 레이드에 참여했습니다만…….
매우 실망스럽습니다.
- 저 X새끼 때문에 또 죽을 뻔했어!
누가 저딴 새낄 C급 레이드에 집어넣은 거야!!
- 5번째 군.
- 그만 좀 보자. 응?!
- 실망스럽다 못해 안타깝습니다. 아무리 힐러가 부족해도 그는 아닙니다.
- 저 새끼 뭐야?
왜 내가 저 새끼 하나 때문에 F급 레이드에서 이런 꼴을……. 와 놔!
- 10번째네요. 그만 보고 싶습니다.
- 이 새끼. 금방이라도 죽을상 같은데 누가 데리고 온 거야!
- 허허. 여긴 자네 같은 힐러가 올 곳이 아니라네.
- 저리 안 꺼져?
- 창피해. 저런 사람이 같은 클래스라고? 말도 안 돼……. 」
끝이 보이지 않았다.
아래로 내려가면 갈수록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한 쌍욕들이 가득했다.
애써 침착하려 애썼지만, 그동안 레이드에서 같이 한 일행들이 이런 생각했다니 나는 충격이 아닐 순 없었다.
부들부들….
참지 못한 내 손은 나도 모르게 떨렸다.
하하. 장난 아닌데?
역시 평범한 아줌마가 아니라니깐.
이거 이제 빼도 박지도 못하겟네.
후 - 우.
반면, 그녀는 매우 개운한 듯 화기가 누그러져 갔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알겠지요?
당신의 평가는 F이다 못해 마이너스예요.
헌터의 자질 같은 건 당신에겐 무리라고요. 돌아가세요.”
나의 신상이 탈탈 털려버린 느낌이었따.
기운이 한순간에 쫙 빠져버린다.
다른 유저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은 쓰다 못해 차가울 거라 어느 정도는 예상은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예상이 원하지도 않던 힐러가 되어 버린 나의 지난 기억을 들추자 모든 게 무너져 버리는 느낌이다.
나 자신이 변하지 않는 이상 지울 수 없는 기록과 함께…….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 나는 1% 노력과 99% 운을 가진 무직 전생자였다. >
작품이 1부완결이 얼마 안남아서 습작하고 있던 작품도 심심하실때 읽어보시면 해서 올립니다.
프롤로그 + 1화 동시에 함께 업로드 시작합니다.
닫기힐러 맞아?! 이건 너무 무식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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