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3) - 첫번째 문
방 안으로 들어가자 파스텔 톤으로 꾸며진 어린아이 방이 보였다. 귀여운 인형과 장남감들이 바닥에 흩뿌려져 있었다. 그 중간에서 여자아이와 닮은 인형이 노란빛 꽃을 들고서 웃고 있었다.
"안녕~ 이곳에서 나가는 방법을 너희는 알아?"
인형은 키득키득 웃으며 빙그르르 돌았다. 우리쪽으로 조금도 시선을 주지 않으며 물었다. 우리가 아무말이 없자 그 인형은 노란빛 꽃을 들어보이며 말했다.
"이건, 우리들의 영혼이야. 이것보다 아름다운 꽃을 들고와 그럼 나가게 해줄게."
"..우리에겐 꽃이 없는걸."
긴장한듯한 모습의 선배가 인형을 보며 말했다.
"음~ 아니야 꽃이 있어. 특히 방금 말한 너가 가지고 있는걸. 그치만 예쁘진 않아. 그래서 싫어."
인형은 잠시 고민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더니 갑자기 생겨난 문을 가르키며 말했다.
"내가 가지고 싶은 꽃은 다음 방에 존재해! 그러니까 열쇠를 찾아서 나의 꽃을 가지고 와줘~"
꽃을 휘두르더니 한순간에 눈앞에서 사라져버린 인형. 또한 방의 모습도 순식간에 변화해 있었다. 장난감들은 시들어 버린 꽃들로, 인형들은 사람이었던 해골로.
"...섬뜩해."
파스텔 톤의 벽지는 붉은색이 이곳저곳 튀어있어 더욱 불길하게 만달었다. 선배들은 서로 움직이며 방을 돌아다니며 열쇠를 찾기 시작하였다.
"..꽃."
나는 시든 꽃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 그나마 멀쩡한 꽃을 집어들었다. 그러고서 깨달았다. 이미 완전히 시들어버린 꽃들은 전부 그들의 영혼이라는 것.
"..열쇠, 찾은거 같아요."
시들었지만 그나마 멀쩡한 꽃을 가지고 문 앞으로 다가갔다. 그러고서 마법주문을 외웠다.
"빛으로 인도하리라."
꽃은 붉은 빛을 내며 시들어버렸다. 시들면서 가루가 되어버린 꽃 속에서 열쇠가 하나 있었다. 그 열쇠를 문쪽으로 다가가 꽂고 돌렸다.
*
...
어린 여자아이가 울고 있었다. 시들어버린 꽃들을 부여잡고 멍하니 허공을 보며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바닥은 붉은 빛으로 물들었다. 어린 아이 밑에는 붉은 빛의 꽃잎들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또, 우리들이 사라졌어.
아무런 감정도 담기지 못한 무감각한 목소리로 허공을, 정확히 나를 쳐다보았다.
*
문이 열렸고, 우리는 다음 방으로 넘어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