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14세 샬롯과 케이트와 에이미
조회 : 854 추천 : 0 글자수 : 4,175 자 2024-01-11
****************************샬롯과 케이트가 싸우면 제일 힘든 사람은 에이미*******************************
로버트가 그레이스에게 가자 샬롯과 케이트는 한숨을 쉬었다.
그러다 둘의 눈이 마주쳤다.
"뭘 봐!! 우리 오빠가 맞으니까 고소해 죽겠지? 나쁜 년!!“
샬롯의 예쁜 입에서 나오는 말들은 예쁘지 않았다.
물론 마가렛의 귀에 들어가면 다 혼난다는 것을 알기에 그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처음 엄마 옆에서 마가렛과 제레미와 함께 들어오는 샬롯을 보았을 때는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하얀 피부에 인형 같은 아이 때문에 한참을 바라보았는데 그 아이가 바로 샬롯이었다.
"흥 겁쟁이. 꼼짝 못하고 할머니 옆에서 벌벌 떨었으면서...“
케이트도 말로 지지는 않았다. 샬롯이 성질을 부리기는 하지만 번번이 케이트에게 당하고 발을 동동 거리곤 했다.
샬롯은 다짜고자 케이트의 뺨을 쳤고 뺨을 맞은 케이트는 참고 있지 않았다.
"헉, 이것이" 케이트도 지금 상황이 둘이서 싸우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마가렛에 대한 미움과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이 커지면서 샬롯을 견디기 힘들어졌다.
케이트의 긴 팔이 샬롯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자 샬롯이 꼼짝 못하고 휘청거렸다.
하지만 그런 순간에도 샬롯은 소리를 내지는 않았다.
케이트 만큼이나 지금 상황이 둘이서 싸우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는 터였다.
두 사람이 이럴 때마다 기가 막힌 것은 에이미였다.
‘아!! 진짜. 뭐냐, 두 사람은....지금 집안에 이런 난리가 났는데 둘이서 싸우고 있어. 으이그 진짜 한심해!!’
에이미는 케이트와 죽이 잘 맞았기에 케이트를 아끼는 마음이 컸지만 이럴 때는 좀 난감했다. 둘은 싸우고 혼나면 되지만 그 뒤처리는 항상 자기같은 하인들이 하기 때문이다.
마님은 노마님과는 너무 다른 사람이라 화가 나면 물건을 집어 던지는 통에 그 것들을 치우고 훼손된 것을 수선하는 것이 이집 사용인들의 일이었다.
옷가지나 사치품들은 고쳐 쓰는 법이 없는 마님은 카페트나 커튼이 얼룩이 지거나 망가지면 일일이 하나씩 고치게 했다.
정말 감당하기 힘든 상전이지만 그래도 그나마 나쁘지 않다는 게 이 세계의 평이었다.
"아니, 아가씨. 뭐하시는 거에요? 마님 아시면 큰일 나요. 어서 샬롯 아가씨 머리 놓으세요. 어서요. "
에이미도 다급하지만 낮은 목소리로 케이트를 말렸다.
"아!! 아!! 이거 안 놔?"
먼저 머리채를 잡은 사람이 케이트였고 팔이 샬롯보다 길었기 때문에 샬롯은 허우적 거리며 놓으라고 낮은 소리를 냈다.
"놓을테니까 이걸로 덤비기 없기다. 너!!"
케이트도 낮은 소리로 에이미에게 협상을 걸었다.
"알았어. 알았다~고!!! 그러니까 놔!!"
라고 말하는 순간 케이트가 머리채를 놨고 동시에 샬롯이 날쌔게 달려가 케이트를 치려고 하는 순간 무엇인가에 걸려 샬롯이 넘어졌다.
아니 에이미의 발이 날쌔게 달려가는 샬롯의 발 앞에 놓여 졌다.
꽈당!!
"어머, 아가씨 괜찮으세요?"
낮지만 걱정하는 듯 한 목소리의 에이미가 샬롯을 부축하며 물었다.
하지만 샬롯은 있는 힘을 다해 에이미의 머리채를 잡아당겼다.
"너, 이년이 네가 발 건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샬롯이 낮은 소리로 으르렁 거렸다. 지난 번에도 에이미가 자신을 밀었던 것이 떠올라 더 분했다.
그때도 샬롯과 케이트는 정신없이 싸우고 있었고 그 틈에 끼어 있던 에이미가 샬롯을 살짝 아주 살짝 밀어버렸다.
덕분에 휘청이던 샬롯은 바닥에 넘어졌다.
때마침 전날 비가 왔던 터라 샬롯은 씩씩거리며 집으로 와야 했고 집에 와서 귀족답지 못하게 행동한다고 마가렛에게 하녀 혼나듯 혼이 났다.
당시에는 아프기도 하고, 마가렛의 태도에 서러워 지나갔지만 밤에 혼자서 복기해보던 샬롯은 에이미를 의심했다.
”그래, 분명 뭔가가 밀었어. 그래서 내가 넘어진거야!! 도대체 누구지? 케이트야? 에이미야? 내가 내일 밝혀내고야 말겠어. 누가 날 밀었는지... 가만두지 않을거야!!“
밤새 가만 안 두겠다고 이를 갈았지만 자고 일어난 샬롯은 어제 계획을 잊어버리고 다음 날 맞은 새로운 문제들을 고민하기 바빴다.
그랬다가 생각난 것이었다.
바로 지금!! 자신이 누군가의 발에 걸려 넘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던 그 순간...
그날!! 치욕의 그날 자신을 민 사람이 누구인지...
”그래, 분명히 밀었어. 그래서 내가 넘어진거라고. 너지? “
” 무슨 말씀이세요? 이거 놓으세요. 네~놓고 말로 하시라고요. “
”흥!! 말로해? 니가 나한테 발 건거 모를 줄 알아? “
샬롯은 낮은 소리로 에이미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면서 머리채를 흔들었다.
"악!!!!아~~~아악!! 아파요. 아가씨!!"
아픔을 참지 못한 에이미가 저택이 떠나가라고 소리를 지르며 놓아 달라고 애원을 했다.
샬롯이나 케이트는 이런 상황에서 소리를 내면 불똥이 자기들에게 튄다는 것을 알기에 소리를 낮췄지만 에이미는 소리를 지르는 것이 이 상황에서 살아남는 방법이었다.
아니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미가렛의 분풀이 상대 샬롯 ********************
"샬롯!! 이것이“
어느새 마가렛이 세 사람 앞에 와 있었다.
마가렛은 눈 앞의 샬롯이 자신의 귀한 아들 제레미를 처참하게 후려치는 로버트의 딸로 보였다.
쫘~악!!
마가렛이 샬롯의 등짝을 후려치자 샬롯과 에이미 케이트가 놀라서 마가렛을 바라보았다.
특히 샬롯의 눈은 더 커졌다.
"엄마 그게 아니고....”
쫘~~악!!
샬롯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마가렛의 손이 샬롯의 뺨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지금 오빠가 아파서 집안이 흔들리는데....네가 제정신이야?"
케이트와 에이미도 자신들에게도 떨어질 불똥을 기다리며 겁을 먹고 있긴 했지만 샬롯을 대하는 태도에 놀라 마가렛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들이 본 것은 마가렛 앞에서 얼음처럼 멈춰버린 샬롯이었다.
그녀의 맑은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거렸다.
마가렛의 눈에는 분노와 증오가 이글거렸다.
상황이 이상하다고 생각한 것은 케이트만이 아니었다. 케이트 뿐만 아니라 에이미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집무실에 제레미를 데려간 것은 주인님이신데 왜 마가렛 부인은 샬롯이 제레미를 때린 것 같은 표정이지?’
아직 14세인 소녀들에게는 어려운 문제였다.
**************************케이트와 에이미도 같이 혼나다. **********************************
너무 놀라 바라보고 있는 케이트와 에이미와 눈이 마주친 마가렛은 화살을 에이미에게 돌렸다.
마가렛은 사용인을 불러 에이미에게 매 질을 하라고 일렀다.
사용인은 에이미를 별관으로 데려가 때리는 시늉을 하다가 풀어줘야 겠다는 생각으로 에이미를 움켜 잡았다.
에이미와 케이트는 놀랐고 로사를 찾았다.
로사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상황은 달라졌겠지만 로사는 제레미 치료를 위해 의사를 부르러 심부름을 갔기에 지금 이 저택에 없었다.
에이미는 힘없이 끌려나갔다.
"아니에요. 에이미가 그런 것이 아니고 제가 그런 거에요. "
에이미가 맞을까봐 놀란 케이트가 큰 목소리를 내지 않고 다급하지만 조용히 말했다.
"그래? 그런 둘 다 별관 다락에 쳐 넣어!!"
케이트의 대답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이 마가렛이 케이트를 바라보며 대꾸를 했다.
평소 같으면 에이미를 벌을 주거나 해서 자신의 화를 풀었을 텐데 오늘 마가렛은 하지 않을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제레미가 백작에게 맞은 것에 대해 누구에게라고 화를 풀어야 했고 그녀의 마음은 케이트에게 까지 분을 풀어야만 했다.
'흥, 나쁜 자식!! 감히!! 감히 ... 내 새끼를 때려? 네 새끼도 당해 보라고 해. '
그녀의 사나운 눈길이 다시 한 번 샬롯을 할퀴었고 샬롯의 가슴에는 보이지 않는 생채기가 생겼다.
로사가 주치의를 부르러 가버리는 바람에 두 사람의 안타까운 사정을 그레이스 부인에게 전할 사람이 없었다.
두 아이들은 큰소리를 내서 잘못했다고 빌어야 하는 것인지 그냥 이대로 끌려가야 하는 것인지 고민을 할 새도 없이 끌려나갔다.
마가렛 부인이 케이트를 미워하는 것은 다 알고 있지만 이렇게 험하게 대한 적은 없었기에 둘은 겁에 질린 채로 사용인들에 의해서 별관 다락으로 끌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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