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 세바스찬의 편지들
조회 : 1,350 추천 : 2 글자수 : 2,563 자 2023-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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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스찬의 편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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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은 세바스찬의 편지를 찬찬히 읽어 보았다.
십수년전 지금보다 훨씬 어렸던 그 아이가 아멜리아에게 보낸 그 편지들을...
편지들은 커다란 봉투에 담겨져 있었고 그 봉투에는
---
어머니의 촛불에 마지막 친구가 되어준 것들..---
이라고 쓰여 있었다.
이것은 제인이 써 놓은 것이었다.
어머니가 따로 이 편지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희미한 웃음을 보여 줬을 때 제인은 그것을 구원의 편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결국 가야할 길을 먼저 가버린 아멜리아를 두고 처절하게 오열했다.
그 슬픔의 시간은 제법 길어서 세바스찬의 편지들은 그냥 어머니의 물건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언젠가 한번은 봐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인은 슬픔의 보자기를 열어보는 것이 두려웠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 덩어리들은 하나의 아련한 추억들로 자리 잡고 있었다.
"어? 이건 ..."
제인이 미소를 띄며 편지 하나를 펼쳤다.
---왕비마마. 저는 왕비마마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감히 제가 이렇게 글을 써도 된다면 저는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저는 가끔 제가 이렇게 힘들어 하는 것은 저한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혼자 고민을 해보지만 이것에 대한 편견과 오해로 주변 사람들이 저를 보는 것이 두려워 그냥 혼자서 글을 써두곤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왕비마마께서 저처럼 아픈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물론 그 사람들은 제가 아픈 것은 모르고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저는 아픈 것이 아니라 성장하고 있는 것인 줄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또래 아이들보다 서너살 정도 키가 작습니다. 몸도 왜소하고요.
그래서 부모님은 저를 걱정하십니다.
어머니는 제가 바람에 날아 갈까봐 모든 바람을 피하게 하십니다.
그리고 제 아버지는 바람 옆에 같이 서 계셔줍니다.
저는 저 때문에 두 분이 소리를 높여 싸우시는 것이 너무나 싫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두 분의 싸움으로 아버지를 알게 되어 이 부분은 신의 은총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아마도 제가 왕비마마께 이렇게 편지를 쓸 수 있게 된 용기도 어쩌면
그날의 일들 덕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날 두 분의 싸움속에는 ‘아멜리아’ 라는 이름이 나왔으니까요.
책상밑에 몰래 숨어있던 저는 차마 중간에 나가지 못하고 있어야 했습니다.
어머니는 술을 드셨고 아버지는 표현하지 않으셨기에
두 분은 자주 싸우시는 것인지 아니면 어머니가 술을 마셔야 할 일이 있었고 아버지는 차마 말씀을 못하시는 것인지 잘 구분을 하기 어려울 때였습니다.
이것은 언젠가 아버지 책장에서 보았던 책처럼 진단 기준이 빼곡하게 있고, 조건도 까다로운 세세한 책 같습니다.
아마도 저는 원인을 제대로 파악 할 수 없기에 애매한 진단을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서두가 이렇게 길어진 것은 제 글에 제 부모님의 상황을 넣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두 분이 여전히 저를 사랑하시고 저 또한 두 분을 사랑합니다. ------
제인은 이 편지가 언제 온 것인지 알 것 같았다.
언젠가 얼쓰부인의 티모임을 다녀온 아멜리아는 방에 들어가서 쉬겠다며 다음날 나온 적이 있었다.
아마도 숨죽여 흐느끼는 소리는 아멜리아의 소리였을 것이다.
다음날 날이 갠 것 처럼 아멜리아도 기운을 차렸지만 제인은 왜 어머니가 밤새 울어야 했는지 궁금하고 속상했다.
얼마 후에 아멜리아의 표정이 밝아져서 이제는 괜찮은 거냐고 묻자 이 편지를 보여주면서 덕분에 괜찮아 졌다고 했다.
앞뒤 상황을 잘 모르겠는 편지였지만 엄마가 괜찮아졌으니 제인도 괜찮았다.
"어디 보자. 이건??"
*******
세바스찬의 편지 2
어제 형이 제게 미안한 표정을 짓고 나가버렸습니다.
끝도 없는 제 이야기를 듣고 있으려면 그 시간에 무술을 연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라면서요.
저는 이런 저를 설명쟁이로 이름 붙여놓고 활용해 볼 생각입니다.
제가 장난처럼 썼지만
누군가에게 피해 주려고 쓰는 말이 아니고 저를 위해 사용할 말로 쓰려고 합니다.
왕비님 저는 요즘 표현을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제 편지를 잘 읽어 보셨기에 잘 아시겠지만 ---저는 왕비마마께서 제 편지를 잘 읽고 계신다고 믿습니다.----
표현은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지만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언어로 전달 하려고 한다면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표현’ 이니까요.
이 언어를 제대로 예의 있게 표현 하는 것이 진정한 대화의 기본이고 설득력을 배가 시켜준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왕비마마께 누군가가 잘못된 표현을 쓴다면 제대로 사용해 달라고 정정해 주세요.
왕비님은 그럴 권리가 있으십니다.
하지만 누군가 일부러 잘못된 표현을 써서 왕비님을 모욕하거나 모멸감을 주려고 한다면 그 사람을 용서하지 마시고 정확하게 지적해 주세요.
누군가가 왕비님께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표현을 아낀다면 왕비님이 먼저 다가가 주세요.
그래서 그 사람이 배울 수 있게 도와주세요.
이 말은 제가 저에게도 하고 싶은 말입니다.---
"이건 언제 왜 쓴 걸까? 그 때도 엄마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음...스콧가의 집사는 언제 방문하는거지?"
세바스찬의 편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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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은 세바스찬의 편지를 찬찬히 읽어 보았다.
십수년전 지금보다 훨씬 어렸던 그 아이가 아멜리아에게 보낸 그 편지들을...
편지들은 커다란 봉투에 담겨져 있었고 그 봉투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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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촛불에 마지막 친구가 되어준 것들..---
이라고 쓰여 있었다.
이것은 제인이 써 놓은 것이었다.
어머니가 따로 이 편지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희미한 웃음을 보여 줬을 때 제인은 그것을 구원의 편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결국 가야할 길을 먼저 가버린 아멜리아를 두고 처절하게 오열했다.
그 슬픔의 시간은 제법 길어서 세바스찬의 편지들은 그냥 어머니의 물건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언젠가 한번은 봐야겠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인은 슬픔의 보자기를 열어보는 것이 두려웠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 덩어리들은 하나의 아련한 추억들로 자리 잡고 있었다.
"어? 이건 ..."
제인이 미소를 띄며 편지 하나를 펼쳤다.
---왕비마마. 저는 왕비마마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감히 제가 이렇게 글을 써도 된다면 저는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저는 가끔 제가 이렇게 힘들어 하는 것은 저한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혼자 고민을 해보지만 이것에 대한 편견과 오해로 주변 사람들이 저를 보는 것이 두려워 그냥 혼자서 글을 써두곤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왕비마마께서 저처럼 아픈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물론 그 사람들은 제가 아픈 것은 모르고요.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저는 아픈 것이 아니라 성장하고 있는 것인 줄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또래 아이들보다 서너살 정도 키가 작습니다. 몸도 왜소하고요.
그래서 부모님은 저를 걱정하십니다.
어머니는 제가 바람에 날아 갈까봐 모든 바람을 피하게 하십니다.
그리고 제 아버지는 바람 옆에 같이 서 계셔줍니다.
저는 저 때문에 두 분이 소리를 높여 싸우시는 것이 너무나 싫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두 분의 싸움으로 아버지를 알게 되어 이 부분은 신의 은총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아마도 제가 왕비마마께 이렇게 편지를 쓸 수 있게 된 용기도 어쩌면
그날의 일들 덕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날 두 분의 싸움속에는 ‘아멜리아’ 라는 이름이 나왔으니까요.
책상밑에 몰래 숨어있던 저는 차마 중간에 나가지 못하고 있어야 했습니다.
어머니는 술을 드셨고 아버지는 표현하지 않으셨기에
두 분은 자주 싸우시는 것인지 아니면 어머니가 술을 마셔야 할 일이 있었고 아버지는 차마 말씀을 못하시는 것인지 잘 구분을 하기 어려울 때였습니다.
이것은 언젠가 아버지 책장에서 보았던 책처럼 진단 기준이 빼곡하게 있고, 조건도 까다로운 세세한 책 같습니다.
아마도 저는 원인을 제대로 파악 할 수 없기에 애매한 진단을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서두가 이렇게 길어진 것은 제 글에 제 부모님의 상황을 넣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간절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두 분이 여전히 저를 사랑하시고 저 또한 두 분을 사랑합니다. ------
제인은 이 편지가 언제 온 것인지 알 것 같았다.
언젠가 얼쓰부인의 티모임을 다녀온 아멜리아는 방에 들어가서 쉬겠다며 다음날 나온 적이 있었다.
아마도 숨죽여 흐느끼는 소리는 아멜리아의 소리였을 것이다.
다음날 날이 갠 것 처럼 아멜리아도 기운을 차렸지만 제인은 왜 어머니가 밤새 울어야 했는지 궁금하고 속상했다.
얼마 후에 아멜리아의 표정이 밝아져서 이제는 괜찮은 거냐고 묻자 이 편지를 보여주면서 덕분에 괜찮아 졌다고 했다.
앞뒤 상황을 잘 모르겠는 편지였지만 엄마가 괜찮아졌으니 제인도 괜찮았다.
"어디 보자.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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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스찬의 편지 2
어제 형이 제게 미안한 표정을 짓고 나가버렸습니다.
끝도 없는 제 이야기를 듣고 있으려면 그 시간에 무술을 연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라면서요.
저는 이런 저를 설명쟁이로 이름 붙여놓고 활용해 볼 생각입니다.
제가 장난처럼 썼지만
누군가에게 피해 주려고 쓰는 말이 아니고 저를 위해 사용할 말로 쓰려고 합니다.
왕비님 저는 요즘 표현을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제 편지를 잘 읽어 보셨기에 잘 아시겠지만 ---저는 왕비마마께서 제 편지를 잘 읽고 계신다고 믿습니다.----
표현은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지만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언어로 전달 하려고 한다면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표현’ 이니까요.
이 언어를 제대로 예의 있게 표현 하는 것이 진정한 대화의 기본이고 설득력을 배가 시켜준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왕비마마께 누군가가 잘못된 표현을 쓴다면 제대로 사용해 달라고 정정해 주세요.
왕비님은 그럴 권리가 있으십니다.
하지만 누군가 일부러 잘못된 표현을 써서 왕비님을 모욕하거나 모멸감을 주려고 한다면 그 사람을 용서하지 마시고 정확하게 지적해 주세요.
누군가가 왕비님께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표현을 아낀다면 왕비님이 먼저 다가가 주세요.
그래서 그 사람이 배울 수 있게 도와주세요.
이 말은 제가 저에게도 하고 싶은 말입니다.---
"이건 언제 왜 쓴 걸까? 그 때도 엄마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음...스콧가의 집사는 언제 방문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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