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 283일차. 오랜만에 보는 그 놈
조회 : 356 추천 : 0 글자수 : 1,130 자 2024-06-17
오늘은 뭐랄까...특별하다면 특별한, 그런 날이다.
말하자면, 오늘은 한동안 못 본 사람을 만나는 날이다.
"대공님, 이 자가 대공님의 명령대로 오늘 전투에서 생포해 온 기사입니다."
오늘은 내가 특별하게 생포해 오라고 지시한 그 자를 만나는 날이다.
내가 혁명 전 갇혀 있던 지하 감옥.
다시 올 일은 없겠지 싶었는데, 이렇게 오게 될 줄은...예상했지, 내가 벌인 일이니.
감옥 문을 지키고 있던 병사가 문을 열었다.
얼굴을 보자마자 그 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오랜만에 보는군요."
이 자의 얼굴, 못 본지는 꽤 됐지만 마지막으로 봤을 때의 그 모습만큼은 확실히 기억한다.
아니, 흔하지 않은 얼굴이라 잊을 수가 없다.
더부룩한 턱수염, 우락부락한 근육, 없는 곳이 없이 온몸에 남은 흉터, 마지막으로 잘린 손까지...
"변한게 없는 것 같소, 벨루스 경."
"이름까지 기억해 주시다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오래된 일이기에 기억이 안 날지도 모르겠지만,
제국군의 첩자로서 즐거운 체육대회를 학살장으로 만들어 놓은 장본인인 기사단장이다.
"내가 정신이 없어서 어느 쪽 손을 잘랐는지 기억이 안 났는데 왼손이었군."
"하하, 그래서 칼을 제대로 쥐지 못했습니다."
이 사람 못 본 사이에 얼굴이 밝아졌다.
우리 등에 칼을 찔러 놓고는 제국에 가서 호의호식했나보만.
"못 본 새 얼굴 색이 밝아졌소."
"기습을 도와준 공적으로 대우도 잘 받았으니 전부 대공님 덕분입니다."
이거 참 칭찬처럼 들리지 않는다.
애토에 칭찬이 아니겠지만.
"내가 기억하기론 자네 몸에 칼을 서너 번 찌른 것 같은데?"
"황제께서 어찌나 잘 대해 주시던지, 제국에서 유명한 의사들이 달라붙어 치료해준 덕에 이렇게 살아있는 것입니다."
도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잘 먹고 잘 잔 건지.
"아 맞다. 경, 언제 마지막으로 보았지?"
"체육대회가 작년 10월 24일일 겁니다."
"그럼 정확히 245일, 35주 지났군. 시간 참 빠르네."
"대공님 계산도 참 빠르십니다."
벨루스 특유의 아첨하는 말투.
그땐 왜 이런 꺼림칙함을 못 느꼈을까?
어쩌면 알고 있었지만 모르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말하자면, 오늘은 한동안 못 본 사람을 만나는 날이다.
"대공님, 이 자가 대공님의 명령대로 오늘 전투에서 생포해 온 기사입니다."
오늘은 내가 특별하게 생포해 오라고 지시한 그 자를 만나는 날이다.
내가 혁명 전 갇혀 있던 지하 감옥.
다시 올 일은 없겠지 싶었는데, 이렇게 오게 될 줄은...예상했지, 내가 벌인 일이니.
감옥 문을 지키고 있던 병사가 문을 열었다.
얼굴을 보자마자 그 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오랜만에 보는군요."
이 자의 얼굴, 못 본지는 꽤 됐지만 마지막으로 봤을 때의 그 모습만큼은 확실히 기억한다.
아니, 흔하지 않은 얼굴이라 잊을 수가 없다.
더부룩한 턱수염, 우락부락한 근육, 없는 곳이 없이 온몸에 남은 흉터, 마지막으로 잘린 손까지...
"변한게 없는 것 같소, 벨루스 경."
"이름까지 기억해 주시다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오래된 일이기에 기억이 안 날지도 모르겠지만,
제국군의 첩자로서 즐거운 체육대회를 학살장으로 만들어 놓은 장본인인 기사단장이다.
"내가 정신이 없어서 어느 쪽 손을 잘랐는지 기억이 안 났는데 왼손이었군."
"하하, 그래서 칼을 제대로 쥐지 못했습니다."
이 사람 못 본 사이에 얼굴이 밝아졌다.
우리 등에 칼을 찔러 놓고는 제국에 가서 호의호식했나보만.
"못 본 새 얼굴 색이 밝아졌소."
"기습을 도와준 공적으로 대우도 잘 받았으니 전부 대공님 덕분입니다."
이거 참 칭찬처럼 들리지 않는다.
애토에 칭찬이 아니겠지만.
"내가 기억하기론 자네 몸에 칼을 서너 번 찌른 것 같은데?"
"황제께서 어찌나 잘 대해 주시던지, 제국에서 유명한 의사들이 달라붙어 치료해준 덕에 이렇게 살아있는 것입니다."
도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잘 먹고 잘 잔 건지.
"아 맞다. 경, 언제 마지막으로 보았지?"
"체육대회가 작년 10월 24일일 겁니다."
"그럼 정확히 245일, 35주 지났군. 시간 참 빠르네."
"대공님 계산도 참 빠르십니다."
벨루스 특유의 아첨하는 말투.
그땐 왜 이런 꺼림칙함을 못 느꼈을까?
어쩌면 알고 있었지만 모르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작가의 말
여러분들께서는 쓸 게 없어서
예전에 나왔던 일회성 캐릭터까지 끄집어 내고 있는
작가의 추잡한 모습을 보고 계십니다.
닫기피의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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