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 332일차. 내전의 끝(2)
조회 : 353 추천 : 0 글자수 : 1,093 자 2024-08-05
더운 햇빛이 쨍쨍하게 내려쬐는 한여름이기에 이동하는 데에 시간이 꽤 걸릴 줄 알았지만,
의외로 가까운 편이라 하루 밖에 걸리지 않았다.
레니스 최남단에 있는 도시 베르잔.
지금은 평화로운 것처럼 보이지만,
며칠 전까지만 해도 여기는 제국이 마지막 발악을 하며 전쟁을 하던 곳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나를 보자마자 서둘러 내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나는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말을 타고 길을 지나갔다.
새로운 왕이니 예를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일까,
아니면 내가 공포의 대상인 것일까.
이제 정말로 끝인 것인가 생각하다 보니 어느새 별장에 다다랐다.
말에서 내리자 별장 관리인이 보였다.
어릴 때 본 것이 마지막이었지만,
늙었음에도 얼굴에서 넘쳐나는 여유의 기운은 아직도 내가 기억하고 있었다.
관리인의 뒤를 따라가자 눈 앞에 포승줄로 팔이 묶인 전 황제와 전 왕비님이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저 내 조카이자 형수님일 뿐이었다.
나는 한참동안 그들을 바라봤다.
그들은 나와 눈도 못 마주친 채로 바닥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나는 생각에 잠겼다.
이제는 힘이 없는 사람일 뿐인데 후환이 두렵다고 죽일 필요가 있을까?
나는 의문에 대한 나의 답을 결정하고 입을 열었다.
"이 자들을 풀어주어라."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흠칫하며 놀란 반응을 보였다.
갑옷을 입은 한 기사가 이렇게 말했다.
"안됩니다. 저 자들은 폐하와 맞서 목에 칼을 겨누고자 했으며, 시도 때도 없이 암살을 하려 든 사람입니다. 제국의 앞날을, 미래를 위해서라도 저 자들을 죽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느새 나의 호칭은 대공에서 폐하로 바뀌어 있었다.
조카와 형수님은 나를 힐끔 바라보며 덜덜 떨고 있었다.
나는 그들을 향해 다시 한 번 말했다.
"못 들었는가? 당장 저 자들을 풀어주어라. 이 자들은 이제 나에게 대항할 힘도 없는 자들이다. 죽었다고 치고 시골 농촌의 땅을 하나 주어 거기서 농사 지으며, 세금을 내어 제국 경제에 조금이라도 이바지하게 하여 살게 해주어라."
그렇게 그들의 몸을 감고 있던 줄이 풀렸다.
조카와 형수님은 내게 고개 숙여 인사하더니 기사들과 함께 별장을 빠르게 빠져나갔다.
이렇게 나의 [혁명]은 끝나게 되었다.
이것으로 끝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의외로 가까운 편이라 하루 밖에 걸리지 않았다.
레니스 최남단에 있는 도시 베르잔.
지금은 평화로운 것처럼 보이지만,
며칠 전까지만 해도 여기는 제국이 마지막 발악을 하며 전쟁을 하던 곳이었다.
마을 사람들이 나를 보자마자 서둘러 내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나는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말을 타고 길을 지나갔다.
새로운 왕이니 예를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일까,
아니면 내가 공포의 대상인 것일까.
이제 정말로 끝인 것인가 생각하다 보니 어느새 별장에 다다랐다.
말에서 내리자 별장 관리인이 보였다.
어릴 때 본 것이 마지막이었지만,
늙었음에도 얼굴에서 넘쳐나는 여유의 기운은 아직도 내가 기억하고 있었다.
관리인의 뒤를 따라가자 눈 앞에 포승줄로 팔이 묶인 전 황제와 전 왕비님이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저 내 조카이자 형수님일 뿐이었다.
나는 한참동안 그들을 바라봤다.
그들은 나와 눈도 못 마주친 채로 바닥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나는 생각에 잠겼다.
이제는 힘이 없는 사람일 뿐인데 후환이 두렵다고 죽일 필요가 있을까?
나는 의문에 대한 나의 답을 결정하고 입을 열었다.
"이 자들을 풀어주어라."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흠칫하며 놀란 반응을 보였다.
갑옷을 입은 한 기사가 이렇게 말했다.
"안됩니다. 저 자들은 폐하와 맞서 목에 칼을 겨누고자 했으며, 시도 때도 없이 암살을 하려 든 사람입니다. 제국의 앞날을, 미래를 위해서라도 저 자들을 죽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느새 나의 호칭은 대공에서 폐하로 바뀌어 있었다.
조카와 형수님은 나를 힐끔 바라보며 덜덜 떨고 있었다.
나는 그들을 향해 다시 한 번 말했다.
"못 들었는가? 당장 저 자들을 풀어주어라. 이 자들은 이제 나에게 대항할 힘도 없는 자들이다. 죽었다고 치고 시골 농촌의 땅을 하나 주어 거기서 농사 지으며, 세금을 내어 제국 경제에 조금이라도 이바지하게 하여 살게 해주어라."
그렇게 그들의 몸을 감고 있던 줄이 풀렸다.
조카와 형수님은 내게 고개 숙여 인사하더니 기사들과 함께 별장을 빠르게 빠져나갔다.
이렇게 나의 [혁명]은 끝나게 되었다.
이것으로 끝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작가의 말
그렇죠.
혁명은 끝나지만 이야기가 끝난 것은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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