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점 14화
조회 : 771 추천 : 0 글자수 : 5,426 자 2023-10-22
#. 선유 집 주방 (D)
혜미를 안고 흐느끼고 있는 선유...
고개를 들어 피범벅인 성근의 얼굴을 본다.
선유 : (원망어린) 왜 약속 안 지켰어요.... 엄마하고 부산에 간다고 했잖아요...
성근 : ... (말없이 눈을 감고 마는)
벽에 기대앉은 채 선유와 혜미를 바라보던 정태.
정태 : (휴대폰을 꺼내 보며 허탈한) 복원은 이런 때 할 수 있어야 하는 건데. (휴대폰을 선유에게 내미는) 어서 구급차나 불러.
선유, 휴대폰을 외면하고 벽 모니터를 본다.
모니터에 떠 있는 3C 아이콘...
혜미를 잘 누이고 일어나 모니터로 가는 선유.
왜 저러나 싶은 정태...
선유, 피 묻은 손으로 모니터를 터치해 3C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모니터에 묻은 피를 닦아가며 로그인을 하자 프로필 창이 뜬다.
한번의 복원점 등록과 복원 실행 기록만이 보인다.
실망하는 선유... 부질없이 버튼을 눌러보지만 역시나 오류 음만 울린다.
정태 : (딱한 듯 보는) 복원점 하나에 한번밖에 기회 없는 거 몰라? 새로 설정한 복원점도 없잖아...
이내 체념하며 스르르 주저앉는 선유, 어깨를 들썩이며 울음을 터뜨린다.
그런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성근..
정태 : 다 내 탓이야....여기 오는 게 아녔는데. (성근을 보는) 이런 친구하고 사는 줄은 꿈에도 몰랐네...
성근, 정태의 말이 들리지 않는지 그저 모니터만 바라본다.
흔들리는 눈빛에...
#. 플래시백 - 주방
식탁 위 우유병...
혜미 : 부산엘 가라니?
선유 : 그게... 부산에 아빠 일자리가 있어요.
성근 : 허... 일자리? 갑자기?
CUT TO
혜미 : 여보, 화 좀 내지 말고..
성근 : 됐어! 그러니까 니 말은 내가 일자리를 못 구해서 놀고 있는 게 문제라 니가 복원을 했단 소리야? 그런 거야?
선유 : (애타는) 아빠...!
성근 : 그래서! 알지도 못하는 일자리를 놓칠까봐 내가 부산엘 가야 한다고? 너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CUT TO
성근 : 아, 당신은 이 상황이 이해가 돼?! 한 달 동안 사람 속 태워놓고 한다는 소리가 일자리 있으니 부산에 가라?
선유 : 아빠... 가야 돼요! (울 듯한)
성근 : 울고 싶은 건 나야! 이젠 못 참겠다. 이제 숨길 생각 말고 다 말해! 도대체 내가 지금 부산에 안 가면 뭐가 어떻게 되는데?!
선유 : (소리치는) 제발 내 말 들어요!!
성근 : (당황) 이 녀석이.. 너 지금 누구한테 큰소리야?!! (발끈해 식탁 위 우유병을 쳐버리는)
바닥으로 날아가 박살이 나는 우유병.
#. 플래시백 - 일층 침실
거칠게 들어서는 성근... 화를 삭이지 못하고 침대에 걸터앉는다.
벽에 붙은 모니터에서 3C 홍보 영상이 나오고 있다.
기택 : 한순간의 선택이 당신을 삶과 죽음으로 갈아놓을 수 있습니다.
그런 기택을 노려보는 성근.
기택 : 지금 이 순간 행과 불행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느껴진다면 접속하세요.
성근 : 어련하시겠어...
돌아서던 기택.
기택 : 아, 그 거 아시죠? 복원한 사람 말 들으면.. (미소) 자다가도 떡이 나온다.명심하시구요.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바라보던 성근...
방문 쪽을 돌아본다.
#. 플래시백 - 주방 밖
입구에 다가서는 성근.
주방 안엔 선유가 손을 다친 혜미의 피를 닦아주고 있다.
혜미 : 너 아빠 미워하는 거 아니지?
선유 : ...
혜미 : 니가 이해해야 돼. 너 잘못될까봐 걱정돼서 그런 거야.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성근...
#. 플래시백 - 일층 침실
모니터의 3C 아이콘을 터치해 접속하는 성근.
로그인을 하자 프로필창이 뜨고 두 번의 복원 기록이 보인다.
‘2023년 11월 21일 복원점 설정 2024년 9월 7일 실행
2025년 4월 9일 복원점 설정 2038년 7월 2일 실행‘
복원점 설정 버튼을 바라보다 손을 가져가는 성근...
‘2047년 7월 16일 08시 40분’
성근 : 그래.. 어디 떡이 나오는지 보자.
버튼을 누르고 복원점이 설정됐다는 표시가 뜬다.
#. 주방 (D)
벽에 기대앉은 채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는 성근...
창백한 모습의 혜미.. 그 혜미를 안고 흐느끼고 있는 선유.
다친 어깨를 부여잡고 지쳐있는 정태...
그들을 둘러보다 다시 모니터로 향하는 성근의 시선...
상기된 성근의 눈에 보이는 3C 아이콘.
#. 집 전경 (N, D)
저녁노을이 져가는 선유의 집 외경..
이내 하늘이 온통 눈부시게 환한 빛으로 번지다
순간적으로 밝은 하늘로 바뀐다.
#. 인서트 - 선유의 집 (D)
빈 일층 거실의 모습..
비어있는 선유의 방..
아무도 없는 이층 복도..
#. 일층 침실 (D)
성근이 모니터 앞에 서 있다... 정신이 든 듯 눈을 뜨고 보면 모니터에 표시된 날짜 ‘7월 16일’ 이내 몸이 편치 않은 듯 벽에 의지해 방문으로 다가간다.
#. 일층 복도 + 주방 (D)
침실 문이 열리고 성근이 나온다... 마치 낯선 곳에라도 온 듯 복도를 둘러보며 주방 쪽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구토가 나는 듯 멈칫하다 진정을 하며 걸음을 옮긴다. 주방에 가까워지자 혜미와 선유의 대화 소리가 들려온다. 주방 입구에 다가서 안을 보면 바닥엔 어수선하게 깨진 우유병..
혜미 : 아... 살살해.
선유가 혜미의 다친 손가락에 밴드를 붙여주고 있다.
선유 : 좀 참아. 그러니까 조심 좀 하지.
그러다 성근을 보고 무슨 일인가 싶은 혜미와 선유.
성근, 혜미의 모습에 엷은 미소가 떠오른다.
혜미 : 웃음이 나와? 더 깨부술 게 남았어?
성근 : 아니.. 당신 괜찮아?
혜미 : 몰라? 나 당신 때문에 피 봤어. (손가락을 보이는)
성근 : 어... (애써 침착하는) 난 머리가 좀 아프네. 두통약 어디 있지?
선유, 그런 성근이 못마땅한 듯 구급상자를 밀어놓고 나가려하자
성근 : 잠깐, 선유야.
멈춰서는 선유.
성근 : 너 부산에 아빠 일자리 있다는 거 확실한 거지? 호텔 주방일.
선유 : 호텔 주방일이라곤 안했는데.
성근 : 어? 아...아빠 일자리야 뻔하지. 당신 손 그래도 운전할 수 있지?
혜미 : 왜?
성근 : 선유 말대로 지금 부산에 가자고.
선유 : (놀라 보는)
혜미 : 진짜?
선유 : 정말이요?
성근 : 그래. 가자, 지금.
혜미 : 해가 서쪽에서 뜨겠네. 당신이 선유 말을 다 듣고.
성근 : 어... 들어야지. 그런 말 있잖아. 복원한 사람 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나온다.
혜미 : 뭐야.. 그런 소린 어디서 들었어? 하여튼 가자시니 가얍죠. 선유야, 너 혼자 있을 수 있지?
성근 : 아냐, 선유도 같이 가.
혜미 : 얘가 학교는 어쩌고 부산엘 가.
성근 : 학교 며칠 빠진다고 큰일 나? 같이 가자. 우리 가족 다 같이 어디 가본지 오래됐잖아.
선유 : (좋은) 정말이요?
성근 : 그래, 어서 출발하게 준비들 해.
설레는 표정으로 부산떠는 혜미와 선유.
그런 둘을 애틋하게 바라보는 성근.
#. 선유네 집 앞 (D)
차고에서 승용차가 나와 도로로 빠져나간다.
운전석에 혜미, 조수석에 앉은 성근과 뒷좌석의 선유..
#. 도로 (D)
번화한 도로로 접어들어 달리는 혜미의 승용차...
#. 달리는 차 안 (D)
혜미 : (성근의 안색을 살피는) 머리 아픈 건 괜찮아?
성근 : 어, 약 먹었더니 좀 낫네. (룸미러로 선유를 보는)
창밖을 보고 앉은 선유.
혜미 : 선유 너 복원문제는 이렇게 끝나는 거야? 설마 진짜 아빠 일자리 때문였던 거야?
선유 : 뭐.. 그냥....
혜미 : 정말 그런 거면 아빠 또 화날 텐데. 너 복원 아무렇게 막 써 버릴까봐 걱정 많아, 아빠가.
선유 : 죄송해요. 앞으로 안 그럴게요.
성근 : (룸미러로 선유와 눈이 마주치자 미소 짓는)
혜미 : 그래, 이젠 남은 복원은 신중하게 써야 돼. 엄마 어떤지 알지? 아빠는 한번 남은 복원기회 예순 살 생일에 복원점 설정해서 다시 남은 인생 살아보는 게 소원이란다.
선유 : 그래요? (룸미러로 성근을 보는)
성근 : (아무 말 없이 차량 모니터를 보는)
3C 홍보영상이 나오고 있는 모니터.
고객들의 복원 경험담이 몽타주 되고... 기택의 인터뷰가 나온다.
사회자: 복원으로 인해 삶을 되찾은 사람도 있지만 부작용을 주장하는 사람 들도 있는데요. 타인의 삶에 나쁜 영향을 미쳐 세상을 혼란스럽게 만든다는.
기택 : 글쎄요.. 그럼 복원이 없던 시절은 세상에 질서가 있었나요? 혼란은 언제 어디에나 있었죠. 오히려 복원이 그 혼란을 치유했다고 생각합니다. 저흰 세상에 없던 괴물을 만든 것이 아니라 그저 세상 사람들이 놓쳐버린 선택의 기회를 되돌려 준 것뿐입니다.
인터뷰를 듣는지 마는지 각자 생각에 잠겨 있는 성근, 혜미, 선유...
그때 선유의 휴대폰이 울린다.
선유, 통화 버튼을 눌러 영상통화가 되고 운전을 하고 있는 건우의 모습이 화면에 보인다.
건우 : 하이, 썬~~!
선유 : (한숨) 너 당장 차 세워.
건우 : 왜 목소리가 까칠해? 생리하냐?
그 소리가 거슬린 듯 힐긋 보는 성근과 혜미.
선유 : (눈치를 보며) 운전이든 통화든 하나만 하라고!
건우 : 왜, 춤도 출 수 있지. (몸을 흔드는)
운전이 위태로운 듯 주변에 경적 소리가 울린다.
선유 : 오건우! 그만 하고 당장 차 세워!
건우 : 아냐, 나 멀쩡해. 그것보다 내가 생각해 봤는데 그 복원 말이야.
선유 : 얘기 나중에 하고 차부터 세우라고! 너 사고 난다고!
건우 : 썬, 나도 복원을 하면 꼬여버린 인생 제대로 펴지겠냐?
선유 : 헛소리 그만 하고 차 세우라니까!
건우 : 그래, 복원이 구원이 될 수 있겠냐고!
순간 교차로에 진입한 승용차.. 그대로 픽업트럭이 달려와 들이받는다.
충격에 밀려나는 승용차. 그 안, 몸을 가누지 못하는 혜미, 성근, 선유....
#. 도로 (D)
승용차가 신호등에 부딪히고는 튕겨나가 구르기 시작한다.
몇 바퀴를 그렇게 구른 뒤에야 뒤집힌 채 멈추는 승용차...
신호등 앞에 멈춰선 픽업트럭도 찌그러진 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운전석 문이 열리고 건우가 힘겹게 빠져나온다. 이마에 흐르는 피..
저 만치 뒤집혀 있는 승용차를 보는 건우, 비틀대며 다가간다..
뒤집힌 승용차에 다가서 안을 들여다보면 혜미와 성근, 선유가 피투성이가 돼 늘어져 있다.
겁에 질려 뒷걸음치는 건우... 어쩔 줄 모르다 소리도 지르고 욕도 해댄다.
여기 저기 다른 차들의 경적 소리에 머리를 감싸 쥔 건우, 순간 정신이 들고
도망치듯 트럭으로 달려간다.
행인 하나가 그런 건우를 붙잡자 뿌리치는 건우. 행인이 놓지를 않자 주먹을 날린다. 쓰러진 행인을 뒤로 하고 트럭으로 달려가 운전석에 타는 건우.
술병이며 쓰레기로 어지러운 차 안을 뒤지다 이내 바닥에 처박혀 있던 휴대폰을 찾아 든다. 영상통화를 꺼버리자 3C 아이콘이 보인다. 아이콘을 터치하고 로그인을 하는 건우. 건우의 프로필 창이 보인다... ‘7월 15일 13시’ 첫 복원점이 설정돼 있다. 이마에 흐르는 피를 티셔츠로 닦아가며 복원 버튼으로 손을 가져가는 건우... 그 목덜미 십자기 타투 아래 복원칩을 삽입한 3C 로고가 보이며...
black out
-끝-
혜미를 안고 흐느끼고 있는 선유...
고개를 들어 피범벅인 성근의 얼굴을 본다.
선유 : (원망어린) 왜 약속 안 지켰어요.... 엄마하고 부산에 간다고 했잖아요...
성근 : ... (말없이 눈을 감고 마는)
벽에 기대앉은 채 선유와 혜미를 바라보던 정태.
정태 : (휴대폰을 꺼내 보며 허탈한) 복원은 이런 때 할 수 있어야 하는 건데. (휴대폰을 선유에게 내미는) 어서 구급차나 불러.
선유, 휴대폰을 외면하고 벽 모니터를 본다.
모니터에 떠 있는 3C 아이콘...
혜미를 잘 누이고 일어나 모니터로 가는 선유.
왜 저러나 싶은 정태...
선유, 피 묻은 손으로 모니터를 터치해 3C 프로그램을 실행한다.
모니터에 묻은 피를 닦아가며 로그인을 하자 프로필 창이 뜬다.
한번의 복원점 등록과 복원 실행 기록만이 보인다.
실망하는 선유... 부질없이 버튼을 눌러보지만 역시나 오류 음만 울린다.
정태 : (딱한 듯 보는) 복원점 하나에 한번밖에 기회 없는 거 몰라? 새로 설정한 복원점도 없잖아...
이내 체념하며 스르르 주저앉는 선유, 어깨를 들썩이며 울음을 터뜨린다.
그런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성근..
정태 : 다 내 탓이야....여기 오는 게 아녔는데. (성근을 보는) 이런 친구하고 사는 줄은 꿈에도 몰랐네...
성근, 정태의 말이 들리지 않는지 그저 모니터만 바라본다.
흔들리는 눈빛에...
#. 플래시백 - 주방
식탁 위 우유병...
혜미 : 부산엘 가라니?
선유 : 그게... 부산에 아빠 일자리가 있어요.
성근 : 허... 일자리? 갑자기?
CUT TO
혜미 : 여보, 화 좀 내지 말고..
성근 : 됐어! 그러니까 니 말은 내가 일자리를 못 구해서 놀고 있는 게 문제라 니가 복원을 했단 소리야? 그런 거야?
선유 : (애타는) 아빠...!
성근 : 그래서! 알지도 못하는 일자리를 놓칠까봐 내가 부산엘 가야 한다고? 너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CUT TO
성근 : 아, 당신은 이 상황이 이해가 돼?! 한 달 동안 사람 속 태워놓고 한다는 소리가 일자리 있으니 부산에 가라?
선유 : 아빠... 가야 돼요! (울 듯한)
성근 : 울고 싶은 건 나야! 이젠 못 참겠다. 이제 숨길 생각 말고 다 말해! 도대체 내가 지금 부산에 안 가면 뭐가 어떻게 되는데?!
선유 : (소리치는) 제발 내 말 들어요!!
성근 : (당황) 이 녀석이.. 너 지금 누구한테 큰소리야?!! (발끈해 식탁 위 우유병을 쳐버리는)
바닥으로 날아가 박살이 나는 우유병.
#. 플래시백 - 일층 침실
거칠게 들어서는 성근... 화를 삭이지 못하고 침대에 걸터앉는다.
벽에 붙은 모니터에서 3C 홍보 영상이 나오고 있다.
기택 : 한순간의 선택이 당신을 삶과 죽음으로 갈아놓을 수 있습니다.
그런 기택을 노려보는 성근.
기택 : 지금 이 순간 행과 불행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느껴진다면 접속하세요.
성근 : 어련하시겠어...
돌아서던 기택.
기택 : 아, 그 거 아시죠? 복원한 사람 말 들으면.. (미소) 자다가도 떡이 나온다.명심하시구요.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바라보던 성근...
방문 쪽을 돌아본다.
#. 플래시백 - 주방 밖
입구에 다가서는 성근.
주방 안엔 선유가 손을 다친 혜미의 피를 닦아주고 있다.
혜미 : 너 아빠 미워하는 거 아니지?
선유 : ...
혜미 : 니가 이해해야 돼. 너 잘못될까봐 걱정돼서 그런 거야.
그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성근...
#. 플래시백 - 일층 침실
모니터의 3C 아이콘을 터치해 접속하는 성근.
로그인을 하자 프로필창이 뜨고 두 번의 복원 기록이 보인다.
‘2023년 11월 21일 복원점 설정 2024년 9월 7일 실행
2025년 4월 9일 복원점 설정 2038년 7월 2일 실행‘
복원점 설정 버튼을 바라보다 손을 가져가는 성근...
‘2047년 7월 16일 08시 40분’
성근 : 그래.. 어디 떡이 나오는지 보자.
버튼을 누르고 복원점이 설정됐다는 표시가 뜬다.
#. 주방 (D)
벽에 기대앉은 채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는 성근...
창백한 모습의 혜미.. 그 혜미를 안고 흐느끼고 있는 선유.
다친 어깨를 부여잡고 지쳐있는 정태...
그들을 둘러보다 다시 모니터로 향하는 성근의 시선...
상기된 성근의 눈에 보이는 3C 아이콘.
#. 집 전경 (N, D)
저녁노을이 져가는 선유의 집 외경..
이내 하늘이 온통 눈부시게 환한 빛으로 번지다
순간적으로 밝은 하늘로 바뀐다.
#. 인서트 - 선유의 집 (D)
빈 일층 거실의 모습..
비어있는 선유의 방..
아무도 없는 이층 복도..
#. 일층 침실 (D)
성근이 모니터 앞에 서 있다... 정신이 든 듯 눈을 뜨고 보면 모니터에 표시된 날짜 ‘7월 16일’ 이내 몸이 편치 않은 듯 벽에 의지해 방문으로 다가간다.
#. 일층 복도 + 주방 (D)
침실 문이 열리고 성근이 나온다... 마치 낯선 곳에라도 온 듯 복도를 둘러보며 주방 쪽을 향해 걸음을 옮긴다. 구토가 나는 듯 멈칫하다 진정을 하며 걸음을 옮긴다. 주방에 가까워지자 혜미와 선유의 대화 소리가 들려온다. 주방 입구에 다가서 안을 보면 바닥엔 어수선하게 깨진 우유병..
혜미 : 아... 살살해.
선유가 혜미의 다친 손가락에 밴드를 붙여주고 있다.
선유 : 좀 참아. 그러니까 조심 좀 하지.
그러다 성근을 보고 무슨 일인가 싶은 혜미와 선유.
성근, 혜미의 모습에 엷은 미소가 떠오른다.
혜미 : 웃음이 나와? 더 깨부술 게 남았어?
성근 : 아니.. 당신 괜찮아?
혜미 : 몰라? 나 당신 때문에 피 봤어. (손가락을 보이는)
성근 : 어... (애써 침착하는) 난 머리가 좀 아프네. 두통약 어디 있지?
선유, 그런 성근이 못마땅한 듯 구급상자를 밀어놓고 나가려하자
성근 : 잠깐, 선유야.
멈춰서는 선유.
성근 : 너 부산에 아빠 일자리 있다는 거 확실한 거지? 호텔 주방일.
선유 : 호텔 주방일이라곤 안했는데.
성근 : 어? 아...아빠 일자리야 뻔하지. 당신 손 그래도 운전할 수 있지?
혜미 : 왜?
성근 : 선유 말대로 지금 부산에 가자고.
선유 : (놀라 보는)
혜미 : 진짜?
선유 : 정말이요?
성근 : 그래. 가자, 지금.
혜미 : 해가 서쪽에서 뜨겠네. 당신이 선유 말을 다 듣고.
성근 : 어... 들어야지. 그런 말 있잖아. 복원한 사람 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나온다.
혜미 : 뭐야.. 그런 소린 어디서 들었어? 하여튼 가자시니 가얍죠. 선유야, 너 혼자 있을 수 있지?
성근 : 아냐, 선유도 같이 가.
혜미 : 얘가 학교는 어쩌고 부산엘 가.
성근 : 학교 며칠 빠진다고 큰일 나? 같이 가자. 우리 가족 다 같이 어디 가본지 오래됐잖아.
선유 : (좋은) 정말이요?
성근 : 그래, 어서 출발하게 준비들 해.
설레는 표정으로 부산떠는 혜미와 선유.
그런 둘을 애틋하게 바라보는 성근.
#. 선유네 집 앞 (D)
차고에서 승용차가 나와 도로로 빠져나간다.
운전석에 혜미, 조수석에 앉은 성근과 뒷좌석의 선유..
#. 도로 (D)
번화한 도로로 접어들어 달리는 혜미의 승용차...
#. 달리는 차 안 (D)
혜미 : (성근의 안색을 살피는) 머리 아픈 건 괜찮아?
성근 : 어, 약 먹었더니 좀 낫네. (룸미러로 선유를 보는)
창밖을 보고 앉은 선유.
혜미 : 선유 너 복원문제는 이렇게 끝나는 거야? 설마 진짜 아빠 일자리 때문였던 거야?
선유 : 뭐.. 그냥....
혜미 : 정말 그런 거면 아빠 또 화날 텐데. 너 복원 아무렇게 막 써 버릴까봐 걱정 많아, 아빠가.
선유 : 죄송해요. 앞으로 안 그럴게요.
성근 : (룸미러로 선유와 눈이 마주치자 미소 짓는)
혜미 : 그래, 이젠 남은 복원은 신중하게 써야 돼. 엄마 어떤지 알지? 아빠는 한번 남은 복원기회 예순 살 생일에 복원점 설정해서 다시 남은 인생 살아보는 게 소원이란다.
선유 : 그래요? (룸미러로 성근을 보는)
성근 : (아무 말 없이 차량 모니터를 보는)
3C 홍보영상이 나오고 있는 모니터.
고객들의 복원 경험담이 몽타주 되고... 기택의 인터뷰가 나온다.
사회자: 복원으로 인해 삶을 되찾은 사람도 있지만 부작용을 주장하는 사람 들도 있는데요. 타인의 삶에 나쁜 영향을 미쳐 세상을 혼란스럽게 만든다는.
기택 : 글쎄요.. 그럼 복원이 없던 시절은 세상에 질서가 있었나요? 혼란은 언제 어디에나 있었죠. 오히려 복원이 그 혼란을 치유했다고 생각합니다. 저흰 세상에 없던 괴물을 만든 것이 아니라 그저 세상 사람들이 놓쳐버린 선택의 기회를 되돌려 준 것뿐입니다.
인터뷰를 듣는지 마는지 각자 생각에 잠겨 있는 성근, 혜미, 선유...
그때 선유의 휴대폰이 울린다.
선유, 통화 버튼을 눌러 영상통화가 되고 운전을 하고 있는 건우의 모습이 화면에 보인다.
건우 : 하이, 썬~~!
선유 : (한숨) 너 당장 차 세워.
건우 : 왜 목소리가 까칠해? 생리하냐?
그 소리가 거슬린 듯 힐긋 보는 성근과 혜미.
선유 : (눈치를 보며) 운전이든 통화든 하나만 하라고!
건우 : 왜, 춤도 출 수 있지. (몸을 흔드는)
운전이 위태로운 듯 주변에 경적 소리가 울린다.
선유 : 오건우! 그만 하고 당장 차 세워!
건우 : 아냐, 나 멀쩡해. 그것보다 내가 생각해 봤는데 그 복원 말이야.
선유 : 얘기 나중에 하고 차부터 세우라고! 너 사고 난다고!
건우 : 썬, 나도 복원을 하면 꼬여버린 인생 제대로 펴지겠냐?
선유 : 헛소리 그만 하고 차 세우라니까!
건우 : 그래, 복원이 구원이 될 수 있겠냐고!
순간 교차로에 진입한 승용차.. 그대로 픽업트럭이 달려와 들이받는다.
충격에 밀려나는 승용차. 그 안, 몸을 가누지 못하는 혜미, 성근, 선유....
#. 도로 (D)
승용차가 신호등에 부딪히고는 튕겨나가 구르기 시작한다.
몇 바퀴를 그렇게 구른 뒤에야 뒤집힌 채 멈추는 승용차...
신호등 앞에 멈춰선 픽업트럭도 찌그러진 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운전석 문이 열리고 건우가 힘겹게 빠져나온다. 이마에 흐르는 피..
저 만치 뒤집혀 있는 승용차를 보는 건우, 비틀대며 다가간다..
뒤집힌 승용차에 다가서 안을 들여다보면 혜미와 성근, 선유가 피투성이가 돼 늘어져 있다.
겁에 질려 뒷걸음치는 건우... 어쩔 줄 모르다 소리도 지르고 욕도 해댄다.
여기 저기 다른 차들의 경적 소리에 머리를 감싸 쥔 건우, 순간 정신이 들고
도망치듯 트럭으로 달려간다.
행인 하나가 그런 건우를 붙잡자 뿌리치는 건우. 행인이 놓지를 않자 주먹을 날린다. 쓰러진 행인을 뒤로 하고 트럭으로 달려가 운전석에 타는 건우.
술병이며 쓰레기로 어지러운 차 안을 뒤지다 이내 바닥에 처박혀 있던 휴대폰을 찾아 든다. 영상통화를 꺼버리자 3C 아이콘이 보인다. 아이콘을 터치하고 로그인을 하는 건우. 건우의 프로필 창이 보인다... ‘7월 15일 13시’ 첫 복원점이 설정돼 있다. 이마에 흐르는 피를 티셔츠로 닦아가며 복원 버튼으로 손을 가져가는 건우... 그 목덜미 십자기 타투 아래 복원칩을 삽입한 3C 로고가 보이며...
black out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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