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간을 싫어하는 사람
조회 : 557 추천 : 1 글자수 : 4,075 자 2024-01-30
옛날에, 행복하고 시끌벅적한 가정이 있었습니다.
엄마, 아빠, 아이 한 명으로 구성된 가족 이었지만, 그들은 행복했습니다.
아이는 엄마, 아빠에게 웃음과 행복을 주었고,
엄마와 아빠는 아이에게 기쁨이란 감정을 찾게 해 주었습니다.
아이가 처음으로 엄마 아빠라 부르고, 스스로 걷고, 물건을 잡고, 아이가 성장할 때마다 아이의 부모님은 기뻤습니다.
하지만.. 그 행복한 가정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뭐하느냐! 어서 그 악마를 쫓아내지 못할까!!"
힘과 권력을 가진 높은 자들이, 그 아이를 악마라 부르며 엄마 아빠에게 버리라 명령했습니다.
아이를 잃는 게 죽도록 싫었던 엄마와 아빠는 끝까지 아이를 버리지 못했습니다.
"악마를 기르는 자들도 똑같이 악마다! 이 자들을 태워 죽여라!"
악마라 불리는 이유도 찾지 못하고, 그 아이 때문에 엄마와 아빠 둘 다 화형에 처해 죽고 말았습니다.
끝까지 아이를 놓지 못하고 눈물에 젖은 엄마와,
아이를 보호 하려다 기사들의 창에 찔린 아빠.
결국 행복했던 가정은 산산이 무너지고, 아이는 마을 밖으로 버려 졌습니다.
처참하고 잔혹한 결과였습니다.
그렇게 2명의 사람이 죽었지만,
아이는 죽지 않았습니다.
그 아이는 숲에 버려졌지만, 다행히 사람들이 죽이지 않아 살아 있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마인이 그 아이를 발견하고, 그 아이를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마인과 인간은 적대적인 관계라 바로 죽였겠지만 인간을 싫어하지 않던 마인은 그 아이를 자신의 자식이라 생각하고 소중하게 키웠습니다.
물론 원래 가정보다 행복하지는 않았지만, 그 아이에게 있어 마인은 구세주와 마찬가지 였습니다.
평생 사람을 좋아하던 마인 또한 기뻤습니다.
그렇게 아이는 15년 동안 마인에게 여러가지를 배우며 자랐습니다.
궁술에 대해서 배우고, 마인의 언어와 사람의 언어를 배우고, 또 마법도 배웠습니다.
아이는 마인에게 '마베라스 이안' 이라는 이름을 받았습니다.
이안은 그렇게 20살이 되어 혼자서도 살아갈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분명 기뻤지만, 이안의 어릴 적 미소라고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단지 짜증과 기쁨이 공존하는 표정이 되었을 뿐.
"다녀오겠습니다."
그는 표정만 바뀐 게 아니었습니다.
성격도, 생각하는 방식도 바뀌어 갔습니다.
사람을 좋아했던 마음은 증오하는 마음으로.
마인 아래 키워져 바뀐 것이 아니라 현실을 본 것 이었습니다.
이안은 5살 때 기억을 하나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 말도 안되는 법과 그걸 따르는 사람들이 이안은 싫었습니다.
당장이라도 마을에 쳐들어가 힘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을 죽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턱 없이 힘이 부족 했기에 시도 때도 없이 몬스터를 잡고 숙련도를 올렸습니다.
부모를 죽이고 자신을 버린 사람들에게 복수하기까지 말이죠.
1. 인간을 싫어하는 사람
15년 동안 살아오면서 느꼈다.
아무리 강해져도 그 사람들을 이기기엔 턱 없이 부족하다고.
마인에게 가르침을 받은 거에 대핸 후회는 없었다.
나를 거둬주고 키워준 두 번째 부모님에게 불만 따위는 없었다.
이제는 부모의 곁을 떠나 스스로 강해질 나이도 되었다.
언제까지고 도움을 받을 수는 없으니까.
"이안! 조심히 다녀오렴!"
항상 밖으로 나오면 문에서 얼굴만 빼꼼 내밀고 인사를 건내는 부모님.
사냥을 끝내면 저녁 늦게 집에 들어가는 게 내 인생이었다.
물론 첫 사냥은 처참했다.
C랭크 몬스터도 잡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수 많은 몬스터를 죽이고 또 죽였다.
B급이고 A급이고 할 것 없이 말이다.
15년 동안 그 짓거리를 계속했다.
그래서 지금의 내가 되었다.
부모의 정체가 마인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정체도, 무엇을 하던 존재 인지는 알 수 없었다.
"요새는.. 주변에 몬스터가 보이지 않는 군.. 기온이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따뜻한 날씨 일 텐데."
숲에서 살면서 언제 몬스터가 많이 나오고 적게 나오는 지도 알 수 있었고, 날씨와 기온 또한 알아챌 수 있었다.
그리고 어릴 적 부터 배운 궁술. 내가 가장 잘 쓸 수 있는 무기였다.
화살만 해도 5만 개 이상을 썼을 것이다.
부러지기도 하고, 놓치기도 하고 말이다.
지금은 그런 일이 극도록 적어졌지만, 그래도 가끔 실수를 할 때 마다 아직도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푸욱!
사냥 중에 이상한 생각을 하다니.
역시 아직 멀었군.
오늘은 못해도 100마리는 잡을 거니까.
평소 같으면 200마리도 잡았을 텐데, 오늘은 몬스터가 안보이는 군.
그렇게 아침 일찍 나갔음에도 나는 늦은 저녁이 되서야 사냥을 끝낼 수 있었다.
"146마리.."
집에 돌아가기 전, 항상 들리는 곳이 있다.
몬스터도, 사람도 오지 않는 곳이.
오직 물 소리와 바람에 스쳐 서로 부딪치는 나뭇잎 소리만 들리는 곳.
작은 호수 였다.
항상 그 곳에 앉아 호수에 비치는 달을 보고 있으면 나를 5살까지 키워주신 부모님이 생각나곤 했다.
오늘은 좀 사냥이 길어져 호수에 늦게 도착했다.
어느 때 처럼 호수 앞에 앉으려 할 때였다.
부스럭.
뒤에서 풀잎이 스치는 소리가 났다.
바람에 스치는 소리가 아니었다.
나는 급히 나무 뒤로 숨어 무언가 나올 때까지 활줄을 있는 힘껏 당겼다.
그리고 긴장감 속에서 풀숲을 헤치고 나온 건..
바람 때문에 휘날리는 하얀 옷을 입은 여자였다.
아무리 마을이 숲에 가깝다 한들, 이 곳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곳이다.
이 숲은 몬스터가 우글 거리는 숲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자 혼자만 오다니, 무슨 생각인 건가.
그 여자는 호수 앞에 앉아 손을 모으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나는 활을 당기는 것을 멈추고 그 여자를 바라봤다.
사람을 싫어하는 나지만, 사람을 누구보다 좋아했던 나는 어떻게 해야할 지 혼란스러웠다.
저 여자도 분명 그 법에 따르는 한심한 사람들 중 하나 일 게 뻔했지만,
15년 동안 사람을 한 번도 보지 못한 나는 왠지는 모르겠지만 눈물이 났다.
가족도, 친구도, 더군다나 아는 사람도 아닌데도 말이다.
소리없이 우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나는 필사적으로 소리를 내지 않으려 손으로 입을 막았다.
"거기.. 누구 있는 건가요?"
윽.. 들켰나..
나는 서둘러 호수 반대편으로 도망쳤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렸다.
평소에는 오래 달려도 힘들지 않았는데,
오늘은 왜 인지 다리에 힘이 들어갔다.
...
그렇게 집에 도착했을 땐, 언제나 나를 반겨 주시는 부모님이 나와 있었다.
달려오면서 눈물은 멈추었지만,
나를 보며 걱정해 주시는 부모님을 보니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났다.
부모님은 아무말 없이, 어떤 사정도 묻지 않고선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그때 정말 오랜만에 펑펑 울었던 거 같다.
사람을 싫어하지만 좋아하는 인간이라니, 모순 되지 않는가.
그렇게 몇 분 동안 부모님의 품에서 울고 나니, 더 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성격도 마음도 바뀌었다 생각했는데, 그저 내 생각이었을 뿐, 전혀 바뀐 게 없었다.
"..이제 좀 괜찮아 졌니?"
"네.."
부모님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묻지 않고 따뜻한 우유를 건냈다.
"힘든 일이 있을 땐 언제든지 내게 오렴."
유일하게 남아있는 내 가족.
이 마저도 잃는 다면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우유에 비친 내 얼굴을 보며, 나는 다시 마음을 바로 잡았다.
...
"후.."
문을 열고 들어와 십자가를 든 석상 앞에 앉는 한 여자.
그 곳에는 그 여자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아까 그 사람.. 숲에서 사는 건가.."
나무로 만든 십자가를 어루만지며 생각에 잠기는 그녀.
마을에 존재하는 유일한 성녀, 클라우디아 셀레나.
사람들과 같이 있는 것 자체가 두려웠던 셀레나는 혼자 성당에서 살며 기도했다.
매일 같이 '사람들과 평범한 삶을 살게 해주세요.' 라는 생각을 하며.
사람을 싫어하는 궁수와, 사람을 두려워 하는 성녀.
숲의 호수가 그 둘의 첫 만남이었다.
엄마, 아빠, 아이 한 명으로 구성된 가족 이었지만, 그들은 행복했습니다.
아이는 엄마, 아빠에게 웃음과 행복을 주었고,
엄마와 아빠는 아이에게 기쁨이란 감정을 찾게 해 주었습니다.
아이가 처음으로 엄마 아빠라 부르고, 스스로 걷고, 물건을 잡고, 아이가 성장할 때마다 아이의 부모님은 기뻤습니다.
하지만.. 그 행복한 가정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뭐하느냐! 어서 그 악마를 쫓아내지 못할까!!"
힘과 권력을 가진 높은 자들이, 그 아이를 악마라 부르며 엄마 아빠에게 버리라 명령했습니다.
아이를 잃는 게 죽도록 싫었던 엄마와 아빠는 끝까지 아이를 버리지 못했습니다.
"악마를 기르는 자들도 똑같이 악마다! 이 자들을 태워 죽여라!"
악마라 불리는 이유도 찾지 못하고, 그 아이 때문에 엄마와 아빠 둘 다 화형에 처해 죽고 말았습니다.
끝까지 아이를 놓지 못하고 눈물에 젖은 엄마와,
아이를 보호 하려다 기사들의 창에 찔린 아빠.
결국 행복했던 가정은 산산이 무너지고, 아이는 마을 밖으로 버려 졌습니다.
처참하고 잔혹한 결과였습니다.
그렇게 2명의 사람이 죽었지만,
아이는 죽지 않았습니다.
그 아이는 숲에 버려졌지만, 다행히 사람들이 죽이지 않아 살아 있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마인이 그 아이를 발견하고, 그 아이를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마인과 인간은 적대적인 관계라 바로 죽였겠지만 인간을 싫어하지 않던 마인은 그 아이를 자신의 자식이라 생각하고 소중하게 키웠습니다.
물론 원래 가정보다 행복하지는 않았지만, 그 아이에게 있어 마인은 구세주와 마찬가지 였습니다.
평생 사람을 좋아하던 마인 또한 기뻤습니다.
그렇게 아이는 15년 동안 마인에게 여러가지를 배우며 자랐습니다.
궁술에 대해서 배우고, 마인의 언어와 사람의 언어를 배우고, 또 마법도 배웠습니다.
아이는 마인에게 '마베라스 이안' 이라는 이름을 받았습니다.
이안은 그렇게 20살이 되어 혼자서도 살아갈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분명 기뻤지만, 이안의 어릴 적 미소라고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단지 짜증과 기쁨이 공존하는 표정이 되었을 뿐.
"다녀오겠습니다."
그는 표정만 바뀐 게 아니었습니다.
성격도, 생각하는 방식도 바뀌어 갔습니다.
사람을 좋아했던 마음은 증오하는 마음으로.
마인 아래 키워져 바뀐 것이 아니라 현실을 본 것 이었습니다.
이안은 5살 때 기억을 하나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 말도 안되는 법과 그걸 따르는 사람들이 이안은 싫었습니다.
당장이라도 마을에 쳐들어가 힘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을 죽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턱 없이 힘이 부족 했기에 시도 때도 없이 몬스터를 잡고 숙련도를 올렸습니다.
부모를 죽이고 자신을 버린 사람들에게 복수하기까지 말이죠.
1. 인간을 싫어하는 사람
15년 동안 살아오면서 느꼈다.
아무리 강해져도 그 사람들을 이기기엔 턱 없이 부족하다고.
마인에게 가르침을 받은 거에 대핸 후회는 없었다.
나를 거둬주고 키워준 두 번째 부모님에게 불만 따위는 없었다.
이제는 부모의 곁을 떠나 스스로 강해질 나이도 되었다.
언제까지고 도움을 받을 수는 없으니까.
"이안! 조심히 다녀오렴!"
항상 밖으로 나오면 문에서 얼굴만 빼꼼 내밀고 인사를 건내는 부모님.
사냥을 끝내면 저녁 늦게 집에 들어가는 게 내 인생이었다.
물론 첫 사냥은 처참했다.
C랭크 몬스터도 잡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수 많은 몬스터를 죽이고 또 죽였다.
B급이고 A급이고 할 것 없이 말이다.
15년 동안 그 짓거리를 계속했다.
그래서 지금의 내가 되었다.
부모의 정체가 마인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정체도, 무엇을 하던 존재 인지는 알 수 없었다.
"요새는.. 주변에 몬스터가 보이지 않는 군.. 기온이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따뜻한 날씨 일 텐데."
숲에서 살면서 언제 몬스터가 많이 나오고 적게 나오는 지도 알 수 있었고, 날씨와 기온 또한 알아챌 수 있었다.
그리고 어릴 적 부터 배운 궁술. 내가 가장 잘 쓸 수 있는 무기였다.
화살만 해도 5만 개 이상을 썼을 것이다.
부러지기도 하고, 놓치기도 하고 말이다.
지금은 그런 일이 극도록 적어졌지만, 그래도 가끔 실수를 할 때 마다 아직도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푸욱!
사냥 중에 이상한 생각을 하다니.
역시 아직 멀었군.
오늘은 못해도 100마리는 잡을 거니까.
평소 같으면 200마리도 잡았을 텐데, 오늘은 몬스터가 안보이는 군.
그렇게 아침 일찍 나갔음에도 나는 늦은 저녁이 되서야 사냥을 끝낼 수 있었다.
"146마리.."
집에 돌아가기 전, 항상 들리는 곳이 있다.
몬스터도, 사람도 오지 않는 곳이.
오직 물 소리와 바람에 스쳐 서로 부딪치는 나뭇잎 소리만 들리는 곳.
작은 호수 였다.
항상 그 곳에 앉아 호수에 비치는 달을 보고 있으면 나를 5살까지 키워주신 부모님이 생각나곤 했다.
오늘은 좀 사냥이 길어져 호수에 늦게 도착했다.
어느 때 처럼 호수 앞에 앉으려 할 때였다.
부스럭.
뒤에서 풀잎이 스치는 소리가 났다.
바람에 스치는 소리가 아니었다.
나는 급히 나무 뒤로 숨어 무언가 나올 때까지 활줄을 있는 힘껏 당겼다.
그리고 긴장감 속에서 풀숲을 헤치고 나온 건..
바람 때문에 휘날리는 하얀 옷을 입은 여자였다.
아무리 마을이 숲에 가깝다 한들, 이 곳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곳이다.
이 숲은 몬스터가 우글 거리는 숲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자 혼자만 오다니, 무슨 생각인 건가.
그 여자는 호수 앞에 앉아 손을 모으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어느새 나는 활을 당기는 것을 멈추고 그 여자를 바라봤다.
사람을 싫어하는 나지만, 사람을 누구보다 좋아했던 나는 어떻게 해야할 지 혼란스러웠다.
저 여자도 분명 그 법에 따르는 한심한 사람들 중 하나 일 게 뻔했지만,
15년 동안 사람을 한 번도 보지 못한 나는 왠지는 모르겠지만 눈물이 났다.
가족도, 친구도, 더군다나 아는 사람도 아닌데도 말이다.
소리없이 우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나는 필사적으로 소리를 내지 않으려 손으로 입을 막았다.
"거기.. 누구 있는 건가요?"
윽.. 들켰나..
나는 서둘러 호수 반대편으로 도망쳤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렸다.
평소에는 오래 달려도 힘들지 않았는데,
오늘은 왜 인지 다리에 힘이 들어갔다.
...
그렇게 집에 도착했을 땐, 언제나 나를 반겨 주시는 부모님이 나와 있었다.
달려오면서 눈물은 멈추었지만,
나를 보며 걱정해 주시는 부모님을 보니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났다.
부모님은 아무말 없이, 어떤 사정도 묻지 않고선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그때 정말 오랜만에 펑펑 울었던 거 같다.
사람을 싫어하지만 좋아하는 인간이라니, 모순 되지 않는가.
그렇게 몇 분 동안 부모님의 품에서 울고 나니, 더 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성격도 마음도 바뀌었다 생각했는데, 그저 내 생각이었을 뿐, 전혀 바뀐 게 없었다.
"..이제 좀 괜찮아 졌니?"
"네.."
부모님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묻지 않고 따뜻한 우유를 건냈다.
"힘든 일이 있을 땐 언제든지 내게 오렴."
유일하게 남아있는 내 가족.
이 마저도 잃는 다면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우유에 비친 내 얼굴을 보며, 나는 다시 마음을 바로 잡았다.
...
"후.."
문을 열고 들어와 십자가를 든 석상 앞에 앉는 한 여자.
그 곳에는 그 여자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아까 그 사람.. 숲에서 사는 건가.."
나무로 만든 십자가를 어루만지며 생각에 잠기는 그녀.
마을에 존재하는 유일한 성녀, 클라우디아 셀레나.
사람들과 같이 있는 것 자체가 두려웠던 셀레나는 혼자 성당에서 살며 기도했다.
매일 같이 '사람들과 평범한 삶을 살게 해주세요.' 라는 생각을 하며.
사람을 싫어하는 궁수와, 사람을 두려워 하는 성녀.
숲의 호수가 그 둘의 첫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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