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들어갈 수 없다는 거죠?"
도시로 들어가던 찰나, 그 도시와 외부를 나누는 거대한 문 앞에서, 나는 두 용병과 어이없는 실랑이를 버리고 있었다.
"회장님이 널 도시에서 추방하라고 명령 하셨다. 넌 여기 들어올 수 없어."
뭐? 그게 무슨.. 회장님이 왜..
어릴 때, 이 도시의 회장의 연설을 들었다.
"어떤 무기든 무엇이 중요하겠습니까? 총이든 검이든, 그 외에 다른 무기든,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정했다면 그 길로 가세요. 다른 사람의 말을 신경 쓰지 말고."
이 말도 내가 검을 선택할 수 있게 된 계기 중 하나이다. 그런데..
정말 그런 회장님이 나를 도시에서 추방했다고? 그럼 전부 거짓말 이었던 거야?
"..믿을 수 없습니다. 회장님과 얘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내가 발을 한 발자국 움직이는 순간 그 두 용병이 내게 총을 겨눴다.
"더 이상 다가온다면, 아무리 사람이라도 쏠 것이다."
"뭐..?"
차가운 그 금속 덩어리가, 내 생각까지 차갑게 만들고 있는 거 같았다.
나는 머리에 배신감으로 가득 찼다. 검을 선택했다고 해도, 후회는 없다.
이 배신감은, 사람들의 대한 배신감이다.
"어차피 사람 한 명 죽는다고, 이 세상은 바뀌지 않을 거다. 너가 죽어도 슬퍼 할 사람도, 안타까워할 사람도 없을 거란 말이다."
용병들은 총을 내게 겨누며 더 격하게 나를 도시에서 밀어 낼려고 했다.
이게 정말 사람인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기심으로 가득 차 있고, 약한 사람은 추방한다는 그런 생각 가진 사람을, 사람이라고 부르는 게 맞을까?
"뭐.. 그럼 나가죠. 사람 한 명 죽는다고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을 테니까."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라서, 뭔가 한 마디라도 더 하면 앞에 있는 용병들을 때려 눕혀서 라도 회장님과 얘기를 했을 것이다.
나는 등을 돌려 모래 먼지가 가득한 그 곳을 보았다.
그때, 용병 중 한 명이 나를 불러 세웠다.
"잠시만, 누가 이걸 전해 달라고 하더군.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용병은 내게 리센트를 건냈다.
리센트는 자신의 개인정보가 들어가 있는 걸 말하는 데, 누가 이걸 나에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 리센트를 낚아 채서 다시 등을 돌려 걸어갔다.
...
몇 시간이나 걸었을까. 주변은 온통 부서진 건물과, 시들어 버린 식물들 뿐이었다.
팔은 약 하나만 있으면 바로 회복돼서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가끔 가다 9급 미르트와 8급 아란 듀르를 만나긴 했지만, 등에 찬 이 검 덕분에 쉽게 처리할 수 있었다.
"그건 그렇고 리센트.. 아직 확인 못했네."
나는 어느 폐가로 들어가 리센트를 켰다.
곧 화면이 들어오고 내 정보들이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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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김지현
나이: 20
무기: 정체불명의 검
장신구: 잔향의 팔찌
칭호: [갑옷 사냥꾼], [최초 5급 방어형 헌터]
소속: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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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역시 정체불명 이라는 건가.."
정보를 확인하다 칭호에서 [갑옷 사냥꾼]과 [최초 5급 방어형 헌터]가 보였다.
[갑옷 사냥꾼]은 5급 히스탄을 말하는 거고.. [최초 5급 방어형 헌터]는 내가 혼자서 최초로 히스탄을 잡았다는 건가.
"근데 왜.. 졸업의 자격이 없지?"
졸업의 자격, 용병학교를 졸업하면 주는 칭호. 그런데 왜.. 나는 없지?
"오류일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한데.."
칭호는 위성들이 용병 하나하나를 전부 찍어 AI가 그에 맞는 칭호를 주는 타입이다.
그런데 졸업의 자격이 없다는 건..
"이 개자식들.. 위성까지 건들어서 졸업의 자격을 없애 버린 건가.."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화가 들끓었다.
문득 옆에 놓은 검을 보면서 생각이 들었다. 아주 조금은 후회가 되는 거 같기도.. 라고.
하지만 이렇게 포기하면 내 체면이 말이 아니지. 검을 좋아하고, 내가 검을 쓰고 싶다는 데.
누가 뭐래도, 난 검을 쓰겠어.
이 검이, 나에게 해를 가하는 양날의 검이더라도.
...
한편, 에르니아 도시.
용병이 가장 많은 도시, 에르니아. 세상이 멸망한 후에 세워진 도시이다. 도시는 대도시와 소도시로 나뉘는데, 그 도시들 중 3개의 대도시를 '3대 도시' 라고 한다.
그리고 에르니아도 그 3대 도시 중 하나 이다.
"이번 졸업생 명단 표 입니다."
어떤 사람들이 한 방에서 졸업생 명단을 보고 있다.
"이상하군요."
"무엇을.. 말씀 하시는지."
둘 중 한 명은 명단 표를 책상에 올려 놓으며 입을 열었다.
"김지현 학생이 안 보이는 군요."
"그.. 그건.."
다른 한 명은 살짝 당황 했는지, 아무 말도 못 하고, 그대로 서 있었다.
"다시 묻겠습니다. 김지현 학생, 왜 명단 표에 없죠?"
그 사람은 명단 표를 톡톡 두들기면서 그 사람을 압박했다.
식은 땀이 한 방울씩 떨어지며 그 사람은 김지현이 무기로 검을 골라 도시에서 쓸모 없다고 판단해 위원들끼리 결정하여 추방 시켰다 말했다.
".. 당신들이 정녕 인간 입니까?"
그 사람은 많이 화가 난 거 같았다.
"그렇지만.. 사람 한 명 죽는다고 세계가 달라지진 않잖습니까.."
그 한마디 때문에, 화가 나 있던 사람은 표정이 완전히 굳어졌다.
"쓰레기라는 말도 당신에게는 너무 착한 말이네요. 뭐, 사람이 한 명 죽는다고 세계가 바뀌지 않는 다고요?
당신은 사람이 아닙니까? 만약 당신이 그 사람이라면, 당신은 그런 말을 할 수 있습니까?"
그 사람은 책상을 쾅 내리쳤다.
식은 땀을 흘리던 사람을 아무 말도 못하고 그 자리에 얼어 붙었다.
"잘 들으세요. 김지현 학생, 아니 김지현은 저희에게 매우 중요한 인물 입니다. 당신들끼리 판단해서 마음대로 내보내도 되는 존재가 아니란 말입니다."
"네? 그게 무슨.."
그 사람은 깜짝 놀라 다시 물었다.
"그건 당신이 알지 않아도 되는 사실 입니다. 지금 당장 다시 김지현을 다시 데려 오세요. 만일 그가 죽었다 거나, 돌아오지 않는다 하면, 당신도 끝입니다."
그 사람은 마른 침을 꿀꺽 삼켰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 하는 말은.
"이상훈 회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