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비빅...'
'...삑...'
'삐빅...삑'
'삑...삐빅'
"심체 구성 중..."
"심체 구성 37% 진행 중"
"...59% 진행 중"
"87% 진행 중"
'삐이이이이익'
"심체 구성 완료"
"성별 설정 중..."
"설정된 성별 남성"
"연령 설정 중..."
"설정된 연령 21세"
'우우웅'
"시드 연결 중..."
'...'
'.......'
"시드에 연결 완료"
"부여 능력..."
'...'
"사계술(四季術)"
"당신은 시드에 의해 태어났습니다.
세상에 나온 것을 축하드리며,
당신의 삶을 응원하겠습니다."
'...'
"시드에 닿기를..."
'...'
'......'
'지이잉'
무언가 열리는 소리가 난다.
나는 정신이 들면서조심스럽게
눈을 떴다.
"깨어나셨군요! 811번째
세입자(世入者)가 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정장을 입은 한 여성이 나를 환영한다.
"어어..."
나는 상황 파악이 안 됐지만,
바로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봤다.
내가 깨어난 곳은 타원형 캡슐의
안이었고, 캡슐의 윗부분이
다락문 열리듯이 열려있었다.
이 작은방 안에는 내가 있었던
캡슐 하나와 천장에 달려있는
조명 하나뿐이었다.
"저기요?"
여성이 부른다.
'...'
"어어!?"
내가 알몸으로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서는 급하게
손으로 몸을 가렸다.
"부끄러우신가요!? 다들 처음엔
그런 반응을 보이더라구요!"
'핑'
갑자기 여성의 손에 옷이 나타났다.
'어라? 옷이 어디서 나온거지?'
여성이 놀라는 나를 보고는 웃는다.
"옷은 여기 있습니다! 일단은
이걸 입으시고 바깥세상에서
더 예쁘고 멋진 옷으로
바꿔 입으세요!"
'바깥세상...?'
나는 잠깐 멈칫하여 생각하다가
이내 캡슐을 나와 여성이 건네준
극히 평범한 옷을 입었다.
"여긴 어디죠...?"
"이 곳은 '최초의 방(First Room)'입니다!
새로운 세입자분들이 시드에 의해
태어나는 곳이죠!"
'최초의 방? 세입자? 시드...?'
"아직은 많이 어색하고 모르는 것들이
많으시겠지만! 바깥세상에 나가셔서
적응하시면 문제는 없을겁니다!"
'대답해 주기 귀찮다는 건가..'
"우선 이름을 정하셔야 합니다!"
"이름...이요?"
"네! 이름이 있어야 부를 때 편하겠죠!?
바깥세상에 나가시면 앞으로
정하신 이름으로 살게 됩니다!
그러니 신중히 정해주세요!"
'이름이라...'
나는 캡슐의 옆에 기대어 고민했다.
'뭐가 좋을까...? 음......
아! 시드에 의해 태어났으니
시든(Seeden)이 좋을 것 같다.'
"정했습니다. '시든'으로 할게요."
여성은 흥미로워한다.
"좋습니다! 이제 당신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의 사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정보...? 나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고?'
"정신을 집중하여 눈앞에 또 다른
당신의 모습을 나타낸다는 생각으로
'정보'라고 말해보세요."
'또 다른 내 모습...?'
"저... 제가 어떻게 생긴지도 모르는데..."
'핑'
여성의 손에 거울이 나타났다.
'또 손에서 뭐가 나왔어...
어떻게 한거지...?'
"여깄습니다!"
"아... 네"
나는 거울을 들여다봤다. 거울 안에는
나름 훤칠한 얼굴에 적당한 몸을 가진
하얀머리의 내가 서있었다.
'나... 이렇게 생겼구나...'
거울을 좀 더 들여다보고는
눈을 잠시 감았다가 떴다.
-정보-
말을 내뱉은 순간, 소름이 끼친 동시에
눈앞에 직사각형의 상태창이 나타났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