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3
조회 : 1,728 추천 : 3 글자수 : 4,137 자 2024-06-06
종혁은 나단의 퇴근시간까지
회사건물 지하 커피숍에서 기다리겠다고 하더니
엘리베이터를 타고 밑으로 내려갔다.
10년전 종혁이 나단에게 강매한 물건은
갈릭숄트 한박스.
시중에 몇만원이면 될 것을 3십만원을
달라고 해서 어쩔수 없이 팔아주었는데
그후로 죽었는지 살았는지
까맣게 잊고 살았더니
오늘 나단이 앞에 나타난 것이다.
나단이 커피숍으로 내려갔다.
종혁이는 나단이 맞은편에 앉자,
특유의 말투로 나단을 맞았다.
"아이고야 행님아 어째 연락도 없고 말이야
내가 행님아를 얼마나
보고싶어 했었는데 말이야 말이야"
"종혁이 여전하구만. 그래 그동안 어찌 지냈나?"
"아이고야 행님아 말도 마라말이야.
군대에 끌려 갔다가 훈련중에
포탄을 맞아서 의가사 제대 하고
먹고 살라고 이것 저것 다 했었는데
지금은 사업을 하고 있잖아잖아"
"잉 무슨 사업을 하는데?"
종혁이 주머니에서 신형 휴대폰을 꺼내더니
"요고 사업하잖아잖아"하며
나단이 눈앞에 내민다.
"휴대폰 사업? 휴대폰 판매점 하나"
"아니 그거보다 더 스케일 큰거"
"뭐지? 휴대폰 대리점?"
"아니 아니야. 휴대폰 네트워크 사업"
"엉? 그게 먼데?"
"내가 말하면 행님아가 괜히
이상하게 생각할수 있는데
흔히 다단계라고 하지.
휴대폰을 다단계로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다단계? 피라미드 말이가"
"노노 네트워크"
"그게 그거 아니가?"
"행님아 요즘 불법 피라미드도 많지만
내가 하는 네트워크는 정식으로 등록된 회사라서
절대 불법이 아니야"
"그걸 어찌 믿나"
"행님아 암웨이나 뉴스킨, 허블라이브는
들어봤을거 아니야. 그게 불법이냔 말이지"
"그런 회사는 불법은 아니지만,
너거 회사 이름은 뭔데?"
"스마트플러스!"
"스마트플러스? 처음 들어보는데..."
"그럼 행님아가 인터넷으로
회사 검색을 해봐봐.
직접판매공제조합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우리회사가 가입이 되어 있는지
안되어 있는지를 확인해 보면 되잖아잖아"
"어 뭐 굳이 확인해 볼건 없고,
그런데 오늘은 무슨일로 왔는데?"
"행님아가 최신폰하나 구입해서
스타트 한번 끊어라"
"잉? 나 휴대폰 있는데..."
"행님아가 동생을 위해서
이번에 최신폰으로 하나 바꿔봐봐"
"지금 쓰는거 잘 사용하고 있는데 굳이 뭐"
"행님아. 이거 할부도 되니까
그러지말고 하나 바꿔서 동생 체면좀 세워주라"
"그게 아직 할부 개월수가 남아있어서
지금은 바꿀수가 없는데"
"행님아! 행님아는 귤의 껍질은 왜보나.
맛있는 귤 알맹이를 봐야지"
"그게 무슨소린데?"
"사업을 한번 해보란 말이자나자나"
"종혁아 나는 직장 잘다니는데
내가 왜 그런 사업을 하겠나.
내가 차비좀 줄테니까,
다른친구들한테나 한번 가봐라"
"행님아, 나좀 믿어봐.
이번에 이거 잘만하면 돈된다.
같이 하자 응?
행님아는 아는사람들도 많고 머리도 좋잖아"
나단은 속으로
"오늘 찐득이 같은놈한테
단단히 잘못걸렸네" 하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행님아는 기억나나 모르겠네.
우리 고등학교때 송송계곡으로 캠핑갔다가
행님아가 물에 빠진거 누가 구해줬나?
다 죽어가는거 구해준게 나잖아잖아"
"그건 네가 장난으로 뒤에서 밀어가
물에 빠진 거잖아"
"그래도 내가 구해줬잖아잖아"
나단은 된통 걸렸다싶어
지갑을 꺼내 5만원을 종혁이 손에 쥐어 주었다.
"종혁아 그러지말고 이것받고 나중에 보자 응?"
"행님아 나 거지 아니자나자나"
"행님아가 이럴줄 몰랐네. 행님아 나 종혁이야
행님아가 젤 사랑한다던 종혁이 흑흑" 하면서
종혁이가 눈물을 글썽이는 것이 아닌가.
"아우 앙팡지게 걸렸네. 그래 그게 얼만데?"
"사업 스타트 목적이라 50만원"
"뭐그리 비싸나"
나단은 결국 알겠다고 한 뒤
내일 신형휴대폰을 개통하러
스마트플러스 센터로 가겠다고 약속을 하고는
종혁이와 헤어지려고 하는데
종혁이 나단에게 팜플렛을 한부 주는게 아닌가.
나단은 집으로 가서 팜플렛을 보니
사업설명서였다.
다단계 사업설명서.
'맨 밑에 스타트, 실버매니저, 골드매니저,
프로메니저, 에메랄드, 다이아몬드,
슈퍼스타로 직급이 구성되어 있네.
최종 목표는 소사장인 다이아몬드"
사업설명서엔 한사람이 3사람까지
소개해서 데리고 와야되며
밑으로 계속 뻗어가야 되는
전형적인 다단계 시스템이었다.
나단은 일단 인터넷으로 회사를 검색해 보았다.
검색을 하니 회사이름의 홈페이지도 있고
가입한 회원들의 카페와 블러그도 몇개 보였다.
직접판매공제조합 홈페이지에도
들어가 보았더니 스마트플러스가 있긴 있었다.
일단 불법 피라미드가 아니라는건 확인이 되었다.
나단은 자신이 다단계에 가입을 할수는 없고
종혁이를 도와줄 방법을
알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인터넷 서핑을 한참 하다가 뭔가에 꼿혔는데
내용을 자세히 읽다가 "바로 이거야"하고
마음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나단은 다음날 종혁이를 만났다.
"종혁아! 내가 너한테
고기 한마리를 사주는게 좋겠나
아님 고기 수십 아니, 수백마리를 잡을
그물을 만들어 주는게 낫겠나?"
"행님아 그게 뭔소린데?"
"그러니까 너가 지금 사업을 하고 있잖아.
이 사업을 빨리 진행시켜서 다이아몬드로
올라가게 이형이 만들어 준다고.
"어떻게?"
"내가 너한테 획기적인 사이트를
하나 만들어줄건데
그 사이트에 방문한 사람들이
안의 내용을 보고 아무 부담없이
네 사업에 동참을 할 수 있게 하는거지"
"행님아 그게 가능하나?
인터넷에 회사이름 치면 사업자들이 만든
카페 블러그 홈페이지가 얼마나 많은데"
"종혁아 내가 만들 사이트는
그 사업자들이 만든 카페 블러그 따위하고는
비교가 안된다"
"행님아 더 자세히 설명해죠"
"알겠어 자, 잘들어봐.
지금 니가 하는 사업의 핵심은
어떡하든 너 밑으로 사람들을 사업에
동참 할 수 있도록 끌어들려야 하자나.
그리고 너 밑의 동참한 사람들 역시
밑으로 동참할 사람들을 붙혀야 되고.
그게 부담이 돼서 사람들이 쉽게
사업자로 동참을 안하는건데
내가 만들 이 사이트 안에 들어오면
그런 부담없이 본인만
사업자 즉 스타트 가입을 하면
사이트에서 자동적으로 하부그룹을 만들어 준다"
"행님아 그게 어떻게 가능한데?"
"어제 내가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프리빌더라고 네트워크 시스템이 장착된
빌더 제작하는 업체를 하나 발견했거든.
그걸 구매해서 주소따고 디자인 입힌후
사이트로 운영하면 되는거지"
"행님아 잘모르겠다
더더 자세하게 설명해 봐봐"
"내가 너한테 만들어줄 사이트에 들어오면
들어와서 사업자로 가입한 순서대로
하부그룹을 3개씩 달아 주는거지.
그러면 사업자로 가입만 했는데도
프로그램이 자동적으로
사업을 진행시켜 주니까
사업자로 가입한 사람들 입장에서
누군가를 추천하고 사업하라고 꼬시고
이런짓을 안해도 된다는 말이지.
이상황은 사업자 각자의 사이트 내에 있는
마이페이지에 들어가면 확인이 가능하고"
"우와 행님아 대박!
그게 된다면 이사업 무조건 대성공이다.
행님아 당장 만들어주라 응?"
"그래 알겠어. 근데 이걸 만들려면 돈이 좀 든다.
프리빌더 구입해서 도메인주소 따고
사업에 맞는 디자인도 입혀야 되며
트래픽도 신경쓰야..."
"행님아 얼마가 드는데?"
"뭐 대충 계산해 보니
최소 100만원은 있어야 할거 같은데"
"행님아 내가 그돈 마련할테니
행님아는 만들어 주기만 해라"
"그래 알겠다. 내가 일주일 안에 완성시켜 줄께"
나단은 종혁이에게 일주일만에
사이트를 만들어 주었고
사이트를 알릴 돈이 들어가지 않는
홍보방법까지도 자세히 가르쳐 주었다.
그후 종혁은 홍보를 통해
사이트에 들어온 하부 그룹의 폭발로
보름도 채 되지않아서 다이아몬드를 달았는데
아마 최소의 시간안에 그 회사의 3명뿐인
윗 정점 직급인 슈퍼스타에 4번째로
올라가리라 예상해 보았다.
슈퍼스타는 자신의 하부 그룹 조직이 붕괴가
되어 없어진다 하여도 회사 전체 사업자의
매출로 분배금이 나오는
회사의 실제적인 지배계층 집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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