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툭.
몇일이 지났는지 더 이상 세는 것도 기억하기 힘들어 2년 8개월 정도까지 세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솔직히 몇년이 지났는지 모른다.
주변에선 시체 썩은 내와 물 비린내가 내 코를 스쳐지나갔다.
"…."
모두 나를 떠났다.
가족도, 친구도, 친한 동생도, 이곳을 떠났다.
모두가 이곳에서 떠났다.
툭.
저주받은 영생을 가지고 태어난 나는, 떠날 수 없었다.
칼에 찔려도, 총에 맞아도, 불에 타도, 온갖 고문을 당해도, 모두의 곁으로 갈 수 없었다.
"아빠… 난 이제 힘들어요…."
항상 나를 위로해주던 아빠.
'괜찮아, 잘될거야."
정말 잘 될 수 있을까.
문득 생각이 들었다.
"…."
항상 들리는 쇠사슬 절그럭 거리는 소리와, 천장엔 머리만 처참하게 남은 사람을 보고 생각이 들었다.
이곳은 지옥이라고.
나갈 수 없는 지옥이라고.
이곳은 매우 깊숙한 지하.
몇 층인지도, 얼마나 깊은 지도 알지 못했던 나는,
그저 벽면에 머리만 부딪치고 있었을 뿐이다.
붉은 눈물, 건조해져 터진 입술, 퍼석한 머리카락.
만약에,
정말 만약에 누구라도 좋으니 이곳을 찾아온다면.
제발 구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