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부
조회 : 1,273 추천 : 0 글자수 : 5,924 자 2024-10-23
서로의 마음을 세상에 당당히 드러낸 후, 성민과 준호의 나날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깊은 애정과 단단한 신뢰로 채워져 갔다. 함께 장을 보고, 요리를 하고, 소파에 나란히 누워 영화를 보고, 밤새도록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는 평범한 연인들의 일상 속에서 그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그리고 이 사랑이 얼마나 큰 행복을 안겨주는지를 매 순간 확인하며 충만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안정된 행복 속에서도 성민의 마음 한편에서는 새로운 무언가를 향한 갈망이 조심스럽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는 단순히 그들 둘만의 행복에 안주하는 것을 넘어, 자신과 준호의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들의 경험이, 어쩌면 비슷한 상황에 놓인 다른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나 용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혹은 편견에 맞서 싸우는 이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 끝에 성민은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그날 저녁, 두 사람이 집에서 직접 만든 파스타를 마주 놓고 와인을 곁들이며 오붓한 저녁 식사를 즐기고 있을 때, 성민이 문득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준호야… 우리, 유튜브 채널 한번 만들어보는 건 어때?"
갑작스러운 제안에 준호는 포크를 내려놓고 놀란 표정으로 성민을 바라보았다.
"유튜브 채널? 우리가? 우리 이야기를… 유튜브에 올리자고?"
"응. 우리가 어떻게 만나서 사랑하게 됐는지, 우리가 배우로서, 또 연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우리의 일상이나 생각들을 솔직하게 담아서 보여주는 거야. 그냥 우리끼리만 간직하기엔 아깝잖아. 어쩌면… 우리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힘이 될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닫힌 마음을 열게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성민은 자신의 생각을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그의 눈빛에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가득했다. 준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함께 흥미와 약간의 망설임이 교차했다.
"음… 형 말 들으니까 정말 좋은 아이디어 같긴 하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그건 정말 멋진 일이겠지. 근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도 안 오는데? 우리 그런 거 한 번도 안 해봤잖아."
성민은 안심시키듯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지. 일단 채널부터 만들고, 이름도 정하고. 우리가 어떤 이야기들을 하고 싶은지,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차근차근 계획해보자. 그리고… 떨리는 마음으로 첫 영상을 찍는 날을 정하는 거지!"
성민의 긍정적인 에너지에 준호도 점차 용기를 얻었다.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나간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이틀 후, ‘성민&준호’라는 심플하면서도 진솔함이 느껴지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이 개설되었다. 두 사람은 머리를 맞대고 앉아 채널의 방향성과 첫 콘텐츠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성민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떠올리며 빼곡하게 노트를 채워나갔고, 준호는 서툰 솜씨지만 카메라와 조명을 세팅하며 촬영 준비를 도왔다. 수많은 아이디어 끝에, 그들은 첫 영상의 주제를 가장 본질적이면서도 의미 있는 '우리의 사랑 이야기'로 정했다. 그들의 시작과 과정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것만큼 좋은 첫인사는 없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드디어 첫 촬영 당일. 거실 한쪽에 마련된 간이 촬영 공간, 환하게 켜진 조명과 그들을 향해 있는 카메라 렌즈 앞에 나란히 앉은 성민과 준호는 긴장된 표정으로 서로를 마주 보았다. 익숙한 카메라 앞이었지만, 배우로서 연기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자신들의 진짜 이야기를 꺼내놓아야 한다는 사실에 왠지 모를 떨림과 부담감이 느껴졌다. 성민이 먼저 심호흡을 한번 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카메라를 향해 입을 열었다.
"어… 안녕하세요! 저희는 성민, 그리고 준호입니다. 오늘 저희가 이렇게 카메라 앞에 앉은 이유는… 저희 두 사람의 조금은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여러분께 처음으로 들려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옆에 앉은 준호가 따뜻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네, 맞아요. 저희는 작년에… 조금은 특별한 계기로 처음 만났고, 그 후로 정말 많은 일들을 함께 겪어왔어요. 쉽지 않은 시간들도 있었지만, 그 과정들을 통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그들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성민은 준호를 처음 만났던 날의 강렬했던 기억과 그때 느꼈던 복잡미묘한 감정들, 그리고 이성애자로서 겪었던 내면의 혼란과 고뇌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준호는 그런 성민의 곁을 묵묵히 지키며 힘이 되어주었던 시간들과, 함께 웃고 울었던 특별한 순간들을 떠올리며 때로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고, 때로는 환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꾸밈없이 솔직하고 진솔한 두 사람의 모습은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고, 편집되지 않은 날것의 대화 속에서도 서로를 향한 깊은 애정과 신뢰가 따뜻하게 전해지는 듯했다.
예상보다 길어진 영상 촬영이 끝나고, 두 사람은 녹화된 결과물을 함께 확인하며 뿌듯함과 만족감을 느꼈다.
"와, 형! 우리 생각보다 너무 잘했는데요? 처음이라 엄청 어색할 줄 알았는데, 완전 재밌었어요!" 준호가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외쳤다.
"그치! 나도 시간 가는 줄 몰랐네. 이렇게 우리의 이야기를 제대로 할 수 있어서 속이 다 시원하다. 이제 편집만 잘하면 되겠다. 아, 벌써 다음 영상 찍을 것도 기대되는데?" 성민도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날 밤, 성민과 준호는 서툰 솜씨로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만지작거리며 첫 영상을 함께 편집했다. 어색한 부분을 잘라내고, 자막을 넣고, 배경 음악을 고르는 과정 하나하나가 그들에게는 또 다른 즐거움이자 소통의 시간이었다. 영상을 다시 돌려보며 그때의 감정을 복기하고, 서로가 미처 몰랐던 속마음을 나누면서 그들의 유대감은 한층 더 깊고 단단해지는 느낌이었다.
마침내 며칠간의 노력 끝에 첫 영상이 완성되었고, 두 사람은 떨리는 마음으로 ‘업로드’ 버튼을 눌렀다. 영상이 채널에 올라가는 짧은 순간이 마치 영원처럼 느껴졌다. 성민은 초조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며 화면을 바라보았다.
"후… 드디어 올렸다! 아, 너무 떨린다. 이제 사람들이 우리 영상을 보고 뭐라고 할지… 너무 궁금하고 또 걱정되네."
준호는 그런 성민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따뜻하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괜찮아요, 형. 물론 모든 사람이 우리를 좋아해 줄 수는 없겠죠. 하지만 분명히 우리를 진심으로 응원해주고, 우리 이야기에 공감해줄 사람들도 많을 거예요. 혹시 상처 주는 부정적인 댓글이 달리더라도, 우리 너무 신경 쓰지 말기로 해요. 우리는 우리 모습 그대로 충분히 멋지고, 우리의 사랑은 소중하니까요."
며칠 후, 조심스럽게 확인한 그들의 첫 영상에는 생각보다 많은 댓글이 달려 있었다.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따뜻한 응원과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루었다. 특히 그들의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이야기와 서로를 아끼는 모습이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주었다는 내용이 많았다.
"두 분 너무 아름답고 용기 있어요!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영상을 보는 내내 눈물이 났어요. 힘든 시간을 잘 이겨내고 사랑을 지켜낸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솔직하고 사랑스러운 커플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앞으로의 영상도 기대할게요!"
가슴 뭉클해지는 응원의 댓글들을 보며 성민과 준호는 서로를 마주 보며 환하게 웃었다. 그들의 진심이 세상에 가닿고 있다는 사실에 큰 기쁨과 보람을 느꼈다.
물론, 예상했던 대로 날 선 비난과 혐오가 담긴 부정적인 댓글들도 눈에 띄었다.
"역겹다. 왜 굳이 이런 걸 찍어서 올리는 거지?"
"보나마나 돈 벌려고 쇼하는 거네. 딱 봐도 가짜 같다."
"동성애를 왜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노골적으로 드러내는지 이해가 안 가네."
성민은 차가운 비난의 글들을 보며 순간 마음이 아프고 속상했지만, 옆에 있던 준호가 그의 손을 다시 한번 꼭 잡아주며 단호하게 말했다.
"형. 이런 반응은 우리가 앞으로 계속 마주해야 할 현실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것 때문에 우리가 위축되거나 상처받을 필요는 없어요.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방식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야 해요. 사랑은 그 형태가 어떻든 항상 아름다운 것이니까요."
준호의 굳건한 위로에 성민은 다시 힘을 얻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짐했다.
"…맞아, 준호야. 네 말이 맞아.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우리의 길을 계속 나아가자. 이런 목소리들에 흔들리지 말자."
그들은 두 번째 영상으로, 좀 더 가볍고 일상적인 모습을 담은 ‘좌충우돌 첫 커플 요리 & 먹방 데이트 브이로그’를 찍기로 했다. 주방에서 서툰 솜씨로 티격태격하며 요리를 하고, 함께 만든 음식을 마주 앉아 맛있게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꾸밈없이 자연스러웠다.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서로에게 장난을 치고, 소소한 농담에 웃음을 터뜨리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풋풋하면서도 깊은 사랑의 온기가 화면 너머 시청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이렇게 성민과 준호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점차 더 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언어로 소통하며 사랑과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댓글 하나하나에 정성껏 답변을 남기고, 팬들의 질문에 답하는 Q&A 영상을 제작하며 소통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큰 기쁨과 에너지를 얻었다.
그러던 중, 그들의 채널이 꾸준히 성장하며 조금씩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자, 여러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에서 협찬 및 광고 제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성민과 준호는 신중한 논의 끝에 그들의 채널 톤앤매너와 맞는 몇몇 브랜드와의 협업을 결정했다. 이를 통해 얻는 수익의 일부는 성소수자 인권 단체에 기부하기로 약속하며, 그들은 협업 콘텐츠를 통해 더욱 다양하고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어나갔고, 그들만의 솔직하고 유쾌한 스타일로 사랑과 일상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세상에 전해나갔다.
어느 날 저녁, 성민은 채널 관리 페이지를 확인하다가 흥분된 목소리로 준호를 불렀다.
"준호야! 이리 와봐! 대박! 우리 채널 구독자 수가… 드디어 1만 명을 넘겼어! 믿어져? 이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는 거야!"
준호는 성민의 외침에 달려와 화면을 확인하고는 어린아이처럼 신이 나서 소리쳤다.
"정말? 우와! 1만 명! 너무 신난다! 이건 진짜… 우리 둘이 같이 땀 흘리고 마음 써서 함께 만든 소중한 결과야, 형!"
두 사람은 서로를 힘껏 끌어안고 빙글빙글 돌며 아이처럼 기쁨을 만끽했다. 이제 그들은 단순히 서로 사랑하는 연인을 넘어, 그들의 존재와 이야기를 통해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누군가에게는 희망과 용기를 주는 의미 있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음을 실감했다. 그들은 앞으로도 서로의 사랑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자신들의 삶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삶까지도 조금 더 풍요롭게 만드는 데 힘쓰기로 다시 한번 굳게 결심했다.
성민과 준호는 유튜브라는 새로운 무대를 통해 함께 성장하고 도전하는 과정 속에서 서로의 소중함을 더욱 깊이 느끼게 되었고, 그들의 사랑은 이전보다 훨씬 더 다채롭고 단단하게 깊어졌다. 그들은 이제 연인이자, 동료 배우이자, 그리고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나가는 파트너로서 서로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지지하며,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한 관계를 형성해 나가고 있었다.
그들 앞에는 여전히 예측할 수 없는 많은 도전과 변화가 기다리고 있겠지만, 두 사람은 이제 두렵지 않았다. 서로의 손을 놓지 않는 한, 그 어떤 어려움도 함께 맞서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튜브라는 새로운 무대 위에서, 성민과 준호의 사랑 이야기는 이제 막 또 다른 아름다운 챕터를 향해 펼쳐지기 시작했고, 그 과정 속에서 그들의 사랑은 더욱 눈부시게 빛날 것이었다.
그날 저녁, 두 사람이 집에서 직접 만든 파스타를 마주 놓고 와인을 곁들이며 오붓한 저녁 식사를 즐기고 있을 때, 성민이 문득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준호야… 우리, 유튜브 채널 한번 만들어보는 건 어때?"
갑작스러운 제안에 준호는 포크를 내려놓고 놀란 표정으로 성민을 바라보았다.
"유튜브 채널? 우리가? 우리 이야기를… 유튜브에 올리자고?"
"응. 우리가 어떻게 만나서 사랑하게 됐는지, 우리가 배우로서, 또 연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우리의 일상이나 생각들을 솔직하게 담아서 보여주는 거야. 그냥 우리끼리만 간직하기엔 아깝잖아. 어쩌면… 우리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힘이 될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닫힌 마음을 열게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성민은 자신의 생각을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그의 눈빛에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가득했다. 준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함께 흥미와 약간의 망설임이 교차했다.
"음… 형 말 들으니까 정말 좋은 아이디어 같긴 하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그건 정말 멋진 일이겠지. 근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도 안 오는데? 우리 그런 거 한 번도 안 해봤잖아."
성민은 안심시키듯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걱정 마.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지. 일단 채널부터 만들고, 이름도 정하고. 우리가 어떤 이야기들을 하고 싶은지,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지 차근차근 계획해보자. 그리고… 떨리는 마음으로 첫 영상을 찍는 날을 정하는 거지!"
성민의 긍정적인 에너지에 준호도 점차 용기를 얻었다.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나간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이틀 후, ‘성민&준호’라는 심플하면서도 진솔함이 느껴지는 이름의 유튜브 채널이 개설되었다. 두 사람은 머리를 맞대고 앉아 채널의 방향성과 첫 콘텐츠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성민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떠올리며 빼곡하게 노트를 채워나갔고, 준호는 서툰 솜씨지만 카메라와 조명을 세팅하며 촬영 준비를 도왔다. 수많은 아이디어 끝에, 그들은 첫 영상의 주제를 가장 본질적이면서도 의미 있는 '우리의 사랑 이야기'로 정했다. 그들의 시작과 과정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것만큼 좋은 첫인사는 없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드디어 첫 촬영 당일. 거실 한쪽에 마련된 간이 촬영 공간, 환하게 켜진 조명과 그들을 향해 있는 카메라 렌즈 앞에 나란히 앉은 성민과 준호는 긴장된 표정으로 서로를 마주 보았다. 익숙한 카메라 앞이었지만, 배우로서 연기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자신들의 진짜 이야기를 꺼내놓아야 한다는 사실에 왠지 모를 떨림과 부담감이 느껴졌다. 성민이 먼저 심호흡을 한번 하고, 떨리는 목소리로 카메라를 향해 입을 열었다.
"어… 안녕하세요! 저희는 성민, 그리고 준호입니다. 오늘 저희가 이렇게 카메라 앞에 앉은 이유는… 저희 두 사람의 조금은 특별한 사랑 이야기를 여러분께 처음으로 들려드리고 싶어서입니다."
옆에 앉은 준호가 따뜻한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네, 맞아요. 저희는 작년에… 조금은 특별한 계기로 처음 만났고, 그 후로 정말 많은 일들을 함께 겪어왔어요. 쉽지 않은 시간들도 있었지만, 그 과정들을 통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그들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성민은 준호를 처음 만났던 날의 강렬했던 기억과 그때 느꼈던 복잡미묘한 감정들, 그리고 이성애자로서 겪었던 내면의 혼란과 고뇌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준호는 그런 성민의 곁을 묵묵히 지키며 힘이 되어주었던 시간들과, 함께 웃고 울었던 특별한 순간들을 떠올리며 때로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고, 때로는 환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꾸밈없이 솔직하고 진솔한 두 사람의 모습은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겼고, 편집되지 않은 날것의 대화 속에서도 서로를 향한 깊은 애정과 신뢰가 따뜻하게 전해지는 듯했다.
예상보다 길어진 영상 촬영이 끝나고, 두 사람은 녹화된 결과물을 함께 확인하며 뿌듯함과 만족감을 느꼈다.
"와, 형! 우리 생각보다 너무 잘했는데요? 처음이라 엄청 어색할 줄 알았는데, 완전 재밌었어요!" 준호가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외쳤다.
"그치! 나도 시간 가는 줄 몰랐네. 이렇게 우리의 이야기를 제대로 할 수 있어서 속이 다 시원하다. 이제 편집만 잘하면 되겠다. 아, 벌써 다음 영상 찍을 것도 기대되는데?" 성민도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날 밤, 성민과 준호는 서툰 솜씨로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만지작거리며 첫 영상을 함께 편집했다. 어색한 부분을 잘라내고, 자막을 넣고, 배경 음악을 고르는 과정 하나하나가 그들에게는 또 다른 즐거움이자 소통의 시간이었다. 영상을 다시 돌려보며 그때의 감정을 복기하고, 서로가 미처 몰랐던 속마음을 나누면서 그들의 유대감은 한층 더 깊고 단단해지는 느낌이었다.
마침내 며칠간의 노력 끝에 첫 영상이 완성되었고, 두 사람은 떨리는 마음으로 ‘업로드’ 버튼을 눌렀다. 영상이 채널에 올라가는 짧은 순간이 마치 영원처럼 느껴졌다. 성민은 초조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며 화면을 바라보았다.
"후… 드디어 올렸다! 아, 너무 떨린다. 이제 사람들이 우리 영상을 보고 뭐라고 할지… 너무 궁금하고 또 걱정되네."
준호는 그런 성민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따뜻하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괜찮아요, 형. 물론 모든 사람이 우리를 좋아해 줄 수는 없겠죠. 하지만 분명히 우리를 진심으로 응원해주고, 우리 이야기에 공감해줄 사람들도 많을 거예요. 혹시 상처 주는 부정적인 댓글이 달리더라도, 우리 너무 신경 쓰지 말기로 해요. 우리는 우리 모습 그대로 충분히 멋지고, 우리의 사랑은 소중하니까요."
며칠 후, 조심스럽게 확인한 그들의 첫 영상에는 생각보다 많은 댓글이 달려 있었다.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따뜻한 응원과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루었다. 특히 그들의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이야기와 서로를 아끼는 모습이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주었다는 내용이 많았다.
"두 분 너무 아름답고 용기 있어요!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영상을 보는 내내 눈물이 났어요. 힘든 시간을 잘 이겨내고 사랑을 지켜낸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솔직하고 사랑스러운 커플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앞으로의 영상도 기대할게요!"
가슴 뭉클해지는 응원의 댓글들을 보며 성민과 준호는 서로를 마주 보며 환하게 웃었다. 그들의 진심이 세상에 가닿고 있다는 사실에 큰 기쁨과 보람을 느꼈다.
물론, 예상했던 대로 날 선 비난과 혐오가 담긴 부정적인 댓글들도 눈에 띄었다.
"역겹다. 왜 굳이 이런 걸 찍어서 올리는 거지?"
"보나마나 돈 벌려고 쇼하는 거네. 딱 봐도 가짜 같다."
"동성애를 왜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노골적으로 드러내는지 이해가 안 가네."
성민은 차가운 비난의 글들을 보며 순간 마음이 아프고 속상했지만, 옆에 있던 준호가 그의 손을 다시 한번 꼭 잡아주며 단호하게 말했다.
"형. 이런 반응은 우리가 앞으로 계속 마주해야 할 현실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것 때문에 우리가 위축되거나 상처받을 필요는 없어요.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방식에 대해 자부심을 가져야 해요. 사랑은 그 형태가 어떻든 항상 아름다운 것이니까요."
준호의 굳건한 위로에 성민은 다시 힘을 얻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짐했다.
"…맞아, 준호야. 네 말이 맞아.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우리의 길을 계속 나아가자. 이런 목소리들에 흔들리지 말자."
그들은 두 번째 영상으로, 좀 더 가볍고 일상적인 모습을 담은 ‘좌충우돌 첫 커플 요리 & 먹방 데이트 브이로그’를 찍기로 했다. 주방에서 서툰 솜씨로 티격태격하며 요리를 하고, 함께 만든 음식을 마주 앉아 맛있게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꾸밈없이 자연스러웠다.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서로에게 장난을 치고, 소소한 농담에 웃음을 터뜨리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풋풋하면서도 깊은 사랑의 온기가 화면 너머 시청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이렇게 성민과 준호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점차 더 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언어로 소통하며 사랑과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댓글 하나하나에 정성껏 답변을 남기고, 팬들의 질문에 답하는 Q&A 영상을 제작하며 소통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큰 기쁨과 에너지를 얻었다.
그러던 중, 그들의 채널이 꾸준히 성장하며 조금씩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자, 여러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에서 협찬 및 광고 제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망설였지만, 성민과 준호는 신중한 논의 끝에 그들의 채널 톤앤매너와 맞는 몇몇 브랜드와의 협업을 결정했다. 이를 통해 얻는 수익의 일부는 성소수자 인권 단체에 기부하기로 약속하며, 그들은 협업 콘텐츠를 통해 더욱 다양하고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어나갔고, 그들만의 솔직하고 유쾌한 스타일로 사랑과 일상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세상에 전해나갔다.
어느 날 저녁, 성민은 채널 관리 페이지를 확인하다가 흥분된 목소리로 준호를 불렀다.
"준호야! 이리 와봐! 대박! 우리 채널 구독자 수가… 드디어 1만 명을 넘겼어! 믿어져? 이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는 거야!"
준호는 성민의 외침에 달려와 화면을 확인하고는 어린아이처럼 신이 나서 소리쳤다.
"정말? 우와! 1만 명! 너무 신난다! 이건 진짜… 우리 둘이 같이 땀 흘리고 마음 써서 함께 만든 소중한 결과야, 형!"
두 사람은 서로를 힘껏 끌어안고 빙글빙글 돌며 아이처럼 기쁨을 만끽했다. 이제 그들은 단순히 서로 사랑하는 연인을 넘어, 그들의 존재와 이야기를 통해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누군가에게는 희망과 용기를 주는 의미 있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음을 실감했다. 그들은 앞으로도 서로의 사랑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자신들의 삶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삶까지도 조금 더 풍요롭게 만드는 데 힘쓰기로 다시 한번 굳게 결심했다.
성민과 준호는 유튜브라는 새로운 무대를 통해 함께 성장하고 도전하는 과정 속에서 서로의 소중함을 더욱 깊이 느끼게 되었고, 그들의 사랑은 이전보다 훨씬 더 다채롭고 단단하게 깊어졌다. 그들은 이제 연인이자, 동료 배우이자, 그리고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나가는 파트너로서 서로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지지하며, 세상에 단 하나뿐인 특별한 관계를 형성해 나가고 있었다.
그들 앞에는 여전히 예측할 수 없는 많은 도전과 변화가 기다리고 있겠지만, 두 사람은 이제 두렵지 않았다. 서로의 손을 놓지 않는 한, 그 어떤 어려움도 함께 맞서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튜브라는 새로운 무대 위에서, 성민과 준호의 사랑 이야기는 이제 막 또 다른 아름다운 챕터를 향해 펼쳐지기 시작했고, 그 과정 속에서 그들의 사랑은 더욱 눈부시게 빛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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