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부: 상처를 치유하며
세희는 하인들에게 돌쇠를 마당에 버린 채로 나가라고 지시했다. 하인들은 순순히 따르며 마당에 널부러져 있는 돌쇠를 방치한 채 떠나갔다. 태오는 그런 하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 차올랐다. 마침내 마당에 홀로 남은 돌쇠를 보며 태오는 주저앉았다. 그의 엉덩이는 여전히 붉게 멍이 들어 있었고, 그 모습을 보자 태오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슬픔에 잠겼다.
“미안하구나, 돌쇠야.”
그는 고개를 떨궜다.
돌쇠는 힘겹게 일어났다.
“도련님, 괜찮습니다. 저는… 괜찮습니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약해져 있었다. 태오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들었다.
“괜찮지 않다. 돌쇠 네가 아프면 내 마음은 찢어진다.”
태오는 다가가 돌쇠의 손을 붙잡았다.
“방으로 들어가 상처를 치료해야겠구나..”
그러나 우선 태오는 묶인 밧줄을 잘라야 했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아 밧줄을 자를 수 있는 날카로운 물건을 찾았다. 다행히도 근처에 놓인 작은 돌멩이를 주워들고, 돌쇠의 손목에 감겨 있는 밧줄을 조심스럽게 잘랐다. 그러자 돌쇠는 해방된 듯 가볍게 손목을 흔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고맙습니다, 도련님.”
돌쇠는 태오의 눈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저보다 도련님이 더 걱정입니다.”
태오는 그에게 힘을 주기 위해 다가갔다.
“아니다, 지금은 너부터 걱정해야 해.”
그는 곧바로 돌쇠의 허리를 감싸고 힘겹게 부축했다. 돌쇠는 기운을 내어 태오의 어깨에 기대며 함께 방으로 향했다. 태오는 돌쇠의 부축을 받으며, 그가 얼마나 아프고 힘든지를 이해하고 있었다.
“여기서 더는 아프게 할 수 없어.”
태오는 조심스럽게 그를 이끌어 방으로 들어갔다. 방에 들어서자 태오는 돌쇠를 바닥에 조심스럽게 눕혔다. 태오는 다시 한 번 돌쇠의 상처를 살펴보았다. 그 상처는 심각해 보였고, 고통스러운 듯 붉게 부풀어 있었다.
“어찌 이런 일을…”
태오는 중얼거렸다. 그는 방 한쪽에 놓여 있는 약초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이 상처에는… 이 약초가 좋다고 들었다.”
돌쇠는 태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보며 고개를 숙였다.
“도련님… 저를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태오는 그의 말을 듣지 않고 약초를 손에 쥐었다.
“아니다. 너는 나의 소중한 사람인데. 어찌 이렇게 두고 볼 수 가 있겠느냐”
태오는 돌쇠의 상처에 약초를 바르기 위해 무릎을 꿇었다. 돌쇠는 그 모습에 마음이 아팠지만, 그는 태오를 바라보며 침착하게 있었다.
“도련님, 그래도...”
“아니, 절대 그럴 수 없다.”
태오는 약초를 손끝에 바르고 조심스럽게 돌쇠의 상처에 대었다.
"앗! 아파.."
“거봐라. 이렇게 아픈데 내가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
약초가 상처에 닿자, 돌쇠는 순간적으로 통증에 찡그렸다.
“미안하다, 조금만 참아다오. 돌쇠야”
태오는 그의 손을 잡으며 안쓰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다 치료될게다.”
돌쇠는 태오의 다짐에 힘을 얻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태오는 상처를 살피며 계속 약초를 바르며 돌쇠에게 이야기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하자구나. 돌쇠 네가 다치면 나도 아프니까.”
그의 진심 어린 말에 돌쇠는 가슴이 찡해졌다.
“도련님, 저는 당신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감내할 수 있습니다.”
태오는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따뜻해졌다.
“고맙구나, 돌쇠야. 나도 너를 위해서 무엇이든 해주마.”
몇일이 지나 치료가 끝나갈 무렵, 태오는 다시 한 번 돌쇠의 손을 잡았다.
“이제 괜찮을게다. 상처는 많이 나았을 게야.”
돌쇠는 태오의 손길에서 온기를 느끼며, 그의 시선을 바라보았다.
“도련님, 저는 언제나 당신과 함께할 것 이옵니다.”
태오는 그런 돌쇠의 마음에 감동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래, 우리는 항상 함께 하잤구나”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놓지 않으며, 그렇게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였다. 상처가 나아가는 것처럼, 그들의 사랑도 조금씩 자라나고 있었다.
“우리가 함께 하는 한,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게다.”
태오의 목소리는 그들에게 힘이 되어 주었고, 돌쇠는 그와 함께할 미래를 꿈꾸며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았다. 두 사람의 삶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도, 그들은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