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조회 : 762 추천 : 0 글자수 : 4,225 자 2024-10-12
1부: 도련님과 돌쇠
이른 새벽, 옅은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너른 들판 위로 희미한 햇살이 쏟아지기 시작할 무렵, 태오 도련님은 넓고 고요한 마당을 가로질러 정갈하게 꾸며진 정원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곁에는 그림자처럼 익숙한 존재, 듬직한 체구의 돌쇠가 언제나처럼 묵묵히 그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주종 관계라는 단어로는 설명하기 어려웠다. 마치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서로에게 깊이 스며든 형제와도 같았다. 어릴 적 철부지 아이였던 태오를 보살피고 그의 곁을 지켜온 돌쇠였기에, 함께한 세월이 흐르면서 그들의 관계는 자연스럽게 더욱 깊어지고 끈끈해졌다.
돌쇠는 태오가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아이였을 때부터 그의 곁을 굳건히 지켜왔다. 불의의 사고로 부모를 모두 잃고 홀로 남겨진 가엾은 태오에게 돌쇠는 친부모와 다름없는 소중한 존재였다. 태오의 작고 여린 손이 돌쇠의 넓고 듬직한 손에 처음 닿았던 그 순간부터 그들의 특별한 운명은 이미 얽히고설켜 있었는지도 모른다. 돌쇠는 태오에게 집안의 소소한 일부터 시작하여 올바른 생활 습관, 심지어는 복잡한 세상의 이치까지 세심하게 가르쳐주었다. 귀한 도련님으로 곱게 자라난 태오는 늘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돌쇠를 따르고 의지했다.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그들의 특별한 유대는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욱 견고해지고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발전했다.
“돌쇠 형, 저 하늘을 나는 새는 무엇이야?”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며 태오가 맑은 목소리로 물었다.
돌쇠는 잠시 푸른 하늘을 유심히 바라보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도련님, 저것은 아름다운 울음소리를 자랑하는 휘파람새라 하옵니다. 맑고 청량한 휘파람새의 노랫소리는 이른 봄에만 들을 수 있는 귀한 소리이니, 오늘은 도련님께서 운이 매우 좋으신 날이옵니다.”
돌쇠는 태오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태오는 돌쇠의 자세한 설명에 만족한 듯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린 시절부터 태오에게는 돌쇠의 따뜻하고 친절한 설명 하나하나가 마치 드넓은 세상을 이해하는 신비로운 창문과도 같이 느껴졌다. 자신의 어리석음이나 무지를 드러내면 질투심 많은 사람들로부터 놀림을 받기 일쑤인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돌쇠는 언제나 도련님의 순수한 질문에 성심성의껏 정성스럽게 답해주었고, 그 안에는 따뜻한 사랑과 깊은 애정이 듬뿍 담겨 있었다.
돌이켜보면 그 시절, 태오는 언제나 돌쇠와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즐거웠다. 그의 넓고 듬직한 손을 잡고 푸른 들판을 마음껏 뛰어다니며 드넓은 세상을 배우고 경험했다. 돌쇠는 마치 헌신적인 부모처럼 태오를 따뜻하게 이끌었고, 그런 돌쇠의 헌신적인 보살핌 덕분에 태오는 비록 부모가 없는 불우한 상황에서도 외로움이나 슬픔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 세상의 복잡하고 어려운 이치를 친절하게 가르쳐준 돌쇠는 태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덧없이 흐르면서 이 특별한 두 사람 사이에는 미묘하고 복잡한 변화가 서서히 감지되기 시작했다. 철없던 어린아이였던 태오는 이제 더 이상 풋풋한 아이가 아니었다. 어느덧 늠름하고 훤칠한 청년으로 훌쩍 성장한 그는 도련님으로서의 훌륭한 품위를 지니고 있었고, 그의 수려한 외모 또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눈부시게 빛났다. 마을에서는 태오의 장가를 하루빨리 서둘러야 한다는 왁자지껄한 목소리가 점점 더 커져갔고, 집안에서는 태오의 혼처를 신중하게 알아보며 서둘러 결혼을 추진하고자 은밀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태오는 자신의 장가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복잡한 감정에 휩싸여 마음이 불편해지곤 했다. 그의 정혼자인 아름다운 세희 규수는 분명 현명하고 아름다운 여인이었고, 훌륭한 도련님으로서의 무거운 책임감과 명문 가문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혼인을 서둘러 진행해야 할 마땅한 상대였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 때문인지 그 행복한 결혼을 눈앞에 두고 태오는 점점 더 돌쇠와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을 간절하게 갈망하게 되었다. 훌륭한 도련님으로서의 무거운 책임감과 돌쇠를 향한 설명하기 힘든 강렬한 끌림 사이에서 태오는 스스로를 벗어날 수 없는 복잡한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 빠뜨렸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저녁 무렵, 태오는 인적 드문 한적한 정자에 앉아 돌쇠와 마주했다. 돌쇠는 태오의 곁에 조용히 앉아 정성스럽게 차를 따라주며 최근 들어 복잡한 생각에 잠겨있는 도련님의 심란한 마음을 세심하게 살폈다. 그는 최근 들어 태오의 마음속에 있던 무언가가 불편하게 얽혀 있다는 것을 오랜 시간 함께하며 쌓아온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직감적으로 느꼈다.
“돌쇠야,”
태오는 낮고 조용한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
“나는… 세희와 혼인을 해야만 하겠지?”
태오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돌쇠는 잠시 침묵하다가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대답했다.
“그것이 명문 가문의 굳건한 뜻이라면, 도련님께서 감히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일이옵니다.”
돌쇠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담담했지만 그 속에는 묘하고 복잡한 감정이 희미하게 스며들어 있었다. 그의 깊고 푸른 눈에는 여전히 오랜 시간 동안 변치 않았던 도련님을 향한 깊은 애정과 따뜻한 사랑이 가득 깃들어 있었다. 태오는 돌쇠의 따뜻한 시선에 잠시 부끄러운 듯 눈을 피하다가 다시 용기를 내어 그의 깊은 눈을 마주쳤다. 그 순간, 태오는 자신이 느끼는 이 설명하기 힘든 복잡한 감정이 과연 무엇인지 알 수 없어 더욱 혼란스러웠다.
어린 시절부터 늘 곁에서 묵묵히 자신을 지켜주었던 돌쇠에 대한 깊은 의지와 따뜻한 애정이 이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린 다른 복잡한 감정으로 서서히 변해가고 있었다. 사랑하는 세희와의 행복한 결혼이 눈앞으로 다가올수록, 태오는 점점 더 사랑하는 돌쇠와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에 사로잡혔다. 오직 그와 함께하는 시간만이 태오에게는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더없이 평안하고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와 함께 있으면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사와 명문 가문의 무거운 무게가 마치 신기루처럼 모두 깨끗하게 사라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세상이 그리 녹록지만은 않다는 것을 태오는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사랑하는 정혼자인 아름다운 세희와의 행복한 결혼은 그의 명문 가문과 존경하는 세희의 가문 모두를 위한 매우 중요한 일이었고, 그것은 곧 훌륭한 도련님으로서의 태오에게 주어진 피할 수 없는 무거운 의무였다. 오랜 시간 동안 곁에서 묵묵히 그를 지켜봐 온 돌쇠는 그 냉혹한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그런 태오의 복잡한 혼란을 따뜻하게 이해하면서도 복잡한 감정을 애써 숨긴 채 침묵 속에서 그를 안타깝게 지켜보았다.
“도련님,”
돌쇠가 부드럽고 조용한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
“이러한 복잡한 갈등은 세상 그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옵니다. 하지만 명문 가문을 굳건히 지키기 위해 도련님께서 지금 당장 하셔야 할 중요한 일은 그 누구보다 명확하옵니다.”
태오는 괴로운 듯 고개를 숙였다. 마음 한구석에서는 사랑하는 세희와의 행복한 혼인이 자신의 명문 가문을 위한 최선의 선택임을 분명히 알고 있었지만, 돌쇠를 향한 설명하기 힘든 강렬한 끌림이 그의 마음을 끊임없이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훌륭한 도련님으로서의 무거운 책임감과 돌쇠와의 아슬아슬한 관계 사이에서 그는 점점 더 벗어날 수 없는 깊은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날 밤, 태오는 복잡하고 괴로운 고민 속에서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 사랑하는 세희와의 행복한 결혼을 코앞에 두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머릿속에는 헌신적인 돌쇠의 따뜻한 얼굴이 자꾸만 떠올랐다. 돌쇠의 넓고 듬직한 어깨, 묵묵하고 깊은 눈빛, 그리고 언제나 든든하게 자신을 따뜻하게 지켜주던 믿음직한 존재감. 태오는 자신의 감정이 점점 더 걷잡을 수 없이 돌쇠에게로 강렬하게 기울고 있음을 서서히 깨닫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진심을 인정하는 것이 두려웠다. 명문 가문의 훌륭한 도련님으로서, 명망 높은 가문의 후계자로서 그는 돌쇠와의 위태로운 관계를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뼛속 깊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이 간절하게 시키는 대로 돌쇠를 향한 걷잡을 수 없는 강렬한 끌림을 필사적으로 거부할 수 없는 자신을 보며 태오는 더욱 깊은 절망과 혼란에 빠졌다.
이제 이들의 이야기는 훌륭한 돌쇠와 명망 높은 도련님의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관계가 더욱 깊어지는 중요한 지점으로 향하고 있다. 다음 장에서는 태오가 마침내 굳게 닫혀있던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돌쇠에게 자신의 진심을 고백하는 과정과, 돌쇠가 태오를 향해 점차 더욱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인 유혹을 펼치는 흥미진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다.
이른 새벽, 옅은 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너른 들판 위로 희미한 햇살이 쏟아지기 시작할 무렵, 태오 도련님은 넓고 고요한 마당을 가로질러 정갈하게 꾸며진 정원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곁에는 그림자처럼 익숙한 존재, 듬직한 체구의 돌쇠가 언제나처럼 묵묵히 그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주종 관계라는 단어로는 설명하기 어려웠다. 마치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서로에게 깊이 스며든 형제와도 같았다. 어릴 적 철부지 아이였던 태오를 보살피고 그의 곁을 지켜온 돌쇠였기에, 함께한 세월이 흐르면서 그들의 관계는 자연스럽게 더욱 깊어지고 끈끈해졌다.
돌쇠는 태오가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아이였을 때부터 그의 곁을 굳건히 지켜왔다. 불의의 사고로 부모를 모두 잃고 홀로 남겨진 가엾은 태오에게 돌쇠는 친부모와 다름없는 소중한 존재였다. 태오의 작고 여린 손이 돌쇠의 넓고 듬직한 손에 처음 닿았던 그 순간부터 그들의 특별한 운명은 이미 얽히고설켜 있었는지도 모른다. 돌쇠는 태오에게 집안의 소소한 일부터 시작하여 올바른 생활 습관, 심지어는 복잡한 세상의 이치까지 세심하게 가르쳐주었다. 귀한 도련님으로 곱게 자라난 태오는 늘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돌쇠를 따르고 의지했다.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그들의 특별한 유대는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욱 견고해지고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발전했다.
“돌쇠 형, 저 하늘을 나는 새는 무엇이야?”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며 태오가 맑은 목소리로 물었다.
돌쇠는 잠시 푸른 하늘을 유심히 바라보더니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도련님, 저것은 아름다운 울음소리를 자랑하는 휘파람새라 하옵니다. 맑고 청량한 휘파람새의 노랫소리는 이른 봄에만 들을 수 있는 귀한 소리이니, 오늘은 도련님께서 운이 매우 좋으신 날이옵니다.”
돌쇠는 태오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태오는 돌쇠의 자세한 설명에 만족한 듯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린 시절부터 태오에게는 돌쇠의 따뜻하고 친절한 설명 하나하나가 마치 드넓은 세상을 이해하는 신비로운 창문과도 같이 느껴졌다. 자신의 어리석음이나 무지를 드러내면 질투심 많은 사람들로부터 놀림을 받기 일쑤인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돌쇠는 언제나 도련님의 순수한 질문에 성심성의껏 정성스럽게 답해주었고, 그 안에는 따뜻한 사랑과 깊은 애정이 듬뿍 담겨 있었다.
돌이켜보면 그 시절, 태오는 언제나 돌쇠와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즐거웠다. 그의 넓고 듬직한 손을 잡고 푸른 들판을 마음껏 뛰어다니며 드넓은 세상을 배우고 경험했다. 돌쇠는 마치 헌신적인 부모처럼 태오를 따뜻하게 이끌었고, 그런 돌쇠의 헌신적인 보살핌 덕분에 태오는 비록 부모가 없는 불우한 상황에서도 외로움이나 슬픔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 세상의 복잡하고 어려운 이치를 친절하게 가르쳐준 돌쇠는 태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덧없이 흐르면서 이 특별한 두 사람 사이에는 미묘하고 복잡한 변화가 서서히 감지되기 시작했다. 철없던 어린아이였던 태오는 이제 더 이상 풋풋한 아이가 아니었다. 어느덧 늠름하고 훤칠한 청년으로 훌쩍 성장한 그는 도련님으로서의 훌륭한 품위를 지니고 있었고, 그의 수려한 외모 또한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큼 눈부시게 빛났다. 마을에서는 태오의 장가를 하루빨리 서둘러야 한다는 왁자지껄한 목소리가 점점 더 커져갔고, 집안에서는 태오의 혼처를 신중하게 알아보며 서둘러 결혼을 추진하고자 은밀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태오는 자신의 장가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복잡한 감정에 휩싸여 마음이 불편해지곤 했다. 그의 정혼자인 아름다운 세희 규수는 분명 현명하고 아름다운 여인이었고, 훌륭한 도련님으로서의 무거운 책임감과 명문 가문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혼인을 서둘러 진행해야 할 마땅한 상대였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 때문인지 그 행복한 결혼을 눈앞에 두고 태오는 점점 더 돌쇠와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을 간절하게 갈망하게 되었다. 훌륭한 도련님으로서의 무거운 책임감과 돌쇠를 향한 설명하기 힘든 강렬한 끌림 사이에서 태오는 스스로를 벗어날 수 없는 복잡한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 빠뜨렸다.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저녁 무렵, 태오는 인적 드문 한적한 정자에 앉아 돌쇠와 마주했다. 돌쇠는 태오의 곁에 조용히 앉아 정성스럽게 차를 따라주며 최근 들어 복잡한 생각에 잠겨있는 도련님의 심란한 마음을 세심하게 살폈다. 그는 최근 들어 태오의 마음속에 있던 무언가가 불편하게 얽혀 있다는 것을 오랜 시간 함께하며 쌓아온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직감적으로 느꼈다.
“돌쇠야,”
태오는 낮고 조용한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
“나는… 세희와 혼인을 해야만 하겠지?”
태오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돌쇠는 잠시 침묵하다가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대답했다.
“그것이 명문 가문의 굳건한 뜻이라면, 도련님께서 감히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일이옵니다.”
돌쇠의 목소리는 차분하고 담담했지만 그 속에는 묘하고 복잡한 감정이 희미하게 스며들어 있었다. 그의 깊고 푸른 눈에는 여전히 오랜 시간 동안 변치 않았던 도련님을 향한 깊은 애정과 따뜻한 사랑이 가득 깃들어 있었다. 태오는 돌쇠의 따뜻한 시선에 잠시 부끄러운 듯 눈을 피하다가 다시 용기를 내어 그의 깊은 눈을 마주쳤다. 그 순간, 태오는 자신이 느끼는 이 설명하기 힘든 복잡한 감정이 과연 무엇인지 알 수 없어 더욱 혼란스러웠다.
어린 시절부터 늘 곁에서 묵묵히 자신을 지켜주었던 돌쇠에 대한 깊은 의지와 따뜻한 애정이 이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린 다른 복잡한 감정으로 서서히 변해가고 있었다. 사랑하는 세희와의 행복한 결혼이 눈앞으로 다가올수록, 태오는 점점 더 사랑하는 돌쇠와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강렬한 욕망에 사로잡혔다. 오직 그와 함께하는 시간만이 태오에게는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더없이 평안하고 행복한 순간이었다. 그와 함께 있으면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상사와 명문 가문의 무거운 무게가 마치 신기루처럼 모두 깨끗하게 사라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세상이 그리 녹록지만은 않다는 것을 태오는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사랑하는 정혼자인 아름다운 세희와의 행복한 결혼은 그의 명문 가문과 존경하는 세희의 가문 모두를 위한 매우 중요한 일이었고, 그것은 곧 훌륭한 도련님으로서의 태오에게 주어진 피할 수 없는 무거운 의무였다. 오랜 시간 동안 곁에서 묵묵히 그를 지켜봐 온 돌쇠는 그 냉혹한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그런 태오의 복잡한 혼란을 따뜻하게 이해하면서도 복잡한 감정을 애써 숨긴 채 침묵 속에서 그를 안타깝게 지켜보았다.
“도련님,”
돌쇠가 부드럽고 조용한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
“이러한 복잡한 갈등은 세상 그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옵니다. 하지만 명문 가문을 굳건히 지키기 위해 도련님께서 지금 당장 하셔야 할 중요한 일은 그 누구보다 명확하옵니다.”
태오는 괴로운 듯 고개를 숙였다. 마음 한구석에서는 사랑하는 세희와의 행복한 혼인이 자신의 명문 가문을 위한 최선의 선택임을 분명히 알고 있었지만, 돌쇠를 향한 설명하기 힘든 강렬한 끌림이 그의 마음을 끊임없이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훌륭한 도련님으로서의 무거운 책임감과 돌쇠와의 아슬아슬한 관계 사이에서 그는 점점 더 벗어날 수 없는 깊은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날 밤, 태오는 복잡하고 괴로운 고민 속에서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 사랑하는 세희와의 행복한 결혼을 코앞에 두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머릿속에는 헌신적인 돌쇠의 따뜻한 얼굴이 자꾸만 떠올랐다. 돌쇠의 넓고 듬직한 어깨, 묵묵하고 깊은 눈빛, 그리고 언제나 든든하게 자신을 따뜻하게 지켜주던 믿음직한 존재감. 태오는 자신의 감정이 점점 더 걷잡을 수 없이 돌쇠에게로 강렬하게 기울고 있음을 서서히 깨닫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진심을 인정하는 것이 두려웠다. 명문 가문의 훌륭한 도련님으로서, 명망 높은 가문의 후계자로서 그는 돌쇠와의 위태로운 관계를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뼛속 깊이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이 간절하게 시키는 대로 돌쇠를 향한 걷잡을 수 없는 강렬한 끌림을 필사적으로 거부할 수 없는 자신을 보며 태오는 더욱 깊은 절망과 혼란에 빠졌다.
이제 이들의 이야기는 훌륭한 돌쇠와 명망 높은 도련님의 위험하고 아슬아슬한 관계가 더욱 깊어지는 중요한 지점으로 향하고 있다. 다음 장에서는 태오가 마침내 굳게 닫혀있던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돌쇠에게 자신의 진심을 고백하는 과정과, 돌쇠가 태오를 향해 점차 더욱 거부할 수 없는 치명적인 유혹을 펼치는 흥미진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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