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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15 추천 : 0 글자수 : 4,062 자 2025-05-13
첫눈이 남긴 설렘과 포근함이 아직 집안 곳곳에 남아있는 듯한 겨울의 한복판. 크리스마스를 앞둔 거리는 반짝이는 불빛과 캐럴 소리로 조금씩 들떠가고 있었지만, 현우와 진수, 그리고 민재의 일상은 여전히 각자의 자리에서 분주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아침 식탁 위에서는 민재가 학교에서 배운 캐럴을 흥얼거렸고, 현우와 진수는 그런 아들의 모습에 미소를 지으면서도 다가올 한 주의 스케줄을 머릿속으로 정리했다.
“아빠, 오늘 학교 끝나고 지훈이랑 우리 집 와서 놀아도 돼요? 레고 같이 만들기로 했어요!”
민재가 우유를 마시며 물었다. 어느새 학교생활에 완벽히 적응한 민재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
“그럼! 당연히 되지.” 식빵에 잼을 바르던 현우가 흔쾌히 대답했다.
“대신 지훈이 오기 전에 네 방 어지럽힌 거 먼저 치워야 한다? 그리고 너무 시끄럽게 떠들면 아래층 할머니 힘드시니까 조심하고.”
“네! 알겠습니다!”
민재는 씩씩하게 대답하고 마지막 남은 빵 조각을 입에 쏙 넣었다.
“민재야, 오늘 오후에 아빠들이 학교로 데리러 갈게. 선생님이랑 이야기할 게 있어서.”
진수가 민재의 가방을 챙겨주며 말했다. 오늘은 민재의 첫 공식 학부모 상담이 있는 날이었다. 현우와 진수는 민재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혹시 어려움은 없는지 선생님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어 함께 시간을 내기로 했다.
“네? 선생님이랑 무슨 이야기해요?” 민재가 살짝 긴장한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별거 아니야. 우리 민재가 학교에서 얼마나 씩씩하고 멋지게 생활하는지 선생님한테 자랑 좀 하려고.”
진수가 웃으며 민재의 볼을 쓰다듬었다. 그제야 민재는 안심한 듯 배시시 웃으며 현관을 나섰다.
현우는 유도 클럽으로 향했다. 지역 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아이들의 훈련 열기도 뜨거웠지만, 그만큼 부상 위험도 높아져 현우는 더욱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특히 시우는 여전히 그의 마음에 숙제로 남아 있었다. 기술적인 성장은 눈에 띄었지만, 실전 대련에서의 소극적인 태도와 압박감에 약한 모습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시우야, 이리 와봐.” 훈련 중 잠시 휴식 시간, 현우는 시우를 조용히 옆으로 불렀다.
“너 요즘 훈련 정말 열심히 하는 거 알아. 기술도 엄청 늘었고. 근데 그거 알아? 유도는 꼭 상대를 이겨야만 잘하는 게 아니야.”
시우는 의아한 표정으로 현우를 바라보았다.
“네가 오늘 배운 기술을 어제보다 조금 더 잘하게 되었으면, 그거야말로 진짜 멋진 승리야. 다른 친구랑 비교할 필요 없어. 중요한 건 어제의 너보다 오늘 네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그리고 네가 얼마나 유도를 즐기고 있는지야. 대회에서도 마찬가지고. 이기면 좋겠지만, 혹시 지더라도 괜찮아. 네가 그동안 땀 흘리며 배운 것들을 용기 내서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아빠… 아니, 코치님은 네가 정말 자랑스러울 거야.”
현우는 진심을 담아 시우의 눈을 보며 말했다. 시우는 여전히 말이 없었지만, 이전처럼 고개를 푹 숙이지는 않았다. 무언가 생각하는 듯, 작은 눈동자가 흔들렸다. 현우는 더 이상 다그치지 않고, 그저 아이가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고 나올 수 있도록 기다려주기로 했다. 변화는 더디겠지만, 분명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희미한 희망을 느꼈다.
오후, 약속된 시간에 현우와 진수는 조금은 긴장된 마음으로 민재의 초등학교 교실 문을 두드렸다. 복도에는 다른 학부모들도 상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한번 꼭 잡고 교실 안으로 들어섰다. 민재의 담임 선생님은 밝고 따뜻한 인상이었다.
“민재 아버님들, 어서 오세요. 앉으세요.” 선생님은 두 사람을 향해 반갑게 인사했다.
상담은 생각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선생님은 민재가 학교생활에 아주 잘 적응하고 있으며, 밝고 사교적인 성격 덕분에 친구들과도 원만하게 지낸다고 칭찬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다만, 가끔 수업 시간에 집중력이 조금 흐트러지거나 발표할 때 쑥스러움을 타는 면이 있다는 조언도 해주었다.
“민재가 워낙 호기심도 많고 표현하고 싶은 것도 많아서요. 그래도 주의를 주면 금방 알아듣고 다시 집중하는 편이니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민재는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티가 나는 아이예요. 표정이 밝고, 친구들에게도 친절하고요. 두 분께서 정말 잘 키우고 계신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선생님의 마지막 말에 현우와 진수는 가슴 뭉클한 감동과 함께 안도감을 느꼈다. 혹시나 자신들의 가족 형태 때문에 아이가 위축되거나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속 깊은 곳의 불안감이 조금은 가시는 듯했다. 그들은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민재의 학교생활에 대해 몇 가지 더 질문하며 상담을 마쳤다. 교실을 나오며 복도에서 다른 학부모와 눈이 마주쳤을 때, 이전 같았으면 조금은 의식했을지도 모르지만, 이제 두 사람은 당당하고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으며 목례를 나누었다. 그들 스스로가 단단해졌기에, 세상의 시선 앞에서도 더 이상 주눅 들지 않을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세 사람은 저녁 식탁에 둘러앉아 오늘 있었던 상담 이야기를 나누었다.
“선생님이 우리 민재, 학교에서 엄청 씩씩하고 친구들이랑도 잘 지낸다고 칭찬 많이 하시던데?”
진수가 민재의 눈을 보며 말했다.
“네? 진짜요?” 민재는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럼! 그림 그리기랑 상상력도 최고라고 하셨어! 아빠들이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
현우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다만… 가끔 수업 시간에 다른 생각하거나, 발표할 때 조금 부끄러워한다고 하시더라? 우리 아들, 혹시 학교에서 어려운 거 있어?”
민재는 잠시 고개를 젓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요… 그냥… 친구들이 다 쳐다보면… 조금 떨려요.”
“그럴 수 있지.”
진수가 민재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듯 부드럽게 말했다.
“아빠들도 어릴 때 그랬어. 근데 민재야, 네 생각이나 네가 아는 걸 친구들한테 이야기해주는 건 아주 멋진 일이야. 조금 틀려도 괜찮고, 목소리가 떨려도 괜찮아. 중요한 건 용기를 내보는 거야. 아빠들은 우리 민재가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 아니까, 결과는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맞아! 그리고 혹시라도 학교에서 속상한 일이나 힘든 일 있으면, 혼자 끙끙 앓지 말고 꼭 아빠들한테 이야기해야 한다? 우리는 언제나 민재 편이니까!”
현우도 덧붙이며 민재의 어깨를 툭툭 쳐주었다.
“네! 아빠!” 민재는 두 아빠의 따뜻한 격려에 다시 환하게 웃었다.
그날 밤, 민재가 잠든 후 현우와 진수는 거실 소파에 앉아 와인 한 잔을 나누며 조용한 시간을 보냈다. 오늘 있었던 학부모 상담은 두 사람에게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민재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잘해주고 있는 것 같아서… 정말 다행이고 고마워.” 진수가 와인잔을 기울이며 말했다.
“그러게. 괜한 걱정을 했나 싶기도 하고.” 현우가 동의했다.
“그래도 앞으로 더 신경 써야 할 부분도 알게 됐고… 우리가 더 노력해야지. 민재가 세상의 편견이나 시선 때문에 상처받지 않도록, 더 단단하고 지혜로운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응. 함께 노력하자.” 진수는 현우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당신은 오늘 어땠어? 시우는 좀 괜찮아졌고?”
현우는 오늘 시우와 나눴던 대화와 자신의 고민을 진수에게 털어놓았다. 진수는 현우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공감하며 그의 노력을 지지해주었다.
“당신이 그렇게 진심으로 다가가면 시우도 분명 마음을 열 거야. 당신은 최고의 코치가 될 자격이 충분해.”
서로의 하루를 나누고, 서로의 고민에 귀 기울이며, 서로의 존재에 감사하는 시간. 결혼 생활이 깊어질수록 그들은 서로에게 가장 편안한 친구이자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가고 있었다. 젊은 날의 뜨거운 열정은 잔잔한 강물처럼 변했지만, 그 깊이와 넓이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져 있었다.
창밖에는 차가운 겨울 바람이 불었지만, 집 안에는 세 식구가 함께 만들어가는 따뜻한 온기가 가득했다. 서로의 발자국을 따라, 때로는 나란히, 때로는 조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함께 걷는 길. 그 길 위에서 현우와 진수, 그리고 민재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그들만의 행복한 이야기를 계속 써 내려가고 있었다. 그 어떤 화려한 수식어 없이도, 그들의 평범한 일상은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충분히 빛나고 있었다.
“아빠, 오늘 학교 끝나고 지훈이랑 우리 집 와서 놀아도 돼요? 레고 같이 만들기로 했어요!”
민재가 우유를 마시며 물었다. 어느새 학교생활에 완벽히 적응한 민재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
“그럼! 당연히 되지.” 식빵에 잼을 바르던 현우가 흔쾌히 대답했다.
“대신 지훈이 오기 전에 네 방 어지럽힌 거 먼저 치워야 한다? 그리고 너무 시끄럽게 떠들면 아래층 할머니 힘드시니까 조심하고.”
“네! 알겠습니다!”
민재는 씩씩하게 대답하고 마지막 남은 빵 조각을 입에 쏙 넣었다.
“민재야, 오늘 오후에 아빠들이 학교로 데리러 갈게. 선생님이랑 이야기할 게 있어서.”
진수가 민재의 가방을 챙겨주며 말했다. 오늘은 민재의 첫 공식 학부모 상담이 있는 날이었다. 현우와 진수는 민재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혹시 어려움은 없는지 선생님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싶어 함께 시간을 내기로 했다.
“네? 선생님이랑 무슨 이야기해요?” 민재가 살짝 긴장한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별거 아니야. 우리 민재가 학교에서 얼마나 씩씩하고 멋지게 생활하는지 선생님한테 자랑 좀 하려고.”
진수가 웃으며 민재의 볼을 쓰다듬었다. 그제야 민재는 안심한 듯 배시시 웃으며 현관을 나섰다.
현우는 유도 클럽으로 향했다. 지역 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아이들의 훈련 열기도 뜨거웠지만, 그만큼 부상 위험도 높아져 현우는 더욱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특히 시우는 여전히 그의 마음에 숙제로 남아 있었다. 기술적인 성장은 눈에 띄었지만, 실전 대련에서의 소극적인 태도와 압박감에 약한 모습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다.
“시우야, 이리 와봐.” 훈련 중 잠시 휴식 시간, 현우는 시우를 조용히 옆으로 불렀다.
“너 요즘 훈련 정말 열심히 하는 거 알아. 기술도 엄청 늘었고. 근데 그거 알아? 유도는 꼭 상대를 이겨야만 잘하는 게 아니야.”
시우는 의아한 표정으로 현우를 바라보았다.
“네가 오늘 배운 기술을 어제보다 조금 더 잘하게 되었으면, 그거야말로 진짜 멋진 승리야. 다른 친구랑 비교할 필요 없어. 중요한 건 어제의 너보다 오늘 네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그리고 네가 얼마나 유도를 즐기고 있는지야. 대회에서도 마찬가지고. 이기면 좋겠지만, 혹시 지더라도 괜찮아. 네가 그동안 땀 흘리며 배운 것들을 용기 내서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아빠… 아니, 코치님은 네가 정말 자랑스러울 거야.”
현우는 진심을 담아 시우의 눈을 보며 말했다. 시우는 여전히 말이 없었지만, 이전처럼 고개를 푹 숙이지는 않았다. 무언가 생각하는 듯, 작은 눈동자가 흔들렸다. 현우는 더 이상 다그치지 않고, 그저 아이가 스스로 마음의 문을 열고 나올 수 있도록 기다려주기로 했다. 변화는 더디겠지만, 분명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희미한 희망을 느꼈다.
오후, 약속된 시간에 현우와 진수는 조금은 긴장된 마음으로 민재의 초등학교 교실 문을 두드렸다. 복도에는 다른 학부모들도 상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손을 한번 꼭 잡고 교실 안으로 들어섰다. 민재의 담임 선생님은 밝고 따뜻한 인상이었다.
“민재 아버님들, 어서 오세요. 앉으세요.” 선생님은 두 사람을 향해 반갑게 인사했다.
상담은 생각보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선생님은 민재가 학교생활에 아주 잘 적응하고 있으며, 밝고 사교적인 성격 덕분에 친구들과도 원만하게 지낸다고 칭찬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다만, 가끔 수업 시간에 집중력이 조금 흐트러지거나 발표할 때 쑥스러움을 타는 면이 있다는 조언도 해주었다.
“민재가 워낙 호기심도 많고 표현하고 싶은 것도 많아서요. 그래도 주의를 주면 금방 알아듣고 다시 집중하는 편이니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민재는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티가 나는 아이예요. 표정이 밝고, 친구들에게도 친절하고요. 두 분께서 정말 잘 키우고 계신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선생님의 마지막 말에 현우와 진수는 가슴 뭉클한 감동과 함께 안도감을 느꼈다. 혹시나 자신들의 가족 형태 때문에 아이가 위축되거나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속 깊은 곳의 불안감이 조금은 가시는 듯했다. 그들은 선생님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민재의 학교생활에 대해 몇 가지 더 질문하며 상담을 마쳤다. 교실을 나오며 복도에서 다른 학부모와 눈이 마주쳤을 때, 이전 같았으면 조금은 의식했을지도 모르지만, 이제 두 사람은 당당하고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으며 목례를 나누었다. 그들 스스로가 단단해졌기에, 세상의 시선 앞에서도 더 이상 주눅 들지 않을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온 세 사람은 저녁 식탁에 둘러앉아 오늘 있었던 상담 이야기를 나누었다.
“선생님이 우리 민재, 학교에서 엄청 씩씩하고 친구들이랑도 잘 지낸다고 칭찬 많이 하시던데?”
진수가 민재의 눈을 보며 말했다.
“네? 진짜요?” 민재는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럼! 그림 그리기랑 상상력도 최고라고 하셨어! 아빠들이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
현우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다만… 가끔 수업 시간에 다른 생각하거나, 발표할 때 조금 부끄러워한다고 하시더라? 우리 아들, 혹시 학교에서 어려운 거 있어?”
민재는 잠시 고개를 젓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요… 그냥… 친구들이 다 쳐다보면… 조금 떨려요.”
“그럴 수 있지.”
진수가 민재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듯 부드럽게 말했다.
“아빠들도 어릴 때 그랬어. 근데 민재야, 네 생각이나 네가 아는 걸 친구들한테 이야기해주는 건 아주 멋진 일이야. 조금 틀려도 괜찮고, 목소리가 떨려도 괜찮아. 중요한 건 용기를 내보는 거야. 아빠들은 우리 민재가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걸 아니까, 결과는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맞아! 그리고 혹시라도 학교에서 속상한 일이나 힘든 일 있으면, 혼자 끙끙 앓지 말고 꼭 아빠들한테 이야기해야 한다? 우리는 언제나 민재 편이니까!”
현우도 덧붙이며 민재의 어깨를 툭툭 쳐주었다.
“네! 아빠!” 민재는 두 아빠의 따뜻한 격려에 다시 환하게 웃었다.
그날 밤, 민재가 잠든 후 현우와 진수는 거실 소파에 앉아 와인 한 잔을 나누며 조용한 시간을 보냈다. 오늘 있었던 학부모 상담은 두 사람에게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민재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잘해주고 있는 것 같아서… 정말 다행이고 고마워.” 진수가 와인잔을 기울이며 말했다.
“그러게. 괜한 걱정을 했나 싶기도 하고.” 현우가 동의했다.
“그래도 앞으로 더 신경 써야 할 부분도 알게 됐고… 우리가 더 노력해야지. 민재가 세상의 편견이나 시선 때문에 상처받지 않도록, 더 단단하고 지혜로운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응. 함께 노력하자.” 진수는 현우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당신은 오늘 어땠어? 시우는 좀 괜찮아졌고?”
현우는 오늘 시우와 나눴던 대화와 자신의 고민을 진수에게 털어놓았다. 진수는 현우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공감하며 그의 노력을 지지해주었다.
“당신이 그렇게 진심으로 다가가면 시우도 분명 마음을 열 거야. 당신은 최고의 코치가 될 자격이 충분해.”
서로의 하루를 나누고, 서로의 고민에 귀 기울이며, 서로의 존재에 감사하는 시간. 결혼 생활이 깊어질수록 그들은 서로에게 가장 편안한 친구이자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가고 있었다. 젊은 날의 뜨거운 열정은 잔잔한 강물처럼 변했지만, 그 깊이와 넓이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져 있었다.
창밖에는 차가운 겨울 바람이 불었지만, 집 안에는 세 식구가 함께 만들어가는 따뜻한 온기가 가득했다. 서로의 발자국을 따라, 때로는 나란히, 때로는 조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함께 걷는 길. 그 길 위에서 현우와 진수, 그리고 민재는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그들만의 행복한 이야기를 계속 써 내려가고 있었다. 그 어떤 화려한 수식어 없이도, 그들의 평범한 일상은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충분히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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