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조회 : 116 추천 : 0 글자수 : 3,035 자 2025-05-26
현우의 용기 있는 고백 이후, 유도 클럽의 분위기는 표면적으로는 큰 변화 없이 흘러가는 듯했다. 여전히 아이들은 매트 위에서 땀 흘리며 구르고 있었고, 현우는 변함없는 열정으로 그들을 지도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작은 변화들이 감지되고 있었다. 소문을 퍼뜨렸던 학부모는 간담회 이후 현우의 눈치를 보며 거리를 두는 듯했고, 반대로 몇몇 학부모들은 이전보다 더 따뜻한 눈빛으로 현우를 대하며 격려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가장 큰 변화는 아이들에게서 나타났다. 현우가 걱정했던 것과 달리, 대부분의 아이들은 어른들의 복잡한 사정에는 큰 관심이 없는 듯했다. 그들에게 현우는 여전히 재미있고 힘센 유도 코치였고, 그들의 친구 민재는 그냥 같이 뛰어노는 친구일 뿐이었다. 오히려 간담회 이후, 현우가 아이들에게 더욱 진솔하고 편안하게 다가가려 노력하면서, 아이들과의 유대감은 더욱 깊어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특히 시우에게는 긍정적인 변화가 뚜렷했다. 현우가 결과보다 과정을, 승패보다 용기를 강조하며 꾸준히 격려해주자, 시우는 조금씩 자신감을 찾아갔다. 대련 훈련에서 예전처럼 쉽게 주눅 들거나 포기하지 않았고,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 장난을 거는 횟수도 늘었다. 한번은 훈련이 끝나고 현우에게 다가와 수줍게 물었다.
“코치님, 저… 다음 대회… 나가봐도 될까요?”
현우는 깜짝 놀라 시우를 바라보았다. 늘 대회 이야기를 꺼내면 고개를 숙이던 아이였다.
“물론이지! 당연히 나가야지! 시우 너 요즘 정말 많이 늘었어. 코치님은 네가 대회 나가서 얼마나 멋진 모습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되는데?”
현우가 환하게 웃으며 시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시우의 얼굴에도 뿌듯함과 설렘이 담긴 미소가 번졌다. 현우는 아이의 작은 성장이 마치 자신의 승리처럼 기뻤다.
민재 역시 학교생활에 더욱 씩씩하게 적응해나가고 있었다. 지난번 가족 그림 사건 이후, 진수는 민재와 함께 ‘다양한 가족’에 대한 그림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세상에는 정말 여러 형태의 가족이 있고, 중요한 것은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주었다. 민재는 아빠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가족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되었고, 혹시라도 친구들이 다시 질문하더라도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어느 날 하교 후, 민재는 신이 나서 현우와 진수에게 말했다.
“아빠들! 오늘 학교에서 친구들이 우리 가족사진 보고 ‘우와, 민재는 아빠가 둘이라서 좋겠다!’ 그랬어요! 내가 ‘응, 우리 아빠들 최고야!’ 하고 자랑했어요!”
아이의 해맑은 표정에서 더 이상 그늘이나 불안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현우와 진수는 서로를 보며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아이는 어른들의 걱정보다 훨씬 더 강하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었다.
진수는 병원에서 여전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만, 멘티인 젊은 여의사와의 관계는 점점 더 깊어지고 있었다. 진수는 단순히 의학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의사로서 가져야 할 책임감과 윤리 의식, 그리고 환자를 대하는 따뜻한 마음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후배 의사는 그런 진수를 존경하고 따랐으며, 진수 역시 후배의 성장을 지켜보며 가르침의 보람과 함께 새로운 자극을 받았다.
“교수님 덕분에 이번 케이스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가르쳐주세요!”
후배 의사가 진심으로 감사함을 표할 때면, 진수는 쑥스러우면서도 뿌듯함을 느꼈다. 자신이 걸어온 길이 헛되지 않았음을, 그리고 자신의 경험과 지식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그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계절은 다시 바뀌어 여름의 문턱에 들어섰다. 주말이면 세 식구는 시원한 계곡으로 물놀이를 가거나, 숲길을 따라 자전거 하이킹을 즐겼다. 함께 땀 흘리고, 함께 웃고, 함께 자연을 느끼는 시간 속에서 그들의 유대감은 더욱 깊어졌다. 민재는 아빠들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며 쑥쑥 성장했고, 현우와 진수는 그런 아들의 모습을 보며 부모로서의 행복을 만끽했다.
하지만 평온한 일상 속에서도 작은 고민들은 늘 존재했다. 현우는 유도 클럽의 재정적인 문제와 운영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었고, 진수는 병원 내의 복잡한 인간관계와 과도한 업무량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민재 역시 학교에서 친구들과 사소한 다툼을 하거나 숙제 때문에 힘들어하는 날들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그들은 서로에게 솔직하게 자신의 어려움을 털어놓고 위로와 조언을 구했다. 현우는 진수의 세심하고 현실적인 조언 덕분에 클럽 운영의 어려움을 헤쳐나갈 실마리를 찾기도 했고, 진수는 현우의 긍정적이고 든든한 격려 속에서 다시 힘을 내어 병원 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 민재는 두 아빠의 따뜻한 위로와 현명한 가르침 속에서 친구와의 갈등을 해결하고 문제에 대처하는 법을 배우며 성장했다.
“힘들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겠어.” 어느 늦은 저녁, 테라스에 앉아 맥주 한 잔을 기울이며 현우가 말했다.
“중요한 건… 그 힘든 순간에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이 있다는 거겠지. 당신이랑 민재가 있어서… 나는 어떤 어려움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아.”
“나도 그래, 현우야.” 진수가 현우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말했다.
“때로는 너무 지쳐서 다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당신이랑 민재 생각하면… 다시 힘을 내게 돼.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힘이야.”
서로의 존재가 서로에게 가장 큰 위안이자 힘이 되어주는 관계. 그들의 사랑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단단해지고 깊어지고 있었다. 예기치 못한 파문으로 잠시 흔들렸던 마음들도, 서로에 대한 굳건한 믿음과 사랑 안에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었다. 마치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 그 시련은 오히려 그들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여름 햇살 아래, 현우와 진수, 그리고 민재는 여전히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때로는 웃고, 때로는 고민하고, 때로는 서로에게 기대며. 그렇게 함께 쌓아가는 평범하지만 소중한 시간들 속에서, 그들의 마음은 서로를 향한 사랑으로 더욱 단단하게 여물어가고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그 이야기의 모든 페이지는 분명 사랑과 행복으로 가득 채워질 것이었다.
가장 큰 변화는 아이들에게서 나타났다. 현우가 걱정했던 것과 달리, 대부분의 아이들은 어른들의 복잡한 사정에는 큰 관심이 없는 듯했다. 그들에게 현우는 여전히 재미있고 힘센 유도 코치였고, 그들의 친구 민재는 그냥 같이 뛰어노는 친구일 뿐이었다. 오히려 간담회 이후, 현우가 아이들에게 더욱 진솔하고 편안하게 다가가려 노력하면서, 아이들과의 유대감은 더욱 깊어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특히 시우에게는 긍정적인 변화가 뚜렷했다. 현우가 결과보다 과정을, 승패보다 용기를 강조하며 꾸준히 격려해주자, 시우는 조금씩 자신감을 찾아갔다. 대련 훈련에서 예전처럼 쉽게 주눅 들거나 포기하지 않았고,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 장난을 거는 횟수도 늘었다. 한번은 훈련이 끝나고 현우에게 다가와 수줍게 물었다.
“코치님, 저… 다음 대회… 나가봐도 될까요?”
현우는 깜짝 놀라 시우를 바라보았다. 늘 대회 이야기를 꺼내면 고개를 숙이던 아이였다.
“물론이지! 당연히 나가야지! 시우 너 요즘 정말 많이 늘었어. 코치님은 네가 대회 나가서 얼마나 멋진 모습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되는데?”
현우가 환하게 웃으며 시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시우의 얼굴에도 뿌듯함과 설렘이 담긴 미소가 번졌다. 현우는 아이의 작은 성장이 마치 자신의 승리처럼 기뻤다.
민재 역시 학교생활에 더욱 씩씩하게 적응해나가고 있었다. 지난번 가족 그림 사건 이후, 진수는 민재와 함께 ‘다양한 가족’에 대한 그림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세상에는 정말 여러 형태의 가족이 있고, 중요한 것은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주었다. 민재는 아빠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가족에 대한 자부심을 갖게 되었고, 혹시라도 친구들이 다시 질문하더라도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어느 날 하교 후, 민재는 신이 나서 현우와 진수에게 말했다.
“아빠들! 오늘 학교에서 친구들이 우리 가족사진 보고 ‘우와, 민재는 아빠가 둘이라서 좋겠다!’ 그랬어요! 내가 ‘응, 우리 아빠들 최고야!’ 하고 자랑했어요!”
아이의 해맑은 표정에서 더 이상 그늘이나 불안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현우와 진수는 서로를 보며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아이는 어른들의 걱정보다 훨씬 더 강하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었다.
진수는 병원에서 여전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만, 멘티인 젊은 여의사와의 관계는 점점 더 깊어지고 있었다. 진수는 단순히 의학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의사로서 가져야 할 책임감과 윤리 의식, 그리고 환자를 대하는 따뜻한 마음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후배 의사는 그런 진수를 존경하고 따랐으며, 진수 역시 후배의 성장을 지켜보며 가르침의 보람과 함께 새로운 자극을 받았다.
“교수님 덕분에 이번 케이스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가르쳐주세요!”
후배 의사가 진심으로 감사함을 표할 때면, 진수는 쑥스러우면서도 뿌듯함을 느꼈다. 자신이 걸어온 길이 헛되지 않았음을, 그리고 자신의 경험과 지식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그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계절은 다시 바뀌어 여름의 문턱에 들어섰다. 주말이면 세 식구는 시원한 계곡으로 물놀이를 가거나, 숲길을 따라 자전거 하이킹을 즐겼다. 함께 땀 흘리고, 함께 웃고, 함께 자연을 느끼는 시간 속에서 그들의 유대감은 더욱 깊어졌다. 민재는 아빠들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며 쑥쑥 성장했고, 현우와 진수는 그런 아들의 모습을 보며 부모로서의 행복을 만끽했다.
하지만 평온한 일상 속에서도 작은 고민들은 늘 존재했다. 현우는 유도 클럽의 재정적인 문제와 운영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었고, 진수는 병원 내의 복잡한 인간관계와 과도한 업무량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민재 역시 학교에서 친구들과 사소한 다툼을 하거나 숙제 때문에 힘들어하는 날들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그들은 서로에게 솔직하게 자신의 어려움을 털어놓고 위로와 조언을 구했다. 현우는 진수의 세심하고 현실적인 조언 덕분에 클럽 운영의 어려움을 헤쳐나갈 실마리를 찾기도 했고, 진수는 현우의 긍정적이고 든든한 격려 속에서 다시 힘을 내어 병원 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 민재는 두 아빠의 따뜻한 위로와 현명한 가르침 속에서 친구와의 갈등을 해결하고 문제에 대처하는 법을 배우며 성장했다.
“힘들지 않은 인생이 어디 있겠어.” 어느 늦은 저녁, 테라스에 앉아 맥주 한 잔을 기울이며 현우가 말했다.
“중요한 건… 그 힘든 순간에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이 있다는 거겠지. 당신이랑 민재가 있어서… 나는 어떤 어려움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아.”
“나도 그래, 현우야.” 진수가 현우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말했다.
“때로는 너무 지쳐서 다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당신이랑 민재 생각하면… 다시 힘을 내게 돼.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힘이야.”
서로의 존재가 서로에게 가장 큰 위안이자 힘이 되어주는 관계. 그들의 사랑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단단해지고 깊어지고 있었다. 예기치 못한 파문으로 잠시 흔들렸던 마음들도, 서로에 대한 굳건한 믿음과 사랑 안에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었다. 마치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지듯, 그 시련은 오히려 그들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여름 햇살 아래, 현우와 진수, 그리고 민재는 여전히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때로는 웃고, 때로는 고민하고, 때로는 서로에게 기대며. 그렇게 함께 쌓아가는 평범하지만 소중한 시간들 속에서, 그들의 마음은 서로를 향한 사랑으로 더욱 단단하게 여물어가고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그 이야기의 모든 페이지는 분명 사랑과 행복으로 가득 채워질 것이었다.
작가의 말
등록된 작가의 말이 없습니다.
닫기![]()
유도복 대신, 사랑을 입어볼까?
24.24 완조회 : 1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3,918 23.23조회 : 3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3,800 22.22조회 : 11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3,905 21.21조회 : 11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3,035 20.20조회 : 15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305 19.19조회 : 14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538 18.18조회 : 15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372 17.17조회 : 14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062 16.16조회 : 12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3,988 15.15조회 : 16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157 14.14조회 : 19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267 13.13 시즌2조회 : 10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093 12.12 완조회 : 89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817 11.11조회 : 92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426 10.10조회 : 90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762 9.09조회 : 87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190 8.08조회 : 92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033 7.07조회 : 86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594 6.06조회 : 85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080 5.05조회 : 77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777 4.04조회 : 6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044 3.03조회 : 6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566 2.02조회 : 8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005 1.01조회 : 92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4,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