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당한 날들 (Days of Subjugation)
3부: 진실을 드러내다
주호의 사건이 뉴스에 보도된 후, 세상은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가슴 아파했고, 분노했다. 하지만 그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사람들의 동정이 아니었다. 그는 가해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고, 그들에게 자신이 당한 고통을 똑같이 되돌려주길 원했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냉혹했다. 그들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처벌받지 않았고, 그들의 죄는 가볍게 여겨졌다. 주호는 그 사실에 더욱 큰 분노를 느꼈다.
시간이 흐를수록 주호는 정신적으로 더욱 피폐해졌다. 그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도 여전히 자신을 가해했던 그들의 얼굴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들은 여전히 자신을 지켜보고 있고, 언제든지 다시 덮칠 것 같은 공포가 끊임없이 그를 괴롭혔다.
어느 날 밤, 주호는 잠에서 깨어나 창밖을 바라봤다. 어두운 밤하늘이 마치 그의 마음처럼 깊고 텅 비어 있었다. 그는 더 이상 이대로 지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을 구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신뿐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내가 직접 그들을 처벌해야 해.”
주호는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다시 힘을 모으기 시작했다.
주호는 경찰서에 자주 들락거렸지만, 사건의 진행은 답답할 만큼 더뎠다. 증거는 충분했지만, 법적 한계는 그들의 처벌을 막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당한 폭력을 폭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자신이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결심했다.
주호는 그동안 그가 당했던 일들의 모든 증거를 모아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내기 시작했다. 가해자들이 찍은 영상, 사진, 그가 받은 상처의 기록까지. 모든 자료는 그의 고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로 풀어낼 계획을 세웠다.
“이제, 내가 그들에게서 도망치지 않겠어. 내가 당한 일을 세상에 알리고, 그들이 평생 죄를 느끼게 만들어야 해.”
그는 굳은 의지로 노트북을 켜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주호가 처음으로 펜을 든 건 그가 처음 폭행당한 날의 기억이었다. 모든 것이 갑작스럽게 시작됐고, 그가 당했던 모욕과 고통은 지금도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는 손이 떨리면서도, 그 모든 순간을 글로 기록했다.
며칠이 지나, 주호는 자신이 쓴 글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그의 글은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사건의 진실을 더욱 선명하게 알게 된 사람들은 가해자들에게 더 큰 분노를 느끼기 시작했다.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다니…”
“저런 잔인한 범죄자들이 처벌받지 않는다고?”
“우리 사회는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이런 범죄를 용서할 수 있는가?”
댓글은 순식간에 수백 개가 넘었고, 그의 이야기는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침묵하지 않았고, 주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다시 한 번 미성년자 범죄에 대한 논란이 일어났다. 언론은 그의 사건을 더욱 집중적으로 보도했고, 그는 각종 인터뷰 요청을 받았다.
어느 날, 주호는 텔레비전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기자들이 그의 사건에 대해 논의하며, 그가 겪은 고통과 미성년자 범죄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주호는 묘한 기분이 들었다. 자신의 고통이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는 사실이 기쁘면서도, 동시에 그의 마음 깊은 곳에는 여전히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남아 있었다.
“주호 씨, 이번 사건을 공론화시키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기자의 물음에 주호는 잠시 숨을 고르고 답했다.
“이젠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당했던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들이… 그들이 저지른 일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의 목소리에는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그렇다면, 현재 그들에게 법적 처벌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들이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처벌받지 않는 것은 분명히 잘못됐습니다. 법은 이런 범죄에도 엄격해야 합니다. 저는 그들이 평생 이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게 만들고 싶습니다.”
주호는 단호하게 말했다.
인터뷰가 끝난 후, 주호는 깊은 숨을 내쉬었다. 그는 조금씩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었다. 가해자들이 단지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처벌받지 않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다. 주호는 그들에게 법적인 심판이 내려지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으로라도 그들이 자신의 죗값을 치르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로부터 몇 주가 흐른 뒤, 주호는 출판사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했다. 그의 책은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사람들은 그의 고통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사회적인 논의는 더욱 커져갔다. 주호는 자신의 이야기가 영화와 드라마로도 제작되며, 그들이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도록 만들고 싶었다.
주호의 복수는 이제 시작에 불과했다. 그는 자신의 손으로 그들에게 평생의 형벌을 안겨줄 계획을 하나하나 실행해 나가며, 그들이 자신에게 가한 폭력과 모욕을 똑같이 되돌려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주호는 그날 밤 창밖을 바라보며, 조용히 속삭였다.
“이제 너희 차례야. 내가 당했던 고통을 똑같이 느끼게 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