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세바스찬(6)
조회 : 93 추천 : 0 글자수 : 5,375 자 2024-12-22
...털썩!
***
"다운아!"
"뭐, 어찌저찌 끝났군."
다운이가 쓰러졌지만...그 세바스찬을 얼음 속에 가뒀다.
이기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도망갈 길이 생겼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나저나 어떻게 하지? 저 상태면 세바스찬이 갇혀있어도 도망갈 수가..."
다만 다운이가 쓰러지면서 모두가 다 쓰러져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남질 않았다. 이러면 세바스찬이 얼음을 깨고 나올 시간이 있어도...
그 순간, 서하늘의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애초에 도망 못가, 저것도 일부러 당해줬을거다."
...하?
"...그게 무슨 소리야?"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보도록."
서하늘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또 다른 소리가 들렸다.
...쩌적.
무언가가 깨지는 소리, 설마...아닐 것이다.
...쩌저적!
"...ㅁ...무슨?!"
"집사 녀석은 이 공격마저도 당해준 것에 불과하다. 한 마디로..."
쩌저저저적!
더 이상 부정할 상황도 아니었다.
"그저 니들을 가지고 논 것에 불과하다는거지."
***
콰앙!
"...테스트는 여기까지 진행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
"...어떻게...이런 일이..."
다운이와 레이가 만들어낸 얼음 덩어리가...완전히 박살났다.
1분? 아니, 그것도 채 안걸리는 시간이었다. 세바스찬이 얼음을 깨고 나온 건.
난 그 상황을 머릿속으로 받아들이려했지만...무리였다.
처음부터 완전히 농락당하고 있었다...완전히.
그런 사이, 세바스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운경 님, 천서준 님, 남하은이라는 이름의 여성분, 에고 님과 다른 거미 분, 레이 님, 한다운 님까지..."
그는 자신과 맞선 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렀다. 그리고...
짝. 짝. 짝.
특유의 흰 장갑이 부딪히는 박수 소리와 함께 말을 이어나갔다.
"훌륭한 싸움이었습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도 많습니다만 충분히 성장할 재능도, 실력도 있으신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저게 무슨 소리야?"
"평가와 칭찬, 그 이상 이하도 아니겠지."
세바스찬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입고 있던 옷매무시를 가다듬기 시작했다.
네 명, 거기에 3마리를 동시에 상대했음에도, 얼굴도, 옷도, 눈에 띄는 변화없이 너무나도 깔끔했다.
"...그럼."
'뺙?!' / '큐웅?!'
스윽, 슥. 흰 넥타이를 마지막으로 조정한 세바스찬은 자신의 앞에 쓰러진 다운이에게 다가갔다.
에고와 레이가 위협하듯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냈지만, 세바스찬은 멈출 기미가 아니었다.
탓! 타다닥! 타탁!
세바스찬은 한다운의 몸에 손을 대는 듯하다...순식간에, 눈에도 안 보이는 속도로 움직였다.
"...?!"
"호오."
서하늘은 눈에 보이는 것 같았지만, 내 눈에는 안 보였다.
애초에 세바스찬이 제자리로 돌아오는데 그리 큰 시간이 걸린 것도 아니었고...
세바스찬이 제자리에 돌아왔을땐...
"여러분, 모두 고생많으셨습니다."
'...뺙?' / '쿠슈...?' / '큐우웅?'
다운이, 아저씨, 서준이, 하은 씨에 초생명체들까지 한 자리에 곱게 눕혀져 있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테스트로 인해 여러분들도 몸이 많이 지치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니..."
그렇게 말한 세바스찬은 한 쪽 손에 오오라를 모으기 시작했다.
"...잠깐만? 다 눕혀놓고 뭐하려고...?!"
난 불안했다, 모두 이미 정신도 못차리고 있다. 그 상태에서 공격이라도 한다면...
"...한국인들은 안전불감증 심하다고 한 것 같은데, 넌 안전민감증인가?
"뭔 헛소리야! 다치면 네가 책임질거야?!"
"하...오오라나 보고 씨부려라."
...얘는...T인가? 수녀님이 장난 삼아 해주셨을때 분명히 F였던 것 같은데...
아무튼 그의 말을 듣고 세바스찬의 손에 눈을 기울였다.
세바스찬의 오오라는 감출 기세 없이 드러나고 있었다.
"...!"
"넌 저게 사람 죽이려는 걸로 보이나?"
여태껏 느끼고 본 오오라 중에서도...가장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 느껴졌다.
매우 깨끗한...하얀빛의 오오라. 분명히 내 정신 속에서만 보이는 오오라였지만...착각인건지...몸으로 느껴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보살핌(Care)]."
세바스찬의 손에서 흘러나오는 오오라가 친구들의 몸을 감싸고...이내...
"상처가...회복되고 있어."
"오오라로 누군가를 회복하려면 강화 계열, 변화 계열, 조작 계열을 전부 사용해야만 한다. 거기에 자신이 아니라 남을, 그것도 여러 명을 동시에 회복하려면 세 계열을 전부 수준급 이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만 가능하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의 몸은 아무런 전투도 하지 않은 것처럼 깨끗해졌다.
치료가 끝났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선 세바스찬은 그들을 향해 고개를 살짝 숙이곤 말했다.
"...서하늘 도련님과 함께 결선에서 뵙겠습니다, 여러분."
그 말을 마지막으로 세바스찬이 등을 돌렸다. 서우주, 형에게 갈 생각인건가...?
저 쪽에서 먼저 가준다면 다행이지만...왜일까...
"...이대로 보내면..."
...세바스찬을 이대로 보내면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서하늘, 괜찮은 것 같은데 바로 일어날 수 있는 방법 없어?! 나...세바스찬이랑 얘기해보고 싶어."
서하늘에게 최대한 빨리 물었다. 세바스찬은 곧 이 곳을 완전히 떠날 것이다.
그러기 전에...잠깐이라도...
"...얘기ㄹ...!"
"꺼져."
"?!"
...서하늘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게 마지막이었다.
***
"...그럼 저도 이제..."
세바스찬이 모두에게서 등을 돌리고 떠나려던 그때...
꾸욱.
세바스찬은 무언가가 자신의 등을 손가락으로 누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정신이 드셨습니까? 서하늘 도련님."
등에 손가락을 댄건...서하늘의 오른쪽 손가락이었다.
"세바스찬, 아니...세바스찬 씨는 서우주...저희 형을 얼마나 오래 보필하신거죠?"
"저는 집사, 도련님께서 굳이 경어를 붙이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서우주 도련님, 그리고 서우주 도련님의 가족분들까지 합치면 못해도 60년은 됐다고 생각합니다."
60년, 그건 세바스찬 씨가 형이 태어나기 전부터 내 가족들까지도 보필했다는 말이 된다.
내 가족들은 더 이상 없다, 형 본인이 직접 본인이 죽였다고 했으니까...
그렇다면 적어도...알고 싶다.
"...세바스찬 씨. 괜찮으시다면 저랑 잠시...얘기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우리 가족들은...그리고 우리 형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알고 싶다.
"...훗."
세바스찬의 입에서 살짝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제가 거절하면, 자랑하시는 레일건으로 쏘실 생각이신지요."
"아...아뇨, 이건 그냥...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괜찮습니다, 모시는 주인을 즐겁게 하기 위한 담소를 나눠주는 것 또한 집사의 역할이니까요."
세바스찬은 그렇게 내 쪽으로 다시 고개를 돌렸고, 나는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이렇게 서서 얘기하는 것보다, 저 쪽에 앉아서 이야기하시지요."
"ㄴ...네!"
세바스찬과 나는 모두의 살짝 옆에 조심히 앉았다. 그리고 자리에 앉은 세바스찬이 손을 들어올리자...
펑! 펑!
고풍스러운 찻잔과 포트가 자리에 생겨났다.
"...이건?"
"도련님께서 뭘 좋아하실지 몰라서, 일단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다즐링(Darjeeling)으로 준비해봤습니다."
세바스찬이 그렇게 설명해주며 내 쪽에 있던 찻잔에 쪼르륵 하고 차를 따랐다.
색으로 봐선 홍차같은데...
...다즐링? 차...같은 건가? 지금까지 아무리 고급져봤자 콜라가 끝이었던 나에게 갑자기 홍차를...
"한 번 시음해보시지요."
"아...네."
난 세바스찬이 정성껏 건낸 찻잔에 담긴 홍차를 조금 홀짝이듯 마셨다.
녹차같은 느낌이 나면서도...묘한 청포도향이 코 끝을 간질인다. 홍차라는 건...이런 느낌일까?
세바스찬이 내 표정을 보고는 다시 한 번 미소를 지어보였다.
"마음에 들어하시는 것 같군요, 그러면...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할까요? 도련님께서는 무엇이 궁금하십니까...?"
궁금한 것...그런건 수도없이 많다, 17년을 가족들 없이 지옥같이 살아왔다.
수도없이 많은 걸 다 물어보려면 잠깐의 문제가 아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듣고 싶은 이야기라면...
"...제 부모님은 무엇을 하시는 분들이었나요...?"
난 모르는, 물어보고 싶었던, 하지만 이제늠 만날 수 없는...내 부모님에 대한 것이었다.
".....,"
세바스찬은 잠시 망설이는 듯 보였다. 그러나 곧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선...서하늘 도련님은 내추럴 공화국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잠깐만, 처음부터 이런 얘기가 나온다고...? 아니, 그것보다도...
"...그게 무슨..."
"서하늘 도련님, 서우주 도련님의 부모님을 포함한 사람들은 한국계 내추럴 공화국의 초능력자로써 오래전부터 파이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던 초능력자 가문, '서' 가문의 사람들입니다."
"서 가문...?"
"도련님들의 부모님 두 분은 모두 내추럴 공화국에서도 알아주는 초능력자셨습니다. 두 분 다 훌륭한 실력을 가지신 초능력자셨고, 그 능력을 내추럴 공화국의 번영을 위해 사용하신 분들이셨죠."
...세바스찬의 이야기를 들을 수록, 부모님이 어떤 분이 들을수록...가슴이 멍해졌다.
"...부모님은 훌륭하신 분이셨군요. 근데...근데 형은 어째서..."
우리 부모님은 훌륭하신 분이었다. 라는 기쁨보다...그런 부모님을 잃은...그것도 형이 직접 죽였다는 사실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도대체 형은...왜...
라고 생각하는 순간, 세바스찬의 목소리가 깊게 내 양 귀에 박혔다.
"...라는 게 대중의 평가입니다만, 서하늘 도련님. 혹시 모르시고 계시는 건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에...? 뭘..."
"17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도련님이 고아로 살아오신 삶이, '누가' 도련님을 버려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시는겁니까?"
그 말을 들은 내 머릿속이 순간 새하얘졌다.
난 17년을 고아로써, 교회에서 눈칫밥이나 먹으며 살아왔다.
세바스찬의 말에 의하면 난 본래 내추럴 공화국 출신이다.
그런 내가 한국에 버려져 고아가 되었다.
즉...
"...직접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다만..."
...즉.
"...이제부터 드릴 이야기는 서우주 도련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째서 도련님은..."
......즉.
"...자신의 부모님을 살해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다운아!"
"뭐, 어찌저찌 끝났군."
다운이가 쓰러졌지만...그 세바스찬을 얼음 속에 가뒀다.
이기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도망갈 길이 생겼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나저나 어떻게 하지? 저 상태면 세바스찬이 갇혀있어도 도망갈 수가..."
다만 다운이가 쓰러지면서 모두가 다 쓰러져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남질 않았다. 이러면 세바스찬이 얼음을 깨고 나올 시간이 있어도...
그 순간, 서하늘의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애초에 도망 못가, 저것도 일부러 당해줬을거다."
...하?
"...그게 무슨 소리야?"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보도록."
서하늘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또 다른 소리가 들렸다.
...쩌적.
무언가가 깨지는 소리, 설마...아닐 것이다.
...쩌저적!
"...ㅁ...무슨?!"
"집사 녀석은 이 공격마저도 당해준 것에 불과하다. 한 마디로..."
쩌저저저적!
더 이상 부정할 상황도 아니었다.
"그저 니들을 가지고 논 것에 불과하다는거지."
***
콰앙!
"...테스트는 여기까지 진행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
"...어떻게...이런 일이..."
다운이와 레이가 만들어낸 얼음 덩어리가...완전히 박살났다.
1분? 아니, 그것도 채 안걸리는 시간이었다. 세바스찬이 얼음을 깨고 나온 건.
난 그 상황을 머릿속으로 받아들이려했지만...무리였다.
처음부터 완전히 농락당하고 있었다...완전히.
그런 사이, 세바스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운경 님, 천서준 님, 남하은이라는 이름의 여성분, 에고 님과 다른 거미 분, 레이 님, 한다운 님까지..."
그는 자신과 맞선 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렀다. 그리고...
짝. 짝. 짝.
특유의 흰 장갑이 부딪히는 박수 소리와 함께 말을 이어나갔다.
"훌륭한 싸움이었습니다, 아직 부족한 부분도 많습니다만 충분히 성장할 재능도, 실력도 있으신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저게 무슨 소리야?"
"평가와 칭찬, 그 이상 이하도 아니겠지."
세바스찬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입고 있던 옷매무시를 가다듬기 시작했다.
네 명, 거기에 3마리를 동시에 상대했음에도, 얼굴도, 옷도, 눈에 띄는 변화없이 너무나도 깔끔했다.
"...그럼."
'뺙?!' / '큐웅?!'
스윽, 슥. 흰 넥타이를 마지막으로 조정한 세바스찬은 자신의 앞에 쓰러진 다운이에게 다가갔다.
에고와 레이가 위협하듯 날카로운 울음소리를 냈지만, 세바스찬은 멈출 기미가 아니었다.
탓! 타다닥! 타탁!
세바스찬은 한다운의 몸에 손을 대는 듯하다...순식간에, 눈에도 안 보이는 속도로 움직였다.
"...?!"
"호오."
서하늘은 눈에 보이는 것 같았지만, 내 눈에는 안 보였다.
애초에 세바스찬이 제자리로 돌아오는데 그리 큰 시간이 걸린 것도 아니었고...
세바스찬이 제자리에 돌아왔을땐...
"여러분, 모두 고생많으셨습니다."
'...뺙?' / '쿠슈...?' / '큐우웅?'
다운이, 아저씨, 서준이, 하은 씨에 초생명체들까지 한 자리에 곱게 눕혀져 있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테스트로 인해 여러분들도 몸이 많이 지치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니..."
그렇게 말한 세바스찬은 한 쪽 손에 오오라를 모으기 시작했다.
"...잠깐만? 다 눕혀놓고 뭐하려고...?!"
난 불안했다, 모두 이미 정신도 못차리고 있다. 그 상태에서 공격이라도 한다면...
"...한국인들은 안전불감증 심하다고 한 것 같은데, 넌 안전민감증인가?
"뭔 헛소리야! 다치면 네가 책임질거야?!"
"하...오오라나 보고 씨부려라."
...얘는...T인가? 수녀님이 장난 삼아 해주셨을때 분명히 F였던 것 같은데...
아무튼 그의 말을 듣고 세바스찬의 손에 눈을 기울였다.
세바스찬의 오오라는 감출 기세 없이 드러나고 있었다.
"...!"
"넌 저게 사람 죽이려는 걸로 보이나?"
여태껏 느끼고 본 오오라 중에서도...가장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 느껴졌다.
매우 깨끗한...하얀빛의 오오라. 분명히 내 정신 속에서만 보이는 오오라였지만...착각인건지...몸으로 느껴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보살핌(Care)]."
세바스찬의 손에서 흘러나오는 오오라가 친구들의 몸을 감싸고...이내...
"상처가...회복되고 있어."
"오오라로 누군가를 회복하려면 강화 계열, 변화 계열, 조작 계열을 전부 사용해야만 한다. 거기에 자신이 아니라 남을, 그것도 여러 명을 동시에 회복하려면 세 계열을 전부 수준급 이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만 가능하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의 몸은 아무런 전투도 하지 않은 것처럼 깨끗해졌다.
치료가 끝났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선 세바스찬은 그들을 향해 고개를 살짝 숙이곤 말했다.
"...서하늘 도련님과 함께 결선에서 뵙겠습니다, 여러분."
그 말을 마지막으로 세바스찬이 등을 돌렸다. 서우주, 형에게 갈 생각인건가...?
저 쪽에서 먼저 가준다면 다행이지만...왜일까...
"...이대로 보내면..."
...세바스찬을 이대로 보내면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서하늘, 괜찮은 것 같은데 바로 일어날 수 있는 방법 없어?! 나...세바스찬이랑 얘기해보고 싶어."
서하늘에게 최대한 빨리 물었다. 세바스찬은 곧 이 곳을 완전히 떠날 것이다.
그러기 전에...잠깐이라도...
"...얘기ㄹ...!"
"꺼져."
"?!"
...서하늘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게 마지막이었다.
***
"...그럼 저도 이제..."
세바스찬이 모두에게서 등을 돌리고 떠나려던 그때...
꾸욱.
세바스찬은 무언가가 자신의 등을 손가락으로 누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정신이 드셨습니까? 서하늘 도련님."
등에 손가락을 댄건...서하늘의 오른쪽 손가락이었다.
"세바스찬, 아니...세바스찬 씨는 서우주...저희 형을 얼마나 오래 보필하신거죠?"
"저는 집사, 도련님께서 굳이 경어를 붙이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서우주 도련님, 그리고 서우주 도련님의 가족분들까지 합치면 못해도 60년은 됐다고 생각합니다."
60년, 그건 세바스찬 씨가 형이 태어나기 전부터 내 가족들까지도 보필했다는 말이 된다.
내 가족들은 더 이상 없다, 형 본인이 직접 본인이 죽였다고 했으니까...
그렇다면 적어도...알고 싶다.
"...세바스찬 씨. 괜찮으시다면 저랑 잠시...얘기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우리 가족들은...그리고 우리 형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알고 싶다.
"...훗."
세바스찬의 입에서 살짝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제가 거절하면, 자랑하시는 레일건으로 쏘실 생각이신지요."
"아...아뇨, 이건 그냥...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괜찮습니다, 모시는 주인을 즐겁게 하기 위한 담소를 나눠주는 것 또한 집사의 역할이니까요."
세바스찬은 그렇게 내 쪽으로 다시 고개를 돌렸고, 나는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이렇게 서서 얘기하는 것보다, 저 쪽에 앉아서 이야기하시지요."
"ㄴ...네!"
세바스찬과 나는 모두의 살짝 옆에 조심히 앉았다. 그리고 자리에 앉은 세바스찬이 손을 들어올리자...
펑! 펑!
고풍스러운 찻잔과 포트가 자리에 생겨났다.
"...이건?"
"도련님께서 뭘 좋아하실지 몰라서, 일단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다즐링(Darjeeling)으로 준비해봤습니다."
세바스찬이 그렇게 설명해주며 내 쪽에 있던 찻잔에 쪼르륵 하고 차를 따랐다.
색으로 봐선 홍차같은데...
...다즐링? 차...같은 건가? 지금까지 아무리 고급져봤자 콜라가 끝이었던 나에게 갑자기 홍차를...
"한 번 시음해보시지요."
"아...네."
난 세바스찬이 정성껏 건낸 찻잔에 담긴 홍차를 조금 홀짝이듯 마셨다.
녹차같은 느낌이 나면서도...묘한 청포도향이 코 끝을 간질인다. 홍차라는 건...이런 느낌일까?
세바스찬이 내 표정을 보고는 다시 한 번 미소를 지어보였다.
"마음에 들어하시는 것 같군요, 그러면...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할까요? 도련님께서는 무엇이 궁금하십니까...?"
궁금한 것...그런건 수도없이 많다, 17년을 가족들 없이 지옥같이 살아왔다.
수도없이 많은 걸 다 물어보려면 잠깐의 문제가 아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듣고 싶은 이야기라면...
"...제 부모님은 무엇을 하시는 분들이었나요...?"
난 모르는, 물어보고 싶었던, 하지만 이제늠 만날 수 없는...내 부모님에 대한 것이었다.
".....,"
세바스찬은 잠시 망설이는 듯 보였다. 그러나 곧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선...서하늘 도련님은 내추럴 공화국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잠깐만, 처음부터 이런 얘기가 나온다고...? 아니, 그것보다도...
"...그게 무슨..."
"서하늘 도련님, 서우주 도련님의 부모님을 포함한 사람들은 한국계 내추럴 공화국의 초능력자로써 오래전부터 파이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던 초능력자 가문, '서' 가문의 사람들입니다."
"서 가문...?"
"도련님들의 부모님 두 분은 모두 내추럴 공화국에서도 알아주는 초능력자셨습니다. 두 분 다 훌륭한 실력을 가지신 초능력자셨고, 그 능력을 내추럴 공화국의 번영을 위해 사용하신 분들이셨죠."
...세바스찬의 이야기를 들을 수록, 부모님이 어떤 분이 들을수록...가슴이 멍해졌다.
"...부모님은 훌륭하신 분이셨군요. 근데...근데 형은 어째서..."
우리 부모님은 훌륭하신 분이었다. 라는 기쁨보다...그런 부모님을 잃은...그것도 형이 직접 죽였다는 사실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도대체 형은...왜...
라고 생각하는 순간, 세바스찬의 목소리가 깊게 내 양 귀에 박혔다.
"...라는 게 대중의 평가입니다만, 서하늘 도련님. 혹시 모르시고 계시는 건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에...? 뭘..."
"17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도련님이 고아로 살아오신 삶이, '누가' 도련님을 버려서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시는겁니까?"
그 말을 들은 내 머릿속이 순간 새하얘졌다.
난 17년을 고아로써, 교회에서 눈칫밥이나 먹으며 살아왔다.
세바스찬의 말에 의하면 난 본래 내추럴 공화국 출신이다.
그런 내가 한국에 버려져 고아가 되었다.
즉...
"...직접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다만..."
...즉.
"...이제부터 드릴 이야기는 서우주 도련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째서 도련님은..."
......즉.
"...자신의 부모님을 살해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작가의 말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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