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대천사
조회 : 161 추천 : 0 글자수 : 5,969 자 2024-12-26
"...음?"
"세바스찬 씨?!"
하은 씨와 대치 중이던 세바스찬의 심장을 거대한 칼날이 꿰뚫었다. 눈이 부실 정도로 밝은 빛과 함께...
그리고 그런 빛 속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랜만에 뵙네요, 우리 하늘이."
17년, 지옥같던 인생에 한 줄기 빛이 되어주신 존재.
"...강유리 수녀님?"
강유리 수녀님의 목소리가 빛 속에서 들려왔다.
.
.
.
넋 나가 있을때가 아니다, 세바스찬이...!
"세바스찬 씨! 괜찮으세요...?!"
이미 세바스찬을 관통한 검에는 새빨간 선혈이 순백색 칼날에 선명하게 묻어있다.
그리고 세바스찬 또한...
주륵!
"세바스찬 씨?!"
"...방...심은 하지 않았습니다만..."
...입에서 피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그 순간.
"세바스찬에게서 물러나주세요, 아직 살아있으니 하늘이를 공격할지도 모릅니다."
"수녀님...그게 무슨...?"
강유리의 목소리가 다시 한 번 들려왔다.
그제서야 난 세바스찬을 꿰뚫은 검이 어디에서 날아온 것인지 볼 수 있었다.
세바스찬의 뒤 쪽에서 광채를 뽐내는 거대한 빛, 그러나 그건 빛이 아니라 오오라였다.
'이런 형태의 오오라는 본 적이 있어...'
"...아아...너무나도...아름다운 빛, 아름다운 오오라...이것이 강유리 수녀님의...신성력?"
"하은 씨..."
처음에는 정체 모를 오오라 덩어리로 이루어진 갑옷, 일명 '신성력'. 거대한 빛 또한 하은 씨가 다루던 천사와 같은 형태의 오오라 덩어리였다.
다만...
'...이건 스케일이 너무 다르잖아...!'
강유리의 신성력은 남하은의 신성력처럼 오오라 덩어리라고 하기에는 너무 컸다.
엄청나게 크고 밝게 빛나고...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마치 만화 속에서나 나올 거대한 로봇을 보는 것과 같이, 그러나 등에 돋아있는 하얀 날개로 인해 약간의 이질감마저 들 것 같았다.
"...저게 진짜 천사라고...?"
"....!...!"
...몸이 저릿해질만큼 압도적으로 뿜어져나오는 오오라를 모두 느끼고 있었다.
그 와중 세바스찬의 입에서 힘겹게 말이 나왔다.
"...실제로 보는...것은 처음입니다만..."
푸슉!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이 더욱 깊숙이 세바스찬에게 찔러넣어졌다.
"세바스찬 씨!"
"...함부로 입을 열지 마세요, 세바스찬. 심판받는 악을 정화해야하는 의무를 가진 이로써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그 말과 동시에 거대한 천사의 아래에서 누군가 천천히 걸어나왔다.
강유리, 그녀가 서하늘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뚜벅...뚜벅...
"강유리 수녀님..."
서하늘은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몰랐다.
그 날 이후 갑작스러운 재회에 기쁜 것도 분명히 있었지만...
"어째서...세바스찬 씨를..."
"쉿, 하늘이한테도 하늘이 친구 분들께도 전부 이야기할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서하늘의 내면 속에서 알 수 없는 무언가가 계속해서 느껴졌다.
'강유리 수녀님은 어째서...세바스찬 씨를...'
강유리는 서하늘의 뒷 쪽에 서있던 다른 이들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였다.
"하늘이의 친구 분들. 반갑습니다, 제 이름은 강유리. 미국 대표로써 SUPER☆NATURAL 파이트에 출전한 수녀이자..."
콰앙...!
강유리 수녀의 인사와 함께 뒤에 있던 천사가 들고 있던 검을 바닥에 꽃아넣으며 무릎을 꿇었다.
"일품천사, [대천사 미카엘(Michael)] 님과 함께 서우주의 슈퍼내추럴에 대적하는 [하늘의 사자(ANGELOUS)]의 성녀로써 활동하고 있습니다."
"......"
서하늘을 포함한 넷은 강유리의 인사에 아무런 반응을 하지 못했다.
강유리라는 이름과 그녀에 대한 이야기는 서하늘에게서 몇 번 들어왔다.
그녀의 이야기를 하던 서하늘은 항상 웃고 있었기에,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강유리, 그녀가 서하늘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그리고 그런 강유리를 실제로 맞이했을때 그들은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존재와 말 자체에서 느껴지는 선함, 천천히 몸에서 흘러나오는 오오라의 따뜻함.
너무나도 선한 사람이라는 것을...
"...하늘이의 친구인 한다운이라고 해요."
'큐웅!'
"내 최애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라니까, 기운경이다."
"천서준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한다운, 기운경, 천서준은 그대로 강유리에게 고개를 숙였다.
"한다운 님, 기운경 님, 천서준 님. 하늘이의 친구가 되어줘서 너무 고마워요."
강유리는 그런 그들의 인사를 받으며 밝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뺘악~!'
'쿠슈슛?'
에고는 강유리에게 날아들었다, 라크네는 잘 모르겠다고는 했지만 에고와 똑같이 강유리에게 다가갔다.
서하늘이 그녀에게 느끼는 호감을 그의 초생명체들도 알고 있다는 듯, 그녀에게 호감을 느낀 것이었다.
"오랜만이에요 에고, 그리고...아무래도 하늘이가 또 새로운 친구를 만든 모양이네요."
강유리는 그런 두 초생명체조차도 웃으며 쓰다듬어줬다.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정말로 성녀라는 존재를 표현한다면, 그녀를 얘기할 수 밖에 없을 것처럼...
"...흑!"
"...하은 씨?"
그리고 그런 강유리들을 보고 있던 남하은, 그녀의 눈에선 눈물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드디어 만났...드디어...강유리 수녀님을..."
남하은은 감격할 수 밖에 없었다.
서우주에게 가장 소중했던 것과 보금자리를 잃었기에, 그런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 살아가는 그녀에게...
서우주를 타도하기 위한 세력의 성녀이자, 지금까지 만나고 싶었던 존재인 강유리를 눈 앞에 마주하고 있다는 것은...인생에 둘도 없을 커다란 기쁨과 같았던 것이었다.
그런 남하은을 본 강유리가 그녀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하늘이의 친구분, 이름을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아...! 남하은이라고 합니다, 강유리 수녀님."
남하은은 당황했는지 강유리 쪽에 양 쪽 무릎을 다 꿇은채로 말했다.
"남하은 님이시군요, 구품천사 님을 모시고 계시는 걸 보아하니...저처럼 신성력을 다루시는 분이시군요."
그녀의 말에 반응하듯, 남하은의 천사는 강유리에게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마치 무언가를 숭배하고 추종하는 신도처럼...
남하은의 이름을 들은 강유리는 무릎을 꿇고 있는 남하은에게 고개를 맞춰 눈을 마주보았다. 그리고...
"...어째서 하늘이를 공격한건지 여쭤봐도 될까요?"
"히끅?!"
세바스찬을 공격한 강유리였기에 남하은과 서하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알고 있었다.
세바스찬이 막아섰기에 서하늘에겐 아무 일도 없었지만...
남하은의 천사의 공격은 서하늘에게 분명한 '살기'를 띄고 있었음을 그 자리에 있는 모두는 알고 있었다.
그 말을 들은 남하은은 땅에 머리를 박으며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전 서우주에게 모든 것을 잃어...그에게, 그를 따르는 이들에게 복수하고 싶었습니다. 저기 있는 세바스찬에게도...!"
"...하은 씨."
"하지만...서하늘 씨와 다른 분들은 세바스찬에게 넘어갔다고 생각했어요! 저희를 공격한 서우주의 부하들을 대신해 온 세바스찬을 그냥 보내는 걸...저로썬 받아드릴 수 없었어요...!"
꽈악...!
남하은의 힘겨운 외침에 서하늘은 손을 꽉 쥐었다.
분명히 형의 부하인 임채인 무리들은 우리를 죽이려고 했다. 그런 그들의 일을 대신 수행하러 온 건, 분명히 세바스찬이다.
그러나 세바스찬은 진심이 아니었다, 우리를 진짜로 죽이려면 죽일 수 있었다. 이후 세바스찬은 모두를 회복시켜주고 나한테 가족과 형에 대한 이야기까지 해줬다.
하은 씨의 말대로 내가 속은 걸지도 모르지만, 난 세바스찬의 이야기는...전부 사실이라고 믿고 있다.
그리고 세바스찬의 이야기대로라면, 형도...범죄조직이라는 슈퍼내추럴이라는 조직도...
서하늘이 생각하던 와중, 강유리는 남하은의 어깨에 자신의 손을 올리곤 말했다.
"...그래도 소중한 친구에게 살기까지 내비친 건, 실제로 죽일 각오였다는거죠...?"
"죄...죄송해요...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해야하는거였는데...제가 너무 감정에 동요한 것 같아요..."
남하은은 말하면서 눈물을 계속해서 뚝 뚝 흘렸다.
"괜찮아요, 진심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자신의 잘못을 속죄하려는 태도를 가지지 못한 이들이 많은 이 세상에서..."
강유리는 그런 그녀를 안아주었다. 남하은은 계속해서 죄송하다는 말만을 반복하며 그녀의 품에서 울었다.
"하은 님이 모시는 천사 님께서도 용서해주실겁니다."
"...강유리 수녀님...강유리 수녀님...!"
혼란스러워하던 서하늘은 그런 둘의 모습을 보고 생각했다.
강유리 수녀님은 내가 알던 수녀님의 모습 그대로다.
너무나도 선하며, 모두에게 살갑게 대해주고, 잘못을 저질러도 자비롭게 대해주신다.
그런데...그런데...
"...강유리 수녀님, 세바스찬 씨는...용서받을 수 없는건가요...?"
이 이질감은...도대체 뭐지...?
서하늘의 말을 들은 강유리는 남하은의 등을 몇 번 토닥여주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세바스찬이 하늘이에게 무슨 말을 해준 건지는 모르지만, 하늘이의 형인 서우주에겐 분명히 죄가 있고 세바스찬은 그런 서우주를 따르는 이에요.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저지른 자를 추종하는 것 또한 잘못된 일. 심판을 받고 속죄할 필요가 있어요."
"하지만...세바스찬의 이야기도 직접 들어볼 필요가..."
"...아까 말했죠? 전 서우주의 세력, 슈퍼내추럴을 저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하늘의 사자의 성녀. 지금까지 서우주가 저질러온 입으로 꺼내기도 힘든 수많은 악행들과 절망한 이들을 제 두 눈으로 똑똑히 봐왔어요."
감정에 호소하는 것만큼 논리 없는 주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서하늘 본인 또한 알고 있다, 자신의 주장은 세바스찬과 이야기한 몇 시간만에 생겨난 근거없는 확신에 불과하다.
그에 비해 강유리의 주장은 이성적이고 차분하게 조목조목 따져가며 서하늘의 주장을 논파하고 있다.
'...난 진짜로 세바스찬에게 속고 있는건가...?'
강유리의 말을 들을수록...점점 서하늘의 확신이 사라져간다.
"하...하지만...!"
"...괜찮습니다, 서하늘 도련님."
...세바스찬 씨?
나도 모르는 사이, 세바스찬이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었다.
비록 입에는 피가 흐르고, 가슴 쪽에 있는 관통상도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었지만...
"미카엘 님의 검을 직접 뽑아내신건가요...? 세바스찬."
"강유리 수녀님, 서하늘 도련님에게 굉장히 소중하신 분인건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바스찬은 웃고 있었다.
"...저도 서우주 도련님에게 돌아가봐야하는 집사로써의 의무가 있습니다."
세바스찬은 그렇게 말하며 모두와 싸웠을때처럼 자세를 잡았다.
"서하늘 도련님에게는 죄송하지만...강유리 수녀님과 전 싸울 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파밧! 하는 소리와 함께 세바스찬은 그대로 강유리에게 달려들었다.
"세바스찬 씨!"
강유리 수녀님의 미카엘은 무릎을 꿇은 상태로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세바스찬의 속도는 빠르다, 다운이의 물총보다도 빠르다. 눈으로 쫓아가기도 힘들 정도로...
지금 미카엘이 움직여서 세바스찬을 공격한다고 해도, 우리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는 세심한 움직임을 구사하는 건...
"...역시 세바스찬, 당신에게는 속죄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말한 강유리의 말에 서하늘은...아니, 나머지 모두도 느꼈다.
강유리에게서 느껴지는 엄청난 오오라가...
"잠깐, 세바스찬 ㅆ...!"
타앙~!
"[속죄(ATONERMENT)]."
...그건 총소리였다. 그러나 총알은 발사되지 않았다.
강유리의 뒤에는...미카엘이 나타나있었고...
세바스찬은...
"...세바스찬 씨...?!"
"...쿠헠!"
....다시 한 번, 순백의 검에 몸이 꿰뚫려 있었다.
"세바스찬 씨?!"
하은 씨와 대치 중이던 세바스찬의 심장을 거대한 칼날이 꿰뚫었다. 눈이 부실 정도로 밝은 빛과 함께...
그리고 그런 빛 속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랜만에 뵙네요, 우리 하늘이."
17년, 지옥같던 인생에 한 줄기 빛이 되어주신 존재.
"...강유리 수녀님?"
강유리 수녀님의 목소리가 빛 속에서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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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 나가 있을때가 아니다, 세바스찬이...!
"세바스찬 씨! 괜찮으세요...?!"
이미 세바스찬을 관통한 검에는 새빨간 선혈이 순백색 칼날에 선명하게 묻어있다.
그리고 세바스찬 또한...
주륵!
"세바스찬 씨?!"
"...방...심은 하지 않았습니다만..."
...입에서 피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그 순간.
"세바스찬에게서 물러나주세요, 아직 살아있으니 하늘이를 공격할지도 모릅니다."
"수녀님...그게 무슨...?"
강유리의 목소리가 다시 한 번 들려왔다.
그제서야 난 세바스찬을 꿰뚫은 검이 어디에서 날아온 것인지 볼 수 있었다.
세바스찬의 뒤 쪽에서 광채를 뽐내는 거대한 빛, 그러나 그건 빛이 아니라 오오라였다.
'이런 형태의 오오라는 본 적이 있어...'
"...아아...너무나도...아름다운 빛, 아름다운 오오라...이것이 강유리 수녀님의...신성력?"
"하은 씨..."
처음에는 정체 모를 오오라 덩어리로 이루어진 갑옷, 일명 '신성력'. 거대한 빛 또한 하은 씨가 다루던 천사와 같은 형태의 오오라 덩어리였다.
다만...
'...이건 스케일이 너무 다르잖아...!'
강유리의 신성력은 남하은의 신성력처럼 오오라 덩어리라고 하기에는 너무 컸다.
엄청나게 크고 밝게 빛나고...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마치 만화 속에서나 나올 거대한 로봇을 보는 것과 같이, 그러나 등에 돋아있는 하얀 날개로 인해 약간의 이질감마저 들 것 같았다.
"...저게 진짜 천사라고...?"
"....!...!"
...몸이 저릿해질만큼 압도적으로 뿜어져나오는 오오라를 모두 느끼고 있었다.
그 와중 세바스찬의 입에서 힘겹게 말이 나왔다.
"...실제로 보는...것은 처음입니다만..."
푸슉! 하는 소리와 함께 검이 더욱 깊숙이 세바스찬에게 찔러넣어졌다.
"세바스찬 씨!"
"...함부로 입을 열지 마세요, 세바스찬. 심판받는 악을 정화해야하는 의무를 가진 이로써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그 말과 동시에 거대한 천사의 아래에서 누군가 천천히 걸어나왔다.
강유리, 그녀가 서하늘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뚜벅...뚜벅...
"강유리 수녀님..."
서하늘은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몰랐다.
그 날 이후 갑작스러운 재회에 기쁜 것도 분명히 있었지만...
"어째서...세바스찬 씨를..."
"쉿, 하늘이한테도 하늘이 친구 분들께도 전부 이야기할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서하늘의 내면 속에서 알 수 없는 무언가가 계속해서 느껴졌다.
'강유리 수녀님은 어째서...세바스찬 씨를...'
강유리는 서하늘의 뒷 쪽에 서있던 다른 이들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였다.
"하늘이의 친구 분들. 반갑습니다, 제 이름은 강유리. 미국 대표로써 SUPER☆NATURAL 파이트에 출전한 수녀이자..."
콰앙...!
강유리 수녀의 인사와 함께 뒤에 있던 천사가 들고 있던 검을 바닥에 꽃아넣으며 무릎을 꿇었다.
"일품천사, [대천사 미카엘(Michael)] 님과 함께 서우주의 슈퍼내추럴에 대적하는 [하늘의 사자(ANGELOUS)]의 성녀로써 활동하고 있습니다."
"......"
서하늘을 포함한 넷은 강유리의 인사에 아무런 반응을 하지 못했다.
강유리라는 이름과 그녀에 대한 이야기는 서하늘에게서 몇 번 들어왔다.
그녀의 이야기를 하던 서하늘은 항상 웃고 있었기에,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강유리, 그녀가 서하늘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그리고 그런 강유리를 실제로 맞이했을때 그들은 더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존재와 말 자체에서 느껴지는 선함, 천천히 몸에서 흘러나오는 오오라의 따뜻함.
너무나도 선한 사람이라는 것을...
"...하늘이의 친구인 한다운이라고 해요."
'큐웅!'
"내 최애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라니까, 기운경이다."
"천서준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한다운, 기운경, 천서준은 그대로 강유리에게 고개를 숙였다.
"한다운 님, 기운경 님, 천서준 님. 하늘이의 친구가 되어줘서 너무 고마워요."
강유리는 그런 그들의 인사를 받으며 밝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뺘악~!'
'쿠슈슛?'
에고는 강유리에게 날아들었다, 라크네는 잘 모르겠다고는 했지만 에고와 똑같이 강유리에게 다가갔다.
서하늘이 그녀에게 느끼는 호감을 그의 초생명체들도 알고 있다는 듯, 그녀에게 호감을 느낀 것이었다.
"오랜만이에요 에고, 그리고...아무래도 하늘이가 또 새로운 친구를 만든 모양이네요."
강유리는 그런 두 초생명체조차도 웃으며 쓰다듬어줬다.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정말로 성녀라는 존재를 표현한다면, 그녀를 얘기할 수 밖에 없을 것처럼...
"...흑!"
"...하은 씨?"
그리고 그런 강유리들을 보고 있던 남하은, 그녀의 눈에선 눈물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드디어 만났...드디어...강유리 수녀님을..."
남하은은 감격할 수 밖에 없었다.
서우주에게 가장 소중했던 것과 보금자리를 잃었기에, 그런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 살아가는 그녀에게...
서우주를 타도하기 위한 세력의 성녀이자, 지금까지 만나고 싶었던 존재인 강유리를 눈 앞에 마주하고 있다는 것은...인생에 둘도 없을 커다란 기쁨과 같았던 것이었다.
그런 남하은을 본 강유리가 그녀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하늘이의 친구분, 이름을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아...! 남하은이라고 합니다, 강유리 수녀님."
남하은은 당황했는지 강유리 쪽에 양 쪽 무릎을 다 꿇은채로 말했다.
"남하은 님이시군요, 구품천사 님을 모시고 계시는 걸 보아하니...저처럼 신성력을 다루시는 분이시군요."
그녀의 말에 반응하듯, 남하은의 천사는 강유리에게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마치 무언가를 숭배하고 추종하는 신도처럼...
남하은의 이름을 들은 강유리는 무릎을 꿇고 있는 남하은에게 고개를 맞춰 눈을 마주보았다. 그리고...
"...어째서 하늘이를 공격한건지 여쭤봐도 될까요?"
"히끅?!"
세바스찬을 공격한 강유리였기에 남하은과 서하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알고 있었다.
세바스찬이 막아섰기에 서하늘에겐 아무 일도 없었지만...
남하은의 천사의 공격은 서하늘에게 분명한 '살기'를 띄고 있었음을 그 자리에 있는 모두는 알고 있었다.
그 말을 들은 남하은은 땅에 머리를 박으며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전 서우주에게 모든 것을 잃어...그에게, 그를 따르는 이들에게 복수하고 싶었습니다. 저기 있는 세바스찬에게도...!"
"...하은 씨."
"하지만...서하늘 씨와 다른 분들은 세바스찬에게 넘어갔다고 생각했어요! 저희를 공격한 서우주의 부하들을 대신해 온 세바스찬을 그냥 보내는 걸...저로썬 받아드릴 수 없었어요...!"
꽈악...!
남하은의 힘겨운 외침에 서하늘은 손을 꽉 쥐었다.
분명히 형의 부하인 임채인 무리들은 우리를 죽이려고 했다. 그런 그들의 일을 대신 수행하러 온 건, 분명히 세바스찬이다.
그러나 세바스찬은 진심이 아니었다, 우리를 진짜로 죽이려면 죽일 수 있었다. 이후 세바스찬은 모두를 회복시켜주고 나한테 가족과 형에 대한 이야기까지 해줬다.
하은 씨의 말대로 내가 속은 걸지도 모르지만, 난 세바스찬의 이야기는...전부 사실이라고 믿고 있다.
그리고 세바스찬의 이야기대로라면, 형도...범죄조직이라는 슈퍼내추럴이라는 조직도...
서하늘이 생각하던 와중, 강유리는 남하은의 어깨에 자신의 손을 올리곤 말했다.
"...그래도 소중한 친구에게 살기까지 내비친 건, 실제로 죽일 각오였다는거죠...?"
"죄...죄송해요...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해야하는거였는데...제가 너무 감정에 동요한 것 같아요..."
남하은은 말하면서 눈물을 계속해서 뚝 뚝 흘렸다.
"괜찮아요, 진심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자신의 잘못을 속죄하려는 태도를 가지지 못한 이들이 많은 이 세상에서..."
강유리는 그런 그녀를 안아주었다. 남하은은 계속해서 죄송하다는 말만을 반복하며 그녀의 품에서 울었다.
"하은 님이 모시는 천사 님께서도 용서해주실겁니다."
"...강유리 수녀님...강유리 수녀님...!"
혼란스러워하던 서하늘은 그런 둘의 모습을 보고 생각했다.
강유리 수녀님은 내가 알던 수녀님의 모습 그대로다.
너무나도 선하며, 모두에게 살갑게 대해주고, 잘못을 저질러도 자비롭게 대해주신다.
그런데...그런데...
"...강유리 수녀님, 세바스찬 씨는...용서받을 수 없는건가요...?"
이 이질감은...도대체 뭐지...?
서하늘의 말을 들은 강유리는 남하은의 등을 몇 번 토닥여주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세바스찬이 하늘이에게 무슨 말을 해준 건지는 모르지만, 하늘이의 형인 서우주에겐 분명히 죄가 있고 세바스찬은 그런 서우주를 따르는 이에요.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저지른 자를 추종하는 것 또한 잘못된 일. 심판을 받고 속죄할 필요가 있어요."
"하지만...세바스찬의 이야기도 직접 들어볼 필요가..."
"...아까 말했죠? 전 서우주의 세력, 슈퍼내추럴을 저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하늘의 사자의 성녀. 지금까지 서우주가 저질러온 입으로 꺼내기도 힘든 수많은 악행들과 절망한 이들을 제 두 눈으로 똑똑히 봐왔어요."
감정에 호소하는 것만큼 논리 없는 주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서하늘 본인 또한 알고 있다, 자신의 주장은 세바스찬과 이야기한 몇 시간만에 생겨난 근거없는 확신에 불과하다.
그에 비해 강유리의 주장은 이성적이고 차분하게 조목조목 따져가며 서하늘의 주장을 논파하고 있다.
'...난 진짜로 세바스찬에게 속고 있는건가...?'
강유리의 말을 들을수록...점점 서하늘의 확신이 사라져간다.
"하...하지만...!"
"...괜찮습니다, 서하늘 도련님."
...세바스찬 씨?
나도 모르는 사이, 세바스찬이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있었다.
비록 입에는 피가 흐르고, 가슴 쪽에 있는 관통상도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었지만...
"미카엘 님의 검을 직접 뽑아내신건가요...? 세바스찬."
"강유리 수녀님, 서하늘 도련님에게 굉장히 소중하신 분인건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바스찬은 웃고 있었다.
"...저도 서우주 도련님에게 돌아가봐야하는 집사로써의 의무가 있습니다."
세바스찬은 그렇게 말하며 모두와 싸웠을때처럼 자세를 잡았다.
"서하늘 도련님에게는 죄송하지만...강유리 수녀님과 전 싸울 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파밧! 하는 소리와 함께 세바스찬은 그대로 강유리에게 달려들었다.
"세바스찬 씨!"
강유리 수녀님의 미카엘은 무릎을 꿇은 상태로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세바스찬의 속도는 빠르다, 다운이의 물총보다도 빠르다. 눈으로 쫓아가기도 힘들 정도로...
지금 미카엘이 움직여서 세바스찬을 공격한다고 해도, 우리에게는 피해를 주지 않는 세심한 움직임을 구사하는 건...
"...역시 세바스찬, 당신에게는 속죄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말한 강유리의 말에 서하늘은...아니, 나머지 모두도 느꼈다.
강유리에게서 느껴지는 엄청난 오오라가...
"잠깐, 세바스찬 ㅆ...!"
타앙~!
"[속죄(ATONERMENT)]."
...그건 총소리였다. 그러나 총알은 발사되지 않았다.
강유리의 뒤에는...미카엘이 나타나있었고...
세바스찬은...
"...세바스찬 씨...?!"
"...쿠헠!"
....다시 한 번, 순백의 검에 몸이 꿰뚫려 있었다.
작가의 말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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