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강유리와 서하늘
조회 : 161 추천 : 0 글자수 : 6,153 자 2025-01-15
"천서준, 괜찮냐...?"
"...,"
"...그래서."
아무 말 없는 천서준을 대신해 기운경이 강유리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서하늘에게 대충 이야기는 들었지만, 확실히 해야하기 때문이다.
강유리가 우리들에게 해온 제안.
"우리랑 최애를 너희들이랑 같은 '하늘의 사자'에 영입하겠다고?"
"그렇습니다, 기운경 님."
강유리가 성녀, 쉽게 말해 리더로써 활동하고 있는 '하늘의 사자(ANGELOUS)'에...
최애, 서하늘을 포함한 우리 다섯을 전부 영입하겠다는 제안.
"...강유리 성녀님, 아무리 그래도 여기 있는 전원을 전부 영입하시는건..."
프레드라는 녀석의 반응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강유리 본인의 독단적인 제안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가 당황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애초에 지금 이야기를 듣고있는 기운경조차도 이해가 가지 않는 제안이다.
"프레드는 제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 건가요...?"
'...저 녀석의 입장에선 마음에 들고 말고의 문제가 아닐텐데.'
"...성녀님의 결정에 반대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이유라도 듣고 싶습니다."
그렇게 말한 프레드는 손을 뻗어 기운경 쪽을 한 명씩 가리키기 시작했다.
"성녀님께서 말씀하셨던 서하늘을 포함한 저기 있는 다섯 명 전원, 한국 대표로 뽑혔다고는 하지만 아까 심판한 세바스찬은 고사하고 마르와 멜 정도의 실력에도 도달하지 못한 초능력자입니다."
"...흐음."
깔끔하게 흰 색 제복까지 입고 있고, 안경은 네모 안경에...자세부터 격식이 넘친다.
딱봐도 고지식할거라 생각은 했다만...진짜 존나 대놓고 말하네.
"거기에 구품천사를 다루는 여성 한 명을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신성력도 사용하지 못합니다. 이런 이들을 하늘의 사자에 들이기에는 '역량' 도 '자격' 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들으면서 기분이 썩 좋지 않지만, 서하늘들은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세바스찬과 싸우면서 그들은 확실하게 무력감을 느꼈다. 그와 자신들의 차이가 얼마나 큰 지 알았다.
강유리가 그런 세바스찬을 압도적인 차이로 이겼고, 그런 세바스찬 직속 초능력자인 메이드 자매조차 서하늘들보다 훨씬 강했다.
그렇기에 지금 강유리의 제안이 얼마나 말이 안되는지는, 프레드가 하나하나 집어주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었다.
이야기를 잠자코 듣고 있던 강유리는 그대로 웃으며 프레드에게 물었다.
"프레드, 프레드는 처음부터 천사 님의 존재를 알고 있었나요?"
"...무슨 의도의 질문이신지."
"대답해주세요, 프레드는 처음부터 가브리엘 님의 존재를 알고 있었나요?"
강유리의 질문에 프레드는 잠시 망설이고는 그녀의 질문에 답했다.
"그건...아닙니다."
답을 들은 강유리는 그 대답을 듣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프레드, 직접 말했으니 알겠지만 프레드의 경우도 깊은 신앙심과 많은 노력을 통해, 가브리엘 님이 그 진심에 답해주신거에요."
"...확실히...성녀 님이 말하신대로입니다."
"그렇기에 전 믿고 있습니다, 하늘이와 그의 친구 여러분들 또한 저희와 같이 정의를 실현할 수 있을거라 말이죠."
그렇게 말한 강유리 수녀님이 우리 쪽을...정확히는 나를 바라봤다.
"그래서...어떻게 생각할까요, 우리 하늘이는...?"
"..."
아까 둘이서만 있었을때도 그렇지만, 지금도 마찬가지다.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은걸까?
강유리 수녀님은 좋은 사람이고, 나에겐 둘도 없는 소중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건 지금도...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강유리 수녀님의 제안은...나에겐 좋아하는 수녀님과 함께 싸울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다.
하지만...강유리 수녀님이 속한 '하늘의 사자(ANGELOUS)'라는 곳은...
서우주...형을, 그리고 그런 형에게 소중한 사람들을 적대시하는 곳이다.
하은 씨를, 임채인을, 세바스찬 씨를 만나고 나서 깨달은 게 있다. 내가 형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다는 점.
그렇기에 세바스찬 씨에게 형에 대한 사소한 이야기를 부탁하고, 몇 가지를 들었지만...
당연히 사람은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이야기를 나누거나 보지 않는 이상 절대로 그 사람을 알 수 없다.
...난 형하고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 다 터놓고 어떤 이야기든...해보고 싶은 말은 다 털어놓고 싶다.
하지만 만약 내가...그리고 친구들과 강유리 수녀님의 하늘의 사자에 들어간다면...
'...형과 이야기할 기회조차 영영 없어져버릴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계속되는 고민이 속을 쓰리게 한다. 그 순간,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는 네 의견을 따를거다, 서하늘. 네가 원하는대로 해도 좋아."
"서준아..."
천서준은 어느새 서하늘의 옆으로 가 어깨를 붙잡곤 그렇게 말했다.
"맞아, 우리가 다 너 좋다고 따라온건데 괜히 좋다고 따라왔겠어? 우리는 네가 한 결정이 옳다고 믿을게."
"최애 말대로라면 뭐, 아저씨는 목사님이든 신부님이든 수녀님이든 다 되어줄게. 아니면 말고."
"아저씨가 수녀님이 어떻게 돼요..."
"아니, 뭐 그렇다고..."
다운이랑 아저씨도...
난 눈을 슬쩍 하은 씨 쪽으로 돌렸다.
"...,"
나와 눈이 마주친 하은 씨는 조심스럽게 시선을 돌렸다, 아무래도 나를 공격하려고 했던게 아직 마음에 걸리는걸까.
그래도...조금은 알 것 같다. 이 결정을 내리기 위해 내가 해야할 일을...!
"강유리 수녀님, 하나 여쭤보고 싶은게 있어요."
강유리 수녀님한테 한 가지를 물어보고...수녀님이 어떤 답을 주시냐에 따라 결정하겠어.
"...어떤거죠? 하늘이가 궁금하다는 건..."
"강유리 수녀님은, 서우주...형이랑 짧은 대화,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있나요?"
...스릉!
"서하늘!" / "하늘아!" / "...!"
말 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서늘한 무언가가 목 쪽에 느껴졌다.
"...!"
"아까부터 대답하는 걸 기다리고 있었는데 도저히 못 들어주겠군, 지금 그걸 질문이라고...!"
프레드가 미간을 찌뿌린채 내 쪽에 총을 겨누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가브리엘이라는 천사의 검이 목에 맞닿아있었고...
이 질문이 하늘의 사자 소속인 본인에게는 꽤나 거슬리는 질문이었던건가...
하지만...
"강유리 수녀님...대답해주세요. 전 꼭 이 질문의 답을 듣고 싶어요."
후회하지 않을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꼭 답을 듣고 싶다.
"강유리 수녀님은...형하고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있나요...?"
강유리 수녀님의 입으로...!
꽈악...! 철커덕!
"...이 녀석이 끝까지 성녀 님께 무례한 질문을!"
분노한 프레드의 총에서 장전음이 들렸다.
그리고...
티캉!
"그러는 당신도 무례한 건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
내 목 쪽에 있던 가브리엘의 검이 천천히 목에서 멀어졌다.
"우리의 결정을 최애에게 맡기겠다곤 했지만, 이건 좀 아니잖아? 죽여버린다."
"...천사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거 치워!"
천서준, 기운경, 한다운, 세 명이 가브리엘의 검을 있는 힘껏 들어올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프레드의 눈이 희번뜩하게 떠졌다.
"You're a bunch of wits, little lambs(머저리들이로군, 어린 양들이여)."
빠지직...!
"...젠장, 더럽게 무겁네!"
괭이를 들고 검을 막고 있던 아저씨의 이가 갈리는 소리가 들렸다.
"Did you think you guys could overcome the power of a great angel? That's ridiculous(하찮은 너희들이 위대하신 천사의 권능을 이겨낼 수 있을거라 생각한건가? 우매하군)."
확실히 프레드의 표정을 보아, 가브리엘은 현재 그들의 힘으로 밀리고 있는 것이 아니었을거다.
마음만 먹으면 지금 여기 있는 우리 전부를 죽이고도 남을 힘의 차가 프레드와 우리 사이에는 있었다.
그러나, 누군가가 그렇게 놔둘리가 없었다.
"Stop now, Fred!(당장 멈춰, 프레드)"
강유리가 총구를 겨눈 프레드에게 다가가 그의 총을 손으로 붙잡았다.
"...성녀 님! 하지만 서하늘이 성녀 님께 한 질문은 충분히 무례하고 신성모독적인...!"
"제가 괜찮다고 말하고 있잖아요, 그리고 프레드가 한 행동이 지금 옳은 행동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건가요? 가브리엘 님의 힘까지 사용해가면서요!"
"아...아니, 그...그것이 아니오라..."
"제가 묻고 있어요, 지금 프레드의 행동이 젊은 새싹들에게 모범이 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나요?!"
...와, 강유리 수녀님이 존댓말 꾸중을 하고 계신다. 그것도 자신보다 20cm는 더 커보이는 남성에게.
꾸중을 듣는 프레드의 고개가 점점 아래를 향한다, 내가 혼날때마다 저런 식이었던 건가.
얼마나 꾸짖었을까, 강유리 수녀님은 숨을 한 번 고르고는 다시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셨다.
"...미안해요, 물어봤는데 저도 바로 답해주지 못했네요."
"아...아닙니다. 저도 마찬가지인걸요, 너무 신경 안써주셔도 괜찮아요."
"하늘이의 질문에 답하자면...저도 하늘의 사자의 여러분들도 서우주와 만난 적은 몇 번 있어요. 다만..."
내 말에 답해주던 수녀님이 살짝 옆으로 고개를 숙였다.
"...저희로선 죄를 저지르는 범죄자인 서우주와 대화를 나눌 순 없어요. 저희 하늘의 사자의 임무는 서우주와 슈퍼내추럴의 일원들을 심판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까요."
"그렇군요...역시."
...방금 강유리 수녀님의 대답으로 확실해진 것 같다.
"대답 감사합니다. 강유리 수녀님, 이제 제가 수녀님의 제안에 답해야겠네요."
내가 가야할 길을...내가 친구들과 함께 걸어갈 길을...
"...죄송합니다, 전 하늘의 사자에는 들어가지 않겠어요."
서하늘의 이야기를 들은 강유리가 살짝 당황한 듯, 그럼에도 애써 침착한 척 하며 서하늘에게 물었다.
"하늘이가 어떤 이유에서 그런 결정을 내린건지...말해줄 수 있을까요?"
"전...형에 대해서 잘 몰라요, 지금까지 항상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을 뿐. 그래서...저희들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모두에게 지지 않을만큼 더욱 강해져서...꿈을 쟁취하고 싶어요."
"...크." / "하늘아...!" / "역시 우리 최애답구만~"
서하늘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셋은 미소를 지었다.
"...서하늘, 강유리 성녀 님에게 무례한 질문을 한 것도 모자라 성녀 님의 고결한 제안을 거절하기까지 해...?!"
"프레드, 그만하세요."
화를 내는 프레드를 막아서며, 강유리는 서하늘 쪽으로 미소를 지어보였다.
"자신의 의견도 똑바로 전할 줄 알게 되었군요, 우리 하늘이도 많이 컸네요."
"...강유리 수녀님."
"전 항상 하늘이의 의견을 존중해요, 같이 싸울 수 없는 건 아쉽지만...그것도 하늘이의 뜻이니까요."
강유리는 그대로 등을 돌리고는, 손을 살짝 들어올렸다.
"꼭 결선에서 봐요, 그때는 서로 파이트하는 라이벌이에요?"
...강유리 수녀님이...우리들의 라이벌.
"...네!"
...그것도 나쁘지 않아보였다.
"가죠, 프레드."
"...네, 제가 모시겠습니다."
프레드는 총을 집어넣고는 강유리 쪽으로 같이 등을 돌렸다.
그렇게 둘이 자리에서 떠나려던 그때...
"저...강유리 수녀님!"
'...하은 씨?'
남하은이 떠나려던 강유리와 프레드, 둘을 멈춰세웠다.
"...하늘이의 친구였던 남하은 님이었죠? 뭔가 말하고 싶은거라도...?"
"그게...저기...그..."
남하은은 쉽게 입을 떼지 못했다.
"...그게...!"
계속해서 망설이던 남하은은 결심했다는 듯 있는 힘껏 소리쳤다.
"절 '하늘의 사자(ANGELOUS)'에 들어가게 해주세요!"
"...하은 씨?"
남하은의 외침에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잠시 얼어붙은 듯 했다.
그들 사이에서 묘한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
"...그래서."
아무 말 없는 천서준을 대신해 기운경이 강유리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서하늘에게 대충 이야기는 들었지만, 확실히 해야하기 때문이다.
강유리가 우리들에게 해온 제안.
"우리랑 최애를 너희들이랑 같은 '하늘의 사자'에 영입하겠다고?"
"그렇습니다, 기운경 님."
강유리가 성녀, 쉽게 말해 리더로써 활동하고 있는 '하늘의 사자(ANGELOUS)'에...
최애, 서하늘을 포함한 우리 다섯을 전부 영입하겠다는 제안.
"...강유리 성녀님, 아무리 그래도 여기 있는 전원을 전부 영입하시는건..."
프레드라는 녀석의 반응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강유리 본인의 독단적인 제안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가 당황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애초에 지금 이야기를 듣고있는 기운경조차도 이해가 가지 않는 제안이다.
"프레드는 제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 건가요...?"
'...저 녀석의 입장에선 마음에 들고 말고의 문제가 아닐텐데.'
"...성녀님의 결정에 반대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이유라도 듣고 싶습니다."
그렇게 말한 프레드는 손을 뻗어 기운경 쪽을 한 명씩 가리키기 시작했다.
"성녀님께서 말씀하셨던 서하늘을 포함한 저기 있는 다섯 명 전원, 한국 대표로 뽑혔다고는 하지만 아까 심판한 세바스찬은 고사하고 마르와 멜 정도의 실력에도 도달하지 못한 초능력자입니다."
"...흐음."
깔끔하게 흰 색 제복까지 입고 있고, 안경은 네모 안경에...자세부터 격식이 넘친다.
딱봐도 고지식할거라 생각은 했다만...진짜 존나 대놓고 말하네.
"거기에 구품천사를 다루는 여성 한 명을 제외하고는, 나머지는 신성력도 사용하지 못합니다. 이런 이들을 하늘의 사자에 들이기에는 '역량' 도 '자격' 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들으면서 기분이 썩 좋지 않지만, 서하늘들은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세바스찬과 싸우면서 그들은 확실하게 무력감을 느꼈다. 그와 자신들의 차이가 얼마나 큰 지 알았다.
강유리가 그런 세바스찬을 압도적인 차이로 이겼고, 그런 세바스찬 직속 초능력자인 메이드 자매조차 서하늘들보다 훨씬 강했다.
그렇기에 지금 강유리의 제안이 얼마나 말이 안되는지는, 프레드가 하나하나 집어주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었다.
이야기를 잠자코 듣고 있던 강유리는 그대로 웃으며 프레드에게 물었다.
"프레드, 프레드는 처음부터 천사 님의 존재를 알고 있었나요?"
"...무슨 의도의 질문이신지."
"대답해주세요, 프레드는 처음부터 가브리엘 님의 존재를 알고 있었나요?"
강유리의 질문에 프레드는 잠시 망설이고는 그녀의 질문에 답했다.
"그건...아닙니다."
답을 들은 강유리는 그 대답을 듣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프레드, 직접 말했으니 알겠지만 프레드의 경우도 깊은 신앙심과 많은 노력을 통해, 가브리엘 님이 그 진심에 답해주신거에요."
"...확실히...성녀 님이 말하신대로입니다."
"그렇기에 전 믿고 있습니다, 하늘이와 그의 친구 여러분들 또한 저희와 같이 정의를 실현할 수 있을거라 말이죠."
그렇게 말한 강유리 수녀님이 우리 쪽을...정확히는 나를 바라봤다.
"그래서...어떻게 생각할까요, 우리 하늘이는...?"
"..."
아까 둘이서만 있었을때도 그렇지만, 지금도 마찬가지다.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은걸까?
강유리 수녀님은 좋은 사람이고, 나에겐 둘도 없는 소중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건 지금도...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강유리 수녀님의 제안은...나에겐 좋아하는 수녀님과 함께 싸울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다.
하지만...강유리 수녀님이 속한 '하늘의 사자(ANGELOUS)'라는 곳은...
서우주...형을, 그리고 그런 형에게 소중한 사람들을 적대시하는 곳이다.
하은 씨를, 임채인을, 세바스찬 씨를 만나고 나서 깨달은 게 있다. 내가 형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다는 점.
그렇기에 세바스찬 씨에게 형에 대한 사소한 이야기를 부탁하고, 몇 가지를 들었지만...
당연히 사람은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이야기를 나누거나 보지 않는 이상 절대로 그 사람을 알 수 없다.
...난 형하고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 다 터놓고 어떤 이야기든...해보고 싶은 말은 다 털어놓고 싶다.
하지만 만약 내가...그리고 친구들과 강유리 수녀님의 하늘의 사자에 들어간다면...
'...형과 이야기할 기회조차 영영 없어져버릴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
계속되는 고민이 속을 쓰리게 한다. 그 순간,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는 네 의견을 따를거다, 서하늘. 네가 원하는대로 해도 좋아."
"서준아..."
천서준은 어느새 서하늘의 옆으로 가 어깨를 붙잡곤 그렇게 말했다.
"맞아, 우리가 다 너 좋다고 따라온건데 괜히 좋다고 따라왔겠어? 우리는 네가 한 결정이 옳다고 믿을게."
"최애 말대로라면 뭐, 아저씨는 목사님이든 신부님이든 수녀님이든 다 되어줄게. 아니면 말고."
"아저씨가 수녀님이 어떻게 돼요..."
"아니, 뭐 그렇다고..."
다운이랑 아저씨도...
난 눈을 슬쩍 하은 씨 쪽으로 돌렸다.
"...,"
나와 눈이 마주친 하은 씨는 조심스럽게 시선을 돌렸다, 아무래도 나를 공격하려고 했던게 아직 마음에 걸리는걸까.
그래도...조금은 알 것 같다. 이 결정을 내리기 위해 내가 해야할 일을...!
"강유리 수녀님, 하나 여쭤보고 싶은게 있어요."
강유리 수녀님한테 한 가지를 물어보고...수녀님이 어떤 답을 주시냐에 따라 결정하겠어.
"...어떤거죠? 하늘이가 궁금하다는 건..."
"강유리 수녀님은, 서우주...형이랑 짧은 대화,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있나요?"
...스릉!
"서하늘!" / "하늘아!" / "...!"
말 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서늘한 무언가가 목 쪽에 느껴졌다.
"...!"
"아까부터 대답하는 걸 기다리고 있었는데 도저히 못 들어주겠군, 지금 그걸 질문이라고...!"
프레드가 미간을 찌뿌린채 내 쪽에 총을 겨누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가브리엘이라는 천사의 검이 목에 맞닿아있었고...
이 질문이 하늘의 사자 소속인 본인에게는 꽤나 거슬리는 질문이었던건가...
하지만...
"강유리 수녀님...대답해주세요. 전 꼭 이 질문의 답을 듣고 싶어요."
후회하지 않을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꼭 답을 듣고 싶다.
"강유리 수녀님은...형하고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있나요...?"
강유리 수녀님의 입으로...!
꽈악...! 철커덕!
"...이 녀석이 끝까지 성녀 님께 무례한 질문을!"
분노한 프레드의 총에서 장전음이 들렸다.
그리고...
티캉!
"그러는 당신도 무례한 건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
내 목 쪽에 있던 가브리엘의 검이 천천히 목에서 멀어졌다.
"우리의 결정을 최애에게 맡기겠다곤 했지만, 이건 좀 아니잖아? 죽여버린다."
"...천사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거 치워!"
천서준, 기운경, 한다운, 세 명이 가브리엘의 검을 있는 힘껏 들어올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프레드의 눈이 희번뜩하게 떠졌다.
"You're a bunch of wits, little lambs(머저리들이로군, 어린 양들이여)."
빠지직...!
"...젠장, 더럽게 무겁네!"
괭이를 들고 검을 막고 있던 아저씨의 이가 갈리는 소리가 들렸다.
"Did you think you guys could overcome the power of a great angel? That's ridiculous(하찮은 너희들이 위대하신 천사의 권능을 이겨낼 수 있을거라 생각한건가? 우매하군)."
확실히 프레드의 표정을 보아, 가브리엘은 현재 그들의 힘으로 밀리고 있는 것이 아니었을거다.
마음만 먹으면 지금 여기 있는 우리 전부를 죽이고도 남을 힘의 차가 프레드와 우리 사이에는 있었다.
그러나, 누군가가 그렇게 놔둘리가 없었다.
"Stop now, Fred!(당장 멈춰, 프레드)"
강유리가 총구를 겨눈 프레드에게 다가가 그의 총을 손으로 붙잡았다.
"...성녀 님! 하지만 서하늘이 성녀 님께 한 질문은 충분히 무례하고 신성모독적인...!"
"제가 괜찮다고 말하고 있잖아요, 그리고 프레드가 한 행동이 지금 옳은 행동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건가요? 가브리엘 님의 힘까지 사용해가면서요!"
"아...아니, 그...그것이 아니오라..."
"제가 묻고 있어요, 지금 프레드의 행동이 젊은 새싹들에게 모범이 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나요?!"
...와, 강유리 수녀님이 존댓말 꾸중을 하고 계신다. 그것도 자신보다 20cm는 더 커보이는 남성에게.
꾸중을 듣는 프레드의 고개가 점점 아래를 향한다, 내가 혼날때마다 저런 식이었던 건가.
얼마나 꾸짖었을까, 강유리 수녀님은 숨을 한 번 고르고는 다시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셨다.
"...미안해요, 물어봤는데 저도 바로 답해주지 못했네요."
"아...아닙니다. 저도 마찬가지인걸요, 너무 신경 안써주셔도 괜찮아요."
"하늘이의 질문에 답하자면...저도 하늘의 사자의 여러분들도 서우주와 만난 적은 몇 번 있어요. 다만..."
내 말에 답해주던 수녀님이 살짝 옆으로 고개를 숙였다.
"...저희로선 죄를 저지르는 범죄자인 서우주와 대화를 나눌 순 없어요. 저희 하늘의 사자의 임무는 서우주와 슈퍼내추럴의 일원들을 심판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까요."
"그렇군요...역시."
...방금 강유리 수녀님의 대답으로 확실해진 것 같다.
"대답 감사합니다. 강유리 수녀님, 이제 제가 수녀님의 제안에 답해야겠네요."
내가 가야할 길을...내가 친구들과 함께 걸어갈 길을...
"...죄송합니다, 전 하늘의 사자에는 들어가지 않겠어요."
서하늘의 이야기를 들은 강유리가 살짝 당황한 듯, 그럼에도 애써 침착한 척 하며 서하늘에게 물었다.
"하늘이가 어떤 이유에서 그런 결정을 내린건지...말해줄 수 있을까요?"
"전...형에 대해서 잘 몰라요, 지금까지 항상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을 뿐. 그래서...저희들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모두에게 지지 않을만큼 더욱 강해져서...꿈을 쟁취하고 싶어요."
"...크." / "하늘아...!" / "역시 우리 최애답구만~"
서하늘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셋은 미소를 지었다.
"...서하늘, 강유리 성녀 님에게 무례한 질문을 한 것도 모자라 성녀 님의 고결한 제안을 거절하기까지 해...?!"
"프레드, 그만하세요."
화를 내는 프레드를 막아서며, 강유리는 서하늘 쪽으로 미소를 지어보였다.
"자신의 의견도 똑바로 전할 줄 알게 되었군요, 우리 하늘이도 많이 컸네요."
"...강유리 수녀님."
"전 항상 하늘이의 의견을 존중해요, 같이 싸울 수 없는 건 아쉽지만...그것도 하늘이의 뜻이니까요."
강유리는 그대로 등을 돌리고는, 손을 살짝 들어올렸다.
"꼭 결선에서 봐요, 그때는 서로 파이트하는 라이벌이에요?"
...강유리 수녀님이...우리들의 라이벌.
"...네!"
...그것도 나쁘지 않아보였다.
"가죠, 프레드."
"...네, 제가 모시겠습니다."
프레드는 총을 집어넣고는 강유리 쪽으로 같이 등을 돌렸다.
그렇게 둘이 자리에서 떠나려던 그때...
"저...강유리 수녀님!"
'...하은 씨?'
남하은이 떠나려던 강유리와 프레드, 둘을 멈춰세웠다.
"...하늘이의 친구였던 남하은 님이었죠? 뭔가 말하고 싶은거라도...?"
"그게...저기...그..."
남하은은 쉽게 입을 떼지 못했다.
"...그게...!"
계속해서 망설이던 남하은은 결심했다는 듯 있는 힘껏 소리쳤다.
"절 '하늘의 사자(ANGELOUS)'에 들어가게 해주세요!"
"...하은 씨?"
남하은의 외침에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잠시 얼어붙은 듯 했다.
그들 사이에서 묘한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작가의 말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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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68.결선, 그리고 새로운 시작조회 : 3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099 68.67.남하은과 서하늘조회 : 6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931 67.66.믿음조회 : 112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556 66.65.강유리와 서하늘조회 : 162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153 65.64.정의조회 : 13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569 64.63.무엇이 옳은 것인지 나는 아직 모른다.조회 : 22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481 63.62.대천사조회 : 16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969 62.61.세바스찬(死)조회 : 12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801 61.60.세바스찬(7)조회 : 19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90 60.59.세바스찬(6)조회 : 10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375 59.58.세바스찬(5)조회 : 8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293 58.57.세바스찬(4)조회 : 5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733 57.56.세바스찬(3)조회 : 6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076 56.55.세바스찬(2)조회 : 4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583 55.54.세바스찬(1)조회 : 4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520 54.53.일조회 : 3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257 53.52.신앙심과 쇠사슬조회 : 2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537 52.51.오해조회 : 2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535 51.50.본선 시작, 그리고...조회 : 3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346 50.49.형조회 : 3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356 49.48.D-DAY조회 : 1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784 48.47.거래조회 : 1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448 47.46.친구조회 : 1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176 46.45.강한 자조회 : 24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389 45.44.예선 종료(2)조회 : 6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67 44.43.예선 종료(1)조회 : 1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145 43.42.희생형 제약조회 : 4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71 42.41.서하늘조회 : 32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390 41.40.서하늘(?)조회 : 9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8,092 40.39.10라운드조회 : 92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547 39.38.유지조회 : 4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440 38.37.제약조회 : 5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592 37.36.4라운드 종료조회 : 2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616 36.35.진심조회 : 52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375 35.34.조건과 제한조회 : 2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516 34.33.제약의 세분화조회 : 3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811 33.32.구속,결혼, 그리고 서명.조회 : 1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402 32.31.수술 동의서조회 : 42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81 31.30.사서현...♡조회 : 2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468 30.29.나의 그 분♡조회 : 2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444 29.28.수련조회 : 2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624 28.27.강유리조회 : 3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075 27.26.입양?조회 : 2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167 26.25.리스크 헤지조회 : 2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520 25.24.절대적인 힘(2)조회 : 3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445 24.23.절대적인 힘(1)조회 : 10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500 23.22.금, 그리고 천서준조회 : 2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528 22.21.천서준조회 : 3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576 21.20.꿈조회 : 4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048 20.19.농장이라는 이름의 전장(2)조회 : 3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38 19.18.농장이라는 이름의 전장(1)조회 : 2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256 18.17.강한 아저씨조회 : 4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300 17.16.아저씨조회 : 4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704 16.15.1라운드 종료조회 : 76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307 15.14.심리전조회 : 2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860 14.13.오답조회 : 6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645 13.12.BANG~조회 : 1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446 12.11.정점, 그리고 1라운드조회 : 3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282 11.10.파이트와 정점조회 : 2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339 10.9.미지(未知)조회 : 5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370 9.8.한 방(3)조회 : 51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308 8.7.한 방(2)조회 : 48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427 7.6.한 방(1)조회 : 65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352 6.5.은조회 : 6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933 5.4.쇠사슬(2)조회 : 117 추천 : 0 댓글 : 0 글자 : 7,425 4.3.쇠사슬(1)조회 : 7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6,763 3.2.부화조회 : 120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38 2.1.숟가락조회 : 93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251 1.0.프롤로그조회 : 389 추천 : 0 댓글 : 0 글자 : 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