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체크인, 그리고...?
조회 : 41 추천 : 0 글자수 : 5,690 자 2025-06-25
서하늘, 기운경, 사서현, 초생명체인 에고와 라크네까지...
서하늘이라는 한 명의 초능력자를 격하게 좋아하는 이들이 모여, '팀 메이트'가 결성되었다.
그렇게 팀 수속 절차를 마친 그들이 향한 곳은...
"여기야? 최애."
"네, 운영위원 분이 알려주신대로라면 여기가..."
대화를 나누며 걷던 그들의 앞에는 마치 고급 호텔을 방불케 하는 화려한 외관과 그 크기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결선 진출자들의 팀들이 묵는 숙소, 'H.O.N(Hotel Of Natural)'이에요."
'뺘악...' / '쿠슈슛...'
내추럴 공화국에서 결선 진출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숙소, H.O.T의 모습이.
"...아아, 하늘 님이랑 같은 숙소를 쓸 수 있다니...♡"
"말해두는데...에고랑 라크네를 제외하고는 우리 전부 최애랑 방은 따로 쓸거다."
"...알고 있으니까 덧붙일 필요는 없거든."
"둘 다 싸우지 말고, 들어가봐요. 체크인도 해야한다고 했으니까."
"오!" / "네...! 하늘 님."
...시작부터 시끌벅적하지만, 오히려 이런 분위기가 내 긴장감을 낮춰주고 있다. 오히려 기대감이 생겼다고 해야할까?
그렇게 우리는 천천히 호텔 안으로 발을 옮겼다.
.
.
.
"체크인 절차가 완료되었습니다. 부디 건투를 빕니다."
"좋아, 다들 올라가자. 결선을 대비해서 준비해야지."
"아." / "응."
우리의 팀 수속 절차가 많이 늦었던 탓인지,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호텔 로비는 막 체크인을 끝낸 것으로 보이는 몇몇의 초능력자들을 제외하고는 차분하고 조용했다.
"이제 로비에는 우리밖에 안 남았네, 생각보다 다들 친화력이 좋은가봐? 우리가 마지막인 것 같은데."
손을 살짝 들어 주변을 둘러보는 시늉을 한 아저씨가 웃으면서 말하자, 옆에 있는 서현 누나가 표정을 살짝 찡그렸다.
"서현 누나? 무슨 일..."
서하늘이 묻자 사서현은 고개를 숙이고는 양 손가락을 비비기 시작했다.
"...하늘 님, 죄송해요. 제가 조금 더 빨리 왔으면..."
"아뇨아뇨아뇨, 오히려 기다릴 필요도 없고 좋은데요. 서현 누나가 죄송할 필요가 전혀 없어요."
"정말요...?"
"아이, 당연하죠. 오히려 제가 망설이고 하느라 걸린 시간이 훨씬 길걸요?"
내 대답을 들은 서현 누나의 표정이 급속도로 밝아졌다. 다행이다...전처럼 별 거 아닌 일을 심각할 정도로 받아들이는 건 아닌 것 같았다.
"그럼 제가 팀 대표니까 체크인하고 올게요, 다녀올동안 잠깐 에고랑 라크네 좀 맡아주세요."
"뭐, 얼마나 걸린다고. 우리 최애가 부탁하는데 당연한거지!"
"물...물론이죠! 에고 뿐만이 아니라...하늘 님의 새로운 초생명체 님까지...♡"
'뺘악!' / '쿠슈슛~'
에고와 라크네는 각각 기운경과 사서현의 어깨 위로 올라탔다. 주인인 서하늘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초생명체의 특성 상, 기운경과 사서현에게 편안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 당연했으니까.
서하늘은 그동안 자신들이 묵을 방을 체크인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했다.
"안녕하십니까, 본선 통과자들. 즉 결선 진출 초능력자 분들을 위한 체크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카운터에선 파이트의 운영위원들과 비슷한 분위기지만, 살짝 다른 복장의 여성이 서하늘을 맞이했다.
"아...안녕하세요? 팀 수속 절차를 도와주신 운영위원 분께서 이 쪽으로 가라고 하셨는데, 체크인...이라는 걸 도와주신다고."
"네, 그럼 체크인 절차를 위해 몇 가지 여쭤볼 것이 있습니다. 편하게 답변해주세요."
"아...네!"
그녀가 서하늘에게 건넨 질문은 팀 수속 절차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3명! 그리고...2마리? 아 네, 2마리라고 하면 되는거죠? 죄송합니다. 이런 일이 익숙치 않아서..."
묵을 초능력자의 수, 보유하고 있는 초생명체의 수와 크기, 특이사항 등등.
물론 팀 수속 절차 때랑 크게 다르지 않게...질문 하나하나마다 많이 버벅였지만...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지막으로 팀 이름을 대조해야 합니다, 팀 이름과 소속 초능력자들의 이름을 알려주시겠습니까?"
우리들의 이름...그리고 그런 우리들의 팀.
이런 일이 처음이라 조금 버벅이며 우물쭈물했던 서하늘이었지만, 이 질문의 답변만큼은 매우 또박또박 답했다.
"서하늘, 기운경, 사서현, 에고, 라크네, 팀 이름은..."
팀 이름을 직원 분께 말하기 전, 난 뒤를 한 번 돌아봤다.
아저씨의, 서현 누나의, 에고의, 그리고 라크네의 웃는 미소가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
자랑스러운 팀원들과 함께 할 수 있다.
그런 우리들의 팀.
"팀 'MATE(메이트)' 입니다!"
팀 메이트로써...같이 결선에서 함께 파이트할 수 있다...
"네, 팀 메이트. 체크인 절차가 완료되었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내게 카드 하나를 건넸다.
"팀 메이트의 초능력자분들이 묵으실 방은 1035호입니다. 이 카드키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나는 카드키를 천천히 받아들었다.
"네...감사합니다. 그럼..."
카드키를 받아들고 카운터에서 돌아서자, 작지만 또렷하게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팀 메이트의 서하늘 님, 건투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서하늘은 다시 뒤돌아 그녀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그저 형식상으로 모든 초능력자에게 해주는 응원일지도 모르지만...
그에게는 그 응원 하나가 너무나도 소중했다.
.
.
.
체크인을 마친 서하늘들은 배정받은 방으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띵동~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의 문이 천천히 열렸다.
[10층에 도착했습니다.]
"최애, 몇 호라고 했었지?"
"1035호에요, 방은 4개 배정되어 있다고 하네요."
"엥? 최애, 나, 사서현이면 3명이잖아? 에고랑 라크네 방도 배정했나?"
"...말이 되는 소리를."
기운경의 농담에 사서현이 경멸스럽다는 듯이 반응하자, 기운경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그럼 에고, 라크네, 내가 방 3개 쓸테니까 넌 최애랑 같은 방 쓰던가."
"...?!"
그의 말을 듣자마자 반응하듯, 순식간에 사서현의 피부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하늘 님이랑 같이...하늘 님이랑 같이...하늘 님이랑 같이...♡"
"어...서현 누나, 일단 진정하고...에고랑 라크네는 제 방에서 같이 자면 되니까."
서하늘이 흥분한 사서현을 진정시키기 위해 어깨에 손을 올리고 그녀를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진정하겠냐?"
아.
기운경의 웃음에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한지 깨달았던 서하늘이었지만...
"방...에서...같이...♡"
마치 분수에서 물이 솟아오르듯이...사서현에게서도 솟아올랐다.
"으아아아악?! 서현 누나?!"
'뺙?!' / '쿠슛!'
...새빨간 선혈이.
털썩! 하는 소리와 함께 서현 누나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다행히 피는 라크네가 실을 이용해 흡수했지만...중요한 건 그것보다도...
"...일단 방에 들어가서 서현 누나부터 빨리 눕혀야겠어요."
서하늘은 그렇게 얘기하며 사서현을 조심스럽게 들어올렸...
그 순간, 기운경이 사서현을 낚아채 자신이 들어올렸다.
"아저씨? 왜..."
"...네가 들면 얘 과다출혈로 죽어. 심장 빨리 뛰어서. 1035호라고 했지? 얼른 가자고."
그의 설명에 납득한 듯, 서하늘은 아무 말 없이 방이 있는 곳으로 기운경과 빠르게 걸어갔다.
1010호대, 1020호대를 넘어서...
"1031...1032...1033...1034...아, 여기네요."
...그들의 앞에 '1035' 라고 적힌 황금빛 숫자가 새겨진 문이 영롱하게 들어왔다.
"그럼 카드키를..."
서하늘이 빠르게 문을 열려던 그 때, 사서현을 안은 기운경이 말했다.
"사서현 침대에 눕히면 옆에 있어줘, 좋아할거다."
"...네, 아저씨."
아저씨의 말은 진심이었다. 서현 누나랑은 거의 매번 티격태격하는 사이지만...같은 팀원으로써, 동료로써, 걱정하는 마음은 나와 크게 다르지 않았...
"너무 가까이 있진 말고, 또 기절하니까."
"아, 네."
물론 이것도 진심인 것 같다.
"그럼...열게요."
삑!
[카드키가 확인되었습니다, 환영합니다. 팀 '메이트'.]
경쾌한 알림음과 함께 1035호의 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아저씨, 일단 서현 누나부터..."
먼저 방 안으로 돌아간 서하늘은 순식간에 굳을 수 밖에 없었다.
"어...어떻게...?"
"뭐야, 최애. 얘 빨리 눕히기로..."
현관 앞에 멈춰선 서하늘에게 의문을 가진 기운경이 뒤따라 들어왔지만, 그도 순간 몸이 굳었다.
그리고...
퍼엉! 하는 소리와 함께 사서현을 안은 반대쪽 손에 커다란 괭이가 생겨났다.
"...누구냐, 넌."
1035호 안에는 서하늘과 기운경 말고도 누군가가 있었다.
방 안에 마련된 조그마한 의자에 앉아 창문으로 비쳐오는 C.O.N의 빛을 역광으로 받은채로...
기운경은 그런 면에서 엄청난 위험을 느꼈다.
'방 안에 있었는데도 오오라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오라의 기본적인 흐름조차 차단하는 게 가능할 정도로 완전히 기척을 숨길 정도의 실력자라면...'
순간적인 긴장감이 방 안에 감돌았지만...
'뺘악~!' / '쿠슛~!'
"...에고, 라크네?!"
에고와 라크네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아니...오히려 기쁘다는 듯이 그 자에게 달려나갔다.
"최애, 이게 무슨..."
당황한 기운경은 현관에 굳은 채로 서있던 서하늘의 표정을 보았다.
"...스승님?!"
서하늘 또한 당혹함이 있었지만...그것보다도 기쁨이 앞서 보였다. 그리고 그런 서하늘의 입에서 나온...
"스승님...?"
그렇다는 건, 저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이...
기운경은 그제서야 그 사람의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키는 작지만, 희게 샌 머리에 네모난 안경을 쓰고...수녀복을 입은...
서하늘이 얘기해줬던...그의 스승의 존재가 머릿속을 스쳤다.
"호호호, 하늘아...오랜만이구나. 그 쪽이 기운경이고...그 아이가..."
"저 사람이...강옥례, 최애의 스승...?"
"아, 아저씨는 처음 뵙는거죠? 네...제 스승님이신 강옥례 스승님이세요."
강옥례.
최애의...스승.
"...아..."
우당탕!
기운경은 자신의 오른손에 들고 있던 괭이로 눈을 돌리고는 바로 바닥에 집어던졌다.
"실례를...정말 죄송합니다...! 강옥례 어르신!"
기운경이 바로 그녀에게 머리를 숙이려는 그 순간...
"일단 서현이부터 눕히자꾸나, 그렇지?"
순식간에 기운경과 서하늘의 앞으로 온 강옥례는 사서현을 받아들었다.
"아...넵!"
사서현을 안고 방으로 들어간 강옥례의 뒤를 뒤따라 기운경은 그녀를 따라 달려들어갔다.
"...그나저나...스승님이 왜...?"
팀 수속을 마친 뒤, 묵을 숙소에...
강옥례의 존재는 서하늘에게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서하늘이라는 한 명의 초능력자를 격하게 좋아하는 이들이 모여, '팀 메이트'가 결성되었다.
그렇게 팀 수속 절차를 마친 그들이 향한 곳은...
"여기야? 최애."
"네, 운영위원 분이 알려주신대로라면 여기가..."
대화를 나누며 걷던 그들의 앞에는 마치 고급 호텔을 방불케 하는 화려한 외관과 그 크기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결선 진출자들의 팀들이 묵는 숙소, 'H.O.N(Hotel Of Natural)'이에요."
'뺘악...' / '쿠슈슛...'
내추럴 공화국에서 결선 진출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숙소, H.O.T의 모습이.
"...아아, 하늘 님이랑 같은 숙소를 쓸 수 있다니...♡"
"말해두는데...에고랑 라크네를 제외하고는 우리 전부 최애랑 방은 따로 쓸거다."
"...알고 있으니까 덧붙일 필요는 없거든."
"둘 다 싸우지 말고, 들어가봐요. 체크인도 해야한다고 했으니까."
"오!" / "네...! 하늘 님."
...시작부터 시끌벅적하지만, 오히려 이런 분위기가 내 긴장감을 낮춰주고 있다. 오히려 기대감이 생겼다고 해야할까?
그렇게 우리는 천천히 호텔 안으로 발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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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인 절차가 완료되었습니다. 부디 건투를 빕니다."
"좋아, 다들 올라가자. 결선을 대비해서 준비해야지."
"아." / "응."
우리의 팀 수속 절차가 많이 늦었던 탓인지, 들어오자마자 보이는 호텔 로비는 막 체크인을 끝낸 것으로 보이는 몇몇의 초능력자들을 제외하고는 차분하고 조용했다.
"이제 로비에는 우리밖에 안 남았네, 생각보다 다들 친화력이 좋은가봐? 우리가 마지막인 것 같은데."
손을 살짝 들어 주변을 둘러보는 시늉을 한 아저씨가 웃으면서 말하자, 옆에 있는 서현 누나가 표정을 살짝 찡그렸다.
"서현 누나? 무슨 일..."
서하늘이 묻자 사서현은 고개를 숙이고는 양 손가락을 비비기 시작했다.
"...하늘 님, 죄송해요. 제가 조금 더 빨리 왔으면..."
"아뇨아뇨아뇨, 오히려 기다릴 필요도 없고 좋은데요. 서현 누나가 죄송할 필요가 전혀 없어요."
"정말요...?"
"아이, 당연하죠. 오히려 제가 망설이고 하느라 걸린 시간이 훨씬 길걸요?"
내 대답을 들은 서현 누나의 표정이 급속도로 밝아졌다. 다행이다...전처럼 별 거 아닌 일을 심각할 정도로 받아들이는 건 아닌 것 같았다.
"그럼 제가 팀 대표니까 체크인하고 올게요, 다녀올동안 잠깐 에고랑 라크네 좀 맡아주세요."
"뭐, 얼마나 걸린다고. 우리 최애가 부탁하는데 당연한거지!"
"물...물론이죠! 에고 뿐만이 아니라...하늘 님의 새로운 초생명체 님까지...♡"
'뺘악!' / '쿠슈슛~'
에고와 라크네는 각각 기운경과 사서현의 어깨 위로 올라탔다. 주인인 서하늘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초생명체의 특성 상, 기운경과 사서현에게 편안한 감정을 느끼는 것이 당연했으니까.
서하늘은 그동안 자신들이 묵을 방을 체크인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했다.
"안녕하십니까, 본선 통과자들. 즉 결선 진출 초능력자 분들을 위한 체크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카운터에선 파이트의 운영위원들과 비슷한 분위기지만, 살짝 다른 복장의 여성이 서하늘을 맞이했다.
"아...안녕하세요? 팀 수속 절차를 도와주신 운영위원 분께서 이 쪽으로 가라고 하셨는데, 체크인...이라는 걸 도와주신다고."
"네, 그럼 체크인 절차를 위해 몇 가지 여쭤볼 것이 있습니다. 편하게 답변해주세요."
"아...네!"
그녀가 서하늘에게 건넨 질문은 팀 수속 절차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3명! 그리고...2마리? 아 네, 2마리라고 하면 되는거죠? 죄송합니다. 이런 일이 익숙치 않아서..."
묵을 초능력자의 수, 보유하고 있는 초생명체의 수와 크기, 특이사항 등등.
물론 팀 수속 절차 때랑 크게 다르지 않게...질문 하나하나마다 많이 버벅였지만...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지막으로 팀 이름을 대조해야 합니다, 팀 이름과 소속 초능력자들의 이름을 알려주시겠습니까?"
우리들의 이름...그리고 그런 우리들의 팀.
이런 일이 처음이라 조금 버벅이며 우물쭈물했던 서하늘이었지만, 이 질문의 답변만큼은 매우 또박또박 답했다.
"서하늘, 기운경, 사서현, 에고, 라크네, 팀 이름은..."
팀 이름을 직원 분께 말하기 전, 난 뒤를 한 번 돌아봤다.
아저씨의, 서현 누나의, 에고의, 그리고 라크네의 웃는 미소가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
자랑스러운 팀원들과 함께 할 수 있다.
그런 우리들의 팀.
"팀 'MATE(메이트)' 입니다!"
팀 메이트로써...같이 결선에서 함께 파이트할 수 있다...
"네, 팀 메이트. 체크인 절차가 완료되었습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내게 카드 하나를 건넸다.
"팀 메이트의 초능력자분들이 묵으실 방은 1035호입니다. 이 카드키를 사용하시면 됩니다."
나는 카드키를 천천히 받아들었다.
"네...감사합니다. 그럼..."
카드키를 받아들고 카운터에서 돌아서자, 작지만 또렷하게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팀 메이트의 서하늘 님, 건투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서하늘은 다시 뒤돌아 그녀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그저 형식상으로 모든 초능력자에게 해주는 응원일지도 모르지만...
그에게는 그 응원 하나가 너무나도 소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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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인을 마친 서하늘들은 배정받은 방으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띵동~하는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의 문이 천천히 열렸다.
[10층에 도착했습니다.]
"최애, 몇 호라고 했었지?"
"1035호에요, 방은 4개 배정되어 있다고 하네요."
"엥? 최애, 나, 사서현이면 3명이잖아? 에고랑 라크네 방도 배정했나?"
"...말이 되는 소리를."
기운경의 농담에 사서현이 경멸스럽다는 듯이 반응하자, 기운경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그럼 에고, 라크네, 내가 방 3개 쓸테니까 넌 최애랑 같은 방 쓰던가."
"...?!"
그의 말을 듣자마자 반응하듯, 순식간에 사서현의 피부가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하늘 님이랑 같이...하늘 님이랑 같이...하늘 님이랑 같이...♡"
"어...서현 누나, 일단 진정하고...에고랑 라크네는 제 방에서 같이 자면 되니까."
서하늘이 흥분한 사서현을 진정시키기 위해 어깨에 손을 올리고 그녀를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진정하겠냐?"
아.
기운경의 웃음에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한지 깨달았던 서하늘이었지만...
"방...에서...같이...♡"
마치 분수에서 물이 솟아오르듯이...사서현에게서도 솟아올랐다.
"으아아아악?! 서현 누나?!"
'뺙?!' / '쿠슛!'
...새빨간 선혈이.
털썩! 하는 소리와 함께 서현 누나가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다행히 피는 라크네가 실을 이용해 흡수했지만...중요한 건 그것보다도...
"...일단 방에 들어가서 서현 누나부터 빨리 눕혀야겠어요."
서하늘은 그렇게 얘기하며 사서현을 조심스럽게 들어올렸...
그 순간, 기운경이 사서현을 낚아채 자신이 들어올렸다.
"아저씨? 왜..."
"...네가 들면 얘 과다출혈로 죽어. 심장 빨리 뛰어서. 1035호라고 했지? 얼른 가자고."
그의 설명에 납득한 듯, 서하늘은 아무 말 없이 방이 있는 곳으로 기운경과 빠르게 걸어갔다.
1010호대, 1020호대를 넘어서...
"1031...1032...1033...1034...아, 여기네요."
...그들의 앞에 '1035' 라고 적힌 황금빛 숫자가 새겨진 문이 영롱하게 들어왔다.
"그럼 카드키를..."
서하늘이 빠르게 문을 열려던 그 때, 사서현을 안은 기운경이 말했다.
"사서현 침대에 눕히면 옆에 있어줘, 좋아할거다."
"...네, 아저씨."
아저씨의 말은 진심이었다. 서현 누나랑은 거의 매번 티격태격하는 사이지만...같은 팀원으로써, 동료로써, 걱정하는 마음은 나와 크게 다르지 않았...
"너무 가까이 있진 말고, 또 기절하니까."
"아, 네."
물론 이것도 진심인 것 같다.
"그럼...열게요."
삑!
[카드키가 확인되었습니다, 환영합니다. 팀 '메이트'.]
경쾌한 알림음과 함께 1035호의 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아저씨, 일단 서현 누나부터..."
먼저 방 안으로 돌아간 서하늘은 순식간에 굳을 수 밖에 없었다.
"어...어떻게...?"
"뭐야, 최애. 얘 빨리 눕히기로..."
현관 앞에 멈춰선 서하늘에게 의문을 가진 기운경이 뒤따라 들어왔지만, 그도 순간 몸이 굳었다.
그리고...
퍼엉! 하는 소리와 함께 사서현을 안은 반대쪽 손에 커다란 괭이가 생겨났다.
"...누구냐, 넌."
1035호 안에는 서하늘과 기운경 말고도 누군가가 있었다.
방 안에 마련된 조그마한 의자에 앉아 창문으로 비쳐오는 C.O.N의 빛을 역광으로 받은채로...
기운경은 그런 면에서 엄청난 위험을 느꼈다.
'방 안에 있었는데도 오오라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오라의 기본적인 흐름조차 차단하는 게 가능할 정도로 완전히 기척을 숨길 정도의 실력자라면...'
순간적인 긴장감이 방 안에 감돌았지만...
'뺘악~!' / '쿠슛~!'
"...에고, 라크네?!"
에고와 라크네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아니...오히려 기쁘다는 듯이 그 자에게 달려나갔다.
"최애, 이게 무슨..."
당황한 기운경은 현관에 굳은 채로 서있던 서하늘의 표정을 보았다.
"...스승님?!"
서하늘 또한 당혹함이 있었지만...그것보다도 기쁨이 앞서 보였다. 그리고 그런 서하늘의 입에서 나온...
"스승님...?"
그렇다는 건, 저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이...
기운경은 그제서야 그 사람의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키는 작지만, 희게 샌 머리에 네모난 안경을 쓰고...수녀복을 입은...
서하늘이 얘기해줬던...그의 스승의 존재가 머릿속을 스쳤다.
"호호호, 하늘아...오랜만이구나. 그 쪽이 기운경이고...그 아이가..."
"저 사람이...강옥례, 최애의 스승...?"
"아, 아저씨는 처음 뵙는거죠? 네...제 스승님이신 강옥례 스승님이세요."
강옥례.
최애의...스승.
"...아..."
우당탕!
기운경은 자신의 오른손에 들고 있던 괭이로 눈을 돌리고는 바로 바닥에 집어던졌다.
"실례를...정말 죄송합니다...! 강옥례 어르신!"
기운경이 바로 그녀에게 머리를 숙이려는 그 순간...
"일단 서현이부터 눕히자꾸나, 그렇지?"
순식간에 기운경과 서하늘의 앞으로 온 강옥례는 사서현을 받아들었다.
"아...넵!"
사서현을 안고 방으로 들어간 강옥례의 뒤를 뒤따라 기운경은 그녀를 따라 달려들어갔다.
"...그나저나...스승님이 왜...?"
팀 수속을 마친 뒤, 묵을 숙소에...
강옥례의 존재는 서하늘에게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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